2024 중국정세보고 인쇄 2025년 3월 발행 2025년 3월 발 행 처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 발 행 인 국립외교원장 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2572 전화 02–3497–7600 팩시밀리 02–575-5245 홈페이지 http://www.knda.go.kr http://www.knda.go.kr 제작대행 도서출판 선인 Ⓒ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 2025 ISSN 2289-0157 2024 중국정세보고 C H I N A R E P O R T 3 서문 『중국정세보고』에 대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애정 어린 도움으로 올 해에도 『2024 중국정세보고』를 독자 여러분들께 선보이게 되었습니다. 2013년에 처음으로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에서 발 간했던 『중국정세보고』는 지난 10여 년의 시간 동안 매년 중국 대내외 에서 발생했던 주요 현안들을 주제별로 구분한 후 한국을 대표하는 중 국 전문가들이 1년 동안 심도 있게 관찰하며 분석, 평가, 그리고 치열 한 논쟁를 통해 한국에 대한 함의를 담는 중국 연구의 대표적인 연례 정책 보고서로 성장해 왔습니다. 『중국정세보고』는 중국의 정치, 경제, 외교, 국방, 그리고 한중관계 와 연계된 총 8개의 연구주제를 꾸준히 다루어 왔습니다. 특히 『2024 중국정세보고』에서는 중국의 사회·문화 분야를 새로운 연구주제로 선 정했습니다. 오랜 내부적 논의 끝에 동 주제의 연구를 통해 중국에 대 한 이해를 더욱 높이고, 또한 최근 한중관계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논 란에 대한 근원적 분석과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의 적절한 대응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기 때문입니다. 2024년은 중국을 포함해 전 세계가 장기화한 러시아-우크라이나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을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의 대통령 선거 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던 한 해였습니다. 2025년 1월에는 트럼프 2기 4 행정부가 출범하며 미중관계는 물론 한중관계에서도 풀어나가야 할 많 은 과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은 2025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한중관계의 실질적인 개선 과 발전을 이루는 계기로 삼고자 합니다. 이러한 현안들은 모두 한국이 2025년에 마주해야 할 쉽지 않은 과제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을 가지고 『2024 중국정세보고』는 총 8개 주제를 각 각 집필해주신 저자들은 물론, 한국을 대표하는 중국 전문가들께서 2024년 10월과 11월에 열린 두 차례의 중간보고회 및 12월에 개최된 최종보고서 발표회에 참여하여 열띤 토론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이 렇듯 연이은 토론을 거치며 계속해서 원고를 수정 보완해주셨으며, 첨 삭을 거듭하면서도 정성을 다해주신 저자들의 귀한 원고로 『2024 중국 정세보고』라는 값진 연구의 성과를 발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올해도 어김없이 저자들과 많은 중국 연구자들의 애정 어린 노력의 결 과를 독자들께 전달할 수 있게 되어 무엇보다도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제 『2024 중국정세보고』를 발간하며 동 연례 정책보고서가 국내 외의 중국 연구자들은 물론 중국에 대해 많은 관심과 지적 호기심을 가 지신 다양한 독자들에게 기쁜 선물로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또 한 『중국정세보고』는 앞으로도 독자들에게 중국에 관한 다양한 지식과 5 분석을 제공하고 나아가 진일보한 정책적 논의의 디딤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2025년에도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금 다짐합니다. 이를 위해 그간 『중국정세보고』를 아껴주셨던 독자 여러분 한 분 한 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조언, 그리고 격의 없는 비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또한 올해에도 이를 이어주시길 진심으로 부탁드 립니다. 바쁘신 일정 중에도 『2024 중국정세보고』를 위해 각 주제별 연구를 맡아주시고 출간 직전의 마지막 순간까지도 학문적 열정과 커다란 책임 감을 느끼며 한 번의 불평 없이 수정 및 보완 작업을 계속해주신 여덟 분의 저자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끝으로 중국연 구센터의 까다로운 편집 방향에도 이를 항상 존중해 주시며 『2024 중국 정세보고』에 대한 세심한 교정 작업과 조언, 그리고 전체적인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주신 ‘선인’의 윤관백 대표님을 포함한 여러 관계자분들께 도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2025년 3월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 김한권 6 차례 1.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 조영남 2.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 김동수 9 69 3.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 신종호 111 4.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 이상현 157 5.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 이희옥 209 6.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 이중구 257 7. 2024년 중국의 국방 | 이영학 317 8. 2024 사회 문화 동향: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 이욱연 375 7 일러두기 이 책은 2024년도 정책연구용역 결과보고로, 그 내용은 집필자의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되 었으므로 외교부 및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의 공식입장과는 무관합니다.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조영남 |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 I.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II.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의 비교: ‘전면 심화 개혁’의 연속성과 단절성 Ⅲ.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9기 3중전회의 비교: ‘공산당 전면 영도’의 연속성 IV.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특징을 초래한 요인 V. 기타 몇 가지 결정 Ⅵ. 공산당 20기 3중전회 결정의 수정과 경기부양책의 추진? Ⅶ. 결론: 평가와 전망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2024년 7월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개최된 중국공산당 20기 중 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는 두 가지 이유로 인해 국내외 언 론과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았다. 먼저,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역대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3중전회)보다 10개월 정도 늦게 개최되었다. 역대 3중전회는 대개 당대회가 끝난 후 1년 이내에 개최되었다. 예를 들어, 공산당 19기 3중전회는 19차 당대회(2017년 10월)가 개최된 다음 해 2월(2018년)에 개최되었고, 나머지 3중전회는 당대회 다음 해의 가을 또는 겨울에 개최되었다. 이런 관례에 따르면 공산당 20기 3중전회도 2023년 가을 또는 겨울에 개최되는 것이 타당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그 로부터 한참이 지난 2024년 7월에야 개최된 것이다. 이를 두고 여러 가 지 의혹이 제기되었다.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관심을 끈 또 다른 이유는 2023년부터 최근 까지 세계적으로 ‘중국 정점론(peak China theory)’과 ‘중국 위기론(China crisis theory)’이 크게 유행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에 따르면, 중국은 구조적 한계로 인해 정점(peak)에 도달했고, 이 때문에 미래에 미국을 추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경제 위기(crisis)에 직면할 수도 있다. 근 10 거는 급속한 인구 감소와 고령화, 원유 등 자원의 해외 의존 심화, 미국 의 중국 견제와 첨단 산업의 한계 직면, 시진핑(習近平) 일인 독재에 따 른 정치체제의 경직화와 정책 탄력성의 저하, 중국의 대만 공격과 미· 중 간 군사 충돌 가능성의 증가 등이다.1 이는 중국에 불리한 국내외 환 경이 조성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공산당은 20기 3중전회를 통해 이에 대한 대응 정책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되었다.2 그런데 막상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개최되고, 회의 결과가 <공산당 20기 3중전회 공보(公報, communique)>와 <진일보한 전면 심화 개혁과 중국식 현대화 추진에 대한 중공 중앙의 결정(中共中央關于進一步全面深化 改革, 推進中國式現代化的決定)>(이하 <결정>)으로 발표되자,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의 기대와 호기심은 실망과 비판으로 바뀌었다.3 한마디로 말 1 조영남, “또다시 등장한 ‘중국 위기론,’ 어떻게 볼 것인가?” 『아시아 브리프』 4권 18호 (2024년 6월 17일); 마이클 베클리(Michael Beckley), 할 브랜즈(Hal Brands) 저, 김종 수 역,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미중 패권 대결 최악의 시간이 온다(Danger Zone: The Coming Conflict with China)』(서울: 부키, 2023); Michael Beckley, “The Peril of Peaking Power: Economic Slowdowns and Implications for China’s Next Decade,” International Security, Vol. 48, No. 1 (Summer 2023), pp. 7-46; “Peak China?” The Economist, Vol. 447, No. 9346 (May 2023); Nicholas R. Lardy, “China is Still Rising: Don’t Underestimate the World’s Second-Biggest Economy,” Foreign Affairs, April 2, 2024, www.foreignaffairs.com(검색일: 2024년 5월 21일); Evan S. Mediros, “The Delusion of Peak China: America Can’t Wish Away Its Thought Challenger,” Foreign Affairs, Vol. 103, No. 3 (May/June 2024), pp. 4049; Logan Wright, “China’s Economy Has Peaked. Can Beijing Redefine its Goals?” China Leadership Monitor, No. 81 (Fall 2024); Minxin Pei, “Do Chinese Leaders and Elites Think Their Best Days Are Behind Them?” China Leadership Monitor, No. 81 (Fall 2024); Ryan Hass, “Organizing American Policy Around ‘Peak China’ is a Bad Bet,” China Leadership Monitor, No. 81 (Fall 2024). 2 Arran Hope, “Wolf Worriers: Repeated Cries for Reform Fail to Convince at Third Plenum,” China Brief, Vol. 24, No. 15 (July 26, 2024), https://jamestown. com(검색일: 2024년 7월 27일). 3 中共中央, <中國共產黨第二十屆中央委員會第三次全體會議公報>, 『人民網』 2024年 7月 18日,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19일); 中共中央, <中共中央 11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해, 이번에 통과된 <결정>은 시진핑 정부가 집권 1기와 2기의 10년 동 안에 추진했던 경제정책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선언으로, ‘중국 정 점론’이나 ‘중국 위기론’을 불식시키기에는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결정>은 외국자본과 민영자본의 투자 의욕 감소, 소비심 리 위축과 내수 침체, 부동산 시장의 위기, 지방정부의 부채 확대, 공산 품의 과잉 생산과 통상 마찰 증가 등의 현안에 대해 어떤 뚜렷한 해결책 을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국가 주도로 첨단 분야를 중심으로 한 제조업 투자를 더욱 확대하고, 과학기술 분야의 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반복했다. 또한 중국은 단기적 경제성장보다 ‘국가안전(安全)’을 더욱 중시하겠다는 방침도 강조했다. 이 때문에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은 중국이 직면한 구조적 문제와 위기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 는 것이 공통된 평가다.4 반면 공산당과 중국 언론은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를 계승했다는 점에서, 다시 말해 시진핑 집권 3기 정부 4 12 關於進一步全面深化改革, 推進中國式現代化的決定>(2024.7.), 『人民網』 2024年 7月 22日,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22일). Joe Leahy and Cheng Leng, “China’s Xi Jinping bets on high tech for great rejuvenation,” Financial Times, July 23, 2024, www.ft.com(검색일: 2024년 7월 25일); Rebecca Feng and Chun Han Wong, “China’s Leaders Point to Economic Threats but Show No Sing of Changing Track,” Wall Street Journal, July 18, 2024, www.wsj.com (검색일: 2024년 7월 20일); Keith Bradsher and Chris Buckley, “China Shows Few Signs of Tilting Economy Toward Consumers in New Plan,” New York Times, July 21, 2024, www.nytimes.com(검색일: 2024년 7월 22일); Laura He, “China economy: Key meeting offers few clues on how to tackle worsening downturn,” CNN, July 19, 2023, https://CNN.com(검 색일: 2024년 7월 24일); Frank Chen, “China stays the course on reform after third plenum, leaving Western businesses in limbo,” South China Morning Post, July 19, 2024, www.scmp.com(검색일: 2024년 7월 20일); Donald Low, “China’s Third Plenum Offers Little Hope for a Flagging Economy,” The Diplomat, July 22, 2024, https://thediplomat.com(검색일: 2024년 7월 26일). 가 1기 정부 때의 정책을 계승 발전시켰다는 면에서 높이 평가했다. 이 들의 평가를 종합하면, 이번 <결정>은 한 시대의 획을 긋는 ‘강령성(綱 領性) 문건’이고, 공산당 20차 당대회(2022년)에서 결정된 ‘중국식 현대 화(Chinese-style modernization)’를 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청사진(藍圖, blueprint)’과 ‘노선도(路綫圖, roadmap)’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24년 7월 19일에 개최된 기자설명회에서 공산당 관계 자는 이번 <결정>을 공산당 18기 3중전회 이래의 ‘전면 심화 개혁’을 실 천적으로 계승한 “속편(續編)”이자,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새로운 여정의 “신편(新編)”으로, “우리 당 역사에서 또 한 번의 중요한 강령성 문건”이라고 높이 평가했다.5 이런 주장은 『인민일보』를 포함한 중국 언 론이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평가하는 기조가 되었다.6 그렇다면 우리는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국내외 언론이나 중국 정부는 공통으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시진핑 정부의 이전 정책, 특히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정책을 계승했다고 강조 하면서도 이번 회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정반대로 평가한다. 즉 외국 언론과 전문가는 이를 의미 없는 내용으로 평가절하하는 반면에 공산당 과 중국 언론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정책으로 높이 평가한다. 그 렇다면 어느 평가가 타당한가? 이 글은 바로 이를 분석하려고 한다. 5 6 邱超弈, “堅定不移高舉改革開放旗幟, 緊緊圍繞推進中國式現代化進一步全面深化改革: 中共中央舉行新聞發佈會解讀黨的二十屆三中全會精神,” 『人民網』 2024年 7月 20日,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20일). “為中國式現代化提供强大動力和制度保障(社論),” 『人民網』 2024年 7月 19日, www. 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20일); 杜尚澤, “新征程上的一份綱領性文件: 黨 的二十屆三中全會側記,” 『人民網』 2024年 7月 20日,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20일). 13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세 가지 문제를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 첫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역대 3중전회와 비교했을 때 어떤 특징이 있는가? 둘 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시진핑 시기에 개최되었던 공산당 18기 3중 전회(2013년) 및 19기 3중전회(2018년)와는 어떤 연속성과 단절성이 있 는가? 셋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주요 특징은 무엇이고, 그것을 초 래한 원인이나 배경은 무엇인가? 이에 대한 검토를 통해 이 글은 세 가지를 주장할 것이다. 첫째, 역대 3중전회가 이전 정책과는 확실히 구별되는 새로운 돌파(突破 , breakthrough)나 변혁(變革, change)을 강조하는 ‘단절성(discontinuity)’을 특징으로 한다면,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계승 을 강조하는 ‘연속성(continuity)’을 특징으로 한다. 이 때문에 해외 언론 과 전문가는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역대 3중전회와는 달리 새로운 돌 파나 변혁이 없었다고 비판한다. 둘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전체 개혁, 특히 경제정책과 관련해서 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를 계승했지만, 정치정책과 관련해서는 공산당 19기 3중전회(2018년)를 계승했다. 다시 말해 공산당 20기 3중 전회는 단순히 공산당 18기 3중전회뿐만 아니라 공산당 19기 3중전회 와도 연속선상에 있는 ‘이중의 연속성(dual continuity)’의 특징을 보여 준다. 이 중에서 후자의 연속성을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셋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이중의 연속성’의 특징을 보인 이유는 두 가지 요인 때문이다. 하나는 시진핑이 공산당 20차 당대회(2022년) 에서 새롭게 총서기로 선출되면서 권력을 연임했다는 사실이다. 이 때 문에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와의 연속성을 강조 할 수밖에 없었다. 다른 하나는 미국의 전면적인 중국 견제와 이에 대한 14 Ⅰ.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중국의 강경 대응이다. 이 이유로 인해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공산당 19기 3중전회의 결정을 계승했다는 것이다. Ⅰ.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 대해 자세히 분석하기에 앞서 이것이 역대 3중전회와 비교했을 때 어떤 특징이 있는지를 먼저 간략하게 살펴보자. 1. 역대 3중전회의 특징 공산당 11기 3중전회(1978년)는 개혁 개방을 시작한 회의로 높이 평 가받는다. 그런데 그때 결정된 정책을 살펴보면 이런 평가가 과분하다 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예컨대 이때 통과된 문건, 즉 <농업 발전 결정> 과 <농촌 인민공사 업무조례>는 당시 농촌에서 진행되고 있던 호별영 농(戶別營農: 가정생산책임제)과는 거리가 먼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따라 서 공산당 11기 3중전회는 정책 때문이 아니라 “전 당의 중점 업무를 1979년부터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로 전환한다”라는 <공보(公報)>의 선 언 때문에 중요한 회의라고 평가할 수 있다.7 이런 점에서 이 회의는 중 7 中共中央, “中國共產黨第十一屆中央委員會第三次全體會議公報,” 中共中央文獻研究室 編, 『三中全會以來重要文獻選編(上)』(北京: 人民出版社. 1982), pp. 1-17; 안치영, 『덩 샤오핑 시대의 탄생: 중국의 역사 재평가와 개혁』(파주: 창비, 2013), pp. 205-209; 조영남, 『개혁 개방: 덩샤오핑 시대의 중국 1, 1976~1982년』(서울: 민음사, 2016), pp. 342-350. 15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요하지만 이후의 3중전회와는 분명히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표 1> 개혁기 역대 3중전회의 결정과 특징 비교 회의 시기 결정 사항(통과 문건) 특징 11기 3중전회 1978.12. <농업 발전 결정> 등 3건 · ‘사회주의 현대화’(개혁 개방) 결정 12기 3중전회 1984.10. <경제체제 개혁 결정> · ‘사회주의 상품경제론’ 제기 · 개혁 중심 변화(농촌/농업→도시/공업) 13기 3중전회 1988.10. <가격 임금 개혁 방안> 등 2건 · 가격·임금 개혁 결정 14기 3중전회 1993.11.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건립 · ‘사회주의 시장경제론’ 확인 결정> · 국유기업 개혁 등 경제개혁의 전면 추진 15기 3중전회 1998.10. <농업 농촌 문제 결정> 16기 3중전회 2003.10.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 완전 · ‘사람 근본의 발전관’(과학적 발전관) 제시 화 결정> · 경제발전 방식 전환(양적발전→질적발전) 17기 3중전회 2008.10. <농촌 개혁 결정> · 삼농(三農: 농업·농촌·농민) 문제 해결 18기 3중전회 2013.11. <전면 심화 개혁 결정> · ‘전면 심화 개혁’ 방침 결정 · 전면 심화 개혁의 내용과 일정 제시 19기 3중전회 2018.2. <당 국가기구 개혁 결정> · ‘공산당 전면 영도’ 위한 당정 개혁 결정 · 정치개혁의 내용과 일정 제시 · 삼농(三農: 농업·농민·농촌) 문제 해결 자료: 鄭 吉偉 , “改革開放以來的三中全會 : 重大成就與歷史經驗 ,” 『人民論壇網 』 2024 年 5 月 30 日 , www.rmlt.com(검색일: 2024년 7월 15일). <표 1>은 역대 3중전회의 개최 시기, 통과된 문건, 주요 특징을 간 략하게 정리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역대 3중전회 중에서 홀수 회기, 즉 13기 3중전회(1988년), 15기 3중전회(1998년), 17기 3중전회(2008년), 19기 3중전회(2018년)는 특정 분야의 단일 항목에 대한 개혁 정책을 결 정했다는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이들 3중전회의 영향력은 상대적으 로 크지 않았다. 예를 들어, 공산당 13기 3중전회(1988년)는 가격과 임 금 제도 개혁, 공산당 15기 3중전회(1998년)와 17기 3중전회(2008년) 16 Ⅰ.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는 ‘삼농(三農)’, 즉 농업·농민·농촌 문제의 해결, 공산당 19기 3중전회 (2018년)는 공산당과 국가기구의 개혁을 단일 주제로 논의했다. 여기서 공산당 19기 3중전회에 대해서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이때 다루었던 당정기구 개혁이 사실은 19기 2중전회에서 다루어져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2018년 1월 18~19일에 개최된 공산당 19기 2중전회에서는 헌법 개정 문제―이때 국가주석의 임기제 한 규정이 폐지되었다―가 집중적으로 논의되었다. 그러다 보니 당정기 구 개혁 문제는 공산당 19기 3중전회에서 논의된 것이다. 어떤 면에서 보면, 공산당 19기 2중전회에서 헌법 개정과 당정기구 개혁이 함께 논 의될 수도 있었다. 그런데 공산당 중앙은 그렇게 하지 않고 두 개의 주 제를 별도의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논의했다. 각각의 주제가 매우 중요 했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래서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공산당 19기 3중전회에서 논의 될 주제가 19기 4중전회에서 논의되었다. 구체적으로 2019년 10월 28~31일에 공산당 19기 4중전회가 개최되었고, 이때 <중국 특색의 사 회주의 제도 견지 및 개선, 국가 통치체계와 통치능력의 현대화 추진 결 정>이 통과되었다. 이 <결정>은 3단계에 걸쳐 ‘중국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통치체계의 전면적인 개혁과 현대화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 가를 전문적으로 다루었다. 그래서 공산당과 중국 언론은 공산당 19기 8 4중전회를 18기 3중전회의 연속선상에 있는 중요한 회의로 평가했다. 한편 짝수 회기, 즉 12기 3중전회(1984년), 14기 3중전회(1993년), 8 조영남, “2019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편, 『2019년 중국정세보고』(서울: 역사공간, 2020), pp. 11-77. 17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16기 3중전회(2003년), 18기 3중전회(2013년)에서는 이전 시기와는 다른 새로운 종합적인 개혁 정책이 논의되었다. 그리고 이때 결정된 정책은 이후의 개혁 개방 전개에서 매우 큰 영향을 끼쳤다. 그래서 공산당은 대 개 이때 통과된 문건을 ‘강령성 문건’으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이런 면 에서 우리는 역대 3중전회는 이전 시기와는 구분되는 돌파나 변혁을 강 조하는 ‘단절성’의 특징을 띤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산당 12기 3중전회(1984년)에서는 <경제체제 개혁 결 정>이 통과되었는데, 여기에는 두 가지 중요한 돌파가 포함되었다. 첫 째는 ‘사회주의 상품경제론’이다. 이를 통해 ‘사회주의는 곧 계획경제’라 는 이전의 공식은 폐기되고, 사회주의에서도 계획경제와 함께 ‘상품경 제’가 공존할 수 있다는 새로운 이론이 만들어졌다. 둘째는 개혁의 중 점이 농촌 지역의 농업(농장)에서 도시 지역의 공업(기업)으로 바뀌었다. 이때를 기점으로 기업 단위의 경영책임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된 것 이다.9 또한 공산당 14기 3중전회(1993년)에서는 공산당 14차 당대회 (1992년)에서 통과된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을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개혁 정책이 결정되었다. 그 결과 이 회의를 계기로 중국의 개혁이 ‘사 회주의 시장경제’의 확립을 지향한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또한 이론적 돌파를 토대로 대형 국유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개혁과 현대적인 기업 제도의 설립을 위한 경제개혁도 추진되었다.10 이런 점에서 이 회의는 9 10 18 中共中央, “中共中央關於建立社會主義市場經濟體制若干問題的決定,” 中共中央文獻 研究室 編, 『十四大以來重要文獻選編(上)』(北京: 人民出版社. 1996), pp. 519-548. 中共中央, “中共中央關於經濟體制改革的決定,” 中共中央文獻研究室 編, 『十二大以來 重要文獻選編(中)』(北京: 人民出版社. 1986), pp. 558-587. Ⅰ.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이전 시기와는 명확히 다른 새로운 돌파가 일어났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공산당 16기 3중전회(2003년)도 마찬가지였다. 이 회의에서는 ‘사람 을 근본으로 하고(以人爲本), 전면적이고 조화로우며 지속 가능한 발전 관(全面協調可持續的發展觀)’이 승인되었다.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경제 발전 방식의 전환, 즉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의 전환이 결정되 었다.11 이것은 이후에 ‘과학적 발전관(科學發展觀)’으로 명명되고, 후진타 오의 통치 이념으로 <당장(黨章)>에도 삽입되었다. 이를 계기로 중국은 친환경 정책, 도농 격차 완화 정책(예를 들어, 농업세 전면 폐지와 ‘사회주의 신(新) 농촌 건설’ 정책), 지역 격차 완화 정책(예를 들어, ‘서부대개발(西部 大開發)’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했다. 이처럼 공산당 16기 3중전회에 서도 이론적으로나 실천적으로 이전 시기와는 다른 돌파가 이루어졌다. 그래프 1. 역대 3중전회 시기의 GDG와 CPI 비교(%) GDP 전년대비 CPI 전년대비 (우측) 16 30 12기 3중전회 14기 3중전회 14 15기 3중전회 10 19기 3중전회 16기 3중전회 20 15 18기 3중전회 8 10 6 4 25 17기 3중전회 11기 3중전회 12 13기 3중전회 1977 1981 1985 1989 5 1993 1997 2001 2005 2009 2013 2017 2021 자료: “歷届三中全會回顧及對經濟資本市場影響,” 『宏觀專題研究』 2024年 7月 9日, www.hangyan. com(검색일: 2024년 7월 13일). 참고로 역대 3중전회와 경제 성장률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아주 재 11 中共中央, “中共中央關於完善社會主義市場經濟體制若干問題的決定,” 新華月報 編, 『十六大以來黨和國家重要文獻選編(上-1)』(北京: 人民出版社. 2005), pp. 81-98. 19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미있는 연관성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프 1>은 이를 정리한 것이다. 이 에 따르면 공산당 16기 3중전회(2003년)를 제외하고 3중전회가 개최된 해에는 경제 성장률이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는 중국에서도 공 산당 당대회를 중심으로 하는 인위적인 경기순환(business cycle)이 이루 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12 구체적으로 공산당 당대회를 앞두고 공산당 중앙과 국무원은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 경기가 활황일 때 당대회를 개최 해야 축제 분위기를 유지할 수 있고, 그래야만 국민이 즐거운 마음으로 당대회에 기대와 관심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과 정부가 경기 부양책을 쓰 는 것처럼 말이다. 이 때문에 당대회가 개최되는 해에는 비교적 높은 경 제 성장률을 기록한다. 그런데 정부의 과도한 투자는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여러 가지 부 작용을 낳는다. <그래프 1>에서 경제 성장률(GDP)과 소비자 물가지수 (CPI)가 연동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당대회 직후에는 긴축정책 을 추진하고, 그런 정책 효과는 1년이 지나면 나타난다. 공산당 3중전 회가 개최되는 해, 즉 당대회가 개최된 이후 1년 뒤인 해에 경제 성장률 이 하향 곡선을 그리는 것은 이 때문이다. 12 20 1980년대에는 파벌을 둘러싼 경기순환이 있었다. 즉 경제성장을 중시하는 개혁 파가 집권하면 경기가 상승하고, 경제 안정을 중시하는 보수파가 집권하면 경기 가 하강한다. 그러나 1990년대에는 이런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다. 1992년 공산당 14차 당대회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론’이 결정되면서 이후에는 개혁파와 보수파 간 에 정책 차이가 축소되었기 때문이다. Lowell Dittmer and Yu-shan Wu, “The Modernization of Factionalism in Chinese Politics,” World Politics, Vol. 47, No. 4 (July 1995), pp. 467-494. Ⅰ.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2.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특징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8년)는 이전 짝수 회기의 3중전회처럼 여러 측면에서 돌파가 이루어졌다. 첫째, 개혁 대상이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문화·환경·국방 등 을 모두 포괄하는 ‘전면(全面)’ 개혁, 또한 개혁 수준이 이전보다 더욱 깊 어진 ‘심화(深化)’ 개혁 방침이 결정되었다 -중국에서는 이를 묶어서 ‘전 면 심화 개혁(全面深化改革)’ 방침이라고 부른다-. 이후 이것은 ‘경제체 제, 정치체제, 문화체제, 사회체제, 생태문명 체제의 오위일체(五位一體) 개혁을 통합적으로 추진한다(統籌推進)’라는 방침으로 정리되었다. 이로 써 개혁은 이제 국방과 군사까지 포괄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이 때문에 시진핑 집권기는 이전 개혁 시기, 즉 덩샤오핑 시기 (1978~1992년), 장쩌민 시기(1992~2002년), 후진타오 시기(2002~2012년)와 는 구분되는 ‘신시대(新時代)’로 불리게 되었다. 이는 공산당 19차 당대 회(2017년)에서 공식 언급되었고,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 최된 공산당 19기 6중전회(2021년)의 문건, 즉 <공산당 100년 분투 목표 의 중대 성취와 역사 경험 결의>(이하 <역사결의>)를 통해 상세히 설명되 었다.13 둘째, 경제 운영과 관련하여 정부(국가)와 시장 간의 관계에서 획기 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즉 공산당 18기 3중전회는 정부(국가)가 아니라 시장이 경제 운영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고 결정했다. 이것은 구 체적으로 세 가지 내용으로 구성된다. 먼저, 시장이 자원 분배에서 “결 13 조영남, “중국공산당의 세 개의 ‘역사결의’ 비교 분석,” 『중국사회과학논총』 4권 1호 (2022년 2월), pp. 4-30. 21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정적 역할(決定性作用)”을 담당한다. 이전에는 시장이 “기초적 역할(基礎 性作用)”을 담당한다고 규정했는데, “결정적 역할”로 바뀐 것이다. 이것 이 핵심이다.14 다음으로, 민영기업과 외자기업은 자금 조달이나 시장 접근에서 국유기업과 동등하게 대우받는다. 마지막으로, 정부(국가)는 경제에 직접 개입하지 않고 대신 중립적인 규제자로서 거시경제의 관 리에 집중한다.15 이후 해외 언론과 전문가는 이런 경제정책을 당시 국 무원 총리였던 리커창(李克强)의 이름을 따서 ‘리커노믹스(Likenomics)(Li Keqiang+Economics)’라고 부르면서 큰 기대를 보였다. 그러나 이후의 실제 상황을 보면, 시진핑 정부는 이와는 정반대 방 향으로 경제를 운영했다. 먼저, 시장은 자원 분배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하지 못했다. 다시 말해, 정부(국가)는 요소시장뿐만 아니라 금융시 장과 외환시장에도 직접 개입하여 큰 역할을 담당했다. 다음으로, 민영 기업과 외자기업은 국유기업과 동등하게 대우받지 못했다. 반대로 알리 바바 같은 첨단 분야의 민영 대기업(Big Tech)은 정부의 규제와 탄압으 로 위축되고, 국유기업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더욱 발전하는 ‘국 진민퇴(國進民退: 국유기업의 약진과 민영기업의 후퇴)’ 현상이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정부는 중립적 규제자가 아니라 중요 행위자로 경제 운 영을 주도했다. 2015년에 발표된 <중국 제조 2025(中國製造2025)>, 즉 2025년까지 주요 첨단 산업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달성한다는 산업 정 14 15 習近平, “關於《中共中央關於全面深化改革若干重大問題的決定》的説明,” 中共中央文獻 研究室 編, 『十八大以來重要文獻選編(上)』(北京: 人民出版社. 2014), pp. 493-519. 中共中央 , “中共中央關於全面深化改革若干重大問題的決定 ,” 中共中央文獻研究 室 編, 『十八大以來重要文獻選編(上)』(北京: 人民出版社. 2014), pp. 516-546; 김시 중, “2013년의 중국 경제: 분석, 평가 그리고 전망,”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편, 『2013중국정세보고』(서울: 웃고문화사, 2014), pp. 45-72. 22 Ⅰ.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책이 대표적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당-국가 중심의 경제 거버넌스’ 혹 은 ‘하향식 당-정부 경제 통제’라는 경제 운영 방침이 시진핑의 경제관 으로 자리 잡았다.16 셋째, 공산당은 ‘전면 심화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기 위해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결정>에 따라 ‘중앙 전면 심화 개혁 영도소조(개혁 영도 소조)’를 신설했다. 개혁 영도소조는 공산당 총서기(시진핑)가 조장을 맡 고, 국무원 총리와 상무부총리, 공산당 중앙서기처 상무 서기가 부조장 을 맡는 등 7인의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서 4인이 조장과 부조장으로 참 여했다. 이는 전례 없는 파격이다. 또한 당·정·군의 주요 부서 책임자 가 대거 참여했다. 이것도 전에 없던 일이다.17 실제 활동을 보면, 개혁 영도소조는 2013년 12월부터 2024년 6월 까지 약 10년 동안 모두 72차례 회의를 개최하여, 600여 건의 문건을 심의했고, 3,000여 개의 정책을 결정했다. 이는 개혁 영도소조가 매 년 평균 7.2회의 회의를 개최하고, 회의마다 8.3건의 문건을 심의하고, 41.7건의 정책을 결정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이처럼 개혁 영도소조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매우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18 3.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특징 반면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앞에서 살펴본 역대 3중전회와 비교했 16 Jude Blanchette et al., “Third Plenum Hot Takes: Skepticism and Concern,” CSIS, July 22, 2024, www.csis.org(검색일: 2024년 7월 25일). 17 조영남, 『중국의 통치체제 1: 공산당 영도 체제』(파주: 21세기북스, 2022), pp. 281-283. 18 “將新時代改革開放進行到底,” 『人民網』 2024年 7月 16日, www.people.com.cn(검 색일: 2024년 7월 26일). 23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을 때 분명히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즉 역대 3중전회가 이전 시기의 정 책과는 다른 돌파나 변혁을 강조하는 ‘단절성’을 특징으로 한다면, 공산 당 20기 3중전회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계승과 발전을 강조하는 ‘연 속성’을 특징으로 한다는 것이다. 먼저 공산당과 중국 언론은 이런 연속성을 매우 강조한다. 즉 공산 당 20기 3중전회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를 계승한 회의라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번에 통과된 <결정>과 이 <결정>의 제정 과정을 분석한 『인민일보』의 기사에 따르면, 지난 40여 년의 개혁기에 서 “시대를 나누는(劃時代)” 중요한 3중전회가 두 번 있었다. 하나는 ‘사 회주의 현대화’ 노선을 확정하고, 개혁의 본격적인 추진을 결정한 공산 당 11기 3중전회(1978년)다. 다른 하나는 ‘전면 심화 개혁’을 결정한 공 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다. 이를 이어 공산당 20기 3중전회(2024년) 는 세 번째로 “시대를 나눈” 회의라는 것이다. “신시대”에 중국식 현대 화를 추진하기 위한 청사진과 노선도를 제시했기 때문이다.19 또한 이런 연속성은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에서 통과 된 <결정>의 형식과 내용을 살펴보면 쉽게 확인할 수 있다(뒤에 나오는 <표 2> 참고). 먼저 형식을 보면,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결정>은 6개 분야의 14개 항목을 규정한 60개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공 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도 이와 비슷하게 7개 분야의 13개 항목 을 규정한 60개의 조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두 개의 <결정>이 똑 같이 60개의 조문으로 구성된 점이 두드러진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공 19 24 張曉松, “又踏層峰辟新天: <決定>誕生記,” 『人民網』 2024年 7月 23日, www.people. com.cn(검색일: 2024년 7월 24일). Ⅰ. 역대 3중전회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비교 산당이 두 회의의 연속성을 강조하려고 의도적으로 그렇게 제정한 결과 였다.20 내용의 연속성에 대해서는 뒤에서 살펴볼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하나 있다. 즉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단순히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를 계승한 것으로만 보는 것이 타 당한가 하는 점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공산당과 중국 언론은 이 두 회 의 간의 연속성만을 강조한다. 이는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들도 마찬가 지다. 그런데 이런 관점은 주로 경제개혁에 초점을 맞추어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분석한 결과로 등장한 것이다. 만약 정치개혁을 함께 분석하 면 관점이 달라진다. 다시 말해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경제개혁 측면 에서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를 계승하지만, 정치개혁 측면에서 는 공산당 19기 3중전회(2018년)를 계승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분석할 때는 이와 같은 ‘이중의 연속성’- 즉 18기 3중전 회와 19기 3중전회의 동시 계승 -에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이중의 연속성’에 주목하는 것이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에 왜 중요한가? 이 관점에서 분석해야만 공산당 18기 3중전회에서 결정된 시장 중심의 개혁 정책이 점차로 후퇴를 거듭 하여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서는 전보다 더욱 보수적인 정책, 심하게 말하면 퇴행적인 정책으로 바뀌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이 관점을 견지해야만 시진핑 집권기의 공산당 방침이 경제와 정치 등 주요 분야를 모두 아우를 뿐만 아니라, 정치가 경제를 압도하면서 전 개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안전이 경제성장에 20 張曉松, “又踏層峰辟新天: <決定>誕生記.” 25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우선한다’라는 시진핑 시기의 경제 방침이 이를 잘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는 ‘이중의 연속성’이라는 관점에서 공산당 20기 3중전 회의 특징과 주요 내용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래서 이 글은 ‘이중의 연 속성’ 관점에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분석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먼 저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를 비교 분석할 것이다. 이를 이어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9기 3중전회를 비교 분석할 것이다. Ⅱ.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의 비교: ‘전면 심화 개혁’의 연속성과 단절성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와 20기 3중전회(2024년)를 비교 분석 해 보자. 이를 통해 먼저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18기 3중전회를 형식 과 내용 두 가지 면에서 모두 계승하고 있다는 사실, 즉 두 회의 간의 연 속성을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18기 3중전회와 구별되는 분명한 특징, 즉 단절성도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런 두 개의 3중전회 간의 단절성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두 회의 사이에는 11년의 시간 차이가 있고, 그 사이에 중국의 국내 상 황과 국제 환경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만약 두 개의 3중전회 간에 차이가 없다면 그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따라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를 비교할 때는 연속성 과 함께 단절성에도 반드시 주목해야 한다. 그런데 중국 당국이나 언론, 해외 언론이나 전문가는 모두 이 점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는다. 그 결 26 Ⅱ.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의 비교: ‘전면 심화 개혁’의 연속성과 단절성 과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분석하고 평가하는 데에 문제가 발생한다. 해외 언론과 전문가가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먹을 것이 없는 소문난 잔치’로 평가절하하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1.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연속성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 사이에는 몇 가지 측면에서 연속성이 있다. 첫째, 두 개의 3중전회는 ‘전면 심화 개혁’을 목표로, 경 제뿐만 아니라 정치·문화·사회·환경·국방 등 주요 분야를 모두 포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연속적이다. <표 2>는 이를 정리한 것이다. 특히 <표 2>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결정>과 20기 3중전회의 <결정> 비교 18기 3중전회의 <결정>(2013년) 분야(6) 항목(14) 20기 3중전회의 <결정>(2024년) 분야(7) 항목(13개) · 기본 경제제도의 개선 · 현대 시장체계의 개선 · 정부 직능 전환의 가속화 경제(6) · 재정·세제 개혁의 심화 · 도농 발전 일체화 체제의 확립 · 개방형 경제체제의 건설 · 고수준 사회주의 시장경제 체제의 건립 · 경제 고품질 발전 체제의 추동 · 전면 혁신 체제의 건설 경제(6) · 거시경제 거버넌스 체계의 개선 · 도농 융합 발전 체제의 개선 · 고수준 대외개방 체제의 개선 · 사회주의 민주정치 제도의 건설 정치(3) · 법치 중국의 건설 · 권력 운행 제약·감독 체계의 강화 정치(2) 문화(1) · 문화체제 기제 혁신의 추진 문화(1) · 문화체제 기제 혁신의 심화 사회(2) · 사회사업 개혁 혁신의 추진 · 사회 거버넌스(治理) 체제의 혁신 환경(1) · 생태 문명 제도의 건설 국방(1) · 국방·군대 개혁의 심화 · 전과정 인민민주 제도 체계의 건립 · 중국 특색 사회주의 법치체계의 개선 사회(1) · 민생제도 체계의 보장과 개선 환경(1) · 생태문명 체제 개혁의 심화 안전(1) · 국가안전 체계와 능력의 현대화 추진 국방(1) · 국방·군대 개혁의 심화 지속 자료: <中共中央關於全面深化改革 若干重大問題的決定>(2013년 11월), 中共中央文獻研究室 編, 『十八 大以來重要文獻選編(上)』(北京: 中央文獻出版社, 2014), pp. 511-546; “中共中央關於進一步全面 深化改革, 推進中國式現代化的決定”(2024년 7월), 『人民網』 2024年 7月 22日, www.people. com.cn(검색일: 2024년 7월 22일). 27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국방 및 군사 개혁이 3중전회의 개혁 의제로 포함된 것은 공산당 18기 3중전회와 20기 3중전회가 유일하다. 다시 말해, 이전에는 국방 및 군 사 개혁이 3중전회에서 논의되지 않았다. 대신 이 문제는 중앙군사위원 회(중앙군위)가 거의 독점적으로 처리했다. 이에 비해 공산당 19기 3중전회를 제외한 나머지 3중전회는 모두 경 제개혁에만 초점이 맞추어졌다. 사실 공산당 19기 3중전회도 정치개혁 에만 초점이 맞추어졌다는 점에서는 역대 3중전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물론 역대 3중전회의 <결정>도 경제개혁 이외에 정치개혁이나 사회개 혁 등을 언급하기는 했다. 그러나 이런 분야에 대한 언급은 분량이 매우 적었을 뿐만 아니라 내용도 빈약했다. 이런 사실은 역대 3중전회에서 통과된 <결정>의 제목만 보아도 금방 알 수 있다(<표 1> 참고). 둘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과 18기 3중전회의 <결정>을 비교하면, 각 분야에서 다루는 개혁 항목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사실 을 알 수 있다(물론 그것의 표현법은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경제 분야 에서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결정>은 경제 제도, 시장체제, 정부 직 능, 재정·세제, 도농 발전, 개방 문제를 다룬다. 이와 비슷하게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도 시장경제, 발전 방식, 혁신 체제, 거시경제 거버넌스, 도농 발전, 개방 문제를 다룬다. 정치 분야에서도 민주정치와 법치(法治) 등 내용이 비슷하다. 문화·사회·환경·국방 분야도 마찬가 지다. 셋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는 ‘전면 심화 개혁’을 표 방하면서도 경제 문제를 개혁의 중심에 놓고 논의했다는 점에서 완전히 일치한다. 우선 형식적인 면에서, 두 개의 <결정>에서 경제 분야는 모 28 Ⅱ.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의 비교: ‘전면 심화 개혁’의 연속성과 단절성 두 6개의 항목으로 다수를 차지한다. 즉 공산당 18기 3중전회의 <결정> 에서는 14개 항목 중에서 경제가 6개 항목으로 전체의 약 43%를 차지 하고,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에서는 13개 항목 중에서 6개 항 목으로 전체의 약 46%를 차지한다. 또한 시진핑은 두 개의 <결정>을 설명하면서 ‘전면 심화 개혁’에서 경제개혁이 전체 개혁의 “견인 역할(牽引作用)”을 담당한다는 점, 즉 경 제개혁이 모든 개혁의 핵심이자 중점이라는 점을 강조한다.21 이런 면에 서 경제발전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고 이를 위해 다른 분야의 개혁을 배치한다는 덩샤오핑의 ‘정치노선’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은 중국이 당면한 사회 경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혁 정책도 제시하고 있다. 아마도 2023년 부터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중국 정점론’과 ‘중국 위기론’에 대한 대응을 염두에 두면서 이런 정책을 결정했을 것이다. 이 중에서 일 부 정책은 공산당 18기 3중전회 때보다 더욱 명확하고 개혁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서 ‘발전했다’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정책은 여전히 애매모호하고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들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도 두 개의 3중전회는 비슷하다(즉 공산당 18기 3중 전회에서도 이런 특징이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은 수입 분배 제도의 개 21 習近平, “關於《中共中央關於全面深化改革若干重大問題的決定》的説明,” 中共中央文獻 研究室 編, 『十八大以來重要文獻選編(上)』(北京: 中央文獻出版社, 2014), pp. 493-519; 習近平, “關於《中共中央關於進一步全面深化改革,推進中國式現代化的決定》的説明,” 『人民網』 2024年 7月 22日,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24일). 29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혁, 취업 우선 정책의 개선, 사회보장 제도와 주택 제도의 완전화, 의료 제도 개혁의 심화, 인구 발전과 서비스 체계의 수립을 강조한다.22 그 밖 에도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재정·조세 제도의 개혁, 농민공(農民工)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호구제도의 개혁과 복지정책의 확대,23 농촌 경영 제도와 토지제도의 개혁도 중요하게 언급한다. 다만 이런 정책이 실제로 어떻게 추진되어 중국이 당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단절성 이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18기 3중전회와 다른 특징, 즉 단절성 을 살펴보자. 첫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에는 ‘국가안전’이 최 초로 독립된 분야로 설정되었다(<표 2> 참고). 시진핑은 2014년 4월에 개최된 중앙 국가안전위원회 1차 회의에서 ‘총체적(總體) 국가안전관’을 제시했다.24 이에 따르면, ‘국가안전’에는 정치·국토·군사·경제·문화· 사회·과학기술·사이버·환경·자원·핵·해외이익·우주·심해·극지· 30 22 참고로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제기되었던 ‘공동부유’가 이번 <결정>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단계에서 이것을 추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판단, 이를 무리 하게 추진할 경우는 민영기업과 부유층의 반발을 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Mary E. Gallagher, “China’s Struggle for Common Prosperity,”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5 (Spring 2023). 23 일부 중국 언론은 이번 <결정>에는 “최초로” 농민공의 복지 개선과 호구제도 개혁 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표명되었다고 높이 평가하기도 한다. Vanessa Cai, William Zheng and Mandy Zuo, “China’s Third Plenum vows support for private sector, ‘stable’ climate for foreign firms,” South China Morning Post, July 19, 2024, www.scmp.com(검색일: 2024년 7월 20일).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것이 실제 로 집행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24 유동원, “중국의 국가안보전략 변화: 총체적 국가안보관을 중심으로,” 『대한정치학회 보』 27집 3호(2019년 8월), pp. 109-134. Ⅱ.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의 비교: ‘전면 심화 개혁’의 연속성과 단절성 생물 안전이 모두 포함된다. 그래서 ‘총체적’이다. 그런데 이런 ‘국가안전’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정치안전’ 이다. 여기서 ‘정치안전’은 “공산당과 국가의 안위(安危)에 관련된 것”으 로, 핵심은 “정권 안전과 제도 안전,” 즉 “공산당 영도와 사회주의 제도” 를 수호하는 것이다.25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더욱 견지 및 강화해야 한다. 이처럼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은 ‘국가안전’을 독립된 분야로 설정하면서 공산당 일당제와 사회주의 체제 의 수호를 매우 강조하고 있다. <표 3> 공산당 18기 3중전회 <공보(公報)>와 20기 3중전회 <공보>의 키워드 비교 18기 3중전회(2013.11.) 20기 3중전회(2024.7.) 빈도수(회) 빈도수(회) 개혁 59 53 발전 37 42 중국식 현대화 0 22 키워드 안전 6 16 시장 22 13 개방 13 12 시진핑 4 6 리스크 1 4 생산력 2 4 마르크스 1 2 덩샤오핑 2 1 자료: 신경진, “中 ‘부동산·지방정부·금융 리스크 해소...2029년까지 개혁 완성’,” 『중앙일보』 2024년 7월 18일, www.joongang.co.kr(검색일: 2024년 7월 19일). 25 Sheena Chestant Greitens, “National Security after China’s 20th Party Congress: Trends in Discourse and Policy,”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7 (Fall 2023); 徐明, “貫徹總體國家安全觀, 健全國家啊安全體系,” 『人民網』 2024年 4月 15日,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24일); “徹總體國家安全觀的‘16種安 全’,” 『中国科技網』 2021年 4月 14日, www.stdaily.com(검색일: 2024년 7월 24일). 31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18기 3중전회와 달리 ‘국가안전’을 매우 강 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두 회의의 <공보>에 나오는 키워드를 분석한 결 과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표 3>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에 따르 면, ‘개혁,’ ‘발전,’ ‘개방’은 두 <공보> 모두에서 빈도수가 가장 많은 키 워드로써, 두 회의 간에는 거의 차이가 없다. 그런데 ‘시장’은 22회에 서 13회로 크게 줄어든 반면, ‘안전’은 6회에서 16회로 크게 늘었다. 이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참고로 ‘중국식 현대화’는 공산당 20차 당대회 (2022년)에서 결정된 것으로,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의 <공보>에 는 나올 수가 없었다. 반면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공보>에서는 이것 이 22회나 언급되어, ‘안전’보다 더욱 중시되었다. 둘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은 ‘공산당 전면 영도’와 ‘공산 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를 매우 강조한다. 물론 공산당 18기 3중전 회의 <결정>에도 ‘공산당 영도’에 대한 장(章)이 들어있다. 그런데 이때 는 개혁 영도소조의 설립, 공산당 조직과 인재 양성, 군중노선(群衆路線, mass line)이 강조되었을 뿐이다. 이에 비해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 정>은 “공산당 영도는 전면 심화 개혁과 중국식 현대화의 추진을 근본 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이를 위한 세부 정책을 제시 한다. 공산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의 굳건한 견지, 공산당 제도개혁의 심화, 공산당 작풍(作風)과 청렴 정치(廉政)의 건설, 반부패(反腐敗) 투쟁 의 추진 등이 바로 그것이다. 셋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서는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이 강조되 면서 경제개혁의 강조점이 변화했다. 앞에서 보았듯이 공산당 18기 3중 전회는 시장-정부(국가) 관계에서 시장이 자원 분배에서 “결정적 역할” 을 담당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이에 비해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고 32 Ⅱ.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8기 3중전회의 비교: ‘전면 심화 개혁’의 연속성과 단절성 품질 발전(高質量發展, high quality development)”과 “전면 혁신 체제(全面 創新體制, comprehensive innovation system)”를 강조한다. 물론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도 이전처럼 “시장이 자원 배분 에서 결정적 역할”을 담당한다고 말은 한다. 그런데 이와 함께 “정부의 역할을 더욱 발휘한다”라는 말을 곧바로 추가한다. 또한 구체적인 정책 내용에서는 시장이 어떻게 “결정적 역할”을 담당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신 국유기업의 개혁과 경제에서의 중심적 역할이 강조되고, 민 영기업의 육성과 전국적인 통일 시장의 형성 등이 제시다. 이를 보면, 시장보다는 정부(국가)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에 따르면, 고품질 발전 은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건설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首要任務)”이다. 여기서 핵심은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產力, new quality productive forces) 체제”를 수립하는 일이다. 그리고 “신품질 생산력 체제”를 수립하기 위 해서는 “기술의 혁명적 돌파를 추진”해야 하고, “전략산업(戰略性産業), 즉 신세대 정보통신기술(IT),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신에너지, 신소 재, 첨단장비, 생물(Bio) 의약, 양자 과학기술의 발전 정책과 거버넌스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동시에 이를 기반으로 가치 공급망의 탄력성과 안정성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이와 같은 방침은, 중국 정부가 첨단 제조업(특히 반도체 산업)에 집중 적으로 투자하여 자급자족적인 가치 공급망 체제를 수립하겠다고 선언 한 것이다.26 동시에 이 방침은 미국이 중국을 글로벌 가치 공급망에서 26 참고로, 중국 정부는 2024년 5월 24일에 3,440억 위안(한화 약 68.8조 원)에 달하 33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배제하려는 ‘탈동조화(decoupling)’ 혹은 ‘위험 제거(de-risking)’ 전략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고, 앞으로도 어떻게 대 응할 것인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27 또한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에 따르면, “전면 혁신 체제”는 “고품질 발전”과 밀접히 관련되어 있다. 여기서 “전면 혁신 체제”는 ① 교육, ②과학기술, ③인재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는데, 이것은 “중국 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데에 기초적이고 전략적인 버팀목(支撐)”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위해 중국은 종합적인 교육 개혁을 추진하고, 과학기술 체제의 개혁을 심화할 것이며, 인재 발전 체제를 개혁할 것이다. 결국 중국은 “전면 혁신 체제”의 수립을 통해 미국 등 선진국에 대한 과학기 술의 의존도를 낮추고, 궁극적으로는 자립적인 과학기술 체계를 구축하 겠다고 선언한 것이다.28 넷째,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은 외교 정책에 대해서도 언급 한다. 공산당 18기 3중전회를 포함하여 역대 3중전회에서 외교 정책이 논의된 적은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 구체적으로 공산 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에 따르면, “중국식 현대화는 평화 발전의 길 을 걷는 현대화”이다. 이에 따라, 향후 대외 업무는 “독립 자주의 평화 외교 정책”을 반드시 견지해야 하고, “인류 운명공동체의 건립”을 추동 는 3기 반도체 투자 기금을 발표했다. 여기에 각종 사회자본이 투자되면 총 1조 5,000억 위안(한화 약 300조 원)의 자금이 반도체 산업에 유입될 것으로 예측된다. 34 27 Douglas B. Fuller, “Tech War or Phony War? America’s Porous Controls on Semiconductor Fabrication Equipment and China’s Response,”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8 (Winter 2023). 28 Jeffrey Ding, “Measuring China’s Technological Self-Reliance Drive,”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5 (Spring 2023). Ⅲ.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9기 3중전회의 비교: ‘공산당 전면 영도’의 연속성 해야 하며, “전 인류의 공동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 또한 중국은 세 개의 창의(倡議, initiatives), 즉 발전 창의, 안전 창의, 문명 창의를 계속 충실히 실행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 (多極化)”와 “보편적 혜택의 포용적 경제 지구화(全球化)”를 제창한다. 그 밖에도 “국가 주권, 안전, 발전 이익”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핵심이익 (核心利益)”을 굳건히 수호할 것이다. 이를 통해 ‘전면 심화 개혁’과 ‘중국 식 현대화’를 추진하는 데 필요한 “좋은 외부 환경”을 조성할 것이다. Ⅲ. 공 산당 20기 3중전회와 19기 3중전회의 비교: ‘공산당 전면 영도’의 연속성 위에서 보았듯이,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18기 3중전회를 계승했다 는 면에서 연속성을 띠지만, 그와 함께 일부 정책은 분명히 다르다는 단 절성도 보여준다. 이런 단절성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정치에서는 공산 당의 역할, 경제에서는 정부(국가)의 역할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전자는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의 강화 방침이고, 후자는 경제 운영에서 시장의 ‘결정적 역할’이 아니라 정부(국가)의 ‘주도 적 역할’을 강화하는 방침이다. 이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에서는 없었 던 특징이다. 그렇다면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18기 3중전회와 구별되는 단절성 은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이는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18기 3중 전회뿐만 아니라 19기 3중전회도 계승했다는 사실에서 기인한다. 앞에 35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서 말했듯이, 공산당 19기 3중전회는 역대 3중전회 중에서는 유일하게 정치개혁이 단일 주제로 다루어졌다. 바로 이때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 이 강조되고, 이를 실행하는 방침으로 ‘공산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의 강화가 결정되었다. 그리고 이를 위한 공산당과 국가기구의 제도개혁도 이루어졌다. 정리하면, 공산당 19기 3중전회에서 결정된 내용이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 그대로 계승되면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18기 3중전회와 구분되는 단절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우리는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18기 3중전회뿐만 아니라 19기 3중전회도 계승했다는 ‘이중의 연속성’ 에 주목해야 한다. 그래야만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제대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의 재도입: 공산당 19차 당대회(2017년) 이를 조금 자세히 살펴보자. 시진핑 집권 2기가 시작되는 공산당 19차 당대회(2017년)에서는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이 <당장>에 삽입 되었다. 즉 수정된 <당장>에 따르면, 공산당은 “당(黨)·정(政)·군(軍)· 민(民)·학(學)과, 동(東)·서(西)·남(南)·북(北)·중(中)에서 일체를 영도 한다.”29 이 표현은 1962년 1월의 중앙 공작회의와 1973년 12월의 정 치국 회의에서 마오쩌둥이 한 말을 종합한 것으로,30 마오 시기에는 <당 29 30 36 “中國共產黨十九次全國代表大會關於 《中國共產黨章程修正案 》的決議 ,” 『新華網 』 2017年 10月 24日, http://cpc.people.com.cn(검색일: 2017년 10월 25일); “重 磅 !‘黨領導一切 ’政治原則寫入黨章 ,” 『騰訊網 』 2017 年 10 月 24 日 , http://news. qq.com(검색일: 2017년 11월 4일). 1962년 1월의 중앙 공작회의에서 마오쩌둥은 “공업(工), 농업(農), 상업(商), 학교(學), Ⅲ.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9기 3중전회의 비교: ‘공산당 전면 영도’의 연속성 장>에 들어 있다가 공산당 12차 당대회(1982년)에서 삭제되었다. 그 결과 개혁기의 <당장>은 공산당 영도 원칙을 다르게 규정했다. 예를 들어, 공산당 13차 당대회(1987년)의 <당장>은 공산당 영도를 ‘정 치영도’로 한정했고, 공산당 14차 당대회(1992년)의 <당장>은 ‘정치영 도, 조직영도, 사상영도’라고 규정했다.31 이를 이어받아, 공산당 16차 당대회(2002년)의 <당장>도 ‘당의 영도는 주로 정치·사상·조직 영도’라 고 규정했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2기에 들어서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 이 강조되면서 마오 시기의 표현이 <당장>에 다시 삽입된 것이다.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이 강조되면서 시진핑 시기에는 장쩌민 시기 (1992~2002년)나 후진타오 시기(2002~2012년)와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정치체제 상의 변화가 나타났다. 즉 정치권력이 고도로 집중되는 현상 이 나타난 것이다. ‘공산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의 강화는 이를 표현 한 것이다. 이는 개혁기의 핵심 정책인 분권화(decentralization)가 시진 핑 시기에 들어 크게 후퇴했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우리는 이를 네 가지 측면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첫째는 당서기로의 권력 집중이다. 즉 공산당 지도자 간의 관계에 서, 집단지도는 약해지고 당서기(중앙은 총서기)의 권한은 강화되었다. 둘째는 공산당으로의 권력 집중이다. 즉 공산당과 정부(국가) 간의 관계 에서, 정부(국가)의 자율성은 약해지고 공산당의 권한은 강화되었다. 셋 군대(兵), 정부(政), 당(黨)의 일곱 개 방면에서 당이 일체를 영도한다(黨是領導一切 的)”라고 말했다. 또한 1973년 12월의 정치국 회의에서 마오는 “정치국이, 당(黨)·정 (政)·군(軍)·민(民)·학(學)과, 동(東)·서(西)·남(南)·북(北)·중(中)을 전부 관리한다(政 治局是管全部的)”라고 말했다. 따라서 공산당 19차 당대회의 표현은 이 두 가지 표현 을 종합한 것임을 알 수 있다. 31 王立峰, 『政府中的政黨: 中國共產黨與政府關係研究』(北京: 中國法制出版社, 2013), pp. 43-45. 37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째는 당-국가(party-state)로의 권력 집중이다. 즉 당-국가와 사회 간의 관계에서, 사회의 자율성은 약해지고 당-국가의 권한은 강화되었다. 여기서 사회는 사회단체, 민영기업, 기층사회, 즉 도시의 사구(社區. community)와 농촌의 촌락(村落) 등을 가리킨다. 넷째는 중앙으로의 권 력 집중이다. 즉 중앙과 지방 간의 관계에서, 지방의 자율성은 약해지고 중앙의 권한은 강화되었다.32 2.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의 제도화: 공산당 19기 3중전회 (2018년)와 20기 2중전회(2023년) 공산당 19기 3중전회(2018년)는 공산당 19차 당대회에서 결정된 ‘공 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정치개혁, 구체적 으로는 공산당과 국가기구의 개혁 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시진핑 정부가 역대 3중전회의 전례를 깨고 정치개혁만을 집중적으로 논의하 기 위해 19기 3중전회를 개최했다는 사실은, 정치개혁을 경제개혁만큼 중요하게 생각했다는 점을 증명한다. 그리고 이때 다루지 못한 정치개 혁을 보완하기 위해 시진핑 집권 3기가 막 출범한 2023년 2월에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2차 전체회의(2중전회)를 개최하여 공산당과 국가기구 의 개혁 문제를 계속 논의했다. <표 4>는 공산당 19기 3중전회(2018년)와 20기 2중전회(2023년)에 서 결정된 주요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시진핑 정부가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현실에서 실현하는 데에 필요한 개혁 조치를 32 38 조영남, “중국 시진핑 시기의 정치변화 분석과 평가: ‘권력 집중형’ 권위주의의 등장,” 『국제·지역연구』 32권 2호(2023년 여름호), pp. 41-49. Ⅲ.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9기 3중전회의 비교: ‘공산당 전면 영도’의 연속성 단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표 4> 공산당 19기 3중전회(2018년)와 20기 2중전회(2023년)의 정치개혁 비교 19기 3중전회(2018년) 20기 2중전회(2023년) ·국 가 감찰위원회 신설(중앙기율검사위원 회와 통합 운영) · 중앙 금융위원회(영도소조) 신설 · 중앙 과기(科技)위원회(영도소조) · 중앙 의법치국위원회(영도소조) 신설 신설 공산당 · 중앙 심계(審計)위원회(영도소조) 신설 공산당 · 중앙 사회공작부(직능부서) 신설 ·주 요 영도소조의 위원회 승격(개혁/사이 버안전·정보화/재경/외사공작 등) · 중앙 홍콩·마카오판공실 설치 · 중앙 교육공작 영도소조 신설 정부 · 언론·출판·영화 업무의 선전부 귀속 · 민족·종교·화교 업무의 통전부 귀속 · 공안부와 정법위원회(공산당) 강화 기타 정부 · 과학기술부 신설 · 국가 금융감독관리총국(總局) 설치 · 국가 디지털국(數據局) 설치 기타 · 전국인대 대표공작위원회 신설 자료: “深化黨和國家機構改革方案”(2018년 3월), 『人民網』 2018年 3月 21日, www.people.com.cn(검 색일: 2024년 7월 12일); “黨和國家機構改革方案”(2023년 3월), 『人民網』 2023年 3月 17日, www. people.com.cn(검색일: 2024년 7월 12일). 첫째,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실현하는 핵심 수단인 영도소조(領 導小組)가 대규모로 신설되었다. 영도소조는 공산당 지도조직, 중앙을 예로 들면. 정치국 상무위원회(정치국)와 당·정·군의 실무 부서 사이에 위치하여 중개 역할을 담당하는 ‘정책 결정 의사 조정 기구(決策議事調協 機構)’이다. 33 상설 영도소조의 임무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정책 조정 과 결정이다. 즉 정치국 상무위원회(정치국)가 심의할 주요 정책을 사전 에 조율하고 결정하는 일이다. 다른 하나는 정책 집행 감독이다. 즉 정 치국 상무위원회(정치국)가 결정한 정책을 당·정·군의 각 부서가 제대 33 周望, 『中國 “小組機制” 研究』(天津: 天津人民出版社, 2010), p. 3; 習近平, “關於深化 黨和國家機構改革決定稿和方案稿的説明,” <共産黨網> 2018年 4月 14日, https:// news.12371.cn(검색일: 2018년 4월 20일). 39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로 집행하도록 촉구하고 감독하는 일이다.34 구체적으로 공산당 19기 3중전회(2018년)에서는 의법치국(依法治國) 위원회, 심계(審計)위원회, 교육공작 영도소조가 신설되었다. 이를 이어 공산당 20기 2중전회(2023년)에서는 금융위원회와 과기(科技)위원회가 신설되었다. 원래 회계(심계), 교육, 금융, 과학기술은 중앙정부인 국무 원의 담당 분야로 여겨졌고, 실제로 국무원 총리와 부총리가 이들 분야 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그런데 이제 심계위원회, 교육공작 영 도소조, 금융위원회. 과기위원회라는 새로운 공산당 영도소조가 신설되 면서 이 분야의 주도권은 국무원에서 공산당 중앙, 구체적으로는 정치 국 상무위원회(정치국)로 넘어갔다. 이렇게 해서 정부의 자율성은 약해 지고 공산당의 권한은 반대로 강화되었다. 둘째, 국가 감찰위원회(국감위)가 신설되면서 정부를 비롯한 국가기 관에 대한 공산당의 감독이 강화되었다. 원래 공산당 내부에는 영도 간 부-즉 중앙의 과장급(處級) 이상, 지방의 현급(縣級) 이상의 고위 간부를 전문적으로 감독하는 기율검사위원회(기위)가 있는데, 국가 감찰위원 회가 신설되면서 정부 등 국가기관의 고위공직자에 대한 감독을 전담하 게 되었다. 실제 운영을 보면, 국가 감찰위원회는 기율검사위원회와 통 합 운영된다. 공산당 영도 간부와 국가 고위공직자가 대부분 중복되기 때문이다.35 참고로 공산당 영도소조의 하나로 심계위원회가 신설된 것 도 국가에 대한 공산당의 감독, 구체적으로는 회계 감독을 강화하려는 34 35 40 潘旭濤, “領導小組裏的中國治理模式,” 『人民網』 2014年 3月 28日, www.people. com.cn(검색일: 2014년 3월 28일). Xiang Cai, “How Politics ‘Messed up with’ Institutionalization: A Case Study of the Investigation into the Death of Li Wenliang during the Initial Months of COVID-19,”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Vol. 31, No. 138 (2022), pp. 931-948. Ⅲ. 공산당 20기 3중전회와 19기 3중전회의 비교: ‘공산당 전면 영도’의 연속성 조치였다. 셋째, 몇 개의 중요한 영도소조가 ‘위원회’로 승격되었다. 여기에는 전면 심화 개혁 영도소조, 국가안전 영도소조, 사이버안전·정보화 영 도소조, 재경 영도소조, 외사공작 영도소조가 포함된다.36 사실 영도소 조가 위원회로 ‘승격’되었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중 국에서는 영도소조를 정책 결정 의사 조정 기구, 위원회를 당정 부문 기 구(部門機構)로 구분하여 부른다. 이를 적용하여 해석하면, 영도소조는 상설기구지만 일이 있을 때만 회의를 개최하여 업무를 처리하는 임시기구(ad hoc task force)의 성격을 띤다. 반면 위원회는 공산당의 공식 기구로 편성되어 일상적으로 관련 업무를 처리한다. 이런 이유로 위원회가 영도소조보다 더 체계적이고 권위가 있다고 평가된다.37 공산당 정법 영도소조가 1990년에는 정법위 원회로 명칭이 변경되고, 1993년에는 다시 영도소조에서 부문 기구로 성격이 바뀐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38 넷째, 국무원 등 정부가 전담했던 주요 업무가 공산당 부서의 통제 를 받는 업무로 조정되었다. 그 결과 이들 영역에서는 정부의 자율성이 약해지고 대신 공산당의 권한이 강화되었다. 대표적으로 공산당 20기 2중전회(2023년)에서 공산당 부문 기구(즉 직능부서)로 사회공작부(社會工 作部)가 신설되면서 국무원 민정부(民政部)가 맡았던 사회단체와 기층사 36 37 38 조영남, “시진핑 ‘일인지배’가 등장하고 있는가?,” 『국제지역연구』 24권 3호 (2015년 가을), pp. 136-137. “全面收攏全面集中, 中共轉向‘委員會治國’,” 『多維新聞網』 2018년 5월 31일, http:// www.dwnews.com(검색일: 2018년 6월 1일). 周望, 『中國“小組機制”研究』, p. 35; 陳麗鳳, 『中國共產黨領導體制的歷史考察: 19212006』(上海: 上海人民出版社, 2008), pp. 356-357. 41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회 등에 대한 관리 업무가 공산당으로 이관되었다. 또한 정부 부서가 담 당했던 언론·출판·영화 업무는 공산당 선전부, 민족·종교·화교(華僑) 업무는 공산당 통일전선부(통전부)로 귀속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해당 영역에서 정부가 누렸던 업무의 자율성은 크게 약해졌다. 정리하면, 공산당 19기 3중전회(2018년)와 그것을 보완하는 공산 당 20기 2중전회(2023년)를 거치면서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공산당과 국가기구의 개혁이 완료되었다. 이를 기반으로 공산 당 20기 3중전회(2024년)는 이 원칙을 전체 영역, 즉 경제체제, 정치체 제, 문화체제, 생태문명 체제, 국방과 군사 영역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되 었다. 경제 운영에서 시장이 아니라 당-국가가 주도권을 행사하는 방 향으로 방침이 변화한 것은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제 공 산당 산하에 개혁위원회, 재경위원회, 금융위원회, 과기위원회와 같은 영도소조가 포진되면서 공산당은 경제 영역에서조차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실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이 경제 분야에서도 관철되면서 중 국의 경제체계는 이전과는 달리 규정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학계에 서 제기되었다. 즉 중국의 경제체제를 이전에는 ‘국가’ 자본주의(state capitalism), 즉 ‘시장’이 아니라 ‘국가’가 주도하는 자본주의라고 불렀는 데, 이제는 ‘당-국가’ 자본주의(party-state capitalism), 즉 ‘당-국가’가 주도하는 자본주의라고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국가’보다는 ‘공산당’이 경제에 깊숙이 개입하여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체계로 바뀌었기 때문 이다.39 같은 맥락에서 다른 학자들은 중국의 국가 자본주의가 ‘중국 주 39 42 Margaret Pearson, Meg Rithmire, and Kellee S. Tsai, “Party-State Capitalism in Ⅳ.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특징을 초래한 요인 식회사(China Inc.)’에서 ‘공산당 주식회사(CCP Inc.)’로 이행하고 있다고 주장한다.40 Ⅳ.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특징을 초래한 요인 지금까지 우리는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전체 개혁, 특히 경제개혁 에서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 정치개혁에서는 공산당 19기 3중전회를 계승했다는 사실을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이 중의 연속성’을 띠고 있다는 특징을 확인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공산 당 20기 3중전회의 특징은 왜 나타났을까? 다시 말해, 어떤 요소나 배 경이 이와 같은 ‘이중의 연속성’이라는 특징이 나타나는 데 영향을 미쳤 을까? 크게 두 가지 요소를 제기할 수 있다. 하나는 시진핑의 공산당 총 서기 3연임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전면적인 중국 견제다. 1. 시진핑의 총서기 3연임 공산당 20차 당대회(2022년)에서 시진핑은 개혁기의 규범을 깨고 최 초로 총서기에 세 번째로 취임하는 지도자가 되었다. 그런데 이것은 하 루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다. 즉 시진핑의 권력 연장을 위한 사 China,” Current History, Vol. 120 (September 2021), pp. 207–213. 40 Jude Blanchette, “From ‘China Inc.’ to ‘CCP Inc.’: A New Paradigm for Chinese State Capitalism,” China Leadership Monitor, No. 66 (Winter 2020); Barry Naughton and Briana Boland, “CCP Inc.: The Reshaping of China’s State Capitalist System,” CSIS, January 2023. 43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전 작업은 오래전부터 진행되었다. 2015년 말부터 전면적인 군 개혁 을 추진한 것, 공산당 19차 당대회(2017년)에서 ‘제6세대(1960년대 출생 자)’ 후계자를 선발하지 않은 것, 또한 이때 ‘시진핑 사상’을 <당장>에 삽 입하고,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가 신시대에 진입했다”라고 선언한 것, 2018년 3월에 개최된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1차 회의에서 <헌법>을 수정해서 국가 주석의 연임 제한 규정을 삭제한 것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 그런데 시진핑의 권력 연임을 위한 공산당 내부의 준비는 창당 100주년을 기념하여 개최된 19기 6중전회(2021년)의 <역사결의>를 통 해 완성되었다. 먼저 <역사결의>는 시진핑 집권기(2012년~현재)를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신시대(新時代)’로 재차 규정하고, 이를 이전의 사회주 의 혁명 시기(1921~1949년), 마오쩌둥 시대(1949~1976년), 개혁 개방 시 대(1978~2012년)와 병렬로 나열하고 있다. 즉 시진핑 시기를 개혁 개방 시대에서 분리하여 ‘신시대’로 특별 대접한 것이다. 그렇다면 공산당은 왜 공산당 19차 당대회(2017년)와 <역사결 의>(2021년)에서 시진핑 집권기를 ‘신시대’로 별도로 구분했을까? 간략 히 말하면, 곧 개최될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의 권력 연임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다. 즉 시진핑 집권기는 이전 시대와 는 완전히 다른 ‘신시대’이고, ‘신시대’에는 그에 맞는 걸출한 지도력을 갖춘 ‘특별한 지도자(즉 시진핑)’가 나서서 ‘특별한 지도 이념(즉 ‘시진핑 사 상’)’에 따라 ‘중국의 꿈(중화민족의 위대한 중흥)’이라는 ‘특별한 목표’를 달 성해야 한다는 논리를 만들기 위해 ‘신시대’를 억지로 구분한 것이다.41 41 44 조영남, “중국공산당의 세 개의 ‘역사결의’ 비교 분석,” 『중국사회과학논총』 4권 1호 Ⅳ.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특징을 초래한 요인 <역사결의>는 이렇게 ‘신시대’를 구분한 다음에 시진핑 정부가 이룩 한 ‘중대한 성과’를 찬양한다. 분량으로 보면 이것이 <역사결의>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이에 따르면, ‘신시대’는 공산당이 “오랫동안 해결하 려고 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난제를 해결했고, 과거에 이루려고 했지만 이루지 못한 수많은 대업을 이루었다.” 이처럼 신시대는 “공산 당 및 국가사업을 추동하여 역사적인 성과를 거두고, 역사적인 변혁을 달성했다.”42 이로써 ‘신시대’를 구분하는 것이 정당화되었고, 동시에 ‘신 시대’를 개척한 시진핑의 권력 연임이 정당화되었다.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는 이런 ‘신시대’를 실현하는 ‘전면 심 화 개혁’ 방침을 결정한 중대한 회의였다. 이런 이유에서 공산당은 18기 3중전회를 ‘사회주의 현대화’ 노선을 확정한 공산당 11기 3중전회 (1978년)와 함께 “시대를 나눈” 두 번째 회의라고 규정한 것이다. 따라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공산당 18기 3중전회를 계승 발전한 회의라고 주장하는 것, 동시에 이때 결정된 <결의>를 공산당 18기 3중전회 <결 의>의 형식과 내용에 맞게 제정한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었다.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연속성은 이런 이유에서 나타난 것이다. 만약 공산당 20차 당대회(2022년)에서 권력승계가 이루어졌다면, 다 시 말해 시진핑에서 ‘제6세대’ 지도자로 총서기가 바뀌었다면, 공산당 20차 3중전회는 공산당 18기 3중전회와의 연속성을 그렇게 강조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설사 강조했어도 그것은 말로만 그렇게 하고, 실제로는 다른 정책을 결정했을 가능성이 크다. 후진타오가 집권한 직후에 개최 (2022년 2월), pp. 4-30. 42 中共中央 , “關於黨的百年奮鬥重大成就和歷史經驗的決議 ,” 『人民網 』 2021 年 11 月 17日, www.people.com.cn(검색일: 2021년 11월 17일). 45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된 공산당 16기 3중전회(2003년)가 그랬고, 시진핑이 집권한 직후에 개 최된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가 그랬다. 그런데 공산당 20차 당대 회에서는 권력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동시에 시진핑은 과거 10년의 업적을 권력 연장의 기반으로 삼았기 때문에, 공산당 20기 3중 전회가 공산당 18기 3중전회를 계승하고 있는 점을 강조할 수밖에 없 었다. 2. 미국의 전면적인 중국 견제 2017년에 집권한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 (strategic competitor)’로 규정하고 관세 인상을 중심으로 하는 무역 제 재와 첨단 기술의 수출을 제한하는 기술 제재―이는 2018년 3월에 공 식 결정되었다―를 단행했다. 2021년에 시작된 바이든 정부도 전임 트 럼프 정부의 정책을 이어받아 임기(4년) 내내 중국 ‘봉쇄’와 ‘억압’의 견제 정책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했다. 동시에 바이든 정부는 주요 선진국을 협력 파트너로 끌어들여 경제 뿐만 아니라 외교·안보에서도 중국을 압박하는 정교한 견제 정책을 구 사했다. 미국·일본·인도·호주가 참여하는 4개국 대화체(Quad), 미 국·영국·호주가 참여하는 안보 협력체(Aukus), 미국·일본·한국·대만 이 참여하는 반도체 연합체(Chip4)가 대표적이다.43 43 46 Yukon Huang and Genevieve Slosberg, “China’s Response to the U.S. Trade War,”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6 (Summer 2023); Ryan Hass, “China’s Response to America-led ‘Containment and Suppression,”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7 (Fall 2023); Joel Wuthnow and Elliot S. Ji, “Bolder Gambits, Same Challenges: Chinese Strategists Assess the Biden Admin’s Indo-Pacific Ⅳ.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특징을 초래한 요인 중국은 미국의 전면적인 견제와 압박 정책에 대해 매우 우려하게 되 었다. <중국 제조 2025>(2015년) 프로젝트가 미국의 제재와 압박으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한 사실, 특히 반도체 산업이 큰 타격을 받은 것은 이런 우려가 단순히 우려로 끝나지만은 않는다는 사실을 생생히 보여주 었다. 따라서 시진핑 정부가 미국의 견제에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 은 당연한 일이었다. 공산당이 ‘국가안전’, 특히 ‘정치안전’에 대해 강박 증상을 보이고, 과학기술과 첨단 산업 분야의 비약적인 발전과 자립에 대해 광적인 집착을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었다.44 공산당 20차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발표한 <정치 보고>는 이런 위기 의식을 잘 보여준다. 이 <정치 보고>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국내외로 커다란 위기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먼저, 국내 정세는 ‘전략적 기회기 (戰略的機遇期)’에서 ‘기회와 위기가 공존하는 시기’로 변화했다. 여기서 ‘전략적 기회기’는 공산당 16차 당대회(2002년)에서 채택된 것으로, 공산 당 19차 당대회(2017년)까지 그대로 유지되었다. 그런데 공산당 20차 당 대회에서 바뀐 것이다. 즉 현재는 “전략적 기회(機遇)와 위험 및 도전이 병존하고, 불확실하고 예측하기 어려운 요소가 증가하는 시기”이다. 여 기서 강조점은 당연히 ‘기회’보다는 ‘위기’다. 따라서 공산당은 이런 위 기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강조한 것은 바 Strategy,”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7 (Fall 2023). 44 Jude Blanchette and Evan S. Medeiros, “Xi Jinping’s Third Term,” Survival, Vol. 64, No. 5 (October/November 2022), pp. 61-90; Kevin Rudd, “The Return of Red China: Xi Jinping Brings Back Marxism,” Foreign Affairs (November 9, 2022), www.foreignaffairs,com(검색일: 2024년 1월 20일); Sheena Chestnut Greitens, “Xi’s Security Obsession: Why China Is Digging In at Home and Asserting Itself Abroad,” Foreign Affairs (July 28, 2023), www.foreignaffairs,com(검색일: 2024년 7월 20일). 47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로 이 때문이다. 국제정세에 대한 인식도 변화했다. 공산당은 19차 당대회(2017년)까 지 ‘평화와 발전이 시대 조류’라는 정세 인식을 고수했다. 그런데 공산당 20차 당대회(2022년)에서는 현재 상황을 “세계·시대·역사적 변화가 전에 없던 방식으로 전개”되는 시기라고 재규정했다. 이런 급변의 시기에 긍 정적 요소와 부정적 요소가 섞여 있다. 여기서 긍정적 요소는 “평화, 발 전, 협력(合作), 윈윈(共贏)의 역사적 조류”로, 중국이 추동하는 것이다. 반 면 부정적 요소는 강자가 약자를 능멸하는 등 “패권(覇權), 패도(覇道), 패 릉(霸凌)의 행위”를 말한다. 이는 주로 미국의 행위를 지칭하는 것이다. 이런 부정적 요소로 인해, 현재 “인류 사회는 전에 없던 도전에 직면 했다.”45 이에 맞서기 위해서도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강화해야 한다.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서 ‘국가안전’, 그중에서도 특히 ‘정치안전’을 강조하고,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과 ‘공산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 방 침을 강조한 것은 이와 같은 위기의식이 투영된 결과였다. 또한 역대 3중전회와 달리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서 외교 안보 정책이 강조된 것 도 이 때문이었다. 이와 같은 위기의식과 ‘공산당 전면 영도’ 원칙을 통 한 대응 방침은 단순히 시진핑 개인의 안보 강박증이나 권력욕에서 기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보다는 통치 엘리트 전체의 집단적인 인식 이고, 그것에 기반한 합의된 정책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46 48 45 조영남, “시진핑, ‘일인지배’의 첫발을 내딛다,” 이희옥·조영남 엮음, 『중국식 현대 화와 시진핑 리더십: 중국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분석』(서울: 책과 함께, 2023), pp. 29-76; Minxin Pei, “Policy Continuity with Rhetorical Escalation: Xi’s Political Report to the 20th Party Congress,” China Leadership Monitor, No. 74 (Winter 2022). 46 Nimrod Baranovitch, “A Strong Leader for A Time of Crisis: Xi Jinping’s Ⅴ. 기타 몇 가지 결정 Ⅴ. 기타 몇 가지 결정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서 결정된 몇 가지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공산당 20차 3중전회의 <결정>은 ‘2029년 시한’을 규정하고 있다. 즉 “2029년 중국 성립 80주년이 되는 시기에 본 결정이 제기한 개혁 임 무를 완수”한다는 것이다. 일부 국내외 언론과 전문가는 이를 시진핑 이 2027년에 개최 예정인 공산당 21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다시 취임 하여 2032년까지 권력을 연장하겠다는 ‘사전 포석’으로 해석한다.47 즉 2029년까지 임무를 완성한다고 시한을 정해 놓으면, 이를 위해 시진핑 의 권력 연장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중국 전문가는 이를 ‘2027년 대만 침공설 등을 불식시키면서 당분간 리스크 해소 등 국가 개혁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라고 해석했다.48 그러나 이는 억측일 뿐이다. ‘2029년 시한’을 정한 것은 말 그대로 이번에 결정한 ‘중심 임무’를 5년 동안 최선을 다해 달성하자는 의미일 뿐이다. 이렇게 시한을 정해 놓고 전력 질주해야만 2035년에 ‘중국의 꿈’ 2단계 목표를 달성할 수 있기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49 따라서 시 진핑이 2027년에 개최 예정인 공산당 21차 당대회에서 총서기에 네 번 Strongman Politics as A Collective Response to Regime Weakness,” Journal of Contemporary China, Vol. 30, No. 128 (2021), pp. 249-265. 47 성균중국연구소,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분석 특별리포트」 (2024년 7월 19일); Willy Wo-Lap Lam, “Xi Sets Out 2029 Vision At The Third Plenum,” China Brief, July 23, 2024, jamestown.org(검색일: 2024년 7월 24일). 48 49 신경진, “中 ‘부동산·지방정부·금융 리스크 해소...2029년까지 개혁 완성’,” 『중앙일 보』 2024년 7월 18일, www.joongang.co.kr(검색일: 2024년 7월 19일). “從三中全會公報讀懂新一輪改革戰略重點,” 『人民網』 2024年 7月 19日, www.people. com.cn(검색일: 2024년 7월 20일). 49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째로 취임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위해 이번 <결정>에 ‘2029년 시한’을 설정한 것은 아니다. 참고로, 이전에도 3중전회가 특정 목표를 제시한 이후에 그것을 달 성할 시한을 정한 적이 여러 번 있었다. 예를 들어, 공산당 15기 3중 전회(1998년)에서는 삼농 문제를 2010년까지 해결한다는 시한을 정 했다. 또한 공산당 18기 3중전회(2013년)에서는 ‘전면 심화 개혁’ 목표 를 2020년까지 완수한다고 시한을 정했다. 이처럼 역대 3중전회에서는 목표를 제시하고 그것을 달성할 시점을 정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 었다. 공산당 20기 3중전회도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인사 결정이다. 공산당 20기 3중전회에서는 세 명의 군 장 성, 즉 리상푸(李尚福) 전임 국방부 부장, 리위차오(李玉超) 전임 로켓군 사령원, 순진밍(孫金明) 전임 로켓군 참모장(參謀長)의 중앙위원 직위와 공산당 당적이 박탈(開除黨籍)되었다. 이는 이들이 인사 청탁과 뇌물 수 수 등 심각한 기율을 위반하여 형사 처벌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 면 친강(秦剛) 전임 외교부 부장은 이들 장군과 달리 본인이 중앙위원 직 무의 사직을 요청했고, 공산당이 이를 받아들여 “면직(免去) 처리”했다. 그래서 친강에게는 “동지(同志)” 칭호가 사용되었고, 당적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참고로, 친강은 주미대사에서 고속 승진하여 2023년 3월에 외교부 부장에 취임했다. 그런데 몇 개월 후인 그해 7월에 외교부 부장에서 물 러났고, 다시 3개월 후에는 국무위원에서도 물러났다. 이를 두고 국내 외 언론과 전문가는 여러 가지 추측성 주장을 제기했다. 주미대사로 근 무할 때 국가 정보를 미국에 넘긴 것이 발각되어 구속되었다는 이야기 부터 홍콩의 한 여자 아나운서와의 정사가 문제가 되어 면직되었다는 50 Ⅴ. 기타 몇 가지 결정 주장 등 여러 가지 소문이 난무했다. 그런데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친 강에게 내린 인사 결정을 보면 이런 소문이 근거 없는 낭설이었음을 보 여준다. 다만 현재로서는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다. 마지막으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개막된 7월 15일에 <신화사(新 華社)>는 「개혁가 시진핑」이라는 특별 원고를 발송했고, 동시에 홈페이 지에도 게재했다. 그런데 며칠 지나지 않아 이 글이 갑자기 삭제되었다. 이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서 국내외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글의 내용을 보면, 시진핑은 덩샤오핑에 버금가는 “걸출한 개혁 가(卓越改革家)”이다. 시와 덩은 모두 ‘중국 현대화의 실현’이라는 동일한 역사적 사명을 짊어지고 개혁에 매진해 왔다. 또한 이 글에 따르면, 시 진핑은 2012년에 총서기에 취임한 이후 ‘전면 심화 개혁’에 필요한 중요 한 개혁 정책을 직접 결정했고, 결정한 정책도 힘있게 추진했다. 이처 럼 시진핑은 ‘전면 심화 개혁’을 통해 “덩샤오핑의 사업을 계승 발전시 켜 중국의 경제 기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문화 매력(文化魅力)도 전 개하여 인류 문명의 새로운 형태를 창출했다. 이는 중국 현대화에서 가 장 어렵고, 가장 위대한 것이라고 칭할 수 있다.”50 이상에서 보았듯이, 「개혁가 시진핑」은 시진핑에 대한 숭배를 유도 하는 성격이 강한 글이었다. 이 때문에 시진핑 본인이 부끄러워서 삭제 하라고 지시한 것인지, 아니면 당내에 시진핑을 덩샤오핑에 비유하여 떠받드는 선전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는 기류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삭제 50 Phoebe Zhang, “Chinese state media touts Xi Jinping’s commitment to private sector,” South China Morning Post, July 18, 2024, www.scmp.com(검색일: 2024년 7월 19일); “中國官媒稱習近平是鄧小平之後又一位卓越改革家,” 『聯合早報』 2024年 7月 16日, www.zaobao.com.sg(2024년 7월 20일); “中共三中今閉幕, 新華社‘改革家 習近平’特稿突消失,” 『聯合報』 2024年 7月 18日, udn.com(검색일: 2024년 7월 20일). 51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한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 반발을 고려해서 삭제한 것인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3년(2019~22년)을 겪으면서 공산당뿐만 아니 라 시진핑 본인의 지도력에도 커다란 흠집이 생겼다는 점이다. 그 결과 전에는 당당하게 했던 시진핑의 개인숭배 성격의 선전을 이제는 조심스 럽게 하거나 아니면 아예 하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다만 이 런 통치 정통성의 약화가 향후 중국 정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보아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것이 공산당 통치와 시진핑 집권에 어떤 문 제를 일으킬 것 같지는 않다. Ⅵ. 공산당 20기 3중전회 결정의 수정과 경기부양 책의 추진? 공산당 20기 3중전회 이후, 국내외 전문가와 언론은 중국이 경제 방 침을 바꾸어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7월 30일과 51 9월 26일에 개최된 정치국 회의를 두고 이런 평가가 나온 것이다. 두 회의의 의제는 “현재 경제 형세의 분석 연구와 하반기 경제 업무(工作) 배치”였다. 이 중에서 특히 주목받은 회의는 둘째, 즉 9월 회의였다. 이 51 52 “中共中央政治局召開會議, 分析研究當前經濟形勢和經濟工作, 審議<整治形式主義為 基層減負若干規定>, 中共中央總書記習近平主持會議,” 『人民網』 2024년 7월 31일,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中共中央政治局召開會議, 分析 研究當前經濟形勢和經濟工作, 中共中央總書記習近平主持會議,” 『人民網』 2024년 9월 26일,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Ⅵ. 공산당 20기 3중전회 결정의 수정과 경기부양책의 추진? 를 계기로 중국 정부는 ‘경제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대규모 경기부양책 을 실행할 것으로 관측되었기 때문이다. 1. 정치국 회의의 결정 내용 그런데 7월과 9월의 정치국 회의를 자세히 살펴보면, 대규모 경기부 양책을 실행한다는 정책은 발표되지 않았다. 대신 “올해(全年) 경제 사 회 발전 목표와 임무를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9월 정치국 회의는 경기 하방을 조절하기 위한 재정정책(fiscal policy)과 통화정책(monetary policy)을 추진한다고 결정했다. 재정정책으로는 지 방정부의 부채를 해소하기 위한 초장기(30~50년) 특별 국채의 발행, 통 화정책으로는 은행 지급준비율의 인하와 부동산 대출 조건의 완화 등이 제시되었다. 여기서 우리는 “올해 경제 사회 발전 목표와 임무 완성”이라는 표현 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국내외 전문가와 언론이 5%의 경제 성장률을 강조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 정부는 “경제 사회 발전 목표와 임무 완성” 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2024년 3월에 개최된 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2차 연례 회의(例會)에서 발표된 “2024년 주 요 발전 목표”를 가리킨다. 첫째, GDP 성장률 5% 좌우(左右), 둘째, 도 시 신규취업자 약 1,200만 명, 셋째, 소비자물가지수(CPI) 3% 안팎, 넷 째, 식량 1조 3천억 근(斤), 다섯째, 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 2.5% 이하 감소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5% 좌우”의 경제 성장률이 아니라 “약 1,200만 명”의 도시 신규취업자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에 실패할 경우, 53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공산당의 통치 정통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에 경제 성장률 그 자체 가 아니라 일자리 창출을 중시하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3년 동안에 대규모로 발생한 실업 문제-예를 들어, 약 3억 명의 농민공 중에서 1억 5천만 명의 실업자, 약 3천만 명의 자영업 실업자-, 그중에서도 특히 약 1천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 대졸 미취업자 혹은 불완전 취업자 문제 는 공산당 정권에 커다란 부담이 되고 있다.52 사실 중국이 최근에 “5% 좌우”의 경제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는 것 은 일차적으로 1,200만 개의 도시 신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이다. 즉 1%의 경제 성장률은 대략 250만~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1,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대략 5%의 경제 성장률이 필요한 것이다. 참고로 1980~90년대까지는 8%, 2010년 무렵까지는 7% 경제 성장률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이는 모두 1,200만~1,300만 개 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당시에는 1%의 경제 성장률이 대 략 120만~13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기 때문에 7~8%의 경제 성장률 이 필요했다. 실제로 최근에도 중국은 “5% 좌우”의 경제 성장률보다는 1,200만 개의 일자리 창출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예를 들어, 공산당 중앙 이론 지인 『구시(求是)』의 11월 1일 호에는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시진핑 총 서기의 글이 실렸다. 이 글에서 시진핑은 “시종일관 취업 우선 방침을 견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53 52 53 54 조영남, “또다시 등장한 ‘중국위기론’, 어떻게 볼 것인가?” 『아시아 브리프』(서울대 아 시아연구소) 4권 18호(2024년 6월 17일). 習近平, “促進高質量充分就業,” 『求是』 2024년 11월 1일, www.qstheory.cn(검색일: 2024년 11월 1일). Ⅵ. 공산당 20기 3중전회 결정의 수정과 경기부양책의 추진? 2. 경기부양책의 실제 내용과 평가 한편 중국 정부는 9월 26일의 정치국 회의 이후 연속해서 경기 부양 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다양한 정책을 발표했다. 예를 들어, 10월 12일 에 국무원 재정부장은, 중국 정부는 재정 적자를 확대할 충분한 여력이 된다(즉 대규모 재정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 발표했다. 10월 15~16일에는 푸젠성을 시찰하던 시진핑 총서기가 “올해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10월 16일에는 인민은행의 정책 자문 이었던 한 경제학자가 2008년의 4조 위안보다 훨씬 많은 경기 부양 기 금이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이후 경기 부양 규모는 학자마다 최소 4조 위안(한화 약 800조 원)에서 최대 16조 위안(한화 약 3,200조 원)까지 제시 되었다.54 그런데 중국이 실제 추진한 경기부양책의 내용을 보면, 통상적인 통 화정책과 재정정책의 범위를 벗어나는 것이 아니었다. 다시 말해, 국내 외 전문가와 시장이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중국 정부는 ‘실제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실행하지 않았다. 이는 9월 26일의 정치국 회의가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결정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그대로 증명한다. 구체적으로 먼저 통화정책을 살펴보면, 인민은행은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연속적으로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량 확대 조치를 발표 했다. 먼저 9월 25일에는 기준 이자율 역할을 하는 중기유동성지원창 구(MLF) 금리를 0.3% 인하했다(미국 연준도 세 번에 걸쳐 기준 금리를 각 54 Sylvia Ma, “What new moves did China make on the economic stimulus front last week?” South China Morning Post, Oct. 21, 2024, www.scmp.com(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55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각 0.5%, 0.25%, 0.25% 인하했다). 이를 통해 “경기 회복 지원을 위한 강 한 의지를 시장에 전달”했다. 또한 9월 27일에는 인민은행이 은행 지급 준비율을 0.5% 인하했고, 역환매조건부채권(역PR)(14일물) 금리도 0.2% 인하했다. 마지막으로 인민은행은 10월 21일에 대출우대금리(LPR)를 0.25% 인하했다. “중소기업 등 실물경제에 대한 지원 강도를 높이고,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 측면에서의 대응 조치”를 실행한 것 이다.55 이런 일련의 통화정책을 통해 중국 경제는 10월부터 회복 조짐 을 보이기 시작했다.56 다음으로 재정정책을 살펴보자. 앞에서 보았듯이, 중국 국내외 경제 전문가와 시장은 중국 정부가 적게는 4조 위안(2008년 세계 금융위기 당시 중국 정부가 지출했던 금액), 많게 16조 위안(2008년의 중국 GDP와 비교했을 때 지금의 GDP가 4배 증가했기 때문에 부양책 규모도 4배 정도 많아야 한다는 근거에서 나온 금액)의 대규모 재정 지출을 통해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기 대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와 같은 국내외 전문가와 시장의 기대는 실현되지 않았다. 먼저 국무원 재정부는 10월 12일에 경기 부양과 부채 위험 완화를 위한 재정지원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정부의 재정 지출 여력 강조, 지방정부의 부채 축소, 지방정부 융자기구(Local Government Financing 56 55 “인민은행, 증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 인하,” 한국은행 북경사무소 현지정보 (2024.9.25.), www.bok.or.kr(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인민은행, 필요지급준비 율 0.5%p, 역PR(14일물) 금리 0.2%p 각각 인하,” 현지정보(2024.9.27.), www.bok. or.kr(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인민은행, 대출우대금리(LPR) 인하,” 현지정보 (2024.10.21.), www.bok.or.kr(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56 “최근(24.9~10) 중국 경제의 동향과 전망,” 동향분석(2024.10.24.), www.bok. or.kr(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觀察中國經濟的三個視角,” 『人民網』, 2024년 10월 29일, www.people.com.cn(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Ⅵ. 공산당 20기 3중전회 결정의 수정과 경기부양책의 추진? Vehicle/LGFV) 부채 축소, 부동산 안정, 국유은행 자본확충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문제는 이것이 원론적인 방침으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경기 부양 정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재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 출 규모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57 이는 11월 4~8일 동안에 개최된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회의 이후에 도 마찬가지였다. 국내외 전문가와 언론은 이 회의 이후에 국무원이 대 규모 재정지원책을 발표할 것으로 기대했다. 국무원의 추가 재정 편성 은 전국인대 상무위원회의 심의와 비준을 거쳐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 나 대규모 재정지원책, 즉 10조 위안의 지원책은 발표되었지만, 그것이 직접적인 경기부양책은 아니었다. 구체적으로 전국인대 상무위원회 폐막 후에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국무원은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모두 10조 위안(한화 약 2,000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중에서 6조 위안은 지방정부의 부채 한도를 상향하는 데, 즉 지방정부가 추가 로 6조 위안의 채권을 발행하도록 허용하는 데에 사용된다. 나머지 4조 위안, 즉 매년 8천억 위안씩 5년간 지원되는 돈은 지방정부 융자기구 (LGFV)를 통해 지방정부가 간접적인 방식으로 빌린 고이율의 채무(存量 隱性債務)를 해결하는 데에 투입된다. 58 57 58 결국 중국은 지방정부의 재정 건 “재정부, 경기부양 등을 위한 재정 지원책 발표,” 현지정보(2024.10.14.), www.bok. or.kr(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全國人大常委會批准增加 6 萬億元地方政府債務限額置換存量陰性債務 ,” <新華社 > 2024년 11월 8일, www.gov.cn(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增加地方政府債務限額 置換存量陰性債務有關政策情況, 全國人大常委會辦公廳新聞發佈會文字實錄,” <财政 部新闻办公室> 2024년 11월 9일, www.mof.gov.cn(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기 대 못 미친 中 부양책···‘내년 경제정책 결정’ 내달 회의 주목,” <연합뉴스> 2024년 11월 8일, www.yna.co.kr(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57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전성을 개선하기 위해 10조 위안을 투입하는 것이지, 단기적인 경기 부 양을 위해 재정을 투입하는 것이 아니다.59 이런 내용을 종합하면, 중국은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경제 방침을 충실히 실행하고 있다. 즉 ‘국가안전이 경제성장에 우선한다’라는 원칙에 따라 단기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장기적인 첨단 산업 육성과 혁신 체제 수립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면에서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은 수정 되지 않았다. 다만 2025년 1월에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하여 중국에 대 한 공세를 강화하고, 그 여파로 중국 경제에 커다란 문제가 발생할 경우 는 단기적이고 직접적인 경기부양책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다. Ⅶ. 결론: 평가와 전망 공산당 20기 3중전회는 역대 3중전회와는 달리 공산당 18기 3중 전회와 19기 3중전회를 계승하고 있다는 ‘이중의 연속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처럼 공산당 20기 3중전회를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중 의 연속성’에 주목해야 한다. 또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이중의 연속 성’을 띠게 된 것은 두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하나는 시 59 58 참고로, 중국의 총부채(가계·기업·정부 부채의 총합)는 2023년 말 기준으로 GDP의 287.8%인데, 이중 가계 부채는 63.5%, 기업 부채는 168.4%, 정부 부채는 55.9%다. 따라서 절대 규모(GDP의 55.9%) 면에서만 보면 중국의 정부 부채 문제가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심각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일본의 정부 부채는 GDP의 255%, 미 국의 정부 부채는 GDP의 124%이다. 문제는 중국의 재정 적자, 특히 지방정부의 재 정 적자가 코로나 3년 기간(2020~22년)과 2023년에 전년 대비 약 10%씩 급증했다는 점이다. Ⅶ. 결론: 평가와 전망 진핑의 권력 연장(즉 총서기 3연임)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의 전면적인 중 국 견제다. <표 5>는 이를 정리한 것이다. <표 5>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이중의 연속성’ 연속성 첫 번째 연속성 두 번째 연속성 3중전회 • 18기 3중전회(2013년) • 19기 3중전회(2018년) 중점 내용 • 전면 심화 개혁(경제개혁 중심) • 공산당 전면 영도 • 공산당 중앙의 집중 통일 영도 (정치개혁 중심) 영향 요소 • 시진핑의 총서기 3연임 • 미국의 중국 견제 정책 자료: 필자 작성 이제 공산당 20기 3중전회가 끝나면서 시진핑 집권 3기의 정책은 일 정한 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요약하면,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전면 영 도’ 원칙에 따라 ‘국가안전’, 그중에서도 ‘정치안전’의 굳건한 수호를 최 우선 정책으로 추진한다. 경제적으로는 당-국가 주도로 첨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여 독자적인 가치 공급망 체계를 갖추고, 교육·과학 기술·인재의 전면 혁신 체제를 수립하여 과학기술의 자립 기반도 구축 한다. 외교적으로는 ‘핵심이익’을 굳건히 수호하고, 세계 다극화와 경제 지구화를 추구하여 ‘중국의 꿈’을 달성하는 데에 유리한 외부 환경을 조 성한다. 시진핑 집권 3기의 정책은 가까운 미래에도 쉽게 바뀌지 않을 것 이다. 무엇보다 시진핑 주도의 정치는 향후 3년은 물론 2027년에 개최 예정인 공산당 21차 당대회 이후에도 끝나지 않을 것이다. 이때 시진핑 이 권좌에서 물러날 것처럼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진핑이 계속 총서 기로 남아있는 한 ‘시진핑 정책’은 지속될 것이다. 또한 미국의 중국 견 59 2024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를 중심으로 제 정책은 2025년 1월에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해도 바뀌기는커녕 더 욱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은 위기의식 속에서 미국의 견제에 대응 하는 현재의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이다. 그 결과 미·중 간의 전략 경쟁 은 현재보다 미래에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정부나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공산당 20기 3중전회의 결정 이 타당한 것이라면, 중국은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 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50년 무렵에는 미국에 버금가는 초강대국 (superpower)으로 도약한다는 ‘중국의 꿈’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러나 만약 해외 언론과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그 반대가 맞는 것 이라면, 중국은 ‘중국 정점론’과 ‘중국 위기론’의 주장처럼 앞으로도 영 원히 미국을 추월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조만간 심각한 사회경제적 위 기에 직면할 수 있다. 실제로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지켜보아야 할 것 이다. 60 참고문헌 [참고문헌] 김시중, “2013년의 중국 경제: 분석, 평가 그리고 전망,”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편, 『2013중국정세보고』(서울: 웃고문화사, 2014), pp. 45-72. 마이클 베클리(Michael Beckley), 할 브랜즈(Hal Brands) 저, 김종수 역, 『중국은 어떻게 실패하는가: 미중 패권 대결 최악의 시간이 온다(Danger Zone: The Coming Conflict with China)』(서울: 부키, 2023). 성균중국연구소,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 분석 특별리포 트”(2024년 7월 19일). 신경진, “中 ‘부동산·지방정부·금융 리스크 해소...2029년까지 개혁 완성’,” 『중앙일 보』 2024연 7월 18일, www.joongang.co.kr. 안치영, 『덩샤오핑 시대의 탄생: 중국의 역사 재평가와 개혁』(파주: 창비, 2013). 유동원, “중국의 국가안보전략 변화: 총체적 국가안보관을 중심으로,” 『대한정치학 회보』 27집 3호(2019년 8월), pp. 109-134. 조영남, “2019년 중국 정치의 현황과 전망,”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 편, 『2019년 중국정세보고』(서울: 역사공간, 2020), pp. 11-77. , “또다시 등장한 ‘중국위기론’,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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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ang, Phoebe, “Chinese state media touts Xi Jinping’s commitment to private sector,” South China Morning Post, July 18, 2024, www.scmp. com. 68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김동수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Ⅰ. 서언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Ⅲ. 한·중 교역과 투자현황 Ⅳ.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Ⅰ. 서언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이후 시작된 미국과 중국 간 통상분쟁 은 경제규모가 가장 큰 두 나라 간 패권경쟁으로 격화되면서 국제사회 에 많은 불확실성을 초래하였다. 이전의 오바마 정부와는 다른 새로운 대중국정책이 전개되었고, 사실상 그 기조는 바이든 정부에게도 이어지 고 있다. 트럼프 정부는 상대적으로 미국 단독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 식을 취하였고, 다소 예측불가한 방식의 협상전략을 구사한 반면, 바이 든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한 예측가능성이 높은 중국 고립화 정책을 추진하였다. 이렇듯 미국과 중국 간의 이른바 전략경쟁은 앞으 로 상당기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이며, 양국 간 대립이 격화와 완화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로서는 정치적 체제와 이념의 측면에서 많은 가치를 미국과 공유하지만, 경제 적 측면에서 중국과 최대 규모의 교역을 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의 정책 동향을 파악하고 양국 상호 간 보복조치의 직간접적인 피해가 우리에게 발생하지 않도록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 70 Ⅰ. 서언 한편 2024년 11월 초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중국뿐 아니라 국제사 회에 가장 큰 변화요인이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미국의 산업·통상정 책이 변화할 것이고, 대중국정책의 수단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기 때문 이다. 정책 기조는 오히려 미국 국익을 우선시하고 중국을 전략적 경쟁 자로 인식하는 것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지만, 구체적인 정책수단과 그 로 인한 효과는 상이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따라서 중국은 2024년 내내 비교적 미국과의 마찰을 피하면서 조용하지만, 반서방 세력을 규합하는 리더십을 구축하고, 중국 내부에서는 과학기술 기반의 신질생산력(新 质生产力)을 강조하며 제조업 및 제조업기술의 자립도를 제고하기 위하 여 꾸준히 노력해 왔다.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 트럼프의 당선으로 중국 은 새로운 불확실성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공공연하게 보편적 관세 를 모든 수입품에 대하여 부과하겠다 하였고, 중국제품에는 60%의 관 세를 부과하겠다는 대선 공약이 그대로 현실화될지에 대한 의구심과 불 안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으로 유입되는 마약성분 물질인 펜타닐 (fentanyl)과 불법이민자들의 문제를 빌미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캐 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의 추가관세를 취임 첫날 부과할 것 이라고 11월 26일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다.1 그러나 한편으로는 인플레 이션 감축법을 근거로 전기차에 지급하겠다던 최대 7,500달러의 보조 금에 대하여 부정적이던 트럼프 당선인이 이를 폐기할 가능성을 언급함 에 따라 미국, 유럽, 한국 등의 주요 배터리 제조기업이 대미 투자를 주 저하는 반면, 오히려 닝더스다이(宁德时代, CATL)를 비롯한 중국 배터리 1 연합뉴스(2024.11.26.), “[속보] 트럼프 ‘펜타닐 해결시까지 중국에 추가 관세에 10% 부과’”, https://www.yna.co.kr/view/AKR20241126033400071. 71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기업이 미국에 투자의향을 내비치면서 조용하지만 적극적인 행보를 보 이고 있다. 반도체 과학법을 근거로 미국 내 생산시설을 구축하는 반 도체 제조기업에게 제공하기로 하였던 보조금도 불투명해지고 있으며, 중국은 오히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회요인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이렇듯 불확실한 글로벌 환경과 심화되는 전략경쟁 속에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기술자립화를 통한 생산성 제고라는 산업경쟁력의 본질에 충실하고 있다. 지난해 말 헤이룽장성 시찰시 시진핑 주석이 언급하였 고, 2024년 양회기간 중 재차 언급된 신질생산력은 과학기술을 기반으 로 생산력을 제고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으며, 중국의 산업정책 핵심 키워드로 부상하였다. 이는 2023년 3월 전격 단행된 당과 정부조직 개 편에서 과학기술정책의 주도권을 과학기술부에서 중국 공산당 중앙과 기위원회로 이관한 것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여전히 과기부 는 정책의 실질적인 수행기관으로서의 역할을 하지만 중요한 정책의 사결정은 중앙과기위원회에서 하는 것으로 재편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의 전략경쟁에서 생존하고 과학기술자립화를 이루어 내기 위하 여 보다 집중된 정책 거버넌스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 주도의 거버넌스 아래 과학기술 자립화 추진을 위하여 전략성신흥산업을 대 상으로 정책적 지원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중국의 산업 경제 정책의 흐름은 5개년 계획에 투영된다. 제12차 5개년 계획기간 (2011~2015년) 중에는 제조대국이 핵심정책목표였고, 제13차 5개년 계 획(2016~2020년)에서는 제조강국을 목표로 제시하였다. 이를 위하여 고 품질발전을 주장하면서 더 이상 양적성장이 아닌 질적성장의 필요성을 72 Ⅰ. 서언 언급하였다. 제14차 5개년 계획(2021~2025년)에서는 미국과의 전략경 쟁을 치르기 위한 기술자립화·제조자립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정책 목표가 되었다. 그림 1. 중국 과학기술정책 거버넌스 변화 중앙과기위원회 (中央科学技术委员会) 중국공산당 국가 혁신전략 수립 및 과기정책 심의 결정 중국국문원 과학기술부 … 국가위생위 (科学技术部) 발전개혁위 공업정보화부 중앙국가실험실건설영도소조 국가과기영도소조 국가과기체제개혁혁신영도소조 국가중장기과기발전계획영도소조 국가의 전략적 과기정책 조정 및 혁신자원 배분 국가자연과학 기금위원회 중국과학원 물리연구소 등 총 115개 부설연구소 자료: 김동수 외(2024), 전략경쟁시대 중국 신산업정책의 시사점,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2024-28 그림 2. 중국 산업정책의 변화 미중 전략경쟁 제12년차5개년계획 (’11~’15) 제조대국(양적 성장) 제13년차5개년계획 (’16~’20) 제조강국(질적성장: 고품질발전) 제14년차5개년계획 (’21~’25) 제조자립 (쌍순환, ’20: 신질생산력, ’23) 중국제조 2025, 전략성신흥산업 자료: 김동수 외(2024), 전략경쟁시대 중국 신산업정책의 시사점,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2024-28 73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1. 2024년 중국 거시경제 현황 중국국가통계국2에 따르면 2024년 국내총생산은 심리적 목표치 라 할 수 있는 성장률 5.0%를 달성하여 134조 9,080억 위안을 기록하 였다. 2차 산업 부문은 5.3%의 성장률을 기록하여 전년대비 0.6%p 상 승한 반면, 3차 산업의 성장률은 전년대비 0.8%p 하락한 5.0%를 기록 하였다. 2024년 2분기와 3분기의 성장률이 4.7~4.8% 수준이었다가 4분기에 성장이 뚜렷이 회복되어 이른바 경제성장률 목표라 할 수 있는 5%를 사수함으로써 바오우(保五)를 달성하였다. 매출액 2,000만 위안 이상의 기업 대상 공업증가율은 전년대비 0.8p 상승한 5.8%를 기록하 였다. 중국 통계청에 따르면, 신에너지차, 집적회로, 산업용 로봇의 생 산량이 각각 38.7%, 22.2%, 1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2024년 고정자산투자(농촌가구 제외) 규모는 약 51조 4,374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3.2%가 증가하였다. 인프라 투자는 44% 증가하였 고, 제조업 부문의 투자는 9.2% 증가한 반면, 부동산 부문의 투자는 최 근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전년대비 부동산 부문의 투자는 10.6% 감소하였다. 위안화 환율은 2023년 5월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선 이후 7위안에서 7.35위안 내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2024년 9월 7.01위안으로 위 2 74 中国国家统计局, “前三季度国民经济运行稳中有进 向好因素累积增多”, https://www. stats.gov.cn/sj/zxfb/202410/t20241018_1957044.html(검색일: 2024년 10월 21일).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안화가 다소 평가절상되었다가 최근 다시 급격히 절하되면서 2024년 12월 31일 기준 7.30위안을 기록하면서 환율의 변동폭이 컸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023년과 2024년 지속적으로 3조 2,000억 달러를 중심 으로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2024년 12월 기준 3조 2,020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교역규모는 수출입 총액 기준으로 2024년 약 43조 8,468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약 5%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이 25조 4,545억 위안으 로 7.1% 증가하였고, 수입은 18조 3,923억 위안으로 2.3% 증가하였다. 일대일로 관련 국가와의 교역이 전체의 약 50.3%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0.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은 2.0% 상승하였고, 2023년은 전년대비 0.2% 상승한 것을 감 안하면 중국의 소비자 심리가 아직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 로 보인다. 한편, 산업생산자의 공장출하가격과 구매가격은 모두 전년 대비 2.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나 경제활력이 다소 낮아진 것을 반영하 고 있다. 도시 지역의 평균 실업률은 5.1%로 전년보다 0.1%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청년 실업률이 상 대적으로 높아 체감실업률은 더욱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다. 학생을 제외 한 16세에서 24세까지의 대도시 실업률은 2024년 8월 말 기준 18.8% 에서 조금 안정되어 12월 말 기준 약 16.1%를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청년실업률이 중국 경제의 어려운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의 인구규모는 2021년 14억 2,610억 명을 정점으로 2022년부 터 감소하기 시작하였고, 2024년은 전년대비 139만 명이 감소한 14억 828만 명을 기록하였다. 중국도 최근 저출산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 75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고 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하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는 2024년 3 9월 단계적 정년연장을 발표하였다 . 남자는 정년을 60세에서 63세로, 여성은 50세와 55세를 55세와 58세로 향후 15년동안 점진적으로 연장 하겠다고 발표하였다. <표 1> 중국의 주요 경제지표 경제 지표 국내총생산(십억 위안) - 1차 산업 2022년 2023년 2024년 120,472 3.0 126,058 5.2 134,908 5.0 8,821 89,755 8,976 4.1 9,141 3.5 - 2차 산업 47,379 2.6 48,259 4.7 49,209 5.3 - 3차 산업 64,273 3.0 68,824 5.8 76,558 5.0 규모이상 공업 증가율 3.6 4.6 5.8 - 광공업 7.3 2.3 3.1 - 제조업 3.0 5.0 6.1 - 전력·가스 등 에너지 5.0 4.3 5.3 고정자산투자 (농업 제외, 십억 위안) 53,495 5.1 50,304 9.4 - 인프라 3.0 51,437 5.9 3.2 4.4 - 제조업 9.1 6.5 9.2 - 부동산 -8.4 -8.1 -10.6 수출액(십억 위안) 23,634 10.3 23,773 0.6 25,455 7.1 수입액(십억 위안) 18,039 4.2 17,984 -0.3 18,393 2.3 소비자물가지수(CPI) 2.0 0.2 0.2 생산자물가지수(PPI) 4.1 -3.0 -2.2 도시실업률 5.1 - 31개 대도시 실업률 5.1 인구(백만 명) 1,412 1,410 1,408 자료: 中国国家统计局, “2024年经济运行稳中有进 主要发展目标顺利实现”, https://www.stats.gov. cn/sj/zxfb/202501/t20250117_1958332.html(검색일: 2025년 1월 17일) 3 中国政府网, “全国人民代表大会常务委员会关于实施渐进式延迟法定退休年龄的决定”,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09/content_6974294.htm(검색일: 2024.12.1.) 76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그림 3. 중국의 외환보유고와 위안달러 환율 십억 달러 위안/달러 6,000 7.3 5,000 7.40 7.30 4,000 3,202 7.20 7.10 2,000 7.00 1,000 6.90 - 6.80 20 23 20 .1 23 20 .2 23 20 .3 23 20 .4 23 20 .5 23 20 .6 23 20 .7 23 20 .8 2 20 3.9 23 20 .10 23 20 .11 23 20 .12 24 20 .1 24 20 .2 24 20 .3 24 20 .4 24 20 .5 24 20 .6 24 20 .7 24 20 .8 2 20 4.9 24 20 .10 24 20 .11 24 .1 2 3,000 중국외환보유고 위안화달러환율 자료: 中国国家外汇管理局, https://www.safe.gov.cn(검색일: 2025년 1월 2일) 그림 4. 중국의 실업률 21.0 (%) 18.0 16.1 15.0 12.0 9.0 6.7 5.0 3.8 6.0 3.0 20 23 .1 20 23 .2 20 23 .3 20 23 .4 20 23 .5 20 23 .6 20 23 .7 20 23 .8 20 23 . 20 9 23 .1 20 0 23 .1 20 1 23 .1 2 20 24 .1 20 24 .2 20 24 .3 20 24 .4 20 24 .5 20 24 .6 20 24 .7 20 24 .8 20 24 20 .9 24 .1 20 0 24 .1 1 0.0 도시실업률 16~24세 실업률(학생미포함) 25~29세 실업률(학생미포함) 자료: 中国国家统计局, https://www.stats.gov.cn(검색일: 2025년 1월 2일) 30~59세 실업률(학생미포함) 거시경제지표로 살펴본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은 비교적 양호하지 만, 선행지수의 성격을 지니는 주식시장의 주가지수를 살펴보면 다소 비관적이다. 미국과 일본의 주식지수가 최근 역대 최고 수준을 갱신하 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중국은 오히려 지난 3년 동안 주식시장이 상대 적으로 침체하였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좀처럼 수요가 늘지 않고 있어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2024년 3분기까지 부동산 투자는 77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10.1%를 기록하였고, 아래의 그래프에 나타난 바와 같이 부동산 수 요가 회복되지 않아 주거용 부동산가격이 2022년 이후 하락세가 오히 려 커지고 있다. 수출과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4.3%와 2.2% 상승 하면서 둔화하였다.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0.4% 상승하 였으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8%를 기록하면서 24개월째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부동산시장과 주식시장 모두 중국 소비자들은 부정적 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경제에 적어도 단기적인 어려움이 예 상된다. 소비자 물가지수의 하락은 중국의 소비자들이 더 이상 지속적 인 성장이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고, 정부의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져 소비를 줄이면서 내수경제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림 5. 중국 상하이지수(좌), 중국 주거용 부동산가격(우) 3,720.00 % 3,500.00 2 3,280.00 0 3,060.00 -2 2,840.00 -4 2,620.00 -6 -8 2022/01 2023/01 2024/01 Q3 2022 Q3 2023 Q3 2024 자료: 네이버, www.naver.com (검색일: 2025년 1월 2일) Trading Economics, https://ko.tradingeconomics.com/china/residential-propertyprices 제조업 분야의 경기선행지수로 널리 알려진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를 살펴보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세계 주요국 모두 상황이 좋지 않다. 독일이 매우 부정적이다. 미국과 일본 그리고 세계의 제조업구매관리자 지수도 2024년 임계치인 50 내외로 움직이고 있으며 12월은 49.6을 기 78 Ⅱ.2024년중국의산업경제현황 록하였다. 반면, 중국은 7월과 9월을 제외하면 2024년 내내 모두 임계 치(50.0)를 소폭 상회하고 있으나,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에 상대적으로 경기전망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까지 급격한 경제성 장을 이루어 온 중국에 대하여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선진국의 견제가 본 격화되고, 빠른 성장 이면에 충분히 이루어지지 못한 구조조정 때문에 중국경제가 지금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 6. 주요국의 제조업구매관리자지수(PMI) 추이 62.0 58.0 54.0 50.5 49.8 49.6 49.6 49.4 49.0 50.0 46.0 42.5 42.0 38.0 22-1 3 미국 5 7 중국 9 11 23-1 3 일본 5 독일 7 9 11 24-1 3 한국 5 세계평균 7 9 11 베트남 자료: PMI (https://www.pmi.spglobal.com/public) 주: 2024년은 12월까지의 자료 2. 2024년 중국 제조업 현황 중국국가통계국4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국내총생산은 4.6% 성장 하였으나 전년동기대비 0.2%p 낮아졌으며, 2차 산업의 경우는 4.6% 4 中国国家统计局, “前三季度国民经济运行稳中有进 向好因素累积增多”, https://www. stats.gov.cn/sj/zxfb/202410/t20241018_1957044.html(검색일: 2024년 10월 21일). 79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성장하였으나 전년동기대비 0.8%p가 낮아져 산업 전반에 다소 활력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8월 전망치에서 중 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을 5.0%로 상향 조정하였다가 10월 전망치에 서 다시 4.8%로 하향 조정하였다. OECD와 세계은행(World Bank)은 물 론 골드만삭스까지 중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을 4.8~4.9%로 전망하 고 있고, 2025년에는 4.1~4.7%로 더욱 낮추고 있다. 이러한 중국의 경 제성장률에 대한 하향 조정의 주원인으로는 지방정부의 부채에 대한 부 담, 부동산 시장의 침체, 소비자의 낮은 신뢰 등이 거론되고 있다. 주요 품목의 생산량으로 살펴본 중국의 산업동향을 보면 2024년은 선철과 조강 생산량을 제외하면 대부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소비자 백색가전의 생산량 증가가 두드러졌고, 신에너지차를 포함한 자동차의 생산량 증가가 큰 편이었다. 그러나, 실제 중국 내부에 서는 수요에 기반한 생산이라기보다 과잉공급 상황인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이다. 중국국가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 생산량은 코로나 이전 시기였던 2018년 2,783만 대에서 코로나 이후에는 줄곧 2,500만 대에서 2,700만 대 수준을 유지하다가 2023년 3,011만 대로 크게 증가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수출 물량이 전년 대비 57.9% 증가한 491만 대였기 때문이다. 사실상 내수 시장에는 여전히 약 2,500만 대 가 공급되었다고 볼 수 있다. 2023년 자동차 수출 세계 1위를 기록하였 지만, 이마저도 러시아로의 수출이 많이 증가한 덕분이며, 공급과잉으 로 인한 가격 인하 등으로 밀어내기 수출이 상당 부분 있었다. 이는 결 국 내수 부진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산업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반증한다. 2024년 자동차 생산량은 약 3,156만 대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으며, 수출 또한 최대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전반적으 80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로 중국 내 자동차 생산능력은 크게 증가한 반면 내수 수요는 크게 증가 하였다고 보기에 한계가 있어 공급과잉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이런 공급과잉은 중국 내 현대·기아차는 물론 닛산과 혼다 그리고 폭스바겐 과 도요타까지 외국계 자동차제조기업의 중국 내 시장점유율을 하락시 키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이는 중국 내에서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저가의 중국산 자동차의 유입으로 출혈경쟁이 심 화할 것으로 보여 주요 자동차 제조 국가들이 우려하고 있다. 신에너지 차는 2024년 약 1,317만 대가 생산되어 생산량 측면에서 신에너지차의 침투율은 약 41.7%를 기록함으로써 전기자동차로의 전환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2024년 반도체의 생산량은 전년대비 크게 증가하여 128.4%를 기록하였다. 이는 미국과의 전략경쟁 상황에서도 레거시 제품군에서 중국 반도체기업의 생산증가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한편, 세계 조강생산량의 약 50%를 담당하고 있는 중 국은 지난해에 이어 2024년에도 10억 톤을 상회하였지만 생산량 자체 는 소폭 감소하였다. 그러나 강재 생산량은 오히려 2.7% 증가한 14억 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중국 내 철강시장은 다소 위축된 내 수경기를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수년 동안 생산시설을 확 충하고 생산량을 늘려온 중국 입장에서는 시장 내 치열한 경쟁이 이루 어지고 있고, 이는 곧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인하로 인한 주요 경쟁국의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지는 도미노 현상을 야기할 수 있어 선진국들 의 추가관세 부과 등의 정책을 초래하고 있는 실정이다. 전반적으로 에 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 백색가전과 컬러TV 및 핸드폰 등 소비자 가전 의 2024년 생산량은 전년대비 증가폭이 큰 편이었다. 한편, 중국제품의 가성비는 기술개발에 의한 생산비용 감축에 기인하였다기보다, 중국정 81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부의 보조금에 의해 얻어진 것으로 보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이는 곧 국 제사회에서 치킨게임을 유도하면서 출혈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 된다. 따라서 이러한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지원 보조금으로 중국기 업이 경쟁업체의 도태를 야기할 수 있을지 아니면 비효율적인 보조금지 원으로 중국기업이 시장에서 도태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전기차의 경 우 이미 중국기업의 품질경쟁력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지 배적이며, 이를 바탕으로 2025년 BYD도 한국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하 였다. <표 2> 중국의 주요 품목별 생산량 추이 2024 2020 2021 2022 2023 반도체(백만개) 261,423 359,430 324,190 351,440 451,420 128.4% 핸드폰(백만대) 1,470 1,662 1,561 1,566 1,670 106.6% 강재(백만톤) 1,325 1,337 1,340 1,363 1,400 102.7% 조강(백만톤) 1,065 1,035 1,018 1,019 1,005 98.6% 선철(백만톤) 889 869 864 871 852 97.8% 컴퓨터(백만대) 378 467 434 331 360 108.8% 에어컨(백만대) 210 218 222 245 266 108.6% 컬러TV(백만대) 196 185 195 193 207 107.3% 발전설비(백만KW) 134 160 184 234 284 121.4% 플라스틱원료(백만톤) 105 110 114 119 128 107.6% 냉장고(백만대) 90 90 87 96 104 108.3% 세탁기(백만대) 80 86 91 104 117 112.5% 비철금속(백만톤) 62 65 67 75 79 105.3% 화학섬유(백만톤) 61 67 67 71 79 111.3% 105.2% 자동차(백만대) 신에너지차 25 27 27 30 31.56 13.17 에틸렌(백만톤) 22 28 29 32 35 109.4% 금속절삭기계(만대) 45 60 57 61 70 114.8% 자료: 中国国家统计局, https://www.stats.gov.cn(검색일: 2025년 1월 20일) 82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3. 2024년 하반기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정책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가 올해 9월 이른바 기준금리를 한번에 0.5%p 인하한 Big Cut을 통하 여 경기를 부양하고자 하였다. 이후 중국인민은행도 경기 부양을 위하 여 9월 24일 지급준비율을 0.5%p 인하5함으로써 시장에 약 1조 위안의 유동성을 공급하였고, 주택담보 대출금리도 0.5% 인하하였다. 이틀 후 인 9월 26일 시진핑 주석이 주재한 9월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재정·통화 정책 역주기조절(逆周期調節·경제가 하방압력을 받으면 금리 인하 등으로 완 화하고 상승세가 과열되면 열기를 식히는 거시경제 정책) 강도를 높이고 필요 한 재정 지출을 보장해 기층 ‘3보(三保: 작은 지방정부의 기본적 민생과 임금 6 및 운전자금을 보장)’ 사업을 잘 수행할 것을 당부하였다 . 이어 재정부에 서는 10월 1일 지방정부의 부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하여 채무한도를 상 향 조정하였고 10월 8일 발전개혁위원회에는 2025년에도 초장기 특별 국채발행을 예고하고 약 1,000억 위안의 공공 투자계획도 발표하였다. 한편, 중국 정부에 따르면 법정 정부 부채와 암묵적 부채를 합한 국가부 채는 중국 국내총생산의 약 67.5%에 이른다.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 산 규모는 약 126조 위안이었음을 고려하면 중국 국가부채는 약 85조 위안 규모이다. 이에 따라 올해 11월 8일 제14기 전국인민대표회의 상 무위원회 제12차 회의에서는 국무원이 제안한 <지방정부 부채한도 상 5 6 中国政府网, “中国人民银行将下调存款准备金率”, https://www.gov.cn/lianbo/ bumen/202409/content_6976048.htm?slb=true(검색일: 2024년 10월 21일). 中国政府网 , “ 中共中央政治局召开会议 分析研究当前经济形势和经济工作 中共 中央总书记习近平主持会议 ”,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09/ content_6976686.htm(검색일: 2024년 10월 21일). 83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향 및 암묵적 부채 재고 대체방안(国务院关于提请审议增加地方政府债务限额 置换存量隐性债务的议案)> 을 승인 결의함으로써 약 10조 위안(약 1,930조 7 원)을 지방부채 리스트 완화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지방 정부 부채한도를 6조 위안(한화 약 1,160조 원) 늘려 35조 5,200억 위안 으로 상향함과 동시에 약 4조 위안(한화 약 774조 원)의 지방채권을 향후 5년간 지방부채 해결에 사용하겠다는 것이다. 재정수입과 지출 간 격차 확대, 예상보다 낮은 세수증가율, 토지이전 수입의 감소 등으로 어려움 을 겪고 있는 지방정부에게 채무한도를 늘려 내재채무를 대체하였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이로 인한 부동산 경기 의 진작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는 내 수경제 활성화를 위한 직접적인 재정지원이 아니라 지방정부의 부채위 기를 완화시키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중국 내 경기 위축에 대하여 2008년 국제금융위기 때와 비 교하면서 일부에서는 오히려 상대적으로 더 심각한 위기 상황일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다. 김재덕(2024)은 중국의 경제가 글로벌 금융 위기 시보다 현재 낮은 경제 성장률, 높은 실업률, 불안한 부동산 시장, 수출 둔화 및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의 이유로 현 상황의 심각성을 설 명하였다. 이미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된 가운데 소비자들이 시장에 대 하여 신뢰하지 못하고 소비를 줄이고 있으며, 무엇보다 미국으로부터의 강력한 제재가 첨단산업 외에도 전반적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위기의식 까지 있기 때문이다. 7 84 中国政府网, “关于提请审议增加地方政府债务限额置换存量隐性债务的议案的说明”,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11/content_6985598.htm(검색일: 2024년 11월 21일).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중국 정부는 내수경기진작 차원에서 2024년 11월 2일 우리나라를 포함한 9개 국가를 2025년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최대 15일동안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무비자대상국으로 포함한다고 발표하였다8. 이 후 일본 등 9개 국가를 추가하여 총 38개 국가에게 무비자로 중국에 입 국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고, 체류기간도 15일에서 30일로 연장하였다 9 . 이러한 중국 정부의 조치는 코로나 국면에서 벗어났음에도 불구하고 늦어지는 경기회복에 대응하기 위하여 해외 여행객 유치를 위한 조치 로 평가된다. 무비자조치로 인하여 실제 2024년 말부터 한국과 일본 관 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결제수단의 폐쇄성과 중국에 대한 불신 등의 이유로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까지 회복되지는 못하고 있다. <표 3> 2008년 금융위기와 2024년 현재 중국 경제 상황 비교 지표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2023-2024 현재 GDP 성장률 9.6% (2008년) 4.8~5% (2023-2024년) 실업률 약 4.2% 약 5.3% (2023년 7월) 부동산 시장 안정적, 일부 조정 심각한 침체와 채무 위기 소비자물가지수 약 5.9% 상승 디플레이션 경향, 일부 하락 금리 정책 금리 인하 시작 추가 금리 인하와 준비금 인하 정부 재정 지출 대규모 재정 투입(소득 지원 등) 재정 확대 속도 조절 및 신중성 국제 무역 강력한 수출 성장 수출 둔화, 지정학적 갈등 증가 자료: 김재덕(2024), “최근 중국의 경기부양 정책동향과 시사점,” 산업연구원 중국산업경제브리프, 통 권 120호 8 9 中国政府网, “中国对斯洛伐克等9国试行免签政策”, https://www.gov.cn/lianbo/ bumen/202411/content_6984511.htm(검색일: 2024년 12월 31일).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 “ 关于进一步扩大免签国家范围并优化入境政策的通知 ”, https://www.fmprc.gov.cn/wjbzwfwpt/kzx/tzgg/202411/t20241122_11531285. html(검색일: 2024년 12월 31일). 85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4. 미국과의 전략경쟁 심화 미국은 2024년 1월 바이오 안보법(Bio Secure Act)을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발의하여 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하였고 9월에는 하원 상임위 원회를 통과함으로써 사실상 제정을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바이오 분 야에서도 국가안보 측면을 고려하여 국가안보상의 이슈가 있는 경우 중 국기업과의 거래를 금지하겠다는 의도를 담고 있다. 또한,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바이든 대통령은 2024년 5월 대중국 주요 수입품목에 대 한 관세 인상을 전격적으로 실시하였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0~7.5%였 던 관세를 2024년부터 25%로 인상, 반도체는 2025년부터 25%였던 관세 를 50%로 인상, 전기차는 무역법안 301조에 근거하여 25%에서 2024년 100%로 인상, 전기차용 배터리 및 소재는 2024년부터 7.5%에서 25%로, 태양광 셀은 2024년부터 25%에서 50%로 전격 인상하였다10. 이러한 미국정부의 대중국 공세에 맞서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주 요 핵심광물 소재 및 정·제련 기술 등에 대한 수출통제를 실시하였다. 이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사례가 보도되고 있지는 않지만, 언제든 통제 가 강화될 수 있어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예의 주시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시작된 핵심광물자원에 대한 중국 정부의 수출통 제가 2023년 12월에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흑연에 대한 수출통제로 이 어졌으며, 미국 정부는 흑연의 대중 의존도를 인식하고 해외 우려집단 10 86 The White House, “FACT SHEET: President Biden Takes Action to Protect American Workers and Businesses from China’s Unfair Trade Practices,” https:// www.whitehouse.gov/briefing-room/statements-releases/2024/05/14/factsheet-president-biden-takes-action-to-protect-american-workers-andbusinesses-from-chinas-unfair-trade-practices/(검색일: 2024년 9월 30일).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에 대해 지급하지 않겠다던 배터리 보조금 지급 제외조건에서 중국산 흑연을 추적불가한 요소(impracticable to trace)라며 2024년 5월 지급 제 외 유예를 공표하였다. 중국 정부의 핵심광물자원에 대한 수출통제는 2024년에도 이어져 9월에는 안티모니에 대한 통제가 발표되었다. 이는 일시적인 보복조치의 성격이 아니라 중장기적으로 전략경쟁에서의 협 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인 조치로 이해할 수 있다. 핵심광물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하여 조기경보체계를 구축하고 있는 나라가 우리나 라를 비롯해 여럿 있지만, 사실상 안티모니 수출통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만큼의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모니터링 하지 못한 것으로 파 악되고 있어 중국 정부의 수출통제는 적어도 단기적인 정책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되고 있어 전략경쟁의 중요한 조치수단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2024년 12월 말에는 중국 상무부가 2025년 수출허가증 관리목록 에 대부분의 주요 광물자원을 모두 포함시킴으로써 언제든 수출통제가 가능하도록 조치하였다. 87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표 4> 핵심광물 소재 및 정제련 기술에 대한 중국의 수출통제 시기 통제 상세내용 2023년 8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통제 2023년 7월 발표 8월 1일 시행 2023년 12월 흑연에 대한 수출통제 优化调整石墨物项临时出口 管制措施的公告 2023년 10월 발표 및 12월 1일 시행 고순도·고강도·고밀도 인조흑연, 천연흑연에 대하여 최종사용자 및 사용 인증 등을 심사하여 상무부가 수출허가증을 발급 2023년 12월 중국 상무부가 수출금지 및 제한기술목록을 발표 2024년 9월 중국 상무부가 안티모니 및 기타 품목과 분리제련기술에 대해 수출통제 2024년 8월 발표 9월 15일 시행 2024년 12월 2025년 수출허가증 관리목록 희토류, 텅스텐, 비스무스, 백금족, 리튬, 니켈, 코발 트, 망간, 바나듐 등 주요 광물 수출통제 (금지)희토류 추출 분리공정 (제한)희토류채광·선광·정·제련 자료: 김동수 외(2024), 전략경쟁시대 중국 신산업정책의 시사점,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2024-28의 내용 업데이트 한편,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인하여 반도체 제 조기업인 인텔을 비롯하여 글로벌 반도체 제조장비 기업들이 중국사업 을 철수하면서 중국 내 외국인 투자가 위축되고 있으며, 신규 직접투자 또한 감소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2023년 외국인 직접투자액을 실제 사용액 기준으로 전년대비 8.0% 감소한 1조 1,339억 위안으로 발표하 였다. 2025년 1월 발표한 2024년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실제사용액 기 준 전년동기대비 27.1%가 줄어든 8,263억 위안이라고 발표하였다11. 최근 감소하기 시작한 중국으로의 외국인 직접투자는 증가폭이 줄어 들다가 2023년에는 전년대비 감소하였고, 2024년에는 감소폭이 더욱 커졌다. 제조업 부문은 2024년에 전년대비 30.4%가 감소한 2,212억 위 11 中华人民共和国商务部, “2024 年全国吸收外资8262.5 亿元人民币”, https://www. mofcom.gov.cn/xwfb/rcxwfb/art/2025/art_61cf09e39b644ca18e684a1d0f87d0 9a.html(검색일: 2025년 1월 17일). 88 Ⅱ. 2024년 중국의 산업경제 현황 안을 기록하였고, 서비스업 부문은 전년대비 24.7%가 감소한 7,761억 위안을 기록하였다. 첨단기술제조업은 투자 감소폭이 77.4%로 더욱 심 각한 수준을 보였다. 중국해관 자료에서는 실제 중국 내 남아있는 외국 자본은 이보다 더 많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중국경제의 어려움을 반 영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견제에 유럽연합과 일본 등이 동참하면서 우리나라도 미·중 전략경쟁의 피해를 우려한 기업들의 대중 직접투자 가 급감하고 있다. 중국으로의 신규 직접투자의 감소와 중국 내 외국자본의 철수는 중 국의 수출입 감소요인이며, 벤치마킹 할 수 있는 글로벌 기업의 감소 및 유출이라는 점에서 중국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편,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은 물론 중국 내 외국기업에 대한 보이지 않은 차별적 인 요소와 불공정한 비즈니스 환경으로 글로벌기업이 중국 사업을 축소 하거나 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이 더 이상 기회의 땅 이라기보다 외국기업의 무덤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미국과의 전략경쟁 이 아니더라도 기술유출 및 중국기업의 추격과 중국 내 격화되고 있는 경쟁 등 비즈니스 환경이 악화되면서 첨단제조기업에서 범용 제품 제조 기업까지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첨단기술제 조업 분야에서 대중국 외국인직접투자의 변화가 이를 방증한다. 이러 한 추세가 가속화될 수 있어 중국 정부도 <외국인투자 진입 특별관리조 치>를 통하여 2024년판 리스트를 발표하였고, 사실상 제조업 부문에서 외상투자진입 네거티브리스트 전면 폐지를 11월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공표하였다.12 그러나 이러한 중국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12 中国政府网, 外商投资准入特别管理措施(负面清单)(2024年版), https://www.gov. 89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의 외국인 직접투자가 이전 수준으로 늘어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표 5> 대(對) 중국 외국인직접투자(단위: 억 위안, %) 2023년 2024년 실제사용액 전년동기비 실제사용액 전년동기비 제조업 3,179 -1.8 2,212 -30.4 첨단기술제조업 4,233 6.5 963 -77.4 서비스업 7,761 -13.4 5,846 -24.7 합계 11,339 -8.0 8,263 -27.1 자료: 中华人民共和国商务部, ”2024年全国吸收外资8262.5亿元人民币“, https://www.mofcom.gov. cn/xwfb/rcxwfb/art/2025/art_61cf09e39b644ca18e684a1d0f87d09a.html(검색일: 2025년 1월 17일) Ⅲ. 한·중 교역과 투자현황 1. 한·중 교역의 구조적 변화와 고착화 한국과 중국 간 교역규모는 2022년 약 3,104억 달러로 역대 최고 를 기록한 후 2023년 2,677억 달러로 급감하였다. 2024년 우리나라의 대중 교역규모는 전년대비 소폭 증가한 2,729억 달러였다. 수출은 전 년대비 6.6% 증가한 1,330억 달러였고, 수입은 전년대비 2.1% 감소 한 1,398억 달러를 기록하였다. 무역수지는 2013년 628억 달러 흑자 cn/gongbao/2024/issue_11606/202409/content_6976935.html(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90 Ⅲ. 한·중 교역과 투자현황 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해서 감소하였고 2022년 12억 달러 흑자 에서 2023년 약 180억 달러 적자를 기록하였다가 2024년 12월 말 기준 68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2023년의 경우 글로벌 경기둔화로 인 한 반도체 수요가 급감하면서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대중 반도체 수출 이 감소한 반면, 원자재 가격의 상승 등으로 인한 대중 수입은 증가하면 서 큰 폭의 대중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하였다. 적자폭은 2023년보다 줄 어들었지만, 2024년에도 상당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하였다. 무역수지 의 변화는 단기적 현상이라기보다 최근 10여 년 동안 꾸준히 구조적 변 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중 수출에 있어서 절대적인 비 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부문을 제외하면 대중 교역 적자 규모와 분 야는 더욱 크고 넓다고 볼 수 있다. 그림 7. 대중 교역 추이 200.0 백만달러 162.9 155.8 150.0 124.8 133.0 100.0 50.0 1.2 -18.0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6.8 2024 -50.0 -100.0 -150.0 -200.0 수출 수입 수지 -138.6 -154.6 -142.9 -139.8 자료: 산업통계분석시스템 ISTANS, https://www.istans.or.kr/main.html(검색일: 2024년 11월 5일)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2025.1.1), “2024년 연간 및 12월 수출입동향” 대중 수출 감소가 홍콩으로의 우회 수출로 상쇄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홍콩과의 교역을 포함해서 살펴보았지만, 대중 교역의 변화 추 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대홍콩과의 교역수지는 약 300억 달러 내외로 꾸준한 모습인 반면, 대중교역수지는 빠르게 하락하 91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을 포함한 대중 교역규모는 2021년 3,413억 달 러로 정점을 기록하였고, 교역수지는 2018년 996억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지난해 말 53억 달러로 최저치를 기 록하였다가 올해 11월까지 212억 달러를 기록함으로써 2024년에는 소 폭 개선될 전망이다. 그림 8. 대중 교역 추이(홍콩 포함) 250.0 백만달러 200.4 200.0 183.4 150.0 150.5 150.0 99.6 100.0 27.0 50.0 21.2 5.3 2005 2006 2007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2024 -50.0 -100.0 -129.3 -150.0 수출 수입 수지 -140.9 -156.5 -144.7 -200.0 자료: 산업통계분석시스템 ISTANS, https://www.istans.or.kr/main.html(검색일: 2024년 11월 5일) 산업통상자원부 보도자료(2024.12.1.), “2024년 11월 수출입동향” 올해 어느 정도 회복되었으나, 대중 무역수지가 이전의 수준으로 회 복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중국의 대한국 수입의존도는 점차 낮아지는 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입의존도는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러나 이 현상 자체는 지극히 당연하다. 대외 개방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상 원자재 및 중간부품 등의 수입이 많은 반면, 사실상 중국을 대 체할 만한 가성비 높은 제품에 대한 수입 대체국을 찾는 것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본질적인 것은 결국 중국제품의 품질이 향상되면서 중국제 품이 우리의 공급망에 점점 깊숙이 침투하고 있음을 의미하고, 이를 통 하여 우리는 우리의 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수출하거나 내수에 활용하는 92 Ⅲ. 한·중 교역과 투자현황 것이기에 구조적 변화로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지나친 대중 수입의존도 가 전략경쟁 상황에서 공급망 교란을 초래할 수 있고 의도적으로 중국 정부가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 리스크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대중 교역이 대규모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되고 적자의 규모 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현상 자체를 심각한 문 제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 교역규모가 꾸준히 증 가하고 있고, 교역수지도 특별히 악화되고 있지 않다면, 대중국 교역변 화는 우리나라에게 필요한 소재와 부품에 대한 수입이 중국으로 다소 집중되고 있음을 의미하고 사실상 중국보다 나은 수입대체국이 마땅하 지 않음을 의미할 뿐 그 자체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중국이 미국과의 전략경쟁 상황에서 우리나라를 중국의 입장으로 끌어들이려 하거나 대미 보복조치의 일환으로 우리나라까지 전략적으 로 수출통제를 통한 길들이기 형태로 활용할 경우, 단기적으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자칫 중국의 지나친 보복조치는 우리기업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완전히 배제 하는 움직임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중국조차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게 강경한 통제를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전체 수출 대비 대중국 수출 비중은 2018년 약 26.8%를 정 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24년에는 19.5%를 기록하였다. 제조업으로 보면 2022년 22.6%(약 1,536억 달러)에서 2024년 19.3%(약 1,317억 달러) 로 3.3%p나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기술산업군의 경우 전체 수 출에서 대중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약 28.7%로 높은 수준 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비중은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품 93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목별로 보면 대중 수출비중이 40% 이상인 분야는 40개의 제조업 분야 중 2개(통신기기와 유리)였다. 반도체의 경우 대중 수출 비중이 2022년 39.9%(518억 달러)에서 2024년 32.5%(457억 달러)로 7.4%p나 낮아졌다. 고위기술산업군에서는 정밀기기, 중고위기술산업군에서는 석유화학과 정밀화학 그리고 기타 전자부품, 전자기기 등 여러 분야에서 대중 수출 비중이 점진적으로 낮아지고 있다. <표 6> 주요 분야별 대중 수출입 규모와 비중 2022년 94 대중 수출 (십억달러, %) 2023년 2024년 2022년 대중 수입 (십억달러, %) 2023년 2024년 전산업 155.8 22.8 124.8 19.7 133.0 19.5 154.6 21.1 142.9 22.2 139.9 22.1 제조업 153.6 22.6 122.8 19.5 131.7 19.3 152.6 27.4 141.1 28.2 138.1 27.8 고위기술산업군 75.9 33.8 55.5 30.5 66.2 28.7 59.5 36.8 51.8 34.9 50.9 32.8 의약 0.3 4.1 0.3 3.7 0.3 3.2 1.3 10.4 1.2 9.3 1.2 10.0 반도체 51.8 39.9 36.0 36.4 45.7 32.5 27.0 36.2 20.1 32.4 23.1 32.2 디스플레이 4.9 27.5 3.8 22.0 4.5 26.3 0.4 29.8 2.0 60.9 2.3 63.9 컴퓨터 0.2 14.5 0.2 10.4 0.2 10.8 7.6 65.8 5.3 58.2 5.5 54.4 통신기기 2.4 21.3 7.1 43.5 8.2 45.6 6.1 44.6 6.7 48.1 5.7 44.0 가전 8.2 31.4 1.9 20.1 1.4 9.3 7.4 53.5 4.1 45.4 4.5 52.2 정밀기기 7.4 39.9 5.6 32.7 5.1 29.7 4.0 16.8 3.9 16.8 4.0 17.0 전지 0.6 6.0 0.5 5.0 0.5 5.7 5.7 91.8 8.4 93.9 4.4 82.8 항공 0.1 3.0 0.1 2.2 0.2 5.9 0.1 2.5 0.1 1.7 0.1 1.7 중고위기술산업군 53.5 20.8 46.2 17.4 45.1 17.1 49.0 30.7 47.4 31.5 43.1 30.4 석유화학 27.4 37.6 23.2 36.1 21.0 35.2 21.5 51.0 20.3 49.6 13.9 43.3 정밀화학 7.5 33.3 6.3 31.5 6.9 30.5 3.3 18.6 3.0 21.0 3.0 20.3 기타 전자부품 2.6 30.4 2.1 29.5 2.1 28.4 2.4 35.4 2.3 38.9 2.3 36.7 전기기기 3.5 20.4 3.0 16.5 3.1 15.3 6.7 36.3 6.5 38.2 7.0 39.4 일반목적기계 4.2 16.0 4.5 15.5 4.7 16.2 6.9 34.7 6.6 34.1 7.0 35.9 특수목적기계 6.7 22.4 5.3 18.4 5.7 20.0 2.7 9.6 2.5 9.8 2.6 9.9 자동차 1.6 2.1 1.6 1.7 1.7 1.8 4.8 19.7 5.6 22.0 6.8 28.2 철도 0.0 2.7 0.0 0.5 0.0 0.0 0.1 38.9 0.1 36.8 0.1 34.1 기타 수송장비 0.0 3.1 0.0 2.6 0.0 0.5 0.6 44.6 0.4 41.6 0.4 40.6 중저위기술산업군 19.8 11.8 16.8 10.9 16.3 10.6 24.0 15.6 22.5 17.8 23.7 19.1 석유정제 4.8 7.3 4.3 7.8 3.7 7.1 0.8 1.0 0.8 1.2 0.5 0.9 Ⅲ. 한·중 교역과 투자현황 2022년 대중 수출 (십억달러, %) 2023년 2024년 2022년 대중 수입 (십억달러, %) 2023년 2024년 고무 0.3 6.4 0.2 5.0 0.2 4.8 0.5 19.1 0.6 23.0 0.6 23.6 플라스틱 3.1 25.6 2.8 25.0 3.0 25.7 2.8 36.4 2.8 38.7 3.0 39.4 유리 0.9 45.4 0.9 49.0 1.0 51.2 1.3 45.0 1.1 46.1 1.1 44.7 세라믹 0.2 29.4 0.2 32.7 0.1 30.2 1.0 52.2 0.9 52.6 0.9 52.1 시멘트 0.0 8.5 0.0 1.1 0.0 4.2 0.1 58.6 0.1 55.8 0.1 52.6 기타비금속광물 0.2 23.9 0.2 20.1 0.2 23.9 0.8 57.0 0.7 57.9 0.7 58.6 철강 3.4 10.9 2.6 9.1 2.3 8.6 7.1 40.9 7.0 44.4 6.5 46.4 비철금속 4.5 25.7 3.6 24.0 3.3 22.6 3.3 15.5 2.6 15.0 3.0 16.1 주조 0.4 28.0 0.2 22.5 0.2 20.0 0.2 14.6 0.1 10.5 0.1 10.9 조립금속 1.8 12.3 1.8 11.9 1.8 13.6 5.1 52.1 5.4 54.1 6.2 56.1 조선 0.1 0.7 0.0 0.0 0.2 0.9 0.7 33.8 0.3 19.8 1.0 30.9 저위기술산업군 4.5 14.9 4.4 15.2 4.2 12.8 20.1 24.4 19.4 25.7 20.5 27.1 음식료 1.9 21.5 1.8 19.3 1.7 17.5 4.0 11.6 4.0 12.4 4.2 13.4 담배 0.0 2.1 0.0 2.3 0.0 2.8 0.1 12.5 0.0 2.8 0.0 3.3 섬유 1.0 9.7 0.8 9.9 0.9 10.7 3.0 48.6 2.7 49.4 2.8 50.4 의류 0.5 22.9 0.6 28.2 0.5 28.1 4.3 33.7 4.3 34.5 4.7 36.9 가죽·신발 0.2 19.0 0.3 25.0 0.2 21.7 2.4 28.2 2.4 30.1 2.5 33.0 목재 0.0 13.8 0.0 7.4 0.0 8.1 0.5 12.5 0.4 13.2 0.4 13.3 제지 0.4 12.9 0.4 13.1 0.4 12.3 0.8 18.6 0.9 22.6 1.0 26.2 인쇄 0.1 15.5 0.1 27.9 0.1 23.9 0.1 30.2 0.1 29.3 0.1 26.4 가구 0.2 22.0 0.2 19.8 0.2 15.9 2.1 68.3 2.0 69.0 2.2 69.1 기타 제조업 0.2 6.5 0.2 6.3 0.1 2.1 2.9 34.8 2.7 37.0 2.6 34.5 자료: ISTANS, istans.or.kr (검색일: 2025.1.20.) 주: 옅은색은 대중국 수출입비중이 40% 이상, 짙은색은 60% 이상 한국의 전체 수입 대비 대중국 수입 비중은 2020년 약 23.3%를 정 점으로 꾸준히 하락하여 2024년에는 22.1%를 기록하였다. 중국과의 수출입 비중은 상대적으로 최근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수출 비중의 하락폭이 수입 비중의 하락폭보다 큰 편이다. 고위기술산업군 에서 전체 수입 대비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2024년 약 32.8%로 매우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의 40개 분야 중 대중국 수입 비 중이 40% 이상인 분야는 14개였으며, 전지의 경우 2024년 무려 82.8% 95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지분야의 수입 중 중국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이 82.8%로 사실상 전적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음을 의미 한다. 수출에 비해 수입의 경우 대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아 향후 공급망 측면에서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 여전히 평균 이 상의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의 대중국 수입 비중도 최근 점차 비 중이 낮아져 2024년 약 32.3%를 기록하였다. 2. 한국의 대중 직접투자의 구조적 변화와 직면한 문제점 한국의 대중 신규 직접투자의 2023년과 올해 규모 면에서는 2000년 대 중반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대중 직접투자는 2022년 약 85억 4,000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23년 약 78.1% 가 급감한 18억 7,000만 달러를 기록하였고 2024년 9월까지의 신규 직접투자는 약 11억 4,400만 달러 규모로 지난해보다도 감소할 전망 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22년의 신규 직접투자의 약 50%에 해당 하는 42억 달러는 SK하이닉스(SK Hynix)가 인텔(Intel) 다롄공장을 인수 한 금액을 지불한 것이며, 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2022년의 신규투자도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실상 최근 3년 동안 빠르게 감소 한 신규투자에 대해서 일시적인 현상이며, 지연된 투자가 추후 폭발적 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는 실질적으로 어렵다. 그보다는 신규투자의 급감과 기존 중국진출기업의 사업축소 또는 철수 및 동남아 이전 등의 커다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중 신규 직접투자의 감 소는 향후 대중 수출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해야 할 변화 이다. 그동안 대중 직접투자로 인하여 한국의 모기업과 중국진출 자기 96 Ⅲ. 한·중 교역과 투자현황 업 간 거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만큼, 신규직접투자가 감소하거나 서비스업 분야로의 비중이 커진다는 것은 향후 대중 수출감소 요인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래의 그래프는 한국수출입은행의 해외직접투자통계를 바탕으로 대중 신규직접투자를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제조업 중심의 생산시 설 구축 등 그린필드형 직접투자에서 지분투자형 그리고 부동산과 금 융 등 부동산 분야로의 투자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한편, 이 그래프는 중국에 투자되었다가 철수하는 통계값은 보여주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 하면 한국의 대중 직접투자 현황은 더욱 심각한 수준일 수 있다. 이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소·영세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철수가 이 루어진 바 있고, 2010년 초반부터 삼성의 휴대폰 제조시설이 베트남으 로 이전하면서 가전업체와 디스플레이업체들이 이전 및 사업철수를 한 바 있다. 요약하면 대중 직접투자가 커다란 구조적 전환기에 있는 것으 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림 9. 우리 기업의 대중 신규 직접투자 추이 9,000 8,540 백만달러 8,000 7,000 6,000 5,000 4,000 3,000 2,000 1,867 1,144 1,000 1988 1990 1992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2014 2016 2018 2020 2022 2024 자료: 한국수출입은행, 해외직접투자통계 주: 2024년 통계값은 9월까지의 신규직접투자 97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우리나라의 대중 신규 직접투자 감소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 정 도를 들 수 있다. 첫째, 중국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우리나라 기업 들이 예전보다 중국 내에서 그들과 경쟁하기가 더욱 어려워졌다는 것 이다. 단순히 가성비만 높은 것이 아니라 중국제품의 품질도 향상되었 기 때문에 우리 기업 제품이 비교우위를 갖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둘째, 중국의 경제 성장으로 인하여 중국 내 생산비용이 상승하여 글로벌 생 산 거점을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혹은 인도 등으로 이전하는 추세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나라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중국 에 진출한 대부분의 외국기업이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며, 최근 중국 내 외국 자동차기업 대부분이 시장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 셋째, 미국과 중국 간 전략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반도체와 같은 첨단분야나 전기차용 배터리와 같은 민감한 분야는 오히려 중국이 아닌 미국으로 투자를 전 환하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3년 동안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 증가 폭은 대중 투자 감소폭을 넘어설 정도이다. 산업연구원이 실시한 중국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 국진출 우리기업의 가동률은 최근 저조한 편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 로 중국 정부의 봉쇄조치가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응답되었고, 최근 에는 중국 로컬기업의 경쟁력 상승으로 인한 경쟁심화를 애로사항으로 답하였다. 코로나의 영향이 사라진 2024년 조차 가동률은 전년도에 비 해 낮아진 편이다. 가동률이 80% 이상으로 응답한 기업이 18.4%에 불 과하고 이는 전년 조사 대비 약 4.0%p가 하락하였다. 향후 2~3년의 중 국 내 사업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확대할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 은 약 10.4%로, 전년 조사 대비 약 4.4%p가 하락하였으며, 축소할 예 정이라고 응답한 비중은 25%로 실태조사가 이루어진 이후 가장 높은 98 Ⅲ.한·중교역과투자현황 수준을 보였다. 이는 중국진출기업이 느끼는 비즈니스 환경이 점차 악 화되어 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두 가지의 이유로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중국 내에서 중국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불공정성 등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진출 우리기업이 사실 상 중국 내에서 경쟁력을 상실해가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림 10. 중국 진출기업 가동률 2024년 (500개사) 8.0 2023년 (508개사) 10.4 2022년 (406개사) 7.4 11.0 36.2 13.2 25.8 8.6 20%미만 13.8 40.1 28.5 0.0 22.4 34.2 42.4 8.3 18.4 28.1 36.0 2021년 (524개사) 4.8 5.5 2020년 (480개사) 5.6 26.4 7.3 31.9 20.0 40.0 20~40% 40~60% 25.6 60.0 80.0 100.0 60~80% 80%이상 자료: 중국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각년도 그림 11. 중국 진출기업의 향후 2~3년 전망 2024년 (500개사) 5.0 1.0 2023년 (508개사) 4.11.8 2022년 (406개사) 2.7 1.0 25.0 58.6 19.5 59.8 21.4 7.9 81.5 2020년 (480개사) 2.30.6 18.3 4 55.6 20.0 철수 14.8 67.0 2021년 (524개사) 1.31.7 11.5 0.0 10.4 40.0 이전 축소 23.1 60.0 유지 80.0 100.0 확대 자료: 중국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각년도 99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중국진출기업에게 가장 큰 경영상 애로사항은 현지의 수요부진과 경쟁심화 그리고 인력난으로 응답되었다. 실태조사가 시행된 2020년과 2021년에는 THAAD 배치결정에 따른 보이지 않는 보복조치로 인하여 중국 정부의 규제라고 응답한 기업이 많았으나 최근에는 본질적인 경쟁 력이 문제라는 인식이 큰 것으로 응답되었다. 인력난의 경우 빠르게 상 승하는 인건비와 숙련인력들이 경쟁사로 이직을 하면서 겪는 어려움이 크다고 응답되었다. 그림 12. 중국 진출기업의 경영상 애로사항 0.0 10.0 20.0 현지수요부진 수출부진 8.3 10.5 40.0 자금난 3.0 6.3 20.4 현지정부규제 3.9 8.4 70.0 11.7 28.0 16.7 12.6 원자재조달난 2.0 6.7 환율변동 1.0 5.4 60.0 8.5 4.1 17.3 경쟁심화 50.0 4.7 16.1 인력난 인프라미흡 30.0 46.3 8.6 7.9 13.0 1.6 경쟁력약화 1.8 5.4 18.5 1순위 2순위 3순위 자료: 김동수·김재덕(2024), 중국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2024년), 산업연구원 전망·동향자료 2024-15 3. 중국의 대한국 직접투자의 전략적 변화 중국기업의 대한국 직접투자를 도착금액 기준으로 보면 2015년 에 약 17억 7,400만 달러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점진적으로 줄었다가 2023년과 2024년 소폭이나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 100 Ⅲ. 한·중 교역과 투자현황 투자이민제도가 생긴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제주도로의 자본투자 가 증가하였고, 중국의 부동산개발사인 녹지(綠地)그룹이 제주도에 약 10억 달러 규모로 호텔·콘도·병원 등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그 이후 다소 줄어들던 중국기업의 대한국 신규 직접투자는 2023년에 전년대비 약 48.6% 늘어난 3억 500만 달러를 기록하였다. 2024년 중국의 신규 대한국 직접투자는 전년대비 약 669%가 증가한 5억 900만 달러를 기록 하고 있다. 그림 13. 중국 기업의 대한국 신규 직접투자 추이 2,000 1,800 백만달러 1,774 1,600 1,400 1,200 1,000 800 600 400 509 305 200 1990 1992 1994 1996 1998 2000 2002 2004 2006 2008 2010 2012 2014 2016 2018 2020 2022 2024 자료: 산업통상자원부, 외국인투자통계, https://www.motie.go.kr/kor/contents/104 (검색일: 2025년 1월 13일) 중국기업의 대한국 직접투자는 한 가지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자본을 이용한 지분투자에서 점차 그린필드(Greenfield)형 직접투자 형 태로 전환되고 있다는 것이며, 이는 대한국 직접투자 뿐만 아니라 중국 기업의 해외직접투자 전반이 비슷한 상황이다. 자본을 가지고 부동산 등을 매입하던 이전의 투자방식에서 점차 해외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101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위한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새만금과 포항 인근지역에 우 리기업과의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생산을 위한 합작투자를 추진하는 등 의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한편, 2024년은 서비스유통분야에서 중국기업의 한국투자가 두드러 진 한 해 였다. 2024년초부터 중국의 이커머스(e-Commerce) 기업들의 한국공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막대한 자본을 무기로 알리익스프 레스(AliExpress)와 쉬인(SHEIN) 그리고 테무(Temu)가 초저가 상품을 내 놓으며 우리나라의 쿠팡과 네이버, SSG닷컴 등을 위협하였다. 알리익 스프레스의 경우 3년 동안 1조 5,000억원을 투자하여 통합물류센터를 세우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하였다.13 이들 중국기업은 단기간 내에 회 원을 많이 확보하였으나, 과장 및 허위광고 그리고 유해물질 사용과 불 량제품 등의 이유로 부정적인 면도 있었다. 그러나 이커머스 유통시장 에서 중국기업은 단기간 내에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올리면서 우리기업 을 위협하는 경쟁자로 부상한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13 102 일요시사(2024.4.4.), “알리·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불편한 상륙기”, https://www. 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43007. Ⅳ.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Ⅳ.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1. 미·중 전략경쟁과 중국의 산업경제 그리고 한·중 경제협력 미국의 대중국 견제와 압박은 당분간 상수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 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러한 미국 주도의 강력한 전략경 쟁의 영향이 중국의 산업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하고 한·중 간 경제 협력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당분간 미국은 유럽연합과 일본 및 우리나라에게도 미국이 취하는 수준의 높은 강도로 중국에 대하여 반도체와 핵심광물자원 관련 수출통제를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런 강한 견제와 국제적 연대 통제가 중국의 기술발전을 무산시키 거나 지연시킬 수도 있고 아니면 그와는 반대로 오히려 중국의 기술자 립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 또는 국제적 연대의 느슨함이나 통제의 한계로 인한 실질적인 효과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가늠하기 힘들 지만, 미국의 견제와 압박으로 인한 중국의 산업경제의 영향은 단기적 으로는 부정적일 수 있으나 중장기적 측면에서는 오히려 어려운 환경이 기술개발에 좋은 동기로 작용할 가능성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전략경쟁의 정도가 심해지면 우리나라에게 선택을 강요하거나 미국 과 중국이 서로 보복조치의 수위를 올리다가 우리나라가 직접적 피해를 볼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은 매우 우려스럽다. 아직까지 이런 상황을 직 면하지는 않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전략적 가치가 낮아지면 우려하는 상 황이 빨리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우리나라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 103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서 전략적 가치를 높이는 일과 대항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 전략적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연계 및 중국과의 연계가 오히려 깊 어질 필요가 있다. 물론 첨단분야에서의 기술유출 등으로 자멸하는 경 우를 제외한다는 가정 아래 제품 공급망은 물론 기술 공급망을 고려한 차별화된 협력을 양국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요 구에 대항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사안별로 우리와 비슷한 입장에 있는 국가와의 공동 대응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우리의 경제안보를 공 고히 하기 위해서 국제협력 네트워크가 필요하고, 이러한 의미에서 최 근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전략적 접근도 필요하다. 또한, 전략경쟁의 영 향으로 중국에서 철수하는 글로벌 기업의 유치를 통한 우리의 산업경쟁 력이 제고될 수 있도록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2024년 말 미국의 47대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2025년 취임식 이후부터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보편적 관세 10% 부과는 물론 펜타닐 문제 관련 캐나다와 중국에 25%의 추가 관세부과가 구체화될 전망이다. 2025년 1월초 바이든 정부는 인공지능 반도체의 수출제한을 발표하면서 중국을 러시아 등과 함께 수출금지국 으로 분류하는 등 대중국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2. 한·중 경제협력의 위상 변화를 고려한 전략적 협력방안 우리나라의 기업이 중국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대이다. 이 시기 중국의 일인당 국내총생산은 3,000 달러를 밑도는 수준 이었다. 당연히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중국에서 생산하는 것이 생 104 Ⅳ.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산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므로 대중 직접투자가 빠르게 증가하였다. 지 금의 중국은 이미 일인당 국내총생산규모로 중진국에 해당한다. 초기에 저렴한 생산비용의 이점은 이제 중국이 아닌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인 도 등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리 기업도 상당수 중 국의 생산거점을 동남아시아로 이전하였다. 그러나 성장한 지금의 중국 에 대한 활용에 대해서는 전략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일 본 및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인당 국내총생산이 10,000달러가 넘어 서면서 성장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구조적 조정기에 놓여 있다. 지금의 대내외 여건을 극복하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을 수 있는 시기여서 더 욱 중요하다. 이러한 중국을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이 생산거점 또는 거대한 소비시장으로만 볼 것이 아니다. 중국 시장에 대한 면밀한 이해, 중국의 산업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필요하며, 중국의 신산업 육성 추이 와 커다란 흐름을 살피고 우리가 어떤 형태로 중국과 전략적 경쟁 및 협 력을 할지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이며, 빠른 결정이 필요하다. 그림 14. 한중일 경제성장 추이 60,000 50,000 40,000 34,017 32,423 30,000 20,000 12,720 10,000 1950 1960 1970 MYS 1980 KOR 1990 2000 CHN 2010 2020 2030 JPN 자료: Worldbank, World Development Indicator 105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3. 아세안을 비롯한 제3시장에서의 한·중·일 경쟁 중국은 일인당 국내총생산이 이미 12,500달러에 이르는 중진국 이다. 이는 동남아시아 및 서남아시아 나아가 아프리카나 중남미 국가 와 견주어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경제활동이 활발하고 발전 수 준이 높은 징진지(京津冀)와 창장삼각주(长江三角洲), 위에강아오대만구 (粤港澳大湾区), 쐉청청위권(双城成渝圈)과 같은 초광역경제권은 물론 산 둥성이나 장쑤성과 저장성 등은 약 2만 달러 수준의 중상위 지역이다. 상하이시의 경우 지난해 일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27,000달러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연히 이 지역에서의 생산비용은 동남아시아나 인도 등과 비교하면 월등히 높다. 이 사실은 중국 내 노동집약적 기업들도 생 산비용 절감을 위하여 해외진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자면 곧 중국기업들의 제3세계 국가로의 진출 러쉬가 예견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동남아시아 국가에 상당히 오랫동안 많은 직접투 자를 해 온 일본기업들도 중국기업의 진출에 따라 동남아시아 시장 등 지에서 현지 인력을 두고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대응 전략은 어떤 방향이어야 할지에 대 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우리 정부와 기업은 인도네시아나 베트남 또 는 인도의 정부가 한국과 중국, 일본 중 어느 국가를 신뢰할 수 있고 가 치를 공유하며 성숙한 파트너십을 가져가려 할지 고민한다는 사실을 염 두에 두어야 한다. 올해 9월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아프리카 협력포럼(中非合作论坛, FOCAC)에서 시진핑 주석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의 공동 이익을 위한 지지와 협력을 요청하는 답신을 발송하였고, 베이징 공동 106 Ⅳ. 한·중 경제협력의 새로운 패러다임 선언문에서 중국의 글로벌개발구상(Global Development Initiative, GDI) 과 글로벌안보구상(Global Security Initiative, GSI)의 이행을 위한 협력을 표명한 바 있다. 이 포럼의 하부포럼은 다양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개최 되면서 교류를 이어 왔다. 일본도 이와 비슷한 도쿄아프리카개발국제회 의(Tokyo International Conference on African Development, TICAD)를 오 래전부터 개최하면서 교류를 해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글로벌 3대구상(글로벌개발구 상, 글로벌안보구상, 글로벌문명구상)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 에게 미국중심의 글로벌 질서가 아닌 독자적인 질서 구축을 통한 재편 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가 벤치마 킹할 수 있는 중요한 국가이며, 그들도 중국처럼 체제의 변화 없이도 경 제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다. 결국, 세계의 여러 개발도상국 중 자원이 많고 시장규모가 큰 중요한 국가일수록 신 뢰할 수 있는 협력대상국이 되기 위하여 중국 및 일본과 경쟁을 해야 하 는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한 협력 모델의 발굴이 필 요하다. 4. 디지털전환 및 그린전환 시대를 대비한 한·중 경제협력 비록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의 강력한 통제로 중국이 많은 어려움 을 겪고 있지만, 이른바 4차 산업혁명 관련 디지털 기술은 중국이 상당 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미 원천기술은 물론 기술의 상용화에 있 어서도 서방 선진사회를 앞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디지털 전환 은 기존 제조업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중요한 기술이지만 그 범 107 2024년 중국 산업경제 및 한·중 경제관계 위가 매우 넓어 우리나라가 독자적인 경쟁력을 지니기는 쉽지 않다. 인 공지능 관련 기술이나 양자컴퓨팅의 사업화 및 상용화에서도 우리는 이 미 중국에 뒤처져 있다. 우리나라로서는 과거에 경험한 바와 같이 이 분 야에서 추격형 모드로 빠르게 전환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대중 직접투 자가 노동집약적 전통산업에서 머무르다가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지역 으로 이전할 것이 아니라 그와 동시에 중국의 우수한 디지털 기술을 습 득하기 위한 전략적이고 공격적인 직접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우리가 지닌 반도체 제조 관련 첨단기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국이 지 닌 디지털 첨단기술을 빠르게 흡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한편, 기후변화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그린전환 관련 분야도 중국이 상당히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의 발전 비중이 상대 적으로 높고 수소경제 관련 원천기술도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정부의 강력한 정책추진이 초기시장을 창출하면서 산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수소 생산에 있어서 가장 높은 가격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우리 나라 주요 기업들이 중국의 수소경제 생태계에 진입할 수 있도록 정책 적 배려를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우리의 기술이 유출된다기보다 중국이 선점하고 있는 디지털전환 및 그 린전환 첨단기술을 도입하고자 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으로부터의 제 재 대상이나 견제 대상이 아닐 수 있다. 108 참고문헌 [참고문헌] 김동수 외(2024), 전략경쟁시대 중국 신산업정책의 시사점, 산업연구원 연구보고서 2024-28 김동수·김재덕(2023), 중국진출기업 경영환경 실태조사 보고서(2023년), 산업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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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_6985598.htm. , “中共中央 政 治局召开 会 议 分析研 究当前经济 形 势 和 经济工作 中 共中央总书记习近平主持会议,” ht t p s://w w w.gov.c n/y aowen/ liebiao/202409/content_6976686.htm. , “中国对斯洛伐克等9国试行免签政策,” https://www.gov.cn/lianbo/ bumen/202411/content_6984511.htm. , “中国人民银行将下调存款准备金率,” https://w w w.gov.cn/lianbo/ bumen/202409/content_6976048.htm?slb=true. , 全国人民代表大会常务委员会关于实施渐进式延迟法定退休年龄的决定,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09/content_6974294.htm. 中华人民共和国商务部, “2024年全国吸收外资8262.5亿元人民币,” ht t ps:// www.mofcom.gov.cn/xwfb/rcxwfb/art/2025/art_61cf09e39b644c a18e684a1d0f87d09a.html.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关于进一步扩大免签国家范围并优化入境政策的通 知,” https://w w w.fmprc.gov.cn/wjbzwfwpt/kzx/tzgg/202411/ t20241122_11531285.html. ISTANS, istans.or.kr. The White House, FACT SHEET: President Biden Takes Action to Protect American Workers and Businesses from China’s Unfair Trade Practices,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 statements-releases/2024/05/14/fact-sheet-president-biden-takes- action-to-protect-american-workers-and-businesses-fromchinas-unfair-trade-practices/. Worldbank, World Development Indicator 110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신종호 | 한양대학교 ERICA 부교수 Ⅰ. 서론 Ⅱ. 2024년 중국지도부의 정세 인식 Ⅲ.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목표와 방향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Ⅴ. 결론: 전망과 시사점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Ⅰ. 서론 중국외교는 중국공산당 지도부의 대내외 정세에 대한 인식 변화에 기반하여 대외전략 목표를 재정립하고 이를 대외정책에 반영하는 방식 으로 진행되어왔다. 2022년 10월 개최된 제20차 당대회 ‘보고(報告)’에 서 중국 지도부는 외부로부터의 위협을 강조했고,1 이에 기반하여 ‘중 국특색 대국외교’ 추진을 통한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대외전략 목표 로 설정하였다. 2023년 3월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는 이러한 외 교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당과 국가의 기구 개편과 인사 구성을 단행 했다. 이 과정에서 시진핑 3기 지도부는 대외정책에서 중국공산당의 통 일적 영도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였다. 이는 곧 중국외교의 ‘중앙집권화 (centralization)’ 추세가 가속화되었다는 점과 함께, 중국외교가 당(黨)의 2 1 2 112 “习近平 :高举中国特色社会主义伟大旗帜 为全面建设社会主义现代化国家而团结 奋斗 --在中国共产党第二十次全国代表大会上的报告 ,” 『中国政府网 』, 2022 年 10 月 25日, https://www.gov.cn/xinwen/2022-10/25/content_5721685.htm(검색일: 2024년 1월 30일). Yu Jie, “China ‘under siege’,” Chatham House Research Paper, July 30(2024), Ⅰ. 서론 전략적 목표와 긴밀히 연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의미한다. 2023년의 중국외교 역시 당 지도부의 정세 인식에 기반하여 대외전 략 목표가 재정립되었고 이것이 대외정책에 반영되었다. 실제로 시진핑 3기 지도부 출범 당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속 및 미중 전략경 쟁의 심화 등으로 인해 중국을 둘러싼 대내외 전략 환경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외교는 국가원수 외교(元首外交; head-of- state diplomacy)와 전방위 외교 및 국제 담론권(话语权) 강화 등을 통해 자국에 우호적인 대외환경 조성에 집중하였다.3 특히 미국의 대중국 견 제와 압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2023년 11월 개최된 미중 정상회 담은 중국외교의 중대한 전환점이 되었다. 즉, 미중 정상회담에서 양국 모두 ‘관리된 경쟁’을 기치로 내걸며 국내 현안 해결에 초점을 맞추겠다 는 의지를 표출함으로써,4 양국관계가 안정적 관리 모드로 전환될 것이 라는 기대를 높였다. 그리고 2023년 전략환경 변화 과정에서 12월에 개 최된 중앙외사공작회의(中央外事工作会议)는 2024년 중국외교의 전략적 https://www.chathamhouse.org/2024/07/china-under-siege/centralizingforeign-policy-under-xi-jinping(검색일: 2024년 8월 1일); 신종호, “시진핑 3기 중국 대외정책의 지속과 변화: ‘중국특색대국외교’를 중심으로,” 『중국사회과학논총』, 제6권 제2호(2024), pp.27-63. 3 4 2023년 중국의 대외정책에 대한 평가는 이동규, “2023년 중국 외교 평가: 시진핑 3기를 맞아 강화된 국가원수 외교와 전방위 외교,” 『2023 중국 정세보고』(서울: 국립 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 2024), pp.115-164; 신종호, “2023년 중국외교 평가와 2024년 전망,” 『성균차이나브리프』, 통권 70호(2023), pp.67-72 참조. 刘卿、张腾军, “擘画中美关系的“旧金山愿景”,” 『光明网』, 2023年 11月 18日., https:// news.gmw.cn/2023-11/18/content_36973893.htm(검색일: 2024년 4월 24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미중관계의 다섯 개의 기둥-올바른 인식 공동 수립(共同树立 正确认知), 분쟁의 효과적인 공동 관리(共同有效管控分歧), 호혜 협력 공동 추진(共 同推进互利合作), 대국책임 공동 분담(共同承担大国责任), 인문교류 공동 촉진(共同 促进人文交流) 등-을 세울 것을 강조하였다. 113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기조와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였다.5 2024년은 시진핑 3기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두 번째 해로, 대내외 정세 변화에 대응하는 대외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다. 특 히,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외교적 우선순위에 기반하여 대외전략의 중점에 대한 전략적 조정을 진 행해야 하는 해였다. 대내적으로는 시진핑의 권력 기반 공고화와 함께, 청년실업률 증가와 부동산 위기 등과 같은 사회문제 해결을 통해 사회 적 안정과 통제를 유지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었으며, 경제적 차 원에서도 2023년에 시작된 경기부양책과 경제정책이 실제로 효과를 발 휘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2024년 7월에 개최된 제20기 3중 전회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강조했다는 점은 시진핑 3기 지도부가 경제사회 분야의 주요 개혁 과제를 본격적으로 추 진할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 과제였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대외적으로도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따른 전략환경 변화 및 2024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로 대표되는 국제정세 의 불안정성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였다. 이처럼 2024년은 시진핑 3기 지도부의 권력 공고화와 정책 성공 여부를 결정 짓는 해로, 시진핑 체제가 직면한 정치적 도전과 경제적 위기를 극복하 고 국제사회에서의 입지를 강화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이다. 이 글은 2024년 중국지도부의 정세 인식에 기반하여 중국외교의 목 표와 방향 및 우선순위를 분석·평가하고, 2025년을 전망함으로써 한 5 114 “中央外事工作会议在北京举行 习近平发表重要讲话,” 『中国政府网』, 2023年 12月 28日,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312/content_6922977.htm(검 색일: 2024년 5월 28일). Ⅱ. 2024년 중국지도부의 정세 인식 국이 참고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위해, 먼저, 중국이 처한 대내외 전략환경에 대한 평가와 함께 2023년 12월 개최된 중앙외사공작회의 내용을 바탕으로 2024년 중국외교의 핵 심 목표와 방향 및 우선순위를 제시한다. 다음으로, 2024년 중국외교 의 구체적 추진 현황과 특징을 4대 축-강대국외교, 주변국외교, 개발도 상국외교, 다자외교-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평가한다. 또한 2024년 중 국외교의 전략적 조정 현황과 특징에 기반하여 2025년에는 어떤 방향 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전망하고, 한반도에 주는 정책적 시사점을 도출 한다. Ⅱ. 2024년 중국지도부의 정세 인식 1.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정세 인식 변화 중국의 역대 지도부는 시대(時代)에 대한 인식에 기반하여 대외전 략 목표와 방향 및 대외정책을 설정했으며, 이러한 경향성은 시진핑 지 도부 출범 이후에도 지속되었다. 시진핑 1기 출범 당시 중국은 향후 5~10년이 ‘전면적 소강사회 건설’을 위한 ‘전략적 기회의 시기(战略机遇 期)’로 인식하고, ‘강대국 정체성’에 부합하는 적극적인 대외정책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6 특히 외부(특히 미국)로부터의 위협에 대응하는 6 胡锦涛, “坚定不移沿着中国特色社会主义道路前进, 为全面建成小康社会而奋斗,” 『人 民网』, 2012 年11 月9 日, http://politics.people.com.cn/n/2012/1109/c1001- 115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형태로 대외정책을 추진했다. 시진핑 2기 지도부는 대내외 정세의 급격 한 변화를 반영하여 ‘신시대(新時代)’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글로벌 경제 침체와 지역적 차원의 충돌과 갈등 과정에서 중국이 이전과 다르게 좀 더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하였다.7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정세 인식이 전임 지도부와 다른 점은 중국의 힘(power)과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함과 동시에 현재를 중국이 외 부로부터의 견제와 도전에 직면한 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 히 중국지도부는 국제정세에서 “100년간 없던 대변혁(百年未有之大变局)” 이 일어나고 있고, 특히 서방국가(특히 미국)의 중국에 대한 봉쇄와 억압 이 장기전 양상을 띨 것이라고 인식한다.8 이처럼 중국지도부가 언급하고 있는 국제정세의 변화는 중국의 장 기적인 부상과 미국패권의 점진적 약화(decline)를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미국패권의 약화는 중국으로 하여금 새로운 국제질서 창출 을 위한 유리한 국제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즉,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 19529890.html(검색일: 2024년 1월 30일). 7 8 116 习近平, “决胜全面建成小康社会 夺取新时代中国特色社会主义伟大胜利: 在中国共产党 第十九次全国代表大会上的报告,” 『人民网』, 2017年 10月 27日, http://cpc.people. com.cn/19th/n1/2017/1027/c414395-29613458.html(검색일: 2024년 4월 24일); “习近平:在第十三届全国人民代表大会第一次会议上的讲话,” 『新华网』, 2018年 3月 21日, http://www. xinhuanet.com/ politics/2018-03/20/c_1122566452.htm(검 색일: 2024년 4월 24일). “新发展阶段新在哪里?陈一新从八个方面进行阐释,” 『中国网』, 2021年 01月 22日, http://zw.china.com.cn/2021-01/22/content_77144321.html(검색일: 2024년 4월 24일); “习近平:高举中国特色社会主义伟大旗帜 为全面建设社会主义现代化国家 而团结奋斗--在中国共产党第二十次全国代表大会上的报告,” 『中国政府网』, 2022年 10月25日, https://www.gov.cn/xinwen/2022-10/25/content_5721685.htm(검 색일: 2024년 4월 24일); “中央外事工作会议在北京举行 习近平发表重要讲话,” 『中 国政府网』, 2023年 12月 28日,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312/ content_6922977.htm(검색일:2024년 4월 24일). Ⅱ. 2024년 중국지도부의 정세 인식 고 있지만 미국이 중국을 모든 분야에서 압도할 수 없는 상황에서, 중국 은 미국과는 다른 주장-즉, 다극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등-을 제기 함으로써 자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9 이러한 상황에서 2023년 11월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은 2024년 중 국외교의 전략적 조정을 가능케 한 중요한 계기로 작용하였다. 즉, 중국 은 미국과의 직접적인 충돌을 잠시 회피한 상태에서 대외정책의 우선순 위를 조정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23년 12월에 열 린 중앙외사공작회의 및 ‘2023년도 해외주재 대사 업무 회의’는 중국지 도부의 대외전략 목표와 방향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전략적 조정을 확인 할 수 있는 중요한 회의였다.10 9 2024년 11월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서 시진핑 국가 주석이 ‘세계 대변혁’ 추세를 강조하고 미국의 보호주의 가능성에 대비한 자유무역 의 중요성 및 경제의 글로벌화 등을 강조함으로써 국가 간 협력을 호소하였다. 习近 平, “共担时代责任 共促亚太发展--在亚太经合组织第三十一次领导人非正式会议上 的讲话,”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4年 11月 16日, https://www.mfa.gov.cn/ zyxw/202411/t20241116_11527602.shtml(검색일: 2025년 1월 4일 ). 10 ‘당-국가 체제’의 특성상, 중국의 대외정책 관련 당의 ‘결정’이 국무원 각 부 (部)·위원회(委员会)의 정책 ‘집행’에 직접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이번 ‘중앙외사 공작회의’는 2024년 중국외교의 목표와 우선순위를 가늠하는 중요한 회의였다. “中央外事工作会议在北京举行 习近平发表重要讲话,” 『中国政府网』, 2023年 12月 28日,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312/content_6922977.htm(검 색일: 2024년 5월 28일). 2023년 12월 29일 열린 ‘2023년도 해외주재 대사 업무 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앙외사공작회의 결과를 언급하고, 대사(大使)들 이 이를 철저히 이행하고 성과를 창출할 것을 지시했다. “习近平接见2023年度 驻外使节工作会议与会使节并发表重要讲话,”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3年 12月 29日., https://www.mfa.gov.cn/web/wjdt_674879/gjldrhd_674881/202312/ t20231229_11215237.shtml. 117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2. 중앙외사공작회의 주요 내용 2023년 12월, 중국은 중앙외사공작회의를 개최하여 중국 외교의 목 표와 방향을 재정립했다. 이 회의는 시진핑 지도부 출범 이후 세 번째로 열린 중요한 회의로,11 2024년 중국 외교의 우선순위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였다. 특히 시진핑 주석은 2023년 12월 29일 베이징에서 열린 ‘2023년도 해외주재 대사 업무 회의’ 참석자를 접견한 자리에서 해 외 주재 대사들에게 중앙외사공작회의 결과를 철저히 이행하고 새로운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12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논의된 주 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당의 지도력 강화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외교의 핵심이 당의 지도력(领导)에 있음을 강조하며, 당 중앙의 집중적이고 통일적인 지도를 견지해야 한다고 역설했다.13 둘째, 역사적 대세와 사명을 강조 하였다. 회의에서는 인류 발전과 진보의 큰 방향은 변하지 않으며, 세계 11 12 13 118 2014년과 2018년 중앙외사공작회의는 다음을 참조. “习近平出席中央外事工作 会议并发表重要讲话 ,” 『共产党员网 』 , 2014 年 11 月 29 日 , https://news.12371. cn/2014/11/29/ARTI1417254669280703.shtml; “习近平在中央外事工作会 议 上 强 调 :坚 持 以 新 时 代 中 国 特 色 社 会 主 义 外 交 思 想 为 指 导 努 力 开 创 中 国 特 色大国外交新局面 ,” 『华语环球 』, 2018 年 06 月 25 日 , https://chinese.cri.cn/ chinese/145/20180625/149123.html. “习近平接见 2023 年度驻外使节工作会议与会使节并发表重要讲话 ,” 『中华人民共和 国外交部』, 2023年 12月 29日., https://www.mfa.gov.cn/web/wjdt_674879/ gjldrhd_674881/202312/t20231229_11215237.shtml. “中央外事工作会议在北京举行 习近平发表重要讲话 ,” 『中国政府网 』, 2023 年 12 月 28日,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312/content_6922977.htm(검색 일: 2024.5.28.). 이와 관련하여 2023년 11월 27일에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 의에서 <중국공산당 외사업무 지도 조례(中国共産党領导外事工作条例)>를 심의함으로 써 중국외교에 대한 당의 영도적 역할을 ‘제도화’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中共中央政 治局召开会议 中共中央总书记习近平主持会议,” 『新华网』, 2023年 11月 27日, http:// www.news.cn/2023-11/27/c_1129995316.htm(검색일: 2024년 5월 28일). Ⅱ. 2024년 중국지도부의 정세 인식 역사가 굴곡을 거치며 전진하는 논리 또한 변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 했다. 국제역량의 다극화, 국제관계의 민주화, 글로벌 거버넌스의 공동 논의 및 건설, 인류 운명 공동체 형성을 중요한 목표로 제시했다. 중국 은 국제적 영향력을 높여 ‘중국식 현대화’를 위한 유리한 국제 환경을 조 성하고자 한다. 셋째, 시진핑 국가주석은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중국 외교의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이를 위한 구체적인 틀을 제시했다. 즉, 평등하고 질 서 있는 다극화 세계와 포괄적이고 포용적인 경제 글로벌화를 소위 ‘중 국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한 다극화 과정은 안정적이고 건설적이어야 하며, 모든 국가가 평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글로벌화는 개발도 상국의 발전에 기여하고, 세계 각국의 상호 이익을 증진하며, 글로벌 공 급망의 안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넷째, 신시대 중국특색 대국 외교를 위한 4가지 방침과 원칙으로 자 신감과 자주성, 개방과 포용, 공정과 정의, 협력과 상생을 강조했다. 다 섯째, 시진핑 주석은 외교관들에게 당에 충성하고, 용감하게 개척하며, 국가이익을 수호하는 외교 철군(铁军)이 될 것을 요구했다. 투쟁 정신을 발휘하여 원칙적인 문제에서는 양보하지 않고, 전략적인 문제에서는 유 연하게 대응하며 투쟁의 주도권을 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중앙외사공작회의는 중국공산당의 지도력을 중심으로 중국 외교의 역할과 역사적 사명을 강조하고 있으며, 인류 운명 공동체 구축을 핵심 목표로 설정하고 구체적인 방침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중앙외사공작회의 논의 내용의 대부분은 2024년 중국의 대외정 책 목표와 우선순위에 반영되어 있다. 119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Ⅲ.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목표와 방향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은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신시대 중국특색 대국외교’ 전략을 기반으로 하며, 2023년 12월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제시된 외교 사상을 주요 지침으로 삼고 있다. 2024년은 중화인민공화 국 수립 75주년으로, 중국은 대외정책의 성과를 가시화하는 데 집중하 고 있다. 2024년 중국 대외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강대국으로서의 입지 확립 이다. 중국은 ‘중국특색사회주의’를 통해 국가주권과 안보 및 발전이익 을 수호하고 민족 부흥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리고 2024년 중국외교의 최우선순위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인 류운명공동체 구축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제시한 ‘중국특색대국외교’의 최상위 목표이자 기본 원칙으로서,14 지속 가능한 평화, 보편적 안보, 공 동 번영, 개방과 포용, 깨끗하고 아름다운 세계 건설 등을 추구한다. 이 를 위해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 새로운 유형의 국제관계 구축, 3대 글로 벌 이니셔티브(‘글로벌 발전 이니셔티브’,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글로벌 문 명 이니셔티브’) 및 ‘일대일로’ 사업을 활용한다. 이처럼 2024년 중국은 강대국 입지 확립 및 인류운명공동체 구축 14 120 2024년 3월 ‘정부업무보고’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중국외교 업무의 주축과 최상위 설계를 강조하였고, 왕이(王毅)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역시 2024년 3월 전국 인민대표대회 기간 중 개최된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세계질서가 혼란과 변화 및 도전 에 직면해 있지만, 중국은 자국의 발전을 통해 세계 평화와 발전에 기여할 것이고, 다 양한 분야와 형식의 운명공동체 구축이 중국특색 대국외교의 목표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王毅展望2024年中国外交:更加自信自立,更加开放包容,主持公道正义,推 动合作共赢,”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4年 3月 7日, https://www.mfa.gov.cn/ web/wjbzhd/202403/t20240307_11254876.shtml. Ⅲ.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목표와 방향 을 위한 다양한 실천 방안을 강조하였다. 첫째, 다극화된 세계 질서 구 축 및 다자주의 강화를 강조하였다. 중국은 유엔 등 다자주의를 통한 글 로벌 거버넌스 참여를 확대하여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한다.15 중국식 다자주의는 모든 국가의 평등을 기반으로 하며 패권주의 와 강권 정치에 반대하고 국제 관계의 민주화를 추구한다. 둘째, ‘중국식 현대화’ 실현을 위한 국제 협력을 강조한다. 중국은 자 국의 안정적인 발전을 위한 유리한 국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외교 역 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은 국제적 영향력, 매력, 형성력을 새로운 차 원으로 끌어올려 ‘중국식 현대화’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고자 한다.16 2024년 중국이 유럽에 대한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사우스에 대한 영 향력을 확대하고 있는 이유이다. 셋째, 중국은 국가주권 수호 및 핵심이익 보호를 강조한다. 2023년 12월 중앙외사공작회의 및 2024년 3월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중국 은 모든 형태의 강권 정치와 괴롭힘 행위에 맞서 싸울 것을 천명하며, 국가 이익과 민족적 존엄성을 강력하게 옹호할 것을 강조하였다. 중국 은 국가주권, 안보, 발전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컨센서스’를 견지하며 대만 독립 분열 활동에 단호히 반대한다.17 또 15 2023년 12월말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중국이 주장하는 다자주의 는 ‘모든 국가의 평등’을 기반으로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반대’하고, ‘국제관계의 민 주화(国际关系民主化)’를 추구하는 중국식 다자주의임을 명확히 하였다. 2024년 3월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도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와 ‘포용적이고 균형적 인 경제 글로벌화’를 주장하였다. 16 특히 “중국이 발전할수록 세계는 더욱 안전해진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안정적인 주변환경 확보를 통한 국내 경제사회문제 해결에 집중하고자 하는 당 지도부의 의지 를 보여주었다.“中国越发展,世界越安全,” 『新华社』, 2023年 12月 30日. 17 2024년 6월 21일 중국 최고인민법원, 최고인민검찰원, 공안부, 국가안전부, 법무 부 등은 공동으로 <대만독립세력의 국가분열 및 분열 선동 범죄를 의법 처벌하는 것 121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한 홍콩과 마카오의 ‘일국양제’ 방침을 유지한다. 넷째, 대외 개방 확대 및 국제 협력 강화를 강조한다. 중국은 ‘고수 준’ 대외 개방을 강조하며, ‘일대일로’ 공동 건설, 자유무역시험구 건설,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등을 통해 대외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 특히 ‘일대일로’ 공동 건설을 고품질로 추진하고, 자유무역시험구(自贸试 验区) 건설, 외국인 투자 유치 확대, 무역 규모 및 구조 개선 등을 통해 대외 경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였다. 다섯째, 국제담론권 확보를 강조한다. 중국은 국제적인 언어와 방식 으로 ‘중국 이야기(中国故事)’를 전달하여 세계가 새로운 시대의 중국을 더 잘 이해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2024년에도 국제담론권 확 대를 위한 중국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은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확 고히 하고, 국제질서 재편을 통해 자국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를 위해 중국은 다자주의를 강화하고, 인류운 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하며, 국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과 관련된 의견(关于依法惩治“台独”顽固分子分裂国家、煽动分裂国家犯罪的意见)>을 발표 했다. ‘의견’은 기존의 <반분열국가법(反分裂国家法)>의 관련 규정을 구체화하고 보완 한 것으로, 대만독립세력의 행위를 국가 분열 범죄 및 분열 선동 범죄로 규정하고,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이러한 조치는 2024년 5월 취임 한 대만 라이칭더 정권과 대만 독립 세력에 대한 경고로서, 중국정부가 대만독립 분 열 행위를 결코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最高人民法院 最高人 民检察院 公安部 国家安全部 司法部印发《关于依法惩治“台独”顽固分子分裂国家、煽动 分裂国家犯罪的意见》的通知,” 『新华网』, 2024年 06月 21日, https://www.moj.gov. cn/pub/sfbgw/zwxxgk/fdzdgknr/fdzdgknrtzwj/202406/t20240621_500840. html. 122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중국의 대외정책은 국가·지역별로 4개의 축(軸)-대국외교(大国外 交), 주변외교(周边外交), 개발도상국외교(发展中国家外交), 다자외교(多边 外交)-으로 구분하여 외교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중국을 둘러싼 대내외 정세 변화에 따라 중국외교 4대 축의 기본 방향이 조정되기도 하고 우 선순위 역시 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시진핑 집권 초기 중국은 대내 외적으로 안정적인 전략환경이었다는 점에서 강대국외교(특히 미중관계) 가 핵심적으로 고려되고 그 다음으로 주변국외교와 개발도상국과의 관 계가 뒤따르는 구조였으나, 시진핑 2기와 3기를 거치면서 중국을 둘러 싼 주변환경이 우호적이지 않다는 인식하에 중국의 대외정책의 우선순 위 역시 강대국외교에 과도하게 기대하기 보다는 주변국외교와 개발도 상국외교를 좀 더 중시하기 시작했다.18 2024년 중국 외교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신시대 중국특색대국외 교의 목표로 삼고,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국제 평화와 안정을 모색 하는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평화롭고 안정적인 외부 환경을 적극적으로 조성하고자 노력하였다. 이러한 외교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은 강대 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주변지역의 평화와 안정적 발전을 중 시하며,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대표되는 개발도상국과의 단결 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했다. 18 2023년 중국외교의 경우, 시진핑 3기 지도부가 막 출범한 시점에 중국은 국가원수(元 首)외교와 함께 러시아 등 전통적 우방국과의 관계 강화와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 확대에 중점을 둔 ‘전방위 외교’를 추진하는 특징을 보였다. 이동규, “2023년 중국외 교 평가: 시진핑 3기를 맞아 강화된 국가원수 외교와 전방위외교,” 『2023 중국정세보 고』(서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중국연구센터, 2024), pp.115-164. 123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1. 대국외교: 강대국관계의 안정적 관리 대국외교는 중국외교의 핵심이며(大国是关键), 기본적으로 미국과 러 시아 등 강대국을 대상으로 한다.19 다만, 국제정치의 속성상 어느 강 대국이 다른 강대국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중 국의 대국외교는 역시 미국이나 러시아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기 보다는 강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거나 강대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외교활동을 전개해왔다. 중국의 대국외교에서 미국과 러시아는 여전히 핵심 대상국가이며, 미국이 중국에 미치는 영향력과 전략적 중요성은 이미 명백하다. 하지만 중국은 개방된 경제환경을 유지하는 데 얼마나 유리하느냐에 따라 미국 과 러시아 및 유럽연합(EU) 등 서방 강대국들과의 관계 발전에 우선순위 를 두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에 대응하기 위해 러시아 를 전략적 협력 파트너로 인식해왔고, 최근에는 EU 국가들과 관계를 강 화하여 미중 전략경쟁의 우군으로 활용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중국의 강대국외교에서 미국과의 관계는 2023년 11월 미중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이어받아 비교적 원만하고 안정적으로 관계를 관 리해오고 있다. 미중 양국 정상은 전화 통화(4월 2일)와 11월 APEC 회의 계기 미중 정상회담 등을 통해 소통하고 있으며, 양국 실무 장관급 교류 와 협력은 비교적 활발하게 이어지고 있다.20 다만 첨단 과학기술을 둘 124 19 중국에서 ‘대국외교’는 대체로 두 가지 의미-중국이 강대국으로서 추진하는 외교, 중 국이 주요 강대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외교-가 있으나, 본문에서는 “중국이 강대국 으로서 강대국을 대상으로 추진하는 외교” 의미로 사용한다. 20 2024년 왕이 외교부장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회담(1월 27일) 및 소통(8월 28일), 앤터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과 면담(2월 17일, 4월 26일, 7월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러싼 경쟁이 지속되고 있고, 미중 간 전략경쟁 추세가 완전히 해소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당 선됨에 따라 중국의 대미정책은 또 다른 변화를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2024년 중국의 러시아와의 관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지 속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략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왕이 외교 부장은 2024년 3월 내외신 기자 대상 질의응답을 통해 중러관계의 중 요성을 강조하였다. 즉, 러시아의 천연가스와 중국산 자동차가 양국 모 두에게 기회가 되고 있고, 중러관계의 발전이 곧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 는 것임은 물론 세계발전에 공헌할 것이라는 것이다.21 또한 5월에는 푸 틴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하였고, 양국은 공동성명을 발표하며 중 러 관계의 ‘다섯 가지 원칙’-상호 존중, 평등관계 유지, 상호 이익 추구, 협력을 통한 공동 발전 추구, 유엔헌장 및 국제법 원칙 준수-을 제시하 여 협력의 방향을 설정했다.22 7월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러시아를 방 문하여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10월 러시아에서 열린 BRICS 정상회의 에서 중러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23 중국과 러시아 간 실무 장관급 회 27일, 9월 28일) 등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미국의 재닛 옐런 재무장관 역시 2024년 4월에 중국을 방문해 리창 총리와 허리펑 부총리 등을 면담했다. 21 “ 王 毅 : 中 俄 打 造 了 不 同 于 冷 战 旧 时 代 的 大 国 关 系 新 范 式 ,” 『 中 华 人 民 共 和 国 外 交部 』, 2024 年 3 月 7 日 , https://www.mfa.gov.cn/web/wjbzhd/202403/ t20240307_11254886.shtml. 22 23 “푸틴, 국빈방문 일정 시작…중국의 우크라이나 전쟁 ‘전략적 양다리’ 흔드나,” 『경향신문』, 2024.05.16., https://www.khan.co.kr/world/europe-russia/ article/202405161708001; “中华人民共和国和俄罗斯联邦在两国建交75 周年之际 关于深化新时代全面战略协作伙伴关系的联合声明 ,” 『中国政府网』, 2024年5月16日,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05/content_6951404.htm(검색일: 2024년 11월 4일). “习近平同俄罗斯总统普京举行会晤 ,”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 2024 年 10 月 23 日 , https://www.mfa.gov.cn/zyxw/202410/t20241023_11511727.shtml. 125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담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었다.24 주목할 점은 2024년 4월에 미국 재 무장관과 러시아 외교장관이 동시에 베이징에서 중국의 고위급(총리, 부 총리, 외교부장 등)을 면담했다는 사실이며, 이는 곧 중러관계가 미중관 계와 비슷한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여전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갈등이 중국에 미치는 위험에 대해 우려를 갖고 있으며, 최근 북한과 러 시아의 밀착으로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 국이 직면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2024년 중국의 강대국외교에서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EU의 중요 성이 커졌다는 점이다. 2023년 11월 미중 정상회담 이후 미중 전략경쟁 이 다소 완화 추세를 보이면서 중국의 전략적 중점이 EU와 중동 및 글 로벌사우스 국가·지역으로 변화될 조짐이 보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 국은 2023년 11월에 그동안 중국-EU 관계에서 주요 논란 중 하나였던 리투아니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했고,25 2024년에 들어서면서 중 126 24 2024년 왕이 외교부장은 러시아 외교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와 통화(1월 10일) 및 회담(4월 9일, 5월 21일, 6월 10일, 7월 26일, 9월 26일)을 진행했고, 러시아 이르쿠츠 크 주지사 코브제프와 회담(6월 12일), 러시아 연방 안전보장회의 서기와 면담(9월 11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 접견(9월 12일), 러시아 외교차관 면담(10월 30일) 등을 진 행했다. 7월에는 중국-러시아-몽골 3국 외교장관 협의(7월 4일) 및 제1차 중국-러 시아-라오스 3국 외교장관 회담(7월 26일) 등에 참석했고, 9월에는 제3차 중국-러 시아-파키스탄-이란 4개국 외교장관 아프가니스탄 문제 비공식 회의(9월 28일)에도 참석하였다. 25 EU는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중국이 러시아를 규탄하지 않 은 것에 대해 수 차례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2023년에는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 장이 중국에 대해 ‘디리스킹’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이후 중국산 전기차를 대상 으로 하여 반(反)보조금 조사를 착수한 바 있고, 중국은 이에 대해 강력한 반발과 함 께 2024년 1월 5일에 중국 상무부가 EU산 브랜디를 대상으로 반덤핑 조사를 진행하 겠다고 발표하는 등 양측의 갈등은 지속되어 왔다.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국-EU 간에는 다양한 고위급 대화와 소통이 이루어지기 시작했으며,26 11월에는 중국외교부가 EU 일부 국가들을 대상으로 무비자 입국 정책 을 발표했다.27 중국에게 있어서 EU는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강조 되고 있는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 주장을 실현해 나가는 데 있 어서 매우 중요한 국가이다. 따라서 중국은 EU에 대해 전략적으로 좀 더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입장을 취할 것을 희망하고 있으며, EU측에서 는 고위급 상호 방문을 통해 양측이 오해를 줄이고 상호 기대를 조정하 며 전략적이고 방향적인 의제를 모색할 기회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중국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나라는 서유럽의 프랑스와 독일, 그리고 중·동부 유럽 국가들이다. 2024년 1월 27일 중국-프랑스 수교 60년을 맞이하여 신화사가 발표한 논평에서도 중국은 프랑스와의 외교·경제· 사회·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성과를 강조하면서, 상호 핵심이익 과 중대한 관심사에 대한 존중과 함께 다층적이고 다차원적인 의사소통 경로를 통해 공감대를 확대하여 신뢰를 증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 26 시진핑 국가주석은 2024년 1월 중국을 방문한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올해 EU와의 관계 진전에 협력하고 싶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중국은 2018년 9월 벨기에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이후 5년 동안 지속되어 온 벨기에산 돼지고기 수입금지 조처를 해제한다고 발표하였다. 또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역시 2017년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 이후 처음으로 2024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 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대기업과 정부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하여 기조연설 을 했고, 순방 기간 동안 스위스와 아일랜드를 공식방문하였다. 27 2024년 11월부터 시행되는 무비자정책 대상 9개 국가는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 크, 슬로바키아, 아이슬란드, 안도라, 모나코, 리히텐슈타인, 한국 등이다. “2024年 11月1日外交部发言人林剑主持例行记者会,”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4年 11月 01 日 , https://www.mfa.gov.cn/web/wjdt_674879/fyrbt_674889/202411/ t20241101_11519943.shtml. 127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였다.28 4월에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유럽 3개 국 순방에 나섰고, 중국에 대한 ‘전략적 자율성’을 표방하는 프랑스 마크 롱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과 함께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 장까지 함께 하는 3자 회담도 진행하였다. 중국은 프랑스를 전략적 파 트너로 삼기 위해 에어버스 구매 등 경제외교를 진행했지만, 프랑스는 군사안보 분야에서는 여전히 중국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과 독일은 2024년 4월 슐츠 총리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베이징, 상하이, 충칭 등을 방문하여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기로 합의했고, 중 국은 세계 2위와 3위 경제대국 간 경제협력 강화가 세계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상호존중과 협력 상생 등을 강조하였다. 특히 슐츠 총리와 시진핑 주석 모두 유엔 헌장의 핵심 원칙 인 주권과 영토 보전을 강조하면서 외교적 방법을 통한 전쟁 종식 필요 성을 강조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지만, 경제적 협력이나 지정학적 요 인에 따른 전략적 자율성 문제는 여전히 해결이 쉽지 않다. 즉, 최근 미 국이 중국제품에 대한 관세를 강화하면서, 중국은 독일이 중국산 자동 차, 태양광, 풍력산업을 겨냥한 잠재적인 EU의 반덤핑 조치를 완화해주 기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는 곧 경제적 문제를 넘어 지정학적 논쟁과 연 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처럼 2024년 중국외교에서 EU가 차지하는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 고 있는 이유는 미중 전략경쟁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 모두 EU를 전략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미 헝가리 28 128 “以“中法精神”引领两国合作继续向前,” 『新华网』, 2024年 01月 28日, http://www. news.cn/world/20240128/5c9e2f7706084e09a65b27d05466f0bd/c.html.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와 세르비아 등과 같은 중·동부 유럽 국가들과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 하고 있다는 점에서, 프랑스와 독일 및 이탈리아29 등과 같은 서부유럽 국가들과의 협력이 강화된다면 EU에서의 전략적 균형을 유지하는데 중 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2. 주변외교: 주변국과의 지속적 관계 개선 및 공동 발전 모색 주변외교는 중국이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대상이며(周边是首要), 주로 중국의 주변국 내지는 역내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다. 주변외교는 기존에는 개혁개방 지속을 위한 평화롭고 안정적인 주변환경 조성 및 ‘중국의 부상’에 따른 ‘중국위협론’ 확산 방지 등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중국의 국가발전 목표인 일대일로 국제협력이나 미중 전략경 쟁에 대한 ‘장기전’ 태세 등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공간’ 확장 및 외교안 보 영향력 확대 관점에서 중시되고 있다. 시진핑 3기 지도부는 주변국외교를 ‘중국특색 대국외교’의 필수 불가 결한 중요한 부분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 학자는 중국 의 주변국외교가 인류운명공동체 이념과 신형국제관계 실천이 중국을 둘러싼 주변지역에서 자연스럽게 확장된 것이며,30 중국의 선린(睦邻)외 교는 새로운 유형의 국제관계와 인류운명공동체 개념을 중국 주변지역 에서의 협력과 평화에 논리적이고 자연스럽게 표현한 것이라고 주장하 29 30 중국-이탈리아 간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수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이탈리아 멜 로니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였다. 李兴 , “中国特色大国外交视域下的周边外交与全球治理,” 『学术前沿 』, 2023 年 7 月 , pp.72-77. 129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기도 한다.31 실제로 중국이 미국과의 ‘장기전’ 태세에 대응하고 새로운 국제질서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역내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주변국외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시진핑 3기 지도부 출범 이후 중국의 주변국외교는 이전에 비해 전 략적 중요성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실제로 2024년 3월 전인대 ‘정부공작보고’에서 리창(李强) 총리는 지난 1년 동안 “외부환경이 중국 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하고 “중국이 당면한 최대 임 무가 경제발전에 유리한 국제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였 으나, ‘보고’에서는 일본이나 한반도에 관련된 언급이 전혀 없었다. 왕 이 외교부장의 기자회견에서도 “한반도가 전쟁과 혼란에 빠져서는 안 된다(半岛不应生战生乱)”는 점을 강조하고, 중국정부는 경제발전에 유 리한 국제환경을 계속적으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밝히는데 그 쳤다.32 하지만 2023년 12월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중국이 발전할 수 록 세계는 더욱 안전해진다”는 점을 강조하였고,33 2024년 7월 개최된 ‘제20기 3중전회’에서 ‘중국식 현대화’를 추진하기 위한 새로운 개혁 조 치들을 발표함으로써,34 안정적인 주변환경 확보를 통한 국내 경제사회 31 32 33 34 130 李兴, “论中国睦邻外交:理论构建与实践创新,” 『国际观察』, 2024年 第1期, pp.48-66. “ 王 毅 : 半 岛 不 应 生 战 生 乱 , 开 冷 战 倒 车 要 承 担 历 史 责 任 ,” 『 中 华 人 民 共 和 国 外 交部 』, 2024 年 3 月 7 日 , https://www.mfa.gov.cn/web/wjbzhd/202403/ t20240307_11254951.shtml. “中央外事工作会议在北京举行 习近平发表重要讲话 ,” 『中国政府网 』, 2023 年 12 月 28日,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312/content_6922977.htm(검색 일: 2024년 5월 28일). “中国越发展,世界越安全,” 『新华社』, 2023年 12月 30日. “中国共产党第二十届中央委员会第三次全体会议公报,” 『中国共产党新闻网』, 2024年 07月 18日, http://cpc.people.com.cn/n1/2024/0718/c64094-40280555.html ; “让世界读懂全面深化改革,” 『新华网』, 2024年 08月 06日, http://www.news.cn/ politics/20240806/b3763591cf2e488f863aa91ef4fc39a2/c.html.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자 하는 당 지도부의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변외교는 여전히 중국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중국정부가 주변국(중동 포함)을 대상으로 미국 과 그 우호국관계의 간극을 넓이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는 점 이다. 2024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 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은 오히려 역내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강조와 함께 중국의 목소리를 좀 더 많이 반영하기 위한 중재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이 여전히 강대국(특히 미국)관계를 중시하고 주변지역(한반도 등) 의 안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한국과의 관계 개 선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모색하고 한미일 협력 구도 완화를 추 구하고 있다. 한중관계와 관련하여 2024년 시작과 함께 중국의 대외정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았으나,35 하반기 들어서면서, 한중 간 고위급 교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36 또한 최근 중국정부가 한국 에 대한 비자정책을 변경한 점 역시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에 대한 영향 력을 키우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중국은 북한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에 대해 관망 내지 신중한 접근을 보이고 있는데, 35 2023년 12월 31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외교부 신년 리셉션에서 왕이 외교부장은 미국과 러시아 및 EU와의 관계를 설명하고, 주변외교 이념인 친성혜용(親誠惠容)을 설명하기도 했으며, 일본과의 ‘전략적 호혜관계’를 전면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을 언급 했으나, 한중관계와 한중일 협력에 관련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36 한중 외교장관 통화(2월 6일), 한중 외교장관회담 베이징 개최(5월 13일), 한일중 정상 회의 계기 윤석열 대통령-중국 리창 총리 회담(5월 26일), 제9차 한일중 3국 정상회 의 서울 개최 및 공동선언 발표(5월 27일), 한중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 「한·중 외교안 보대화」 서울 개최(6월 18일),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서울 개최(7월 24일), 제79차 유엔총회에서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왕이 외교부장 간 회담(9월 28일) 등. 131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이 역시 블럭화로 대표되는 ‘신냉전’ 도래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표현이 라고 볼 수 있다. 대만 문제와 관련하여 2024년 3월 리창 총리의 정부업무보고에서는 ‘평화적 통일’이라는 표현을 생략하여 더 강경한 정책을 도입한 것으로 보도되었으나, 이틀 후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정협 위원들과의 회의에서 중국의 ‘평화적 통일 추진’이라는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 중국이 추구하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은 대체로 미국과 유럽중심이 아닌 중국과 아시아의 주변국 및 글로벌사우스에 포함된 개발도상국 등 이 중심이 되어 새롭게 구성되는 국제질서를 의미한다. 하지만 주변국 들은 중국과의 관계에서 협의와 상호존중에 기반한 평등적(수평적) 관계 유지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변국가들의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중국이 주도하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은 어려워질 수 있다. 3. 개발도상국외교: 글로벌 사우스와 단결 강화 개발도상국외교는 중국외교의 기초(发展中国家是基础)로 인식되고 있 으며, 주로 아시아·아프리카·중남미지역의 개발도상국가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미중 전략경쟁에 따른 국제질서의 ‘진영화(블록화)’ 추세의 진전으로 인해 중국의 개발도상국에 대한 영향력 확대는 갈수록 중요해 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라는 용어로 개념이 확장되었다.37 37 132 글로벌 사우스는 냉전 및 탈냉전 시기의 제3세계(Third World), 비동맹 운동(NonAligned Movement), 개발도상국(Developing Countries) 등을 대체하고 있는 용어지 만, 최근에는 개발도상국 뿐만 아니라 중국과 인도 및 중동 산유국 등과 같이 상대적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세계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최근 국제정 치 무대에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갈수록 자신들의 영향 력을 확대하고 있다.38 특히 중국을 포함하여 러시아 및 인도 등 국가들 은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통해 자국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 도를 하고 있고,39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글로벌 사우스 에 대한 관심을 지금보다 더 많이 기울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기 시작 했다.40 으로 부유한 국가들을 포함하고 있고, 개별 국가마다 역사적으로 고유한 정치경제적 위상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전세계 저발전 국가와 권위주의적 정치체제를 보유한 국 가들의 집합체로 인식되기도 한다. 김태균, 『반둥 이후: 글로벌 사우스의 국제정치사 회학』 (과천: 진인진, 2023). 38 실제로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유엔에서 실시한 투표에서 글로벌 사우스에 속하는 40여 개국이 러시아 침공 비난 결의안에 기권하거나 반대 투표를 했다. David Miliband, “The World Beyond Ukraine: The Survival of the West and the Demands of the Rest, Foreign Affairs, May/June 2023. https:// www.foreignaffairs.com/ukraine/world-beyond-ukraine-russia-west. 39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미국 주도의 ‘규칙 기반’ 국제질서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 중 에서 주목할 점은 미국 달러 패권에 대한 도전이다. 즉, 미국과 EU가 러시아의 우크 라이나 공격에 대한 제재의 일환으로 러시아 은행의 국경 간 결제를 차단하기 위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시스템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중국과 브 릭스 등은 오히려 이러한 결제 시스템에서 탈피하여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과 같은 새로운 국제 금융 기구를 설립함으로써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미 국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려는 시도를 했다. Barry Eichengreen “Sanctions, SWIFT, and China’s Cross-Border Interbank Payments System,” CSIS Briefs, 20 May 2022, https://www.csis.org/analysis/sanctions-swift-and-chinas-crossborder-interbank-payments-system. 40 신종호, “글로벌 사우스와 국제질서 구조 변화,” 한국유라시아학회·코리아컨센서 스연구원·인천대중국학술원·한신대유라시아연구소·인천연구원 공동학술회의 발 표문(2024.06.21.).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다음을 참조. Raja C. Mohan, “Is There Such a Thing as a Global South?” Foreign Policy, December 9, 2023, https:// foreignpolicy.com/2023/12/09/global-south-definition-meaning-countriesdevelopment/; Stewart Patrick and Alexandra Huggins, “The Term “Global South” Is Surging. It Should Be Retired,” August 15, 2023,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https://carnegieendowment.org/posts/2023/08/theterm-global-south-is-surging-it-should-be-retired?lang=en. 133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의 장기화·구조화 과정에 대응하기 위해 자국 의 영향력 확보 차원에서 개발도상국 혹은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을 강조해왔다.41 이처럼 중국은 개발도상국과의 경제협력을 확대함으로써 미국의 역내 영향력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더 나아가 유엔 안 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브라질과 인도 및 아프리카 국가들과 함께 유엔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은 2023년 한 해 동안 총 17개 국가 및 지역과의 외교 관계를 격상했고, 이들 대부분은 개발도상국이다.42 2024년에도 중국 외교의 시작은 개발도상국외교였다. 중국외교의 사령탑인 왕이 외교부장은 1월부터 첫 번째 순방지로 아프리카 4개국 (이집트, 튀니지, 토고, 코트디부아르)과 중남미 2개국(브라질, 자메이카)를 선택했다. 특히 올해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아프 리카 국가를 방문하여 ‘하나의 중국’ 원칙을 강조하였고, 아프리카의 잠 비아에 대해서는 중국 위안(元)화 결제 무역을 확대하기로 합의함으로 써 강(强)달러에 따른 외화 부채 상환 압박에 처한 잠비아의 부담을 덜 어주었다. 2024년 3월 왕이 외교부장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글로 41 42 134 중국은 2022년 제20차 당대회에서 글로벌 사우스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2023년 이후 시진핑 주석의 정상외교 역시 글로벌 사우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全球发展倡议)를 제시하고 40억 달러의 글 로벌 발전 및 남남협력기금을 창설하고, 중국-유엔식량농업기구 제3기 남남협력 신탁 기금도 시작하였다. 中华人民共和国国务院新闻办公室, “《携手构建人类命运共 同体:中国的倡议与行动》白皮书,” 『中华人民共和国国务院新闻办公室』, 2023年 9月 26日. 여기에는 아시아의 키르기스스탄·조지아·싱가포르, 아프리카의 에티오피아·잠비 아·콩고·가봉, 중남미의 베네수엘라·우루과이·콜롬비아, 니카라과, 태평양의 솔로 몬제도 등이 포함된다.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벌 사우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즉, 중국은 일부 강대국이 국제사무 를 독점하고 힘으로 등급을 나누는 것을 용납할 수 없으며, 다극화는 진 영화나 파편화 혹은 무질서화가 아니다. 따라서 각국은 유엔을 중심으 로 국제체제의 틀 안에서 행동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체제 개혁에 협력 해야 한다는 것이다.43 또한 3월에 중국은 몰디브와 군사 협정을 체결했 고, 아프리카의 자원 부국이자 산유국인 앙골라와는 ‘전면적 전략적 협 력 동반자’로 관계를 격상했다. 5월에는 ‘중국-중남미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 포럼’ 창립 10주년 을 맞이하여, 중남미 3개국(볼리비아, 페루, 아르헨티나) 외교장관이 중국 을 연이어 방문하여 중국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전략적 소통을 강화했다. 또한 ‘중국-아랍국가 협력 포럼’이 창립 20주년을 맞 이하여 제10차 장관급 회의를 5월 30일 베이징에서 개최했다. 6월에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가 중국을 방문하여 주요 도 시(베이징, 선전, 시안)를 방문했고,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창 총리 등과 의 면담에서는 일대일로 프로젝트 중 하나인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 44 (CPEC)’의 업그레이드 문제를 논의하였다. 2024년에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이스라 엘-팔레스타인 분쟁으로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 에서, 중국은 평화와 안정에 대한 강조와 함께 중국의 목소리를 좀 더 많이 반영하기 위한 중재외교를 진행하고 있다. 7월 23일 중국의 중재 43 44 “王毅 :共同点亮全球治理的 “南方时刻 ,”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 2024 年 3 月 7 日 , https://www.mfa.gov.cn/web/wjbzhd/202403/t20240307_11254974.shtml. “中华人民共和国和巴基斯坦伊斯兰共和国联合声明,” 『中国政府网』, 2024年6月9日,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06/content_6956372.htm. 135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하에 팔레스타인 14개 파벌이 <분열 종식과 팔레스타인 민족 단결 강화 에 관한 베이징 선언>에 서명하였다. 또한 중국정부의 유라시아문제 특 별대표인 리후이가 우크라이나 위기와 관련하여 글로벌 사우스의 주요 국가들(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등)과 함께 우크라이나 사태 완화와 평화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중재외교를 펼치면서 중국의 국제 적 이미지를 높이고 있다.45 시진핑 국가주석 역시 2024년 7월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대회’에서 “강대국이 약소국을 굴복시키고 괴 롭히며,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를 착취하는 것을 거부한다”고 강조 하며, “각국은 상호 핵심이익과 독립적인 발전 경로와 제도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46 이는 곧 미국과 EU가 주도하는 기존 국제질서에 반대하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경제안보’ 차원에서의 대중국 견제에 반대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며, 이에 대응하여 글로벌 사우스 국가 들과의 협력을 강화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2024년 9월 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8차 중국-아프리카 협력 포럼(FOCAC)’에는 아프리카 53개국이 대표단을 파견하여 중국에 대한 투자와 양자 간 경제협력을 논의하였고, 중국은 30개 아프리카 국가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새롭게 수립하거나 강화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무 사 파키 마하맛 아프리카연합(AU) 집행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중국 45 46 136 “中国穿梭外交为世界和平汇聚合力,” 『新华网』 2024 年 08 月 11 日, http://www. xinhuanet.com/world/20240811/56d8265c38d048618c1b756c90473911/ c.html. “弘扬和平共处五项原则 携手构建人类命运共同体——在和平共处五项原则发表70周年 纪念大会上的讲话,” 『中国政府网』, 2024年6月28日, https://www.gov.cn/yaowen/ liebiao/202406/content_6959889.htm.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과 글로벌 사우스의 힘이 커지고 있다”고 강조하고, “아프리카는 세계 의 중요한 한 극(極)이며, 중국은 아프리카와 긴밀한 정치적 교류를 통 해 ‘평등하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47 왕 이 외교부장 역시 9월 3일 열린 중국과 아프리카 협력 포럼 장관급 회 의에서 “중국은 AU의 주요 20개국(G20) 가입을 지원·추진하고 브릭스 (BRICS) 협의체가 아프리카의 새로운 회원국을 유치할 수 있도록 지원 할 것”이라며 “G20 등 다자 틀에서 아프리카의 채무 문제에 대처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48 또한 중국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대해 적극적이고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고 많은 국가와 지역에서 성공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이에 대해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갖는 우려도 상당히 존재한다. 특히 서방 의 언론과 연구자들이 지적하듯이 중국이 ‘일대일로 국제협력’을 추진하 는 과정에서 개발도상국 혹은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게 나타나는 ‘부 채 함정’에 대한 우려와 함께,49 소위 ‘중국 모델’에 대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의 수용 가능성, 그리고 미국을 위시한 서방 세계의 대응 등이다. 47 48 49 “习近平在中非合作论坛北京峰会开幕式上的主旨讲话,” 『中非合作论坛』, 2024年 09月 05日, http://www.focac.org.cn/ttxxsy/202409/t20240905_11485611.htm. “中非合作论坛在京举行第九届部长级会议 ,”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 2024 年 9 月 3 日 , https://www.mfa.gov.cn/web/wjdt_674879/wjbxw_674885/202409/ t20240903_11484369.shtml. 호주의 로위 연구소는 중국이 동남아시아에서 24개의 일대일로 국제협력 프로젝트 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770억 달러의 자금이 필요하지만 현재 520억 달러가 부족하다 고 분석하였다. “경기 침체 中, ‘동남아 일대일로 사업’ 70조3천억원 자금난,” 『연합뉴 스』, 2024년 3월 28일, https://www.yna.co.kr/view/AKR20240328065200009?i nput=1195m. 137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4. 다자외교: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파트너십 강화를 통한 다극질서 추구 다자외교는 중국외교의 중요한 무대이자 플랫폼이며(多边是重要舞 台), 유엔을 포함한 국제기구를 대상으로 한다. 다자외교는 국제질서와 제도 및 규범의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핵심이며, 중국은 오랫동안 “UN 헌장 및 국제법 원칙”을 줄기차게 강조해왔다. 특히 중국은 소위 ‘중국 지혜(中国智慧)’와 ‘중국 방안(中国方案)’ 등을 강조하며 국제질서와 제도 및 규범의 개혁을 추진하는 글로벌 거버넌스 역량 강화를 통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시도해왔다. 2022년 10월 제20차 당대회 ‘보고’에서도 중국은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체제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 그 리고 유엔헌장을 기초로 하는 국제관계 기본 준칙을 수호하겠다는 의지 를 천명하였다. 2024년 중국의 다자외교는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목표 하에 서, 세부적으로 3대 이니셔티브-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GDI), 글로벌안 보이니셔티브(GSI), 글로벌문명이니셔티브(GCI)-를 전파하는데 집중되 었다. 왕이 외교부장은 2024년 1월 9일 열린 중국외교 관련 세미나에서 다자외교와 관련된 기존의 입장을 반복하였고, 특히 2023년 한 해 동안 50 3대 이니셔티브 차원에서 이룩한 성과를 구체적으로 밝혔다. 주목할 50 138 “王毅:在多边与单边之间,我们坚定地选择多边,”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4年 01月 09日, https://www.fmprc.gov.cn/wjdt_674879/wjbxw_674885/202401/ t20240109_11220549.shtml. 왕이 외교부장이 밝힌 2023년 한 해 동안의 다자외교 관련 성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국이 제시한 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GDI)에 70여 개국이 ‘우호 그룹’에 가입했고 200개 이상의 협력 프로젝트가 뿌리를 내렸으며, 40억 달러 규모의 글로벌 발전 및 남남 협력 기금이 운용되고 있으며, 글로벌 발전 촉진 센터 네트워크 건설이 전면적으로 확대되었다. 중국은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Ⅳ.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전개와 특징 점은 2024년 중국이 많은 국가들과 ‘운명공동체’ 담론이 포함된 협정을 맺거나 성명을 발표했으며,51 2024년 6월 제78차 유엔 총회에서는 중 국이 제안한 ‘문명 대화 국제일’ 제정 결의가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6월 52 10일을 ‘문명 대화 국제일’로 지정하였다는 점이다. 중국은 다극화된 세계질서 구축을 강조하며, 특히 브릭스(BRICS)와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RI)를 통해 글로벌 남반구 국가들과의 파트너십 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은 서구 중심 질서의 균형을 맞추고자 하 는 중국의 노력을 반영한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중심인 상하이협력 기구(SCO)와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이 중심이 되어 회원 국을 확대하고 있는 BRICS가 지역적·글로벌 차원에서 대표성을 갖추 게 됨에 따라 중국의 영향력 확대 노력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2024년 7월에 시진핑 국가주석은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 기구 회원국 정상회의에 참석한 후, 카자흐스탄과 타지키스탄을 국빈 ‘아랍에미리트 합의’가 도출되도록 기여했으며, 개발도상국의 역량 강화를 돕는데 적 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둘째, 2023년 한 해 동안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GSI) 의 영향력이 날로 커지고 있으며, 100여 개국과 국제지역기구의 지지를 받아 다수의 양자 및 다자 문서에 포함되었으며, <글로벌 안보 이니셔티브 개념 문서>는 20개의 국제안보 주요 협력 분야를 명확히 하였고, 공동·종합·협력·지속 가능한 안보관이 점점 더 깊이 자리 잡고 있다. 베이징 샹산 포럼과 롄윈강에서 열린 글로벌 공공안보 협력 포럼은 협력 공감대를 모았으며, 중국이 ‘글로벌 인공지능 거버넌스 이니셔티브’ 를 제안해 인공지능의 안전한 발전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셋째, 2023년 한 해 동안 글로벌문명이니셔티브(GCI)가 개념에서 실천으로 전환되었는 바, 그리스 아테네 대 학교에 ‘중국-그리스 문명 상호이해 센터’가 설립되었고, ‘중국 이해하기’ 국제회의와 ‘량주 포럼’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51 52 2024년의 경우, 중국은 캄보디아(4월), 베트남(8월), 아프리카(9월), 라오스(10월), 인 도네시아(11월), 말레이시아(11월) 등과 운명공동체 관련 협정을 맺거나 성명을 발표 하였다. “第78届联合国大会协商一致通过中国提出的设立文明对话国际日决议,” 『央视网』, 2024年 06月08日, https://news.cctv.com/2024/06/08/ARTICWrAk9MOc3IaVigVD9J6240608. shtml. 139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방문하였다. 10월 22~24일에는 러시아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 참석하여 푸틴 러시아 대통령, 통룬 라오스 총서기 겸 국가주석, 모디 인도 총리,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라이시 이란 대통령 등과 정상회담을 진행하였다.53 2024년 10월 브릭스 정상회의를 계기로 채택된 ‘카잔선 언(Kazan Declaration)’은 현지 통화 사용 확대를 통한 탈달러화, 국제금 융시스템 개혁과 신개발은행(New Development Bank) 강화, SWIFT 결 제망 대체 및 브릭스 클리어(BRICS Clear) 도입 검토, 유엔 개혁, 개방적 이고 공정한 다자무역 시스템 구축 등을 포함하고 있다.54 이처럼 중국은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신흥 경제국들과 의 관계 강화를 통해 서구의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한다. 2024년 중국은 55 BRICS 내에서의 관계 확장(예: 회원국 확대 논의) 사례 와 아프리카 및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에 대한 적극적 외교를 통해 이러한 접근을 실천 하고 있다. 이는 결국 중국이 제시한 인류 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대외 정책 목표에 부합하는 전략이다. 53 140 “习近平系列重要讲话数据库,” 『人民网』, https://jhsjk.people.cn/. 54 “BRICS summit: Key takeaways from the Kazan declaration,” Reuters, October 24, 2024, https://www.reuters.com/world/factobox-main-points-bricsdeclaration-2024-10-23/. 55 BRICS 회원국 확대가 초래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Stewart Patrick, “BRICS Expansion, the G20, and the Future of World Order,” Carnegie Endowment for International Peace, October 9, 2024., https:// carnegieendowment.org/research/2024/10/brics-summit-emerging-middlepowers-g7-g20?lang=en. Ⅴ. 결론: 전망과 시사점 Ⅴ. 결론: 전망과 시사점 1. 요약 및 결론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출범 이후 중국외교는 외부(특히 미국)로부터의 위협을 강조하며 대외전략 목표를 새롭게 정립했다. 2022년 제20차 당 대회에서 ‘중국특색 대국외교’와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이 핵심 목표로 제시되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대외정책이 당의 중앙집권적 지도 아 래 더욱 체계화되고 있다. 2023년 11월에 개최된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긴장을 완화하는 ‘관리된 경쟁’의 기조가 형성되었고, 이는 곧 2024년 중국외교의 방향 및 우선순위도 영향을 미쳤다. 2024년은 대내 적으로는 경제사회 분야에서의 개혁 과제를 추진하고, 대외적으로는 미 국 대통령 선거 등 국제정세의 불안정성에 대응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 로 평가된다. 시진핑 3기 지도부는 현재를 ‘100년간 없던 대변혁’의 시대로 규정 하며, 미국 패권 약화와 다극화 진행이라는 역사적 변화를 강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환경 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23년 12월 중앙외 사공작회의는 중국외교의 기본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는 데 중요한 계기 가 되었다. 이 ‘회의’에서 중국지도부는 당 중심의 외교를 강조하며, ‘중 국특색 대국외교’의 핵심은 당의 지도력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한, 국제사회에서 평등한 다극화와 포용적 경제 글로벌화를 추구하며,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중국외교의 궁극적 목표로 설정했다. 141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2024년 중국외교의 방향은 다음과 같 이 설정되었다. 첫째, 강대국으로서의 입지를 확립하고 국가 주권, 안 보, 발전이익을 보호한다. 둘째,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본격적으로 추 진한다. 이를 통해 평화, 안보, 공동 번영을 실현하고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에 기여한다. 셋째,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을 통해 미국 중심의 국 제질서를 견제하며, 다자주의를 강화한다. 넷째, ‘중국식 현대화’를 실 현하기 위한 유리한 국제 환경을 조성한다. 다섯째, 대만 독립 활동에 단호히 대응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속적으로 고수한다. 여섯째, 경 제적 개방성을 확대하고,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글로벌 경제협력을 강 화한다. 일곱째, 국제 담론권 확대를 통해 중국의 내러티브를 국제사회 에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2024년 중국외교는 강대국외교, 주변국외교, 개발도상국외교, 다자 외교라는 4가지 축을 중심으로 활동을 전개하였다. 중국의 강대국외교 는 미국과 러시아를 핵심 대상으로 하며, 미국과는 2023년 11월 미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리된 경쟁’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2024년에는 첨단 기술 경쟁과 경제적 이슈를 둘러싼 긴장이 지속되고 있으나, 양국 간 소통은 기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지속 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러시아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를 통해 국제적 역할을 확대하려 한다. 하지만,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으로 인한 동북아시아 긴장 고 조는 중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가시키고 있다. 2024년 중국 강대국 외교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미중 전략 경쟁 속에서 유럽연합(EU) 의 중요성이 증대되었다는 점이다. 중국은 EU에 대해 좀 더 중립적이고 균형적인 입장을 취하며 관계 개선을 희망하고 있으며, 중국에게 있어 142 Ⅴ. 결론: 전망과 시사점 서 EU는 2024년 중국의 대외정책 우선순위에서 강조되고 있는 ‘평등하 고 질서있는 세계 다극화’ 주장을 실현해 나가는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주변국외교는 안정적인 주변 환경 조성과 역내 영향력 확대 를 목표로 한다. 한반도에서는 고위급 교류를 확대하기 시작했으며, 대 만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강경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아시아 주변국과의 협력을 통해 ‘일대일로’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와의 협력을 통해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개발도상국과의 경제 협력을 강화하 며, 글로벌발전이니셔티브(GDI), 글로벌안보이니셔티브(GSI), 글로벌문 명이니셔티브(GCI) 등을 통해 협력의 틀을 구체화하고 있다. 2024년에 는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 계 다극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유엔과 같은 다자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거버넌스 개혁에 적 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BRICS, 상하이협력기구(SCO)와 같은 신흥 경 제협력체를 통해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대외정책 목표를 실현하려 하고 있다. 이처럼 2024년 중국 외교는 대내외적으로 안정적 환경을 조성하며, 경제개혁과 국제적 영향력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특히, 다극화 된 세계 질서와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통해 기존 국제질서에 대안을 제시하며,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 속에서 글로벌 사우스 및 신흥 경제국 들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중국식 현대화 실현과 국 제사회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위한 과정으로 평가된다. 143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2. 2025년 중국외교 전망 2025년은 중국의 대외정책에 있어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는 중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진핑 3기 체제에서 중국은 ‘중국특색 대 국외교(中国特色大国外交)’를 강화하고, ‘인류운명공동체(人类命运共同体)’ 구축을 외교적 목표로 삼아왔다. 2025년에는 다자주의를 중심으로 중 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더욱 확대하고자 하는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첫째, 미국과의 관계가 중국의 2025년 대외정책에서 핵심적인 역 할을 차지할 것이다. 특히 2024년 11월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가 대통 령에 당선되었다는 점에서 미중관계는 적지 않은 요동을 칠 것으로 보 인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도 세력’이 트럼프 측근인 ‘충성파’로 채워 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익’을 중시하고, ‘비용-편익’ 분석에 기반한 ‘거 래적 관점’ 및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강화될 것이다. 따라서 미중 전략 경쟁의 우선순위 역시 기존의 ‘가치(인권, 민주주의 등)’ 중심에서 ‘경제(이 익)’ 중심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를 활용하여 중국과의 경제적 디커플링을 추진할 가능성과 함께, 트럼프의 보호주의 및 고립주의 성향이 표출될 경우 중국의 적극적 대 외정책 간 긴장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바이든 시대와 마찬가 지로 미국의 대중국 견제와 압박은 무역 분쟁과 기술패권 경쟁 및 남중 국해 문제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대만문제와 관련하여 트럼프 2기 행 정부가 ‘전략적 명확성’으로 전환하지 않고 기존의 ‘전략적 모호성’ 입장 을 유지하면서 대만을 대중국 전략의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입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144 Ⅴ. 결론: 전망과 시사점 존재한다. 즉,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부재 혹은 하락(decline) 가능성으 로 인해 중국의 글로벌·지역적 영향력이 확대될 여지가 늘어난다는 점 에서 시진핑 지도부는 오히려 글로벌 담론 제시 및 ‘글로벌 사우스’ 외 교 중시 등을 강조할 수 있다.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국 견제 와 압박이 강화됨에 따라 ‘신냉전’이 도래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려하 고 있다. 둘째,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2024년 부 터 시작된 중러 간의 에너지, 군사, 기술 협력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 에 대한 대안적 질서를 구축하려는 양국의 공통된 이해관계에 따라 확 대될 것이다. 이는 상하이협력기구(SCO)와 BRICS 등 다자기구를 통해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중국은 이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 고,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 중심의 글로벌 거버 넌스에 대한 균형추 역할을 하고자 할 것이다. 셋째, 유럽연합(EU)과의 관계에서도 전략적 중립을 유지하며 경제 적 상호의존을 심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미국과 유럽 간의 정 책적 차이를 활용해 유럽연합이 중국에 대한 제재보다는 경제적 협력을 유지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중국은 기후 변화, 신재생에너 지, 디지털 경제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EU를 국제질서 다극화 의 중요한 파트너로 활용하고자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중국은 글로벌 무 대에서 미중 갈등의 중재자 역할을 EU가 수행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경제적 협력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펼칠 것이다. 넷째,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관계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2025년 에는 중국이 상하이협력기구(SCO) 의장국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G20 145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의장국을, 브라질이 브릭스(BRICS) 협력 메커니즘 의장국을 맡게 된다. 2026년에는 중국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의장국을 맡게 되 며, 전 세계적으로 소위 ‘남방의 시대’가 이어질 것이다. 중국은 아프리 카, 중남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적, 외교적 관계를 확대하면 서, 인프라 구축, 개발 협력, 보건 협력 등 다방면에서 파트너십을 증진 할 것이다. 이는 단순히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차원을 넘어, 개발도 상국들과의 연대를 통해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이라는 목표를 실현하려 는 중국의 전략적 의도가 담겨 있다. 특히, ‘일대일로(一带一路)’ 국제협 력의 확장과 함께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개선하고 글로벌 사우스 국 가들의 신뢰를 얻기 위한 외교 활동이 강화될 것이다. 다섯째, 다자주의를 통한 국제질서 개편에 대한 중국의 적극적인 참 여가 예상된다. 2025년은 중국 입장에서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 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자 유엔 창립 80주년을 맞이하는 해다. 중 국은 주요 국가들과 함께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 체제, 국제법을 기반 으로 한 국제 질서,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기반한 국제 관계의 기 본 규범 수호를 강조할 것이다. 2025년에도 중국은 유엔, WTO, IMF 등 국제기구 개혁을 주장하며 글로벌 거버넌스에 대한 자국의 입장을 강화할 것이다. 이러한 다자외교는 글로벌 거버넌스의 공정성을 제고하 고, 국제질서에서 중국의 발언권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특히, 브라질,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신흥국가들과의 협력을 강화하여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고, 국제 질서에서 ‘다극화’와 ‘진 정한 다자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 종합적으로, 2025년 중국 외교는 미국과의 전략적 경쟁과 구조적 갈 146 Ⅴ. 결론: 전망과 시사점 등을 관리하는 동시에, 러시아 및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 해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전략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 된다. 3. 정책적 시사점 2024년 중국외교 분석·평가 및 2025년 전망에 기반하여 도출할 수 있는 정책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내외 전략환경에 대한 평가 를 통해 한국의 대외정책의 방향과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현재 한 반도를 둘러싼 전략환경의 핵심은 불확실성과 불안정성 및 비예측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우 전쟁의 지속 및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과 같은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경제질서 불예 측성에 따라 보호무역과 ‘안보의 경제문제화’ 현상이 여전하다. 또한 비 록 최근 들어 미중 전략경쟁이 안정적 관리 모드로 전환되었다고는 하 지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중국 시진핑 3기 지도부의 주변국 및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한 새로운 국제질서 창 출 시도는 한국외교의 ‘전략적 자율성’을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전략환경의 변화를 반영하여 좀 더 중장기적인 대외전략 방향 및 우선 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둘째, 동북아 ‘신냉전’ 추세의 심화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트 럼프 2.0 시대의 도래에 따라 미국의 동맹 구조 변화 가능성과 함께 한 미일 3자 안보협력과 한미동맹에도 미묘한 변화가 예상된다. 또한 북 한의 러-우 전쟁 참전에 따라 북중러 협력 및 북중관계에도 ‘변화’ 가능 성이 존재하며, 나아가 역내 ‘신냉전’ 심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 147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한다. 특히 중국은 그동안 미국이 ‘신냉전’ 사고방식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난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북러 군사협력 강화는 중국을 ‘블록화’ 위험 성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중국은 북한의 러우 전쟁 참전이 미국의 역내 개입 가능성을 심화시키고, 동북아 신냉전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지만, 오히려 북러 밀착을 미 국의 인태지역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는데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셋째, 미중 전략경쟁 다층화 구도 하에서, 북중관계 변화의 한중 관 계에 대한 영향을 점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대외정책 핵심 은 여전히 ‘미중 전략경쟁 완화 or 관리’를 통해 미국의 글로벌·지역적 차원의 영향력 확대에 대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글로벌 영향 력 확대(글로벌 담론권 확대, 글로벌 사우스 중시 등) 및 역내 안정을 중시하 며, 유럽연합(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및 동유럽 포함)과 한국 및 일본 등과 의 관계 개선에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미중 전략경쟁이 장기화·구조화 추세에서 다층화·복합화 추세로 전환 과정에서, 한국의 ‘전략적 지위’ 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넷째, 지난 2022년 5월 이후 침체된 한중관계 개선 가능성을 타진 하기 위해서도 당면한 대내외 ‘전략 환경 변화’ 유무에 대한 판단이 필 요하다. 특히 최근 북중관계 변화 조짐, 북한의 러우 전쟁 참전이 북중 관계에 미칠 전략적·안보적·군사적 영향에 대한 중국의 우려, 트럼프 2.0시대 미중 전략경쟁 전개 방향 등이 한중관계 개선의 ‘방향’과 ‘속도’ 를 결정할 전망이다. 중국이 여전히 강대국(특히 미국)관계를 중시하고 주변지역(한반도 등)의 안정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148 Ⅴ. 결론: 전망과 시사점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모색하고 한미일 협력 구도 완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중국은 한국과의 외교안보 및 국방군사 분야 협력보다는 경제협력 및 사회문화교류 확대 등을 통해 ‘신냉전’ 구도를 탈피하고 지역안정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다. 149 2024년 중국의 대외관계 : 우호적 대외환경 조성을 위한 외교 우선순위의 전략적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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Ⅱ. 미국 국가안보전략 속의 중국 중국이 강대국으로 부상하면서 중국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어 보인다. 미국 조야는 물론 민주·공화 양 당의 대중국 인식은 중국이 향후 국제질서는 물론 미중관계에서 최대의 변수가 될 것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미국의 안보전략에서 핵심 은 미국적 가치와 삶의 방식을 외부의 위협으로부터 어떻게 보호할 것 인가에 초점이 주어져 있으며, 기본적으로 미국인들이 미국의 핵심가치 를 어떻게 이해해왔는가를 살펴봄으로써 파악할 수 있다. 2차 대전 이 후 미국의 국가안보 기본목표는 세계적 영향력, 즉 패권의 확보와 유지 라 할 수 있다. 미국 대외전략의 기본 과제는 국제질서의 성격을 규정하 고 관리하는 패권의 유지이고, 이는 또한 미래 미국 외교의 절대적 목 표이기도 하다. 패권의 유지를 위한 구체적 수단에서 당파적 차이는 존 재하지만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패권의 유지란 절대적 목표는 공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본목표 자체는 행정부가 바뀌어도 변함이 없다. 1979년에 미국은 대만 대사관을 폐쇄하는 대신 북경에 새로 대사관 을 개설했다. 국교가 정상화된 이래 지난 45년 동안 미국의 대중국 시 각은 대체로 세 단계를 거쳐 발전했다. 첫째는 냉전기까지 주로 대중국 봉쇄에 중점을 둔 시기였다. 이 기간 중국은 소련과 더불어 봉쇄정책의 160 Ⅱ. 미국 국가안보전략 속의 중국 주된 대상이었다. 둘째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들어 중국을 ‘책임 있는 이해상관자(responsible stakeholder)’로 규정한 것이다. 중국이 개혁개방 정책 채택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을 지속하면서 중국을 봉쇄하는 것은 더 이상 가능하지도 않고 실익도 없는 상황이 초래됐다. 책임 있는 이해 상관자란 국제질서에서 중국이 일정한 지분을 갖는 중요한 행위자라는 점을 인정하는 대신, 중국이 강대국으로서 국제질서의 표준과 관행에 맞게 행동하라는 요구이다. 책임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환율조작 중단, 인권 수준 제고, 규칙기반의 국제질서 순응 등을 들 수 있다. 중국의 부 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을 봉쇄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할뿐더러 실익 이 없다는 판단 하에 버락 오마바 행정부는 중국을 고립시키는 대신 국 제 체제 속으로 끌어들이는 방향으로 입장을 바꾸었다. 2010년 11월 한·중·일 3국 순방길에 오른 오바마 대통령은 도쿄 산토리홀 연설에서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라고 선언했다. 그는 아시아와 미국이 태 평양으로 분리된 것이 아니라 태평양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오바마는 이 연설에서 미국은 아시아의 동맹국들을 중시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중국에 대해서는 자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어 접근할 것이라 고 밝혔다.1 셋째는 전략적 경쟁자 개념이다. 중국이 이제는 군사·경제 적으로 미국의 위상을 넘보는 상황까지 부상하는 한편 갈수록 공세적 대외정책을 표방하게 되면서 미국은 이제 중국을 핵심적인 전략경쟁 상 대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에서 중국이 중요한 변수로 등장하기 시작한 1 Barak Obama, “Remarks by President Barack Obama at Suntory Hall,” Suntory Hall, Tokyo, Japan, November 14, 2009 (http://www.whitehouse.gov/the-pressoffice/remarks-president-barack-obama-suntory-hall, 검색일: 2010년 9월 25일). 161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것은 대체로 빌 클린턴 행정부 시기인 2000년대 초 중국이 세계무역 기구(WTO: World Trade Organization)에 가입하면서 급격한 경제성장 을 통해 국제정치의 주요 행위자로 부상한 이후라 할 수 있다. 미국은 2001년 WTO 가입 및 시장 개방을 조건으로 중국에 항구적 정상무역 관계(PNTR: Permanent Normal Trade Relations) 지위를 부여했는데, 항 구적 정상무역관계 지위는 미국이 비시장경제국에 대해 의회의 정기적 심사 없이 자동적으로 최혜국(MFN) 관세를 적용하는 근거이다. 중국은 WTO 회원국이 된 이후 급격한 경제성장을 통해 현재의 국제정치 핵심 행위자로 부상할 수 있었다. 클린턴 행정부를 이어 취임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9.11 테러라 는 미증유의 사태를 당하여 모든 역량을 글로벌 대테러전쟁(GWoT)에 집중하면서 중국의 급격한 성장을 사실상 방치했다. 뒤를 이어 집권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부시 행정부의 일방주의 외교가 남긴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비록 대테러전쟁으로 인해 불가피 하긴 했지만 부시 행정부의 대테러전쟁은 동맹 및 우방과의 조율도 등 한시하는 가운데 대화를 통한 외교적 접근을 거부해왔다. 이는 외부에 미국이 일방주의적이고 오만한 모습으로 비춰지게 할 뿐만 아니라 미국 의 리더십을 발전시키고 공고히 하는데 심각한 장애가 되었다. 미국의 일방주의는 전세계적으로 반미감정이 확산되는 데 주된 원인이 되었다. 이에 따라 오바마 행정부가 외교안보의 기조로 대화와 협력, 다자안보 체제와 파트너십을 통한 국제문제의 해결을 내세우면서 중국 문제는 우 선순위에서 다른 이슈들에 밀리고 말았다. 이 기간 동안 중국 또한 대체로 도광양회(韜光養晦)를 대외전략의 기 162 Ⅱ. 미국 국가안보전략 속의 중국 조로 내세우고 중국 내부의 내실을 키우는 데 집중하면서 미국과 가급 적 마찰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태세를 취했다. 미국의 대외전략에서 중국 문제가 국가안보의 핵심 사안으로 등장 한 것은 대체로 트럼프 행정부 등장과 때를 같이 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는 ‘미국 우선주의’ 국가전략을 주장하며 원칙 있는 현실주의(principled realism)를 기본 철학으로 제시했다. 미국 우선주의 를 경제 분야에 적용해보면, 이는 21세기형 중상주의(Mercantilism) 부 활의 가능성을 지향한다. 이러한 인식에 따라 트럼프 1기의 대외정책은 국제문제의 공정한 관리자라는 위치에서 후퇴, 더 이상 자유주의적 공 공재 유지를 위한 투자는 가급적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 기후협약 탈퇴, 핵비확산정책의 후퇴, 국제 기구에 대한 펀딩 축소, 가치외교에서의 후퇴 등 과거와는 다른 특징을 드러냈다. 바이든 행정부는 2022년 국가안보전략서에서 미국의 안보 목표를 자유롭고 개방되며 안전하고 번영하는 세계를 만드는 것으로 규정하고, 현재와 같이 불확실성이 큰 시기에 미국이 주도하는 리더십이 더욱 더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있다. 미국은 자유롭고 개방되며, 번영하고 안전 한 국제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국력과 영향력 증대를 위한 국내적 자 원과 수단에 투자하고, ▲집단적 영향력을 증진하기 위해 국가 간의 강 력한 연대를 구축하며, ▲군사력을 현대화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하면 서, 동 전략서는 상기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6가지 정책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2 2 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Strategy,” October 2022. 163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첫째, 외교정책과 국내정책이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하에 경계 를 없앤다. 둘째, 동맹과 파트너십은 국제평화와 안정을 위해 가장 중 요한 전략자산이다. 셋째, 미국은 국가안보전략을 통해 중국을 본국 의 가장 중대한 지정학적 도전으로 인식한다. 또한 북한은 불법적인 핵 무기 개발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있다고 인식한다. 넷째, 글 로벌 전략 경쟁의 시각에서 벗어나 각 국가의 여건에 맞는 관여 정책 을 추진한다. 각 지역의 평화, 안보, 번영을 증진하기 위한 긍정적인 어 젠다를 추진한다. 다섯째, 글로벌 불평등 문제, 가장 중요한 경쟁국이 자 무역파트너인 중국의 부상, 기존 규범이 다루지 않는 신기술 등 글 로벌 차원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세계화에 대한 조정(adjustment to globalization)’이 필요하다. 여섯째, 경쟁의 시대에서 국제협력을 증진하 기 위해서 투트랙(two-track) 방식이 필요하다. 하나는 모든 국가와 협 력하는 것이며, 둘째는 이와 동시에 민주주의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하 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서는 특히 두 가지 도전을 명시하고 있다. 하나는 중국 그리고 러시아 등 강력한 국가행위자들과의 전략경 쟁이며, 또 하나는 공유된 도전들(shared challenges), 즉 기후변화, 식량 안보, 질병, 테러리즘, 에너지 부족, 인플레이션 등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강대국 전략경쟁과 관련하여 이제 탈냉전 시기는 끝났다는 입장이다. 동 전략서는 현존하는 전략경쟁을 민주주의와 전제 주의의 경쟁으로 부르고 있으며, 중국은 국제질서를 재편할 능력과 의 지가 있는 유일한 경쟁자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어 중국과 러시아는 개 인화되고 억압적인 전제주의 체제를 확고히 하는 국제질서를 재구축하 164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려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한 현재 전개되고 있는 전략경쟁은 미래의 국제질서를 형성하게 될 것이며, 중국은 국제질서를 자국의 이익에 유 리하게 재편할 경제·외교·군사·기술적 능력과 의지를 보유하고 있다 고 서술하고 있다. 향후 10년이 미중 경쟁에서 매우 중요한 기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정책은 2024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가 당선됨으로써 근본적인 변화를 앞두고 있다. 하지만 미중관계의 중 요성을 감안하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하루 아침에 근본적으로 변하리 라고 믿기는 어렵다. 미중관계는 변화와 연속성의 측면이 있다. 트럼프 의 복귀와 더불어 바이든 시대의 경쟁과 협력 투트랙 접근이 앞으로 계 속 이어질지 아니면 변화를 겪을지 분기점에 서 있다. 미국 국가안보전 략 속에서 중국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미중관계의 본질은 무엇인가?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트럼프 이전까지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대체로 ‘포용’ 위주, 혹은 포 용적 견제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공세적 부상은 워싱턴 당국자들로 하여금 그동안 미국이 중국을 오판했다는 인식을 증 대시켰다. 즉, 미국의 대중 관여정책은 중국을 국제체제 속으로 견인 하고, 그 속에서 미중간 교류를 통해 중국을 신뢰할 수 있는 협력 파트 너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가정이 잘못된 전제였다는 것 이다. 165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1. 포괄적 위협으로서의 중국 미국의 대중국 인식에서 큰 공감대는 현 국제질서 하에서 중국은 미 국의 지위에 도전할 수 있는 유일하면서도 포괄적 위협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미국의 대중국 인식이 잘 드러난 것은 2017년에 발간된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이다.3 동 보고서에 의하면 역사의 변함 없는 연속성은 결국 힘을 위한 대결(contest for power)이다. 그리고 현 재 미국이 직면한 도전을 세 가지로 규정했다. 첫째, 중국, 러시아 같 은 현상타파(revisionist) 세력이다. 둘째, 이란, 북한 등 불량국가들이다. 셋째, 지하드 테러조직으로 대표되는 초국가적 위협이다. 과거 행정부 들에 비해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 인식의 가장 큰 특징은 현재 의 국제질서를 ‘경쟁적(competitive)’이라고 본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 부는 현재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리더십에 도전하고 있는 현실 속에 서 지속적인 우위를 지켜 가겠다는 입장이다. 미국과 경쟁자들의 대결 은 정치, 경제, 군사 등 모든 영역에서 전방위적으로 전개 중이다. 미국 우선주의가 경제에 적용되면 그것이 곧 새로운 중상주의(mercantilism) 이다. 중상주의의 기본 철학은 부국강병이다. 즉, 국력의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무역을 진흥하고 산업을 확대함으로써 외국의 경쟁국들을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전쟁에 필요한 자원을 축적하는 데 중점을 둔다.4 대중국 무역전쟁이나 지적재산권 문제를 미국이 집요하게 추진하는 것 166 3 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Strategy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December 2017 (https://trumpwhitehouse.archives.gov/wp-content/ uploads/2017/12/NSS-Final-12-18-2017-0905.pdf). 4 이상현,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국제정세 및 한반도에 대한 함의,” 『국 가전략』, 제24권 2호 (2018).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은 바로 그런 이유이다. 미국의 대중국 인식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다른 사례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허드슨연구소 연설이다. 펜스 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 안보전략이 ‘강대국 경쟁’의 새로운 시대를 대비한 것이라고 했다. 그 핵 심은 중국과의 전략경쟁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거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거래하는 미국의 기업들에게 다양한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하고 있다. 기업 비밀이나 첨단기술의 양 도를 강요하는 한편,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래성장 동력 산업들의 핵심 기술을 절취하려 시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은 미국의 학자 나 싱크탱크, 언론계, 정부 관리들을 뇌물로 포섭해 친중세력을 배양하 려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펜스 부통령은 이러한 중국에 대해 더 이상 휘둘리지 않을 것이며 더 이상 양보하지 않겠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향후 미국의 군대가 인도-태평양으로 확대 전개되어 미국 의 안보를 지키고 미국의 이익을 계속하여 추구하겠다는 것이다.5 2020년 5월 미 백악관은 대중국 전략보고서를 공개했다. 동 보고서 의 핵심은 향후 미국이 중국에 대해 ‘경쟁적 접근(competitive approach)’ 을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천명한 것이다. 미국이 앞으로 중국에 대해 협 력보다는 압박과 봉쇄 같은 강경한 대응을 하겠다는 것으로, 미국이 사 실상 중국에 대해 ‘신냉전’을 선언한 것이다.6 5 Mike Pence, “Vice President Mike Pence’s Remarks on the Administration’s Policy Towards China,” Hudson Institute, October 4, 2018 (https://www. hudson.org/events/1610-vice-president-mike-pence-s-remarks-on-theadministration-s-policy-towards-china102018). 6 White House, “United States Strategic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May 20, 2020 (https://www.whitehouse.gov/wp-content/ 167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보고서는 중국의 도전에 대응하여 경쟁적 접근을 선언하면서 그 목 적이 2017년 NSS 보고서에서 밝힌 미국의 네 가지 핵심 이익을 보호하 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네 가지 목표란 미국인과 영토, 미국적 삶의 방 식 방어, 미국의 번영 추구, 힘을 통한 평화 확보, 미국의 영향력 확대 등이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서는 첫째, 중국이 제기하는 도전을 극복하 기 위해 미국의 제도, 동맹, 파트너십의 탄력성을 강화하고, 둘째, 미국 과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의 핵심 이익에 유해한 중국의 행동을 저지하 거나 중국의 행동을 강압한다고 했다. 중국과의 전략적 경쟁에서 우위 에 서려면 미국 정부 부처는 물론 동맹과 우방국 등 복수의 이해상관자 들이 협력적 관여를 통해 중국을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미국의 국익에 다양한 도전을 제기하고 있다. 첫째는 경제 적 도전이다. 중국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자본주의는 강력한 보호주의 정책과 더불어 다양한 불공정 행위를 특징으로 한다. 예를 들면 중국에 서 활동하는 미국 기업들에게 기술이전을 강요하거나 시장 여건에 맞지 않는 기술규제, 중국 국내기업들의 첨단기술 획득을 위한 미국 기업 및 자산 취득을 지원하는 등이다. 시진핑 정부가 적극 추진하는 일대일로 (OBOR: One Belt One Road)도 국제적 표준이나 관행을 벗어나 불투명 한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의 판단이다. 둘째는 미국적 가치에 대한 도전이다. 시진핑 주석은 2013년에 공산 당에게 미중 두 경쟁적 체제 간의 ‘장기적 협력과 갈등’을 준비하라고 지 시했다. 그리고 자본주의는 결국 패망하고 사회주의가 승리할 것이라고 uploads/2020/05/U.S.-Strategic-Approach-to-The-Peoples-Republic-ofChina-Report-5.20.20.pdf); 이상현, “미국의 대중국 전략: ‘경쟁적 접근’ 함의와 파 장,”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책』, 2020년 7월호. 168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공언했다. 미국이 보는 ‘중국특색의 사회주의 체제’ 본질은 마르크스레닌주의에다 강력한 민족주의, 공산당 일당독재, 국가주도 경제, 오로 지 국가에 복종하는 과학과 기술, 중국공산당에 대한 개인적 자유의 복 속 등을 특징으로 한다. 국제적으로는 ‘인류운명 공동체’라는 미명하에 중국식 글로벌 거버넌스 비전을 추구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2017년 이후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백만명 이상의 무슬림을 교화소에 수용했고 기독교, 티벳불교, 무슬림, 파룬궁 신도들을 대상으로 광범위한 종교적 박해를 추진했다. 셋째는 안보적 도전이다. 평화적 부상을 지향한다는 중국 정부의 입 장과는 달리 중국은 황해(서해), 동·남중국해, 대만해협, 중·인 국경지 역 등에서 강압적이고 도발적인 군사적·준군사적 활동을 전개했다. 또 한 민군융합(MCF: Military-Civil Fusion) 전략에 따라 인민해방군은 민 간 자원에 아무런 제약 없이 접근이 가능하다. 글로벌 정보통신 기술 을 장악하려는 중국공산당의 시도는 국가사이버보안법(National Cyber Security Law) 같은 차별적 규제에 잘 반영되고 있다. 예를 들면 중국에 서 활동하는 모든 외국 기업들은 데이터 현지화 정책에 따라 공산당에 게 모든 데이터 접근을 허용해야 한다. 중국의 도전에 대한 미국의 전략은 우선 미중관계의 본질이 전략적 경쟁이라는 전제 하에 전개될 것이다. 미국은 중국공산당이 법치(ruleof-law)와 법에 의한 지배(rule-by-law)를 동일시하는 것을 거부하며, 대테러전과 억압, 대의정부와 독재, 시장기반 경쟁과 국가주도 중상주 의를 구분하겠다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중국이 자유롭고 개방적인 규 칙기반 국제질서를 약화시키는 행위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고 선언 했다. 169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대체로 미국내 조야의 대중국 시각은 강경하지만 획일적인 것만은 아니다. 강경한 시각의 대표적인 몇 가지 인식을 보면, 중국의 장기적인 전략적 의도에 대한 근본적 불신이 강하게 드러난다. 중국공산당은 강 압과 뇌물, 스파이, 친중세력 포섭(co-opting) 등 은밀한 방식으로 침투 해 상대국의 정치, 경제, 학술, 언론 엘리트들을 포섭해 영향력을 확대 하려고 한다. 중국의 이러한 영향력 공작은 ‘조용한 침공’이라고 할 만 하다. 이러한 중국의 본질을 잘 모르는 주요국 고위층은 중국으로 인 한 실존적 위협을 외면하거나 중국 심기를 건드리지 않기 위해 알아서 저자세를 취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중국에 맞서려면 무엇보다도 중 국공산당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우리가 중국을 보는 시각부터 바 꿔야 한다. 중국공산당의 본질은 외적으로는 팽창주의, 내적으로는 억 압적이고 권위주의, 전체주의 성향이 특징이다. 세계는 캐나다나 인도 가 부상하는 걸 걱정하지 않지만, 중국이 부상하는 것을 염려하는 건 바 로 그 때문이다. 중국의 강압에 맞서려면 우선 부당한 압박에 저항하려 는 의지부터 가져야 한다. 국내적으로는 중국의 경제 보복에 한번 굴복 하면 결국 중국의 강압에 끌려갈 수밖에 없음을 교육시키는 노력이 필 요하다. 호주는 팬데믹 기원설 때문에 중국의 경제보복을 크게 당했지 만, 결국 중국이 먼저 제재를 풀 수밖에 없었다. 호주내 대중국 여론도 7 2017~2020년 사이에 긍정이 80%에서 20%로 급변했다. 또 다른 예로서 미국우선주의연구소가 발간한 보고서 역시 중국에 7 170 클라이브 해밀턴 지음, 김희주 옮김, 『중국의 조용한 침공』(서울: 세종, 2021) 참조. 저 자인 Clive Hamilton(호주 찰스스터트대학교 공공윤리 담당 교수)은 싱크탱크 오스트레 일리아 인스티튜트(The Australia Institute)의 소장이기도 하며, 『중국의 조용한 침공』 외 에도 『보이지 않는 붉은손(Hidden Hand)』의 저자로 잘 알려진 중국 전문가이다.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대한 강한 불신과 적대감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의하면 중국공산당 의 악의적 영향력은 미국 외부로부터 오는 최대의 위협이며 중국은 실 상 서구문명 전체에 대한 ‘문명적 도전(civilizational challenge)’이다. 중 국공산당은 중국 전체 인구의 극소수를 차지하면서도 중국을 대표한다 고 주장하면서 정치와 경제를 독점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공산당이 통 치하는 중국은 세계에 공급망, 제조업 등 기회를 제공한 것이 사실이지 만 중국의 본질적 의도를 감안한다면 중국과의 관계를 재고해야 한다 는 것이다. 중국은 미국의 관여정책과 규칙기반 질서의 틀 안에서 좋은 방향으로 변한 게 아니라 더욱 공세적이고 대결적으로 변한 현상타파 (revisionist) 세력을 대표하는 국가다. 이처럼 미국의 안보에 중국이 최 대의 위협인데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변화를 가장 시급한 안보위협으로 규정하는 오류를 범했다.8 이러한 강경 일변도 시각에 비해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에서 는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고려하는 좀 더 균형 잡힌 시각도 존재한다. 커트 캠벨과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은 Foreign Affairs지에 기고한 글에서 중국과의 전략경쟁이 무엇을 위한, 그리고 어떤 수단으로 경쟁 할지에 있어서 큰 불확실성을 내포한다고 비판한다. 무엇을 위한 경쟁 인지부터 명확히 하지 않으면 전략경쟁은 곧 ‘경쟁을 위한 경쟁’으로 변 질되고 끊임없는 대결의 위험한 악순환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 이다. 경쟁에만 집중하다보면 대중국 관여가 중국의 정치, 경제, 외교 등 분야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가능케 하리라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그 8 Fred Fleitz (ed.), An America First Approach to U.S. National Security(America First Press, May 9, 2024). 171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러한 관여가 실패로 끝난 지점에서 경쟁이 중국을 변하게 하리라는 또 다른 오류가 시작된다. 미중 양국은 큰 차이에도 불구하고 강대국으로 서 공존할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냉전 시대처럼 상대의 확고한 종말보다는 미국에 유리한 조건과 가치에 입각한 안정된 공존을 지향해야 한다. 양국이 비록 경쟁하더라도 위험스런 위기의 상승곡선을 막을 필요가 있다. 공존이 뜻하는 것은 경쟁을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는 대신 관리해야 할 조건으로 보는 것을 의미한다.9 오늘날 중국은 냉전기 소련보다 훨씬 더 위협적인 경쟁자이지만 동시에 미국에게는 불가결한 파트너이기도 하다. 세계가 당면한 다양한 글로벌 이슈들-예를 들면 기후변화, 글로벌 경제위기, 핵확산, 감염병 등-은 대부분 중국의 협력 없이 미국 혼자 힘으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국 은 핵심적인 네 분야, 즉 군사, 경제, 정치,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중국 과 우호적인 공존을 위한 조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비록 더디기는 하지만 미중 양국은 서로의 관계를 안정화시키기 위 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미중은 2022년 11월 발리 정상회담에서 양 국 간의 전략 경쟁이 대결과 대립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가드레일을 설 치하고 책임 있는 경쟁을 추구하기로 약속했다. 2023년 2월 정찰 풍선 사태로 인해 양국관계가 경색되었으나 일련의 고위급 회담을 통해 협 력을 향한 탐색과 조정 시기를 거쳤다.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 안보보좌관과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9 172 Kurt M. Campbell and Jake Sullivan, “Competition without Catastrophe: How America Can Both Challenge and Coexist with China,” Foreign Affairs, September/October 2019 (https://www.foreignaffairs.com/china/competitionwith-china-catastrophe-sullivan-campbell).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2023년 5월 비엔나, 9월 몰타, 10월 워싱턴 DC에서 만났고, 6월 토니 블링컨(Antony John Blinken) 국무장관을 시작으로 미국의 장관급 인사 4명이 잇달아 베이징을 방문하였다. APEC 정상회담 직전에 재닛 옐런 (Janet Yellen) 미국 재무장관이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를 만나 마지 막 조율 과정을 거쳤다. 2023년 샌프란시스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 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에서 열린 양국정상회담은 발리 정상회담 시점으로 양국 관계를 복원하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2023년 11월 15일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 주석 간 정상 회담이 1년 만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피롤리 정원(Filoli Estate)에서 개 최되었다. 동 정상회담은 심화되고 있는 미국의 대중국 제재와 미중관 계의 방향성을 전망할 수 있어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된 이벤트였다. 이 회담에서는 미중관계에 대한 상호인식 및 경제·통상 이슈에 대한 입장 표명, 양자협력 확대·재개 분야 합의, 글로벌·지역 이슈에 대한 입장 전달 등이 이루어졌다. 양 정상은 상호충돌 방지 및 소통의 필요성에 대 해 공감대를 이루며 △군사 소통, △불법 마약 제조·유통 방지, △인공 지능(AI) 활용, △기후변화 대응, △인적교류 확대 분야에서 협력을 재 개·확대하는 데 합의를 이루었다. 그러나 양국간 핵심 이슈인 첨단기 술, 수출규제, 공급망 등 경제안보 이슈와 대만 문제 관련 입장차를 재 확인하는 데 그쳤으며, 글로벌 안보 이슈 등에 대한 합의는 도출하지 못 했다. 샌프란시스코 회담에 대해 미중 모두 양국 정상이 직접 소통하여 갈 등 증폭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미국은 마약방지 협력 및 군사대화 재개 등 비교적 실용적인 성과를 강조한 반 면, 중국은 양국관계 개선을 위한 중국의 원칙과 비전 제시 등 장기적· 173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전략적인 성과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양국간 핵심 이슈에 대 한 합의 도출 실패 외에도, 군사대화 재개 등 합의사항 역시 미중간 갈 등요인에 따라 다시 중단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취약한 안정성이 크게 개선되지는 못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은 핵심이익의 차이가 명확한 미중이 갈등 방지와 상호이 익을 위해 협력을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미중관계의 안정화를 도모한 샌프란시스코 미중 정상회담은 상호 합의사항에 대한 후속조치 마련 및 충실한 이행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 이며, 이를 위해 미중 양국의 정치적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 국은 샌프란시스코 정상회담에서 미중관계의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것 을 가장 중요한 성과라고 중시하고 있어 향후 양국관계의 재정립 및 관 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전망이다. 미중 양국이 양국 관계의 안정화, 안보와 국익의 균형 등을 모색하는 것처럼, 글로벌 중추 국가를 지향하는 한국 또한 중국과의 소통 재개 및 확대를 통한 한중관 계의 재정립 및 균형적인 협력방안 모색이 필요하다.10 2. 디커플링에서 디리스킹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의 강경한 대중국 인식을 상당 부분 공유하 면서도 중국을 다루는 방법에서는 차이를 보인다. 가장 큰 차이는 코로 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정책을 경쟁에 서 공존으로 조정했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사실상 불가능하 10 174 정지현·강구상·문지영·박진희, “2023년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KIEP 세계경제 포커스』, Vol. 6 No. 43 (2023년 11월 27일).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고 미국의 국익에도 타격이 된다는 점을 인정하고 중국에 대해 경쟁하 되 장기적인 공존을 지향한다는 방향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바이든 행 정부에서 요직에 임명된 커트 캠벨과 제이크 설리번은 정부 입각 전인 2019년 Foreign Affairs지에 기고한 논문에서 이미 냉전의 궁극적인 종 식과 유사한 최종 상태가 아니라 미국의 이익과 가치에 유리한 조건을 명확히 하고 중국과 공존하는 안정적인 상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11 냉전 시기 미국의 봉쇄 전략은 소련이 언젠가는 스 스로의 무게에 짓눌려 붕괴할 것이라는 예측, 즉 봉쇄전략을 처음 제시 한 조지 케넌이 확신을 가지고 선언한 것처럼 소련은 체제 모순으로 인 해 ‘내부에 붕괴의 씨앗’을 담고 있다는 예측에 기반하여 구축되었다. 하 지만 냉전 시대와 다른 점은 오늘날 중국은 소련보다 경제적으로 더 강 력하고 외교적으로 더 정교하며 이념적으로 더 유연한 동급의 경쟁자라 는 점이다. 그리고 소련과 달리 중국은 세계체제에 깊숙이 통합되어 있 으며 미국 경제와도 얽혀 있다. 중국과 경쟁하되 파국 없이 공존할 수 있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조지워싱턴대 연설에서 미국의 대중국 정 책을 ‘3C’ 즉 협력, 경쟁, 대결(cooperation, competition, confrontation) 로 제시했다.12 중국과의 관계에서 협력할 것과 경쟁할 것, 싸울 것을 구 분해서 접근한다는 의미다. 이 연설에서 블링컨 국무장관은 향후 결정 적인 10년을 성공시키기 위한 바이든 행정부의 전략을 “투자, 조율, 경 11 Kurt M. Campbell and Jake Sullivan, 앞의 글. 12 Antony Blinken, Secretary of State, “The Administration’s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The George Washington University, Washington, D.C., May 26, 2022 (https://www.state.gov/the-administrations-approach-tothe-peoples-republic-of-china/). 175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쟁(invest, align, compete)”이라는 세 단어로 요약했다. 그가 말하는 투 자는 미 국내에서 미국의 강점인 경쟁력, 혁신, 민주주의의 토대에 투자 한다는 것이다. 조율은 공통의 목적과 공동의 대의를 위해 행동하면서 동맹 및 파트너 네트워크와 협력을 강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두 가지 핵심 자산을 활용하여 중국과 경쟁하여 미국의 이익을 방어하고 미래 비전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전략 투자 목표 미국 내부 강화 주요 내용 •핵심 물자의 국내 생산 인프라와 역량 강화 •민간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정부 지출 확대 •CHIPS and Science Act, 인플레감축법(IRA) 조율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이 신뢰하고 투자할 수 있는 하이테 크 산업기반 구축 동맹 네트워크 강화 •IPEF, QUAD, AUKUS 등 신뢰하는 국가들과의 소다자주의, 임무지 향형 연대 경쟁 •미국 중심의 질서와 우위에 대한 중국의 도전에 맞서 확고한 우위 유지 •수출통제, 수입통제, 투자통제 등 경제통상 분야에서 중국 압박 •국제경제 분야에서 새롭고 투명한 협력의 장을 창출하고 강화 중국 봉쇄와 저지 출처: 필자 작성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했던 중국과의 디커플링이 초래할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둘러싼 우려는 이미 유럽에서부터 터져 나오고 있었다.13 우 르줄라 폰 데어 라이언(Ursula von der Leyen)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중 국이 유럽 수출의 9%, 수입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중요한 무역 파트 너라는 점을 거론하면서 유럽은 중국과의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과학 13 176 Ursula von der Leyen, “Speech by President von der Leyen on EU-China relations to the Mercator Institute for China Studies and the European Policy Centre,” Brussels, 30 March 2023 (https://ec.europa.eu/commission/ presscorner/detail/en/speech_23_2063).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적 관계를 끊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과의 불균형 이 커지고 있지만 상품과 서비스 무역의 대부분은 상호 이익이 되고 ‘위 험하지 않다(un-risky)’는 점을 지적했다. 다만 중국과의 무역관계 불균 형 시정을 위한 다변화(diversification)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디리스킹 전환을 잘 보여주는 것이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이 중국에 대한 AI, 반도체 장비, 양자컴퓨팅 등 첨단기 술 수출 규제 강화를 천명한 소위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small yard, 14 high fence)” 개념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이 권위주의적 통치 모델 을 홍보하고, 군사를 현대화하며, 국제체제에서 중국의 이익과 가치를 특권화하기 위해 기술 역량을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문제를 해 결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바이든 행정부는 특정 첨단기술이 미국 과 동맹국의 안보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중국의 접근을 제한해 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이러한 경제 제한을 “작은 마당, 높은 울타리” 접근 방식이라고 부른다. 이 아이디어는 다른 영역에서는 정상적인 경제 교류를 유지하면서 군사적 잠재력이 큰 특정 소수의 기술에 대해 엄격한 제한을 가하다는 것이다. “작은 마당”의 개념은 미국 국가안보에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특 정 기술 및 연구 영역을 의미하며, “높은 울타리”는 이러한 영역을 중심 으로 집중된 전략적 통제를 의미한다. 즉, “작은 마당” 내에서는 핵심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더 엄격한 봉쇄 조치가 취해지지만, 이 경계 밖에 14 Jake Sullivan, “Remarks by National Security Advisor Jake Sullivan on Renewing American Economic Leadership at the Brookings Institution,” April 27, 2023 (https://www.whitehouse.gov/briefing-room/speechesremarks/2023/04/27/remarks-by-national-security-advisor-jake-sullivan-onrenewing-american-economic-leadership-at-the-brookings-institution/). 177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서는 중국과의 협력 여지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전략은 일반적 으로 중국과의 광범위한 디커플링 및 경제관계 단절보다는 주로 중국의 첨단기술 획득과 개발을 겨냥한 조치다. 당연히 중국 정부는 미국의 경 제 제한 조치를 중국의 부상을 억제하고 미국의 패권을 보호하기 위한 경제적 봉쇄로 평가한다. 미국 동맹국들 또한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 제한 조치를 단순히 미국의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주의 강화를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접근 방식이 올 바른 접근 방식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표적이 되는 기업과 부문의 수 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은 중국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키고 동맹국의 지원을 상실하며 중국의 기술 성장을 억제하지도 못한 채 오히려 미국 기업에 해를 끼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입장에 따라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에 대한 몇 가지 통제정 책을 발표했다. 첫째, 수출 규제에 있어서는 2022년 10월과 2023년 10월, 산업안전국(BIS)은 중국의 첨단 컴퓨팅 칩 확보, 슈퍼컴퓨터 개발 및 유지보수, 첨단 반도체 제조 능력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춘 새로운 수출 규제를 발표했다. 이러한 규제 외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BIS는 수 출업체가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으면 지정된 기업이 거의 모든 미국산 제품을 수입할 수 없도록 하는 기업 목록에 20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을 추가했다. 둘째, 금융 제재와 관련하여 2021년 6월, 바이든 대통령은 비특수 지정 국가 중국군사-공업단지 목록(NS-CMIC 목록: Non-SDN Chinese Military-Industrial Complex Companies List) 제재 프로그램을 만드는 행 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재무부 장관이 중국의 국방 및 관련 178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자재 또는 감시기술 부문에 관여하기로 결정한 미국 기업의 상장 증권 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것을 금지한다. 행정명령에는 중국의 59개 기 업이 나열되어 있으며 2021년 12월에 9개 기업이 추가되었다. 셋째, 인바운드 투자 심사와 관련해 2023년 9월,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외국인투자위원회(CFIUS: Committee on Foreign Investment in the United States)에 커버드 거래를 검토할 때 CFIUS가 고려해야 할 위험에 대한 지침을 제공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반도체 제조 및 첨단 패키징,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공 지능(AI), 생명공학 및 바이오 제조, 양자컴퓨팅, 첨단 청정에너지, 기후 적응 기술, 중요 재료, 식량안보, 의약품 및 활성 의약품 성분에 영향을 미치는 농업 산 업 기반 요소, 방위, 공중 보건 및 생물학적 준비, 에너지 부문, 운송 산 업 기반이 포함된다. 넷째, 아웃바운드 투자 심사와 관련해 2023년 8월, 바이든 대통령은 아웃바운드 투자 심사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안 된 규칙 제정에 대한 사전 통지에 따라 재무부는 중국의 군사, 정보, 감 시 또는 사이버 지원 능력에 중요한 반도체 및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양자 정보 기술, AI 부문과 관련된 미국인의 인수합병, 사모펀드 투자, 벤처 캐피탈 투자, 그린필드 투자, 합작 투자 및 특정 부채 금융 거래에 대한 통지 요건 부여 또는 금지를 고려하고 있다. 3. 글로벌 사우스, 새로운 경쟁의 장 미중관계에서 또 다른 대결의 장은 다극적 국제질서를 향한 미국 대 중·러의 경쟁이다. 최근 국제정세는 파편화된 세계질서 하에서 새로운 179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진영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가운데 글로벌 곳곳에서 다양한 갈등과 충돌 로 인한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증대하는 추세다. 세계는 미국과 서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웨스트(Global West), 중·러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이스트(Global East), 그리고 인도, 브라질 및 중간지대의 나머지 다양한 비서구 발전도상 국가들을 포함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삼 분되는 양상이다. 현재 국제질서의 핵심은 글로벌 웨스트와 글로벌 이 스트 사이의 경쟁, 특히 미중관계에 있다. 미중관계는 정치와 경제, 이 념과 체제 등 거의 모든 면에서 당분간 적대적 경쟁관계가 지속될 전망 이며, 글로벌 사우스를 상대로 경쟁적 ‘세 결집(coalition building)’을 적 극 추진하고 있다.15 2022년 10월 열린 20차 당대회에 이어 2023년 3월 양회에서 시진 핑 지도부 3연임 공식화 이후 개혁개방과 경제 발전 중심의 40년간 덩 샤오핑(鄧小平) 시대가 사실상 마감되고 2049년까지 중국 특색 사회주 의 강대국 실현 기치를 내건 시진핑(習近平) 신(新)시대가 개막되었다. 중 국을 건국한 마오쩌둥(毛澤東)에 이은 덩샤오핑 시기는 1978년 개혁개 방을 시작으로 연 10% 이상의 초고속 경제성장을 통해 약 40년 만에 중 국을 세계 제2의 경제 대국으로 자리매김시켰다. 이러한 괄목할 만한 경제적 성과를 이어받아 새롭게 출범한 시진핑 3기 지도부는 세계 제 2위의 경제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을 통한 중국 의 꿈(中國夢) 실현과 사회주의 강대국 달성이라는 역사적 소명과 과제 를 안고 출범하였다. 15 180 G. John Ikenberry, “Three Worlds: the West, East and South and the competition to shape global order,” International Affairs, 100: 1(2024) 참조.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새로운 대외노선를 밝힌 시진핑 3기 지도부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 책 변화는 과거 국경분쟁으로 불편했던 중러관계를 정리하고 국제질서 다극화와 국제관계 민주화 실현을 위해 21세기 중러 전략적 경제-안보 협력 본격화를 대내외에 밝혔다. 특히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정 상회담을 통해 유라시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대만해협 문제 해결을 위해 전략적 소통 강화와 군사-안보협력을 더욱 확대 발전 시켜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서방의 강력한 제재 를 받는 중인 러시아는 세계 제2위 경제대국이자 세계 제1위 산업-제 조 공급망을 가진 중국과의 전략적 경제-안보협력을 통해 새로운 다극 화된 국제질서 창출 및 유라시아 정치-경제 통합을 가속화시켜 나간다 는 중장기 대외정책 노선을 밝혔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핵무기 를 보유하고 광활한 영토와 에너지 자원을 가진 러시아와 세계에서 가 장 완벽한 산업- 제조 공급망과 14억 소비시장을 가진 중러간 전략적 경제-안보협력 본격화로 인해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 질서 출현은 불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현재의 국제질서가 본격적인 다극체제 질서로 이행했고 중 국이 변화를 주도할 적기라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실상 글로벌 금융 위기와 코로나 팬데믹,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세계질서는 더 이상 미 국이나 서구가 주도하기 어려운 다극적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024년 3월 4일 시작되어 3월 11일 끝난 2024년 중국 양회(兩會) 정부 업무 보 고에서 시진핑 지도부는 중국의 달라진 대외정책 변화를 강조하며 기 존 미국 중심의 단극 국제질서가 아닌 새로운 다극화된 국제질서 구축 을 내놓으며 달라진 중국의 대외정책 변화를 보여주었다. 특히 정부 업 181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무 보고에서 2023년도 중국 특색 대국 외교를 전면적으로 추진하여 글 로벌 협력 파트너십에 크게 공헌하였고 국제 및 역내 이슈를 원만하게 해결하는데 있어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하였다. 이어 중국은 보다 평등하고 질서 있는(平等有序) 다극화 국제질서 구축을 위해 러시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함께 미국과 서구 주도의 기존 국제질 서 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 밝혔다. 다극적 국제질서 하에서 중국은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 다수의 국가 들과 손잡고 그동안 미국과 서구가 독점해온 글로벌 거버넌스를 개혁하 려고 한다.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와 중국을 연결하는 내러티브로 등장 한 것이 바로 시진핑 주석이 제시한 글로벌 발전구상(GDI)과 글로벌 안 보구상(GSI)이다. 시진핑 주석은 코로나19 기간이던 지난 2021년 9월 유엔 총회 화상 연설에서 글로벌 발전구상을, 2022년 4월 보아오(博鰲) 포럼 화상 기조 연설에서 글로벌 안보구상을 제안했다. 그리고 2023년 3월 문명의 다 양성을 존중하고 문명 간의 공존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문명구상(GCI) 을 제안했다. 이로써 발전 → 안보 → 문명으로 확장되는 중국의 3대 이 니셔티브가 완성됐다. 글로벌 발전구상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경제회복을 촉진 하고, 공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고 글로벌 개발 공동체를 구축 하기 위한 밝은 미래를 지향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글로벌 안보구상 은 시진핑 주석이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제시된 안 보개념으로 당시 시진핑은 주권 존중과 영토 보전, 내정불간섭, 각국 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냉전 사고 및 일방주의 반대, 집단정치와 진 182 Ⅲ. 미중관계의 평가: 트럼프 1기~바이든 행정부 영 간 대결 반대, 안보 불가분 원칙 견지 등을 그 내용으로 제시하였다. 이후 중국은 同구상을 좀 더 구체화, 체계화하여 친강(秦剛) 외교부장이 2023년 2월 21일 ‘글로벌 안보 구상: 안보 딜레마를 타개하기 위한 중 국 방안’ 제하로 중국공공외교협회가 개최한 란팅(藍廳) 포럼에서 글로 벌안보구상개념문건(全球安全倡议概念文件)을 발표함으로써 중국의 국제 안보에 대한 구상을 공식 수립·제시하였다. 글로벌 문명구상은 서구 가 주도하는 문명을 비판하고 중국 주도의 문명관을 피력했다. 세계 문 명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문명의 평등·상호 배움·대화·포용을 견지하 며, 문명 교류를 통해 문명의 장벽을 초월하고, 문명의 상호 배움으로 문명의 충돌을 초월하며, 문명의 포용으로 문명의 우월을 초월할 것을 우리가 더불어 제창해야 한다는 게 핵심 내용이다. 이러한 구상들 중에서 핵심은 발전구상과 안보구상이다. 글로벌 사우스에 속한 대부분의 국가들은 가난하고, 크고 작은 내외의 분쟁 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안보결핍(security deficit) 국가들이다. 이런 나 라들에게 안보와 발전은 절박한 문제다. 곧 먹고 사는 문제와 죽고 사 는 문제다. 그런데 중국같이 큰 나라가 자원을 퍼부어가면서 이 절박 한 문제 해결을 도와주겠다는데, 이를 거부할 나라가 얼마나 되겠는가. 2024년 9월 베이징 샹산포럼에 참석한 콩고 국방장관은 ‘no security, no development’, 즉 안보 없이는 발전이 없고, 발전이 없으면 안보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처럼 안보와 발전이 절박한 나라들에게 미국이 나 서구가 민주주의와 인권, 규칙기반의 국제질서 같은 가치를 아무리 떠들어봐야 공허하게 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과 서구가 왜 중국 과의 내러티브 전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지 이해가 된다. 183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이러한 국제정세 하에서 중국은 러시아와의 전략적 연대를 통해 세 계질서의 다극화를 추진하는 한편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 글로벌 사우스와 전통적인 안보문제 뿐만 아니라 비전통적 안보문제에 대한 논의와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자 한다. 문제는 내수 부진과 미국의 압박으로 수출길이 막힌 중국이 과연 상기한 발전·안보·문명 3대구상 을 지속할 여력이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도널드 트럼프 후보의 승리로 끝났다. 대선 레이스 과정에서 ‘초접전’이라고 불릴 정도로 혼전을 거듭하던 판 세와는 달리 트럼프는 카멀라 해리스를 상대로 압승을 거두었다. 트럼 프가 다툼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실한 승리를 거둔 탓에 개표도 예 상보다 빨리, 그리고 조용히 끝났다. 이번 대통령 선거와 함께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도 공화당은 상·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장악했다. 결 과적으로 공화당 대통령에 의회도 공화당이 장악한 ‘단점정부(united government)’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2025년 1월 20일 트럼프 2기 행정 부가 출범하게 되면 트럼프 1기에 비해 매우 강력한 정책 추진력을 가 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는 2기 집권기 동안 자신의 레거시를 남길 어젠다를 마음껏 밀어부칠 수 있게 됐고, 사실상 트럼프의 독주를 제지 할 아무런 제동장치가 없는 상황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4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1.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평가 2024년 미국 대선의 주요 쟁점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출구조사에서 유권자의 58%는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무능에 대한 ‘정권심판’의 성격 이 크다고 답변했다. 주요 쟁점으로는 민주주의, 경제, 낙태, 이민, 외 교 등을 꼽을 수 있으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경제적 상황에 대한 미국인 들의 불만으로 판단된다. 해리스 지지자들은 민주주의를, 트럼프 지지 자들은 경제와 이민 문제를 선택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목했다. 트럼프의 승리는 미국 국내정치의 오랜 전통과 익숙한 세력연대 구 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는 7개 경합주를 모두 석 권했을 뿐만 아니라 2004년 대선 이후 최초로 총 득표수에서도 민주 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타임스의 선거 후 초기 분석에 의하 면 도시와 농촌 같은 주거지 차이, 교육 수준 차이, 인종 구성 차이, 연 령 차이를 가리지 않고 2020년 대선에 비해 트럼프 지지도가 크게 상승 했다. 특히 백인이 50퍼센트 미만인 290개 카운티(county)들에서 무려 7퍼센트에 가까운 지지율 상승이 발생했고 흑인 유권자들이 많은 지역 에서도 트럼프가 선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커다란 지지율 변화는 라티노(hispanic) 인구가 25%를 넘어선 카운티들에서 발생 - 2020년 대 선에 이어 이번에는 9%를 상회하는 트럼프 지지율을 기록했다. 소수 인 종이나 청년, 여성 등에 의존하는 흔히 정체성(identity) 선거 방식으로 이전의 대선 경쟁을 이어왔던 민주당에게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민주당으로 지지가 편향되었다고 알려졌던 고졸 이상의 고학력 유권자 그룹에서도 트럼프 지지가 확인되었다. 이로써 미국 사회 내에 서는 광범위한 ‘트럼프 연합(Trump coalition)’이 형성됐음이 확인됐고, 185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공화당은 과거 친기업, 백인, 남성, 상류층의 지지에 기반한 정당에서 앞으로 다인종, 노동계층 기반 정당으로 변모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민주당의 패배는 미국 사회 저변의 이런 변화를 간과한 채 DEI(diversity ·equity·inclusiveness, 다양성·형평성·포용성)와 PC(politically correct, 정 16 치적으로 올바름) 같은 추상적 가치에 집착한 결과이다. 민주당의 정강정책은 공화당에 비해 국제적 관여와 동맹 네크워크 를 중시하는 특징을 보인다. 민주당 정강은 외교정책과 국내적 도전이 서로 별개의 것이 아니라는 인식하에 미국의 세계적 리더십 회복에 중 점을 둔다. 민주당은 트럼프의 미국우선주의(America First) 정책이 동맹 및 우방과의 관계를 소원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미국이 오히려 더 고 립되고 경제는 침체됐고 안보는 불안해졌다고 비판하고 있다. 민주당 정강은 나토를 비롯해 동맹 및 우방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특히 북한의 도발에 맞서 한국 같은 동맹국 편에 설 것임을 분명히 천명하고 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 관해서는 역내의 동맹국들과 협력해 규칙기반 질 서와 항행의 자유를 유지하는 한편, 중국의 강압에 맞서겠다고 지적하 고 있다. 또한 쿼드와 오커스, 아세안 등 인도-태평양 지역 내의 다자 적 협력에 높은 우선순위를 부여하고 있다. 해리스가 대중국 정책에서 바이든과 다른 중요한 점 하나는 트럼프 의 대중국 관세정책을 비판한다는 점이다.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정책을 대부분 유지했고, 재닛 옐런 등 민주당 주류는 처음엔 반관 세(anti-tariff) 입장이었다가 팬데믹 이후 중국과의 경쟁이 심화되면서 16 186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한 분석과 평가는 이상현, “미국 트럼프 2기 행 정부: 국내정치 지형 변화와 대외정책 전망,” 『세종정책브리프』 No. 2024-17 (2024.11.18.) 참조.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바이든 지지로 선회했다. 해리스는 경제에 비해 중국의 인권 문제에는 매우 뚜렷한 목소리를 냈다. 해리스는 동료 상원의원 55인과 함께 ‘홍 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을 주도했고, 신장위구르 지역에 대해서도 유 사한 법안을 발의한 바 있다.17 쿼드, 오커스, 아세안, 한미일 협력을 통 한 인도태평양 질서 유지 및 안보협력 강화하는 한편, 대만해협 평화 안 정, 하나의 중국 정책 견지 등의 입장을 밝혔다. 정강정책만으로 본다면 민주당의 노선이 정책의 연속성이 크고 예측 가능성이 크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더 강경해지면 한국은 미·중 사이 에서 좀 더 불편해질 가능성이 증가한다. 한국으로서는 당연히 미중관 계의 변화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 민주당에 비해 공화당의 정강정책은 상대적으로 짧고 매우 단촐 하다. 미국의 동맹국들이 공동의 방위 목표를 위해 의무를 다하게 함 으로써 동맹을 강화한다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그동안 나온 트럼프 와 그 측근들의 발언을 통해 트럼프 2기의 외교 및 동맹정책 예측이 가 능하다.18 트럼프가 추구하는 미국우선주의 외교의 핵심은 기존 글로 벌(globalist) 외교부터 탈피하는 것이다. 트럼프 이전의 미국 외교는 민 주·공화 할 것 없이 글로벌 외교로, 이는 미국의 국익에 직접 이익이 되 지 않는 국제분쟁에 끝없이 개입하고 글로벌 제도를 국가보다 중시하는 특징을 노정했다. 그런 외교에 비해 트럼프는 미국의 국익에 직접 도움 17 FP Staff, “The Kamala Harris Doctrine: Everything we know about the presumptive Democratic nominee’s foreign-policy views,” Foreign Policy, July 26, 2024 (https://foreignpolicy.com/2024/07/26/kamala-harris-policy-chinarussia-trade-immigration-israel-gaza-india/). 18 Fred Fleitz (ed.), An America First Approach to U.S. National Security (America First Press, May 9, 2024). 187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이 되지 않는 해외 군사활동에 미국인들의 세금을 쓰지 않겠다는 입장 이다. 트럼프는 기본적으로 모든 문제를 거래적 접근(transactional approach) 관점에서 바라보며 본능적으로 손해 보는 거래를 거부한다. 트럼프는 대외관계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손해를 보고 다른 나라들만 이익을 취 하는 불균형 구조를 시정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강조한다. 경 제·통상 분야의 불균형 구조는 미국의 무역적자를 말하며 군사·안보 분야의 불균형은 미국 동맹국들의 불충분한 안보 기여—미흡한 방위 분 담,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 2%에 못 미치는 국방비 지출—를 의미한다. 이는 중국 같은 적대국에 대해서는 물론, 한국, 일 본 같은 가까운 동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원리이다. 트럼프는 대선 공약으로 중국의 최혜국대우 지위(MFN) 철회, 중국 산 필수재화(전자제품, 철강, 의약품) 수입 단계적 중단, 중국산 제품에 대 한 60% (심지어 100~200%) 관세 부과를 공언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방 위공약은 유지하겠지만 대만은 자국 방어를 위해 미국에 비용을 지불해 야 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외부에서 우려하는 만큼 트럼프가 중국을 심 하게 압박하거나 동맹을 경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과도한 대중국 관세 부과는 결국 미국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켜 미국 근로자들 의 실질소득을 줄이기 때문이다. 동맹의 기여를 강조하는 것도 동맹을 중시하되, 합당한 비용을 내라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19 19 188 예를 들면 2024년 4월 한국을 방문한 Fred Fleitz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부소장 일행은 트럼프 재선시 한국의 우려와 관련, 주한미군 감축, 혹은 철수 가능성은 낮다 고 지적했다. 주한미군은 대북 억지력의 핵심인데, 엘브리지 콜비처럼 미국은 모든 역량을 중국에 집중하고, 동맹은 스스로의 방어를 책임져야 한다는 시각은 완전히 잘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정책에서 핵심적인 원리는 호혜성(reciprocity) 이다. 호혜성이란 중국공산당과 그에 연관된 어떤 인물도 미국의 영토 나 인프라, 지적 재산권, 교육 기회, 소셜미디어에 대한 접근이 미국인 들이 중국에 접근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 이다. 그동안 중국은 비호혜적인 방식으로 미국의 자산을 악용해 결과 적으로 미국 경제와 국가안보를 잠식하는 경쟁자로 성장했다. 세계화 시대의 도래와 함께 시작된 중국의 경제적 부상은 중국이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세계시장에 통합될수록 더 민주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 고 있었다.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중국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시키고 최혜국대우 지위를 부여한 것은 당시 워싱턴의 정책결정자들이 공유한 이러한 기대에 근거한 것이었다. 중국은 경제적으로 성장하고 수많은 중국인들이 해안가 융성하는 도시로 이주했지만 기대했던 정치적 민주 화는 따라오지 않았다. 대신 2012년 시진핑 주석이 집권하면서 중국은 마오 시대 이래 가장 권위적이고 교조적인 정권이 되었다. 중국은 급격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군사력 증강에도 박차를 가하 고 있다. 해군의 경우 중국은 이미 2020년에 미국을 추월해 340척의 전함을 보유한 세계 최대 해군력 국가가 되었다. 같은 시기 미국은 약 300척의 전함을 보유했다. 물론 미국은 항모나 전략핵잠수함 성능 면 에서 중국을 압도하지만 양적 차이가 커지면 이를 질적으로 따라잡기 가 쉽지 않게 된다. 2024년말 중국은 약 400척을 보유했지만 미국은 2045년에 가서야 350척의 전함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함 못된 접근이라는 것이다. 지금처럼 복합적 위협이 존재하는 상황에선 1개의 전쟁(중 국)뿐 아니라 다수의 분쟁(conflict)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189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선 건조 능력은 미국의 200배가 넘는다. 중국은 핵전력 강화에도 집중 하고 있어 2045년에 이르면 중국의 핵탄두는 총 1,500개에 달할 전망 이다. 2023년 현재 중국은 지상배치 대륙간탄도탄 발사대를 미국보다 더 많이 보유한 국가가 되었다.20 2. 2025년 미중관계 전망 백악관에 성공적으로 복귀한 트럼프는 2기 임기 동안 자신의 어젠다 를 최대한 밀어부칠 것이다. 트럼프 1기와 달리 신속히 추진되는 내각 인선 과정을 보면 그의 의도가 엿보인다. 지금까지 주요 고위직에 임 명되거나 내정된 사람들은 그동안 하마평에 오르내리던 인물들보다는 MAGA(Make America Great Again) 신봉자, 트럼프 충성파, 워싱턴 아웃 사이더, 강성 인사들이 압도적으로 많다. 이는 트럼프 시대 외교안보와 한반도 정책에 대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가안보보좌관에 내정된 마이크 왈츠는 육군 특수부대 그린베레 장교로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공화당 내에서도 대표적인 반쿠바, 반중국, 반이란 인사로 꼽힌다. 북한 인권법 공동 발의자이자 대북 강경파로도 알려져 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미 육군 주방위군 출신으로,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 쟁에 참전하고 육군 대위 전역 후 폭스뉴스 진행자로 활동한 게 국방 관 련 이력의 전부다. 국가정보국(DNI: 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국 장에 지명된 털시 개버드는 정보 관련 경험이 전무하고 이슬람 테러, 북 20 190 Fred Fleitz (ed.), 앞의 책, pp. 98-102.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핵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현재까지 지명 됐거나 내정된 고위직 인사들은 예상 밖의 인물들이 많다. 정부효율부 (DoGE) 공동수장에 임명된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나 보건부장관 지 명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등도 상원 인준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되는 인물들이다. 외교안보 분야에 내정된 인물들은 대체로 대중, 대북 강경 파 위주이고, 한반도보다는 중동 전문성이 더 돋보이는 인선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1기 때 참여했던 균형감 있는 인사들 상당수가 퇴진했 고, 트럼프 2기는 그가 불신하는 직업관료들이 배제되고 트럼프와 같 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대거 참여할 것으로 가정한다면 트럼프 2기 는 1기의 확대재생산 버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곧 대중국 정책이 안정된 공존보다는 경쟁과 갈등을 지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시사 한다. 트럼프 2기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정책 변화가 예상되지만 그 중에 서도 핵심은 대중국 정책, 특히 대중국 관세전쟁 개시 방식과 시점이다. 트럼프의 대중국 정책은 거래적이며 즉각적인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화당에게 중국은 반드시 경쟁에서 이겨야 할 대상이며, 서구사 회 전체에 대한 문명적 도전(civilizational challenge)이다. 트럼프는 유 세 과정에서 보편관세와 별도로 중국에 대해서는 60~100% 관세를 부 과하겠다고 했고, 멕시코를 통한 중국의 우회수출도 강력하게 통제한다 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의 중국 관련 공약에는 중국의 항구적 정상무역 관계 지위 철회, 중국산 필수 재화(전자제품, 철강, 의약품) 수입 단계적 중단, 중국인의 미국 부동산 및 기업 구매 금지, 중국산 차량 수입 금지 등이 포함돼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트럼프의 관세 부과에 중국이 보 191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복관세로 대응하는 것인데, 이는 전 세계적인 관세전쟁의 시발점인 동 시에 국제 통상무역 환경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중국 의 PNTR 지위가 철회될 경우 미국의 관세율표 상 ‘칼럼1’ 분류에서 제 외되어 ‘칼럼2’ 국가들의 세율이 적용되며, 현재 이 그룹에 속한 국가로 는 쿠바, 북한, 러시아, 벨라루스 뿐이다. 중국의 PNTR 지위 철회는 미 국 GDP, 수출, 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고 중국의 보복은 미국 의 경제에 추가적인 악영향을 초래해 미국내 인플레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 중국 등 일부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취임 직후부터 중국이 배 포한 엄청난 양의 펜타닐(마약)이 캐나다와 멕시코 등으로 우회해 미국 으로 들어온다고 주장하며 캐나다와 멕시코가 국경통제를 획기적으로 강화하지 않으면 대규모 관세 부과를 예고해왔다. 이에 따라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는 25%, 중국에 대해서는 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관세 부과를 1개월 유예 받았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는 이미 적용되기 시작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이러한 정책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어리석은 무역전쟁’이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21 트럼프는 캐나다에 펜타닐 때문에 관세를 부과한다 고 했는데 WSJ는 “마약은 수십 년 동안 미국으로 유입되어 왔으며, 미 국인들이 계속 사용하는 한 계속 유입될 것”이라며 “어느 나라도 이를 21 The Editorial Board, “The Dumbest Trade War in History,” The Wall Street Journal, January 31, 2025 (https://www.wsj.com/opinion/donald-trump-tariffs25-percent-mexico-canada-trade-economy-84476fb2?mod=opinion_lead_ pos1). 192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막을 수 없다”고 했다. 또한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서 자동차 산업은 실제로 미국만의 산업이 아닌 북미 지역 전체의 산업으로, 3개 국의 공급망이 고도로 통합되어 있음을 지적했다. 2024년에 캐나다는 미국 자동차 부품 수입의 약 13%를 공급했고 멕시코는 약 42%를 공급 했다. WSJ는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는 이 무역 없이는 경쟁력이 훨씬 약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농산물들이 수입에 크 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WSJ에 따르면 지난해 회계연도 기 준 멕시코산 농산물은 총 미국 농산물 수입의 약 23%를, 캐나다산은 약 20%를 차지했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보카도의 경우 90%가 멕시코산 이다. 따라서 미국에 가장 큰 적자를 발생시키는 중국보다 가장 가까운 이웃인 두 나라에 관세를 부과해 북미 무역전쟁이 지속된다면 이는 역 사상 가장 어리석은 전쟁 중 하나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상 트럼프가 목표로 하는 건 무역협상 타결이지 무역전쟁이 아니 라는 지적도 있다.22 트럼프가 중국에게 새로 부과한 10% 추가 관세는 유세 기간 동안 공언한 것에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대중 국 관세가 이것으로 끝날 가능성은 없고 더 큰 양보를 끌어내기 위해 준 비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가 최우선 관심을 가진 것 중 하나는 불 법이민을 막는 것이고, 이를 위해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 를 압박하는 건 놀랄 일은 아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모두 수출품 중 3/4 이상이 미국으로 향하고 이러한 대미 의존도 때문에 트럼프는 막강 한 레버리지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비해 훨 22 Wendy S. Cutler, “Trump Wants a Trade Deal, Not a Trade War. He May Get One,” The New York Times, January 31, 2025 (https://www.nytimes. com/2025/01/31/opinion/trump-trade-deal-china.html). 193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씬 강력한 경쟁자이며 트럼프 1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매우 포괄적인 보 복 패키지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행정부 말기에 중국으로 의 반도체 수출을 금지하자 중국은 엔비디아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갈륨과 게르마늄 같은 희토류 수출 금지로 맞섰다. 중국은 또한 자국 내 생산을 늘리고 다른 수출 시장을 모색함으로써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 도를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했다. 중국 수출의 약 15%만이 미국 시장으 로 향하고 있으며, 이는 2018년 이후 4% 포인트 이상 감소한 수치다. 이는 중국 경제가 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미국의 협상 레버리 지가 줄어들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1기의 관세전쟁은 2020년 1월 미국과 중국이 수년간의 긴장 고조 끝에 협상한 이른바 1단계 무역 합 의로 끝났다. 이 합의에는 중국이 2천억 달러 수준의 미국산 제품을 구 매하고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겠다는 약속이 포함되었다. 트럼프 대통령 은 이를 “양국에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줄 혁신적인 합의”라고 언급하며 자랑스러워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양국 교역이 차질을 빚으면 서 중국은 애초 약속한 금액의 약 60% 정도를 구매하는 데 그쳤다. 2단 계 협상도 코로나로 인해 무산되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중단 된 협상을 다시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의 새로운 무역 협상을 추 진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중국은 보조금, 국유 기업, 강력한 산업 정책에 의존하는 국가 주도 경제 모델을 바꾸려 하지 않을 것이며, 이는 미국의 많은 불만의 근거가 되고 있다.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의미 있게 줄이려면 어떤 무역 협상이든 두 가 지 새로운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 첫째, 중국이 주요 부문에서 자국 공 장의 생산량을 늘리도록 장려하고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황에서 전기 자동차, 태양광 패널, 철강과 같은 분야의 글로벌 시장은 중국 제품으로 194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넘쳐나고 있다. 무역 협정은 중국의 수출 제한과 국내 소비자 수요를 촉 진하기 위한 의미 있는 조치의 조합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둘째, 중국 기업들은 생산기지를 다른 국가로 이전하여 미국의 관세를 피하고 있다. 2018년 이후 중국이 발표한 멕시코에 대한 외국인 직접 투자는 약 3배로 증가했으며 베트남에 대한 투자는 약 170% 증가했다. 향후 미중 간 협상은 중국산 제품이 여러 국가에서 제조되었는지 여부 를 판단하는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특정 중국 기업의 대미 수출을 금 지하는 조항이 협상 테이블에 올라야 한다. 미중 경제관계를 개선하려 는 노력은 바람직한 목표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과욕을 버리고 중국 이 타협에 응할 수 있을 수준의 기대를 갖고 협상에 접근하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곧 베이징을 방문한다면 체류 기간 동안 큰 성과를 발표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과의 빠 른 무역 합의를 위해 실리를 희생하는 것은 실수가 될 수 있다. 스콧 베 센트 재무장관이 최근 인준 청문회에서 언급했듯이 협상 시작을 발표하 고 1단계 합의에 명시된 목표를 따라잡기 위한 보완적 구매 계약을 포 함하여 몇 가지 초기 이행 보장을 확보하는 것이 현명한 접근 방식일 것 이다. 트럼프가 이러한 방식으로 접근하면 일부 거래에서는 성공을 거 둘 수도 있을 것이다. 관세와 통상정책 외에 미중관계에서 주목할 이슈는 대만 문제이다. 트럼프는 자신이 집권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처럼 대만을 방어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 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겠다는 뜻을 네 차례 나 밝힌 바 있고, 이에 대해 미국이 군사적 개입 계획을 명시적으로 밝 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폐기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중국이 반발 195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했었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바이든 대통령처럼 대만을 방어하기 위해 미군을 보내지는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미국이 대만을 포기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대만의 전략적 중요성을 중국 견제에 십분 활용하는 동시에 대만이 미국의 지원에 대 해 응분의 대가를 내라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미국이 대만을 지 원하는 경우에도 대만이 비용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만 국방 예산은 GDP의 2.6%, TSMC는 미국 아리조나에 650억 달러 이상을 투 자했지만 로버트 오브라이언, 엘브리지 콜비 등 트럼프 측근들은 대만 이 투자를 더 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중국은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강력히 반발하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연일 대만사태를 대비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펼치고 있다. 특히 시진핑 지도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훼손하는 듯한 발언을 할 때마다 매우 강 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대만 독립세력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리고 미국이 도전하거나 넘지 말아야 할 네 가지 레드라인으로 대만 통일 문제, 민주주의와 인권, 정치와 제도, 경제 발전 등을 제시하 며 이를 미국이 존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는 입장을 거듭 천 명해왔다. 첨단 군사력 건설을 통한 군 현대화에 막대한 투자를 하는 이 유도 대만 유사시 성공적으로 통일을 달성하는 데 장애가 될 외부의 위 협을 억지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2024년 국방예산으로 지 난해 대비 2.3% 증가한 약 1조 6천7백억 위안(한화 301조원)으로 책정 했다. 사실상 중국 국방비 규모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로서 매우 빠른 속도록 증가하고 있다. 시진핑 지도부는 2035년까지 중국군 현대 화를 달성하여 강력한 억지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국방비 증액과 첨 196 Ⅳ. 2025년 미중관계 전망 단무기 개발을 통해 역내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력을 뛰어넘는다는 구상 이다.23 중국은 미국 대선 결과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최근의 추세를 예의 주시하면서 대응책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에 대해서는 관세 정책과 함께 예측하기 어려운 상대라는 우려가 있지만 동시에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가 국익에 더 부합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트럼프가 미국 과 유럽 사이의 분열을 키울 가능성, 미국 민주주의의 퇴행, 글로벌 리 더십 후퇴, 국내정치적 분열이 더 심화될 가능성 때문이다. 또한 트럼프 는 러시아에 대해서도 민주당보다 좀 더 유화적일 가능성이 크다. 트럼 프는 1:1 거래적 관계를 선호하는 반면, 민주당은 다자적 틀로 중국을 얽어매려는 입장이라서 오히려 트럼프가 다루기 쉬울 거라는 분석도 존 재한다. 그런 이유로 시진핑 등 중국지도부는 트럼프를 선호할 가능성 이 크다. 시진핑 시대 이후 중국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글로벌 리더로서 전제 하고 변화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중국의 새로운 역할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대국, 주변국, 개도국, 그리고 다자무대 등으로 외 교 대상을 구분하고 시기와 이슈에 따라 대상의 우선 순위와 세부 외교 전략을 구상하는 패러다임을 유지해왔다. 그러한 중국이 시진핑 시대에 들어 외교 패러다임의 변화를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시진핑 시대 외교 의 키워드가 된 ‘신형대국관계’나 ‘책임대국론’은 바로 변화하는 국제질 서 속에서 중국의 새로운 역할을 찾겠다는 선언이다. 하지만 현실적으 23 정재흥,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미중관계 변화 가능성,” 김현욱 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미국의 대외정책 전망』 (서울: 세종연구소, 2024), pp. 119-123. 197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로 중국이 직면한 국내의 복합 난제로 글로벌 역할 확대의 의지는 제약 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 정부의 귀환이라는 불가측의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면서 경제 회생과 체제 안전에 우선순위 를 둘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중국은 트럼프의 귀환이 초래할 수 있 는 국제정세의 새로운 긴장과 불확실성을 경계하면서도 글로벌 리더십 공백에 따른 새로운 기회에 대한 기대도 갖고 있다. 미국이 물러난 틈새 를 적극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을 타진하면서 전방위 외교 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24 중국은 이미 러시아, 유럽, 글로벌 사우스, 그리고 상하이협력기 구(SCO: Shanghai Cooperation Organisation)와 브릭스(BRICS: Brazil, Russia, India, China, South Africa), G20 등 다자협력을 강조하면서 다자 외교의 리더십을 확보하려 하고 있다. 그와 함께 주변지역의 안정화를 모색하는 한편 가능한 한 우군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중 국은 주변의 지역 강국이라고 할 수 있는 일본, 인도, 베트남과의 관계 발전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국에 대해 일방적으로 비자 면제 정책을 시 작한 것도 주변국 안정화의 일환으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한국 외 에도 슬로바키아,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아이슬란드, 안도라, 모나 코, 리히텐슈타인 등 국가의 일반 여권 소지자를 대상으로 비자 면제 정 책을 시행 중이다. 2024년 11월 8일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 비즈 니스, 관광, 친척 지인 방문 및 경유를 목적으로 하는 상기 국가 입국자 는 최장 15일간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다. 24 198 이동률, “중국의 새로운 글로벌 역할의 모색, 대미 전략과 한반도,” 동아시아연구원 특별논평 시리즈 (2025.1.6.) 참조. Ⅴ. 한국에 대한 시사점 Ⅴ. 한국에 대한 시사점 2025년 미중관계 변화는 한국에게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 상된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 낀 국가로서 안보와 경제 양 측면에 서 미중관계의 여파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이다. 첫째, 동맹조차 거래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트럼프 2기 시대에 우선 적으로 다가올 문제는 미중 관세전쟁의 여파다. 최종적으로 미국의 관 세 부과와 이에 맞서는 글로벌 관세 전쟁이 본격화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중국에 10% 관세를 부과하고 무역 상대국들 이 보복 관세를 시행할 때를 추정한 결과다. 특히 미국 수출량이 많던 자동차와 가전 업계 등의 큰 타격이 우려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작년 10월 보고서에서 미국이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 있는 한국을 포함해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주요국이 맞대응하는 최악 시나리오가 펼쳐진다면 한국 수출이 최대 448억달러(약 65조원)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도 0.29∼0.69% 수준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측했다.25 국내 주요 기업은 트럼프 정부 1기 때 시작된 대중 무역 제재를 피해 미국과 무관세 협정을 맺은 멕시코에 대거 생산기지 를 확충했다. 소비국에 가까운 곳에서 생산하는 ‘니어쇼어링’ 전략을 택 한 것이다. 삼성, LG, 현대차그룹, 포스코, CJ 등 대기업이 기존 멕시코 25 “트럼프가 쏘아올린 관세 전쟁...최악 시나리오 때 한국 경제는,” 『조선일보』, 2025.02.02.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5/02/02/ SMSS3IK545D3XOJTWMFZUVR2JM/). 199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공장을 증설하거나 신규 공장을 추가하면서 투자를 확대했다. 2020년 1,100만 달러에 그쳤던 한국의 대(對) 멕시코 투자가 2022년 3억9600만 달러로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 케레타로와 티후아나에서 가전 공 장과 TV 공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LG전자도 레이노사(TV), 몬테레이 (냉장고), 라모스(전장) 등에 생산 기지를 두고 있다. 기아 멕시코 공장에 서는 작년 1∼11월 K3 17만5000대, K4 6만4000대, 투싼 1만4000대 등 총 25만3000대가 생산됐고, 이 중 K3 12만8000대가 미국으로 판매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온 보편관세는 우선 미국이 수입하는 철강 과 알루미늄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으로 수 입되는 모든 철강·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발표 했다. 또한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상호 관세 부과를 발 표할 예정이고 발표 즉시 효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상호 관 세는 상대국의 관세율에 맞춰 유사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것을 말 한다. 트럼프는 그간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이 미국 자동차에 10%의 관세를 부과한 반면, 미국은 유럽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만 부 과하고 있다는 점 등을 언급하며 이를 불공정 무역이라 주장해 왔다. 미 국은 금액 기준으로 우리 철강기업의 최대 수출국이다. 자동차용 특수 강판 등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연간 276만톤을 수출하는, 6조원이 넘 는 거대 시장이다. 한국은 연간 263만톤까지 무관세로 미국에 철강을 수출하고 있는데 여기에 25%의 관세가 붙을 경우 당연히 가격 경쟁력 이 약화된다. 최악의 경우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협상을 통해 설정한 무 관세 쿼터가 사라지거나 축소되는 경우 한국은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26 26 200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 발등에 떨어진 트럼프 폭탄,” 『한국경제』, Ⅴ. 한국에 대한 시사점 둘째, 갈수록 커지는 강대국 주도의 국제질서 속에서 한국의 위상과 국가이익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지 주의깊은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 작 금의 국제질서는 흡사 신제국주의 시대로의 회귀를 보는 듯하다. 문제 는 그동안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선도자로 알려진 미국이 이러한 추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우는 MAGA, 즉 철저하 게 미국의 국익을 앞세워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는 그의 구상 이 적과 우방을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선포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미국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전쟁을 예고 한 트럼프는 한걸음 더 나아가 제국주의적 영토 팽창 가능성까지 들고 나왔다. 그린란드와 파나마 운하 소유 의지를 내보이고, 가까운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까지 모욕적인 언사를 서슴지 않는다. 트럼프 가 그린란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은 풍부한 희토류 매장 외에도 지 구 온난화로 북극항로가 열리면서 중러와의 북극해 경쟁에서 우위를 점 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또한 러시아나 중국에서 워싱 턴 DC나 뉴욕 같은 미국 동부를 공격하는 대륙 간 탄도 미사일(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의 비행경로는 북극을 통과하는데, 그린 란드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날아오는 미사일 조기 경보와 요격에 최적의 위치다. 미국의 가장 가까운 이웃인 캐나다와 멕시코도 트럼프의 공세 에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이다. 가장 최근에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 로 초토화된 가자 지구에서 200만명에 달하는 팔레스타인 주민을 요르 단과 이집트 등으로 이주시키고 그곳을 미국이 접수해 ‘중동의 리비에 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해 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트럼프 2025.02.11. 201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는 그동안 미국 소프트파워의 중요한 원천이었던 대외원조 집행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 United States Agency for International Development) 도 사실상 해체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또한 트럼프가 강조하는 우크라 이나 종전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의 20% 가량을 자국 영토로 편 입하고 끝난다면 향후 국제질서에서 영토주권의 존중이라는 기본 원칙 이 크게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의 언론은 트럼프의 새로운 팽창주의적 행태에 ‘돈로 독트린 (Donroe Doctrine)’이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돈로 독트린은 아메리카 대 륙에 대한 구대륙의 간섭 배제를 선언한 제임스 먼로 전 대통령의 외 교정책 ‘먼로 독트린’과 트럼프 당선인의 이름 ‘도널드’를 합성한 신조 어다. 돈로 독트린은 중국이나 러시아 같은 적대국들뿐만 아니라 동맹 과 전통적 우방조차 가리지 않고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 든 서슴지 않겠다는 극단적 미국 우선주의의 앞날을 예고하는 듯하다. 적국과 우방을 가리지 않는 트럼프의 행보에 국제사회는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의 공세적 개입주의 행보는 신고립주의적 대외 정책을 펼 거라던 당초 예상을 깨는 것일 뿐 아니라 21세기판 신 강대국 제국주의 의 신호탄일 수도 있기에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트럼프의 계산적 외교에서 한국 같은 동맹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에 게는 조만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증액 요구와 한미간 무역에서 발생 하는 막대한 무역흑자를 줄이라는 청구서가 날아올 가능성이 크다. 셋째, 현재 대통령 탄핵 심판을 진행 중인 한국은 민주주의의 회복 을 통한 국가적 이미지 확립이 시급하다. 한국인들은 물론 세계가 이 번 사태에 놀란 배경에는 계엄을 군사정권과 연계해서 인식하고 민주주 202 Ⅴ. 한국에 대한 시사점 의 체제하에서 가능성을 생각할 수 없었던 데 있다. 즉 대외적으로 이 번 사태가 가져올 한국 이미지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영향에 대한 우려 가 컸다. 동시에 이번 사태는 해외에서 단순히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 지보다는 한국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그동안 해외에서 얼마나 주목해 왔 나 하는 것을 잘 보여준다. 트럼프 하 미국이 신고립주의 노선을 택하는 시점에서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는 전 세계 민주주의를 기초로 한 가치 동맹을 더욱 어렵게 하고, 전 세계가 극우화되는 상황에서 한국 민주주 의의 재활은 세계 민주주의 미래에 주는 함의가 크다. 이번 계엄 사태는 한국 민주주의의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임을 분명하며, 특히 중국과 비서구 탈식민지 국가들에 대한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민주주의 과정이 얼마나 험난한지를 보여주었으며, 한국의 민주주의가 다시 소생한다면 새로운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27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고 미중간 대규모 관세전쟁이 시작되는 중차대한 시점에 한국은 대통령 탄핵으로 정치 리더십이 사실상 부재 상황이다. 트럼프가 한국에게는 어떤 계산서를 들이밀지 알 수 없는 가 운데 MAGA의 거센 파고를 무방비로 맞을 수 밖에 없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이 적국과 우방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쏟아내는 거친 언행 이 언제 우리에게 닥칠지 모른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막대한 무역흑자 해소, 대북 직거래에서 코리아 패싱 가능성, 대중국 압 박 동참 요구 등 트럼프가 한국을 향해 뽑아 들 카드는 여러 가지다. 한 27 하용출, “혼돈의 국내 정세 속 대한민국의 외교 전략,”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USChina Watching』, 제55호 (2025.02.12.). 203 미중관계 현황과 트럼프 2기 전망 국정부가 이러한 가능성에 얼마나 대비하고 있는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지난 2월 7일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정상회담은 한국의 혼란스런 상 황과 대비된다. 트럼프-이시바 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 이다. 공동성명에서 양국은 미국의 대일 방어 공약을 재확인했고 북한 의 완전한 비핵화를 계속 추구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또한 한미일 안 보협력을 지속할 것이고 중국의 힘에 의한 현상변경 시도를 반대한다고 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던 인도태평양전략의 틀을 계승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목할만하다. 일본 국내에서는 정상회담의 내용보다 트럼 프-이시바 두 정상의 케미에 더 관심을 갖기도 했다. 이시바 총리는 일 본의 국방예산 2배 증액을 선제적으로 제시해 주일미군 방위비 분담 증 액 관련 트럼프의 불만을 잠재웠다. 국내외 언론에서는 이시바가 ‘아부 의 기술(the Art of Flattery)’로 트럼프의 도발을 피했다고 평가하기도 했 지만 한국이 대통령 탄핵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은 우리에게 분 명히 불리한 조건이다.28 한국이 조속히 현재의 혼란상을 정리하고 성 숙한 민주주의가 재정비된 모습으로 다시 굳건히 서야 현재의 혼란스런 외부 정세에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8 204 “트럼프, 활짝 웃었다… 이시바, ‘아부의 기술’로 압박 피해,” 『조선일보』, 2025.02.09. 참고문헌 [참고문헌] 이동률, “중국의 새로운 글로벌 역할의 모색, 대미 전략과 한반도,” 동아시아연구원 특별논평 시리즈 (2025.1.6.), 2025. 이상현, “트럼프 행정부의 국가안보전략(NSS): 국제정세 및 한반도에 대한 함의,” 『국가전략』, 제24권 2호, 2018. , “미국의 대중국 전략: ‘경쟁적 접근’ 함의와 파장,” 세종연구소 『정세와 정 책』, 7월호, 2020. ,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 국내정치 지형 변화와 대외정책 전망,” 『세종정책 브리프』 No. 2024-17, 2024. 정재흥,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미중관계 변화 가능성,” 김현욱 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미국의 대외정책 전망』 (서울: 세종연구소), 2024. 정지현·강구상·문지영·박진희, “2023년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내용 및 시사점,” 『KIEP 세계경제 포커스』, Vol. 6 No. 43, 2023(11월 27일). 클라이브 해밀턴 지음, 김희주 옮김, 『중국의 조용한 침공』(서울: 세종). 하용출, “혼돈의 국내 정세 속 대한민국의 외교 전략,”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 『US-China Watching』, 제55호,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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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 House, “United States Strategic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May 20, 2020(https://www.whitehouse.gov/wp-content/ uploads/2020/05/U.S.-St rateg ic-Approach-to-The-PeoplesRepublic-of-China-Report-5.20.20.pdf) White House, “National Security Strategy,” October, 2022. 207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이희옥 | 성균관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Ⅰ. 서론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Ⅲ. 한중관계의 쟁점과 과제 Ⅳ. 한중 외교안보의 위상정립 Ⅴ. 결론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Ⅰ. 서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국 외교는 한미동맹 발전, 한일 관계 개 선, 한미일 안보협력의 확대를 통해 ‘글로벌 중추 국가’로 도약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반 위에서 상호 존중, 호혜, 공동이익을 통해 대등하고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을 정립하고자 했다. 그러나 한반도 안보 환경에 대한 인식 차이, 보완성보다 경쟁성이 심화된 양국의 무역 통상 관계, 상호 부정적 인식의 증대, 코로나19로 인한 경험 교류에서 한중관계의 교착상태가 지속되었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되고 윤석열 정부 와 시진핑 3기 체제가 출범한 이후 각각 자유민주주의와 사회주의에 기 초한 정체성의 정치(Politics of Identity)를 강화하면서 이러한 교착 국면 이 지속되었다. 그러나 한국이 한미동맹 강화와 가치외교에 주력하는 동안, 한중 사 이의 정치외교 관계는 그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상호 간 정책적 피로가 누적되었다. 중국도 미중 전략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한국 의 동맹 강화 정책이 자국의 전략적 공간을 좁히고 있다고 보고, 관계 210 Ⅰ. 서론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중국은 지정학, 지경학, 지(地)문 화적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경제적 호혜, 인적교류를 통한 상호이 해의 증진을 위해서는 한국은 중요한 국가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었다. 이런 점에서 2024년은 한중 모두 관계 개선과 새로운 발전의 모멘 텀을 찾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한 시기였다. 그 결과 일정한 이익의 균형을 찾는 데 성공했으나, 한중관계에 도전이 되는 과제들이 남아 있 었다.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 글로벌 공급망 재편, 북한과 북핵문 제, 일본 외교정책의 보수화, 대만 해협문제 등은 미중 전략경쟁의 영향 을 깊게 받는 외생변수라는 점에서 해결의 난도가 높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를 단번에 해결하기보다, 성과를 축적하고 신뢰를 형성하면서 상황을 관리해 나가야 하는 전략이 요구 된다. 그동안 한중관계는 정례적으로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크고 작은 갈 등을 전략적으로 관리하면서 관계를 격상시켜 왔다. 2017년 문재인 대 통령의 중국 방문을 통해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실질적 전략적 협 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출범 후, 2024년까지 양국의 공식 방문을 통한 정상회담이 개최되지 못하는 이 례적 상황이 지속되었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물리적 제약이 있었으 나, 근본적인 문제는 한국과 중국 모두 글로벌 위상이 변하면서 새로운 양자관계 정립을 위한 전략적 갈등이 해소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2024년 한중관계를 둘러싼 한반도 안보 환경은 미국의 제47대 대통 령 선거, 북중관계와 북러관계의 변화,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 선언 211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과 핵능력 증강 및 미사일 발사 등으로 크게 흔들렸다. 이처럼 한반도 평화라는 기회의 창이 닫히고 취약성의 창이 열리는 위험한 상황을 관 리하기 위해 한중협력의 필요성은 크게 부각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중 양국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한 노력은 2024년 5월, 4년 5개월 만에 서울에서 열린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나타났다.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국무원 리창(李强) 총리가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새로운 한중관계의 발전을 위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새로운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이 회담을 계기로 양국 외교장관 회담, 고위급 전략대화 등 다양한 소통이 이루어졌고, 한국 국방부와 중국 퇴역군인사무부는 제11차 중 국군 43명의 유해 송환에 합의하면서 지금까지 모두 981구를 중국에 반환하기도 했다.1 이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중 협력이 지속적으로 유 지된 모범사례로 평가된다. 그리고 공공외교의 실질적 주체인 지방정 부, 초당파적 여야 국회의원들로 구성된 (사)한중의원연맹 등이 주도한 의회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중국인의 한국관광 분위기도 빠르 게 회복되었다. 2024년 1∼11월 누적 방한객은 1천 510만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51.1% 늘었고, 2019년 같은 기간의 94% 수준에 이르렀다. 이 중 중국인은 430만명으로 전체 관광객의 35%를 차지했다.2 특히 2024년 12월 한국은 제9차 국가관광전략회의를 개최하여, 한시적 중국 인 단체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정책을 포함한 ‘관광시장 안정화 대책’을 1 2 212 뉴시스, “中 언론, 6·25 중국군 유해 11차 송환 보도,” https://www.newsis.com/ view/NISX20241128_0002976581(검색일: 2024년 11월 30일). 연합뉴스, “지난달 방한 외국인 관광객 136만명…작년보다 22% 증가,” https:// www.yna.co.kr/view/AKR20241230066500030(검색일: 2024년 12월 31일). Ⅰ. 서론 검토하기도 했다. 중국도 한시적 무비자 대상국에 한국을 포함하면서 한국인의 중국 방문도 빠르게 회복되었다. 특히 2024년 11월 페루의 리마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APEC) 회의를 계기로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되었다. 이 회담에서 미중 전략경쟁 속의 국제정세의 복잡성, 다자주의의 후퇴와 고립주의 강화,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으로 인한 한반도 긴장 완화와 ‘안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이를 통해 2024년 한중관계 발전을 위한 모멘텀에 힘을 실어주었다. 이런 점에서 한중 양국의 정치외교 영역에 서는 일종의 ‘관리 모드’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2025년 11월 경주에서 개최될 APEC 회의에 서 2026년 의장국이 될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한국을 방문해 정상회담 을 개최해 한중 관계의 위상을 정립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향후 그 동력을 최대한 살려 나갈 필요가 있다. 213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2024년 한국은 한미동맹의 공고화 이후 이를 기반으로 한중관계 발 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했고, 중국도 미중 전략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자 다양한 쐐기전략을 통해 미국발 전방위적 압력을 줄이고자 했다. 특히 미국의 제47대 대통령 선거 전후 민주당과 공화당 정부를 막론하고 ‘미 국우선주의’ 기조 속에서 높은 관세를 통해 중국을 견제하고자 했다. 실 제로 중국에 대한 현행 관세에 추가 10%를 부가할 것이라고 공언했다.3 문제는 이러한 대중국 압박이 결과적으로 미국 동맹국의 부담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고, 남중국해, 한반도, 대만 등 열전지대의 불안정성 을 높일 수도 있으며, 한반도 비핵화 논의가 핵군축 논의에 덮일 가능성 도 있다. 그리고 미국이 러시아와 협력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종식시키 고, 이를 기반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이른바 ‘역닉슨(Reverse Nixon)’전략 을 추구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미국은 중국경제가 정점에 달했다는 피 크 차이나(Peak China)4를 인정하지 않고 중국을 미국에 거의 근접한 경 쟁자(Near Peer Competitor)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2기 트럼프 정부의 미중 전략경쟁 목표는 상황 관리가 아니라 중국에 확실 하게 승리를 추구하는 데 있다고 볼 수 있다. 3 U.S.News,“Trump vows new Canada, Mexico, China tariffs that threaten global trade,” https://www.usnews.com/news/top-news/articles/2024-11-25/ trump-promises-a-25-tariff-on-products-from-mexico-canada(검색일: 2024년 1월 27일). 4 The Economist, “Is Chinese power about to peak?,” https://www.economist. com/leaders/2023/05/11/is-chinese-power-about-to-peak(검색일: 2023년 5월 15일.) 214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도 종합국력의 한계를 의식하면서, 신중론과 준비론의 입장에서 미국발 변화에 대해 순응, 적응, 대응 전략을 수립해 왔다. 첫째, 2기 트럼프 정부의 기후변화와 에너지, 국제규범과 동맹관 리, 우크라이나 종전 방식과 전후 처리를 놓고 미국과 유럽의 공조가 이 완될 것으로 보고 유럽과의 관계를 강화하고자 했다. 둘째, 외곽에서 중 심을 포위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전략, 브릭스(BRICS) 국가와 협력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했고, 트럼프 정부의 고관세 정책에 대비 되는 아프리카 등 저개발과 개발도상국 일부 국가에 무관세 정책을 선 제적으로 제시하는 등 매력공세(Charm Offensive)를 강화하고 있다. 셋 째, 중국의 주변인 동아시아에서 글로벌 국가를 향한 안정적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미국의 동맹국과 동류국가(Like-minded Countries)와 관 계를 강화해 미국의 압력을 분산시키고자 했다. 우선 중국과 인도의 접 경지역에서의 분쟁을 방지하기 위해 상호 병력을 철수하는 조치에 합 의했고,5 오랫동안 갈등을 빚었던 호주와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징벌적 관세를 부과했던 와인과 랍스터 수입을 재개했으며, 일본에 대해 수산 물 수입을 재개했다. 또한 한국과 일본에 대해 한시적 무비자 대상 국가 에 포함시키는 등 인적 교류의 편리화와 절차를 간소화하는 조치를 취 했다. 이처럼 한중관계는 양자관계를 넘어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새로운 질서를 재편하고자 하는 전략적 의도 속에서 추진된 측면이 있었다. 한국도 2024년 한미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5 中华人民共和国国防部网,“中印尼两军各领域合作成果丰硕,” http://www.mod.gov. cn/gfbw/xwfyr/lxjzhzt/2024njzh_247047/2024n11y/16354846.html(검색일: 2024년 11월 30일). 215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왔으나, 한국의 대중무역수지 적자, 한반도 상황에 대한 중국의 역할 필 요성, 2기 트럼프 출범을 앞두고 한미동맹의 불확실성을 관리하기 위 해 대중 관계 개선을 통해 다양한 위험을 분산하고 관리하기 위한 헤징 (Hedging) 전략이 요구되었다. 1. 한중 고위급 및 정상회담 5월 27일, 서울에서 한일중 3국 협력 25주년을 맞아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가 개최되었다. 시진핑 3기 체제 출범 이후, 최고위급인 중국 국무원 리창 총리가 방한한 것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한중 양자회 담이 열렸다. 양국은 외교·안보 부문의 소통, 중국의 투자유치와 공급 망 안정화, 한중 자유무역지대(FTA) 2단계 협상과 같은 경제협력 및 경 제대화 협의체 신설, 인문 교류 강화 등 협력이 가능한 분야에서 소통을 확대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한중 협력의 모멘텀을 찾았다. 한국은 한중 양자 회담의 성과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6 첫째, 트랙 1.5 대화, 외교 차관 전략대화 등 외교·안보 분야의 소통 채널을 재개 한다. 둘째, 2011년 이후 중단된 「한중 투자협력위원회」를 13년 만에 재 개하고 한중 FTA 2단계 협상 동력을 확보한다. 셋째, 「한중 공급망 협 력·조정 협의체」 개최, 「한중 공급망 핫라인」 수시 가동, 「한중 수출통 제 대화체」 출범을 통해 원자재와 핵심광물의 수급 등 안정적 공급망 관 리를 위한 협력을 강화한다. 넷째, 제2차 「한중 경제협력교류회」를 개최 6 216 외교부, “윤석열 대통령,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 중국 리창 총리와의 회담 결과,” https://www.mofa.go.kr/www/brd/m_26779/view.do?seq=542&multi_itm_ seq=0&itm_seq_1=0&itm_seq_2=0(검색일: 2024년 5월 20일).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해 양국 기업인들과 중앙, 지방정부 관계자들 간의 교류와 협력을 촉진 한다. 다섯째, 한중 인문교류 촉진위원회 재가동 등 인적교류 강화, 청 년교류 사업을 강화한다. 마지막으로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글 로벌 핵비확산 체제 유지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 탈북민 문제에 대 한 협조를 요구한다는 것이었다.7 중국은 한국이 발표한 총론에 동의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안에 주목 했다. 첫째, 상호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하며 서로 신뢰하는 이웃과 서로를 성취시키는 동반자로서 한중관계를 좋은 방향으로 발전 시킨다. 둘째, 한중간 산업망과 공급망은 깊이 융합되어 경제무역 협력 에 튼튼한 기반과 잠재력이 있고 경제무역 문제의 과도한 정치화와 안 보화를 반대하며, 양국의 글로벌 산업망, 공급망 안정과 원활한 흐름을 수호하고 한중 2단계 FTA 협상을 조속하게 추진하며, 한중국제협력시 범구 건설을 심도있게 추진한다. 셋째, 중국은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외 자기업에 대한 투자 서비스를 강화하고 시장화, 법치화, 글로벌화된 최 고의 경영환경을 지속해 나간다는 점에서 한국기업의 대중 투자를 환영 한다.8 넷째, 지방, 교육, 스포츠, 언론, 청소년 등의 교류 전개, 국민 사 7 8 YTN, “尹, 中에 탈북민 문제 협조 요청…리창 한국 우려 잘 알아,” https://www. ytn.co.kr/_ln/0101_202405271528539922(검색일: 2024년 5월 27일). 5월 26일 리창 총리는 삼성 이재용 회장과 회견했다. 리창 총리는 “삼성의 대중 협력 은 한중 양국의 상호 이익과 협력 발전의 생생한 축소판이다. 양국 기업이 첨단 제조, 디지털 경제, 인공지능, 녹색 개발, 바이오 의약품 및 기타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협력 잠재력을 깊이 발굴하고 한중 경제무역 협력의 지속적인 품질과 업그레이드를 촉진 해 더 나은 협력을 달성하기를 바란다. 외자기업은 중국 발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 한 힘이다. 중국의 큰 시장은 항상 외자기업에 개방될 것이며, 제도적 개방을 추진 하고 시장 접근을 더욱 확대하며, 외자기업의 내국민 대우를 구현하고 기업의 우려 와 요구를 적극적으로 해결하며, 더 나은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고 더 많은 외자기 업이 더 안심하고 중국에 투자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삼성 등 한국기업들 이 중국에 대한 투자 협력을 계속 확대하고, 중국의 새로운 발전으로 인한 새로운 기 217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이의 상호이해와 우정을 지속적으로 증진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한반 도의 남북한이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고 대화를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지지한다고 밝혔다.9 이처럼 한중관계의 모멘텀을 찾은 이후, 이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 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왔고, 상당한 성과도 축적되었다. 이러한 분 위기 속에서 11월 페루의 리마에서 개최된 APEC 정상회의 참석 계기 에 2년 만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한중 관계 발전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다시 한번 공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은 중국을 중요한 파트너로 보고, 상 호 존중의 정신에 입각해 수교 초심을 견지하고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 자 관계의 부단한 발전을 추진하고, 공동 도전에 더욱 잘 대응하고 지역 의 평화와 안정을 촉진해 나가기를 희망하며…세계적 보호주의 속에서 APEC 등 다자 기제에서 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다자주의와 자유무역 을 공동으로 수호하기를 원한다”10고 밝혔다. 이와 함께 북한의 연이은 도발과 우크라이나 전쟁, 북러 군사협력에 대응해 한중 양국이 역내 안 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고, 현지 일 회를 더 많이 공유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부회장도 “삼성그룹의 중 국 투자 협력 상황을 소개하고 중국 정부가 삼성의 중국 생산 경영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으며, 삼성은 중국에서의 발전을 견지할 것이고 중국인이 좋아 하는 기업이 될 것이며, 한중 상호 이익 협력에 계속 공헌할 것”이라고 밝혔다. 中华 人民共和国驻大韩民国大使馆,“李强会见韩国三星集团会长李在镕,” http://kr.chinaembassy.gov.cn/yhjl/202405/t2024 0531_11368527.htm(검색일: 2024년 5월 26일). 9 10 218 中华人民共和国中央人民政府,“李强会见韩国总统尹锡悦,” https://www.gov.cn/ yaowen/liebiao/202309/content_6902660.htm(검색일: 2024년 6월 7일). 외교부, “윤석열 대통령, 한-중 정상회담 모두 발언,” https://www.mofa.go.kr/ www/brd/m_26779/view.do?seq=656(검색일: 2024년 11월 26일).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간지 ‘오 글로보(O Globo)’, ‘폴랴 지 상파울루(Folha de S. Paulo)’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미동맹을 기본 축으로 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중국과 계속 소통하고 관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히는 등 한미동맹과 한중관 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대중 인식을 보여주었다.11 한편 시진핑 주석도 “고위급 교류를 강화하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증 진하며, 상호 성취와 공동발전의 실현에 힘써야 한다. 또한 흔들림 없이 높은 수준의 대외개방을 확대하고 더 많은 한국기업이 중국에 와서 투 자와 사업하는 것을 환영한다”12고 밝혔다. 그리고 한중 양국 정상은 보 호주의의 확산 속에서 국제 자유무역 시스템을 수호하고 글로벌 및 지 역 산업망·공급망의 안정적이고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며, 우호 증진에 도움이 되는 활동의 전개, 언론계·학술계·지방 특히 청년 교류 강화에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에 합의하면서 제2기 트럼프 정부 출범 이 후 새로운 환경변화에 대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 전략적 소통의 확대 5월 13일,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외교부장 겸 중국공산당 정치국원과 첫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을 가졌다.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를 앞두고 개최된 한중 외교장관 회 11 12 동아일보, “미중선택의 문제 아냐…한중관계 복원 흐름 탄력.”https://www.donga. com/news/Politics/article/all/20241118/130453290/1(검색일: 2024년 12월 1일).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习近平会见韩国总统尹锡悦,” https://www.fmprc.gov.cn/ zyxw/202411/t20241116_11527459.shtml(검색일: 2024년 11월 20일). 219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담에서 양국 관계 증진 방안은 물론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글로벌 정세 에 관해 긴밀히 협의함으로써 양국 관계 발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 었다.13 양국 모두 조 장관의 취임 직후인 2월 6일에 이루어진 통화에 이어, 한중관계를 중시하고 이를 건강하고 성숙하게 지속 발전시켜 나 가기로 한 점을 재확인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이 회담에서 한 국은 상호존중·호혜·공동이익에 기반하여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는 한편 고위급을 포함하여 다양한 수준에서 전 략적 교류·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한반 도 평화·안정과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의 건 설적 역할과 탈북민 강제 북송에 대한 국내외 우려를 전달하고, 탈북민 들에 대한 협력을 요청했다. 한편 중국은 대한반도 정책에 변함이 없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7월 26일,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중 외교장관이 다시 회동했다. 양측은 지난 5월 한중 외교장관 회담 이후, 한일중 3국 정상회의와 이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과 중국 리창 총리의 회담, 외교·안보 대화 및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양 국 간 활발한 고위급 교류가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평가하며, 양국 관계 의 새로운 모멘텀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로 했다. 양국은 전화 통 화 등 다양한 방식을 통해 긴밀히 소통하는 한편, 고위급을 비롯한 다양 13 220 외교부, “한중 외교장관회담 결과,” https://www.mofa.go.kr/minister/ brd/m_26607/view.do?seq=111&srchFr=&amp;srchTo=&amp;srchWor d=&amp;srchTp=&amp;multi_itm_seq=0&amp;itm_seq_1=0&amp;itm_ seq_2=0&amp;company_cd=&amp;company_nm=&page=9&titleNm(검색일: 2024년 6월 7일).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한 수준에서 교류와 협력의 모멘텀을 유지해 나가는 과정에서 상호 신 뢰를 증진해 나가기로 합의했다.14 9월 28일, 조태열 외교장관은 제79차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왕이 외교부장과 취임 후 세 번째 회동을 통해 2024년 들어 한중간 고위급 교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평가했다. 그리고 11월 APEC 정상회의 등 2024년 하반기 다자회의에서도 고위급 교류를 이어나가기 로 하고, 이러한 고위급 협의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긴 밀하게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왕이 외교부장은 2025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가 풍성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15 이러한 한중간 양자회담 및 외교장관 회담을 통해 실무 협의의 필요 성이 제기되었고, 실제로 다양한 차원의 교류가 이루어졌다. 양국의 차 관급 외교안보대화와 전략대화를 개최한 것도 이러한 소통의 결과이다. 우선 6월 18일 서울에서 한·중 양국 외교부와 국방부는 「한·중 외교안 보대화」를 개최했다. 한국은 외교부 제1차관(수석대표)과 국방부 국제정 책관이, 중국은 외교부 부부장(수석대표)과 중앙군사위원회 국제군사협 력 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해 한중 양자관계, 한반도 문제, 지역 및 국제 정세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은 교류·협력의 모멘텀을 14 외교부,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계기 한·중 외교장관회담 결과,” https://www. mofa.go.kr/www/brd/m_4080/view.do?seq=375242&page=1&pitem=10(검색 일: 2024년 8월 7일). 15 외교부, “조태열 장관, 유엔총회 계기 한·중 외교장관회담,” https://www.mofa. go.kr/www/brd/m_4076/view.do?seq=370997&amp;srchFr=&amp;amp; srchTo=&amp;amp;srchWord=&amp;amp;srchTp=&amp;amp;multi_itm_ seq=0&amp;amp;itm_seq_1=0&amp;amp;itm_seq_2=0&amp;amp;company_ cd=&amp;amp;company_nm(검색일: 2024년 10월 9일). 221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살려 한중관계를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자는 데 공감하는 한편 1.5트랙 대화, 외교차관 전략대화 등 최근 고위급 교류 시 합의한 다양한 교류·실질협력 사업을 착실히 이행하기로 했다. 16 특 히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이 한중 각국의 공 동이익에 부합하고 한반도 상황을 진정시키고 대립의 격화를 피하며 정 치적 해결이라는 큰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중국은 향후 자 신의 방식으로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7월 24일 서울에서 외교부 제1차관과 중국외교부 상무부부장 이 수석대표가 되어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열고 양자 관계, 한반도 정세, 지역 및 국제정세 등 양측 상호관심사에 대해 논 의했다.17 한중 안보대화 이후 한 달여 만에 외교차관 전략대화를 개최 한 것은 외교·안보 분야에서의 전략적 소통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기하고 한국도 2024년 자유민주주의 통일기반 구축의 원년을 선포하는 등 남 북관계가 대립하자, 한중간에도 북한과 북핵문제를 처리하는 새로운 방 안을 모색하기도 했다. 3월 스위스에서는 2022년 5월 이후 중단된 한중 북핵 수석대표인 한국외교부 북핵단장과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 대표가 만났고, 5월에 일본 도쿄에서 열린 제32차 동북아협력대화 참석 222 16 외교부,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https://gab.mofa.go.kr/www/brd/m_4080/ view.do?seq=375115&multi_itm_seq=0&itm_seq_1=0&itm_seq_2=0(검색일: 2024년 10월 9일). 17 외교부는 2008년 한중 정상회담 계기로 양국 외교 당국 간 고위급 전략대화 체제를 구축하기로 합의했고,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지금까지 9차례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2021년 12월 화상회의로 열린 제9차 회의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외교부,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 개최,” https://www.mofa.go.kr/www/brd/ m_4076/view.do?seq=370867(검색일: 2024년 10월 9일).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시 다시 만나 이 의제를 다시 논의했다.18 요컨대, 2024년은 다양한 고위급, 실무회담을 통해 한국은 북한이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동에 엄중한 우려를 표명했으며, 대북한 영향력을 지닌 중국이 한반도 평화·안정과 비핵화를 위한 건설 적 역할에 나서주기를 요청했다. 또한 기회 있을 때마다 탈북민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반면 중국은 탈북자 문제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으나, 대 한반도 정책에는 변화가 없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해 건설적 역할을 하는 것은 중국의 일관된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중 양국은 외교 안보 영역에서 양국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등 소통 채널을 다 양화하면서 위기관리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3. 지방정부와 의회교류 활성화 한국 국회는 2022년 사단법인 형태로 초당파적 한중의원연맹을 발 족했고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에 여야 국회의원 111명이 참여한 제2기 체제가 출범했다. 특히 제2기 대표단(단장 김태년 의원) 일행은 9월 18일 에서 20일에 베이징을 방문해 전국인민대표대회(이하 전인대)의 중국측 파트너인 중한우호소조와 상견례 차원의 회담을 가지고, 양국 의회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 특히 양국 의회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한우호소조의 지위 격상, 각 분과위원회 구 18 KBS뉴스, “한중 북핵수석대표 2달 만에 다시 대면…한미 ‘중국과 소통 지속’,”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7960599(검색일: 2024년 7월 9일.) 223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성, 실무 핫라인 구축, 상시적 협력체계와 같은 구체적이고 실질적 협 력 강화 방안들을 제안하고 중국의 동의를 구했다. 중국도 이러한 취지 에 전적으로 공감했고 실무 차원의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어 한국 대표단은 9월 18일 왕이 외교부장 겸 공산당 정치국원과의 회동을 통 해 한중관계의 회복 추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전방위적인 호혜협력 을 하기로 합의했고,19 9월 19일에는 자오러지(赵乐际) 전인대 상무위원 장과 면담하면서 중한우호소조와 한중의원연맹에 대한 전인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한중간 의회 교류의 지속적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20 그리고 중국측 한중의원 교류 모임인 중한우호소조가 12월 한중의원연 맹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한국의 국내정치 상황으로 순 연된 바 있다. 중앙정부 차원의 고위급 대화채널이 복원되자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교류도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중국의 지방 당서기(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로는 처음으로 4월 하오펑(郝鹏) 랴오닝성 당서기가 한 국을 방문해 경기도지사와 서울시장, 통상교섭본부장 등과 면담했다.21 19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은 양국 인적 교류를 더욱 편리하 게 할 수 있는 조치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혀 무비자 정책의 시행 가능성을 예고 했다.; “王毅会见韩中议员联盟会长金太年一行,”https://www.fmprc.gov.cn/web/ wjdt_674879/gjldrhd_674881/202409/t20240918_11492452.shtml(검색일: 2024년 10월 9일). 224 20 KBS뉴스, 2023년 11월 14일~18일 제1기 한중의원연맹(회장 홍영표 의원)의 중국 방 문 시에는 딩중리(丁仲礼) 전인대 위원장 부위원장과의 면담이 있었으나 자오러지 전 인대 위원장과 왕이 외교부장의 면담이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중국 ‘서열 3위’ 자 오러지 “한·중 양국은 뗄 수 없는 협력동반자,” https://news.kbs.co.kr/news/pc/ view/view.do?ncd=8062093(검색일: 2024년 9월 20일). 21 경기도뉴스포털, “김동연, 하오펑 중국 랴오닝성 당서기와 6개월 만에 재회 투 자, 문화관광 확대 등 ‘새로운 30년, 교류협력 심화’ 합의,” https://gnews.gg.go. kr/briefing/brief_gongbo_view.do?BS_CODE=S017&number=61374(검색일: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6월 19일에도 경기도 초청으로 신창싱(信长星) 장쑤성 당서기가, 7월에 는 스모우쥔(石谋军) 간쑤성 당 부서기가 방한해 외교부 차관보와 면담 했다. 이들은 주로 양국의 지방정부 사이의 투자·통상과 기업진출, 문 화관광, 신재생에너지, 대학과 미래세대, 농업과학기술 분야 실질협력 에 대한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국의 당국가체제의 특성상 성장 보다 당서기의 정치적 위상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중관계 발전에 대한 중국의 새로운 관심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랴오닝성 당서 기는 외교부 장관과 회견했고, 중국의 최대 경제중심지인 장쑤성의 당 서기는 국무총리와 면담해 양국 관계의 실질적인 발전을 위해 논의하기 도 했다.22 중국정부가 지방정부 당서기들을 한국에 파견하는 것은 한중 관계의 위험수위를 낮추는 전형적 접근법의 하나이다. 2017년 양국이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 문제로 갈등을 심화시키지 말자 고 합의한 이후, 천민얼(陈敏尔) 충칭시 당서기, 차이치(蔡奇) 베이징 당 서기, 류지(刘吉) 광둥성 후이저우시 당서기 등이 잇따라 한국을 찾은 전 례도 있다. 한편 4월 이장우 대전시장이 자매도시인 난징시를 방문했고, 5월에 는 오영훈 제주도특별자치도 지사가 광동성을 방문해 광동성 부성장과 면담했다.23 7월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베이징을 방문해 인리(尹力) 베 2024년 10월 9일). 22 경기도뉴스포털, “경기도, 중국 경제규모 2위 장쑤성과 자매결연 체결 김동연, “경 기도와 장쑤성 넘어 대한민국과 중국이 가까워지길 기대”, https://gnews.gg.go. kr/briefing/brief_gongbo_view.do?BS_CODE=S017&number=62112(검색일: 2024년 10월 9일). 23 연합뉴스, “오영훈 제주지사, 7∼11일 중국 자율주행 기업 등 방문,” https://www. yna.co.kr/view/AKR20240507050100056(검색일: 2024년 5월 10일). 225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이징시 시장과 회담하는 등 한국 지방정부 지도자들의 중국 방문도 빈 번하게 이루어졌다.24 그리고 10월 28일-11월1일 한중 미래지향 교류 사업 대표단(중국의 15개 지방정부 외사판공실 처장)이 한국 외교부 초청으 로 방한했고, 11월에는 외교부 출입기자단 10개 매체 소속 기자들이 코 로나19 이후 5년 만에 재개된 ‘2024 한중 기자단 교류사업’의 일환으로 25~29일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하기도 했다. <표 1> 한중 고위급 교류일지 일자 내용 1.16. 中 군용기, KADIZ 진입 2.6. 한-중 외교장관 통화 2.26. 한-중 통상장관 회담(UAE 아부다비) 3.14. 한-중 북핵당국자 회담(스위스) 4.24. 외교장관,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 오찬(서울) 4.25. 국무총리, 하오펑 랴오닝성 당서기 접견(서울) 5.9. 한-중 북핵당국자 회담(도쿄) 5.13. 한-중 외교장관 회담(베이징) 5.16. 제18차 한-중 경제장관회의(화상회의) 5.26. 대통령, 리창 총리와 양자 회담 6.7. 제15차 한-중 과학기술공동위원회 (베이징) 6.12. 제6차 한-중 연례 환경장관회의 개최 6.18. 제12차 한-중 해양경계획정 국장급 회담(제주) 24 226 비고 제13차 WTO 각료회의 참석차 UAE 아부다비 방문 계기 (韓) 이준일 외교부 북핵단장 (中)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 (韓) 이준일 외교부 북핵단장 (中) 류샤오밍 한반도사무특별대표 韓 외교장관, 6년 만에 방중 (韓) 최상목 경제부총리 (中) 정산제 발개위 주임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 계기 (韓)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中) 인허쥔 과학기술부 부장 (韓) 한화진 환경부 장관 (中) 황룬치우 생태환경부 부장 (韓) 황준식 외교부 국제법률국장 (中) 궈옌 외교부 동황해사무대표 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시장과 면담하는 오세훈 서울시장,” https://www.yna. co.kr/view/PYH20240731027500004(검색일: 2024년 7월 31일). Ⅱ. 한중 외교안보의 새로운 모멘텀 일자 내용 비고 (韓) 김홍균 외교부 1차관, 이승범 국방부 국제정책관 6.18. 한-중 외교·안보 대화(서울) 6.20. 국무총리, 신창싱 장쑤성 당서기 접견(서울) 6.29. 이해찬 前국무총리, 왕이 외교부장 면담(베이 중국 평화공존 5원칙 발표 70주년 기념대 징) 회 참석차 방중 계기 7.11. 제1차 한-중 수출통제 회의(베이징) 7.24. 제10차 한-중 외교차관 전략대화(서울) (中)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장바오췬 중앙군사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 韓 산업통상부 - 中 상무부 (韓) 김홍균 1차관 (中) 마자오쉬 외교부 부부장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개최된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 계기 7.26. 한-중 외교장관 회담(라오스 비엔티엔) 7.29. 제28차 한-중경제협력 종합점검회의(베이징) 8.20. 제7회 한-산둥성 경제통상협력 교류회(지난) 9.11. 한-중 해운 회담(칭다오) 韓 해수부 - 中 교통운수부 9.1819. 한-중 의원연맹 방중 왕이 외교부장,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 등 면담 9.25. 한-중 해양 문제 관련 부국장급 회의(서울) (中) 외교·자연자원부 및 중국수산과학연 (韓) 김진동 외교부 양자경제외교국장 (中) 왕리핑 상무부 아주사장 (한)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중) 저우나이샹 산둥성 성장 (韓) 외교·국방·해수부 및 해경 등 구원, 해경 등 9.27. 한-중 통상장관회의(베이징) 9.28. 한-중 외교장관 회담(뉴욕) 10.17. 외교부 차관보,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 회담 (베이징) (韓)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中) 왕셔우원 국제무역담판대표 제79차 유엔총회 참석 계기 ‘한중 우호미래포럼’ 참석차 방중 계기 10.18. 제2차 한-중 경제협력교류회 개최(서울) 韓 기재부-中 발개위 공동 주최 10.22. 제20차 한-중 해사 안전 정책 회의 (상하이) 韓 해양수산부 - 中 교통운수부 11.23 중국 국제여행교역 박람회 및 장관급 회의 韓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中 여유부 부장 출처: 저자 작성(신문자료 종합)' 227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표 2> 한중 지방 교류 기간 장소 방한인사 부산 상하이시 당 선전부장 부산상하이영화전 개막식 참석 등 4.15. 인천 산둥성 상무위원 인천-산둥성 우호결연 20주년 기념행사 및 정무부시장 면담 4.24. 경기 랴오닝성 당서기 도지사 면담, 교류협력 협약 체결 4.30. 부산 푸젠성 부성장 부산시-푸젠성 경제분야 교류협력 5.29-30. 제주 하이난성 성장 제주포럼 참석, 고위급 면담 6.2-6.4. 경북, 서울 후난성 부성장 자매도시 방문, 후난성 문화관광 설명회 등 6.12. 경기 헤이룽장성 선전부장 문화콘텐츠 및 산업디자인 현장방문, 경기 도 간담회 6.19. 경기 장쑤성 당서기 도지사 면담, 자매결연 체결 6.20. 서울 장쑤성 당서기 서울특별시장 면담 7.15. 서울 쓰촨성 정협주석 서울특별시장 면담 산둥성 부성장 경남-산둥성 간담회 참석, 산둥문화관광설 명회 개최 등 7.17-18. 경남 7.29. 부산 베이징시 정협 부주석 부산시-베이징시 교류협력 8.18-20. 제주 산둥성 부성장 제주-산둥 미래발전 교류주간 행사 참석, 고위급 면담 8.30. 경기 랴오닝성 부성장 부지사 면담 및 실질 협력 강화협의 9.27-28. 경남 시짱자치구 당서기 경상남도-시짱자치구 간담회 참석, 시짱문 화홍보회 개최 등 10.18. 부산 신장위구르자치구 정협주석 부산시-신장위구르 자치구 교류협력 10.24-25. 대구 장시성 부성장 대구시 부시장 면담, 의료기관 참관 출처: 저자 작성(신문자료 종합) 228 내용 3.30. Ⅲ. 한중관계의 쟁점과 과제 Ⅲ. 한중관계의 쟁점과 과제 1. 한중간 상호정책의 차이 2024년 한중관계는 다양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발전의 모멘텀을 찾 았으나, 선순환구조가 나타난 것은 아니다. 그 근저에는 경성 이슈에 대 한 상호 인식의 차이가 있다. 첫째, 북한이 미사일과 군사위성을 지속 해서 발사하고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하면서 중국의 전략적 부담이 증가 하고 북중관계에 균열이 있었으나, 한중관계가 이러한 전략적 공백을 메우지는 않았다. 둘째,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면서 중 국이 상대적으로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주목했으나, 이것이 북한에 대 한 전략적 가치보다 높은 것은 아니었다. 셋째, 북한이 ‘적대적 두 국가 론’을 제시하고 핵보유국 인정투쟁(Cognition Struggle)을 지속하는 과정 에서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통일에 대한 정책의 유사성이 있었으나, 이 를 진전시키는 동력을 찾지는 못했다. 넷째, 한반도 안보구조의 제약 속 에서 한중관계의 소강상태가 이어졌으나, 중국은 기존의 한반도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등 특별히 한중관계를 악화시키는 조치를 취하지 않 았다. 다섯째, 한미일 대 북중러 진영 대립 양상이 부분적으로 나타났으 나, 중국은 전통적 중러, 북중간 양자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북중러 진영 이라는 북방연대와 북러 군사협력에는 비판적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대중국정책은 기존의 ‘비정상의 정상화’, ‘대 등한 양자관계’라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모멘텀을 찾고자 했다.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기 위한 한국의 논리는 다음과 같이 추론할 수 229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있다. 첫째, 신냉전의 징후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가치의 진영화’를 통 해 글로벌 보편을 추구한다. 둘째, 본격화된 경제안보 국면에서 과거 안미경중(安美经中)을 벗어나 안미경미(安美经美)에 주목했다. 셋째, 대 만 문제는 한반도 문제와 연계될 위험이 있다. 즉 한국 물동량의 42.7% 를 차지하는 대만해협에 대한 현상 변경은 북한의 도발을 불러올 뿐 아 니라, 한국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넷째, 북한 핵능력 강화 와 미사일 도발과 같은 행동에 대해 중국이 대북한 영향력을 활용해 제 재 강화 등 상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다섯째, 한국이 제한적 손상 (Limited Damage)을 입더라도 대중국 정책에 대해 일관되고 원칙있는 태도를 고수할 필요가 있다. 여섯째, 북한의 핵보유 의지 보다 국제사회 의 대북 제재 의지가 압도해야 하고, 북한이 국제제재의 압력을 견디지 못할 때 대화에 나올 것이다. 일곱째, 대등한 한중관계를 위해 한중간 외교적 프로토콜을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 반면 중국은 이러한 한국의 대중국정책 변화를 수용하는 데 소극적 이었다. 우선 한일관계 개선, 한미동맹 발전, 한미일 안보협력을 공고 화한 상황에서 한중관계를 모색한다는 ‘단계론’에는 부정적이다. 사실 대국의식이 강화된 3기 시진핑 체제의 대외정책과 대한반도 인식과 기 조는 크게 변했기 때문이다. 둘째, 한미동맹을 강화할수록 중국이 한국 을 전략적으로 주목할 것이라는 ‘동맹 환원론’을 수용하지 않는다. 중국 은 현실적으로 한미동맹의 발전은 한국의 선택이라는 측면에서 개입하 기 어렵다는 점을 인정면서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동진과 같은 동맹의 지역화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반발했다. 셋째, 중국의 ‘핵심이익 의 핵심이익’인 대만 문제와 북한을 연계하는 것은 중국과 북한의 주권 을 침해하고 내정을 간섭할 수 있다. 넷째, 한국이 민주주의 정상회의, 230 Ⅲ. 한중관계의 쟁점과 과제 한미일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가치 외교를 전방위적으로 추진할 경우, 한중의 전략적 협력공간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다섯째, 한중관계 교착 의 원인은 중국의 외교행태가 아니라 한국 정권의 변화에 따라 외교정 책이 변하는 매몰비용(Sunk Cost)에 있다. 여섯째, 시진핑 체제의 한반 도 정책 어젠다인 사드 추가 배치, 한미동맹의 지역화, 공급망 디커플 링,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는 입장변화가 없다. 일곱째, 한반도 문제는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해결해야 하며, 한반도 비핵화 동력이 약화한 상태 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요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즉 한국과 미국이 선 제적으로 이 문제를 돌파하려는 의지가 있을 때, 중국은 여기에 참여하 고 중재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2. 주요쟁점에 대한 인식차이 미국 패권이 상대적으로 쇠퇴하면서 구조와 행위자 관계에서 구 조의 영향력이 약화되고 상대적으로 행위자의 안보자율성(Security Autonomy)이 증대하면서 분쟁과 영토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갈등이 나 타났다. 즉 다자주의적 접근과 헤징(hedging) 공간이 줄어들면서 개별국 가의 외교적 유연성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한중의 협력공간을 찾아야 하는 등 과거에 비해 난도가 높아졌다. 특히 한미동맹, 한반도 비핵화, 양안관계와 관련해 양국 정책의 비대칭성이 크게 나타났다. 첫째, 한국 외교정책의 근간은 한미동맹의 강화였다. 그러나 중국은 한미동맹의 지역화, 또는 북한의 도발 행위를 계기로 미국의 전략자산 을 한반도에 확대 배치하는 것은 한미동맹의 최종상황(End State)이 중 국을 겨냥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북한이 신냉전을 도전이 아니라 231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기회로 생각하고 있고 ‘사실상’ 핵무기라는 비대칭 전력을 바탕으로 재 래식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는 등 국제정치의 축(axis)을 흔 들고 있다.25 이 과정에서 한국은 안보 전략의 차원에서 핵무장, 전술핵 도입, 확장억제 등 다양한 선택지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중국은 이러한 한미동맹의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둘째, 북한 비핵화를 위한 한중협력의 제약과 한계이다. 중국은 한 반도의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라는 기존의 한반도 3원칙에 더해 정치적 해결을 강조해 왔다. 그리고 한반 도 문제 해결을 위한 방법론으로 쌍중단과 쌍궤병행 그리고 단계적, 동 시적 접근을 구체적 방안으로 제시해 왔다. 이것은 북한의 핵과 미사 일 도발 중지와 한미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잠정 중단하는 것이고, 북한 이 주장하는 ‘선(先)평화체제, 후(后)비핵화’와 미국이 주장하는 ‘선(先)비 핵화, 후(后)평화체제’를 절충한 것이었다.26 그러나 북한이 미사일과 정 찰위성 발사를 지속해 왔고 여기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양국의 확장억 제는 더욱 강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한반도 해 법의 동력이 소진되었다. 심지어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언급하 지 않고 있다. 2024년 제9차 한일중 정상회의에서 예외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즉 “우리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안정·번영이 우리의 공 232 25 The Associated Press, “The UN’s nuclear chief says the world needs to pursue dialogue with North Korea over nuclear weapon,” https://apnews.com/ article/un-united-nations-north-korea-nuclear-weapons-2d632cdb0d72ea 57dec49f4313fd1994(검색일: 2024년 9월 30일); 최용환,이기동, “북한 ‘신냉전’ 구조 활용구상에 대한 평가,” 『INSS 전략보고』 222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23). 26 이희옥, “한반도 문제해법과 중국의 새로운 역할,” 곽태환,이승우 편, 『한반도 문제 해법 : 새로운 모색』 (서울: 한국학술정보, 2024), pp.278-303. Ⅲ. 한중관계의 쟁점과 과제 동 이익이자 공동 책임이라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우리는 역내 평화와 안정, 한반도 비핵화, 납치자 문제에 대한 입장을 각각 재강조(Reaffirm) 하였다.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위한 긍정적 노력을 지속 하기로 한다”27는 것이다. 즉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정책 변화가 아닌 기존 정책을 답습한다고 밝혔으나, 북한이 이에 대해 강력하게 반 발했다. 이런 점에서 보면 중국은 북한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28 실제로 북한이 경의선, 동해선 철도를 폭파하고 이 지역을 요 새화한 상황에서도 중국은 기존의 한반도 평화와 안정과 정치적 해결 원칙을 제시했을 뿐, 한반도 비핵화를 언급하지 않았고29 페루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시진핑 주석은 한반도 상황에 대해 “전쟁이 나고 혼란이 나는(生战生乱) 것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30고 밝혔을 뿐 비핵 화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중국은 북한을 핵보유국 가로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중 양국이 한 반도 비핵화 논의를 재개하는 데 동의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셋째, 중국에 있어 핵심 이익의 핵심은 대만문제이며, 양보와 타협 27 외교부, “제9차 한일중 3국 정상회의 공동선언,” https://www.mofa.go.kr/www/ brd/m_26779/view.do?seq=546(검색일: 2024년 10월 9일). 28 실제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선언문이 나온 지 두 시간여 만에 조선중앙통신에 담화 문을 내고, 공동선언문의 ‘비핵화’ 언급을 ‘난폭한 내정간섭’으로 규정하면서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다분히 중국을 겨냥한 것이었다. 연합뉴스, “한중 일 공동선언 ‘비핵화’ 거론 비판한 北, 북중간 균열 노출,” https://www.yna.co.kr/ view/AKR20240529135200009(검색일: 2024년 6월 7일). 29 30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4年10月15日外交部发言人毛宁主持例行记者会,”https:// www.fmprc.gov.cn/fyrbt_673021/jzhsl_673025/202410/t20241015_11507836. shtml(검색일: 2024년 11월10일.) 中华人民共和国中央人民政府, “习近平同美国总统拜登在利马举行会晤,” https:// www.gov.cn/yaowen/liebiao/202411/content_6987661.htm(검색일: 2024년 12월 2일). 233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이 불가능한 일종의 존재론적 안보(Ontological Security)이다. 한국은 물 동량 40% 이상이 대만해협을 통과하는 상황에서31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이것은 한반도 리스크와 연계되어 있다고 보 고 있다. 다시 말해 대만해협과 한반도의 위기가 상호 연계되어 안보공 백의 위험에 주목하고 있으나, 중국은 대만은 철저한 내정 문제이며, 한 국 등 제3국이 개입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요컨대, 한반도 복합 위기 상황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을 통해 확장억 제를 강화하는 한편 한미일 안보협력을 공고화하고자 했다. 이는 한미 동맹을 강화할수록 중국이 한국의 전략적 가치를 보다 주목할 것이라는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그러나 중국은 한중협력을 중시하면서도 미중 전 략경쟁이 연성화되지 않는 한, 북중러 구도에서 이탈해 한반도 문제에 서 새로운 중국적 방안을 제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한중 협력이 구조 적으로 발전할 공간은 여전히 제약되어 있다는 점에서 한미동맹과 한중 협력은 선순환을 위한 신뢰축적 방안이 필요하다. 3. 부정적 상호인식의 극복과제 2016년 한미 양국이 사드를 배치한 이후 한중간 상호인식, 특히 한 국의 대중국 인식은 지속적으로 악화되었다. <그림 1>과 같이 2023년 12월의 <한중 전문가 상호인식 조사>에서 이러한 경향이 반영되어 31 234 대만해협으로 한국 전체 물동량의 40% 이상이 통과한다. 중동산 원유를 비롯해 각종 원자재와 수입품이 인도양과 말라카 해협을 거친 뒤 대만해협을 경유해 한국으로 오 는 것이 최단 거리라는 점에서 한국경제의 생명선과 같다. 대만해협에서 전쟁이 발생 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23%가 영향을 받는데 대만(40%) 다음으로 피해가 클 것이다. Ⅲ. 한중관계의 쟁점과 과제 있다.32 한중관계 호감도에 대해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10점 만점에 3.56, 중국의 한국 전문가들은 4.58로 부여했는데, 최근 3년간 추세적 으로 악화되었다. 여기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지만, 사드 배치 이후 국 가이익의 차이가 확대되고 경제적 보완성보다 경쟁성이 높아졌지만, 이 를 보완할 사회적, 경제적 협력이 작동하지 못한 원인이 가장 크다. 더 욱이 미래 한중관계의 주역인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상호인식이 나빠지 고 있다. 한국리서치의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20-30대 는 중국을 적으로 생각하는 비율이 40%에 달해 20%에 머문 다른 연령 층(23-28%)보다 상대적으로 높다.33 이는 양국의 청년층이 민족 자부심 (National Pride)에 기초한 애국주의, 민족주의, 국가주의가 투영되었고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부정적 이미지가 확산된 결과였다. 특히 한 중간 문화 기원주의 등의 이슈는 수면 아래에 잠복해 있는 갈등 요소까 지 끌어 올리는 이른바 ‘끌올문화’34도 작용하고 있다. 32 33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23년 (NRC) 한·중 미래비전포럼 종합연구: 2023 한·중 전문가 상호인식 조사』 (경제사회인문연구회, 2024); https://www.nrc.re.kr/ board.es?mid=a10301000000&bid=0008(검색일: 2024년 10월 20일). 정상미, “2015-2024 한국인의 대중국인식 분석,”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17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4); 이동한,이소연, “[2024 대중인식조사]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리서치 주간리포트』 제267-2호 (여론 속의 여론, 2024), p.6. 34 이희옥, “한중수교 30년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서울경제』 2024.10.16. 235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그림 1. 한중관계 전문가 인식 현재 한중관계의 전반적 평가(2023) 한국 평균: 3.56 30 28 25 23 20 18 15 10 5 0 중국 평균: 4.58 7 17 18 18 24 20 9 6 1 1점 7 3 2점 3점 4점 5점 6점 7점 1 0 8점 0 0 9점 0 0 10점 출처: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23년 (NRC) 한·중 미래비전포럼 종합연구: 2023 한·중 전문가 상호인식 조사』 (경제사회인문연구회, 2024) 중국의 한반도 인식, 한국 인식에 대한 조사 결과가 대외적으로 공 개되지는 않았지만, <그림 2>의 『2024년 여론조사: 중국인의 국제안보 관』35에서 한국, 미국, 일본, 인도, 유럽연합, 러시아, 동남아시아 등 7개 지역에 대한 ‘인상’을 통해 부분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중 한국에 대 한 인상에 대해 응답자의 38.4%가 ‘비호의적’, 17.4%가 ‘매우 비호의 적’, 21.0%가 ‘다소 비호의적’이라고 답하는 등 76.8%가 부정적이었다. 이는 중국과 전략경쟁과 영토 갈등 중인 미국, 일본, 인도 등에 비해 상 대적으로 덜하지만, 전반적으로 부정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 명하다. 35 236 清华大学战略与安全研究中心, 『2023民意调查报告: 中国人的国际安全观』 (北京: 清华 大学战略与安全研究中心, 2024). Ⅲ.한중관계의쟁점과과제 그림 2. 중국의 한국 호감도 매우 부정적 3 2.3 9.2 10.7 28.7 29.4 비교적 부정적 1.3 6.7 중립적 2.1 11.8 비교적 긍정적 매우 긍정적 3.3 3.5 14.1 16.8 41.5 47.6 21.7 19 39.4 57.6 19.1 59.5 25.2 21 37.4 38.4 25.4 미국 일본 인도 33.7 15.6 17.4 한국 13.1 9.3 7.1 4.8 3 EU 동남아 러시아 출처: 清华大学战略与安全研究中心, 『2023民意调查报告: 中国人的国际安全观』 (北京: 清华大学战略与安 全研究中心, 2024). 다만 미래 한중관계를 보는 인식은 현 상황보다 상대적으로 긍정 적이다. <그림 3>와 <그림 4>의 성균중국연구소의 『2023 한·중 전문 가 상호인식』에 따르면 미래 한중관계에 대해 한국의 중국 전문가들은 5.1, 중국의 한국 전문가들은 6.11을 기록하는 등 현재보다는 긍정적일 것으로 보았다. <그림 5>의 『동아시아 연구원』 조사결과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유사하게 나타났다.36 즉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긍정적 이미지를 압도하고 있으나, 한중관계 중요성에 공감하는 비율은 85.9% 에 달하며,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는 점에서 현재 부정적 한중관계는 36 동아시아연구원, “[EAI 여론브리핑] 2024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대외인식 일반, 미국, 중 국, 북한편 결과,” https://eai.or.kr/new/ko/pub/view.asp?intSeq=22774&board=kor_ issuebriefing(검색일: 2024년 10월 25일). 237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하방경직성이 나타났다. 그림 3. 5년 후 한중관계전망(한국) 그림 4. 5년후 한중관계전망(중국) 현재 5년 후 현재 5년 후 평균: 3.56 평균: 5.01 평균: 4.58 평균: 6.11 30 30 24 24 22 22 19 20 20 14 12 12 10 8 10 9 1 0 1점 2점 3점 4점 5점 6점 14 7점 8점 10 0 0 9점 10점 4 2 0 3 0 0 1점 2점 3점 4점 5점 6점 7점 8점 9점 10점 출처: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23년 (NRC) 한·중 미래비전포럼 종합연구: 2023 한·중 전문가 상호인식 조사』 (경제사회인문연구회, 2024) 그림 5. 현재 한중관계 평가 그림 6. 한중관계의 중요성 문54. 귀하께서는 현재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어떠하다고 생각하십니까? A 14.6 2024 N=1006 B 45.5 A 9.0 2023 N=1008 20 40 B C 약간 나쁘다 2024 N=1006 D 1.1 E 0.2 80 E 0.0 C 40.5 A 매우 나쁘다 C 38.6 B 43.6 0 보통이다 문55. 현재 한중관계가 한국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 60 D 약간 좋다 D F 4.5 2.5 100 E F 매우 좋다 모르겠다 (2023) Copyrightⓒ2024 East Asia Institut e. All Rights Reserved. A B 3.2 6.0 C 52.8 B 12.3 2023 N=1008 D 33.1 C 58.8 A 0 1.4 20 40 A B C 중요하지 않다 (%) 비교적 중요하지 않다 비교적 중요하다 E 5.0 D 23.0 F 4.5 60 80 D E F 중요하다 어느 쪽도 아니다 (2024) 모르겠다 (2023) 100 Copyrightⓒ2024 East Asia Institute. All Rights Reserved. 출처: 동아시아 연구원, 『EAI 동아시아 인식조사: 대외인식 일반, 미국, 중국, 북한편 결과』(동아사아 연구원, 2024) 따라서 향후 한중간 상호 부정적 인식은 일시적으로 개선되기 어려 운 구조적 성격도 있다. 특히, 중국의 권위주의적 행태와 공세적 대외전 략 그리고 중국에 대한 한국의 부정적 인식은 국내 정치와 연계될 수밖 에 없다. 그리고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철수하는 현상이 나타나 면서, 더 이상 중국은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지 않는 상황이다. 이런 상 황에서 한중 청년의 유학 규모, 특히 한국 청년의 중국 유학생이 크게 줄었고 고등학교에서 중국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하는 비중도 갈수록 238 Ⅲ. 한중관계의 쟁점과 과제 감소하고 있다. 급기야 중국어 교사를 양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나타나 고 있다. 대학에서도 중국 관련 학과의 인기가 퇴조하고 있다.37 중국에 서도 한류와 한국어 학습 열기가 퇴조하면서 한국어 관련학과를 지원하 는 신입생이 감소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한중 양국의 정치적 소통에도 불구하고 대중 정서는 단기적으로는 크게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2024년 한국의 대중국 무역은 수출의존도가 감소하고 수입의존도가 증가하는 변화가 있으나, 대중국 무역 의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중 전략경쟁 과정에 서 트럼프 후보가 공언한 대로 60%의 고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의 경 제성장률은 연간 0.7%~2.4%(분석기관 평균)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중국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할 때마다 한국 경제는 0.37%(분석 기관 평균) 정도 감소할 정도의 영향력이 크다. 특히 북한의 도발 등 지 정학적인 리스크를 감소시키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라도 중 국의 건설적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 특히 미래 한중관계는 현재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한중 여론이 있다는 점에서, 이 공간의 활용방식에 따 라 상호인식도 부분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2024년 한중 우호의 상징인 푸바오의 중국 송환, 한국 내 마라탕, 마라샹궈, 탕후 루 열풍 등 중류(中流)현상, 중국의 2, 3선 도시에서 소비되고 있으나 한 류의 영향도 여전히 남아 있다. 또한 재한 중국 유학생 규모도 2023년 68,065명(전체 유학생의 37.4%)을 차지했으나, 2024년 72,020명(전체 유 37 전체 대학의 중국어학과에 2018년에는 2만 2,149명이 지원해 4,014명이 합격했지만, 2022년에는 1만 7,725명이 지원해 2,727명이 입학했다.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 학 과 존속의 문제가 나타나기도 했다. 매일경제, “취업도 잘 안되는데…중국어과 인기 ‘뚝’,” https://www.mk.co.kr/news/society/10769636(검색일: 2024년 6월 26일). 239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학생의 34.5%)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고 2024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2019년을 끝으로 중단되었다 가 5년 만에 청년 교류사업이 재개되는 등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전개 되는 경험의 교류사업을 확대해 상호이해를 증진시키는 선순환구조 를 만들 필요가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중국이 11월 1일 사상 처음으 로 2026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15일간 ‘한국인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고 8일부터 시행에 들어갔으며, 이어 22일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비즈니스·관광·친지 방문 등으로 제한된 무비자 방문 목적에 ‘교 류 방문’을 추가하고, 무비자로 중국에 체류할 수 있는 기간도 15일에서 38 30일로 늘려 11월 3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것은 한중간 인문교류, 비즈니스의 기회, 취업의 편리성, 관광산업 활성화라는 다목적 포석을 띠고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아시아 우방국과 관계 개선을 통해 미중 전략경쟁의 압력을 줄이고자 하는 전략적 이유도 있었다. 38 240 조선일보, “中 , 일본인 비자 면제 발표, 한국인 입국 기간은 30일로 늘어,” https://www.chosun.com/international/international_general/2024/11/22/ Z72AXFFNANGGRN2GK24ULCW6AQ/(검색일: 2024년 11월 25일). 中华人民共 和国外交部 ,“2024 年 11 月 22 日外交部发言人林剑主持例行记者会 ,” https://www. fmprc.gov.cn/fyrbt_673021/jzhsl_673025/202411/ t20241122_11531513. shtml(검색일 2024년 11월 30일). Ⅳ. 한중 외교안보의 위상정립 Ⅳ. 한중 외교안보의 위상정립 1. 한중관계의 동태적 안정 모색 한중관계는 쟁점을 우회하면서 합의할 수 있는 것만 합의하는 정태 적 안정(Static Stability)에서, 상호 핵심이익의 차이를 논의하면서 이를 조정하는 동태적 안정(Dynamic Stability)으로 진화해야 한다. 이것은 미 중 전략경쟁 등 외생변수가 한중관계에 미치는 영향을 최대한 줄이면 서 한중 양자관계 발전의 동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미국 대선 이후 한반 도 정책도 새로운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제2기 트럼프 정부는 전방위 적 압박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고, 방위비 협상, 한반도 비핵화, 반도체 지원법 등에 대해 새로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미국은 한 미동맹을 대중국 포괄적 동맹으로 성격 변화를 요구하거나 미국의 대중 국 통상정책에 대한 공조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한중협 력도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2024년은 이러한 변화에 대비해 새로운 한중관계를 모색하는 과정 의 해였다. 특히 북중관계가 미묘한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북한은 경제 위기, 국제제재, 코로나19라는 삼중고 속에서 유엔안보리 대북 제재를 비교적 엄격하게 집행하는 중국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관계 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군사동맹을 복원하고 포괄적인 협력을 선언 했다.39 그리고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병력을 파병하는 등 새로운 39 최우선, “북·러동맹과 한국의 정책,”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28호 (국립외교원 외 241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중국은 이에 대해 복잡한 인식을 보이고 있다. 즉, 중국은 미중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는 상황에서, 북러 관계가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를 강화시키고, 자신의 영향권에 놓였던 북한의 원심력을 우려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북한이 중국과의 협상에 서 군사기술을 포함해 러시아 카드를 사용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 처럼 상대적으로 북중관계의 원심력과 북러관계의 구심력은 새로운 한 중관계를 모색하는 데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북중관계는 현재 사건과 국면 차원에서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구조적 차원의 갈등이나 분 화로 보기는 어렵다.40 왜냐하면 북한은 러시아로 열린 창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는 산업연관 효과가 큰 중국을 우회하기 어 렵다는 점에서 북러관계가 북중관계를 대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41 이 런 점에서 향후 한중협력의 관건은 약화된 북중관계를 얼마나 효율적으 로 가동할 수 있는가에 있다. 2. 미래지향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설정 한국과 중국은 1992년 노태우 정부와 장쩌민 정부가 국교 정상화를 통해 양자간 우호협력관계를 수립했고, 1998년 김대중 정부와 장쩌민 정부는 협력동반자관계를 맺으면서 양국이 처음으로 동반자(Partnership) 교안보연구소, 2024). 242 40 Lee Heeok and Sungmin Cho, “China Should Be Worried About North Korea: How to Make Beijing a Partner in Restraining Pyongyang“ Foreign Affairs (November 2024). 41 이희옥, “북·러밀월을 바라보는 중국의 복잡한 시선,” 『월간중앙』 (2024년 8월호), pp. 98-102. Ⅳ. 한중 외교안보의 위상정립 외교를 구축했다. 2003년에는 노무현 정부와 후진타오 정부가 기존의 동반자관계를 ‘전면적’ 협력동반자관계로 확대, 발전시켰고 2008년 이명 박 정부와 후진타오 정부는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이러 한 ‘전략적 관계’는 양국이 이데올로기를 넘어 국제문제와 지역문제를 논 의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한 것이었다.42 이후 박근혜, 문재인 정부를 거치면서 기존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틀 속에서 이를 내실화 또는 실제화를 추구해 왔다. 그러나 윤석 열 정부 등장 이후 이 용어를 의도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 다양한 해석 이 있지만, 미중간 외교형식도 협력적 파트너이고 중일간에도 동반자가 아닌 ‘전략적 호혜관계’로 사용하고 있으며, 특히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 화되고 한미일 안보협력이 강화되고 동조화되는 상황에서 한중관계를 ‘전략적’으로 볼 수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반면 중국외교는 기 존의 외교 형식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전략 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일관되게 강조해 왔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발간한 『국가안보전략보고서』에 상호 존중과 호혜에 입각해 더욱 건강하고 성숙한 관계로 나아간다고 명시하 면서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다. 이와는 달리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체감형 실질 협력을 확대하는 한편 국익과 원칙에 입각한 당당한 외교 기조로 임한다는 것에 그쳤다.43 한덕수 국 42 Lee Heeok, “China’s Policy toward (South) Korea: Objectives of and Obstacles to the Strategic Partnership,” The Korean Journal of Defense Analysis, Vol.22 No.3 (September 2010). 43 대한민국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발간”https://www. president.go.kr/newsroom/press/D26t9Wdf(검색일: 2024년 11월 10일). 243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무총리와 시진핑 주석의 면담44, 한중 외교장관 회담45 등 고위급 교류에 서도 이러한 외교 용어를 고수한 바 있다. 그러나 2024년 들어 미묘한 변화가 나타났다. 5월 한중 외교장관 회 담과 한중전략대화에서 “상호존중, 상호호혜, 공동이익을 통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발전시키자”는 절충적 형태로 이 용어를 사용했다. 제9차 한일중 회담에서 한국은 기존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라는 용 어 대신에 사용하던 ‘상호존중, 호혜, 공동이익’이라는 표현을 크게 강 조하지 않았고, 중국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발전’을 과도하게 언 급하지 않는 등 상호 배려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된 여건 속에서 윤석열 대통령도 11월 APEC 정상회의 계기 한중 정상회담에서 처음으로 양국 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공식적으로 호명했다. 사실 한중관 계의 성격에 비춰 양국이 상대를 어떻게 호명할 것인가는 중요한 문제 의 하나이다. 물론, 현재 한중 협력의 조건과 환경을 고려할 때,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다음 단계인 전면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발 전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적어도 양자가 합의한 외교형식을 실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외교적 비용을 줄이는데 유용할 수 있다. 3. 대만문제에 대한 메시지 관리 한국은 대만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왔다. 1992년 한중 244 44 한겨레, “시진핑 주석, 한덕수 총리에 ‘방한 진지하게 검토’” https://www.hani. co.kr/arti/politics/diplomacy/1109785.html(검색일: 2024년 5월 8일). 45 외교부, “박진 장관, 한중 외교장관 회담”https://www.mofa.go.kr/www/brd/ m_4076/view.do?seq=370419(검색일: 2024년 10월 9일). Ⅳ. 한중 외교안보의 위상정립 수교 당시 공동성명에는 “대한민국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를 중국 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승인한다. 오직 하나의 중국만이 있고 대만은 중 국의 일부분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한다”46고 밝혔다. 즉, 중국이 주 장하는 바대로 한국은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줄곧 지지해 온 것은 아니며,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존중한다는 메시지를 지속 적으로 발신해 왔다. 이러한 기조의 변화는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대 통령의 정상회담에서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을 강 조”하면서부터이다.47 그러나 중국은 이를 내정간섭이라고 강력하게 반 발한 바 있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대만 문제는 단순한 중국과 대만 의 양안관계가 아니라, 북한과 연결된 글로벌 이슈라고 강조했다. 이러 한 시도는 한국 외교가 글로벌 보편에 가까이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하 려는 시도와 관련이 있다. 이에 따라 “힘에 의한 현상변경 또는 어느 일 방의 현상 변경을 반대하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고, 하나 의 중국이라는 입장(원칙)을 존중한다”48는 언명으로 발전했다. 이에 대 해 중국은 강력하게 반발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2024년 대만문제를 예민한 내정으로 인식하는 중국의 입장 을 점차 의식하는 한편, 한중관계의 모멘텀을 찾기 위해 ‘힘에 의한 현상 46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엮음, 『한중수교 25년사』(서울: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2017), p.242. 47 주한미국대사관 및 영사관, “한미 정상회담 공동성명,” https://kr.usembassy.gov/ ko/ 52122-unitedstates-epublic-of-korea-leaders-joint-statement-ko/(검 색일: 2023년 5월 20일). 48 Reuters, “China lodges complaint over South Korean president’s ‘erroneous’ Taiwan remarks,” https://www.reuters.com/world/asia-pacific/chinalodges-complaint over-south-korean-presidents-erroneous-taiwanremarks-2023-04-23/(검색일: 2023년 5월 30일). 245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변경’이라는 표현이 사라졌다. 민진당의 대만독립 시도와 중국의 대만 현상 변경을 모두 반대하는 “어느 일방에 의한 현상변경을 반대한다”는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한중 양자 회담 직후 한국은 “하나의 중국이 있다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필요 하다”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중국은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 칙(原则)을 견지하는 입장에 변화가 없고, 변함없이 한·중 관계 발전에 매진할 것이다”49라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이 용어가 갈등으로 부각되지 는 않았다. 2024년 후반부터 한중관계가 관리 모드로 전환하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언급 자체가 최소화되었다. 즉,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입장을 존중’하는 한편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강조하는 수준이었다. 이런 점에서 향후 대만 관련 대중국 메시지는 양자와 다자무대를 구분하면서 일관되고 정돈할 필요가 있다. 2024년 11월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주 석의 회담 직후 공개된 언론보도문에는 중국은 “한국이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정책은 바뀔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것은 중 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과 ‘하나의 중국을 존중한다는 입장’을 구분해 접 근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50 49 50 246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李强会见韩国总统尹锡悦,” https://www.mfa.gov.cn/ wjdt_674879/ jldrhd_674881/02405/t20240526_11311724.shtml(검색일: 2024년 5월 30일).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习近平会见韩国总统尹锡悦,” https://www.fmprc.gov.cn/ zyxw/202411/ 20241116_11527459.shtml(검색일: 2024년 11월 20일). Ⅴ. 결론 Ⅴ. 결론 2024년의 한중관계 외부 환경은 미중 전략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대선 결과 제2기 트럼프 정부의 집권을 확정했다. 이에 더해 최종 상황을 알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 과정에서 북러 동맹의 강화, 북중 관계의 이완, 남북한 대치가 지속되었다. 이러한 국제 상황에서 한중 양 국 모두 상대를 필요로 하면서 이익의 균형을 찾았다. 우선, 중국은 신냉전 상황을 기회가 아니라 도전으로 인식하면서 한미일 대 북중러 진영대결은 자국 안보의 복잡성을 확대한다고 비판 했다.51 중국은 미중관계의 안정화에 주력하며, 한중관계 개선을 통해 미국발 압력을 완화하고자 했다. 사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양자 단 독 정상회담 등 고위급 교류가 중단되면서 정책적 피로가 쌓여 있었고, 미국의 대중국 디커플링을 피하기 위해 성숙 기술 중심의 공급망 안정 화가 필요했으며, 한미동맹의 지역화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판을 마련 해야 했다. 이러한 점에서 제9차 한일중 정상회담에 주도적으로 참여했 고 그 계기에 한중 회담을 개최했다. 그리고 미국의 차기 정부가 확정된 11월, APEC 정상회의 계기에 2년 만에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은 어떠한 상황이 와도 한중관계 초심을 지키자고 했고 이 과정에서 한반도를 중국의 핵심이익으로 간주하기도 했다. 한편 한국도 한미동맹의 강화와 한일관계 개선 및 한미일 안보협력 이라는 축을 구축한 상태에서 소강상태에 놓인 한중관계 개선을 적극적 51 이희옥, “북중 관계 이상기류, 한중 협력 기회인가,” https://m.sedaily.com/ NewsViewAmp/ DFKT1GL0V(검색일: 2024년 10월 16일). 247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으로 모색하고자 했다. 왜냐하면 지정학적 부담,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 러관계 변화에 따른 안보환경 변화, 대중 무역적자가 추세적으로 고착 화되는 상황, 인적교류 단절로 인한 상호 부정적 인식이 증가하면서 정 치적 부담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제2기 트럼프 정부 출범 이 후 전개될 한미동맹의 조정, 새로운 한반도 비핵화와 같은 한반도 안보 환경의 변화 가능성 때문에 한중협력을 통해 위험을 줄이고 비록 한중 간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신속하게 관리하는 메커니즘은 확보할 필 요가 있었다. 실제로 윤석열 대통령은 한일관계에 이어 한중관계에도 ‘미래지향 적’ 비전을 언급하는 등 대중국 ‘관리 외교’가 시작되었다.52 10월 9일 싱 가포르 국빈 방문 계기에 “대중관계에서도 상호 존중과 국제규범 원칙 에 입각한 공동의 이익 추구 차원의 관계를 만들어가고 있다…과거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 차원에서 대한민국의 안보·경제·투자 등 모든 분야에서 굉장히 중요한 국가라는 점은 틀림없다”53고 밝혔고 한미관계와 한중관계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처럼 한중 양국은 세계와 동아시아 축이 변화하는 상황에서 새로 운 양자관계를 구축하고자 했다. 향후 이러한 모멘텀을 발전의 동력으 로 삼기 위해서는 상호 핵심이익을 존중하면서도 양자관계의 윈윈을 넘 어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기여하는 트리플 윈(Triple Wins)을 추 구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한중 양국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공 52 53 248 뉴스1, “尹, 일본처럼 중국에도 ‘미래지향적’ 언급…‘관리외교’ 본격화,” https:// www.news1.kr/ olitics/diplomacy-defense/5563254(검색일: 2024년 10월 20일). 매일경제, “尹 “한중관계, ‘상호존중’과 ‘국제규범’ 입각한 공동이익 추구,” https:// www.mk.co.kr/news/politics/11135388(검색일: 2024년 10월 10일). Ⅴ. 결론 유하는 한편 한반도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공동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비록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De Facto Nuclear Weapon Possessor 54 State)’ 을 향한 인정투쟁을 지속하고 있으나, 양자 협력을 통해 북한의 행동을 규율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한중관계를 유지하고 공고화하기 위해서는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상대의 협력을 요청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한반도 평화와 안정 을 관리하는 이중, 삼중의 안전망을 설치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기 존의 한미일, 남북미, 한일중 등 소다자 채널 등을 다양한 방식으로 결 합해 한반도 문제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리고 한미일 대 북 중러라는 낡은 냉전 프레임도 극복해야 한다. 즉 한국은 중국이 북중러 구도에 편입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여할 필요가 있다. 다만 북러관 계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구조적으로 북중관계를 대체하기는 어 렵다는 점에서 한중협력의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한중 양국은 최소한의 상호 신뢰와 회복탄력 성의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 중국의 한국인에 대한 한시적 무비자 조치 를 활용해 인적교류를 강화하고, 경제협력의 범위와 폭을 확대하고 심 화해 상위정치(High Politics)의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러한 노력의 기 반 위에서 시진핑 주석의 한국방문을 통한 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55 실제로 2025년 경주에서 열릴 APEC 정상회의는 한중 정상회담 을 실현할 수 있는 적기이다. 특히 2026년 중국이 APEC 의장국을 맡았 기 때문에 그 성사 가능성은 높다. 54 연합뉴스, “‘北 사실상 핵보유국’ IAEA 사무총장 의중은”https://www.yna.co.kr/ view/AKR20240927155800088(검색일:: 2024년 10월 1일). 55 이희옥 편, 『정상회담으로 본 한중관계』 (서울: 선인 출판사, 2023), pp.23-34. 249 2024년 한중 정치외교 관계 : 새로운 한중관계 위상정립을 위한 모색 요컨대 한중관계는 미중관계, 중국 대외정책의 변화, 우크라이나 전 쟁의 최종상황(End State) 등 축의 변화를 받는 구조의 차원, 미 대선 이 후 새로운 한중 관계의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국면의 차원, 한중 양국이 대화의 모멘텀을 찾아 활발하게 교류하는 사건의 차원을 면밀하게 구분 하면서 상호 인식차이, 기대차이를 극복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국 관련 이슈를 국내 정치로 끌어들여 지지자를 동원하는 수단으로 삼는 행태는 경계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2010년부터 공공외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해왔으며, 2016년 에는 공공외교법을 제정해 이를 법제화했다. 중국도 2004년부터 소프 트 파워의 강화 차원에서 공공외교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러 나 양국이 공공외교를 적극적으로 추진할수록 상호 이미지가 악화되는 역설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양국 모두 자국 정책에 대한 일방적 홍보가 아니라 상대방 국민의 마음(Hearts and Mind)을 얻는 쌍방향적이 고 지속가능하며, 미래지향적이고 손에 잡히는 공공외교를 추진할 필요 가 있다. 한중관계도 대등한 거래(Arm’s Length)의 원칙을 바탕으로 공 존의 길을 열어야 하며, 국내 정치와 여론이 양국 관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는 정책당국의 전략적 절제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250 참고문헌 [참고문헌]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엮음, 『한중수교 25년사』 (서울: 성균관대학교 출판 부, 2017). 성균관대학교 성균중국연구소, 『23년 (NRC) 한·중 미래비전포럼 종합연구: 2023 한·중 전문가 상호인식 조사』 (서울: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3), https:// www.nrc.re.kr/board.es?mid=a10301000000&bid=0008 이동한·이소연, “[2024 대중인식조사] 중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한국리 서치 주간리포트』 제267-2호 (여론 속의 여론, 2024). 이희옥 편, 『정상회담으로 본 한중관계』 (서울: 선인출판사, 2023). 이희옥, “[심층분석] 북·러밀월을 바라보는 중국의 복잡한 시선,” 『월간중앙』 2024년 8월호 (중앙일보, 2024). , “한반도 문제해법과 중국의 새로운 역할,” 곽태환·이승우 편, 『한반도 문제 해법 : 새로운 모색』 (서울: 한국학술정보, 2024). 정상미, “2015-2024 한국인의 대중국인식 분석,”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17호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2024). 최용환·이기동, “북한 ‘신냉전’ 구조 활용구상에 대한 평가,” 『INSS 전략보고』 222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2023). 최우선, “북·러동맹과 한국의 정책,”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28호 (국립외교원 외 교안보연구소,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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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년 기념일 즈음에는 북중 양국의 우호적 분위기가 위축되었던 것이다. 예컨대, 2024년 5월에 개최된 한중일 정상회의 공동성명의 한반도 비 핵화 언급에 북한은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했고, 2024년 7월 27일 북한 전승절 행사에는 주북중국대사가 불참했다.2 왜 2024년의 북중관계는 예상과 달리 긴밀한 양상을 보이지 않았을까? 2024년 북중관계의 부침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제 기되어 왔다. 우선은 북중관계에서 보여지는 비우호적 현상은 2018년 북중관계가 개선된 이래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양상이었다는 지적이 존 재한다. 이 관점에서는 북한의 중국에 대한 오랜 불만에 초점을 두는 데,3 즉, 북한은 중국이 한미동맹과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해 대북제재 완화와 대북지원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는 데 대해 이미 오랫동안 불 만을 표출해왔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이 관점에서는, 2024년에 보여 진 북중관계의 불협화음도 북한의 기존 불만과 그 연장선으로 본다. 한 편, 2024년 북중관계의 이상 징후는 북한과 중국의 전략적 이해관계가 상충한 결과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 관점은 상대적으로 중국의 이해 관계에 방점을 두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중국의 이해관계는 대개 도국 협력과 국제분쟁 중재를 통해 미국의 대중견제를 약화시키는 데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중국은 대러 군사협 력을 추구하는 북한과 밀접히 협력하면, 중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증 2 이동규, “최근 북중관계 경색, 어떻게 봐야 하나?” 『북한』 2024년 10월(통권 634호), pp. 48-49. 3 김규범, “2018년 이래 북중관계의 동향과 ‘관계 이상설’에 대한 평가,” 『세종정책브리 프』 2024-11(2024.9.3) 참조. 259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대되고 한미일 협력이 강화될 것을 우려한다.4 따라서 중국은 미국의 추 가적 견제를 불러들이지 않기 위해 북한에 대해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분석들에서도 상대적으로 간과된 것은 북한 측면의 전략적 변화이다. 북한이 2024년에도 과거처럼 중국이 대북지원에 소 극적인 데에 단순히 불만을 가졌던 것이 아니라, 새로운 현상인 북러 군사협력 강화에 따라 북한이 과거와는 달리 중국의 대안으로서 러시 아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양상 은 북중관계를 결정하는 북한측의 요인 역시 전략적인 현상으로 보아 야 할 필요를 낳는다. 그렇다면, 2024년의 북중관계는 중국측의 전략적 이해관계에 북한측의 전략적인 요인이 더해져 나타난 결과로 이해되어 야 한다. 탈냉전 이후 북한은 중국 외에는 의지할 수 있는 강대국이 없 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와 북러군사협력으로 북한이 운신할 수 있는 군사·외교적 공간을 갖게 되었다. 그에 따라 탈냉전기와 다르 게 읽어야 할 북중관계의 동학이 2024년을 전후하여 나타나게 되었다 는 것이다.5 이 점을 고려하면, 2024년의 북중관계는 하나의 구조적 변 화가 발생한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는 2024년 중 나타난 북중관계의 부침을 중국 측 요인 260 4 이동규(2024), pp. 53-56. 5 물론, 미중러 관계가 신냉전 구도 하에서 새로운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존재하 여, 2024년 미국 대선 전의 국면에서 필자는 미중러 삼각관계를 중심으로 중국 대외 정책의 변화를 전망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미중러 관 계가 상이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함에 따라, 향후 중러관계의 급격 한 개선보다는 종래와 같은 미중 간의 갈등과 협력을 중심으로 중국의 강대국 외교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본 과제의 최종원고에서는 북중관계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미중관계, 즉, 중국의 대미정책을 상정하는 시각을 채택하였다. Ⅱ. 북중관계의 분석틀 의 영향과 북한 측 요인의 영향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그에 따라 2025년 북중관계를 전망하고 한국의 대중외교 및 대북정책 방향 도 제시할 것이다. 2024년 북중관계의 변화를 설명하는 분석틀을 제시 할 수 있다면, 2025년 초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 이후 국제정세의 재조 정 속에서 나타날 북중관계의 변화도 그 분석틀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는 것이다. Ⅱ. 북중관계의 분석틀 1. 중국 측 요인: 미중관계 우선 여부 미중 데탕트 이래 미중관계와 북중관계는 일종의 반비례 함수관계 를 구성해왔다. 미중관계가 개선되면, 북중 간의 전략적 협력은 약화 되었다는 것이다. 1970년대 초 키신저(Henry Kissinger)와 닉슨(Richard Nixon)의 방중 이래 미중 데탕트는 중국으로 하여금 한반도의 현상유지 를 통한 미중 간의 공존을 추구하게 했다. 그 결과 중국은 북한의 공세 적인 대남정책을 억제하고 북한 정권이 대규모 도발을 포기하도록 설 득하는 역할을 한반도에서 맡아 왔던 것이다. 대표적으로 1970년대 중 반부터 중국은 북한의 무력통일 노선에 대한 반대를 일관되게 표명해 왔다. 1975년 4월 저우언라이(周恩来)는 ‘세계대전 같은 변화가 있어야 한반도 문제 해결이 가능하지만 그러한 변화가 금세기에 올 가능성은 없다’며 김일성의 대남침공 계획에 반대했었다. 아울러, 덩샤오핑(邓小 261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平)의 남순강화(1992. 1. 18.~2. 22.) 이래 개혁개방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을 결의한 중국은 북한과 거리를 두고 한국과 수교했으며, 북한에 대 한 군사·경제적 지원 공약을 축소했다. 중국은 1992년 11월 비밀리에 방중한 김일성의 군사지원 요구를 거절했는데,6 1993년 중반에는 식량 부족 문제가 확대되고 있던 북한에게 앞으로 곡물거래는 현금거래 방식 으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통보했다. 그리고 북핵문제에 있어서도 국제 사회의 뜻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1993년 5월 11일 북한 의 NPT 탈퇴를 규탄하는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권했다.7 이 결과, 북한과 중국 간의 관계는 크게 악화되었고, 1999년 북중관계가 회복되기까지 사실상 양국 간의 정치적 교류는 중단된 상태 에 있었다. 이와 같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지 약화는 모두 중국이 미 국과의 협력을 중시하던 시기에 나타난 현상이었다. 그 이후 시진핑 시대에 북중관계가 약화된 것도 미중관계 요인의 영 향으로 볼 수 있다. 2012년 말에 출범한 시진핑 지도부는 미국과 충돌 하지 않고 대립하지 않으며 상호 존중한다는 ‘신형대국관계’를 구축하고 자 했으나, 북한이 거의 같은 시기에 경제·핵 병진노선을 선포하고 미 중관계 관리에 부담을 주자,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에 반대하는 입장을 견지했던 것이다. 그에 따라 2018년 북미협상이 재개되기 전까지 북중 관계도 냉랭한 상태를 유지했다. 반대로, 미중관계가 악화된 경우 중국은 북한에 접근하는 양상도 보 262 6 오진용, 『김일성 시대의 중소와 남북한』(서울: 나남출판, 2004), pp. 338, 349. 7 Joel S. Wit, Daniel B. Poneman, and Robert Galluch, Going Critical: The First North Korean Nuclear Crisis (The Brookings Institution: Washington D.C., 2004), pp. 44-45. Ⅱ. 북중관계의 분석틀 였다. 2019년 하노이 노딜사태 이후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과 평 양정상회담을 개최하고 북미협상에 대한 북한의 입장을 두둔했었다. 당 시 평양정상회담 직전 시 주석은 노동신문에 게재한 기고문에서 북미대 화를 통해 “조선측의 합리적인 관심사를 해결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 혔던 것이다.8 그 이후 2020년 연초 코로나-19 감염병 위기의 발생으 로 북중 간의 인적 교류와 교역은 전면 중단되었으나, 감염병 위기로 인 한 국제적 고립 속에서 중국의 지지가 절실했던 북한 역시 축전, 친서 등을 통해 북중관계가 긴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바이든 행정부 의 출범에도 미중관계가 크게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은 북핵문 제와 관련해 북한을 두둔했다. 예를 들어, 2022년 3월 북한의 ICBM 발 사에 대응한 유엔안보리 대북규탄성명 발표에 반대하면서, 오히려 ‘북 한이 약속을 지켰지만, 미국이 연합훈련을 중단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북한의 안보를 위협했다’는 미국책임론을 제기했다.9 이에 비추어, 이 글에서 다루는 시기인 2024년은 미중관계가 상대 적으로 개선되는 징후를 보인 시기였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미중간의 무력충돌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중경쟁의 ‘가드레일’이 필요하다는 논의 가 일찍이 제기되고 있었고, 중국도 2023년 말 중앙외사공작회의를 통 해 미국과 갈등을 관리하는 데 정책을 추진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그 결 과, 2024년 4월 경에는 미중 양국 간에 군사대화 채널이 복원되었다. 4월 2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시진핑(习近平) 주석은 미중 8 “중조친선을 계승하여 시대의 새로운 장을 계속 아로새기자,” 『조선중앙통신』, 2019년 6월 19일자. 9 김필규, “중·러 반대에 북 ICBM 규탄 못한 안보리...추가 제재도 쉽지 않아,” 『중앙 일보』, 2022년 3월 27일자. 263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양국이 “서로 존중해야 하며, 평화롭게 공존하며, 상생을 위해 협력하 고, 안정되고 건강하며 지속가능한 길을 따라 전진해야 하며, 후퇴해서 는 안된다(应该相互尊重、和平共处、合作共赢,继续沿着稳定、健康、可持续的道路 向前走,而不应该走回头路)”라고 발언했고, 10 다음날인 2024년 4월 3일에 는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와 중국 인민해방군 간의 인도태평양 지역 우발적 충돌방지를 위한 해상안보협의체 작업반 회의도 개최되었다.11 얼마 뒤에는 미중 국방장관 회담(2024년 4월 16일)도 약 17개월 만에 개 최되어 미중간의 군사대화 채널이 복원되었음을 알렸다. 이러한 중국의 대미관계 관리 노력은 북중관계의 약화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2. 북한 측 요인: 북러관계 우선 여부 한편, 북중관계를 결정하는 북한 측 요인은 중국을 대체하거나 중국 에 대한 안보·경제적 의존을 줄여줄 수 있는 대안적 협력상대가 존재 하느냐였다. 이 역할은 냉전기 동안 소련(러시아)이 맡아 왔었는데, 소위 신냉전 시기인 최근에 들어와 북러관계가 확대되면서 다시 러시아가 과 거의 역할을 맡을 가능성을 실현시켜 가고 있다. 냉전기 동안, 특히 1960년대 이후 중국과 소련은 북한에 대한 영향 력 경쟁을 벌였었다. 중소분쟁이 본격화되기 전인 1950년의 중소 간의 이념적 동지관계와 같은 특수한 조건을 제외하면, 북한을 둘러싼 중소 간의 경쟁이 냉전기에 존재했던 것이다. 1950년대까지 중·소는 국제공 264 10 “习近平同美国总统拜登通电话,” 新华社, 2024년 4월 2일, https://www.gov.cn/ yaowen/liebiao/202404/content_6943171.htm(검색일: 2024년 10월 29일). 11 권준기, “미중 군사 대화 채널 2년 만에 복원...‘충돌 방지 논의,” YTN, 2024년 4월 6일자. Ⅱ. 북중관계의 분석틀 산주의 운동을 함께 추진했기 때문에, 중국과 소련은 긴밀한 협력관계 에 있었다. 북한에 대해서도 양국이 협력할 수 있었던 이유였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 이러한 협력이 약화된 이후 중국과 소련은 자신의 이해 관계에 따라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둘러싸고 경쟁을 벌여왔다. 그리고 이러한 경쟁은 국제공산주의 운동에 대한 중소 간 리더십 경쟁에 의해 더욱 강화되어 나타났다. 그에 따라, 북한의 대러관계가 강화되면 북한 의 대중관계는 약화되는 함수관계가 나타나게 되었다. 예컨대, 1960년대 초반에는 북소관계가 소원했지만, 1964년 10월 소련의 흐루쇼프(Nikita Khrushchyov)가 실각한 이후 북한은 소련과 의 정치적 교류를 재개하고, 1965년 2월에는 소련의 2인자인 코시긴 (Alexei Kosygin) 총리가 북한을 방문했다. 그러자 북중관계는 중국의 문 화대혁명과도 맞물려 북한과 중국이 격한 비난을 주고받을 정도로 악 화되었다.12 그 이후에도, 1984년에 들어서면서 북한은 북소관계를 다 시금 대대적으로 강화했다. 당시 소련은 미국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북한의 협력이 전략적으로 필요했고, 북한은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했 던 것이다. 그에 따라 북소 양국 관계는 1960년대 이래 최고조에 달했 으며, 이에 중국은 중국대로 제3국을 통한 한국과의 무역을 확대하면서 한중관계 발전을 모색했다. 반대로 냉전기에는 북소관계가 약화되면 북중관계는 강화되는 양상 도 나타났었다. 1960년대 초 북한은 소련을 수정주의로 배격하고, 중국 의 대외노선과 핵개발 노력을 대신 지지했다. 당시 소련은 자국을 비판 12 이 시기 북한은 재개한 북소교류를 통해 국방·경제 병진노선 추진에 필요한 현대적 인 무기들을 소련으로부터 도입할 수도 있었다. 265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하는 북한에 대한 원조를 삭감했기 때문에, 북한은 중국에 보다 의존해 야 했던 것이다.13 이는 북한이 냉전기 소련 혹은 중국에 대한 자율성을 유지하기 위해, 두 나라 중 다른 나라와 관계를 활용한 결과였다. 그러나, 냉전의 종식은 이러한 북한의 ‘자주외교’에 필요한 조건을 해체시켰다. 다시 말해, 소련이 해체된 결과, 북한의 주요 동맹국이 중 국이라는 한 나라로 줄어든 것이다. 그에 따라, 탈냉전기 초부터 북한 은 중국에 체제생존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1980년대 말부터 한소관 계가 진전되는 가운데, 북한은 탈냉전기에 대한 대처방안과 관련해 중 국과 상의했고, 중국은 남북대화를 진행하고 북일수교와 북미수교를 추 진해야 한다고 조언했었다. 그러나 중국은 북일수교 때까지 한중수교를 늦추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북한에 약속한 경제, 군사적 지원 규 모도 계속 줄여갔다.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도 국제적 고립을 탈피하고 경제발전에 박차를 가해야 할 필요가 컸던 것이다. 이처럼 소련의 해체 이후 북한은 선택지가 중국 하나밖에 없었기 때문에, 중국의 변심과 압 력에 취약해졌다.14 북한에게 북중관계의 선택지는 북미관계 및 남북관 계의 개선이었지만 핵개발이 이를 가로막았다. 그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중국의 영향력을 거부할 길은 자해적인 북중관계 단절 밖에는 없었다. 그러나 2023년 이래 북러관계의 발전으로, 북한의 외교조건이 소 련이 존재하던 냉전기와 유사하게 변모하기 시작했다. 북한이 중국만 266 13 Soon Sung Cho, “North Koreain the Sino-Soviet Rift: 1st Phase,” The Journal of Asiatic Studies 30(1) (1987), pp. 265-306. 14 북한은 한중수교를 진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중국의 입장에도, 중국에게 경제적, 안보적 지원을 기대하면서 북중관계를 유지하려는 입장을 1991~1992년 동안 유지 했다. Sarah Lubman, “Chinese Communist Party chief Jiang Zemin reassured North Korean,” UPI, October 4, 1991. Ⅱ. 북중관계의 분석틀 이 아니라 러시아와의 협력을 통해 자율성 강화에 필요한 군사·경제적 지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냉전기와 달리 신냉전기 중국 과 러시아는 명시적인 라이벌이 아니고, 미국이라는 공통된 위협에 대 해 명시적, 암묵적으로 위협인식을 공유하고 있는 관계에 있다고 해도, 북한 정권의 입장에서는 중국에 대한 북한의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 해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할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북러협력 강화의 결과로, 북중관계의 상대적인 우선순위가 낮아지는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즉, 중러관계가 냉전기와 유사한가, 아닌가와 무관하게, 북한의 전략적 계산에 따라 냉전기 북한의 ‘자주외교’와 유사한 현상이 보여질 수 있다. 특히, 2024년 북한은 외교정책에서 러시아를 중국보다 우선시하 고 있다. 북러관계 발전을 제안한 푸틴 대통령이 집권 5기의 임기를 시 작하고, 북러관계도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조약(이하 신조약)’을 통해 사실상 동맹관계로 격상된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시진핑 주석에 게 붙여왔던 “친애하는” 등의 표현을 푸틴 대통령에게로 옮겨 사용하 고 있다. 나아가, 2024년 10월에는 북한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 병하기까지 하면서, 북러관계를 신냉전 시대의 혈맹관계로 강화시키고 있다. 3. 분석틀 북중관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국 측 요인과 북한 측 요인을 결합 했을 때, 북중관계는 양 측 요인에 따라 아래의 <표 1>과 같이 예측해 볼 수 있다. 우선, 중국이 미중관계를 우선시하고 북한은 북러관계를 우 267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선시한다면, 중국은 북한과의 협력에 소극적이고 북한은 중국의 협력 여부에 구애를 덜 받아, 양국 모두가 북중관계 관리에 노력을 덜 할 것 이다(북중관계 약화). 또한, 정반대로, 중국이 미중관계를 우선시하지 않 고, 북한이 북러관계를 우선시하지 않거나 할 수 없다면, 북중관계는 강 화될 것이다(북중관계 강화). 이러한 경우에는 북한이 정치적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중국에 거리를 두지 않는 한, 북중 양국 모두에게 북중협 력이 우선시되는 것이다. 이러한 북중관계는 2009~2010년 사이에 나 타났었다. 당시 중국은 북중협력 강화를 추진했고, 북한에게 북러협력 은 실행가능한 선택지가 되지 못했기 때문에, 북중관계는 천안함 사태 이후의 미중갈등을 야기할 정도로 강화되었었다. 덧붙여, 중국이 미중 관계를 우선시하지만 북한이 북러관계를 우선시하지 않는 경우나, 중국 이 미중관계를 우선시하지 않지만 북한이 북러관계를 우선시하는 경우 에는, 최소한 어느 한쪽이 북중협력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기에 북중관 계가 낮은 수준으로 약화되지는 않을 것이다(북중관계 다소 약화). 물론, 각각의 상황이 북한에 더 유리하냐, 중국에 더 유리하냐 등 차이는 있을 수는 있다. <표 1> 중국 측 요인과 북한 측 요인에 따른 북중관계 예측 모델 북한 측 요인 구분 북러관계 우선 (북중관계 非우선) 미중관계 우선 중국 측 요인 미중관계 非우선 주: 필자 작성 268 북중관계 약화 북러관계 非우선 (북중관계 우선) 북중관계 다소 약화 (2024. 6.~12.) (중국에 유리) (2024. 4.~5.) 북중관계 다소 약화 북중관계 강화 (북한에 유리) (2024. 1.~3.) Ⅱ. 북중관계의 분석틀 <표 1>에서 북중관계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제시한 중국의 ‘미중관 계’와 북한의 ‘북러관계’는 2024년 동안 각각 변화를 보이면서, 2024년 북중관계의 발전 방향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2024년 4월 중에는 미중 간의 군사대화 채널이 복원되면서 중국의 대미관계가 미국과의 갈등관 리를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조정되었다. 또한, 북러관계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2024년 6월 북한과 러시아 간에 신조약이 체결되면서 북러 관계가 냉전기 동맹관계에 준하는 수준으로 격상되었다. 이러한 미중관 계와 북러관계의 변화를 <표 1>의 네 가지 경우에 대응시켜 본다면, 표 안에 괄호로 표시한 대로, 2024년 1월부터 3월까지는 ‘미중관계 비우 선, 북러관계 비우선’의 경우로서 북중관계 강화가 예측되고, 4월부터 5월까지는 ‘미중관계 우선, 북러관계 비우선’의 경우로서 북중관계가 다 소 약화될 것으로 예측되며, 6월 이후의 시기는 ‘미중관계 우선, 북러관 계 우선’의 경우로서 북중관계가 약화가 전망된다. 이러한 분석틀상의 예측과 실제 2024년 북중관계의 양상이 일치했 는지는 본문에서 보다 상세히 검토해보고자 한다. 3장과 4장에서는 북 중 간 정치·외교 교류 동향과 경제·문화 교류 동향을 살펴보고, 북중 관계의 전체적인 협력수준을 5장에서 제시한다. 269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Ⅲ. 2024년 북중관계 정치·외교 교류 동향 1. 최고위급 축전 교환 북중 양국의 정치·외교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서, 최고위급 사이 에 이루어진 소통 및 교류를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이 나눈 축전 이나 양자 사이의 정상회담 등으로 살펴볼 수 있다.15 우선, 두 정상은 16 2024년 1월 1일부로 새해 축전을 교환하였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 낸 축전에서 시진핑 주석은 북중은 “산과 강이 잇닿아 있는 친선적인 린 방”이라면서, 그간 전략적 소통을 긴밀히 하는 등 북중관계를 진전시 켜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2024년이 북중수교 75주년인 만큼 친 선, 신뢰, 교류 및 협조를 증진시키자고 언급하고, “두 나라 인민들에게 보다 훌륭한 복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표현으로 북한에 대 한 지원의향을 드러냈다. 혹은 이러한 표현은 시진핑 주석의 축전을 보 도한 북한측의 기대를 반영하는 것이었을 수도 있다.17 이에 김정은 역 시 북중 간의 전통적인 친선협조관계를 발전시켜가는 것은 “우리 두 나 라 인민의 공동의 기대와 념원에 부합”한다고 호응했다.18 15 16 17 18 270 손대권, “2023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2023 중국정세보고』(서울: 국립외교원, 2024), pp. 310-316. “中朝两党两国最高领导人互致新年贺电宣布启动‘中朝友好年,’”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 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1월 1일. “조선로동당 총비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동지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동지가 축전을 보내여왔다,” 『조선중 앙통신』, 2024년 1월 1일자. “조선로동당 총비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중국공산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동지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Ⅲ. 2024년 북중관계 정치·외교 교류 동향 덧붙여 북한은 시진핑 주석의 신년사도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보도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보였다. 노동신문에 보도 된 신년사는 시진핑 주석이 2024년이 “새 중국창건 75돌이 되는 해”라 고 언급했다는 부분을 포함해 시 주석이 “중국식 현대화를 변함없이 추 진”하자고 언급한 대목을 자세히 보도함으로써, 북중양국이 올해를 수 교 75주년으로 함께 기념하기 위한 준비를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19 이 부분은 시진핑 주석이 2023년 12월 31일 발표한 2024년 신년사에서 “내년은 중국성립 75주년입니다. 우리는 중국식 현대화를 변함 없이 견 지해야 하며, 완벽하고 정확하며 전면적으로 새로운 발전이념을 관철하 여, 새로운 발전방식을 정립하고, 높은 수준의 발전을 추진하며, 발전과 안보 문제를 잘 총괄해야 합니다(明年是新中国成立75周年。我们要坚定不移推 进中国式现代化, 完整、准确、全面贯彻新发展理念, 加快构建新发展格局, 推动高质 量发展, 统筹好发展和安全).”라고 언급한 부분에 해당했다. 20 시진핑 신년 사 가운데, 북한측은 국내 부분은 간략히만 제시하고, 북중관계에 관한 부분을 집중 소개했던 것이다. 다음으로, 2024년 중에 두 정상이 축전을 교환한 사례는 북한 정권 창립 기념일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일에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위 원장이 서로에게 축전을 보낸 경우였다. 북한 정권 창립 기념일을 맞아, 『조선중앙통신』, 2024년 1월 1일자. 19 20 “조선로동당 총비서,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동지께서 중국공산 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동지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1월 2일자. “国家主席习近平发表二〇二四年新年贺词,” 新华社, 2023년 12월 31일, https:// www.gov.cn/yaowen/liebiao/202312/content_6923673.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271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시진핑 주석은 두 나라는 산과 강으로 이어져 있다는 점을 재강조하고, 다시 “두 나라 인민에게 더 많은 복리를 마련해주고 지역과 세계의 평화 와 안정, 발전번영에 보다 큰 기여를 할 용의”가 있다면서 북한이 중국 과 대외노선을 같이 할 경우 경제발전을 지원할 의향이 있음을 지속적 으로 시사했다.21 이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화답은 이십여 일 이후인 2024년 10월 1일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일에 이루어졌다. 여기에 서 김정은 위원장은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을 “열렬히 축하”한다 는 입장을 밝히고, “조중친선을 끊임없이 공고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우 리 당과 공화국정부의 일관된 립장”이라며 북중 친선협조관계가 “새 시 대의 요구” 등에 맞추어 발전되리라 믿는다고 언급했다.22 그러나 축전 내용 자체로는 새로운 변화가 엿보이지 않았으나, 양국의 정권창립일을 계기로 정상 간의 축전이 교환되면서 북중관계의 관례는 유지되었다. 북중수교 75주년인 2024년 10월 6일에도, 김정은 위원장과 시진 핑 주석 간의 축전 교환이 이루어졌다. 축전에서 시진핑 주석은 북중간 의 “외교관계설정 75돐”을 축하한다면서, 수교 75주년을 계기로 “전략 적의사소통과 조율을 강화하고 친선적인 교류와 협조를 심화시켜 전통 적인 중조친선의 새로운 장을 계속 써나”가자고 언급했다.23 이에 대해, 김정은도 북중수교 75주년을 맞아 중국 당, 정부, 인민에게 “따뜻한 인 21 22 23 272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 축전 을 보내여왔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9월 9일자; “习近平就朝鲜国庆76周年向朝 鲜最高领导人金正恩致贺电,” 『新华网』, 2024년 9월 9일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중화인민공화국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10월 1일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 축 전을 보내여왔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10월 6일자. Ⅲ. 2024년 북중관계 정치·외교 교류 동향 사”를 보낸다면서, 앞으로 “조중친선협조관계를 새 시대의 요구에 맞게 공고발전시키기 위하여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24 이 축전과 관련해, 북중 양국의 최고지도자 간에 축전을 교환하는 것임에도 “존경하는”이나 “경애하는 지도자”와 같은 표현 없이 상대를 “총서기 동지”라고만 지칭했다는 점에서 북중간에 존재하는 상호 불만 이 드러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25 실제로 상대측을 “존경하는 총서기 동지” 등으로 부른 것은 최소한 하노이 노딜 이후 2023년까지 꾸준히 지속된 관행이었으나,26 2023년 여름 북러군사협력의 본격화 이 후에는 그러한 관행이 북중간의 축전교환에서 사라졌던 것이다. 그런 점에서 10월 6일 북중 양국간에 발송된 축전을 비롯하여 축전에서 상대 지도자에 대한 존칭이 약화된 것은 북러관계의 강화로 북중관계의 독점 적인 지위가 구조적으로 약화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북중 간에 교환된 축전에 나타난 시 주석에 대한 북한 측 호칭을 북 한과 러시아가 주고받은 북한 측 축전의 호칭과 비교해 볼 수도 있다. 그 결과는 북한이 러시아 측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2023년 9월 북러정상회담 이후 북러 양국 최고지도자가 주고받은 축전 중에서 2024년 3월 18일 푸틴 대통령 당선 축하 축전까지는 호칭의 변 24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10월 6일자. 25 Hee-ok Lee and Sungmin Cho, “China Should Be Worried About North Korea,” Foreign Affairs, November 12, 2024. 26 2021년 7월 1일에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에게 보낸 축전은 예외였다. 이 축전 에서는 “존경하는” 등의 표현 없이 습근평 동지라고만 상대방을 지칭하였다. “조선로 동당 총비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장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 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습근평 동지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로동신 문』, 2021년 7월 1일자. 273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화가 없었지만,27 2024년 5월 9일 푸틴 대통령의 취임 축하 축전에서는 북측이 “존경하는 울라지미르 울라지미로비치 뿌찐대통령동지”라는 호 칭이 등장했다.28 그리고 이후 9월 9일 북한 정권창립 기념일 축전에서 는 러시아 측도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라는 표현을 사용했다.29 북한이 같은 기간 중국 최고지도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친밀한 표현을 러시 아 최고지도자에 대해서는 사용했다는 것은 북한이 중국보다 러시아와 보다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덧붙여, 2024년에는 북중수교 75주년을 기념하는 맥락에서, 양국 외교부장 간의 축전 교환도 이루어졌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10월 6일 축전에서 북중수교 이후 75년 동안 양국 관계가 정치, 경제, 문 화 등 다방면에서 긴밀한 협조를 진행시켜왔다고 밝히고, 현 국면에서 는 북중친선 발전과 사회주의 위업을 “힘있게” 추진해가야 한다고 강조 했다.30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최선희 외무상에게 같은 방식으로 북중수 교 75년 간의 발전을 기념하고, 북중관계를 수호하고 발전시키자고 제 언했다.31 274 27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로씨야련방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조선중앙통 신』, 2024년 3월 18일자. 28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로씨야련방 대통령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조선중앙통 신』, 2024년 5월 9일자. 29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로씨야련방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여왔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9월 9일자. 30 “우리 나라 외무상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장에게 축전,” 『조선중앙통신』, 2024년 10월 7일자. 31 “우리 나라 외무상에게 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장이 축전,” 『조선중앙통신』, 2024년 10월 7일자. Ⅲ. 2024년 북중관계 정치·외교 교류 동향 32 2. 고위급 방문 외교 우선, 2024년 1월 25일에는 중국 외교부의 쑨웨이동(孙卫东) 부부장 이 평양을 방문해 최선희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조중친선의 해’를 기념 하기 위한 주요 활동계획에 합의했다. 그의 방문은 2023년 말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의 방문에 대한 답방 및 양국간 교류협력을 위한 이행 계획을 세우는 데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이해되었다. 또한 회담에서는 북중 양국의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한 의견교환도 이루어 져, 북중 양국의 전략적 협조 문제도 논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33 거의 동시에 북한 체육상 김일국의 방중도 이루어졌는데, 방문 기간 중 중국 국가체육총국 국장 겸 올림픽위원회 주석인 가오쯔단(高志丹)과 회담을 갖고 북·중 간 체육교류의정서에 서명했다.34 이어서는, 2024년 3월 들어 북중 간의 고위급 교류가 확대되었다.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이 인솔하는 노동당 대표단이 3월 21일부터 4월 12일까지 베이징을 방문해 류젠차오(刘建超) 중국공산당 대외연락 부장, 왕후닝(王沪宁)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정협주석과 차이치(蔡奇)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 그리고 왕이 외교부 장 등을 접견했던 것이다. 왕후닝 상무위원 접견 시 김성남 국제부장은 32 33 34 이 글에서는 부부장(副部长) 혹은 부상, 즉 차관급 이상의 상대국 방문을 고위급 방문 외교로 보았다. 이창규, “중국 외교부 대표단 어제 방북…북중 수교 75주년 ‘이벤트’ 논의할 듯,” 『뉴 스 1』, 2024년 1월 26일; “高志丹会见朝鲜体育相金日国,”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 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1월 30일. 최두희, “북·러 밀착 속 ‘미지근’했던 북·중, 협력 확대 잰걸음,” 『YTN』, 2024년 2월 4일. 275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양국 지도자의 관심 속에 북중관계가 “사회주의를 핵으로 하는 진실하 고 굳건한 동지적 관계”로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언급했는데, 왕 상무위 원도 “양측 최고지도자의 중요 공감대를 북중우호관계를 발전시키는 실 제 행동으로 전환시키고, 단결과 협력을 심화하며, 전략적 소통을 강화 하고, 평화롭고 안정된 외부환경을 조성해가자(把两党两国最高领导人重要 共识转化为弘扬中朝友好的实际行动,深化团结协作,加强战略沟通,共同营造和 平稳定的外部环境)”고 화답했다. 35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 역시 북중수교 75주년을 계기로 북중 간의 소통과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북중관계의 새로운 발전을 촉진하고 지역 안정을 공동으로 지켜가자(促进中朝关系实 现新的更大发展,共同维护地区和平稳定大局).”고 강조했다. 이후 실현되지 는 않았으나, 이 즈음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설도 제기되고 있었다. 이후 중국측에서는 4월 11일부터 13일 사이에 자오러지(赵乐际) 전 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방북했다. 자오러지 위원장의 방북에 앞 서 노동신문은 4월 9일자를 통해 그의 방문계획을 발표했다.36 자오 러지 위원장이 대표로 중국 당과 정부의 대표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 문한다는 것은 전년도에 비해 북중교류의 급이 높아졌음을 의미했다. 2023년 7월 27일 한국전쟁 정전기념일에 평양을 찾은 중국측 인사는 35 36 276 “王沪宁会见朝鲜劳动党代表团 ,”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 馆, 2024년 3월 21일, http://kp.china-embassy.gov.cn/chn/zxxx/202403/ t20240322_11265795.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참고로, 노동신문은 왕후닝 상무위원이 “국제정세가 아무리 변해도 쌍방의 전략적 선택인 중조친선은 절대로 흔 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말까지 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2024년 초에 중국과의 추가적인 관계발전도 기대하고 있었음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현혜란, “北노동당 부 장 만난 中왕후닝 ‘북과 전략소통·전술협동 강화,’” 『연합뉴스』, 2024년3월 23일자.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이 우리 나라를 방문한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4월 9일자. Ⅲ. 2024년 북중관계 정치·외교 교류 동향 리훙중(李鸿忠)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었다. 자오러지 위원장과 류젠차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 류치 전인대 상무위원회 비서장 등으로 구성된 중국 대표단은 4월 11일 평양에 도착했으며, 최룡해 최 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서기장, 박 명호 외무성 부상, 그리고 류은해 대외경제성 부상이 이들을 영접했다 고 보도되었다.37 이후 자오러지 위원장과 최룡해 위원장 간의 회담이 진행되었고, 북중수교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여러 분야의 교류 및 협 조, 북중관계 발전 방안이 토의되었다. 아울러, 상호 관심사인 지역 및 국제문제에 대한 의견도 교환되었다고 발표되어, 아마도 우크라이나 문 제에 대한 북한과 중국의 시각을 나눌 기회도 있었을 것으로 여겨졌다. 이외에도 북한과 중국 사이의 합의문건에 대한 조인식도 진행되었는데, 북한측의 내각 쪽 참석자가 박명호 외무상과 류은해 대외경제성 부상이 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때 조인된 합의는 외교 및 무역 관련 문건이 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4월 11일 저녁에는 최룡해 상임위원장 주재로 환영연회도 만수대의사당에서 개최되었다.38 자오러지 위원장의 방북 2~3일 차에는 주요 시설 방문 및 김정은 위원장 접견 등의 일정이 진행되었다. 통상 방문일정의 핵심인 2일차에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않고, 대신 중국 측 대표단이 북중우의탑 및 강 동종합온실농장 등 주요 시설과 산업현장을 방문했다는 점은 특이했다. 37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 평양에 도착,” 『조선중앙통신』, 2024년 4월 12일 자. 38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 중화인민공화국 전 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위원장사이의 회담 진행,” 『조선중앙통신』, 2024년 4월 12일자;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가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을 위하여 환영연회 마련,” 『조선중앙통신』, 2024년 4월 12일자. 277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중국대표단이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할 수 있었던 것은 방북일정의 마지 막날인 4월 13일이었다. 이날의 회담을 통해 김정은은 북한과 중국 사 이의 친선을 “세기와 년대를 이어 발전시켜나가려는 것은 자신의 일관 된 입장이며 우리 당과 정부의 불변하고 확고부동한 방침”이라고 강조 했다.39 이후 김정은 위원장은 중국 당 및 정부 대표단이 평양을 출발한 뒤, 본래 계획되었던 중국중앙민족악단 특별공연에 참석했다.40 이외에, 2024년 중 북한과 중국의 주요 인사가 상대국을 방문한 경 우는 거의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4년 1월 중 중국 측 류젠차 오 대외연락부장이 리룡남 주중북한대사에게 당시 방미 성과를 설명하 는 등 북한과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려는 조짐을 보였었으며,41 이에 북 한 측도 2023년 연말의 8기 9차 전원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것으로 화답 했다. 아울러, 3월 하순에도 리훙중 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이 북 중우호행사에 참가해 북중수교 75주년을 맞아 양국의 교류를 늘리자고 언급한 바 있었다.42 2024년 7월 11일에는 ‘북중우호, 협조 및 상호원조에 관한 조약’ 체 39 40 41 42 278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중화인민공화국 당 및 정부대표단을 접견하시였다,” 『조 선중앙통신』, 2024년 4월 14일자; “赵乐际会见朝鲜劳动党总书记、国务委员长金正 恩,”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4월 13일, http:// kp.china-embassy.gov.cn/chn/zxxx/202404/t20240413_11281391.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 金正恩观看中国中央民族乐团专场音乐会 ,”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 民共和国大使馆 , 2024년 4월 13일, http://kp.china-embassy.gov.cn/chn/ zxxx/202404/t20240414_11281445.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정성조, “‘中 차기 외교부장설’ 류젠차오, 방미 마친 뒤 北대사와 회동,” 『연합뉴스』, 2024년 1월 21일자. “李鸿忠出席中朝友好交流活动 ,”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 馆, 2024년 3월 27일, http://kp.china-embassy.gov.cn/chn/zxxx/202403/ t20240327_11271459.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Ⅲ. 2024년 북중관계 정치·외교 교류 동향 결 63주년 기념 리셉션에 중국 측 정협 외사위원회 주임 허핑(何平)이 참여했다. 하지만, 얼마 뒤에는 북중 간에 이상 징후가 있는 것이 아니 냐는 관측들이 제기되었다. 왕야쥔(王亚军) 주북중국대사가 평양체육관 에서 열린 7월 27일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아 중국이 북러밀착에 대해 갖고 있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었 던 것이다.43 김정은 위원장 역시 이때 시진핑 주석의 친서를 집무실이 아닌 복도에서 수령하여 외교적 결례 논란이 야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중 양국은 오랜 북중 간의 관례는 유지함으로 써 북중관계의 파탄은 피하고자 했다. 특히, 북한 측이 2024년 9월 중 국 국경절 행사에 참석함으로써 북중수교 75주년 기념활동을 유지하려 는 노력을 기울였다. 2024년 9월 27일 평양에서 개최된 중화인민공화 국 건국 75주년 행사에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정 성일 국가관광총국장, 김익성 외교단 사업국장 등 북한측의 고위인사들 이 다수 참석했던 것이다.44 이는 북중 간 상호 행사 참석의 격을 관례에 비추어 보면 높은 것은 아니었지만, 격을 예년과 동일하게 유지함으로 써 북중관계에 이상 징후가 있다는 관측을 불식하려는 것으로 보였다. 역시 비슷한 시기에, 9월 30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중국 국경절 행사에 도 리룡남 주중북한대사가 참석했다. 이를 토대로, 북중 간에는 10월 43 장이주, “중국, 북한 ‘전승절’ 기념식 불참...북러 밀착에 불편한 심기,” 『서울평양뉴 스』, 2024년 8월 1일. 44 2024년 6월에서 9월 초까지 북중 간에는 양국 관계에 이상이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 이었다. 6월 북한이 관영매체의 송출위성을 중국 위성에서 러시아 위성으로 전환했으 며, 7월 북중우호조약 체결 63주년 행사에서는 북한측 주빈의 격이 최고인민회의 상 임위원회 부위원장에서 김일성종합대학 총장으로 낮아졌고, 9월 북한 정권창립기념 일 행사에는 왕야쥔 주북중국대사가 휴가를 이유로 불참했다. 정성조, “北, ‘북중 이상 기류’ 관측 속 평양 中국경절 행사에 고위급 파견,” 『연합뉴스』, 2024년 9월 29일자. 279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초의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일과 북중수교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최고지도자 및 외교부 간 축전교환 등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Ⅳ. 2024년 북중경제·문화 교류 동향 1. 경제교류 2024년 북한 경제는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을 배경으로 대북제 재 약화 및 군수산업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 정되고 있으나, 2024년 말 현재 경제 전문가들은 아직 결과를 확실히 전망하기 어렵다고 단서를 달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경제 는 북한과 러시아 간의 군사협력이 본격화된 2023년에도 성장세를 보 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북한의 2023년 경제성장률은 3.1%로 추정되 었다.45 농림어업과 제조업, 건설업에서 생산이 확대된 결과 북한 경제 가 2023년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는 2022년 북한 경제성장율이 -0.2% 임을 감안할 때, 북한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되었다 는 점을 의미했다. 이러한 경제성장은 코로나-19 사태의 종료에 따른 45 280 한국은행, “2023년 북한 경제성장율 추정 결과,” 2024년 7월 26일, https://www. bok.or.kr/portal/bbs/B0000501/view.do?nttId=10086115&searchCnd=1&dep th2=200038&depth3=201263&depth=201263&pageUnit=10&pageIndex=1&pr ogramType=newsData&menuNo=201264&oldMenuNo=201263(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Ⅳ. 2024년 북중경제·문화 교류 동향 것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코로나-19 이전에도 북한 경제의 성장률은 2019년 0.4% 성장, 2018년 -4.1% 감소, 2017년 -3.5% 감소 등 매우 부진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북한경제가 코로나-19 사태의 종료만으로 성장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2023년 이래 북러군사협력을 배경으로 북한경제가 성장세로 전환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2023년에는 북 한 중화학 공업 부문의 성장률이 8.1%에 달했고, 대외교역 물동량도 증 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46 북중국경 봉쇄가 해제된 이후 북중교역량의 증가세는 멈췄지만, 북중교역의 수준은 2023년과 거의 같은 규모로 유지되었다. 북한의 2024년도 월평균 대중수입액은 2024년 1월부터 12월까지 약 1.57억불 로, 2023년 1월부터 12월 사이의 월평균 1.69억불보다 소폭만 줄어들 었다.47 수입물량의 증대가 북한 내의 생산활동을 반영한다고 할 때, 북 한의 2024년도 경제는 지난해만큼은 아니지만 플러스 성장은 유지했을 것으로 보인다. 46 다만, 2024년 북한 경제가 얼마나 성장할지는 북한 내부에서 보내고 있는 상충된 신호 로 인해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북중교역은 상대적으로 늘어났지만, 2023년 말 북한에서 환율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석은 이러 한 환율 폭등은 코로나-19 봉쇄 해제 이후 정부 기관들이 서둘러 교역에 나선 결과로, 북한 내에서 기관간 외화 확보 경쟁이 심화된 결과라고 해석한다. 이석, “2024년 북한 경제와 선택의 길,” 『KDI 북한경제리뷰』 2024년 7월호(2024), pp. 3-9. 47 아래 <그림 1>의 수치를 기준으로 계산하였음. 281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그림 1. 북중간의 교역액(수출 및 수입)(2019. 1~2024. 12) 300,000 250,000 200,000 150,000 100,000 50,000 2019.1 2019.2 2019.3 2019.4 2019.5 2019.6 2019.7 2019.8 2019.9 2019.10 2019.11 2019.12 2020.1 2020.2 2020.3 2020.4 2020.5 2020.6 2020.7 2020.8 2020.9 2020.10 2020.11 2020.12 2021.1 2021.2 2021.3 2021.4 2021.5 2021.6 2021.7 2021.8 2021.9 2021.10 2021.11 2021.12 2022.1 2022.2 2022.3 2022.4 2022.5 2022.6 2022.7 2022.8 2022.9 2022.10 2022.11 2022.12 2023.1 2023.2 2023.3 2023.4 2023.5 2023.6 2023.7 2023.8 2023.9 2023.10 2023.11 2023.12 2024.1 2024.2 2024.3 2024.4 2024.5 2024.6 2024.7 2024.8 2024.9 2024.10 2024.11 2024.12 0 출처: 중화인민공화국 해관총서(http://www.customs.gov.cn/customs/syx/ index.html) 한편,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는 수치상 매우 높은 상태이다. 한 국무역협회는 2023년도 북한의 대중무역 의존도가 98.3%로 역대 최 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48 북한의 전체 교역량 약 27.6억불 중에 27.2억불이 중국과의 교역량이다. <표 2>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 구분 2017 2018 2019 2020 2021 2022 2023 대중의존도(%) 94.8 95.8 95.4 88.2 95.6 96.7 98.3 주: KOTRA가 발간하는 매년도 『북한 대외무역 동향』의 내용을 참조하여 작성 하지만, 이러한 평가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대중국 자율성은 러시 아의 대북지원을 배경으로 상대적으로 개선되어 있다. 2022년 이후 러 시아는 대북교역액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와 북한의 48 282 KOTRA, 『2023 북한 대외무역 동향』(서울: KOTRA, 2024), p. 1. Ⅳ. 2024년 북중경제·문화 교류 동향 교역액은 <표 2>에 나타난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에 반영되어 있지 않다. 하지만, 러시아와 북한의 경제협력 및 거래 규모가 클수록, 중국 에 대한 북한의 의존도를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49 북한 은 러시아에 군사장비와 병력을 제공하면서, 러시아로부터 경제적 이 익도 얻을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2023년에 북한이 대러시아 무기수출 을 통해 벌어들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금액은 5.4억불에 달한다.50 여기 에 더해 북한이 병력지원으로 얻을 수 있는 수입 역시 파병형태에 따라 용병형식의 경우 연간 3.2억불, 정식참전 형식일 경우 연간 13.4억불로 추정되고 있다.51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러 간의 교역, 투자, 관광 등 면면을 살펴볼 때, 러시아가 북한경제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지적 된다.52 북한의 연평균 대중국 수출규모는 2010~2016년 사이의 기간 에 연간 24.3억불이었고, 품목도 260개 이상이었다. 이에 비해, 러시아 에 대한 수출규모는 연간 270만불 규모에 그쳤고, 품목도 2015년 이후 에는 100개 미만의 낮은 다양성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북러 간의 교역은 석유, 밀 등 일부 품목에 치우쳐 있어, 북한이 필요로 하는 중간재 종류 도 러시아가 제공해주기 어렵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무기지원으로 북 49 일각에서는 북러 간의 경제교류를 반영할 경우, 북한의 대중의존도는 약 80% 수준까 지 줄어들었을 것이라고 본다. 50 임수호, “대북제재 이후 북한 외화수지 추정 Ⅱ: 불법적 거래수지 및 종합수지 (2017~2023),” INSS 전략보고 제283호(2024년 8월) 참조. 51 임수호, “용병인가, 동맹군인가: 북한군 러시아 파병의 득과 실,” 국가안보전략연구 원 제627호(2024. 11. 18) 참조. 52 이종규, “북한경제에서 러시아는 중국을 대체할 수 있을까?” 『KDI 북한경제리뷰』 2024년 11월호(2024), pp. 3-23. 283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한이 외화수입을 얻을 수 있다고는 해도,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제한적 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군수산업과 민수경제가 분리된 북한경제의 특성상 군수산업 활성화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제한적이라는 지적 이다. 이 외에도 투자, 관광측면에서도 러시아가 중국을 대체하기는 어 렵다고 평가된다. 그 동안 러시아의 대북투자는 2011년에서 2012년 사 이에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집중된 것으로서, 이벤트성 투자에 가까 웠다. 2010년과 2013년 사이 북한에 대한 중국 관광객이 약 19만명이 었으나, 같은 기간 러시아 관광객은 약 6.4천 명에 불과했다. 다만, 북한 인력의 러시아 파견은 향후에도 더욱 증대될 수 있다. 우 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더라도 북한경제에 대한 러시아의 기여는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후에는 북한에서 러시아 로 입국한 사람은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2024년에 들어서는 러시아에 입국한 북한 주민수가 크게 늘고 있다.53 이 가운데, 교육 목적으로 입국 한 북한 주민이 4,135명에 달해, 이들이 러시아 내의 불법노동과 병력 파견과 연계된 입국자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54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의 노동력이 크게 부족해지면서, 앞으로 북 한의 러시아 노동자 파견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 일부에서는 우크라이 나 전쟁 이후 러시아의 노동력 부족 규모가 5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한다. 덧붙여, 2024년에 북중경제 분야에 있었던 특이동향으로, 7월 경 북 중관계 이상설이 있었다. 국내외 언론을 통해 7월 초 중국 당국이 자국 284 53 앞서, 대북제재가 시작되는 2017년까지 러시아로 연평균 21,520명의 북한 주민이 입국했으나, 2018~2019년 간 러시아 내 북한 주민이 점차 감소했다. 54 위의 글, pp. 13-14. Ⅳ. 2024년 북중경제·문화 교류 동향 내 북한노동자 송환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7월 9일 린젠(林剑)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를 일축하면서 “관 련 매체가 전문적 수준을 견지한 채 사실에 근거해 객관적으로 보도하 고, 뉴스를 소설처럼 쓰지 않기를 바란다”고 언급했다.55 그러나, 실제 로 중국이 북한 노동자를 송환했다고 하더라도, 러시아가 이들을 앞으 로 흡수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북러 간의 경제협력이 중국의 대북 레버 리지를 약화시키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즉, 러시아가 북한경제에서 중국 의 경제적 역할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중국에 대한 북한의 취 약성(vulnerability)은 줄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56 2. 친선행사와 지방교류 2024년 상반기에 북중수교 75주년을 앞두고 문화예술교류가 진행 되었다. 랴오닝성 우호문화대표단이 1월 29일 왕야쥔 대사를 접견하고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만난 데 이어, 한중우호협회위원회(위원장: 박경일)가 주최한 환영연회에 참가했다. 이들의 방문기간 중 “평양 즐거 운 설맞이(平壤欢乐春节)”라는 봄 맞이 축제가 2024년 1월 30일부터 2월 57 1일까지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서는 랴오닝성 우호문화대표단이 무용 55 56 57 김희윤, “中 ‘北노동자 전원귀국 요구’ 의혹에 ‘소설쓰지 말라’ 일축,” 『아시아경제』, 2024년 7월 9일. 취약성이란 상대국의 상호의존 단절이 가져올 충격에 대해 대응능력이 부족한 정도 를 의미한다. Robert O. Keohane, Joseph S. Nye, Power and Interdependence (New York: HarperCollins college, 1989) 참조. “2024年“平壤欢乐春节”迎春文艺演出盛大举行,”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 和国大使馆, 2024년 2월 1일, http://kp.china-embassy.gov.cn/dssghd/202402/ t20240201_11237728.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285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과 관현악 공연을 실시했는데, 이 자리에 참석한 강윤석 북한 최고인민 회의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북중 양국이 정치, 경제, 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류, 협조, 친선과 단결을 강화해가자고 강조했다.58 그 이후의 북중친선행사로는, 김정은 위원장이 4월 13일에 자오러 지 상무위원장을 만난 후 참석했었던 중국민족악단 공연이 있었다. 이 공연에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롯해 노동당 비서인 조용원, 리일환, 외무상 최선희, 노동당 국제부장 김성남, 노동당 부부장 김여정이 참석 했다. 또한, 중국측에서는 쑨예리(孙业礼) 문화여유부 부부장과 왕야쥔 주북중국대사가 참석했고, 주북 러시아대사, 베트남대사, 몽골대사도 참석했다. 공연 중 중국측 성악가와 오케스트라 등에 의해 “평양, 사랑 해”, “실크로드” 같은 곡들이 연주되었다. 이 공연을 계기로 중국 경극 원 원장 왕용(王勇), 중국음악학원장 리신차오(李心草) 등 많은 예술계 인 사도 함께 방북했다.59 한달 뒤에는 5월 17일 “2024년 북중우호의 해- 북중유화교류전(2024中朝友好年—中朝油画艺术交流展)”이 개최되었다. 이 행사에는 왕야쥔 주북중국대사도 참석했다.60 한편, 지방교류 차원에서는, 2024년 1월 말에 랴오닝성 우호문화대 표단의 평양방문을 들 수 있다. 이 방북은 설날 축제와 연계되기도 했으 며, 이들 대표단 자체로도 상당한 규모였다. 이들은 북중 간 문화교류의 58 59 60 286 “‘中朝友好年’首个大型文艺交流系列活动在平壤举行,”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 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2월 5일. “王亚军会见国家京剧院院长王勇,”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4월 9일; “王亚军会见中国音乐学院院长李心草,”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 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4월 10일. “王亚军观看 ”2024 中朝友好年 —中朝油画艺术交流展 ,”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 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5월 19일, http://kp.china-embassy.gov.cn/ zxxx/202405/t20240519_11306930.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Ⅳ. 2024년 북중경제·문화 교류 동향 일환이기도 했으나, 랴오닝성 성위원회 상무위원 겸 선전부장인 류훼이 안(刘慧晏)을 단장으로 하는 이 대표단은 북중우호협회의 환영연회 외에 도, 박명호 외무성 부상, 평안북도 당위원회 선전부장 이남철 등을 접견 했다.61 이후, 2024년 2월 5일에는 단동시와 신의주시 간의 신년축하행 사가 개최되었다.62 5월 28일에도 동강(东港) 지역의 기업인을 단장으로 하는 랴오닝시 기업가대표단이 방북하여, 북중수교 75주년 기념 기업 간 교류를 진행했다.63 덧붙여, 북중우의탑에 대한 방문이나 헌화는 2024년에도 계속되었 는데, 한국전쟁 정전기념일과 중국군 참전기념일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 었다. 7월 27일 전승절(한국전쟁 정전기념일) 기념일에 김정은 위원장이 북중우의탑을 방문하여 화환을 봉헌했으며, 김 위원장은 피로 맺어진 북중친선은 변함없이 계승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북중수교 75주 년을 맞는 2024년 10월에는 북중우의탑 방문이 보다 확대되었다. 김정 은 위원장만이 아니라 북한 각계에서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일을 맞아 평양, 평안북도, 함경북도, 개성시 등지의 중국군 묘지에 헌화했던 것 이다. 심지어, 주심양 북한총영사관, 주단동 영사관도 해당 지역의 한국 61 62 63 “朝鲜外务省副相朴明浩会见辽宁省友好文化代表团,”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 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1월 30일; “辽宁省委常委、宣传部部长刘慧晏会见平安北道 党委宣传部长李南铁,”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1월 31일. “冯春台公使出席丹东市和新义州市新年祝贺活动 ,”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 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2월 6일, http://kp.china-embassy.gov.cn/chn/ zxxx/202402/t20240206_11241556.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王亚军会见辽宁省丹东市企业家代表团,”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 大使馆, 2024년 5월 29일, http://kp.china-embassy.gov.cn/chn/zxxx/202405/ t20240529_11313552.htm(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287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전쟁 참전기념탑에 헌화했다.64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1. 2024년 북중관계 평가 2024년의 전반적인 북중관계 수준을 북중 간의 축전 교환횟수 등 을 통해 평가해 볼 수 있다. 이 글의 서론에서 2024년 북중관계에 대 해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북중관계가 예전과 같지 않다는 점에 주목하 고 있으며, 수교 75주년임에도 북중관계가 그에 걸맞게 우호적인 수준 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언급했었다. 실제로, 다른 해와 비교할 때 2024년 북중관계의 협력적 수준은 어땠을까? 이를 위해, 김 정은 정권이 출범한 이후 북중관계가 상대적으로 회복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북한과 중국 최고지도자 간 축전, 친서 등을 주고받은 횟수 를 <그림 2>과 같이 정리해보았다. 64 288 “ 金正恩向友谊塔敬献花圈 ,”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 2024년 1월 26일; “朝鲜各地举行纪念中国人民志愿军入朝参战74周年活动,” 中华人民 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1월 28일; “朝鲜驻沈阳总领馆、驻丹 东领事办公室纪念中国人民志愿军入朝参战74周年,”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 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1월 30일.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그림 2. 연도별 북중 정상 명의의 축전 발송 횟수(2016~2024) 14 12 10 5 6 4 8 4 2 6 4 4 3 7 5 2 2 0 4 2016 1 5 4 6 6 4 1 2017 2018 2019 2020 김정은 발송 축전(구두친서 포함) 2021 2022 2023 2024 시진핑 발송 축전(구두친서 포함) 주: 조선중앙통신의 발표를 참고로 작성하였음. 일견, 2024년 북중관계는 2019년과 유사하거나 다소 약화된 수준으 로 보인다. 하노이 노딜사태 이후 북한이 중국과 협력을 강화한 시기인 2019년에 양 정상이 발송한 축전의 횟수가 8회였는데, 2024년도에 양 측 정상이 서로에게 축전을 발송한 횟수가 그와 동일한 8회였다. 축전 발송 횟수만으로 본다면, 2024년 북중관계는 2019년 수준이다. 다만, 전반적인 북중관계는 2019년이 보다 더 우호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2019년에는 두 차례의 북중정상회담이 개최되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중 한번은 시진핑의 평양방문이었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2024년의 북중관계는 북중관계가 정상화 된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음을 알 수 있다. 2018년 동안 북 중 정상이 발송한 축전횟수는 2024년(8회)보다 낮은 7회였지만, 3차 289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례의 정상회담이 있었다는 점에서, 2018년의 북중관계는 2024년보다 한층 높은 수준에 있었다. 또한 축전이 2024년과 동일한 횟수로 발송 된 2019년에도 두 차례의 북중정상회담이 있었기 때문에, 북중관계는 2024년의 수준 이상이었다. 그 이후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년 내 내 정상간 축전 교환횟수는 2024년보다 높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시기의 북중관계 역시 2024년보다는 좋은 수준이었던 것이다. 특히, 2024년이 북중수교 75주년임에도 낮은 수준이었다는 것은 북중관계가 ‘2018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편, 2024년 북중교류 월별 동향을 살펴보는 방식으로, 미중관계 와 북러관계의 변화가 북중관계에 시기적으로 미친 영향을 생각해볼 수 있다. 앞에서 제시한 분석틀에 따르면(<표 1> 참조), 미중 간의 갈등관리 노력과 북러관계 강화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24년 1~3월의 시점에 서는 북중관계가 긴밀하고, 미중 간의 갈등관리 노력이 확대된 2024년 4월 이후에는 북중관계가 보다 약화되며, 북러관계가 신조약 체결로 격 상되기까지 한 2024년 6월 이후에는 북중관계가 더 약화될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그러나, 북중 간의 정치·외교적 교류를 월별로 나타낸 <그 림 3>에 따르면, 2024년 1~3월의 북중교류 수준과 2024년 4~5월의 교류수준에 큰 차이가 없어 보이며, 심지어 2024년 10월에는 북중간의 교류가 높은 수준이어서 예측과 상충되는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보이기 까지 한다. 290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그림 3. 2024년 주요 국면별 북중 간 주요 교류 횟수(2024년 1월~12월) 9 미중갈등 관리+북러관계 격상 미중 갈등 관리 8 7 6 5 4 3 2 1 0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 북한 외무성 축전 중국 외교부 축전 김정은 발송 축전(구두친서 포함) 시진핑 발송 축전(구두친서 포함) 고위급 회담 고위급 방북 고위급 방북 시 김정은 접견 고위급 방북 시 북한 상무위원 접견 고위급 방중 고위급 방중 후 중국측 상무위원 접견 고위급 방중 후 국무위원 접견 고위급 중국 내 친선행사 참석 중국 지방부문 방북 친선문화행사 개최 중국군 한국전 참전기념 주: 해당기간 노동신문 및 주북중국대사관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2024년 북중관계 추세는 미중관계와 북 러관계에 따른 북중관계 전망에 대체적으로 부합한다. 우선, 2024년 1~3월 사이에는 북중수교 7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북중우호행사와 정 치적 교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 예측된 대로 북중관계가 강화된 시기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2024년 4월에 들어서서는 북중수교 75주 년 행사의 일환으로 중국 측 대표단을 이끌고 자오러지 상무위원장이 방북했다. 이는 중국이 미중 간의 갈등관리에 필요한 북한문제 관리를 위해 고위급 인사를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을 파견한 것이었다. 이는 중 국이 예상대로 미중관계를 우선시하면서 북한과의 입장차를 제시했음 을 의미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이 신조약을 통해 러시아와 관계를 격상 하는 2024년 6월 이후에는, 10월에 집중된 기념행사를 제외하면,65 북 65 비록 2024년 10월에는 중국공산당 창건 75주년과 북중수교 75주년, 중국군 한국전 291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중간의 교류가 매우 드물었다. 물론, 10월에 집중된 북중간 교류와 우 호행사 중에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중국군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한 김정 은의 조중우의탑 방문과 지방단체들의 기념활동이 포함되어 있었지만, 이러한 행사들은 정치적 중요성이 크지 않았다. 그렇게 보면, 2024년 10월에도 북중간의 교류가 활발했다고 평가하기도 곤란하다. 그리고 2024년 6월 이후에 10월을 제외하면 북중간의 교류도 거의 없었다. 이 는 북한이 대러 군사협력을 확대한 이후 러시아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매진한 결과로, 북중관계가 더욱 약화되었다는 예측에 부합하는 결과 이다. 결국, 2024년 북중관계는 중국의 대미갈등관리, 북한의 대러관계 격상이 차례차례 이루어지면서, 단계적으로 약화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관관계는 월평균 북중교류 건수를 살펴보면, 보다 명확해 진다. 다시 말해, <그림 3>에서 제시한 2024년에 이루어진 북중교류 및 우호행사 횟수를 주요 국면별 월평균으로 나타낸다면, <표 3>과 같다. 즉, 2024년 1~3월은 평균 4회, 2024년 4~6월은 평균 2.5회, 2024년 6월부터 12월은 평균 약 1.8회로서 북중관계의 예상수준이 낮아지는 데 맞춰 월평균 교류횟수도 감소하는 것을 보여준다(<표 3> 참조). 이처 럼 북중관계 약화의 요인이 보태질수록 북중간의 교류동향도 점차 약화 되었다. 쟁 참전일 등을 맞아 북중 간의 축전 교환과 기념활동이 잦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러 했다. 292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표 3> 중국 측 요인과 북한 측 요인에 따른 북중관계 예측 모델과 월평균 교류 건수 북한 측 요인 구분 북러관계 우선 북러관계 非우선 (북중관계 非우선) (북중관계 우선) 약 1.8회 2.5회 미중관계 우선 (북중관계 약화 예상) (2024. 6.~12.) (북중관계 다소 약화 예상) (2024. 4.~5.) - 4회 미중관계 非우선 (북중관계 다소 약화 예상) (북중관계 강화 예상) (2024. 1.~3.) 중국 측 요인 주: 필자 작성 요컨대, 2024년 북중관계는 미중관계 관리의 필요성이라는 중국 측 요인과 북러관계 강화라는 북한 측 요인이 결합한 결과로 약화추세를 명확히 보였다고 할 것이다. 중국의 관점에서 보면, 중국은 2024년 연 초에 북한과 협력을 강화했다가 4월경 미중군사대화 복원 이후 북한에 대해 거리를 유지한 것이고, 북한의 입장에서는 2024년 6월 북러 신조 약 체결 이후 중국에 대해 보다 대등한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 북중관계에서 북중관계가 예측한 수준 이상으로 악화되는 것 같 은, 탈냉전기에는 일반적이지 않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난 것이다. 2. 시기별 특성 다음에서는 각 시기의 북중교류 동향이 어떠한 특성을 보였는지를 종합하여 제시한다. 2024년 북중관계는 미중관계와 북러관계의 영향에 따라, 1~3월, 4~5월, 그리고 6월 이후의 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 293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1) 2024년 1~3월: 북중관계 강화 추진 2023년 12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박명호 북한 외무성 부상이 2024년을 북중수교 75주년, ‘조중친선의 해’로 기념하기로 합의한 데 따라, 2024년 연초 북중 간에는 교류와 협력 동향이 활발했다. 새해를 맞아 시진핑 주석과 김정은 주석은 축전을 교환했으며, 류젠차오 중국 대외연락부장은 미국 방문에서 돌아와 1월 19일 리용남 주중북한대사 에게 방미 내용을 브리핑했으며,66 중국외교부 부부장 쑨웨이동도 1월 하순 방북했다. 그의 방북 목적은 ‘조중친선의 해’에 진행할 북중 간의 교류·협력 계획을 협의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1월 25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회담을 갖고 ‘조중친선의 해’ 주요 활동방안에 합의했다.67 이 어 랴오닝성 우호문화대표단도 북한을 찾았으며, 이들의 방문과 연계 하여 평양에서는 북중친선을 강조하는 설날 축제가 열렸다. 행사의 일 환으로 랴오닝성에서 온 가무단과 관현악단의 공연도 진행되었던 것 이다. 2월 1일 노동신문은 시진핑 주석의 신년사도 소개했다. 3월 21일 에는 김성남 국제부장이 인솔하는 북한 노동당 대표단이 베이징을 방문 했으며, 이들을 왕이 외교부장만이 아니라 중국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인 왕후닝 정협 주석, 차이치 중앙서기처 서기 겸 중앙판공청 주임이 각 각 접견한 것은 중국의 북중관계 발전 의향을 시사했다.68 그리고 ‘조중 친선의 해’ 주요 활동 계획에 따라 4월의 자오러지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66 67 68 294 정성조, “‘中 차기 외교부장설’ 류젠차오, 방미 마친 뒤 北대사와 회동,” 『연합뉴스』, 2024년 1월 21일자. “外交部副部长孙卫东访问朝鲜,”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2024년 1월 26일. “蔡奇会见朝鲜劳动党代表团 ,” 中华人民共和国驻朝鲜民主主义人民共和国大使馆 , 2024년 3월 23일.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방북까지 추진되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북중관계의 이상 징후는 찾아보 기 어려웠다. 2) 2024년 4~5월: 중국의 미중갈등 관리 노력에 따른 북중관계 약화 2023년 봄부터 모색되어 온 미중대화 노력은 2024년 4월에 들어 서 결실을 맺었다. 앞서 2023년 4월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백악 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은 중국과의 디리스킹을 추구한다고 밝힌 이 래,69 미국은 중국과의 갈등관리를 위한 외교·안보 대화 채널의 복원을 모색했고, 2023년 11월 APEC 회의에서 양국 간 외교·안보 채널을 복 원한다는 정상 간의 합의도 도출되었다.70 이어 중국은 2023년 12월 중 앙외사공작회의를 개최해 외교정책 기조를 유연화했다.71 그 이후 미중 간의 대화채널 재구축 노력은 2024년 4월 미중간의 군사채널 복원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다.72 4월 초에 들어서 미중 정상 간 전화통화(2024년 4월 2일), 인태사령부-중국군 간 해상안보협의체 작업반 회의(2024년 4월 3일), 미중 국방장관 회담(2024년 4월 16일) 등이 이루어졌던 것이다. 이를 통해 미중 양국이 관리할 인도태평양 지역의 충돌위험은 남중국해 와 대만에 초점을 두었겠지만, 그 안에는 전통적인 협력의제인 북한문 69 손대권(2024), p. 300. 70 김한권, “2024 양회를 전후로 한 중국 외교·안보 정책의 추이 분석: 중국의 ‘대국외 교’ 추동과 한중관계에 대한 함의,”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04 (2024), pp. 11-12. 71 72 “中央外事工作会议在北京举行 习近平发表重要讲话,”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3년 12월 28일, https://www.mfa.gov.cn/zyxw/202312/t20231228_11214409. shtml(검색일: 2024년 12월 1일). 이태환, “제9차 한일중 3국 정상회의 의미와 과제,” 세종포커스(2024년 6월 4일). 295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제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2024년 4월 16일 미중 국방장관회담에 서 로이드 오스틴(Lloyd J. Austin) 국방장관은 중국 측에 남중국해에 대 한 항행의 자유 문제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와 북한의 최근 도발 문제도 제기했다.73 이 시기에, 중국은 2024년 초부터 한반도 전쟁준비 완비를 역설하고 있던 북한에 대한 외교적 관여를 확대했다. 2024년 4월 11일부터 13일 사이에 이루어졌던,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방북이, 그러한 노력의 일환이었다.74 전문가들은 중국이 서열 3위의 최고위급 인사를 북한에 파견한 이유로 북한을 중시하고 협력을 가속화하고자 한다는 입장의 표현과 더불어, 러북 밀착을 견제하고 한반도에 대한 중 국의 영향력을 재확인하려는 것을 꼽았다. 고위급 인사 파견을 통해 북 한을 관리함으로써 북한 때문에 미중관계에 오해와 불신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고자 한 것이다.75 하지만,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등 도발이 계속됨에 따라, 중국은 한 국 및 일본과의 대화를 진행하며 북한에 보다 거리를 두었고, 북중관계 는 약화되어 갔다. 4월 24일과 25일, 임천일 외무성 부상은 미 의회의 296 73 “Readout of Secretary of Defense Lloyd J. Austin III’s Call With People’s Republic of China (PRC) Minister of National Defense Admiral Dong Jun,” U.S. Department of Defense, April 16, 2024, https://www.pacom.mil/Media/ News/News-Article-View/Article/3743851/readout-of-secretary-ofdefense-lloyd-j-austin-iiis-call-with-peoples-republic/(검색일: 2024년 12월 1일). 74 자오러지의 방북 이유에 대해서는 다음의 글을 참조. 양갑용, 최용환, “자오러지 전 국인대 위원장의 방북 함의: 중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 슈브리프(2024. 4. 24). 75 양갑용, 최용환, “중국 자오러지 전국인대 위원장의 방북 함의 : 중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슈브리프 제541호(2024. 4. 24) 참조.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대우크라이나 지원을 비판하면서 연달아 북러관계 강화의 의지를 밝힌 것은 북한이 대러군사지원을 확대할 의향이 있음을 의미했다.76 이에 중 국은 북한과의 거리를 보다 확대했다. 한국의 대화요구를 수용하여 한 중외교장관 회담을 5월 13일 개최했던 것이다.77 이에 대해 북한은 이 회담을 한국의 ‘구걸외교’라고 비난했다.78 한걸음 나아가, 5월 말 한중 일 정상회담이 개최되자, 북한은 같은 날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1호 발사를 단행했다. 북한은 한중일 3국이 정상회담 공동성명문을 통해 한 반도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거론하자, 그에 대해 “우리 국가의 자주권에 대한 정면도전”, “란폭한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했다.79 76 “미국의 대우크라이나군사지원은 환각제에 불과하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 성 임천일 로씨야담당 부상 담화,” 『조선중앙통신』, 2024년 4월 24일자. 77 이와 관련된 중국의 목적은 한중일 3자 대화로 ‘북중러 대 한미일’의 대결구도를 완화 하려는 것으로 이해되었다. 조양현, “제9차 한중일 정상회의 평가,”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13 (2024), pp. 18-19. 즉, 중국은 미국의 동맹국들에 대한 대화노력으로 반중 국연대 형성을 견제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한과 러시아를 기본적으로 지지 하지만, 북중러 연대에는 소극적이기 때문에 한중일 대화로 반중연대의 형성을 예방 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분석되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상대적으로 일본보다 한 국과의 대화에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관측도 제기되었다. 이는 미중협력 및 갈 등관리를 한국 역시 중시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중국의 한국에 대 한 대화 노력과 일본에 대한 대화 노력을 비교함으로써, 한중일 관계에 대한 중국의 접근방식을 연구해볼 필요도 있다. 이동률, “[한일중 정상회의 이슈브리핑] ① 한일중 협력에 대한 중국의 인식과 전략,” 동아시아연구원 이슈브리핑 (2024. 5. 29) 참조. 78 “반인륜적인 극악한 테로행위는 반드시 계산되는 법이다 로씨야련방주재 조선민주주 의인민공화국 신홍철특명전권대사 담화,” 『조선중앙통신』, 2024년 5월 16일자. 79 문재연, “북한, 한중일 ‘한반도 비핵화’ 거론에 발끈...‘내정간섭’ ‘국제사회 우롱,’” 『한 국일보』 2024년 5월 27일자; “국가의 신성한 주권을 건드리는 적대행위들을 추호도 용납하지 않을것이다 -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 대변인담화,” 『로동신문』, 2024년 5월 28일자. 297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3) 2024년 6~12월: 북한의 북러협력 확대와 북중관계 약화 진전 이 사이, 북한은 푸틴 대통령의 5번째 임기가 시작된 2024년 5월 초 부터 러시아와 관계를 한층 더 강화하려는 동향을 보였다. 푸틴 대통령 취임을 축하하는 축전에서 이전에는 시진핑 주석에게만 사용하던 “경 애하는”이라는 표현을 푸틴 대통령에 대해 사용하기 시작했다. 이미 북 한은 시진핑 주석에 대해서는 이 표현을 2023년 중반부터 사용하지 않 고 있었다. 나아가, 2024년 6월에 체결한 북러 신조약 제4조를 통해 어 느 한쪽이 무력침공을 당하는 경우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 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한다면서, 북러 간의 상호군 사지원 의무를 부활시켰다. 이를 즈음하여(2024년 7월 경), 김정은 위원 장이 중국과 마찰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외교관들에게 지시했다고 알려 졌다.80 김정은 위원장은 한국전쟁 정전기념일 행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친서는 집무실에서 의전을 지켜 수령한 것과 달리, 시진핑 주석의 친서 를 복도에서 수령했다. 이는 북러관계가 확대된 국면에서 중국을 최우 선 동맹국으로 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명확하게 표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81 이러한 북한의 행동에 중국은 북중관계에 이상 징후가 존재한다 는 관측을 부인했다.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이루어진 2024년 6월 19일, 중국 외교부의 린젠 대변인은 북러정상회담은 북러관계 발전의 정상적 필요를 위한 것으로 “관련 고위급 교류는 두 주권 국가 양자 간 80 81 298 홍제성, “中, 북중관계 이상기류설 부인…‘협력관계 중시·발전 입장불변,’” 『연합뉴 스』, 2024년 8월 1일자. 신혜원, “[전문] 김건 ‘북한 파병은 차원이 다른 문제… 북·러에 더 강한 압력 넣어 야,’” JTBC, 2024년 10월 21일자.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의 일정(相关高层交往是两个主权国家的双边安排)”일 뿐이라고 언급하며, 북 중관계 악화 가능성을 부인했다.82 이어 러북 간에 상호군사지원 의무를 담은 조약이 체결되는 데 대해 중국이 불만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외신 들의 관측에 대해서도, “중조(북중)는 산과 물이 이어진 이웃으로, 줄곧 전통적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中朝是山水相连的近邻,一直保持 着传统友好合作关系)”며 강력히 부인했다. 83 하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의 친서수령과 관련해 외교적 결례를 저지른 정전기념일 행사에, 주북중국대사인 왕야쥔은 불참했다. 이로써 중국 측도 북한에 불만을 최소한으로 표시하고 있던 것이다.84 이후, 북중수교 75주년을 맞으면서 2024년 10월 경 북중교류가 일 시적으로 정상화되는 듯 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과 북중수 교 75주년을 맞아 축전을 교환한 사실이 2024년 10월 6일 조선중앙통 신을 통해 보도되었고,85 북한과 중국의 외교부장도 축전을 교환했던 것 이다. 참고로, 이는 북중관계만이 아니라 중러관계에서도 일어났던 현 상이었다.86 중국은 북한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러시아와의 수교기념 82 83 84 “2024年6月19日外交部发言人林剑主持例行记者会,”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4년 6월 19일, https://www.mfa.gov.cn/web/wjdt_674879/fyrbt_674889/202406/ t20240619_11438422.shtml(검색일: 2024년 10월 29일). “2024年7月9日外交部发言人林剑主持例行记者会,”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2024년 7월 9일, https://https://www.mfa.gov.cn/web/fyrbt_673021/202407/ t20240709_11451027.shtml(검색일: 2024년 10월 29일). 홍제성, “中, 북중관계 이상기류설 부인…‘협력관계 중시·발전 입장불변,’” 『연합뉴 스』, 2024년 8월 1일자. 85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이 축 전을 보내여왔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10월 6일자;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에게 축전을 보내시였다,” 『조 선중앙통신』, 2024년 10월 6일자. 86 이 시점에서 중국이 러시아 및 북한과의 친선을 계획대로 기념한 데에는 양자관계 재 299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행사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중국이 중러수교 75주년이 되는 2024년 10월에 러시아와도 각종 기념행사와 회담을 개최했다는 것이다. 중러 양국은 9월 군사훈련에 이어 10월 2일 수교 75주년 기념 축전을 교환 하고, 10월 14일 안드레이 벨로우소프(Andrey Belousov) 러시아 국방장 관 방중, 11월 11일 세르게이 쇼이구(Sergei Shoigu) 국가안보회의 서기 의 방중 등으로 친선관계를 다졌다.87 중국으로서는 미국과의 관계를 관 리해야 하지만, 북한 및 러시아와의 동맹관계도 포기할 생각은 없던 것 이다. 그러나, 2024년 10월 들어 북러 군사협력이 확대되자 중국은 북러 군사협력이 가져올 파장에 대해 경계감을 보였다. 10월 22일 브릭스 (BRICS)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러의 대를 이은 우호의 두터 운 정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날 회의에서는 “전 장을 확대시키지 않고, 사태를 고조시키지 않고, 각자 불을 돋우지 않 는다”는 삼원칙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 사태를 조기에 진정시켜야 한다면서,88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자국의 종합적인 능력 내에서 수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던 것이다. 미국도 10월 말 중국측에 북 확인 자체의 필요만이 아니라 러시아의 대중협력 필요와 미국 대선의 영향도 존재하 고 있었다. 즉, 8월 중순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공격으로 러시아의 필요가 확대되 었다는 점, 미국 대선의 본격화로 바이든 행정부와 협력을 통해 중국이 얻을 실익이 불투명해졌다는 점 등으로부터 중국은 중러, 북중관계를 기념하는 데 있어 미국 요인 을 덜 고려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87 88 300 정은지, “중러, 미 대선 직후 고위급 회담…‘군사 기술 협력 추진할 듯(종합),’” 『뉴스 1』, 2024년 11월 12일자. 中华人民共和国外交部, “习近平出席金砖国家领导人第十六次会晤并发表重要讲话,” https://www.mfa.gov.cn/zyxw/202410/t20241023_11514872.shtml(검색일: 2024년 10월 29일). Ⅴ. 2024년 북중관계의 평가 및 시기별 특성 한의 러시아 파병 병력 철수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89 미국은 중국 의 이해관계에도 북러군사협력은 배치된다고 보고, 북한군 파병을 억제 하기 위한 중국과의 대화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10월 29일 커트 캠벨 (Kurt Campbell) 국무부 부장관을 비롯하여 대니얼 크리텐브링크(Daniel Joseph Kritenbrink), 제임스 오브라이언(James O’Brien)이 주미중국대사 관저를 방문했으며, 제이크 셜리번 국가안보보좌관도 중국을 통해 북 한이 파병을 제한하거나 철회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90 이후 바이든 대 통령까지 나서 북한군 추가파병 방지를 위한 중국의 협력을 촉구했다. 11월 16일 리마 APEC 계기 정상회담을 시진핑 주석과 가지면서, 바이 든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에게 “북러에 대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이 북한의 추가 파병을 통한 충돌을 막는 데 이를 사용해야 한다”고 강 조했던 것이다.91 이에 따라 최소한 중국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을 적극 적으로 지지하기는 곤란했을 것이다. 2024년 말 현재, 아직 중국이 북 한의 파병철회를 압박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지만, 이 역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 이후 미중대화 의제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러군사협력 확대로 북중관계의 탈냉 전기 변화 동학 성격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중국 이 미중갈등을 피하기 위해 북한을 관리하면서 북중관계가 약화되는 탈 89 Natasha Bertrand, “Small number of North Korean troops are already inside Ukraine, officials say,” CNN, Oct. 29, 2024, https://edition.CNN. com/2024/10/29/politics/north-korean-troops-ukraine/index.html(검색일: 2024년 10월 30일). 90 Edward Wong, “U.S. Turns to China to Stop North Korean Troops From Fighting for Russia,” The New York Times, October 31, 2024. 91 노민호, “‘중국과 北 문제 논의 어렵다’는 美…‘한반도 계산법’ 달라지는 미중,” 『뉴스 1』, 2024년 11월 19일. 301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냉전기 북중관계의 일방적 동학만이 아니라,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 강 화를 택하면서 중국과의 마찰을 감수하는 동학까지 함께 나타나게 되 었다는 것이다. 과거와 같이, 북한에게 중국 외에 선택지가 없다면, 북 중관계가 악화되더라도 2024년 7월의 이상 징후까지는 쉽게 보여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래 신냉전기 북중관계의 새로운 패턴일 수 있다. 북러군사협력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 만, 북러군사협력이 지속되는 한에서는 이상 징후가 보다 빈번할 것으 로 전망된다. Ⅵ. 2025년 북중관계 전망 및 한국 외교정책 함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2024년은 미중관계와 북러관계에 따라 북중관계가 이상 징후를 보이는 상태까지 약화되는 등 구조적 변화를 표현한 한 해였다. 중국은 2024년 봄에 미국과의 충돌회피 및 한중일 정상회담 등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도발을 관리하고자 했다면, 북한은 2024년 여름 들어 러시아와의 협력을 확대하면서 중국의 압력에 대한 취약성을 줄이고자 했다. 그에 따라 북중관계는 근래 들어 가장 소원한 양상을 보이게 되었다. 향후에는 트럼프 재선 이후 미중관계가 어떻게 재설정되느냐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향배에 따라 북중관계가 다시 영향 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302 Ⅵ. 2025년 북중관계 전망 및 한국 외교정책 함의 1. 2025년 전망: 트럼프 2기 행정부 하 미중관계, 북러관계 변화와 그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의 승자가 됨에 따라, 미중관계와 북러관계도 재설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우선, 2025년 1월 20일에 출범 할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중 무역전쟁에 집중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 통령은 대선 기간 중 중국 상품에 대한 60% 관세부과를 예고했다.92 이 에 중국은 미국과의 협상과 무역전쟁 관리를 우선 모색하겠지만, 미중 무역에 대한 미국의 강경한 입장은 미중 간의 갈등관리 노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는 북중관계에 대해서는, 중국이 북 중관계 강화에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는 점을 함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시 미중관계 약화로, 북중관계가 다시 강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점칠 수 있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현재 상태에서 마 무리하고 러시아와 관계개선을 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주목해 야 한다.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안보팀은 대선 승리 이후 우크라이나 종 전을 위한 구상을 밝혔다. 그 골자는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을 20년 유예하고, 현재 우크라이나 전선을 동결하며, 러시아측과 우크라 이나측 사이에 비무장지대를 설치하겠다는 것이다.93 물론, 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전까지 가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 92 Joe Cash, “China criticises Trump tariff threat, says it won’t solve America’s problems,” Reuter, November 29, 2024. 93 Alisa Orlova, “WSJ: Trump Team Proposes 20-Year Freeze on Ukraine’s NATO Bid in Exchange for Peace,” Nov. 7, 2024. 303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령도 취임 이후 24시간 안이 아니라 6개월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 내겠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 전쟁이 조기에 종전될 가 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북러관계가 2025년 중반까지는 현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중관계 악화, 북러관계 유 지의 영향으로, 2025년 상반기 중에는 북중관계가 2024년 하반기 수준 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표 4>의 ①). 하지만, 2025년 하반기와 연말에 들어 우크라이나 종전이 가시화 된다면, 북중관계는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가능성으로 러시아의 북러군사협력에 대한 필요성은 줄어들고 북러관 계도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에 따라 미중관계가 갈등 국면인 상황 에서, 북러관계도 약화되므로, 북중관계는 강화될 것으로 생각해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표 4>의 ②). <표 4> 중국 측 요인과 북한 측 요인에 따른 북중관계 예측 모델과 2025년 전망 북한 측 요인 구분 북러관계 우선 (북중관계 非우선) 북러관계 非우선 (북중관계 우선) ④ 북중관계 다소 약화 미중관계 우선 ③ 북중관계 약화 (전망 2: 2025년 상반기) (중국에 유리) (전망 2: 2025년 하반기 혹은 2026년 이후) 중국 측 요인 ① 북중관계 다소 약화 미중관계 非우선 (북한에 유리) (전망 1: 2025년 상반기) ② 북중관계 강화 (전망 1: 2025년 하반기 혹은 2026년 이후) ※ 중국의 북미협상에 대한 대응 도 고려 필요 주: 필자 작성 이에 더해, 2025년의 북미대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향후 우크 304 Ⅵ. 2025년 북중관계 전망 및 한국 외교정책 함의 라이나 전쟁이 일단락되면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북한과 대화를 모색 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은 트럼프 행정부의 제안에 일정한 조건을 붙 여 북미대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며, 이를 기회로 삼아 러시아를 북 미협상의 중재자로 활용하거나 중재자 없이 대미직접협상을 모색할 수 도 있다. 그 결과로, 북미협상이 진전된다면, 중국은 북미협상에서 배 제되거나,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회복하지 못할까 우려할 수도 있다. 이 에 중국이 트럼프 1기의 북미협상 때처럼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하면서 북한에 접근하려는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고려하여, 한국도 한반도 주 변정세 및 북중관계에 대한 대응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 인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중관계는 나빠질 것이라고 단정 할 수만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중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도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하였다.94 미국이 예상보다 중국에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조치를 취함으로써 양국관계가 개선되거 나 협력적인 관계가 유지되는 경우(<표 4>의 ③), 미국과 중국은 북핵문 제에 대해서도 전략적인 협력을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도 북핵의 고도화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확장억제가 더 고도화되어 전술핵 재배치 로 이어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중국은 2024년 중반 미 상원의 한 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서 그러한 조치가 자국의 안보를 저해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해 중국은 - 미국과 무역 전쟁 중이던 2018~2019년과 달리 - 북핵협상에 대해서 촉진자 역할 94 Anniek Bao, Evelyn Cheng, “Trump praises President Xi, says he looks forward to ‘getting along with China,’” CNBC, Jan 23, 2025. 305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북한이 러시아와 협력하고 있는 배경에서 미국과의 협상에 흥미를 덜 보이더라도, 미국 역시 북한 을 협상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만약 우크라이나전쟁의 종전이 가시화된다면,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북중관계는 상대적으로 호전될 것이고, 아주 높은 수준의 협 력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중국이 우위에 있는 관계의 양상을 보 일 것이다(<표 4>의 ④). 이 경우에도, 미국과 중국이 북핵문제에 대한 협 력을 유지할 수 있다면, 북한과 협상을 추진하는 데 가장 좋은 구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특기한 것은 미중관계가 양호하게 전개되는 경우, 북미협상에 대해 서 미국의 협상력이 더욱 제고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하노이 협상에 서처럼 미중경쟁이 북미협상의 진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상황을 벗어나, 미국의 대북협상을 중국이 지원할 수 있게 해줄 것이다. 나아가 우크라이나전쟁의 종전으로 북러관계가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감안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북중관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증대할 것 이다. 만약 미중관계가 양호하게 관리될 수 있다면, 북한의 타협을 이끌 어내는 데 필요한 미중협력과 중국의 대북 레버리지 모두가 마련될 수 있게 될 것이다. 2. 한국 외교정책에 대한 함의 2024년의 북중관계와 2025년의 전망이 한국 외교에 주는 함의는 미 중관계가 악화될 것이냐 상대적으로 양호해질 것이냐에 따라, 우크라이 나 전쟁 종전 전과 종전 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미중 306 Ⅵ. 2025년 북중관계 전망 및 한국 외교정책 함의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이전에는 미 중관계가 악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만일 중국이 북중관계의 개선을 시도하더라도 실제 개선 폭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북러관계가 유지되어, 북한의 북중관계 강 화 유인을 줄여주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의 국면에는 선행된 미중관계 약화 에, 북러관계 약화가 겹치면서, 북중관계가 대폭 강화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게다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화의지를 배경으로 북미협상 이 모색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고려한다면, 북한이 미중 양국과 활발 한 외교를 전개하면서 한국을 배제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적대적 두 국가론’에 따라 한국 배제를 정당화하고자 할 것이다. 북중관계를 통해, 북한은 북미협상이 실패하더라도, 최소한 중국과의 관계 강화로 국제적 고립을 피할 수 있다. 이 때에는 남북 간의 갈등과 긴장고조 시 중국이 북한을 두둔하면서 긴장고조를 유발시키지 않도록 하는 데 관심이 필요 하다. 이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전의 북중관계 일부 개선 시에, 한국은 무엇보다 아직 진행 중일 북러군사협력에 대한 대응에 있어 중 국의 동참을 설득해가고, 북러군사협력에 대한 견제카드로서 중국과의 협력을 활용해야 할 것이다. 한편, 우크라이나 종전까지는 북미협상 재 개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한국은 이러한 북미대립 기간을 향후 북미 대화에 대비하는 기간으로 활용해야 한다. 즉, 이 기간에 북미협상에 대 비한 미국과의 사전조율기간을 진행해야 하며, 동시에 한국의 비핵화 협상원칙에 대한 중국의 양해와 지지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307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다음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이후의 북중관계 추가 개선 시와 북미협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둘 때에, 한국은 북한이 미중 양국과의 대 화를 통해 한국 배제를 실현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한국은 미국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중국에 대해서도 한 반도의 비핵화와 안정을 위한 협상에서 한국이 필수불가결한 행위자임 을 강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미국만이 아니라 중국 도 이해하고 지지할 수 있는 한반도 비핵화 추진 방안을 수립한 바탕에 서, 이와 관련한 소통을 한중 간에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할 것 이다. 아울러, 향후 발생가능한 한반도 위기 시 중국이 북한을 일방적으 로 지지하지 않도록 중국의 균형잡힌 한반도 정책을 한중, 한중일 대화 를 통해 유도할 필요도 있다. 덧붙여, 미중관계가 개선되는 경우에 대해서도 북중관계가 우리 외 교정책에 주는 함의를 살펴볼 수 있다. 우선, 이러한 미중관계의 구조 하에서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전에는 북중관계는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공동으로 북핵문제와 대남도발의 관리를 위 해 협력하는 양상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한국은 미중 양국과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 동참해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전쟁이 종결된다면, 북한은 다시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북중관계는 중국과 미국의 협력관계에 따라 제한적으로만 개선될 가능성이 크나, 북한과 러시아 간의 협력이 약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의 대북영향력이 증대될 것 으로 보인다. 이때 관건은 미중협력이 지속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이며, 308 Ⅵ. 2025년 북중관계 전망 및 한국 외교정책 함의 미중협력이 지속된다면, 미국은 중국과의 협력을 통해 북핵문제의 해결 혹은 진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국면에서 한국 은 미중 양국이 북핵문제에 대한 협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소통과 협력 의 여건을 조성하고, 역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의 중심축으 로서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309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참고문헌] 김규범, “2018년 이래 북중관계의 동향과 ‘관계 이상설’에 대한 평가,” 『세종정책브 리프』 2024-11(2024.9.3) 참조. 김성배, 이성훈, “제9차 한일중 정상회담의 의미와 전략적 고려사항,” 국가안보전략 연구원 이슈브리프 552호 (2024. 5. 23), pp. 1-2. 김필규, “중·러 반대에 북 IC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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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ng, Chong Ja Ian (eds.), The Routledge Handbook of Great Power Competition (New York: Routledge, 2025): 303-327. “Совместное заявление Российской Федерации и Китайской Народ ной Республики об углублении отношений всеобъемлющег 315 2024년 북중관계 정세보고 о партнерства и стратегического взаимодействия, вступаю щих в новую эпоху, в контексте 75-летия установления дипл оматических отношений между двумя странами,” Президе нт России. May 16, 2024, http://kremlin.ru/ . 316 2024년 중국의 국방 이영학 |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Ⅰ. 서론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Ⅲ. 중국군 현대화 동향 Ⅳ. 대만정책 동향 Ⅴ. 중국군 연합훈련 동향 Ⅵ. 정책적 시사점 2024년 중국의 국방 Ⅰ. 서론 2024년 중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헤즈 볼라 전쟁 등 ‘두 개의 전쟁’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상대적 쇄락과 서구 국가들의 분열상을 목도했다. 국제사회로부터 러시아에 대한 지 원을 중단하고 중동 지역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여 전쟁을 조기에 끝 낼 수 있도록 관여하라는 압박을 받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대중국 억제가 ‘두 개의 전쟁’으로 분산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안도했 을 수도 있다. 그러나 중국의 기대와 달리 대만에서는 독립 성향의 라이 칭더 총통이 집권했고, 미국의 대중국 억제 전략은 변함없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여전히 불안정성과 불확실성이 큰 국제 전략환경에 직면 해 있다. 중국은 이러한 전략환경 하에서 중국군 현대화를 지속 추진하고, 대 만에 대한 무력사용 불배제 입장을 천명하면서 포위/봉쇄 훈련을 상 시화하며, 러시아와 연합훈련을 확대하는 등 전략적 협력을 심화하고 있다. 318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이 글은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동향, 중국군 현대화, 대만 정 책, 연합훈련 등에 대한 검토와 분석을 통해 중국군의 군사력 운용 및 건설을 평가함으로써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군사안보 차원의 시사점을 제시하고, 우리의 정책적 대비방향 및 대응방안 수립에 기여함을 목적 으로 한다. 이를 위해 2장에서는 금년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으로서 전략지원부대의 전격 해체, 중국군 고위급 지도부의 부패 혐의 낙마, 시진핑 주석이 강조한 신흥영역의 전략능력 및 ‘새로운 질적 전투 력’ 제고와 국방예산을 분석하였다. 3장에서는 중국군 현대화 동향으로 서 ‘신3단계’ 전략과 군종별 현대화 동향을 검토하였다. 4장에서는 대만 정책을 분석하였는데, 먼저 중국의 대(對)대만 정책 기조와 대만 라이칭 더 총통의 집권 및 양안관계 상황을 정리한 후, 중국의 대대만 회색지 대 분쟁 전략과 군사훈련을 분석하였다. 5장에서는 중국군의 연합 군사 훈련을 검토하였다. 우리에게 전략적 함의가 큰 중국과 러시아 간 연합 군사훈련을 집중 분석한 후, 역내 및 역외 국가와의 연합훈련을 검토하 였다. 마지막 6장에서는 전술한 검토 및 분석에 기반하여 정책적 시사 점을 제시하였다.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1. 중국군 조직 개편 단행: 전략지원부대 해체 2024년 4월 19일부로 전략지원부대가 해체되고, 정보지원부대(信息 319 2024년 중국의 국방 支援部隊), 군사우주부대(軍事航天部隊), 사이버공간부대(网絡空間部隊) 등 이 신설되었다. 이번 개혁으로 중국인민해방군은 중앙군사위원회(이하 ‘중앙군위’로 약칭)의 지휘 관리 하 육군, 해군, 공군, 로켓군의 4 군종과 군사우주부대, 사이버공간부대, 정보지원부대, 연근보장부대(聯勤保障部 隊) 등 4 병종의 신형 군·병종 구조로 재편되었다. 해방군보의 보도와 국방부 대변인의 브리핑에 따르면,1 신설된 정보 지원부대는 새롭게 구성된 전략적 병종으로서 중앙군위가 직접 지휘 관 리하고, 네트워크 정보체계(网絡信息体系) 건설과 운용을 총괄하는 핵심 적 기반으로서, 중국군의 고품질 발전 추동과 현대전쟁 승리에 있어서 정보지원부대의 지위 및 책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군사 작전을 뒷 받침 하기 위해서는 정보 주도, 합동 승리 쟁취, 정보의 원활한 소통, 정보 자원의 융합, 정보 방호 강화, 전군 합동작전체계 융합, 정밀하고 효과적인 정보 지원 실시, 각 방향 및 영역의 군사투쟁 보장 및 서비스 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우주부대 관련, 우주안보는 국가건설 및 사회발전의 전략적 보 장으로서 군사우주부대 건설 추진은 우주를 안전하게 진출입하고 개방 적으로 이용하는 능력을 제고하고, 우주 위기관리 및 종합적 거버넌스 의 효과를 증대시키며, 우주의 평화적 이용에 중요한 의의가 있다고 설 명하였다. 사이버공간부대 관련, 사이버안보는 글로벌 차원의 도전이자 중국 1 歐燦, 李建文, “中國人民解放軍信息支援部隊成立大會在京舉行 習近平向信息支援部隊 授予軍旗并致訓詞,” 『解放軍報』, 2024.4.19.; 國防部, “國防部舉行信息支援部隊成立專 題新聞發布會,” http://www.mod.gov.cn/gfbw/xwfyr/ztjzh/16302133.html(검색 일: 2024년 4월 20일). 320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이 직면한 엄중한 안보 위협이라고 규정한 후, 사이버공간부대 건설 추 진은 사이버안보 방어수단을 대대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서, 국가 사 이버 변방 방어(邊防), 사이버 공격의 적시 발견 및 저지, 국가 사이버 주 권 및 정보 안보 수호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어서 국제 사회와 함께 사이버운명공동체를 구축하는데 힘쓰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7월에 개최된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이하 ‘20기 3중전회’로 약칭)에서 국방 및 군 개혁을 다루면서 네트워크 정 보체계 건설 및 운용 총괄을 강화하고, 신형 군·병종 구조 배치를 구축 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이번 중국군 조직 개편의 당위성을 재강조하 였다. 기존의 전략지원부대는 2015년 12월 중국군 개혁시 신설된 조직이 었으나 8년 여 만에 해체되었다. 시 주석은 전략지원부대가 국가안보를 수호하는 신형작전역량으로서, 중국군의 새로운 질적 작전능력의 중요 한 성장점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전략지원부대는 주로 우주, 사이버, 전자전 및 심리전을 수행하는 부대로서, 우주 시스템부와 네트워크 시 스템부로 구성되었다. 네트워크 시스템부에서 사이버 작전, 전자전 및 심리전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결국 기존의 전략지원부대가 각 영역 기능을 통합하여 모든 작전체 계의 브레인 역할을 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기능 통합으로 기 대했던 효과를 달성하지 못했거나 효율성이 높지 않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군사전문가는 현대전의 정보화 및 지능화의 중요성을 고려하여 정보지원부대 신설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함께 신설된 군사우주부대와 사이버공간부대를 각각 미군 우주사령부와 사이버사령 321 2024년 중국의 국방 부에 대비함으로써 미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우주전과 사이버전에 본격 대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음을 시사하였다.2 2. 중국군 고위급 지도부의 부패 혐의 낙마와 정치공작 재강조 최근 중국군 고위직 지도부의 잇따른 부패 혐의와 이로 인한 당적 박탈이 알려지면서, 중국군의 기강 해이와 부패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 며, 이를 해결하고자 강력하게 추진했던 중국군 개혁이 여러 도전과 한 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리상푸(李尙福) 전 국방부장이다. 리 전 부장 은 2022년 10월에 중공중앙군사위원으로, 2023년 3월에 국가중앙군사 위원, 국무위원 및 국방부장으로 선임되었다. 전략지원부대 부사령원과 장비발전부 부장을 역임한 리 전 부장의 선임은 시 주석의 신흥영역 및 질적 작전역량 비중 증대라는 중국군 발전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인선 으로 해석되었다. 그러나 2023년 9월부터 공식 석상에서 사라진 리 전 부장은 결국 2024년 6월 중앙정치국회의에서 당적 박탈이 결정되었고, 7월 중공 20기 3중전회에서 <리상푸의 엄중한 기율 및 법률 위반 문제 에 관한 심사 보고>를 심의 및 통과시킴으로써 리상푸의 당적 박탈을 확정하였다. 리 전 부장의 전임자인 웨이펑허(魏鳳和) 전 국방부장 역시 2024년 6월 중앙정치국회의에서 <웨이펑허 문제의 심사 결과 및 처리 의견에 2 322 李夜雨 , “揭秘中國全新戰略性兵种 解放軍信息支援部隊直屬中央軍委 ,” https:// zijing.com.cn/article/2024-04/29/content_1234515344447504384.html(검색일: 2024년 4월 30일).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관한 보고>를 심의 및 통과시킴으로써 당적을 박탈하고, 군사 검찰기관 에 이송하여 심사 및 기소하기로 하였다. 또 한 명의 전직 로켓군 사령 원 리위차오(李玉超) 역시 2023년 엄중한 기율 및 법률 위반 문제로 교 체된 후, 2024년 7월 중공 20기 3중전회에서 당적을 박탈당했다. 문제의 심각성은 군의 반부패 캠페인 주무 부처인 정치공작부 주임 이자 중앙군위 위원인 먀오화(苗華) 상장 역시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직무를 정지 당하고 조사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서 드러난다.3 이처럼 중국군 고위직 지도부의 잇따른 기율 및 법률 위반은 시 주 석이 2015년 이래 강력하게 추진해 온 중국군 개혁이 심각한 도전 및 한계에 직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군 개혁은 군사적 차원의 합동 작전 역량 강화 이외에도 정치공작 차원에서 당의 군에 대한 절대 영도 확립이 중요한 목적이었다. 중국군은 장쩌민, 후진타오 시기를 거치면 서 문민 지도자의 군에 대한 지휘권 약화와 매관매직 등의 부패가 만연 해 있었다. 시 주석은 강력한 반부패 캠페인을 레버리지로 활용하여 당 의 군에 대한 절대 영도를 강조하고 중앙군사위원회 주석 책임제를 실 시할 것을 선포하였고, 이를 위해 2014년 10월 푸젠성 구텐에서 전군 정치공작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4 시 주석은 최근 군 기강 해이의 심각성과 이를 통제해야 할 필요성 을 인식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 6월, 10년 만에 중앙군위 정치공작회 3 4 國防部, “2024年11月國防部例行記者會文字實录,” http://www.mod.gov.cn/gfbw/ xwfyr/lxjzh_246940/16355377.html(검색일: 2024년 11월 30일). 이영학, “중국의 군사안보-시진핑 시기 중국군 개혁의 평가와 함의,” 정주연 책임편 집, 『중국의 부상과 국내정치적 취약성』(사회평론 아카데미, 2017년), pp. 109-110; David M. Finkelstein, “Will Xi’s Military Modenization Pay Off?” Foreign Affairs, Oct. 4, 2023. 323 2024년 중국의 국방 의를 개최하고 군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 견지를 재차 강조하였다. 시 주석은 동 회의에서 정치공작은 중국군의 생명선이라면서, 반부패 투쟁 확대를 지시하였다. 이를 위해 고위 간부의 반성을 요구하면서, 중앙군 위의 통일적 지도 강화하에 정치공작부, 기율검사위원회 및 정법위원회 가 협조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5 또한, 중국의 주요 당정 회의 및 공식 문건에서도 이와 관련된 내용 들이 반영되었다. 2024년 3월에 개최된 14기 전국인대 2차 회의 정부 업무보고의 국방 및 군사 분야 내용을 작년의 그것과 비교해 볼 때, 인 민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 견지, 중앙군위 주석 책임제 관철 등을 새롭게 강조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6 <표 1> 2024년 14기 전국인대 2차 회의 정부업무보고의 국방 및 군사 분야 주요 내용 ·시 진핑 강군 사상 관철, 신시대 군사전략 방침 관철, 인민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 견지, 중앙 군위 주석 책임제 관철, 건군 백주년 분투목표 실현을 위한 난관 돌파 ·훈 련 및 전쟁 준비 강화, 군사투쟁 준비의 총괄(統籌) 추진, 실전화 군사훈련 실시, 국가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 수호 ·현 대 군사 거버넌스 체계 구축, 군대 건설 14차 5개년 계획 이행, 국방 중요 공정 발전의 조속한 실시 ·통 합 국가전략체계 및 능력의 공고화/제고, 국방 과학기술산업 체계 및 구도 최적화, 국방교육, 국방동원 및 예비 역량 건설 강화 ·각 급 정부는 국방 및 군대 건설을 힘껏 지지하고, 군과 정부, 군과 민의 단결을 공고화/발전시켜 야함 출처: 中華人民共和國中央人民政府, “政府工作報告—2024年3月5日在第十四屆全國人民代表大會第二 次會議上,” https://www.gov.cn/gongbao/2024/issue_11246/202403/content_6941846. html (검색일: 2024년 3월 12일) 5 6 324 中華人民共和國中央人民政府 , “中央軍委政治工作會議在延安召開 習近平出席會議 并發表重要講話強調 貫徹落實新時代政治建軍方略 為強軍事業提供堅强政治保証 ,” https://www.gov.cn/yaowen/liebiao/202406/content_6958242.htm(검색일: 2024년 6월 19일). 이외에도 국가주권, 안보 및 발전 이익 수호, 군대 건설 14차 5개년 계획 이행, 국방 동원 및 예비 역량 건설 강화 등의 내용이 새롭게 추가되었다.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7월에 개최된 중공 20기 3중전회의 국방 및 군사 분야에서는 <국방 및 군대 개혁의 심화 지속> 제하에 “국방 및 군대 현대화는 중국식 현대 화의 중요한 일부분으로서, 인민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 견지와 개 혁강군 전략 실시는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와 국방 및 군 현대화의 기본 적 실현을 예정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강조하였는데, 첫 번 째 사항으로서 인민군대의 영도관리 체제 및 기제를 완비해야 한다면 서, 중앙군위 주석책임제의 제도 기제를 관철하고, 정치 건군을 추진해 야 한다고 적시하였다.7 3. 신흥영역(新興領域)의 전략능력 및 ‘새로운 질적 전투력(新質 戰鬪力)’ 제고 강조 시 주석은 2024년 3월에 개최된 전국인대의 인민해방군 및 인민무 장경찰부대 대표단 전체회의에 참석하여 신흥영역의 전략 능력이 국가 안보 및 군사 투쟁의 주도성과 관련된 것이라면서 해양, 우주, 사이버, 인공지능 등의 혁신과 활용을 강조하였다. 시 주석은 동 회의에서 해상 군사투쟁 준비, 해양 권익 수호 및 해양 경제 발전의 동시 고려, 해양 활용(經略) 능력 제고, 우주 배치(布局) 최 적화 및 우주 체계 건설 추진, 사이버 공간의 방어 체계 구축 및 국가 사 이버 안보 수호 능력 제고, 인공지능 과학기술의 중요 프로젝트 총괄 실 7 中華人民共和國中央人民政府 , “中共中央關於進一步全面深化改革 推進中國式現代 化的決定 (2024 年 7 月 18 日中國共產党第二十屆中央委員會第三次全体會議通過 ),” https://www.gov.cn/zhengce/202407/content_6963770.htm(검색일: 2024년 7월 21일). 325 2024년 중국의 국방 시 강화 및 선진적 성과의 응용력 확대를 강조했다.8 시 주석의 언급을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중공 18차 당대회 이래 전략적 신흥산업과 신형 작전역량(新型作戰力量)의 발전을 총괄해 서 추진해 왔고, 중공 20차 당대회 이후에는 고품질 발전(高質量發展)의 전체적 구도에서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 발전 가속화를 제기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신흥영역의 발전은 과학기술의 혁신 및 응용 에서 연유한다면서 혁신을 통해 ‘새로운 질적 생산력’과 ‘새로운 질적 전 투력’의 발전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질적 전투력’ 공급 가속화를 통해 국방 과학기술 산업체계 개혁을 심화하고, 국방 과 학기술 산업 구도를 최적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대담한 혁신으로 ‘신형 작전역량’의 건설 및 운용 모델을 탐색해서 ‘새로운 질적 전투력’을 충분히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더하여, 7월에 개최된 중공 20기 3중전회에서는 “신영역·새로 운 질적 작전 역량(新域新質作戰力量)”을 발전시키고, 전통적 작전역량 건 설 강화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되었다. 이처럼 유사하면서도 다양한 개념들이 다수 제기되었지만, 이를 공 식적으로 정의하고 구분한 관방의 자료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따 라서 중국 내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조작적 정의를 내리고 이들 개념 간의 관계를 유추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신흥영역’이란 소위 ‘전통적 영역’인 육해공과 대비되는 해양 (심해), 우주, 사이버, 전자, 인공지능, 극지 등의 영역을 의미하고, ‘신형 8 326 歐燦, 費士廷, “習近平出席解放軍和武警部隊代表團全体會議并發表重要講話,” 『解放軍 報』, 2024.3.7.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작전역량’이란 ‘전통적 작전역량’인 육군, 해군, 공군과 대비하여, 상기 신흥영역에서 심해, 우주, 사이버, 전자전 등의 작전을 수행하는 군사력 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새로운 질적 전투력’이란 과학기술의 진보와 전쟁(작전 이념)의 발전 에 기반하여 형성된 새로운 전투력으로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과학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신형 작전역량의 종류, 규모 및 응용의 발전에 따 라 만들어졌다. ‘새로운 질적 전투력’은 고효율과 고품질을 목표로, 과 학기술 혁신을 내재적 엔진 또는 수단으로 하여 선진 전투력의 총요소 를 극상승시키는 새로운 능력으로 정의된다.9 시 주석이 ‘새로운 질적 생산력’과 ‘새로운 질적 전투력’의 양방향 융 합 및 촉진을 강조한 만큼, ‘새로운 질적 생산력’의 개념을 통해 ‘새로 운 질적 전투력’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새로운 질적 생산 력’은 혁신이 주도적 역할을 발휘하고, 전통적 경제발전 방식 및 생산력 발전 경로에서 벗어나서, 고효율과 고품질 특징으로 하여, 신발전이념 에 부합하는 선진 생산력을 의미한다. 또한 ‘새로운 질적 생산력’은 전략 적 신흥산업 및 미래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데, 이들 산업은 중 요 과학기술의 혁신을 통해 발전하며, ‘새로운 질적 생산력’ 발전의 주요 공간이다. 전략적 신흥산업에는 정보기술, 바이오 기술, 신에너지, 신 재료, 신에너지 자동차, 녹색 환경보호 산업, 항공우주 산업, 해양 장비 산업 등이 있고, 미래 산업에는 인공지능, 양자 정보, DNA 기술, 심해 우주 개발, 수소에너지 등이 있다.10 9 季明·許珺怡·時鵬翔, “加快提升新質戰斗力建設水平,” 『解放軍報』, 2024.6.27. 10 央視网, “學習筆記 總書記頻頻提到的新質生產力是一种怎樣的生產力?” https://news. 327 2024년 중국의 국방 이렇게 볼 때, ‘새로운 질적 전투력’은 과학기술 혁신이 주도적 역할 을 발휘하고, 전통적인 군사력 운용 및 건설 방식에서 벗어나서, 고효율 과 고품질을 특징으로 하여, 신흥영역 및 미래영역인 해양(심해), 우주, 사이버, 인공지능, 바이오 등에서 발전하는 선진 전투력을 의미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서 ‘새로운 질적 작전역량(新質作戰力量)’이라는 개념도 등 장하는데, 상기한 ‘새로운 질적 전투력’을 보유하여 군사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군사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고, 중국 군사 전문가는 무인 지능, 전략 조기경보, 정보통제, 알고리즘 공격 및 방어 등을 ‘새로 운 질적 작전역량’의 대표적 사례로 들고 있다.11 시 주석의 언급과 관련 개념의 제기로 볼 때, 향후 중국군은 과학기 술 혁신 및 ‘지능화’에 중점을 두고 국방 및 군 현대화를 추진하면서, 특 히, ‘신흥영역’, ‘신형작전역량’ 및 ‘새로운 질적 전투력’ 발전에 중점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4. 국방예산 전년과 동일한 7.2% 증액 금년도 중국의 국방예산은 전년 대비 7.2% 증액된 약 1조 6,655억 위안(약 2,298억 달러)으로 책정되었다. 이는 미국(약 8,860억 달러)의 1/4 규모, 한국(약 59조 4,000억 원)의 5배 규모이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국방 건설과 경제 건설의 조화로운 발전 방침 cctv.com/2024/02/23/ARTIcsYlKsEBugb5FIm0Q2hc240222.shtml(검색일: 2024년 2월 27일). 11 季明·許珺怡·時鵬翔, “加快提升新質戰斗力建設水平,” 『解放軍報』, 2024.6.27. 328 Ⅱ. 2024년 중국의 국방 및 군사 주요 동향 및 중국 특색의 군사혁신 수요에 근거하여 합리적으로 국방예산을 책정 했다면서, 증액된 국방지출은 주로 훈련 및 전쟁 준비, 통합된 국가전 략 체계 및 능력 제고, 국방과학기술 혁신 발전 등에 사용된다고 설명하 였다. 국방예산의 투명성 부족 문제에 대해서도 매년 중국의 국방예산 이 전국인대를 통해 대외 공개되고, 2008년부터 유엔에 전년도 군사지 출 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국방예산은 GDP와 재정지출 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나 국민 일인당 또는 군인 일인당 국방예산 차원 에서 미국 등 군사 강국에 비하여, 모두 낮은 수준이라고 항변하였다.12 서구 국가들은 중국이 첨단 무기의 연구개발비 및 해외구입비, 인민 무장경찰부대의 예산 등을 국방비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고 의심한다. 영국의 IISS는 중국의 공식 국방예산에 33%를 부가하여 중국의 국방비 를 추산하고, 스웨덴의 SIPRI는 1.5배에서 1.7배까지 추산하고 있다.13 이에 대해, 중국은 국방예산의 구성과 항목이 국가별로 법규정과 상 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서구의 의심은 근거없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12 13 國防部, “十四屆全國人大二次會議解放軍和武警部隊代表團新聞發言人接受媒体采訪,” http://www.mod.gov.cn/gfbw/xwfyr/ztjzh/16292602.html(검색일: 2024년 3월 10일). Meia Mouwens, Analysis: “China’s defense spending: a question of perspective?” MILITARY BALANCE+, 16 May 2019; 元彥梅, “國防費比較問題研 究,” 『財經問題研究』 2016年 2月 第2期, p. 63. 329 2024년 중국의 국방 그림 1. 2017-2024 중국 국방예산 편성 추이 단위: % 억�위안(인민폐) � ����� � ����� � ����� � ����� � ����� � ���� � ���� � ���� � � 국방예산총액 연�증가율 ���� ����년 �����.�� �.�� ����년 �����.�� �.� ����년 ����년 �.� �.�� �����.�� ����� ����년 �����.�� �.�� ����년 ����년 �.� �.� �����.� ����� 출처: (中華民國) 國防部, 『國防部113年中共軍力報告書』, 2024년 9월 1일, p. 10. ����년 �����.� � �.� Ⅲ. 중국군 현대화 동향 1. ‘신 3단계’ 현대화 추진 중국은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라는 장기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서 강한 군사력의 뒷받침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중국군 현대화를 추 진하고 있다. 현재 중국군 현대화와 관련하여 가장 많이 언급되는 표현 은 2027년까지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 실현이다. 금년 3월 전국인대 정부업무보고의 국방 및 군사 분야에서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 실현을 위한 난관 돌파”를 강조했다. 또한, 금년 7월 20기 3중전회의 국방 및 군사 분야에서 “국방 및 군대 현대화는 중국식 현대화의 중요한 일부분 330 Ⅲ. 중국군 현대화 동향 으로서, 인민군대에 대한 당의 절대 영도 견지와 개혁강군 전략 실시는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와 국방 및 군 현대화의 기본적 실현을 예정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고 하였다.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는 2020년 10월 중국공산당 19기 중앙위원 회 제5차 전체회의(19기 5중전회)에서 처음 제기되었다. 기존의 중국군 현대화 계획은 2017년에 개최된 19차 당대회에서 3단계로 구분하여 제 시되었다. 1단계로서 2020년까지 기계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고, 정보 화 건설에서 중대한 진전을 이루며, 전략 능력을 크게 제고하고, 2단계 로서 2035년까지 국가 현대화 과정과 일치시켜 군사이론, 군대조직형 태, 군사인원 및 무기장비 현대화를 전면적으로 추진함으로써 국방 및 군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며, 마지막 3단계로서 21세기 중엽까지 인민해방군을 세계 일류 군대로 전면적으로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렇게 볼 때, 2020년이라는 중국군의 1단계 현대화 목표 시한이 지나 자, 새로운 단계적 목표를 다시 제시해야 할 필요성을 인식한 것으로 보 인다. 이후, 시 주석은 2022년에 개최된 20차 당대회 정치보고에서 국방 및 군 현대화 건설의 단계적 목표로서 향후 2027년까지 건군 백주년 분 투 목표를 예정대로 실현하고, 2035년까지 국방 및 군 현대화를 기본 적으로 실현하며, 인민군대를 세계 일류 군대로 조속히 건설하는 것이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의 전면적 건설을 위한 전략적 요구임을 강조하 였다. 이처럼,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가 중국군 현대화의 당면 목표로서 공식화되었지만 이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중국 당 국의 설명은 부재하다. 그러나 중국군 전문가들은 주로 다음의 세 가 331 2024년 중국의 국방 지를 제시하였다.14 첫째, 국방 및 군사 현대화의 “신 3단계 전략(新三 步走)”의 시점을 제시함으로써 단기, 중기 및 장기 발전 목표가 서로 연 계되는 군 현대화의 발전 로드맵을 제시한 것이다. 즉, 단기적으로는 2027년까지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를 실현하고, 중기적으로 2035년까 지 국방 및 군사 현대화를 기본적으로 실현하며, 장기적으로 21세기 중 엽까지 세계 일류 군대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둘째, 국가 주권, 안보 및 발전이익 등 소위 ‘핵심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전략 능력 제고이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이 대만과 남중국해 도 서 부근의 해·공역에 진입하고 근거리 정찰을 실시하는 것에 더해, 캐 나다, 프랑스, 호주, 일본 등의 군함이 대만해협을 항행하는 등 미국과 서방의 대중국 간섭과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데 대해 커다란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이처럼 갈수록 복잡해지는 국가 안보환경에 대응하기 위 해 ‘핵심이익’을 수호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최 근에는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화되면서,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 실현을 통한 핵심이익 수호 능력 제고가 결국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능 력 구비를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중공 20차 당대회에서 대만 문제 및 양안 통일에 대해 무력사용 불배제 등 강경한 입장이 천명됨으 로써 이러한 해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셋째, 중국군의 현대화 경로에 대한 해법으로서, 기계화·정보화 및 지능화의 융합 발전을 제시한 것이다. 기존의 “기계화·정보화의 융합 발전 추구 및 군사 지능화 발전 가속화”에서 “기계화, 정보화 및 지능화 14 332 王若愚, “首提建軍百年奮鬪目標, 我看到了4個關鍵詞”, 『觀察者網』, 2020年11月 2日; 解放軍報評論員, “如期實現建軍一百年奮鬪目標,” 『解放軍報』, 2022年 11月 5日; 許其 亮, “如期實現建軍一百年奮鬪目標,” 『人民日報』, 2022年11月 7日. Ⅲ. 중국군 현대화 동향 의 융합 발전”으로 변화되었다.15 기계화·정보화·지능화의 융합 발전 은 기계화의 기본적 실현과 정보화의 진전을 바탕으로 향후 지능화에 중점을 두고 군사력 발전 추진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진핑 정부는 자신의 집권 기간에 “강군의 새로운 국면을 만들 었다”라고 평가한다. ‘중국몽(中国梦)’과 ‘강군몽(强军梦)’ 실현에 착안하여 신형세하 군사전략 방침을 제정하고, 국방 및 군 현대화를 전력으로 추 진 및 가속화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중국군은 특히 지능화에 중점을 두고 국방 및 군 현대화 건설 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 지능화란 인공지능 등의 기술이 군사 영역에 지속적으로 침투·응용되면서 전쟁 형태, 작전 방식, 전쟁 규칙, 무기장비 등 각 방면에서 발생하는 ‘와해성 변화’의 과정이나 활동의 총 칭이다.16 중국군 지도부는 현재의 군사경쟁과 미래의 전쟁 주도권 선점의 중 요한 수단으로서 첨단 기술을 군사 분야에 응용하는 지능화, 무인화를 강조하고 있다. 중공 20차 당대회 정치보고에서 “기계화·정보화·지능 화의 융합 발전을 견지하고, 새로운 영역 및 질적 작전역량 비중을 증가 15 16 2019년 7월에 발간된 <신시대의 중국 국방> 제하의 국방백서에서는 “기계화·정보 화의 융합 발전을 추구하고, 군사 지능화 발전을 가속화한다”로 제시되었고, 2020년 10월 중공 19기 5중전회에서 건군 백주년 분투 목표 실현을 처음으로 제시하면서 “기계화, 정보화 및 지능화의 융합 발전” 역시 처음으로 제기되었기 때문에, 양자가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음을 방증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中華人民共和國 國務院新聞 辦公室, 『新時代的中國國防』, 2019年. 중국군은 인공지능 기술을 군사적으로 폭넓게 응용하고 있고, 향후 미래전이 전장상 황 분석, 작전방안 선택, 무기체계 선택 등 전쟁 수행의 주요 과정을 인공지능 시스 템의 자율 처리에 맡기는 방식으로 수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국, “중국군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어떻게 보고 있나,” 한국국방연구원 『국방논단』 제1792호, 2020년 3월 9일. 333 2024년 중국의 국방 시키며, 무인 지능 작전역량 발전 가속화”를 강조하였다. 현재 새로운 과학기술혁명과 군사혁신이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고, 지능화 무인 작전체계가 대량으로 실제 작전에 투입되고 있는 상황에 서, 새로운 영역 및 질적 전투력은 이미 전쟁 규칙을 변화시킬 핵심적 변수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전략적·첨단성·전복성 기술 발전 을 가속화하여 군사 지능화의 핵심 기술, 핵심 소프트/하드웨어 및 기 초 이론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17 이에 따라 향후 중국군의 군사투쟁 준비의 중점과 전쟁수행 개념이 현재의 ‘정보화 국부전쟁 승리(打赢信息化局部戰爭)’ 및 “네트워크 정보체 계에 기반한 합동작전·전역작전 능력 제고(提高基於網絡信息體系的聯合作 戰能力、全域作戰能力)”에서 지능화 전쟁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 인지 지속적인 관찰과 분석이 필요하다. 이미 2022년을 전후로 중국 군 사 전문가들은 ‘지능화 특징의 정보화 국부전쟁 승리(打赢具有智能化特征 的信息化局部戰爭)’를 제시하고 있다. 18 19 2. 군종별 현대화 동향 육군은 “기동작전, 입체공방”의 전략적 요구에 따라, 구역방위형에 서 전역(全域)작전형으로 전환을 빠르게 실현하고, 정밀작전, 입체작전, 17 許其亮, “如期實現建軍一百年奮鬪目標,” 『人民日報』, 2022.11.7. 18 劉光明, “新時代人民軍隊的强軍胜戰之道,” 『光明日報』, 2022.7.20.; 李占良, “切實打 牢信息化建設基础,” 『解放軍報』, 2022.11.17.; 高凱, “現代戰爭應有怎樣制胜觀,” 『中 國社會科學网』, 2023.2.7. 19 2019년 공표된 중국 국방백서, 2024년 대만 국방부가 공표한 중공군사력보고서 및 기타 언론 보도를 참고하였다. 中華人民共和國 國務院新聞辦公室, 『新時代的中國國 防』, 2019年; (中華民國) 國防部, 『國防部113年中共軍力報告書』, 2024.9.1. 334 Ⅲ. 중국군 현대화 동향 전역작전, 다기능 작전, 지속작전 능력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무 인장비 지원작전, 지상 도심작전, 합동작전 및 전구(戰區)를 초월한 훈련 에 중점을 두고 군종 합동훈련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2035년 이 전에 디지털화 및 무인화 목표를 달성하고, 전체 작전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육군 전력의 경우, 차량 탑재 곡사포와 PHL-03형 및 PCH191 신형 다연장 로켓포를 도입하여 장거리 타격 범위를 확대하고 기동 성을 증진시켰다. 우즈(武直)- 10/19 등 무장 헬기의 화력 타격 효력을 제고하고, 즈(直)-8/9/20 등 수송 헬기의 개조와 배치를 가속화하며, 무인기와 합동작전 모델을 구축하고, 신속 돌격 능력 강화, 돌격 작전, 거점 탈취, 공중 화력지원, 중계 지휘 등 임무 수행 능력을 제고하였다. 또한, KVD-001/002 등 무인기 운용을 확대하여 전장 근접 전술정찰, 감시 및 표적 파괴 등의 능력을 제고하였다. 한편 대테러작전 수행 등을 위해 군사로봇도 개발하여 운용하고 있다. 해군은 “근해방어(防禦)와 원해방위(防衛)”의 전략적 요구20에 따라, 근해방어형에서 원해방위형으로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전략적 억제 및 반격, 해상 기동작전(원해 기동 및 상륙), 해상 합동작전, 종합 방어작 전 및 보장능력 제고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2035년 이전에 제1도련과 제2도련 사이의 해역에서 전략적 방어 종심을 구축하고 외국군 저지· 반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 기존의 ‘근해방어 및 원해호위(護衛)’의 전략적 요구에서 변화되었다. 근해방어는 중 국 본토와 인접한 근해에서 영토 및 관할권 분쟁에서의 당면한 이익 수호를 강조한 것이다. 원해호위는 해상교통로와 중국의 해외 경제적 이익 보호를 강조한 것이라면, 원해방위는 해외 해군기지 완공을 통해 인도양, 아덴만, 서태평양 지역으로 해군력을 투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335 2024년 중국의 국방 주요 해군 전력의 경우, 세 번째 항모인 푸젠함이 해상 시험단계 에 진입하였고, 함재기 젠(歼)-35/15T 및 공중조기경보기 쿵징(空警)600 등의 연구 제작 및 훈련이 진행되었다. 054A/B형 호위함과 052D, 055형 구축함을 지속 건조하였고, 재래식 및 전략잠수함의 작전 역량을 제고하였다. 071/075형 등 상륙작전함을 추가 배치하고 신형 상륙공격 함(076형)을 쓰촨함으로 명명하여 진수하였으며,21 공기부양정도 추가 건조하였다. 또한, 쥐랑(巨浪) 계열의 SLBM, 수중 무인함, 공격형 은닉 무인기 등에 대한 연구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군은 “항공·우주(空天) 일체 및 공방 겸비”의 전략적 요구에 따라, 국토방공형에서 공방 겸비형으로 전환을 빠르게 실현하고, 전략 조기경 보, 공중타격, 방공 및 미사일 방어, 정보 대항, 공수작전, 전략 수송 및 종합 보장, 무인기 체계 능력 제고를 강조하면서, 항공병 부대의 무기장 비 교체를 가속화하고 있다. 또한, 2035년 공방 겸비 능력을 갖춘 전략 공군을 건설하고, 제2도련 작전에 필요한 공중 기동, 보급 및 전략 종심 타격 능력 구비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요 공군 전력의 경우, 신형 조기경보기 및 전자전기 배치를 가 속화하고, 정찰 및 정찰·공격 일체형 무인기를 지속 운용하고 있다. 젠-16/20 전투기로의 교체를 가속화하고, 제5세대 스텔스 전투기 젠-35/35A를 공개하였으며,22 훙(轟)-6N 폭격기 배치 및 훙-20 신형 21 이현호, “中 세계 최초 ‘드론 항공모함’ 진수...美와 해군력 격차 줄이기,” 『서울경제』 2025.1.3. 22 2024년 11월 12일 중국 광둥성 주하이에서 개최된 에어쇼에서 최초로 공개되었다. 박은하, “중국, 에어쇼에서 J-35 등 첨단무기 대거 공개…군사력 자신감 드러내,” 『경 향신문』 2024.11.12. 336 Ⅲ. 중국군 현대화 동향 전략폭격기 연구 제작을 가속화하고 있다. 윈(運)-20 수송기를 양산하 고, 윈유(運油)-20 공중급유기 배치도 가속화하고 있다. 로켓군은 “핵·재래식 겸비, 전역(全域) 전쟁억제”의 전략적 요구에 따라, 신뢰할 수 있는 핵억제 및 핵반격 능력을 증강하고, 중장거리 정 밀타격 능력 건설을 강화하며, 전략적 견제·균형(制衡) 능력의 증강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적의 방어 시스템을 타격하고 군종을 초월한 합동 화력 타격 능력을 제고하고, 대대만 작전 및 외국군 저지·반격 능력을 강화하며, 핵탄두 부대를 증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미국의 2024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는 중국이 2024년 중반 기준 6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1,000개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할 것으로 추정하였다.23 둥펑(東風)-11A/15A 등 구형 단 거리 탄도미사일을 도태시키고 둥펑-17/26/100 등 신형 미사일로의 교체를 지속하면서, 장거리 탄도미사일 연구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 9월 25일에는 44년 만에 대륙간탄도미사일(둥펑-31AG) 시험 발사를 단행하였고, 10월 17일에는 시 주석이 로켓군 부대를 시찰하면 서 핵·재래식 겸용인 둥펑-26 부대를 사열하였다.24 또한 신형 대함 탄 도미사일 및 극초음속 미사일 배치를 가속화하고 있다. 군사우주부대는 “훈련·전쟁 일체”의 요구에 따라, 긴급 관측 능력을 23 24 U.S. Department of Defense, “Military and Security Developments Involving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https://media.defense. gov/2024/Dec/18/2003615520/-1/-1/0/MILITARY-AND-SECURITYD E V E LO P M E N T S -I N VO LV I N G -T H E -P E O P L E S -R E P U B L I C -O F CHINA-2024.PDF(검색일: 2024년 12월 20일). 楊太源, “共軍火箭軍向西太平洋海域發射東風-31AG型洲際飛彈意涵,” 『中共研究雜志 社』, 2024.9.16.; 정성조, “시진핑, 로켓군부대 시찰서 ‘괌 타격 가능’ DF-26 미사일 사열,” 『연합뉴스』 2024. 10. 21. 337 2024년 중국의 국방 지속 강화함으로써, 중요 목표 혹은 우발 사건의 빠른 대응을 지원하고, 군사행동 보장 기제와 능력 지원을 보완하며, 우주에 대한 통제권을 적 극적으로 확보하고, 미래 전장의 주도권을 장악함으로써 합동작전 행동 을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이버공간부대는 전군의 사이버 건설 및 유지관리, 정보처리, 전자 대항과 신호 도청 및 사이버 공방작전 등의 임무를 담당하며, “훈련·전 쟁 일체”의 요구에 따라, 전구의 중요 훈련에 참여함으로써 각 군종의 합동작전체계 지원을 위한 통신을 보완하고 네트워크 구현을 관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보지원부대는 “체계 융합·전역(全域) 지원”의 전략적 요구에 따라, 군사 현대화 전략목표를 수행하고, 정보 링크를 원활하게 하며, 전군 합 동작전체계를 통합하고, 이를 통해 조직을 간소화하여, 전시에는 중앙 군위 합동작전지휘센터가 총괄 지휘할 수 있도록 각 작전부대를 즉각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근보장부대는 “합동작전·합동훈련·합동보장”의 전략적 요구에 따라, 연근보장부대를 주(主)로, 군종 후근(后勤)을 보(補)로 하는 연근보 장제도를 구축하고, 군민융합 전략을 운용하며, 군사 물류, 합동 수송 및 전장 치료 연계를 구성하고, 예하 보장 부대의 전장 지원 시간을 단 축함으로써 전시 전체 후근보장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338 Ⅳ. 대만정책 동향 Ⅳ. 대만정책 동향 25 1. 중국의 대대만 정책 기조와 대만 라이칭더 총통의 집권 중국에게 있어서 대만 문제는 “핵심이익 중의 핵심”이다. 대만 문제 해결 및 양안 통일은 중국의 국가목표인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을 통한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을 위해 반드시 달성 해야 할 목표이고, 미중관계를 갈등으로 비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협력 으로 전환시킬 것인지에 가장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기도 하다. 시 주석은 2022년 20차 당대회 정치보고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의 내정임을 선언하고, 무력 사용 불배제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극소수 대 만 독립 분열 분자 및 외세를 특정함으로써 일반 대만 민중과 분리하는 동시에, 미국 주도의 외부세력 개입에 대한 경고를 발신하였다. 또한, 대만 문제 해결 및 조국 통일이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 실현의 필연적 요구임을 천명하였는데, 이는 2049년 이전에 대만 문제를 해결할 것이 라는 시한 및 전제를 제시한 것으로 해석되며, 기존에 중화민족의 위대 한 부흥 실현의 과정 중에 통일을 달성할 것이라던 입장에서 변화한 것 이다. 한편, 중국은 2021년 <중국공산당 백년 분투의 중대한 성취 및 역 사 경험에 관한 결의(中共中央关于党的百年奋斗重大成就和历史经验的决议)> 25 이 부분은 이영학, “시진핑 3기 중국의 외교안보정책 쟁점과 전망,” 신종호 외, 『중 국 시진핑 3기 지도부의 대내외정책 쟁점과 전망』 (세종: 경제·인문사회연구회, 2023), pp. 106~107; 이영학, “미중 전략 경쟁과 대만해협 분쟁,” 두진호 외, 『2024 세계분 쟁의 분석 및 전망』 (서울: 한국국방연구원, 2024)을 수정 및 보완하였다. 339 2024년 중국의 국방 에서 처음 제시했던 “신시대 대만 문제 해결을 위한 당의 총체 방략(新时 代党解决台湾问题的总体方略)(이하 ‘총체방략’으로 약칭)”을 제시하며, 중국의 주도권을 강조하였다. ‘총체방략’은 2012년 집권한 시진핑 주석이 그간 대만에 대해 제시한 정책 주장들을 집약한 것으로서, 대만 문제 해결의 최상위 방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대만 문제 해결 및 조국 통일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필연적 요구; 둘 째, ‘평화통일, 일국양제’가 대만 문제 해결의 기본 방침; 셋째,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컨센서스’ 지속 견지; 넷째, 양안관계의 평화적 발전 추진; 다섯째, 외부세력의 간섭과 ‘대만 독립’의 분열 행태 반대, 무력사 용 불배제. 또한, 중국 정부는 2022년 8월 10일 「대만문제와 신시대의 중국 통 일사업(台湾问题与新时代中国统一事业)」 제하의 대만 백서를 발간했다. 동 백서는 1993년, 2000년에 이어 세 번째로 발간된 것으로서 평화통일과 ‘일국양제’에 대한 원칙에 더해 통일 이후 대만의 법적 지위에 대해 언급 하고 있다. 1993년과 2000년의 백서에서는 일국양제 하의 대만에 대해 ‘고도의 자치권’을 부여하는 한편, 중국 본토로부터 군대를 파견하지 않 는다는 내용이 있었지만, 동 백서에는 자치권에 대한 언급이 약화된 한 편, ‘군대를 파견하지 않겠다’는 내용이 삭제되었다. 이외에도 2019년 공표된 <신시대의 중국 국방(新时代的中国国防)> 제하의 국방백서에서는 ‘대만 독립(台獨)’ 관련 표현이 기존 2013년과 2015년에 발간된 국방백서에서 각 1회에 그쳤던데 비해 7회로 급격히 증가되었고, 이는 대만 독립에 대한 경계 및 우려감이 증대된 것을 나 타낸다. 동 백서에서는 민진당 당국이 ‘대만 독립’의 분열 입장을 고수 340 Ⅳ. 대만정책 동향 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한 ‘9·2 컨센서스’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 며, 점진적·법리적 독립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하였다. 또한, 대만 통 일과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의 관계를 기존의 과정에서 전제 로 변화시켰고, 대만에 대한 무력사용 불배제 입장을 표명한데 더해, 함 정과 군용기를 활용한 대만 주변 순항을 통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에 대해 엄중한 경고를 할 것임도 표명하였다. 미중관계 차원에서도 시 주석은 2023년 11월 샌프란시스코에서 개 최된 미중 정상회담 계기에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천명 했다. 대만 문제는 미중관계에서 가장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라고 규정 한 후, 중국은 미국이 지난 정상회담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두 개의 중국’이나 ‘하나의 중국과 하나의 대만’ 역시 지지하지 않으며, 대중국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거나 억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대만을 활 용하지 않을 것임을 표명한 것을 중시한다면서, 미국이 그러한 입장을 구체적 행동으로 이행해서 대만에 대한 무기 공급을 중단하고,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26 2024년 3월 양회에서는 ‘하나의 중국’ 원칙과 양안 통일 목표 유지 하, 대만독립 및 외부세력의 간섭 반대와 동시에, 양안 융합발전을 제시 하였다. 이는 대만 민진당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의 독립 성향 및 미국과 의 고위급·군사 교류협력에 대해서는 군사적 압박을 실시하되, 동시에 푸젠성을 중심으로 경제, 사회,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양안 융합발전 심 화 추진 등 투트랙 전략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26 中國外交部, “習近平同美國總統拜登舉行中美元首會晤,” https://www.mfa.gov.cn/ zyxw/202311/t20231116_11181125.shtml(검색일: 2023년 11월 17일). 341 2024년 중국의 국방 한편, 2024년 1월 13일 대만 총통 선거에서 민진당 라이칭더 후보 가 승리한 후, 라이칭더 정부가 5월 20일 출범했다. 라이 총통은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대만 정체성 및 양안관계에 대한 기본 입장을 계승하 여 현상유지를 표방하고 있지만, 주권 독립 국가인 동시에 민주 국가로 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연대 를 강조하고 있다. 라이 총통은 5월 20일 취임 연설에서 대만의 정체성 및 양안관계 관 련, 중화민국 대만은 주권 독립 국가이고, 중화민국 헌법에 근거하여 중 화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음을 천명했다.27 이에 따라, 신정부는 차이 잉원 전 총통이 지난 2021년 제시한 자유민주적 헌정 체제, 대만·중국 상호 예속 불가, 주권 침해·합병 불가, 대만 국민 뜻에 따른 대만 미래 결정이라는 ‘4개 견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천명하면서도 양안 간 현상을 유지할 것임도 분명히 했다. 또한 중국의 군사행동과 회색지대 위협이 글로벌 평화안정의 최대 전략적 도전이라고 하면서, 국제사회가 제1도련에 위치한 대만의 전략 적 가치를 중시하여 대만해협의 평화 안정이 글로벌 안보 번영의 필수 요소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언급하였다. 동시에, 중국으로부터의 각종 위협과 침투에 직면하여 대만이 ‘평화 4대 기둥 행동방안(和平四大支柱行 動方案)’을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평화 4대 기둥 행 동방안’은 국방력을 강화하고, 경제안보를 구축하며, 안정적이고 원칙 있는 양안관계 지도 능력을 현시하고, 글로벌 민주국가들과 가치외교를 27 陳弘美, “賴淸德520就職演說全文一次看! 打造民主和平繁榮的新臺灣,” 『中天新聞網』, 2024.5.20. 342 Ⅳ. 대만정책 동향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한편, 중국에 대해서 대만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여, 대등 및 존엄의 원칙하에 대화하고 교류하며 협력하자고 제 안했다.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현재 대만해협 정 세가 복잡하고 험난한 근원은 민진당이 대만 독립의 입장을 견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구현하고 있는 9·2 컨센서스를 거부하면서 외부세 력과 결탁하여 독립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비판하였다. 대륙과 대만은 하나의 중국에 속하고, 대만은 중국의 불가분한 일부분이라면 서, 중국은 ‘신시대 대만문제 해결을 위한 당의 총체방략’을 이행해 나가 고,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컨센서스를 견지해 나가는 동시에, 양안관 계의 평화발전 및 융합발전, 조국통일 대업을 추진해 나갈 것임을 천명 했다.28 라이 총통은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양안관계에 대해 “대만은 하나 의 중국 원칙과 9·2 컨센서스를 절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대만을 침략하려는 것은 영토 때문이 아니라, 규칙 기반 세계질서를 변 화시켜 패권을 쟁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대만해협 문제는 단순히 대 만과 중국 간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인도-태평양, 심지어 글로벌 차원 의 문제가 되었다고 강조했다.29 이후 10월 10일 대만의 국경절 기념 연 설에서 라이 총통은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에게 예속되지 28 29 中共中央台湾工作辦公室 國務院台湾事務辦公室 , “國務院臺辦發言人就臺灣地區 領 導人 “5.20”講話表態 ,” http://www.gwytb.gov.cn/xwdt/xwfb/wyly/202405/ t20240520_12621472.htm(검색일: 2024년 5월 21일). 自由亞洲電臺, “賴淸德就職百日談對中政策 重申互不隸屬, 拒絶九二共識,” 2024.9.2.; 光華網, “就任滿百日 賴淸德: 中國爲覇權而侵略臺灣,” 2024.9.2. 343 2024년 중국의 국방 않고, 중화인민공화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한이 없으며, 75살의 중화인 민공화국은 113살 중화민국의 조국이 아니라 오히려 중화민국이 중화 인민공화국의 조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국가주권을 수호 할 결심은 변함없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현상을 유지하려는 노 력도 변함없음을 천명했다.30 이에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은 라이칭더가 주창하는 상 호 불예속의 ‘신양국론(新兩國論)’은 대만 독립을 조장하는 잘못된 논리 이고 양안의 적대적 대결을 선동하는 것이라고 비난하였다.31 당일 중 국 인민해방군은 군용기 27대와 함정 9척을 대만해협에 파견해서 무력 시위를 벌였고, 10월 14일 대대만 대규모 포위/봉쇄 군사훈련을 실시하 였다. 2. 중국의 대대만 회색지대 분쟁 전략과 군사훈련 1) 회색지대 분쟁 전략 회색지대 분쟁은 무력분쟁 이하 수준에서의 위협과 분쟁으로서, 상 대국의 무력 대응을 이끌어 내거나 혹은 전면전 개전의 임계점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상대방의 행동을 강압하여 현상변경을 추구하는 행위나 그런 상태를 의미하며, 주로 해양, 사이버 및 우주 공간에서 빈번하게 30 中華民國總統府, “賴淸德, 團結臺灣 共圓夢想 總統發表國慶演說,” https://www. president.gov.tw/News/28775(검색일: 2024년 10월 10일). 31 344 中共中央台湾工作辦公室 國務院台湾事務辦公室 , “國台辦 : 賴清德 ‘双十 ’講話蓄意加 劇兩岸緊張局勢嚴重破坏台海和平穩定,” http://www.gwytb.gov.cn/xwdt/xwfb/ wyly/202410/t20241010_12655319.htm(검색일: 2024년 10월 11일). Ⅳ. 대만정책 동향 사용되고 있다.32 중국의 대대만 회색지대 분쟁 전략은 대만해협 중간선 및 방공식별구역 진입 상시화, 중국 해경을 활용한 법률전 및 대만 본섬 과 외도에 대한 정기 순찰 실시, 경제·사회적 강압 등이 있다. 먼저 중국 군용기의 대만해협 중간선 및 방공식별구역 진입이 상시 화되고 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양측이 공식적으로 합의한 경계선은 아니지만, 양안관계의 특수성으로 인해 암묵적인 경계선으로 간주 되어 왔다. 중국 군용기의 중간선 및 방공식별구역 진입은 2020년 9월 이후 대만 국방부가 집계하여 공표해 오고 있는데, 진입 빈도와 규모가 증가 하고 있다. 2024년 11월 말 현재, 전투기, 폭격기, 전자전기, 조기경보 기, 대잠기, 헬기, 무인기, 정찰풍선 등을 포함하여 243일 2,566쏘티에 달하는데, 2023년의 268일 1,709쏘티에 비해 대폭 증가하였다.33 한편, 특정 정치적 이벤트나 군사훈련을 계기로 동원 전투기 등의 규모나 빈도를 크게 늘리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2024년 8월 23일, 라 이칭더 총통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진먼다오(金門島)를 방문한 날에 는 중국군 군용기 및 함정 50대가 대만해협 부근에서 관측되었고, 대 만 국방부는 방공식별구역 내 38대 군용기를 식별했다고 발표하였다. 2024년 10월 10일에도 중국군 군용기 27대와 함정 9척이 대만해협에 접근해서 무력시위를 벌였는데, 당일은 대만 국경일을 맞이하여 라이칭 더 총통이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은 서로 예속되지 않고, 중화인민 공화국은 중화민국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연설한 날이었다. 2021년 32 장혜진 외, “2021 세계분쟁의 분석 및 전망,” (서울: 한국국방연구원, 2021), pp. 3235; 정구연, “미중 세력전이와 미국 해양전략의 변화,” 『국가전략』 제24권 3호(2018), pp. 89-98. 33 대만 국방부 홈페이지 참조(https://mna.gpwb.gov.tw). 345 2024년 중국의 국방 10월에도 대만의 국경일을 앞두고 중국이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바, 10월 1일~4일 동안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군용기는 149대에 달 했고, 2022년 8월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후, 4일~6일 간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은 군용기는 104대에 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둘째, 중국은 해경을 활용한 법률전 및 대만 본섬과 외도에 대한 순 찰을 실시하고 있다. 중국은 2021년 <해경법>을 제정하여 시행해오다 가 금년 6월 15일에 이를 강화한 <해경기구 행정 법집행 절차 규정(海 警機構行政執法程序規定)>을 발표하였는데, 해경은 관할 해역 내 외국 선 박에 대해 구류, 검사 등 법 집행을 할 수 있고, 대만해협은 국제수역이 아니라는 중국의 논리를 뒷받침함으로써, 남중국해에서 경제수역, 도 서 등을 자국의 주권 관할범위로 편입시키고 회색지대 분쟁 수단을 확 대했던 행태를 대만해협으로 확대하려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34 또한, 중국 해경선이 대만 진먼다오 주변 ‘제한 수역’에서 순찰을 실 시하면서 대만 해순서(해경)와의 갈등 및 충돌 위험이 지속되고 있다. 2024년 2월 14일 진먼다오 부근에서 대만 해순서의 검문을 피하기 위 해 도주하던 중국 어선이 전복돼 중국인 2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중국 해경은 2월 18일 샤먼과 진먼다오 사이 수역을 상시 순찰하겠다고 선언하고, 중국 단체 관광객의 진먼다오 방문을 금지하였다. 이후 양안 간 긴장이 고조됐지만, 7월 말 양측은 이번 사건에 대한 사후 처리에 합 의하고 최근에는 중국 단체 관광객의 진먼다오 방문이 재개되었다. 그러나 중국 해경은 9월 26일 진먼다오 인근 해역에서 정기 순찰을 34 346 (中華民國) 國防部, 『國防部113年中共軍力報告書』, 2024년 9월 1일. Ⅳ. 대만정책 동향 실시하면서, 9월 이래 푸젠성 해경이 함정 편대를 조직해 진먼다오 부 근 해역 법 집행 순찰을 지속 강화하고 관련 해역에 대한 통제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35 이에 더하여 5월 24일에는 중국 해경 함정 편대가 대만섬 동쪽 해역에서 법 집행 훈련을 실시한바, 이는 중국 해경이 최초 로 대만섬 동부에서 공개적 훈련을 실시한 것이다. 이후 10월 14일 중 국군의 대대만 포위/봉쇄 훈련 시에도 법 집행 순찰을 실시하였다. 한편, 경제·사회 차원에서도 중국의 대대만 압박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민항국은 2024년 2월 1일부터 대만과 사전에 협의 없이 대만해협 중간선에 가까운 M503 항로 및 동 항로와 연결된 W122, W123 항로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특히 W122, W123 항로는 기존 대만해협에서 중 국 내륙으로 비행하는 방향을 쌍방향으로 변경함으로써, 군사적으로 활 용할 수 있게 변경된 것이다. 이에 대해 대만측은 강력 항의하였고,36 향 후 중국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 부근에 진입할 경우 양안 간 군사적 긴장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2) 대대만 군사훈련 중국의 대대만 군사훈련이 대만을 포위/봉쇄하는 형태로 진행되면 서, 군사훈련의 목표가 단순한 군사적 압박이라기 보다는 대만 통일을 위한 군사적 준비 차원으로 해석되고 있다. 먼저, 2022년 8월 2일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전후하여 실시된 대만 포위/봉쇄 훈 련을 살펴보면, 7월 30일 푸젠성 핑탄다오(平潭島) 부근 수역 4곳에서 35 문예성, “중국 해경, 대만 최전방 진먼다오 정기순찰 실시,” 『뉴시스』, 2024.9.27. 36 문예성, “중국, ‘대만 최근접’ M503 민간항로 일방적 조정...양안 갈등 고조,” 『뉴시 스』, 2024.1.31. 347 2024년 중국의 국방 실탄 사격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동부전구가 8월 2일부터 대만 본섬 주변 북부, 서남, 동남 해·공역에서 합동 해·공군 훈련을 실시하고, 대 만해협에서 장거리 화력 실탄 사격 및 대만 동부 해역에서 재래식 탄도 탄 화력 시험 발사를 실시하였다. 중국 공군 Su-35 전투기를 포함하여 100대 이상의 각종 군용기가 대만해협 중간선에 진입하고, 진먼다오에 3일 연속 중국 무인기가 진입하였으며, 랴오닝함과 산둥함 등 항모 2척 이 대만해협 인근에 전개하였다.37 특히 중국군은 8월 4일 대만 북·남· 동부 해역에 총 11발의 둥펑 계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중 4발 이 대만섬 상공을 통과했고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안에 5발이 착탄 했다. 중국군은 대만해협 이외에 서해, 보하이(渤海) 등에서도 8월 중순 까지 실탄사격 훈련을 실시하였다. 2024년 5월 20일 대만 라이 총통 취임 및 주권 독립국가로서의 정 체성을 천명한 취임 연설 이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5월 23일 ~24일 육·해·공 및 로켓군 병력을 구성하여 대만섬 주변을 포위하는 형태의 합동군사훈련 “롄허리젠(聯合利劍)-2024A”를 실시하였다. 이틀 간 진행된 훈련에서 항공기 111대와 함정 20척을 동원하여, 합동 해· 공역 전투준비 경계순찰, 전장 종합 우세(控制權) 획득, 요충지 목표 합 동정밀타격 등의 훈련을 실시하고, 함정 및 군용기의 대만섬 주변 근접 기동 및 순찰(戰巡), 도련선 안팎의 통합 연계와 전구 부대의 합동작전 능력을 점검하였다.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번 훈련이 대만 독립 분열 세 력의 독립 추구 및 외부세력의 간섭 및 도전에 대한 강력하고 엄중한 경 37 348 新浪軍事, “航行警告!實彈射擊,” http://mil.news.sina.com.cn/2022-08-06/ doc-imizirav7001321.shtml(검색일 2022년 8월 31일). Ⅳ. 대만정책 동향 고라고 밝혔다.38 또한, 2024년 10월 10일 라이칭더 총통의 ‘신양국론’ 국경절 연설 이 후,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10월 14일 이른 새벽에 육·해·공 및 로켓군 병력을 구성하여 대만해협, 대만섬 북부·남부 및 동쪽에서 합 동군사훈련 “롄허리젠(聯合利劍)-2024B”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루 동 안 항공기 153대 및 함정 26척(해군 14척, 해경 12척)을 동원하여 진행된 훈련에서 다수 함정 및 군용기의 대만섬 근접 기동, 제 군·병종의 합동 돌격을 진행하고, 해·공 전투준비 경계순찰, 주요 항구 및 지역에 대한 봉쇄, 해양 및 지상 타격, 종합 우세(制權) 획득 등을 중점적으로 훈련하 여 전구 부대의 합동작전 실전 능력을 점검하였다. 동부전구 대변인은 이번 훈련은 대만 독립 분열 세력이 독립을 추구하는 행태에 대한 엄중 한 경고이며, 국가 주권 및 통일 수호를 위한 정당하고 필요한 행동이라 고 강조했다.39 당일 오후에는 동 훈련에서 다영역 협동, 체계 대항, 정밀 타격 능력 을 점검하였고, 또한 랴오닝 항모 편대가 최초로 대만섬 동쪽 해·공역 에서 육·해·공 및 로켓군 병력과 함께 함정 및 군용기 협동, 합동 공중 통제, 해양 및 지상 타격 등의 훈련을 진행함으로써 도련선 안팎에서 제 군·병종의 합동작전능력을 점검하였다고 밝혔다.40 이후 랴오닝 항모 38 39 40 黃昆侖, 張磊, “東部戰區位台島周邊開展‘聯合利劍-2024A’ 演習,” 『解放軍報』, 2024.5.24. 國防部, “東部戰區開展‘聯合利劍-2024B’ 演習,” http://www.mod.gov.cn/gfbw/ wzll/dbzq/16345141.html(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國防部 , “東部戰區位台島北部 、南部同步組織要港封控等科目演練 ,” http://www. mod.gov.cn/gfbw/jsxd/16345289.html(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國防部, “遼 宁艦航母編隊位台島以東參加‘聯合利劍-2024B’演習,” http://www.mod.gov.cn/ gfbw/wzll/dbzq/16345274.html(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349 2024년 중국의 국방 전단은 남중국해에서 산둥 항모 전단과 최초로 쌍항모 훈련을 진행하였 는데, 이는 대만해협 및 남중국해에서 중국의 핵심이익 수호 의지를 미 국과 대만에 과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롄허리젠(聯合利劍)-2024B” 훈련은 “롄 허리젠(聯合利劍)-2024A”의 반복이 아니라, 대만 독립을 겨냥하여 실행 된 ‘압박을 통한 변화 강요(可壓進逼)’라면서, 대만 독립의 도전이 시도될 때마다 중국군의 행동도 대만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이행될 것 이라고 경고하였다.41 그림 2. 중국의 대대만 포위 및 봉쇄 훈련 비교(2022년 8월, 2024년 5월 및 10월 훈련) 央视 新闻 台北 台中 高雄 基隆 花莲 台东 ����年军事演训行动示意图 ����年 “联合利剑-����A” 示意圖 ����年 “联合利剑-����B” 示意圖 출처: 环球网, “玉淵譚天: 軍警共同圍島!對台實戰化演習正在日常化,” https://hqtime.huanqiu. com/article/4JpnFl4SwT0 (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이에 더하여, 중국 해경은 4개 편대가 대만섬 주변 해역을 포위하는 41 350 國防部, “國防部警示‘台獨’分子: 利劍高懸頭頂,謀‘獨’死路一條,” http://www.mod. gov.cn/gfbw/xwfyr/fyrthhdjzw/16345356.html(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Ⅳ.대만정책동향 형태로 순항하면서 법 집행 순찰을 실시하였고, 이는 대만섬을 관리·통 제하는 실제 행동이라고 표명하였다. 이와는 별도로 푸젠성 해경은 함 정 편대를 구성하여 동인다오(東引島)와 마주다오(馬祖島) 부근 해역에서 법 집행 순찰을 실시하면서, 검증·식별, 승선 검사, 관리통제 및 구축 등을 훈련하였다.42 그림 3. 해경 편대 훈련 ����편대 ����편대 基隆 台北 台中 高雄 花莲 ����편대 台东 ����편대 출처: 新華网, “4支海警艦艇編隊開展环台島巡航管控,” http://www.news.cn/politics/20241014/bd 8b069f1023433eb781be7ba5d311c6/c.html (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중국 군사전문가들은 대만섬 포위/봉쇄 훈련이 이미 일상화되었다 42 新 華 网 , “4 支 海 警 艦 艇 編 隊 開 展 环 台 島 巡 航 管 控 ,” h t t p ://w w w .n e w s .c n / politics/20241014/bd8b069f1023433eb781be7ba5d311c6/c.html(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新華网, “福建海警位東引島、馬祖島附近海域開展綜合執法巡查,” http:// www.news.cn/politics/20241014/e63f624f5bbe41d7b72bb85287b8c678/ c.html(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351 2024년 중국의 국방 고 평가한다. 배치에 있어서 정교해지고, 입체적으로 발전했으며, 인민 해방군 합동의 행동양식이 최적화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해경의 법 집행 순찰 및 대만섬 포위 순항 등 군경 합동 모델 역시 이러한 훈련이 일상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고 하였다.43 대만의 군사 전문가들은 특히, 이번 “롄허리젠(聯合利劍)-2024B” 훈 련의 특징으로 첫째, 랴오닝함 항모편대가 서태평양 해역에서 훈련에 참여함으로써 외부세력의 개입 및 지원을 차단하려는 작전 구상을 보여 주었고, 둘째, 해경의 법 집행 순찰 훈련을 통해서 이러한 훈련이 상시 화될 것임을 시사한 것에 더하여, 인민해방군과 해경의 합동훈련은 양 측이 동일한 C4I 체계 하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공동작전 계획을 공유하 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44 또한, 군사 작전적 차원에서는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45 첫째, 하루 안에 153대의 군용기와 26척의 함정 및 해경 편대를 동원한 고밀 도 훈련을 진행함으로써 중국이 언제든 훈련에서 전쟁으로 전환할 수 있고, 속전속결 능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과시하려 한 것일 수 있다. 둘째, 대만의 지역별 위협 요인이 식별되었다. 대만 서부 지역에 대 한 최고 위협으로는 동부전구에 최소 100여 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J-20 스텔스기가 대만 서부의 방공망을 회피하여 대만해협의 중간선을 침범해 오는 것이다. 대만의 동부 지역에 대해서는 중국군이 랴오닝 항 모와 두 척의 055형 구축함을 대만의 대함미사일 사거리 밖에 배치하여 43 央視网, “軍警共同圍島! 對台實戰化演習正在日常化,” https://news.cctv.com/2024/10/ 14/ARTImg1zqni1BJ29IXx6AnB7241014.shtml(검색일: 2024년 10월 14일). 44 張競, “中共‘聯合利劍-2024B’演習兵力序列評析,” 『中共硏究雜誌社』 2024.10.22. 45 湯名暉, “中共‘聯合利劍-2024B’演習的能力與意圖,” 『中共硏究雜誌社』 2024.10.21. 352 Ⅳ. 대만정책 동향 J-15 함재기의 이착륙, 순항미사일의 원거리 타격 및 초음속 대함 미사 일 발사 훈련을 진행한 점을 지적하였다. 대만의 남부 지역에 대해서는 중국군이 훈련 지역으로 공표하지 않았지만, 잠수함이 바시 해협을 경 유해서 동부 해역으로 이동하거나 수중 작전을 실시했을 가능성이 있 고, 대만의 북부 지역에서의 훈련은 센카쿠 열도(댜오위다오) 및 일본 해 역에 근접해 있는데, 목표는 미국과 일본의 개입을 저지하는 것이기 때 문에 대만의 남북 양단에서 반접근/지역거부(A2/AD) 임무를 수행하려 는 것이다. 셋째, 해경의 이번 훈련은 법 집행 관할을 명분으로 대만 해역을 중 국의 내해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낸 것이다. 금년 8월 휴어기 종료 후 중 국 해경 편대가 해상 민병대와 함께 대만 주변 해역에서 출몰하고 있는 데, 남중국해에서의 회색지대 충돌 방식을 적용하려는 것일 수 있고, 또 한 인민해방군과의 복합 임무를 함께 수행함으로써 대만의 해순서에 커다란 압박을 가하고 있다. 또한, 이처럼 대만을 포위/봉쇄하는 군사훈련은 중국이 대만해협의 현상을 질적으로 변경시키려는 의도의 산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근래 중국군의 대만해협 내에서의 활동은 주로 중간선 침범, 외국군 감시 및 통제 등이었으나, 최근에는 대만해협 중간선 동쪽, 대만의 동부 및 남부 해역에서의 활동을 확대하고 있는데, 이는 대만해협의 현상을 질적으로 변경시키려는 목표하에 대만의 해군력을 기습하여 마비시키고, 핵심지 역을 점령 및 통제하며, 항구 및 전체 섬을 봉쇄하여 대만의 심리 방어 선을 와해시킴으로써 대만 당국으로 하여금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압 353 2024년 중국의 국방 박하려는 것일 수 있다는 평가이다.46 한편, 대대만 포위/봉쇄 훈련과는 별도로 2024년 1월에는 중국 인 민해방군 동부전구가 대만섬 주변 해·공역에서 해·공군 병력의 합동 전투준비 경계순찰(戰備警巡)을 실시하였다. 중국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실전화 훈련 수준 및 전쟁 수행 능력을 제고하였고, 중국군 은 향후 관련 군사행동을 상시화할 것임을 천명하였다.47 또한 9월에 대 만 국방부는 중국 대륙의 각종 전투기, 헬기, 무인기가 상륙함 및 컨테 이너 화물선에 탑승한 지상부대와 배합하여 푸젠 부근 해역에서 합동 상륙훈련을 실시했다는 정보를 취득하여 공개하기도 하였다. Ⅴ. 중국군 연합훈련 동향48 1. 중국과 러시아 간 연합훈련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 관계가 더욱 공고화되고 양국 간 군사 협력, 특히 연합훈련의 빈도와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데, 이는 양국 정상 에 의해 추동되고 있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금년에만 세 차례 정 상회담을 개최했다.49 양 정상은 5월 16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정상회담 46 黃宗鼎, “解放軍軍演旨在質變臺海現狀,” 『中共硏究雜誌社』 2024.10.15. 47 48 國防部, “2024年1月國防部例行記者會文字實录,” http://www.mod.gov.cn/gfbw/ xwfyr/jt/16283452.html(검색일: 2024년 1월 26일). 주요 훈련 내용들은 중국 국방부 홈페이지(http://www.mod.gov.cn/gfbw/jsxd/ly/ index.html)와 기타 언론 보도를 참고하였다. 49 금년도 두 번째 정상회담은 7월 3일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개최된 상하이협력기 354 Ⅴ. 중국군 연합훈련 동향 에서 양국 및 양군 관계 발전에 대한 새로운 계획을 제시했다. 양측은 <신시대 전면적 전략적협력 동반자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中华人民 共和国和俄罗斯联邦在两国建交75周年之际关于深化新时代全面战略协作伙伴关系 的联合声明)>을 발표한바, 군사 분야에서 상호신뢰 및 협력을 심화하고, 연합훈련 규모를 확대하며, 정기적으로 해상 및 공중 연합순찰(巡航)을 조직하고, 양자 및 다자틀 하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하였다. 양국 간 연합훈련 중 이미 정례화·상시화된 훈련은 해상연합, 북 부·연합, 해상 연합순항 및 연합 공중 전략순찰 등이 있다. 우선, 7월 15일부터 17일까지 중러 해군은 “해상연합-2024” 훈련을 중국 광둥성 의 잔장(湛江) 부근 해역에서 실시하였다.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 과 호위함, 러시아 해군의 호위함 등 7척의 함정이 참가해서 해상 안전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중심으로 연합정찰 조기경보, 연합수색 및 구 조, 연합 방공 및 미사일 방어 등을 훈련하였다.50 중러 해상연합 훈련은 2012년 이래 양국 인근 해역에서 교대로 실시되면서, 양국 해군 협력의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둘째, 9월 10일부터 27일까지 “북부·연합-2024” 훈련이 실시되 었다. 러시아군이 중국인민해방군 북부전구가 동해 및 오호츠크해의 관 련 해·공역에서 실시하는 “북부·연합-2024” 훈련에 참가한 것이다. 중러 양측의 10여 척 함정과 30여 대 군용기가 참가하였다. 중국 측 해 구 정상회의 계기 양자 정상회담이었고, 세 번째 정상회담은 10월 22일 러시아 카잔 에서 개최된 브릭스 정상회의 계기 양자 정상회담이었다. 상기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 은 중러 양자 관계의 발전,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상하이협력기구와 브릭스의 중요 역할 및 향후 발전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하였고, 중요 국제 및 지역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하였다. 50 新華网, “中俄”海上聯合-2024”聯合演習閉幕,” http://www.news.cn/world/20240 717/40d57e07b2dc438f86e6edb39a3a141b/c.html(검색일: 2024년 7월 17일). 355 2024년 중국의 국방 상 병력의 경우, 북구전구 해군의 055형 구축함, 052D형 구축함, 054A 형 호위함, 종합보급함, 전자정찰선, 수색구조 헬기, 039B/C형 잠수함 등이 참가하였고, 공중 병력의 경우, 중부전구 공군의 Y-20 수송기, 공 중급유기, 북부전구 공군의 KJ-500 공중조기경보기, J-16 및 J-10B 전투기 등이 참가하였다. 이번 훈련에서는 중러 양측의 전술 지휘협력 과 연합행동능력을 점검하였는데, 해상 훈련은 연합 방공, 연합 대잠, 대기뢰, 해상 사격 및 연합 수색/구조 등을 실시하였고, 공중 훈련은 연 합 방공 차단공격, 대지 공격 등을 실시하였다.51 이번 훈련은 작년 7월 에 개최된 “북부·연합-2023” 훈련 이후 동일한 명칭과 유사한 형태로 진행된 만큼, 이후에도 정례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부·연합” 훈련은 한반도를 담당하는 북부전구가 직접 계획하고 주관하는 중러 연 합훈련이라는 점과 훈련 장소가 한반도 동해 부근이라는 점에 특히 주 목하여 지속해서 추적할 필요가 있다.52 셋째, 중러 해상 연합순항(巡航)은 금년에 두 차례 실시되었다. 7월 4일부터 5일까지 중러 해군은 태평양 서부 및 북부의 관련 해역에서 제 4차 해상 연합순항을 실시하였다. 중러 연합 함대는 제주도 남쪽 인근 해역에서 출항하여 오스미 해협을 통과하여 서태평양 및 북태평양에 진 입하였고, 연합순항 간 대잠, 방공, 해상 수색 및 구조 훈련도 병행하여 실시하였다.53 이어서 “북부·연합-2024” 연합훈련 종료 후 9월 말에 51 52 중측은 연습 종료 이후 러시아군이 개최하는 “대양(大洋)-2024” 전략연습에 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楊太源, “透視「中」俄 「北部·聯合-2024」軍事演習,” 『中共研究雜志 社』, 2024.9.16. 양정학, “2023년 중국의 국방,” 『중국정세보고 2023』(서울: 국립외교원, 2023), pp. 406-407. 53 郭媛丹, “日美緊盯中俄第四次海上聯合巡航! 中國軍事專家: 已實現常態化, 不針對第三 356 Ⅴ. 중국군 연합훈련 동향 양국 해군 함정 편대가 태평양 관련 해역에서 제5차인 동시에 연내 두 번째인 해상 연합순항을 실시하였다. 중러 해군 간 해상 연합순항은 2021년 10월 처음 실시되었는데, “해 상·연합-2021” 훈련 종료 후 10척의 군함과 6대의 함재기로 연합편 대를 구성하여 표트르 대제만에서 출발하여 동해를 지나 쓰가루 해협 을 통과, 서태평양으로 남하하여 오스미 해협을 거쳐 동중국해로 항행 하였다. 제2차 해상 연합순항은 2022년 9월 “보스토크(동방)-2022” 훈 련 종료 후 동해와 베링해 등을 경유하였다. 제3차 해상 연합순항은 2023년 7월 “북부·연합-2023” 종료 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출발하여 표트르 대제만 해역에서 연합부대를 조직한 후 태평양 서부 및 북부 해 역에서 연합순항 훈련을 실시하였다.54 넷째, 중러 연합 공중 전략순찰(聯合空中戰略巡航)도 금년에 두 차례 실시되었다. 7월 25일 중국과 러시아 공군은 베링해 관련 공역에서 제 8차 연합 공중 전략순찰을 실시하였는데, 양국 공군의 협력 수준을 제 고하고 양군의 전략적 상호신뢰와 실무적 협력 심화를 목적으로 실시되 었다. 북미 항공우주방위사령부는 러시아의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레 프(Tu)-95 두 대와 중국 H-6 폭격기 두 대가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했다고 확인했다. 중국 군용기가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중국 폭격기가 전략순찰 임무에서 도달한 가장 먼 거리로 알려졌다.55 54 55 方,” 『环球時報』, 2024.7.8. 양정학, “2023년 중국의 국방,” (서울: 국립외교원, 2023), pp. 412-413. 최인영 외, “중러 폭격기, 美 알래스카 방공식별구역 진입,” 『연합뉴스』, 2024.7.25. 357 2024년 중국의 국방 11월 29일부터 30일까지 양국 공군은 동해 및 태평양 서부 관련 공 역에서 제9차 연합 공중 전략순찰을 실시하였다. 이때 중국 군용기 5대 와 러시아 군용기 6대 등 11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무단 진 입하였는데, 중러 군용기의 동시 KADIZ 진입은 작년 12월 14일 제7차 연합 공중 전략순찰시 진입한 이후 근 1년 만이다.56 중러 연합 공중 전략순찰은 2019년 동북아 지역에서 최초로 실시 된 이후 2020년과 2021년에는 각 한 번씩 실시되었으나, 2022년부터 57 2024년 현재까지 일 년에 두 번씩 실시되고 있다. 중러 군용기가 상대 국 영공을 이용하고 군용 비행장에 착륙하며 조기경보기 및 전자전기 등 특수 목적 군용기들이 상대국 정보 영역의 지휘 계통에 포함되는 등 양측의 연합작전 및 상호 신뢰협력 기제가 더욱 공고해지고 있는 것으 로 평가된다.58 기타 연합훈련으로는 6월 25일 중러 “국경방어 협력(邊防合作 )2024” 연합 대테러훈련이 양국의 헤이룽장 대교 부근 강역에서 테러 리즘, 분열주의 및 극단주의 대응을 중심으로 실시되었다. 한편, 9월 13일부터 10월 17일까지 양국 해경은 “태평양 순항-2024” 연합훈련을 최초로 실시하였다. 양국 해경은 최초로 편대를 구성하여 북태평양 공 56 김지헌 외, “중러 군용기 11대, KADIZ 진입 후 이탈...공군전투기 출격해 조치,” 『연 합뉴스』, 2024.11.29.; 國防部, 國防部新聞發言人張曉剛就中俄聯合空中戰略巡航答記 者問, http://www.mod.gov.cn/gfbw/qwfb/16355357.html(검색일: 2024년 12월 1일). 57 2022년에는 5월과 11월에 각각 제4차 및 제5차 연합 공중전략순찰을 실시하였고, 2023년에는 6월과 12월에 각각 제6차 및 제7차가, 2024년에는 7월과 11월에 각 각 제8차 및 제9차 연합 공중순찰을 실시하였다. 郭媛丹,“中俄轟炸机巡航白令海, 轟 -6首次飛抵啊拉斯加附近! 軍事專家解讀,” 『环球時報』, 2024.7.26. 58 楊太源, “透視「中」俄 「北部·聯合-2024」軍事演習,” 『中共研究雜志社』, 2024.9.16. 358 Ⅴ.중국군연합훈련동향 해에서 연합 수색, 범죄 혐의 함정에 대한 차단 및 수색, 구조 훈련 등을 진행하였다. 중국 해경 편대는 저우산에서 기항해서 동해, 오호츠크해, 베링해, 축치해, 북극해를 거쳐서 귀항하였다. 이처럼 중러 간 연합 군사훈련은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참가 병력 및 규모가 확대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리적 범위도 확대되었다. 초기 훈련은 주로 중국 서부와 중앙아시아의 험준한 지형에서 실시되었지만, 근래의 해상 훈련에서는 남아프리카 해안, 지중해, 베링해, 심지어 발트 해의 원해에서도 작전을 수행했다. 연합 공중 전략순찰에서도 태평양의 넓은 지역을 가로질러 비행했고, 최근 2024년 7월의 제8차 연합 공중 전략순찰은 알래스카 근처의 미국 방공식별구역에 처음으로 진입했다. 특히 우리 입장에서는 양국 해상 및 공중 연합훈련이 한반도 인근 해· 공역에서 빈번하게 실시되고 있는 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그림 4. 중러 연합훈련 지역(2003년~2024년 중순) Aerial Patrol Competition Computer Simulation Ground Exercise Multi-Domain Exercise Naval Exercise/Patrol Paramilitary Exercise Source :CSIS China Power Poject 출처: Brian Hart.. et al. “How Deep Are China-Russia Military Ties?” CSIS. 2024년. (https:// chinapower.csis.org/china-russia-military-cooperation-arms-sales-exercises/) 359 2024년 중국의 국방 중러 연합 군사훈련의 확대 및 강화는 양국 군사 차원의 상호신뢰와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대중국 및 대러시아 동시 억제에 대한 공 동 대응을 실질적으로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은 러시 아와의 연합훈련으로부터 많은 이점을 얻을 수 있다. 무엇보다 실전경 험이 풍부한 러시아군과 작전을 수행하고, 중국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 및 다른 기후 조건에서 실시하는 기동 연습을 통해 다양한 작전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59 한편, 중국군이 러시아와 함께 주도적으로 참가하는 다자간 연합훈 련도 실시되었다. 3월 11일부터 15일까지 중국, 러시아, 이란의 삼국 해군 간 “안보벨트-2024” 연합훈련이 오만만 부근에서 해상안전 공동 수호, 해적퇴치 및 수색구조를 중심으로 실시되었고, 7월 중순에는 상 하이협력기구가 중국 신장 위구르자치구에서 처음으로 모든 회원국 주 관 부처의 참여로 조직한 “반테러협력-2024” 연합훈련을 실시하였다. 이처럼 중러 주도의 다자 연합군사훈련은 참가국의 군사력 제고에 도움 을 주는 동시에 중국과 러시아가 지역 안보 위협 대응을 지원해 줄 능 력과 의지가 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영향력을 확대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편, ‘중국위협론’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도 중국군의 다자훈련 참가의 중요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60 360 59 상게서. 60 상게서. Ⅴ. 중국군 연합훈련 동향 2. 중국과 역내 국가 간 연합훈련 중국과 역내 국가 간 양자 연합훈련은 주로 대테러작전을 중심으로 실시되었는데, 특히 중국과 아세안 국가 간 연합훈련이 빈번하게 실시 되었다. 아세안에는 중국과 육상 및 해상으로 국경을 접하거나 인접해 있고,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국가들이 있는 반면에 남중국해 분쟁을 겪고 있는 국가들도 함께 공존하고 있다. 특히 미중 전략경쟁 심 화 속에서 미국의 대중국 억제에 대한 대응을 위해 최소한 미국의 전략 에 동참하지 않도록 하거나 최대한 협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대상국으 로서의 중요성이 크다. 예를 들어, 베트남의 경우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 으로서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중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중요한 실험장이기도 할 것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6월 26일부터 27일까지 양국 해군의 제36차 북부 만(통킹만) 연합순찰을 실시하였다. 양국은 해군 뿐만 아니라 해경 간 베 트남 북부만 해역에서의 연합순찰을 2006년 이래 정례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4월 27일부터 29일까지 제27차 북부만 해역 연합순찰을 실시하 였고, 11월 말에는 금년 들어 두 번째 북부만 해역 연합순찰을 실시하 였다. 양국 해경은 북부만 해역에서 조업 중인 양국 선박에 대해 법 집 행 및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밀매 및 위법 행위 근절에 대한 업무 교류 를 실시하며, 어업 질서 규범화 및 우발 사건의 적절한 대응을 통해 해 상 안정을 수호하였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은 8월 2일 중국 광시에서 테러리즘 위협에 대한 공동 대응을 중심으로 “협력-2024” 연합훈련을 실시하였다. 중국과 싱가포르는 8월 30일부터 9월 5일까지 중국 잔장 및 부근 361 2024년 중국의 국방 해·공역에서 “중국-싱가포르 협력-2024” 해상 연합연습을 실시하 였다. 제3차 해상 연합훈련으로서 해상 타격, 해상 보급 및 연합 구조 훈련을 실시하였다. 11월 19일에는 “협력-2024” 육군 연합훈련을 중국 허난성에서 실시하였다. 제6차 육군 연합훈련으로서 대테러작전 중심 으로 실시하였다. 중국과 태국은 8월 중순에서 말까지 제7차 “팰컨 스트라이크-2024” 공군 연합훈련을 실시하였고, 10월 15일부터 25일까지 제7차 “돌 격-2024” 육군 연합훈련을 중국 윈난성 쿤밍에서 대테러작전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한편, 중국 남부전구 육군은 2월 20일부터 28일까지 태국 에서 실시한 “코브라 골드-2024” 다국적 연합훈련에 참가하였다. 이미 11차례 참가한 바 있고, 주로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난 구호를 중심으 로 실시되었다. 중국과 라오스는 7월 5일부터 18일까지 제2차 “우정 방패-2024” 연 합훈련을 연합방위작전 중심으로 실시하였고, 11월 20일부터 21일까지 제5차 ‘평화열차-2024’ 연합훈련을 라오스에서 인도주의 의학 구호 중 심으로 실시하였다. 이외에도 중국과 캄보디아는 5월 16일부터 30일까지 제6차 “골드 드래곤-2024” 연합훈련을 대테러 작전 및 인도주의적 구호를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중국과 인도네시아는 11월 말부터 12월 상순까지 최초로 “평화 곤도르(神鷹)-2024”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난 구호 연합연습을 실시하였는데, 양측의 육해공군이 참가하여 수색 탐지, 의료 구호, 화생 방 방호 및 공수 훈련 등을 실시하였다. 아세안 이외의 국가로는 중국과 몽골이 4월 말부터 5월 19일까지 최 초로 “초원 동반자-2024” 육군 연합훈련을 대테러작전 중심으로 실시 362 Ⅴ. 중국군 연합훈련 동향 하였다. 7월 하순에는 중국 육군이 몽골에서 개최된 “칸 퀘스트-2024” 다국적 평화유지 연습에 참가하였다. 중국과 방글라데시는 5월 초 “골 든 우정-2024” 육군 연합훈련을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대테러 작전을 배경으로 실시하였다. 중국과 네팔은 9월 22일부터 30일까지 중국 충 칭에서 제4차 “에베레스트 우정-2024” 육군 연합훈련을 대테러작전 중 심으로 실시하였고, 중국과 파키스탄은 11월 하순부터 12월 중순까지 파키스탄에서 제8차 ‘용사-8’ 대테러 연합훈련을 개최하였다. 3. 중국과 역외 국가 간 연합훈련 중국은 아시아 지역을 넘어 중동, 아프리카, 유럽 국가와도 양자 연 합훈련을 실시하면서 글로벌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중국은 아랍에 메리트와 6월 하순부터 7월 하순까지 중국 신장에서 제2차 “보라매 방 패-2024” 공군 연합훈련을 실시하였다. 또한, 5월 30일에는 중국 해군 쉬창함이 나이지리아에서 실시된 해 상 다자연합훈련에 참가하였다. 7월 22일부터 24일까지 주(駐)지부티 중국 보장기지에서 “협력-2024” 연합훈련을 대테러 작전 중심으로 실 시하였다. 이어서 7월 하순부터 8월 중순까지 중국, 탄자니아, 모잠비 크의 삼국 간 “평화단결-2024” 연합훈련이 실시되었는데, 지상 훈련은 탄자니아에서 연합 대테러 공동 대응 중심으로 실시되었고, 해상 훈련 은 아프리카 동부 근해에서 해상 안전유지 능력 제고 중심으로 실시되 었다. 8월 15일에는 이집트와 지중해에서 연합 해상훈련을 실시하였다. 한편, 7월 8일부터 19일까지는 벨라루스와 “독수리 돌격(雄鷹突擊)2024” 육군 연합훈련을 벨라루스 브레스트시 부근에서 대테러 행동 임 363 2024년 중국의 국방 무 중심으로 실시하였다. 중국 해병대는 10월 브라질에서 개최된 다국 적 연합연습 “포르모사 행동(弗莫賽行動)-2024”에 참가하였는데, 연합 상륙 및 대상륙 작전 중심으로 실시되었다. Ⅵ. 정책적 시사점 중국군은 미중 전략 경쟁의 심화 등 대내외 정세의 불확실성 속에서 야심차게 추진해 왔던 국방 및 군 개혁의 여러 문제가 노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중·장기 현대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특히 과학 기술 발전과 미래 전장에 대한 인식을 기반으로 신흥영역, 지능화 및 무 인화, ‘새로운 질적 전투력’을 강조하고 있다. 한국은 미중 전략경쟁 시기,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 대외정책의 불 확실성 속에서 미국의 동맹인 동시에 중국의 전략적협력 동반자로서,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도 한중 안보·군사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첫째, 대만 관련 이슈이다. 우선, 대만해협 분쟁이 미중 간 군사적 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대만해협 위기 및 우발적 충돌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인식하고 항상 대비해야 한다. 대만해협 위 기 및 실제 무력분쟁 발발 시, 북한의 대남 도발 가능성과의 연계성을 고려하여, 이를 억제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주한미군의 전 략적 유연성 시행, 한미동맹의 미중 충돌에의 연루 가능성 등을 종합적 364 Ⅵ. 정책적 시사점 으로 고려하여 대응해야 한다. 다음으로 평시에도 대만 문제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 현재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의 중요성”, “일방적 현상변경 반대”의 입장을 표명하고 있고, 이에 대해 중국이 민감하게 반 응하면서 대만 문제가 한중관계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이 되 었다.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의 민감성을 고려하여, 기존에 한국이 취했 던 입장 중 “하나의 중국 존중 입장 견지” 등을 함께 표명하고, 이러한 입장을 일관되게 견지한다면 한중 간 불필요한 긴장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서해 관련 이슈이다. 중국의 대대만 회색지대 분쟁 전략 중 중 간선 및 방공식별구역 진입과 해경을 활용한 방식을 서해에 적용할 가 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먼저, 중국군의 서해상 군사작전 범위의 확대 및 군사적 강압 가능 성에 대해서 한중 간 서해 해·공역상 이견 및 갈등이 군사적 충돌로 확 전되지 않도록 위기관리 및 신뢰구축 조치를 강화하는 동시에, 한국군 해·공군의 군사적 대응 능력의 지속 확충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중 간에 상대측 배타적 경제수역(EEZ) 및 중첩지역(한 중 잠정조치 수역)에서의 대규모 군사활동시 사전 통보할 수 있도록 협의 함으로써,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고 상호신뢰를 구축하여 양국 및 양군 간 위협 인식 감소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양국 국방부 및 해군 간 구축된 핫라인을 활용하고, 각급 전략대화 및 한중 해양협력 대화를 정 례적으로 개최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양군 간 우발적 충돌 방지를 위한 위기관리 메커니즘으로서 <미중 해·공역 조우 시 안전행위 준칙>을 벤 치마킹할 수 있다. 미중 양국은 금년에만 해상 군사안보 협의체제 워킹 365 2024년 중국의 국방 그룹 회의를 두 차례 개최하여 <미중 해·공역 조우 시 안전행위 준칙> 의 이행 상황을 평가하고, 양국 간 군사안보 문제의 개선 조치를 논의 했다. 이와 동시에, 한국 해·공군의 대응 능력을 점검하고 확충해야 한다. 한국 해군은 기동함대를 운용하여 중국군의 군사활동을 견제하고, 필 요시 한미동맹의 능력과 의지를 현시하며, 더 나아가 조기 원상회복 및 확전 방지를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적·작전적 필요성에 기초하여 해·공군력의 확충이 필요하다. 한편, 최근 중국 해경의 역할과 활동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서 해에서 양국 해경 간 충돌 가능성에도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리 해경의 역량을 확대하고 해군과의 원활한 협조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필요시 중국과 베트남 해경이 북부만에서 실시하고 있는 연합순찰 도 벤치마킹할 수 있을 것이다. 양국 해경은 북부만에서 조업 중인 양국 선박에 대해 법 집행 및 관리감독을 실시하고, 밀매 및 위법 행위 근절 에 대한 업무 교류를 실시하며, 어업 질서 규범화 및 우발 사건의 적절 한 대응을 통해 해상 안정을 수호하고 있다. 이는 양국 간 해양 영역에 서 민감도가 낮은 협력을 통해 남중국해의 어업과 항행 안전을 유지하 는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실천적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셋째, 중러 연합훈련이 빈도, 규모 및 범위 등에서 확대되고 있고, 특히 한반도 인근 해·공역에서 해상연합, 북부·연합, 해상 연합순항, 연합 공중 전략순찰 등의 다양한 형태로 실시되고 있는데 대해 경각심 을 갖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러의 연합 함대 및 편대가 한국의 영해와 영공에 침입할 수 없도록 충분히 대비해야 할 뿐만 아니라, 한국 의 배타적경제수역과 방공식별구역에 진입하기 이전에 사전 통보할 수 366 Ⅵ. 정책적 시사점 있도록 협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군의 대응 능력이 구비되어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동시에 중국 및 러시아와 위기관리 기제를 구축하고 상호신뢰도 제고해야 할 것이다. 한편, 최근 러북 간 군사 협력 심화에 따라 중러북 삼각 협력 가능성 도 제기되고 있지만, 현재 중국은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현 상황을 잘 관리해 나가면서 중러북 북방 삼각 대 한미일 남방 삼각의 ‘신냉전’ 구도 가 형성되지 않도록 해야할 것이다. 넷째, 한중 국방 교류협력을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양국 국방 당국 간 교류협력을 통한 상호 이해 증진 및 신뢰 구축을 지속해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특히, 국방장관, 국방차관, 합참의장 등 국방 및 군 고위 급 교류의 재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 출범 후 한중 국방장관 회담은 2022년과 2023년 샹그릴라 대화 및 2022년 아세안 확대 국방 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개최되었고,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한중 협력 에 대한 성과가 도출된 바 있다. 금년에는 양국 국방장관 회담이 개최되 지 못했으나 향후 양국 국방장관의 상대국 방문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군 고위급 간 빈번한 교류는 수시 소통을 위한 가교로서, 중국군 체제상 바텀업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탑다운식 의사 결정을 통한 이슈 협의 및 주요 의사결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차관급 국방전략대화 와 국장급 국방정책실무회의의 정례 개최도 필요하고, 금년도에 개최된 외교안보 대화는 기존보다 직급을 올려서 외교부 차관과 국방부 국장61 이 주관한바,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61 한측은 국방부 국제정책관, 중측은 중앙군위 국제군사협력판공실 부주임이 참석하 였다. 외교부, “한중 외교안보대화 개최,” https://www.mofa.go.kr/www/brd/ m_4080/view.do?seq=375115&page=1(검색일: 2024년 6월 18일). 367 2024년 중국의 국방 한편, 수색구조 훈련, 대테러 및 해적퇴치, 인도주의적 지원 및 재난구 조 등 비전통 안보 분야 협력 추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과거 양국 해 군은 역내 수색구조 훈련 및 아덴만 해역에서의 연합훈련 등을 실시한 바가 있다. 다섯째, 중국의 안보·군사 연구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중 국의 안보전략, 군사전략, 전쟁수행 개념, 군사력 현대화, 육군·해군· 공군·로켓군 등 각 군별 전략, 무기체계의 발전 등에 대해 지속적인 추 적과 연구가 필요하다. 중국 군사 분야 연구는 신뢰할 수 있는 자료 접 근성의 제한과 전문가의 부족, 사안의 민감성에 따른 보안상의 우려 등 으로 인해 전문성을 축적하며 꾸준히 연구하기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중국 군사 연구의 정책적·학술적 필요성을 고려하여 중국군 정 보를 다루는 기관과 관련 전문가 집단 간 교류 활성화, 현역 군인 및 민 간 연구자를 중국군 전문가로 양성하기 위한 제도적·정책적 지원, 중국 군 실무를 경험한 무관 출신 예비역 전문가의 활용 등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368 참고문헌 [참고문헌] 김지헌 외, “중러 군용기 11대, KADIZ 진입 후 이탈...공군전투기 출격해 조치,” 『연 합뉴스』 2024.11.29. 문예성, “중국 해경, 대만 최전방 진먼다오 정기순찰 실시,” 『뉴시스』, 2024.9.27. , “중국, ‘대만 최근접’ M503 민간항로 일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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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머리말 : 2024년 중국 사회 문화의 풍경 실천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중국이 부상하기 시작한 1990년대 이후 태어난 중국 청년 세대가 중국 전통문화와 중국 에 자부심을 지닌 애국주의 세대, 조금 더 중국적인 표현을 쓰자면, ‘(중 3 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 세대’이자, 시진핑 시대 이후 높아지는 문화 민족 주의를 선도하는 세대라는 걸 보여주는 하나의 사회 문화적 흐름이 궈 차오이다. 하지만 2024년 시진핑 시대 중국 청년에게 궈차오 유행 현상의 주 역이라는 애국주의 세대로서 세대 정체성 모습만 있는 건 아니다. 궈차 오 청년이라는 정체성의 다른 한편에는 취업난에 몰린 우울한 청년의 모습이 동전의 양면처럼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중국 청년 실업률(1624살)은 여전히 좋지 않았다.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21.3%로 최고 수치를 기록한 이후, 2024년 7월 17.1%, 8월 18.8%, 9월 17.6% 등 여 전히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4 취업난으로 인한 청년의 우울한 상 태를 풍자하는 갖가지 신조어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런가 하면, 취업난 과 과잉 경쟁에 시달리는 중국인과 중국 청년이 이른바 ‘묻지마 범죄’나 차량 돌진 범죄, 충격적인 자해 범죄를 범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 도, 2024년 중국 청년 세대가, 나아가 중국 사회가 직면한 어둡고 우울 한 현실을 반영한다. 2024년 중국에 등장한 신조 유행어 가운데 하나인 ‘역사의 쓰레기 시간(历史的垃圾時间)’이란 말도 미중 경쟁 심화와 장기 경제 침체 속에서 중국인의, 특히 중국 청년 세대의 절망감을 상징한다. 3 4 陈立明, 刘炳辉, 「复兴一代:95後大学生的时代特性剖析」, 『华东理工大学学报( 会科学 版)』 2019年4期. p. 107. 최현준, “중국 공무원 한 자리에 1만6천명 몰려..전체 340만명 응시 역대 최다,” 『한 겨레』 2024.10.28. 379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2024년 중국 청년 세대에게는 중국 문화에 자신감을 지닌 채 애국주의 궈차오를 주도하는 모습과 장기적 경제 침체 속에서 최악의 취업난과 경쟁 속에서 신음하는 모습이 동전의 양면을 이루었다. 중국 연구 학계 는 물론이고 해외 언론에서 중국 청년이 2024년 중국 사회와 문화를 이 해하는 핵심 키워드로 부상한 이유는 이런 배경에서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2024년 중국의 주요 문화 정책의 흐름과 특징을 살 펴본 뒤, 2024년 주요 사회 문화적 동향으로서 궈차오 현상과 중국 청 년 문제를 살펴본다. 특히 궈차오가 소비 트렌드를 넘어 사회 문화 현상 으로 진화하고 확산하는 점에 주목하고, 사회 문화 현상으로 진화한 궈 차오의 현재 양상과 의미를 검토한다. 이를 바탕으로 2024년 중국 사회 문화 동향에 관한 평가와 한국의 정책적 대응 방향을 제안할 것이다. Ⅱ. 2024년 중국의 주요 사회 문화 관련 정책 1. 20기 3중전회의 주요 사회 문화 정책 통상적으로 당대회가 개최된 이듬해 10월이나 11월에 3중전회가 개 최된 관례보다 늦게 2024년 7월에야 열린 중국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과를 두고 중국의 평가와 한국을 포함한 해외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중국에서는 중국식 현대화에 관한 청사 진을 제출하였다고 높이 평가하였지만, 한국을 포함한 해외에서는 경제 적 위기를 포함하여 현재 중국이 직면한 문제에 대한 처방이 부족하다 380 Ⅱ. 2024년 중국의 주요 사회 문화 관련 정책 고 평가하였다. 특히 정치와 경제 분야 관련 분야에서 주목할 새로운 정 책적 비전이 약하다고 비판하였다. 이런 비판은 문화 관련 정책에도 적용될 수 있다. 20기 3중전회는 새로운 정책이라는 차원에서 보자면, 새로움보다는 계승과 심화에 방점 이 놓여 있다. 시진핑 시대 가장 중요한 문화정책은 문화강국 건설이라 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문화 체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 를 추진하기 위한 기본 정책 방향은 18기 3중전회에 이어 19기 3중전회 에서도 이어졌고, 20기 3중전회에서도 지속되었다. 다른 점이라면, 동 일 정책 기조 속에서 사회주의 문화강국 건설이 7대 집중(一聚) 과제 중 하나로 설정되고, 문화 체제 시스템 개혁 심화(深化文化体制机制改革)를 강조한 점이다.5 문화강국 추진과 문화 체제 개혁에 관한 정책적 관심 이 더 높아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20기 3중전회에서 사회주의 문화강 국 건설이라는 정책 목표는 △높은 수준의 사회주의 시장체제 구축 △ 전 과정 인민 민주 발전 △인민 생활의 질 향상 △아름다운 중국 건설 △보다 수준 높은 안전한 중국 건설 △당의 영도 수준 및 장기 집권 능 력 향상 등과 함께 7대 집중 과제로 선정되었다. 20기 3중전회 결정에 담긴 문화강국 건설 전략에서 거론한 △건전한 문화사업과 문화산업 발 전 시스템 구축 △문화 번영 추동 △풍부한 인민 정신문화 생활 △국가 소프트파워와 중화문화의 영향력 증대 등은 19기 3중전회는 물론이고, 5 「中国共产党第二十届中央委员会第三次全体会议公报」, https://baike.baidu.com/ite m/%E4%B8%AD%E5%9B%BD%E5%85%B1%E4%BA%A7%E5%85%9A%E7%AC% AC%E4%BA%8C%E5%8D%81%E5%B1%8A%E4%B8%AD%E5%A4%AE%E5%A7% 94%E5%91%98%E4%BC%9A%E7%AC%AC%E4%B8%89%E6%AC%A1%E5%85%A8 %E4%BD%93%E4%BC%9A%E8%AE%AE%E5%85%AC%E6%8A%A5/64664242?fr omModule=lemma_inlink(2024년 10월 5일 검색). 381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18기 3중전회의 기조와도 큰 차이가 없다. 20기 3중전회에서 언급한 △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조치 수립과 감독 기능 강화 △첨단 기술과 융합 한 문화발전 △글로벌 인문 교류 강화 및 글로벌 전파력 강화 등은 딱히 20기 3중전회가 아니더라도 시진핑 시대 문화정책에 자주 등장하는 내 용이다. 하지만 몇 가지 주목할 만한 새로운 점도 있다. 첫째는 문화강국 건 설이 중요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사회주의 문화강국 건설을 마르크스 주의가 이데올로기 영역에서 지도적 지위를 유지하는 것과 연결한 점 이다. 이는 시진핑 주석이 20차 당대회 보고에서 문화강국 건설의 기본 원칙으로 마르크스주의와 중국 구체적인 현실 및 중화 전통문화의 결합 이라는 이른바 ‘두 개의 결합’을 제기한 이후, 지속하여 문화강국 건설과 관련하여 마르크스주의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연장선에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기 3중전회에서는 이데올로기 사업 책임제 완비가 문화 체 제 시스템 개혁 심화에서 첫째 사항으로 거론된 것이다. 둘째는 이데올로기 사업 책임제와 관련하여, 인문과학과 사회과학 에서 자주적 지식체계 수립을 강조한 점이다. 20기 3중전회 결정에서 는 마르크스주의 이론의 연구와 건설의 혁신과 더불어 철학과 사회과학 혁신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중국 철학과 사회과학에서 자주적 지식체계 를 구축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는 서구 학문 체계에서 벗어난 독자적 학 술 지식 이론과 체계를 수립하려는 것으로, ‘중국식 현대화’ 추진 전략을 인문 사회과학 학문 영역에도 적용하려는 것이다. 서구 근대 학문 이론 과 체계가 아닌 중국 고유의 학문 이론과 체계 수립이라는 과제를 중국 인문 사회과학계에 던진 것이다. 그리고 그 출발점으로 마르크스주의와 중국 전통 사유 및 학문 체계 두 가지 축을 제시하였다. 382 Ⅱ. 2024년 중국의 주요 사회 문화 관련 정책 셋째는 애국주의 및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교육에 바탕을 둔 인재 양성을 위한 구체적인 도덕 및 품성 교육 방침을 제시한 점이다. 20기 3중전회 결정에서는 사회에서 널리 영웅과 선열, 모범 인물을 숭상하 고 학습하며, 질서와 법률을 준수하고, 배금주의, 향락주의, 극단적 개 인주의, 역사 허무주의 등에 반대하는 교육을 시행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는 중국이 2024년 1월부터는 2023년에 제정한 <애국주의 교육법>을 시행하여, 공공기관과 학교, 사회단체, 가정 등 전방위적인 애국주의 교 육을 강화한 점과 맥락을 같이한다. 넷째는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 및 문화와 문화산업에서 감독 기제 를 강화한 점이다. 인터넷 등 사이버 공간을 관리할 종합적인 관리 감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사이버 공간 관리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동시 에 사이버 공간 여론과 뉴스 선전 관리를 하나로 관리해야 한다고 제시 하였다. 또한 퇴폐적인 내용이나 건전 도덕을 해치는 문제, 인터넷에서 미성년자의 보호 문제 등에서 인터넷 법치를 구현해야 한다고 촉구하 였다. 또한 각종 문화 분야에서 심사, 허가제도를 개혁하여, 중간 및 사 후 감독 기능을 강화하여, 문화 오락 분야에서 종합적인 거버넌스 확보 를 제시하였다. 인터넷 공간과 문화 영역에서 선전 및 이데올로기 심사 와 통제, 감독 기능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정책 방향이다. 사회 분야의 경우, 20기 3중전회 보고는 민생 문제의 개선에 초점이 놓여 있다. “인민이 가장 관심 갖고, 인민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가장 현실적인 이익 문제를 잘 해결하는 것, 그리고 인민의 아름다운 생활 추 구를 부단히 만족시키는 것”에 초점을 두는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를 위 해서 △수입 분배 제도 완비 △취업 우선 정책의 완비 △건설적 사회 보 장 체계 수립 △임대와 구입 병존의 주택정책 수립 △의약 위생 체제 개 383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혁 심화 △건설적 인구 발전과 서비스 체계 수립 △인구 노령화 대응책 적극 수립 등을 제시하였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취업 우선 정책이다. 20기 3중전회 결정에서는 “구조적 취업 모순”을 해결할 것을 강조하여, 현재 중국이 직면한 취업 문제가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며, 구조적 심각 함을 지닌다는 점을 인정하였다. 대졸자와 더불어 농민공, 퇴역군인 등 을 취업 문제 해결 중점 대상으로 지적하였다. 20기 3중전회 사회 문화 정책은 큰 방향에서 시진핑 시대가 출범한 18기 및 19기 3중전회의 정신과 정책을 계승하는 한편, 새로운 현실을 반영하여 이데올로기 선전과 교육 및 통제 강화, 애국주의 교육 강화, 그리고 청년 등의 취업난 및 민생 문제 해결 등 현안에 대한 대응에 정 책적 중점을 두고 있다. 문화 부문에서 문화산업 등의 발전을 위한 적 극적 개혁 조치에 대한 언급보다는 관리와 통제 관련 언급이 많은 점도 18기, 19기와 다른 차별점이다. 19기 3중전회와 20기 3중전회 사회 문화 정책 비교 19기 3중전회 문화부와 국가여유국(國家旅遊局) 통합, 문화 관광부(文化和旅遊部) 신설 국가 방송 TV총국을 국무원 직할 조직으로 문화 개편 분야 CCTV 등 방송사 통합, 국무원 직할로 편입 및 중앙선전부 지도받도록 개편 국가지적재산권국 개편 및 국가시장감독관리 총국의 관리감독 384 20기 3중전회 문화자신감 증대, 사회주의 선진문화 발전, 혁 명문화 선양, 중화전통문화 계승, 정보기술발 전의 신상황에 신속 대응, 대규모 우수 문화인 재 육성, 전민족문화 혁신 창조 활력 계발 이데올로기 사업 책임제 완비 신념 교육 일상화제도화 추진 문화서비스 및 문화제품 공급 기제 개선 문화유산 보호와 전승 사업 협력 기구 건립 인터넷 종합 관리시스템 구축 보다 효과적인 글로벌 전파 체계 수입 Ⅱ. 2024년 중국의 주요 사회 문화 관련 정책 19기 3중전회 사회 분야 20기 3중전회 수입 분배제도 완비 취업 우선정책 완비 사회 거버넌스 체제 혁신 건설적 사회보장 체계 수립 국가위생건강위원회 신설 임대구입병존의 주택정책 수립 국가위생과 계획생육위원회 폐지 국무원 의료위생 체제 개혁 영도소조 사무실 의약 위생 체제 개혁 심화 건설적 인구 발전과 서비스 체계 수립 폐지 인구 노령화 대응책 적극 수립 출처: 필자 작성 2. 2024 전국인민대표대회 정부 보고 주요 사회 문화 정책 2024년 3월 제14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제2차 회의에서 발표된 정부 사업 보고는 2023년 정부 사업 보고와 비교하여, 경제 안정과 더불어 과학기술 국가 구축 전략을 강조하면서, 고품질 발전을 추구하기 위한 토대 구축 정책의 하나로서 정부 보고서에 처음으로 ‘인공지능+’ 행동 이 언급된 점, 혁신(‘创新’)을 41차례 언급하면서 중국 정부가 양적 성장 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겠다는 방향 전환을 강조한 점 등이 주요 특 징이다. 2024년 정부 보고에서 언급한 문화 관련 정책을 보면, 시진핑 문화 사상이라는 개념이 정부 보고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게 우선 주목할 점 이다. 보고에서는 “시진핑 문화사상을 깊이 배우고 철저히 실행한다” 라는 정책 목표를 서두에 제시하였다. 시진핑 문화사상은 2023년 10월 <전국 선전 사상 문화 사업 회의(全国宣传思想文化工作会议)>에서 처음 등 장했다. 이 회의는 종전에 열던 <전국 선전 사상 사업 회의(全国宣传思想 工作会议)>에 문화를 추가하여 <전국 선전 사상 문화 사업 회의(全国宣传 思想文化工作会议)>로 개편한 뒤 열린 첫 회의였다. 중국공산당은 문화의 385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이데올로기적 의미, 사상과 선전 사업에서 문화가 갖는 중요성을 고려 하여 명칭을 개편하였고, 그 첫 회의에서 시진핑 문화사상이라는 개념 이 처음 등장했다. 그리고 2024년 정부 보고에서는 시진핑 문화사상을 시행하는 것을 정부 주요 문화정책으로 제시한 것이다. 시진핑 문화사 상은 마르크스주의와 중국 구체적인 현실 및 중화문화의 결합이라는 기 본 원칙을 바탕으로 중화문화의 번영과 문화강국 및 중화 민족 현대 문 명 건설을 목표로 한다. 시진핑 문화사상은 크게 네 가지가 핵심이다. 첫째는 문화강국 건설, 둘째는 확고한 문화 자신감, 셋째는 문화 안보 확보, 넷째는 중화문화의 전파와 영향력 확대이다.6 2024년은 이러한 시진핑 문화사상이 정부 정책으로 집중적으로 추진된 첫해였다. 문화 정책에서 2024년 중국 정부 보고는 2035년 문화강국 건설을 위한 2023년도 문화 정책 기조를 유지하였다. 2023년 문화 정책과 비 교하여 미디어 융합 등, 언론 체제 개편 내용과 과학보급에 관한 내용만 바뀌었을 뿐 나머지 정책은 지속적 추진 또는 심화 추진 등으로 그 정 책적 연속성을 유지하였다. 특히 ‘국민 책 읽기(全民阅读)’ 정책의 경우, 2014년에 처음 등장하여 연속 11년 동안 다소 표현만 바뀔 뿐, 계속 정 부 보고서에서 등장하였다. 2022년에 처음으로 ‘국민 책 읽기 대회(全国 阅读大会)’를 열고, 시진핑 주석이 축사를 보내는 등, 중국 정부의 장기 주요 문화 정책이 되고 있다. 또한 2024년 정부 보고는 중국 정부가 문화의 디지털화 전략과 문화 콘텐츠를 비롯한 문화산업 발전에 지속적인 정책적 중점을 두는 점을 6 386 王凤志, 鲁松波, 「习近平文化思想的核心要义, 理论特质及原创性贡献」, 『浙江工业大学 学报( 会科学版)』 第23卷第4期, 2024年12月, pp. 371-376. Ⅱ. 2024년 중국의 주요 사회 문화 관련 정책 다시 확인하였다. 중국 정부 보고에 처음으로 ‘국가문화 디지털화 전략 심화 추진’이라는 표현이 들어간 것은, 2017년 「디지털 문화사업 혁신 발전 추진에 관한 지도 의견(关於推动数字文化产业创新发展的指导意见)」에 서였다. 그 이후 2021년에는 문화산업 디지털화 전략을 정식으로 14차 5개년 계획에 넣었고, 2025년까지 이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는 등 지속하여 문화의 디지털화를 추진해 왔다. 문화산업 발전 정책 역시 2017년부터 표현을 바꾸어 가면서 정부 보고에 등장하는데, 2024년 보 고에서는 ‘문화산업을 대대적으로 발전시킨다(大力发展文化产业)’라고 표 현하여 그 강도가 제일 강해졌다. 전통문화 발전 및 문화유산의 체계적 보호와 관리 정책 역시 올해도 등장하였는데, 특징적인 것은 문화와 관광을 결합하는, 이른바 ‘문화여 행(文旅)’이라는 단어가 15차례나 등장하여, 중국 정부가 2024년에 여행 과 전통문화, 그리고 문화산업을 결합하는 데 정책적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주목할 것은 글로벌 인문 교류를 강화하여 세계적 전파력을 높인다는 언급이 2023년에 이어 계속 등장한 점이다. 중국문화의 ‘세계 적 전파(国际传播)’는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계속 등장하다가 이후 사 라졌다. 그런데 2023년에 다시 등장하였고, 2024년에는 언급되었는데, 주목할 것은 이 정책이 인문 교류 심화와 더불어 언급된 점이다. 세계 각국과 인문 교류를 확대 강화하고, 이를 통해 중국문화와 중국 가치를 세계에 전파하는 정책을 강화하려는 정책적 의도를 엿볼 수 있다. 387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2023년과 2024년 정부 보고 문화 정책 비교 2023 1 2024 시진핑 문화사업 심화 학습 관철 2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배양과 실천 대중적 정신문명 건설 심화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광범위한 실천 3 철학 사회과학, 신문출판, TV영화, 문학예술 등 사업 발전, 싱크탱크 건설 강화 철학 사회과학, 신문출판, TV영화, 문학예술 등 사업 발전 4 미디어 융합 추진 5 국가문화 디지털화 전략 심화 추진 6 전국민독서 심화 추진 전국민독서활동 심화 7 인터넷 콘텐츠 구축 혁신 및 강화 인터넷 종합거버넌스 완비, 건강하고 선량한 인터넷 문화 완비 8 문화 혜택 사업 실시, 공공도서관, 박물관, 미 술관, 문화관 등 사회 무료 개방 실시 문화 혜택 사업 혁신, 공공문화장소 무료 서 비스 수준 향상 9 문화산업 발전 지지 문화산업 대대적 발전 10 제4회 전국 문물조사 실시, 문물의 체계적 보 중화 전통문화 발전, 문물과 문화 유산 보호와 호와 합리적 이용 강화. 무형문화유산보호와 계승 강화 전승 추진 11 국가과학보급능력 강화 12 체육 건강 우수 업적 창출, 전민 건강 활동 광 범위한 전개 체육 개혁도 강화 2024동계아시안게임 및 장애인 대회 준비. 대중 신체 체육 활동 시설 건립 확대, 전민 건 강 활동 광범위한 전개 「解讀2024年政府工作報告:文化,旅遊新提法」(https://news.qq.com/rain/a/20240306A0A6UY00) 2024년 정부 보고에 나타난 주요 사회정책은 20기 3중전회 결정과 마찬가지로 취업 문제를 비롯한 민생 안정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사 상 최고로 치솟은 청년 실업률 문제에 대처하기 위한 일환인데, “취업이 가장 기본적인 민생”이라고 정의하면서, 세제와 금융 등의 취업 지원 대 책 강화, 그리고 올해 1,170만 명으로 예상하는 청년 취업을 위한 정책 적 조치를 적극 추진하는 방침을 천명하였다. 또한 농민공과 장애인 취 업과 임금 문제 개선, 차별 개선과 법적 권익 증진 등을 포함하여, 저소 득 단체의 수입 증진을 위한 노력, 그리고 중산층의 확대를 위한 정책적 388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노력을 지적하였다. 또한 의료 복지 차원에서 의료보험 보조금을 1인당 30위안 인상하 였고, 이번 보고서에는 ‘양로(养老)’라는 개념이 13번이나 등장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노령화 사회 대비가 주요 정책 현안이 되고 있으며, 노인 부양비의 월 최저 금액을 20위안 인상하였다. 또한 출생률을 높이기 위 해서 출산휴가제 개선, 육아와 보육 부담 개선책 등도 제시하였다.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1. 진화하는 궈차오 현상 : 소비 트렌드에서 국가 정책과 문화 트렌드까지 시진핑 시대를 상징하는 현상이 된 궈차오는 2024년에도 여전히 지 속하면서, 그 성격이 진화하였다. 진화하는 궈차오 현상을 정의하기 위 해서 궈펑(国风)이나 신궈차오(新国潮) 등의 개념도 등장하였다. 2024년 3월 말 샤오훙수(小红书)에서 궈펑 관련 글은 967만 회가 실렸고, 열람 횟수는 62.9억이었다. 더우인(抖音) 플랫폼에서는 궈펑 관련 영상 송출 이 428.7억 회였다.7 2024년 중국 경제가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은 채 불황이 지속되었지만, 이런 중에도 궈차오 관련 산업과 소비 분 야만큼은 활력을 보였다. 한 중국 통계에 따르면 2024년 상반기 기준으 7 李诚诚, 夏维鹏, 「中华优秀传统文化构筑青年文化自信论析」, 『学校党建与思想敎育』, 2024年16期(总第727期), p. 37. 389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로 중국 인터넷 쇼핑 사용자는 9억 명을 넘었는데, 이 가운데 618 온라 인 쇼핑 페스타 기간에 5.3억 사용자가 궈차오 물품을 구입하였다. 또 한 2024년 봄 문화 유적지와 관광지를 돌아보는 궈차오 개념의 인문 여 행, 문화여행 소비 역시 전년도와 비교하여 20%가 늘었으며, 2024년 8 1-4월 4개월 동안 온라인 여행 소비액만도 77.6%가 늘었다. 경기 침 체 속에서 중국 소비의 한 축을 궈차오 소비가 담당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궈차오는 흔히 애국 소비로 정의한다. 중국 소비자가 외국 제품보다 는 중국 공산품을 소비하는 일종의 소비자 민족주의로 보는 것이다. 그 런데 궈차오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폭넓게 확산하면서 질적으로 진화하 고 있다. 중국 공산품을 소비하는 애국 소비 트렌드에서, 이제는 문화 영역까지 확장하면서 문화 트렌드로 진화, 심화하고 있다. 궈차오에 관 심을 지닌 중국인이 늘어나면서 중국 전통문화를 배경으로 한 문화 콘 텐츠가 다량 제작되고, 그런 콘텐츠가 다시 크게 흥행하면서 문화 궈차 오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중국문화 성장의 동력이 되고 있다. 물론 궈차오라는 개념이 중국에서 시진핑 시대에 처음 등장한 건 아 니다. 궈차오라는 개념 자체가 등장한 것은 중화민국 시대인 1920년 이다. 이후 궈차오 개념은 다양한 변주를 보인다. 중국 제품 애용이라는 의미인 ‘국화조(国货潮)’라는 개념과 같이 쓰이기도 하고, 중국산 제품을 뜻하기도 하였다. ‘중국풍(中国风)’ ‘중국조(中国潮)’라는 개념과 혼용하여 중국적 특징, 중국 스타일 등의 개념으로 쓰이기도 했다.9 시대에 따라 8 9 390 「国货潮品网购用户5.3亿人」, 『人民日报』 2024年7月2日. 梦晓阳, 杜超凡, 「国潮槪念史:走向文化繁荣的历史演进」, 『青年记者』 2024年 第7期, p. 94.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개념이 달리 사용되었지만, 가장 널리 쓰인 개념 함의는 중국 제품 소비 와 관련된 정의였다. 궈차오라는 개념이 외세 침략에 놓인 중국 근대 시 기에 출현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근현대사에서 외국 제품 불매운 동 형태의 소비자 민족주의는 시진핑 시대에만 일어난 특별한 일은 아 니다. 그 시초는 미국이 1882년 중국 노동자의 미국 이민을 금지하는, 이른바 ‘배화법(排华法)’을 제정하고, 1904년에 이를 무기한 연장하려는 조치에 따른 반발로 일어난 미국 제품 불매운동이었다. 그 이후 외국 제 품 불매운동은 1930년대까지 평균 2-3년마다 한 번씩 일어났다.10 그 리고 개혁개방 이후에 외국 제품 불매운동은 다시 출현하였다. 1999년 나토(NATO)가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을 폭격한 후에 일어난 미국 제품 불매운동, 2005년 일본 우익 역사 교과서 채택에 따른 일본 제품 불매 운동,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최 당시 프랑스 제품 불매운동, 그리고 2016년 사드 배치에 항의하는 한국 제품 불매운동 등이 대표적이다. 시진핑 시대 궈차오 역시 중국 제품 소비와 애용이라는 측면에서 는 중국 근현대사에서 일어난 여러 소비자 민족주의와 큰 흐름을 같이 한다. 하지만 시진핑 시대 궈차오는 이전 소비자 민족주의와 몇 가지 다 른 특징도 지닌다. 첫째, 과거에는 외국 제품 불매와 중국산 제품 애용 이 대중 운동의 방식으로 다분히 집단적이고, 정치적이며, 때로는 조직 적으로 일어났지만, 시진핑 시대 궈차오의 경우 다수의 산발적 소비자 가 참여한 소비 트렌드라는 차원에서 흐름을 형성한 점이다. 둘째, 외 국 제품 불매에 초점이 놓여 있는 네거티브 성격보다는 중국 제품과 중 국 전통문화 특징을 지닌 제품과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고 즐기는 데 중 10 赵东阳, 『消费领域中的民族主义』, 福建师范大学硕士论文, 2011年, p. 1. 391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점이 놓인 포지티브 성격을 지닌다는 점이다. 셋째, 궈차오를 주도하는 핵심 그룹이 주로 청년 세대라는 점이다. 물론 과거 중국에서 일어난 일 부 중국 제품 애용 운동에서 청년이 주축이 된 경우가 없었던 것은 아니 지만, 청년이 그 흐름을 주도하는 폭과 정도로 보자면 시진핑 시대 궈차 오는 과거 사례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넷째, 궈차오가 처음에는 민간의 소비 트렌드로 시작하였지만, 여기에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고, 박물관과 문화재 관리 기구 같은 공공기관은 물 론이고, 민간 기업 역시 새로운 비즈니즈와 마케팅 차원에서 적극 참여 하면서, 일종의 민간과 국가, 산업체가 공동 참여하여 거국적인 궈차오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궈차오의 등장과 관련하여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2018년을 ‘궈 차오 원년’으로 규정한다.11 이 단계 궈차오는 특정 소그룹의 소비 행 태로서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시작 시점에서는 특정 그룹만의 문화 였다.12 2018년을 기원으로 잡는 것은 세 가지 계기 때문이다. 하나는 중국 고궁박물관이 새로운 관광 명소로 부상하고, 소장 유물 이미지 를 활용한 고궁 굿즈가 크게 인기를 얻은 점이다. 2018년 고궁 관람객 은 1천700만 명으로 역대 최대 수치를 기록했고, 굿즈 판매량이 연 매 출 2,400억 위안을 달성하여 고궁박물관이 문화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러한 고궁박물관 관람과 굿즈 열풍으로 고궁박물관장 산지샹(单霁翔) 은 2018 중국문화산업 부문 올해의 인물에 올랐다. 또 다른 계기는 중 11 蒙晓阳, 杜超凡, 「国潮槪念史:走向文化繁荣的历史演进」, 『青年记者』 2024年 第7期, p. 94 12 392 刘振辞, 「国潮屈起其原因分析」, 『汉字文化』 2021年 第22期(总294期), p. 147.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국 토종 스포츠 브랜드 리닝(李宁)이 뉴욕 패션 주간 행사에서 중국 색채 를 담은 제품을 뉴욕에서 선보이면서 크게 호응을 받은 점이다. 리닝은 이후 ‘중국 리닝’을 브랜드 이미지로 내세우면서 궈차오 마케팅에 나서 궈차오에 불을 붙였다. 세 번째 계기는 2018년에 쇼핑 플랫폼 테무(天 猫)에서 ‘궈차오 행동(国潮行动)’을 조직한 것이다. 이를 중국 언론이 널리 보도하면서 궈차오라는 말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다. 궈차오에는 다양한 양상이 혼재되어 있지만, 그 양상은 크게 나누면 네 가지다.ⅰ)중국 제품 소비 트렌드로서의 궈차오, ⅱ)주선율 애국주 의 콘텐츠로서 궈차오, ⅲ)전통문화 소비와 취미 대상으로서 궈차오 ⅳ) 전통문화 콘텐츠로서 궈차오 등이다. 먼저, ⅰ)중국 제품 소비 트렌드 로서 궈차오는 화웨이나 리닝 같은 중국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으로, 이 른바 애국 소비 양상이다. 궈차오의 가장 기본적인 양상이다. ⅱ)주선 율 애국주의 콘텐츠로서 궈차오는 주로 영화와 드라마에서 나타난다. 한국전쟁 당시 중공군이 미국과 맞서 싸운 이야기를 다룬 「장진호(长津 湖)」, 그리고 위기에 처한 지구를 구하는 SF 영화 「유랑지구(流浪地球)2」 가 큰 인기를 누린 게 대표적이다. ⅲ)전통문화 소비와 취미 대상으로서 궈차오는 각종 전통 문양을 활용한 박물관 굿즈 소비 열풍, 패션과 카 페, 매장, 가정 등 실내외 디자인에서 중국 스타일을 추구하는 흐름, 한 푸(汉服) 입기 유행, 그리고 중국 역사와 중국 유명 인물 유적지와 박물 관 관광을 찾는 인문, 문화 여행 열기 등이 여기에 속한다. ⅳ)전통문화 콘텐츠로서 궈차오는 전통 이야기와 문화를 배경으로 창작한 문화 콘텐 츠 궈차오이다. 2020년 이후 중국 전통적 이야기와 소재 원형(이른바 중 국적 IP)을 활용한 콘텐츠로 만든 애니메이션, 드라마, 게임 등이 여기에 속한다. 393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중국에서 궈차오가 이렇게 여러 양상으로 확대하면서 계속 유행하 는 것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때문 이다. 첫째, 국제관계와 무역 환경변화의 영향. 2018년 이후 심화한 미 중 무역 갈등이 고조된다. 중국 제품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화웨이 규 제, 그리고 서구 국가의 신장 지역 면화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수입 금 지 등의 조치로 인해 중국에서 서구 국가에 대한 반발이 고조되었다. 이 런 국제환경의 변화는 중국 궈차오의 배경이 되었다.13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중국 기업 지원이라는 애국주의 소비 동기가 미국을 비롯한 서구 국가의 중국 봉쇄 정책에 저항하는 반미국, 반서구 애국주의 정서와 결 합하면서 궈차오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둘째, 중국 사회의 전통문화 부흥 열기 등 문화 보수주의 흐름. 개혁 개방이 시작된 1980년대는 현대성(modernity)을 추구하던 시기였다. 중 국공산당도 그렇고 중국 지식인 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흐름 속에 서 중국 전통문화는 봉건성의 상징이자 현대화를 위한 장애로 인식되 었다. 하지만 개혁개방이 더욱 확대되고, 특히 사회주의 시장경제가 도 입되고 중국이 바쁘게 성장한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에서 문화 보수 주의가 등장한다. 그리고 2000년대 이후 중국 지식인 사회에서는 현대 성을 대신하여 중국성(Chineseness)을 추구하는 흐름이 뚜렷하게 형성 된다.14 중국의 역사 경험과 중국 제도, 중국 가치, 중국 전통 사상, 중 국 근대성 등 ‘중국적인 것’을 재발견하고, 그것을 중국의 미래 전략으 로 재평가, 재구성하는 지적 흐름이 강하게 등장한다. 중국 지식인 사회 13 14 394 王楠, 「脱土入洋:近代国货槪念的现代性内涵」, 『北京社会科学』 2024年 第4期, p. 46. 이에 대해서는 졸저,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 중국 지성」(서울:서강대학교출판부, 2017), pp. 162-217 참조.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의 이런 흐름에 이어 중국공산당이 전통문화 부흥을 통한 중국 문화 발 전 전략을 추진하고, 민간에서 중국 부상에 따른 민족적 자부심이 높아 지면서, ‘중국적인 것’을 추구하는 흐름이 중국에서 전방위적으로 확대 된다. 문화 보수주의와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복고적 열기가 중국 지식 인 담론 차원을 넘어 중국공산당의 정책과 민간 심리, 그리고 민간의 문 화적 취향과 유행 차원으로 확대된 것이다. 2000년대 이후 궈차오가 새 로운 사회적, 문화적 조류로 등장하기 위한 기반은 이미 1990년대 말부 터 마련되었다. 셋째, 중국 청년의 애국주의와 높아진 민족적 자부심, 그리고 위기 감. 1990년대 이후 출생한 중국 청년 세대는 중국이 부상하던 시기에 성장한 세대다. 이들이 성장하던 시기에 중국은 연 10%가량 고속 성장 을 구가하였다. 이들 세대는 베이징 올림픽(2008), 상하이 엑스포(2010) 를 경험하였고, 2008년에 미국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중국은 예외적 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았다. 또한 베이징 올림픽 성화 봉송 방해 사 건, 미중 갈등 등 서구의 대중국 비판과 중국 봉쇄 정책 등을 경험한 세 대이다.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세계 강국이 된 데에 강한 민족적 자부 심을 지니는 한편, 미국과 서구가 중국을 비판하고, 심지어 봉쇄하려고 한다고 여기면서, 서구와 미국에 강한 반감을 지닌 세대이다. 이들 청년 세대가 지닌 높은 민족적 자부심은, 이들 세대가 궈차오의 주도 세력이 되는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그런데 중국 청년 세대가 이런 높은 민족적 자부심을 품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미중 대립 등의 국제질서 변화와 무 역 환경의 변화는 중국공산당만이 아니라 이들 세대에게도 위기의식을 불러왔다. 중국의 발전과 성취에 자부심이 클수록 그러한 자부심이 무 너지는 것을 경계하고 우려하는 마음과 위기감도 크기 마련이다. 중국 395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청년 세대가 궈차오 주도 세력이 된 데는 이들 세대가 지닌 중국의 성취 에 대한 자부심과 함께 국제질서 변화로 인해 중국이 겪는 작금의 상황 에 대한 위기의식이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하고 있다. 넷째, 중국 정부의 전통 부흥 및 문화산업 발전 정책. 중국공산당은 후진타오 시대부터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에 관심을 쏟으면서 전통문 화 수호자이자 계승자로서 중국공산당의 정체성을 강조하였다. 후진타 오는 “중국 문화의 장점을 최대한 발굴하고, 조국의 전통문화를 체계적 으로 이해해야 한다”15라고 강조하였다. 문화 대국 건설을 국가 발전 전 략으로 채택하면서, 먼훙화(门洪华)의 언급대로, “중국 소프트 파워에 관 한 논의는 사실 중국 전통문화를 현대화 할 것인지의 문제”라면서, “전 통문화를 발전시키는 것을 국가 전략과 국가의 기본 정책 차원으로 수 준으로 높여야 한다”16라고 보는 인식이 확산하였다. 후진타오 시대에 이어 시진핑 시대에도 중국공산당은 전통문화 부흥을 문화강국 건설 전 략의 하나로서 국가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였다. 또한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서 새로운 정책을 수립하였다. 16차 당대 회(2002) 보고에서 처음으로 문화사업과 문화산업을 분리하면서, 중국 은 문화와 문화산업 발전에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고 시진 핑 시대에는 ‘문화 자신’이라는 개념과 더불어 문화강국 건설을 더욱 강 조하였다. 19차 당대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높은 문화 자신감이 없으면, 문화의 번영이 없다면서 5천 년 문명과 역사에서 배태된 중화 우수 전 15 16 396 胡锦涛, 「高举中国社会主义伟大旗帜为争取全面建设小康社会新胜利而奋斗-在中国共 产党第十七次全国代表大会上的报告」, 『人民日报』 2007年 10月 25日 第1版. 门洪华, 「中国软实力评估报告」, 『国际视察』 2007年 第3期, p. 43.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통문화에 바탕을 두고 중국 특색 사회주의 문화건설을 강조하였다. 또 한 문화사업과 문화사업 체질 개선과 확고한 발전 방안 추진을 강조하 였는데, 이러한 방침은 20차 당대회 보고에서도 이어졌다. 20차 당대회 에서 시진핑은 문화 자신감을 높이고, 문화강국 건설을 강조하면서, 국 가문화의 디지털화 전략을 실시하고, 문화 체제 개혁을 강조하였다. 특 히 중국 담론, 중국 서사 체계, 중국 이야기, 중국 목소리의 전파를 강 조하였다. 특히 중국공산당은 2017년, 2025년까지 중국 특색(中国特色) 과 중국 스타일(中国风格), 중국 색채(中国气派)가 담긴 문화 제품을 더 욱 풍부하게 제작하여 문화적 각성과 문화적 자신을 더욱 배가하고, 국 가 소프트파워의 토대를 더욱 튼튼히 하여, 중국 문화의 글로벌 영향력 을 명시적으로 향상시킨다는 목표를 설정하였다.17 이런 정책적 후원 속 에서 중국 문화와 문화산업 시장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인다. 2015년부 터 2019년 사이에 중국 문화 및 상관 산업 증가치는 2.7만억 위안에서 4.4만억 위안으로 증가하였고, 연평균 증가 속도는 약 13%였다.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과거 같은 기간 대비 3.95%에서 4.5%로 높아졌다.18 이러한 중국 정부의 전통문화 부흥 정책, 그리고 문화산업 발전 정책은 중국 사회에서 전통문화에 관한 관심이 중국 전체로 확산 하는 데 이바지했다. 다섯째, 중국 기업 비즈니스의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 및 중국 제품 의 수준 향상. 스포츠 용품 기업 리닝이 ‘중국 리닝’이라는 브랜드를 새 로 출시하여 궈차오 열풍을 일으켰듯이, 중국 기업은 민간의 궈차오 열 17 18 中共中央办公厅, 国务院办公厅, 「关於实施中华优秀传统文化传承发展工程的意见」. 「十四五文化产业发展规划」 p. 4, https://www.gov.cn/gongbao/content/2022/ content_5707278.htm. 397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풍을 새로운 비즈니스 계기로 활용하고 있다. 2018년 5월 테무는 중국 브랜드 날을 맞아서 ‘중국 제품 + 전통문화 + 청년(国货+传统文化+年轻 人)’이란 이름을 내걸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여 전략적으로 ‘궈차오 행 동’이라는 특별 세일 행사를 벌였다. 웨이보에서 이 ‘궈차오 행동’은 관 련 토론 수가 313.6만 회에 이르렀다.19 이 밖에도 심지어 펩시콜라마저 도 궈차오를 활용한 한정판을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 중국 언론과 학계에서는 궈차오가 2022-24년에 이르러 새로운 단 계의 궈차오에 이르렀다고 분석한다. 그 새로운 단계에 대한 표현은 다 르다. 어떤 이는 현재의 궈차오를 궈차오 3.0이라 부르고, 어떤 이는 초 기의 궈차오와 구별하여 새로운 궈차오(新国潮)라고 부르기도 한다. 아 예 상품 소비 트렌드로서 궈차오와 구별하여 문화 트렌드를 아우른 전 방위적 중국 전통문화 부흥 열풍이라는 광범위한 사회 문화 현상으로 지칭하면서 궈펑(国风)이라고 부르기도 한다.20 2023-24년을 기점으로 궈차오가 새로운 단계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데는 두 가지 배경이 주로 작용한다. 하나는 궈차오가 단순 제품을 넘어서 문화와 일 상생활, 취미생활 등까지 확장한 점이다. 실물 위주의 궈차오 소비에서 비실물로 확산한 것이다.21 다른 하나는 중국 전통문화 요소와 첨단 과 학기술이 결합하여 수준 높은 궈차오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면서 중국 문 화산업 경쟁력 향상에 하나의 동력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19 20 21 398 曾一果 , 梁思璇 , 「再造传统 :Z 世代的 ‘新国潮 ’传播及其文化价値重构 」, 『编辑之友 』, 2024年 9期, p. 22. 이러한 구분에 대해서는 修明圆, 「国潮国风热:新时代传统文化传承发展的昌新表达与 实践探索」, 『福州党校学报』 2024年 第4期, pp. 56-57. 「国潮3.0时代, 情感 费站上‘风口’彰显文化自信」, 『文汇报』 2022年2月14日 第2版.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이렇게 새롭게 진화하여 사회 문화적 현상이 된 2024년 중국 궈차오 를 상징하는 문화 콘텐츠가 2023-24년 최고 흥행 궈차오 애니메이션 인 「장안 삼만리(长安三万里)」와 2024년 8월에 출시하여 세계적으로 인 기인 중국 최초 AAA게임 「검은 신화 : 오공(黑神话:悟空)」이다. 「장안 삼 만리」는 당나라 시대와 수도 장안을 화려한 그래픽으로 재현한 것도 일 품이고, 중국인들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교과서에서 배워서 중 국인이라면 거의 모두가 아는 시가 등장하여 중국인의 향수를 자극하는 전형적인 궈차오 콘텐츠다. 그런데 이 작품이 중국인만 즐기는 궈차오 에서 중국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확장할 수 있는 여지를 지니고 있다 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특히 당나라 문화와 이백의 시에 익숙한 한국과 일본에서는 더욱 그럴 가능성이 있다. 「장안 삼만리」가 지닌 강점은 중국 전통문화의 상징인 이백(李白)의 삶을 현대적 문제의식과 감각으로 그린 데 있다. 단순히 천재 시인 이백 의 생애와 작품을 소개하는 게 아니라 이백의 좌절과 방황, 고뇌를 다루 는데, 이를 현대적 감각을 지닌 보편적 이야기로 승화한 점이 특별하다. 당나라가 번성기를 지나 쇠퇴하던 시기가 이야기의 배경이다. 이 애니 메이션에서 신분과 가문을 중시하던 당시에 이백은 비범한 재주를 지녔 지만 상인 집안 출신이어서 당나라 문벌 사회에 진입하지 못한다. 그는 결국 정치의 길에서 전망을 발견하지 못한 채 현실에 순응하면서 고민 끝에 굴욕을 참고 데릴사위로 내키지 않는 삶을 산다. 이백의 뛰어난 재 주, 그리고 성공을 추구하는 삶이 당나라 현실의 장벽에 막혀서 이루지 못하는 현실을 다루었다. 이민족 침략으로 위기를 맞은 시기에, 당나라 장수이자 시인인 고적(高適)의 관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는 이백의 삶 을 시인이자 군인인 이백의 친구 고적의 삶과 대비하면서 이백의 자유 399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추구와 좌절을 더욱 부각한다. 이 애니메이션을 본 중국 네티즌들이 이 영화 속 비범한 재주를 지녔지만, 문벌 귀족사회 속에서 좌절하는 이백 의 모습에 공감하는 것도 이와 관련된다. 또한 여성이라는 이유로 고적 보다 더 빼어난 무술을 지녔지만 꿈을 펼치지 못하는 젠더 문제의식도 들어 있는 등, 중국 전통문화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현대적 감각과 문제 의식을 담고 있어서, 이야기도 새롭고 이백을 보는 관점도 새롭다. 미국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 서구 고전 이야기 원형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 석하는 것을 닮았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그래픽에서부터 내용에 이르 기까지 「장안 삼만리」는 궈차오 콘텐츠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도약할 가능성을 지녔다. 「장안 삼만리」가 애니메이션 궈차오 콘텐츠로서 글로벌 콘텐츠로서 의 가능성을 지녔다면, 「검은 신화:오공」은 중국 국내에서 소비하는 국 내용 궈차오 게임을 넘어 이미 글로벌 콘텐츠로 도약하였다. 「검은 신 화:오공」은 출시 3일 만에 1,00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하였고, 출 시 1개월 만에 스팀에서만 2천만 장이 판매되어 약 9억 6,1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블록버스터 히트작 반열에 올랐다.22 「검은 신화:오공」은 이야기 자체가 중국문화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게임 에서는 중국 고전 건축, 신화, 전통 복장, 수묵화 등의 그림, 그리고 유 교, 불교, 도교 사상까지 중국 전통문화를 집대성하였다. ‘중국적인 것’ 의 완결판이다. 중국에서 처음 나온 AAA게임이지만, 전 세계 게이머 가 높게 평가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적 인 대중문화 평점 집계 웹사이트인 ‘메타 크리틱’에서 평점은 81점이었 22 400 KOCCA, 「중국 콘텐츠 산업 동향」(2024년 19호), p. 6.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고, 비평 88개 중에서 부정적(negative)이라고 평가한 것은 없었다.23 게 이머 호평도를 보면, 영어권에서 93%, 독일어권에서 90%, 프랑스어권 에서 91%, 한국어권에서 88%, 러시아어권에서 89% 등을 기록하면서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24 중국은 이 게임이 중국문화를 배경으 로 하면서도 세계적으로 성공하였다는 점에서 고무되었다. 2024년 8월 24일 중국 외교부 마오닝 대변인은 이 게임은 중국문화의 매력을 반영 하는 중국 고전 문학 걸작 『서유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높이 평가 하였다. 중국에서는 「검은 신화:오공」이 게임에서 어떻게 중화의 우수한 전통문화를 실현할지에 대한 답을 내놓은 획기적 작품으로 평가하면서, 중국 철학사상을 게임에 넣었고, 게임하는 과정에서 중국을 체험하고 중국 전통문화의 깊은 의미를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25 지극 히 중국적인 게임으로 세계 시장에서 성공하여 중국 게임 산업에 이정 표를 세웠다는 것이다.26 이 게임에 배경으로 나온 시안과 산시성의 여 러 곳은 새로운 관광 특수를 맞을 정도다. 「검은 신화:오공」이 궈차오 콘텐츠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성공한 배경을 두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네 가지 이유를 들었다. ⅰ)언리얼 엔 진 기반의 고퀄리티 제작 ⅱ) 서유기라는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IP 를 다크 판타지 분위기로 재해석한 점 ⅲ) 세계적인 광고 대행사를 통한 글로벌 마케팅 ⅳ) 여러 플랫폼에 동시 제공하여 다양한 유저층을 확보 23 24 「‘오공’ 흥행 요인은 중국 정부의 개입?」, 『시사인』 2024.10.11.(890호). 李轩 , 「数字游戏赋能中华优秀传统文化两创的实践探索 -以 ‘黑神话 :悟空 ’为例 」, 『重 庆邮电大学学报(社会科学版)』网络首发论文. https://link.cnik.net/urlid/50.1180. C.2024.1059.002. 25 26 「‘黑神话:悟空大火’:中国文化惊艳世界」, 『淄博日报』 2024年 8月 23日 4판. 위와 같음. 401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하는 크로스 플랫폼 전략 등을 들었다. 한편, 이 게임의 인기 배경을 문 화 간 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분석하는 관점의 경우, ⅰ)시청각의 향연 이라고 할 수 있을 감각적 요인 ⅱ)중국 용과 손오공이 등장하는 문화적 상징 요인 ⅲ)수용국 언어에 맞춘 현지화와 중국화의 결합 ⅳ)진정한 몰 입감을 유발하는 기술적 상징 요인 ⅴ)게임의 본질인 재미있다는 평가 를 끌어낸 높은 놀이 재미(highly playable)를 지닌 게임 플레이 요소를 들기도 한다.27 이런 요소가 게임 「검은 신화:오공」을 중국 게임 산업에서 기념비적 인 작품이자 세계적인 흥행작으로 만들었지만, 게임 스토리 측면에서 「장안 삼만리」처럼 중국 전통 원형 이야기에 동시대적 감각을 입힌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게임은 손오공 이야기를 가져오지만, 익숙한 손오공 이야기를 새롭게 재현한다. 우선 이야기가 손오공이 천계에서 죽임을 당하고, 그의 후손이 6개의 정기를 찾아 손오공이 간 길을 나선 데서 시 작한다. 원래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불경을 가져온 뒤 천계에서 부처가 되고 이야기가 끝이 난다. 지극히 불교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게임 「검 은 신화:오공」에서 손오공은 천계에서 죽임을 당한다. 손오공이 다시 난 동을 부릴까 염려해서 죽인 것이다. 원래 불경을 가져오면 손오공의 머 리띠도 풀어 준다고 했지만, 그 약속을 지키지도 않은 채 손오공을 속박 한다. 원작 소설에서 천계는 부처님과 신선의 세계이지만 게임 「검은 신 화:오공」에서 천계는 억압적 세계다. 인간과 요괴가 사는 하계의 자유로 운 삶을 부정하고 마음대로 규율하며 하계 인간과 요괴를 핍박하고 그 27 402 Hengbo Mao, A Study on Cross-Cultural Communication Factors of Black Myth Wukong, Proceedings of the 2024 3r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Sciences and Humaties and Arts, htts://doi.org/10.2991/978-2-38476-259-0_73.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들의 삶과 생사를 좌지우지하는 억압의 상징이다. 손오공의 후손 천명 자는 손오공의 삶을 따라가 81가지 고난을 겪지만, 원래 소설처럼 천 계에서 부처의 삶을 누리지 않는다. 그는 그런 삶을 거부한 채 하계에 서 자유롭게 친구들과 사는 삶을 선택한다. 인간의 자유로운 삶이라는 차원에서 원전 『서유기』 이야기를 재구성한 것이다. 이렇게 보자면 「장 안 삼만리」처럼 중국 전통문화의 원형을 재현하면서 현재적 문제의식과 감각 차원에서 재구성한 점 역시 게임 「검은 신화:오공」이 중국 궈차오 콘텐츠 차원을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도약하는 한 요소라고 평가할 수 있다. 새로운 궈차오 단계를 상징하는 콘텐츠인 애니메이션 「장안 삼만 리」와 게임 「검은 신화:오공」은 궈차오가 단순히 소비자 애국주의나 문 화 보수주의를 넘어 글로벌 콘텐츠로 전환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2. 청년 세대의 두 초상 : 애국주의 청년과 ‘역사의 쓰레기 시간’ 속 청년 이른바 중국 굴기 이후 중국 청년 세대는 중국 사회와 문화현상을 이해하고 중국 미래를 예측할 때 늘 관심과 연구의 초점이었다. 흔히 ‘포스트 90(90后)’, 혹은 ‘포스트 95(95后)’ 세대가 그러한데, 이들 세대가 관심의 초점이 된 데는 이들이 1990년대에 출생하여 성장한 시기가 중 국이 굴기하던 시기이기도 해서이다. 이들 세대의 성장 환경이 다른 세 대와 다른 점이 작용한 것이다. 이들 세대는 한 자녀 정책 세대이자, 인 터넷 세대, 디지털 세대, 글로벌 세대, 중국 부흥 세대, 애국주의 교육 세대, 중국몽 세대이다. 물론 이들 세대가 성장 환경만으로 관심의 초점 이 된 건 아니다. 이들 세대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이들 403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세대가 강한 애국주의 성향을 지녀서이다. 이들 세대가 애국주의 성향을 지닌 데는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 용하고 있다. △장쩌민 시대 이후 중국공산당과 중국 정부의 애국주의 교육 강화 정책 △시진핑 시대의 애국주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인간 (新人) 양성 정책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중국과 서구 사이 갈등과 대립 심화 △홍콩과 타이완 문제의 심화 △중국의 성장과 국력 증대에 따른 민족 자부심 상승 △동호회와 SNS 등 인터넷 및 디지털 문화의 확산 △ 중산층 부모의 한 자녀라는 출신 배경 △취업난과 실업난, 그리고 치열 한 경쟁에 따른 사회적 불만의 배출구로서 배타적 애국주의 정서 △공 청단의 애국주의 활동 강화 등이다. 이들 세대의 애국주의는 주로 인터넷과 사이버 공간에서 표출되는 것이 특징인데, 이 때문에 이들의 애국주의를 네티즌 민족주의의 일환 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들의 애국주의는 1990년부터 몇 단계 다른 이름으로 출현하였다.28 ‘분노하는 청년(愤怒青年)’이란 이름의 애국주 의 흐름은 1990년대 말에 등장하여 2000년대에 주로 활발했고, 특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절정을 이루었다. 이 흐름은 취업난, 소득 격 차 등 사회, 경제적 모순의 심화 속에서 인터넷 공간에서 사회현상에 대 한 불만을 표출하는 한편, 대외적인 국제 사건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출 하고 외국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사이버 공격을 가하기도 했다. 2009년 6월 9일, 이른바 ‘6.9성전’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된 한국 그룹 슈퍼주니 어 홈페이지 사이버 공격이 대표적이다.29 28 丁小文, 「中国网络民族主义发展分析和引导策略」, 『北京青年硏究』 2019年 第3期, pp. 53-60. 29 404 Lijun Yang, Yongnian Zheng, ‘Fen Qings (Angry Youth) in Contemporary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한편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에는 ‘쯔간우(自干五)’라는 애국주의 흐 름이 등장하였다. 중국을 비판하는 해외 언론 및 여론에 맞서서 중국공 산당과 중국 정부 입장을 옹호하고 선전하는 한편, 해외 언론과 네티즌 을 상대로 극단적인 배타적 공격을 가했다. 그리고 2016년 이후에는 주 로 2000년대 이후 출생한 청년이 참여하는 ‘샤오펀훙(小粉红)’이 등장하 였다. 이들은 한중 문화갈등을 촉발한 당사자이기도 하다. 중국에 강한 자부심을 지니고, 애국주의를 바탕으로 국가 수호자를 자처한 점에서 다른 흐름보다 강한 애국주의 경향을 보였다. 이들은 중국의 발전 전략 에 대한 공감과 강한 반서구, 반미국 의식을 바탕으로 중국을 봉쇄하려 는 서구와 미국에 맞서 중국을 내가 지키겠다는 중국 수호자 이미지로 그들의 애국주의를 표현하였다. 아이돌 문화, 팬클럽 문화에 익숙한 이 들은 팬클럽 방식으로 서로 결합하여 결속력이 강할 뿐만 아니라 행동 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이다. 아이돌 팬클럽처럼 중국을 ‘중국 오빠(阿中 哥)’’라고 부르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애국주의가 팬덤화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서 이들의 애국주의를 팬클럽 애국주의(饭圈爱国主义)라고 부르기도 한다.30 이들은 또한 중국 전통에도 관심이 많아서 2004년 이 후 중국 전통 복장 ‘한푸(汉服)’ 입기 유행을 주도한다.31 이렇게 1990년대 이후 이어지는 청년 세대의 애국주의 흐름에서 보 면, 왜 중국 청년 세대가 2018년을 시점으로 본격화된 궈차오를 주도하 China’, Contemporary China, 21:76, p.639. 30 31 류하이롱 편저, 김태연, 이현정, 홍주연 옮김, 『아이돌이 된 국가』(서울:2022, 갈무리), pp. 85-124. 韩星, 「当代汉服复兴运动的文化反思」, 『内蒙古大学艺术学院学报』 2012年第4期, pp. 38-45 참조 405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다양한 배경과 흐름으로 2000년대 이후 중국 사회에 이름을 달리하면서 등장한 여러 청년 애국주의 흐름이 미중 대 립의 격화, 화웨이 규제, 서구의 위구르 면화 수입 금지 등의 조치 등의 계기를 맞아 소비자 애국주의 운동으로 발현한 것이다. 그리고 2023년, 2024년에 이르러 그들의 애국주의가 공산품 소비 운동에 머무르지 않 고, 중국 전통문화를 비롯한 중국 문화와 중국 문화콘텐츠를 즐기고 소 비하는 문화 궈차오로 발현되고 있다. 이렇게 보자면 중국 청년 세대의 문화 궈차오는 크게 보면 2000년대 이후 이어진 애국주의 흐름의 연장 선에 있다. 궈차오로 표출되는 “소비자 민족주의는 중국 민족주의의 중 요 구성 요소”가 된 것이다.32 중국 청년 세대가 보여주는 이런 애국주의에 중국 정부와 지도자는 각별한 관심을 보인다. 시진핑 주석은 2016년 12월 7일 전국 고등교육 사상정치공작 회의(全国高敎思政工作会议)에서 처음으로 ‘포스트 95’ 청 년을 높이 평가하면서, ‘사랑스럽고, 믿음직하며, 유망한 세대(可爱, 可 信, 可为的一代)’라고 표현하였다. 이런 긍정적 평가는 이들 청년 세대가 궈차오를 주도하는 것을 두고서도 이어진다. 이들 청년 세대는 중국 경 제가 발전하면서 문화적 자신감을 지니고 있고, 이것이 궈차오로 나타 났다고 본다. 그래서 시진핑 주석과 중국공산당이 강조하는 문화적 자 신감(文化自信)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여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요컨 대, 궈차오의 유행을 중국 경제 실력과 문화 실력이 현저히 높아진 데서 연유하는 경제적인 동시에 문화적인 현상으로 규정하면서, 이를 궈차오 32 406 류하아롱 편저, 앞의 책, p. 63.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유행을 주도하는 청년 세대의 애국주의와 연결하는 것이다.33 2024년 5월 프랑스 파리 거리에서 중국 청년 여성이 한푸를 입고 중국 전통 악 기를 연주하는 것을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CCTV 등 중국 언론이 ‘포 스트 95’ 청년 세대가 중국 문화의 매력을 프랑스 거리에서 선보였다고 크게 보도하여, 중국 사회에서 크게 화제가 된 것도, 이런 맥락이다.34 물론 중국문화에 대한 자신감과 궈차오 소비 사이의 상관도를 추적한 연구를 보면, 청년 세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그 상관도가 높다는 점에 서, 이러한 판단이 궈차오 주역인 청년 세대를 이데올로기 차원에서 정 치적으로 전유한 것이기도 하지만, 일정 정도 사실에도 부합한 의미 부 여이기도 하다.35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궈차오가 시진핑 시대 중국공산당 및 중국 정부와 중국 청년을 연결하는 고리이며, 중국공산당이 궈차오란 이름으 로 청년 세대를 호명하는 것에 중국 청년 역시 호응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적어도 중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전통문화에 자부 심을 느끼며, 일상생활과 문화, 여행, 그리고 상품 소비 등에서 중국 색 채가 담긴 ‘중국적인 것’을 선호하는 차원에서 보자면, 중국 청년 세대의 정체성을 두고 중국 정부가 중국문화에 자신감을 지닌 애국주의 세대라 고 호명하는 것은 타당한 근거가 있다. 애국주의는 시진핑 시대 대표적 인 관방 이데올로기인데, 궈차오 청년이 그런 관방 이데올로기에 자발 33 宋圣寒, 刘欣, 董天琛, 「国潮热引领文化自信下的新风尚」, 『文化产业』 2024年第8期, pp. 148, 150. 34 35 「法国街头, 古筝女孩展示中国传统之美」,『新华社』 2024 年 5 月 6 日. http://www. news.cn/world/20240506/ea1abb01784d4a9886738db4f257b5a1/c.html. 姚官丽, 「 费者中国文化自信对新国货购买意愿的影响」, 『武汉冶金管理干部学院学报』 第34卷第1期(2024年3月), pp. 4, 7. 407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하지만 2024년 시진핑 시대 청년 세대에게 궈차오 유행을 주도하 는 애국주의 청년이라는 정체성과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모습 이 동전의 한쪽 면이라면 다른 쪽에는 취업난과 실업, 그리고 가혹한 노 동 착취와 경쟁의 압박으로 인해 좌절하고 절망하는 청년 세대의 모습 이 있다. 2024년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역사의 쓰레기 시 간(历史的垃圾时间)’이라는 말이 유행하였다. 이 말은 2023년 9월 광저우 언론인 후원후이(胡文辉)가 「역사의 쓰레기 시간, 문화의 긴 휴가 시간(历 史的垃圾时间, 文化的悠长假期)」이란 글을 올리면서 퍼지기 시작하였다. 마 치 소련 연방이 붕괴하기 이전 시기처럼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으며, 스 포츠 경기의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처럼 노력하거나 몸부림치더라 도 결과를 바꾸거나 어찌할 수 없는 무의미한 시간일 뿐이라고 현재 중 국 현실을 비판한 것이다. ‘역사의 쓰레기 시간’이란 말이 특히 청년 사 이에서 유행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들이 중국 현실을 절망적으로 보며, 출구와 미래가 없다고 여긴다는 하나의 증거다. 중국 청년 사이에 ‘역사의 쓰레기 시간’이라는 말이 유행하는 2024년 중국 현실이 위기인 이유는, 전망도 출구도 없고 노력한다고 바뀔 가능 성도 없으니까 그저 나머지 시간을 무료할지라도 그대로 즐기자는 이런 생각이 중국 청년 사회에서 2024년에 처음 등장한 게 아니라는 점 때문 이다. 코로나 유행 이후 중국 청년 사이에 이와 유사한 신조어, 유행어 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 탕핑(躺平), 네이쥐앤(内卷), 죽음 문화(丧文化), 45도인생(45度人生), 45도청년(45度青年), 느린 취업(慢就业), 쿵이지 문학 (孔乙己文学), 전업자녀(专业子女), 불계청년(佛系青年), 다꿍런(打工人) 등 이 그렇다. 중국 청년 세대가 직면한 취업난과 실업, 가혹한 경쟁 속 착 408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취와 탈진, 취업과 일 스트레스 등의 문제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중 국 현실이 이런 신조어, 유행어를 계속 낳고 있다. 그런가 하면 환자복 을 입고 돌아다니거나 모여서 퍼포먼스를 하는 게 유행하고 관련 영상 이 큰 인기를 누렸다. 또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청년이 목숨을 끊기 도 하고, 다수를 상대로 한 ‘묻지마 범죄’를 범하는 새로운 사회 불안 현 상도 속출하고 있다.36 물론 이런 무차별 살상 사건을 벌이는 사람이 모 두 청년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무직과 실직자, 비정규직 노동자, 투자 실패자들이 다수이다. 삶의 위기에 처한 사회적 약자들이다.37 2024년 중국 사회에 등장한 또 다른 암울한 신조어로 이른바 ‘다섯 가지를 잃은 사람들(五失人员)’란 말이 있다. 투자에 실패한 사람(投资失败人员), 삶의 의욕을 잃은 사람(生活失意人员), 심리적으로 무너진 사람(心理失衡人员), 인간관계에서 실패한 사람(关系失和人员), 정신적으로 안정을 잃은 사람 (情神失伤人员)이 그들이다. 이들 ‘다섯 가지를 잃은 사람들’이 무차별 범 죄를 벌이는 일이 2024년 중국 사회에서 크게 늘었다. 중국공산당도 이런 사회 상황이, 특히 청년의 실업과 취업난이 지닌 폭발력을 의식하여 20기 3중전회에서 중국 사회 청년 문제를 ‘구조적 취업 문제’로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처를 정책 방향으로 삼았지만, 여전 히 해결의 실마리나 개선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또한 최근 무차별 살 상 범죄가 빈발하자 예방 관찰 활동과 엄격한 사회 안전 관리를 내세우 36 이도성, “줄무늬 환자복 입고 방방곡곡..중국서 ‘정신 나간 여행’ 유행 이유는,” JTBC 2024.10.04,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17493(2024년 11월 10일 검색). 37 박현숙, “무차별 차량 돌진 칼부림..다크나이트가 된 중국몽,” 『한겨레21』 2024.11.17. https://h21.hani.co.kr/arti/world/world_general/56390. html(2024년 11월 10일 검색). 409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고 있다. 중국은 2024년 초부터 파출소와 거주지역( 区), 직장별로, 학 업을 중단하고, 범죄에 가담한 적이 있고, 부모 등의 보호를 받지 못하 고, 취업을 못한 청소년과 청년에 대한 조사에 나선 데 이어, 배우자나 자녀가 없고, 일이나 안정적 수입원이 없고, 정상적 교류가 없고, 집이 없는, 이른바 ‘네 가지가 없는 사람’,38 ‘다섯 가지를 잃은 사람’들에 대한 조사를 벌이는 ‘4무 5실 인원 일제 조사(四无五失人员排査)’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이러한 대응은 근본 처방이 되지 못한 채 오히 려 주민 통제와 감시만 강화할 뿐으로, 더 큰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 무 엇보다 이런 ‘네 가지가 없는 인원’이니 ‘다섯 가지를 잃은 사람’이니 하 는 규정이 중국 경찰의 자의적인 규정이어서, 인권 침해만이 아니라 사 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부추기는 효과를 내면서, 장기적으 로 사회 안정을 해칠 수 있다. 더구나 2024년 가을부터 지역별로 ‘4무 5실’ 인원에 대한 조사에 나서면서 인터넷과 사회관계망 등에서는 ‘4무’, ‘5실’ 등에 대한 규정이 자의적이라는 점, 그런 사회적 약자를 잠재적 범 죄자 취급하는 게 맞는지 등을 비판하는 한편, 나아가 그들이야말로 ‘무 산계급’이어서 보호받아야 할 사람이라는 등의 여론이 비등하였다.39 서 평을 주로 하는 네티즌 아이디 웨이저우(维舟)가, 가장 위험한 것은 ‘4무 5실’에 놓인 사람들이 아니라, ‘정상’의 기준을 자의적으로 설정하여 이 들 사회적 약자를 비정상인으로 만들고,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게 아니 라 배제하는 중국 정부의 통제 논리라고 비판하는 것처럼, ‘4무 5실’ 인 38 39 410 ‘4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그래서 4무가 어떤 사람을 지칭하는지를 두고 그 자의적 기준 때문에 중국에서도 논란이 되고 있다. 「四无人员究竟是什麽 ? 网友热议不断 , 区检査统计 , 咋回事 ?」, 『网易 』, https:// www.163.com/dy/article/JC5NURK80553D36Y.html(2024년 11월 26일 검색).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원 일제 조사가 오히려 사회적 여론을 악화시키고 있다.40 2024년 중국 사회는 미중 대립의 심화와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해서 경제적으로, 사회 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고 위기에 놓인 사람이 많아지면서 불만이 누 적되는 가운데 사회의 불안 정도가 예전보다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실업 청년, 취업난 청년을 비롯하여 사회적 약자를 중심으로 중국 현실에 대한 불만과 분노가 쌓이고 있는 게 2024년 현실이지만, 이러한 불만과 분노가 주로 우발적이고 개인적인 범죄 형태나 자조 또는 자학 의 형태로 그 불만이 표출되는 게 주요 양상이고, 집단적이고 조직적인 저항과 반발의 움직임은 뚜렷하지 않다. 청년 세대의 경우는, 불계청년 (佛系青年)과 상향열(上香熱)이라는 신조어, 그리고 귀농하여 평화로운 시 골 삶을 즐기려는 청년들이 늘어나는 현상이41 말해주듯이, 종교로 귀의 하는 경향을 보이거나42 자신을 루쉰 소설 속 쿵이지에 비유하는 등 자 조, 자학의 형태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 물론 탕핑이나 사회적 불만을 종교적으로 투사하는 것을 두고 자조나 자학이 아니라 중국 특유의 저 항 형식이라고 볼 수도 있다. 사회적 참여와 행동을 통해 주장과 불만을 표출하면서 저항하는 게 아니라 사회 참여 자체를 부정하고 거부하는 것이, 비유하면 유가적 저항보다는 도가적 저항 방식이 더 근본적인 저 항의 형식이라고 여기는 중국적 관념에서 볼 때는 그렇게 볼 수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중국과 중국문화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을 느껴 궈 40 维舟, 「真正危险的不是四无五失人群」, https://baijiahao.baidu.com/s?id=1815738 286120923255&wfr=spider&for=pc(2024년 11월 26일 검색). 41 성진우, “취업 포기하고 시골가요..MZ들 자발적 은퇴 뭐길래,” 『한국경제』 2024.10.03. https://v.daum.net/v/20241003115501158(2024년 11월 15일 검색). 42 유빙, “대두되는 중국 청년의 종교적 실천:네이쥐앤 하의 희망의 원리,” 현대중국학 회 2022년 가을 정기학술대표 발표집. 411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차오를 즐기는 청년과 ‘역사적 쓰레기 시간’ 속에서 취업난과 실업, 과잉 노동과 착취 속에서 불만을 지닌 청년 사이에는 접점이 없는 것으로 보 인다. 하지만 2000년 후반 ‘분노하는 청년’들이 그러하였듯이 이 두 흐 름이 서로 다른 기원을 지닌 애국주의/민족주의의 두 축을 이루면서 애 국주의/민족주의를 드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차 원에서 보더라도 출구 없는 현실에 대한 불만이 극단적 애국주의/민족 주의, 그리고 약자나 이방인, 다른 국민과 민족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로 표출되기도 한다. 또한 정치적으로 포퓰리즘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중 국 현실에 불만을 지닌 청년들은 미중 대립 속에서 그들의 불만을 반중 국 공산당보다는 반서구, 반미국 애국주의/민족주의를 통해 표출할 수 있다. 중국 경제가 위기에 놓이고, 자신 삶이 불행한 원인을 미국이나 서구의 중국 봉쇄 정책에서 그 원인을 찾으면서, 배타적 애국주의/민족 주의로 불만을 투사할 수 있다. 웨이보 등에서 중국 사회에서 늘어나는 ‘다섯 가지를 잃은 사람’을 ‘다섯 가지를 잃은 사람의 의화단(五失人员义和 团)’에 비유하면서 이들이 극단적 혐오와 극단적 배외주의에 빠질 수 있 고, 포퓰리즘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은 이런 배경에서다.43 이런 차원에서 보자면 중국 청년의 애국주의/민족주의 정서를 좀 더 폭넓게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중국에서 유행하는 중국 청년의 애국주 의/민족주의는 중국에 자부심을 느껴서 생긴 조증(燥症) 애국주의/민족 주의와 이와 반대로 중국에 불만을 느껴서 생긴 울증(鬱症) 애국주의/민 족주의가 각기 다른 기원을 가진 채 발생하여 서로 상승 작용하고 있다. 43 412 「百忍」웨이보 게시물, https://weibo.com/1257000310/5085676779865837(2024년 10월 20일 검색). Ⅲ. 2024년 주요 사회 문화 동향 물론, 지금 상황으로 보자면, 중국 전통문화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전통 문화에 자부심을 느끼며, 일상생활과 문화에서 ‘중국적인 것’을 선호하 는 차원에서 발원하는 중국 청년 세대의 궈차오 애국주의/민족주의는 중국 정부가 규정하는 중국 문화에 자신감을 지닌 애국주의/민족주의 세대라는 호명에 부합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런 궈차오 청년과 중국 공산당 사이에 균열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궈차오를 매개로 청년 세대와 중국공산당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지만, 청년 세대를 궈차오로 이끈 동력과 조건에 변화가 일어난다면 균열이 일어날 수 있다. 예를 들 어 궈차오 애국주의의 가장 강력한 배경은, 소비 현상으로서 궈차오 경 우, 가성비이며, 문화현상으로서 궈차오의 경우, 현재 중국 및 중국 전 통문화에 대해서 느끼는 자부심이다. 그런데 이런 궈차오의 유인 요인 이 지속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느끼는 자부심이 충족되지 않거나 무너 지는 순간이 올 경우, 그들은 실망감과 좌절 속에서 애국주의/민족주의 칼날이 이제는 중국공산당을 향할 수도 있다. 울증 애국주의/민족주의 청년의 경우도, 이들의 절망감과 출구와 미 래 없는 현실이 계속되더라도 애국주의/민족주의 틀 속에서 반미국, 반 서구 정서에 젖어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극단주의나 포퓰리즘, 또는 과거 마오쩌둥 사회주의 시대의 유혹에 쏠리면서 중국공산당을 곤혹스 럽게 할 수 있다. 중국 청년 사이에서 마오주의가 다시 서서히 고개를 드는 것은 그런 조짐이다. 중국 청년 세대를 볼 때, 궈차오 청년이나 ‘역사의 쓰레기 시간’ 속 청년 이 두 가지로 유형 짓는 것은 당연히 문제가 있다. 중국에서도 탕 핑 등으로 표출되는 중국 청년의 현실 인식이 그 실체가 없고, 중국 청 413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년의 보편적인 현상인지에 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는 분석도 있다.44 그 런가 하면, 청년을 출생 시기 등을 기준으로 하나로 묶는 것이 원천적 으로 지닌 문제, 그리고 청년 세대도 가정 배경, 출신, 학력 등에 따라 다른 현실에서 이를 세대론 차원에서 하나로 보는 청년 담론도 위험성 이 있다. 궈차오 청년, 애국 청년도 있고, 신세대 농민공 청년 등 이른 바 ‘저층 청년’, ‘싼허(三和) 청년’도 있다. 결국, 2024년 시진핑 시대 청 년 세대는 오늘 중국 사회만큼 여러 차원으로 분화하고 있다. 그런 까닭 에 ‘포스트 90’ 청년을 궈차오 애국주의 차원에서만 규정할 수는 없고, 그렇다고 주로 대학생 청년의 취업난만 강조하면서 시진핑 체제 최대 위협 집단으로만 규정할 수도 없다. 중국 현상에 대한 이해, 그리고 중 국 미래를 예측하는 차원에서 중국 청년 세대를 조금 더 계층적으로 나 누어 보고, 정치적, 경제적 차원과 더불어 문화적 차원까지 아울러 분 석하는 복합적인 시각과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한 것은, 이 때문이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중국 청년 세대는 빠르게 분화하고 있다. 그리고 2024년에 이르러 그 분화 흐름이 더욱 선명해지고 있다. 44 414 陈晨, 「当代中国青年躺平了吗?:基於调査数据的探索分析」, 『중국지식네트워크』 22권 22호(2023.12), p. 291. Ⅳ. 평가 및 `한국의 대응 전략 Ⅳ. 평가 및 `한국의 대응 전략 2024년도 중국 사회정책의 핵심은 취업난 해결, 노령화 대비 등 사 회복지 강화와 사회 안전망 확보를 위한 거버넌스 확립에 주안점이 놓 여 있다. 하지만 2024년 중국 사회는 장기적인 경제 불황으로 인해 사 회 불안이 높아졌고, 이것이 다수를 대상으로 한 무차별 범죄, 그리고 임금체불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중국공산당은 사회통 제를 강화하는 방법으로 대응하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거나 오히려 불만을 더 고조시키고 있다. 중국 경제가 호전되지 않는 한, 2024년의 이러한 추세는 2025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 2024년 문화 정책의 경우는 2035년 문화강국 건설이라는 목표를 향 한 문화 체제 개혁 지속 및 심화, 문화의 디지털화, 문화산업 발전, 그 리고 전통문화 부흥, 중국문화의 해외 진출 지원 등이 정책의 큰 방향이 었다. 이러한 정책은 시진핑 시대 이후 지속된 정책 흐름이다. 아울러, 시진핑 문화사상을 부각하면서, 이를 문화강국 건설과 연결하는 정책이 제시되었다. 중국이 시진핑의 권위를 전방위적으로 확립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 하겠다. 2024년 사회 문화 동향 가운데 주목할 만한 점은 청년 세대의 현실 이다. 한편으로는 궈차오라는 애국주의 소비, 애국주의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주역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실업과 취업난 속에서 지금 중국 현실에 절망하는 세대이다. 이들 세대에서 애국주의/민족주의 압 력이 높아지고 있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중국에 대한 자부심과 미중 대 립에 따른 위기의식, 그리고 현실에 대한 불만 등에서 잉태하는 애국주 415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의/민족주의 정서가 청년세대에 퍼지는 점은 향후 중국에 이중의 압력 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으로는 중국공산당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어느 임계점에서는 중국공산당의 실정을 비판하는 방향으로 전화될 수도 있다. 특히 중국 경제 위기가 계속된다 면, 후자의 압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문화의 동향을 보면, 중국적인 특징, 중국 전통 색채를 지닌 콘텐츠, 애국주의/민족주의 영화와 드라마가 흥행하고, 여행과 문화 활동에서 도 중국 전통적인 것을 소비하는 경향이 지속하였다. 궈차오가 문화 트 렌드로 확대하는 것이 그 예로, 중국 사회 문화 전반에 문화 보수주의가 여전히 강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이런 중국문화와 중국 콘텐츠는 중 국 국내 시장에 갇힌 채 일종의 갈라파고스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어서, 그 한계가 뚜렷하다. 하지만, 몇몇 콘텐츠의 경우는 중국 국경을 넘어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것도 주목할 점이다. 크게 보면, 2024년 사회 문화 정책은 중국 대내적 정책이 주를 이 룬다. 하지만 문화 정책에서는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외적 내용이 들어 있다. 특히 중국이 추진하는 문화 대국 전략은 한국에 중장 기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며, 궈차오가 소비 트렌드에서 문화 트 렌드와 국가 정책으로 확산하고 진화하는 점은 우리 공산품과 문화 콘 텐츠가 중국 시장에 진출할 때 이를 고려하여 진출하는 대응 전략 수립 이 필요하다. 그런가 하면 중국이 전통문화 부흥을 추구하고 전통문화 를 배경으로 한 수준 높은 문화를 선보이기 시작한 점은 우리 문화와 문 화 콘텐츠의 대중국 진출은 물론이고 한중 문화 콘텐츠 교류 차원에서 도 우리의 새로운 대응 전략을 요청한다. 아울러, 2024년 중국 문화 정 책에서 중국문화와 인문 사회과학 등 지식 체계의 글로벌 전파를 강조 416 Ⅳ. 평가 및 `한국의 대응 전략 한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전통문화 기반의 중국문화를 세계에 전파 하려는 정책, 그리고 중국의 자주적 인문 사회과학 지식체계를 확립하 는 한편, 이를 세계에 전파하려는 정책은 중국문화와 중국 전통 지식의 영향이 큰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중국이 전통문화를 바탕으로 문화강국을 건설하고 인문 사회 과학 지식체계를 세계에 전파하려는 정책에서 한국은 그 일차적 대상이 될 수 있다. 전통문화와 인문 사회과학 지식체계 차원에서 보자면 한국 은 중국이 주요 전파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는 국가이다. 한중 두 나라 는 오랫동안 문화와 지식을 공유하고 상호 교류한 경험이 있고, 유사함 도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한국 문화의 정체 성에 대한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 그 정체성을 확고히 정립하는 게 필 요하다. 한국이 중국문화를 수용한 뒤 그것을 한국적인 것, 나아가 세 계적인 것과 결합하여 새롭게 창조한 한국 문화의 창조적 정체성에 관 한 인식을 분명히 하는 게 필요하다. 이는 근대 이전 시기 한국이 수용 한 중국문화의 영향을 모두 부정하면서 한국 문화의 ‘영향받지 않은 순 수성과 토종성’만을 강조하는 게 아니라 중국문화를 비롯한 외래문화의 영향과 수용을 바탕으로 한국 문화가 창조한 한국적 독자적 개성을 드 러내는 방향에서 한국 문화의 정체성을 수립하는 일이다. 그래야만 중 국이 한중 문화의 유사성을 앞세우면서 한국 문화를 중국문화의 흡수 결과로만 여기는 비합리적 공세에 호소력 있게 대응할 수 있고, 한국 문 화의 자존감을 잃지 않으면서 한중 문화 갈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중국이 인문 사회과학 지식체계의 글로벌 전파에 정책 중점을 두면 서 당분간 인문 사회과학 영역에서 교류와 협력을 크게 늘릴 걸로 예상 417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되고, 다양한 방법과 층위에서 매우 적극적이고 공세적으로 교류에 나 설 것이다. 중국적 지식체계를 전파하기 위해서 많은 한국 학자를 중국 에 초청할 것이고, 학문 교류를 비롯한 인문교류, 문화교류, 그리고 인 적 교류를 더욱 확대할 것이다. ‘중국식 현대화’ 노선에 맞춘 자주적 지 식체계 구축을 시도하고, 이를 전파하려는 인문 사회과학 차원의 중국 의 전략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중국이 추구하는 지식체계가 주로 서 구 근대 체계의 보편성을 비판하고, 그 한계를 지적하면서 중국적인 전 통 지식체계를 바탕으로 한 대안적 지식체계 수립을 목적한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서 서구 근대주 의 프레임으로 대응하는 것도 한 방법일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대응 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중국 인문 사회과학계가 추구하는 자주적 학문 체계 수립 시도가 서구 근대주의 보편성 프레임이 지닌 문제점을 넘어 서려는 차원에서 발원하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의 자주적 지식체계 추 구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점은 근현대 문명이 지닌 보편성을 무시하면 서 중국 전통 지식체계에 과잉 경도되어 그것을 무차별적으로 복원한다 는 점이다. 지식체계 측면에서 중국 특수주의 확립에 과잉 경도된 문제 점을 지니고 있다. 때문에, 우리의 대응 전략은 한국 지식사회가 축적한 근현대 보편 경험과 동아시아 국가로서 한국이 경험한 특수한 경험 자 원을 바탕으로 수립한 한국적 지식체계로 대응하는 것을 고민해 볼 필 요가 있다. 한국 근현대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전통과 근대, 보편과 특수 를 균형 있게 사고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 문명을 사고하는 지적 전략 을 통해 중국이 ‘중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추구하는 특수주의 지식체계 수립에 비판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한중 인문 교류 플랫폼의 정비도 필요하다. 중국은 체계적인 개념과 418 Ⅳ. 평가 및 `한국의 대응 전략 전략을 가지고 한중 인문교류에 나서지만, 우리의 경우 산발적이고 분 산되어 있다. 한중 인문포럼처럼, 한중 인문교류와 인문 포럼의 개념과 의미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하거나 전략적 사고가 없는 상태에서 이 루어지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 담당 기구 및 조직, 그리고 인적 쇄신 이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 각 부서로 나누어진 한중 인문교류 추진 기구 와 사업을 통괄할 조직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인적 교류에서는 청년 교류를 확대하되, 지금과 같은 여행과 단기적 체험 위주에서 벗어나 한중 청년이 세대론적 차원에서 공유하는 문제와 관심, 청년의 미래와 삶을 같이 고민하는 문제 중심의 교류로 교류를 심 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대학생 위주 청년 교류에서 벗어나 사회 부문 별, 직능별 청년 교류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2024년 중국 사회 문화 정세를 토대로, 문화산업에 강점을 지닌 우 리나라 입장에서 다방면의, 그리고 심층적 대응 전략이 필요한 부분은 소비 트렌드를 넘어 문화와 국가 정책으로 심화하고 진화하는 새로운 궈차오 현상이다. 중국 궈차오에 대한 한국의 대응 전략은 주로 애국 소 비에 대한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아울러 소비자 민족 주의 차원의 외국 제품 불매운동과 자국 제품 애용 운동이 오래 지속되 지 않은 과거 선례를 강조하면서 이를 단기적인 흐름으로 생각하기도 한다. 그리고 문화현상으로서 궈차오의 경우 주로 주선율이라고 불리는 애국주의 영화와 드라마에 초점을 두어 분석한다. 궈차오를 일시적이고 제한적이며, 시대착오적 애국주의로 규정하는 시각이 유행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주로 애국 소비를 비판하는 데 치중하면서, 궈차오에 대 한 체계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는 채 일반론 수준에서 대응 전략을 말하고 있다. 궈차오 소비를 주도하는 중국 청년 세대 트렌드를 이해하 419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고 여기에 맞춘 시장 진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거나 중국 기업과 다양한 협력을 고려할 것을 주문한다.45 그런가 하면, 세계적인 트렌드 에 민감한 중국 신세대들이 자신만의 멋과 개성을 나타낼 수 있도록 현 지 마케팅에 한국의 현대적 세련미를 추가해 중국 본토 브랜드와 차별 화하거나 중국 전통문화 요소를 가미한 궈차오 마케팅을 활용하여 중국 소비자와 문화적 동질감을 형성할 것, 중국 브랜드와 차원이 다른 프리 미엄급 제품을 개발할 것 등의 대응 전략을 제시한다.46 문화와 문화콘 텐츠 측면에서는 궈차오를 중국 청년 세대가 주도하고, 중국 전통문화 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주선율 애국주의 영화 등이 많아지면서 이것 이 역사 왜곡과 한중 문화 갈등을 유발할 수 있어서 이에 대한 대응책이 필요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47 하지만 궈차오가 소비 트렌드 차원에서 문화와 문화 콘텐츠로 확장 하는 현실에 주목하면 한국의 대응이 문화와 문화산업 차원으로까지 확 장하여 장기적 전략 차원에서 포괄적인 대응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궈차오 문화를 바라보는 관점 역시 애국주의 콘텐츠라는 차원만이 아니 라 중국 전통문화를 디지털과 AI 등과 결합하여 중국 특색과 동시에 현 대적 감각을 지닌 콘텐츠를 제작하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화 트렌드로서 궈차오에 대한 대응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우선 정책적 차원에서 보자면, 첫째는 한중 2차 FTA 협상에서 문화 콘텐츠 관련 내용을 장기적 시각 속에서 공세적 차원과 방어적 차원을 섬세하 420 45 손일선, “중국14억의 뜨거워진 애국 소비,” 『매일경제』, 2022.6.28. https://www. mk.co.kr/news/world/10366851. 46 한국무역협회 베이징지부, 「차이나마켓리포트」, 2020.07.20. p. 10. 47 KOCCA, 「중국콘텐츠 산업동향」, 2023년 12호, p. 14. Ⅳ. 평가 및 `한국의 대응 전략 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 우선 중국 문화 콘텐츠의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 는 점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한중 수교 이후 30년 동안 한국이 압 도적 우위를 보인 분야가 경제와 한류로 상징되는 넓은 의미의 문화다. 중국이 한류를 경계하면서 한한령을 쉽게 풀지 않는 것도 한국 문화 콘 텐츠와 중국 문화 콘텐츠 사이에 압도적인 경쟁력 차이가 있기 때문이 고, 반대로 우리가 한중 2차 FTA에서 한한령 폐지와 문화 시장 개방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하지만 중국 문화 콘텐츠가 빠 르게 성장하는 현실에서 과거처럼 한국 콘텐츠가 일방적으로 중국에 흘 러가는 일이 줄어들 수 있고, 미래에는 중국 콘텐츠가 과거보다 더 많 이 한국에 유입될 수 있다. 공산품에서 중국 알리, 테무, 쉬인이 한국에 진출하는 역류 현상이 일어나듯이, 단기간에 이루어질 일은 아니지만, 중국 콘텐츠, 특히 애니메이션과 게임, AI콘텐츠를 중심으로 장기적 시 각으로 볼 때 그럴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FTA 협상에서 관련 논의를 공세와 방어 차원을 동시에 고려하여 섬세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문화산업에 막대한 지원을 쏟는 현실을 면밀히 고려하여 관련 대응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둘째, 중국 전통문화를 활용한 콘텐츠가 궈차오 열기 속에서 다량으 로, 그것도 수준 높은 콘텐츠가 나올 가능성에 대비하여 세계 시장에서 중국 콘텐츠와 다른 한국 콘텐츠의 개성과 정체성을 수립하는 데 정부 와 민간이 공동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국 청년의 높은 민족적 자부심, 그리고 전통문화 선호로 인 해서 한중 사이에 동아시아 전통문화를 둘러싼 갈등이 상시적으로 일어 날 수 있다. 이에 따라 한중 문화갈등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돌발적인 사안을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갖출 필요가 있다. 유네스 421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코 문화유산 등재 등의 갈등 요소를 미리 발굴하여 선제적으로 대비할 필요가 있고, 민간의 갈등을 한중 정부가 공동 관리할 채널 확보도 필요 하다. 민간의 대응 차원에서는, 향후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콘텐츠 현지화를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궈차오를 중국 청년 세대가 주도하 지만, 현재 중국에서 궈차오가 주도적인 문화 현상이 된 현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한국적 특색을 지닌 수준 높은 한류 콘텐츠만이 아니라 중 국 현지화를 실현한 한류 콘텐츠도 동시에 제작할 필요가 있다. 한한령 속에서 한국 영화와 드라마가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것과 비교하여 토종 뮤지컬이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에서 흥행에 성공한 사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48 2022-23년 상하이 공연에서 티켓판매 1위를 기록한 「여 신이 보고 계셔(女 在看)」가 중국과 공동 제작한 작품이듯이, 한류 콘텐 츠 가운데 최근에 내용과 소재 선택, 그리고 소극장을 선호하는 경향 등 현지화 전략으로 한류 콘텐츠 가운데 가장 성공한 사례가 한국 뮤지컬 이다. 이러한 현지화 전략 속에서 2023년에 20여 편이 중국 시장에 진 출하여 흥행에 성공하였다. 현지화가 천편일률적으로 적용될 것은 아닌데, 현지화를 위한 기본 사고와 관련하여 한국 콘텐츠로서 중국 현지화 전략에 성공한 대표적 사례인 크로스 파이어 제작사인 스마일게이트 권혁빈 대표의 언급에 주 목할 필요가 있다. 권혁빈 대표는 (+) 현지화와 (-) 현지화가 동시에 필 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현지화에는 2가지가 있는데 현지 사용자들의 48 422 이재훈, “여전한 한한령에도..중 진출 활발한 한국 뮤지컬, 이유는?,” 『동아일보』, 2019.12.17.,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191217/98847772/1(검색일: 2024년 10월 11일). Ⅴ. 맺음말 기호에 맞도록 게임을 개선해서 콘텐츠의 가치를 올리기 위한 플러스 (+) 현지화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데 있어서 장애 요소를 없애기 위한 마이너스(-) 현지화가 있다”라면서, “2가지 현지화에 모두 똑같이 중점 을 두고 보이지 않는 부분의 현지화까지 진행한 것이 중국 시장에서 성 공의 큰 요인이었다”라고 말한다.49 권혁빈 대표의 언급은 한국 문화콘 텐츠가 우월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직수출하던 관행에서 중국 문화 소비 자의 취향과 문화적 트렌드에 맞게 어떻게 현지화할 것인지에 관한 참 고를 제공한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할 때, 중국 문화콘텐츠 에 비해서 한국 문화콘텐츠가 글로벌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우수한 것 은 사실이지만, 그런 우수함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지 못한다는 점 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Ⅴ. 맺음말 중국 부상 이후 중국인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중국의 성장에 민족 적 자부심을 느꼈다. 그런데 2024년에는 자부심의 한편에서 위기감이 피어나고 있다. 미중 경쟁은 여전하거나 더욱 심해지고, 중국 경제는 회 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서이다. 물론 중국공산당의 위기 대응 능 력에 믿음을 잃은 건 아니지만, 현재 국내외 사정이 낙관만 하기에는 어 49 장호, 고영희, “글로벌 히든챔피언 스마일게이트의 성공요인 분석: 크로스파이어를 중심으로,” 『전문경영인연구』, 18권 2호(통권 42호), 2015, p. 25. 423 2024 사회 문화 동향 : 사회 문화 정책, 궈차오(国潮)의 진화, 그리고 청년 세대의 두 초상 둡다. 중국 사회와 문화는 코로나19 유행 이후 통제에서 벗어나서 점차 활력을 찾고 있지만, 중국인이 보는 장기적인 미래 전망은 밝지 않다. 한편에서는 중국 색채가 강한 문화와 문화콘텐츠를 애용하고 소비하는 궈차오가 유행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삶의 출구를 찾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의 무차별 범죄가 늘어나는 중국 사회 문화 현상의 밑바탕에는 중 국의 자부심과 위기감이 종이 한 장을 사이로 겹쳐 있다. 자부심과 위기 감이 동시에 상승 작용을 일으켜 애국주의/민족주의 흐름이 강해질 수 도 있고, 포퓰리즘이 강해질 수 있다. 내부의 문제를 외부에 투사하면 서 반서구, 반미국 등 폐쇄적 애국주의/민족주의 정서가 강해질 수도 있다. 물론 사회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민족적 자부심이 위기감에 자리 를 내줄 수도 있다. 이 보고서에서 기본적으로 자부심과 위기의식이 결 합하여 일어난 시진핑 시대 궈차오가 2024년에 소비 트렌드에서 국가 정책과 문화 트렌드로 진화하는 양상과 의미를 분석하고, 궈차오 주도 세력이자 2024년 경제 불황 속 중국을 상징하는 ‘역사의 쓰레기 시간’을 사는 청년 세대를 분석한 것은, 이런 중국 사회의 양면성에 주목하였기 때문이다. 이런 양면성을 보이는 2024년 변화한 새로운 중국 현실에 주 목하면서 한국의 치밀한 대응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424 참고문헌 [참고문헌] 류하이롱 편저, 김태연, 이현정, 홍주연 옮김, 『아이돌이 된 국가』, 갈무리, 2022. 성진우, “취업 포기하고 시골가요..M Z들 자발적 은퇴 뭐길래,” 『한 국경제』 2024.10.03. https://v.daum.net/v/20241003115501158. 손일선, “중국14억의 뜨거워진 애국 소비,” 『매경LUXMEN』,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부, 「차이나마켓리포트」 2020.07.20. , “중국14억의 뜨거워진 애국 소비,” 『매일경제』, 2022.6.28. https://www. mk.co.kr/news/world/10366851. 유빙, 「대두되는 중국 청년의 종교적 실천:네이쥐안 하의 희망의 원리」, 현대중국학 회 2022년 가을 정기학술대표 발표집.2022. 이도성, “줄무늬 환자복 입고 방방곡곡..중국서 ‘정신 나간 여행’ 유행 이유는,” JTBC 2024.10.04, https://news.jtbc.co.kr/article/NB12217493. 이욱연, 「포스트 사회주의 시대 중국 지성」, 서강대학교출판부, 2017. 이재훈, “여전한 한한령에도..중 진출 활발한 한국 뮤지컬, 이유는?,” 『동아 일보』, 2019.12.17., ht t p s://w w w.donga.com/ne w s/a r t icle/ all/20191217/98847772/1. 장호, 고영희, 「글로벌 히든챔피언 스마일게이트의 성공요인 분석: 크로스파이어를 중심으로」, 18권 2호(통권 42호),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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