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단 예시 1. 나에게는 인간관계가 내 삶 전체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중요한 자산이다. 남 들이 보기에 나는 매우 활동적이며 말도 많고 웃음도 많은 사교적인 사람으로 보일 것이다. 동아리, 집행부, 교회, 아르바이트, 봉사까지 쉴 틈 없이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있으 니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인간관계라는 거미줄에 걸려 아둥바둥대는 곤충같은 사람이다. 아무에게도 말 한 적은 없지만 솔직히 난 말하고 웃는 것이 다 귀찮다. 활동적인 사람처럼 보이려고 노력하 는 것도 인간관계의 끈이 끊어질까봐 두려워서 억지로 하는 것일 뿐이다. 나 스스로에 대해서 비웃고 싶은 또 하나의 모습은 페이스북 ‘좋아요’ 수에 집착한다는 것 이다. 힘들게, 억지로 일궈놓은 인간관계라는 밭에서 수확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남들에 게 ‘내 인간관계가 이 정도입니다!’라고 자랑하고 싶은 나를 보면, 내가 헛된 과시욕이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든다. 문단 예시 2. 대학에 입학하고 엄청난 자유 시간이 쏟아졌기 때문에 나는 요즘 나에 대해 고민하고 발견 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요즘 새롭게 발견한 ‘나’는 남에게서 독립하고 싶은 사람이다. 나는 남에게 기대거나 의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으며 나의 힘든 일을 공유하는 것도 꺼린다. 관계 에 구속당하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지방에 계신 부모님과 떨어져 있으면서 부모님과 나의 인생도 별개라 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이 내 인생을 살아주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후부터 나는 부모님이 하지 말라고 정해주셨던 것들도 일부러 직접 해보는 중이다. 정신적인 독립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부모님 외의 다른 친구들과의 관계에도 나는 의존하지 않는다. 재수생 때 나는 남과 나의 인생이 절대로 같을 수 없다는 것, 완전히 별개의 것임을 깊게 느꼈다. 재수할 때 알게 모르 게 의지했던 친구와 선생님들이 자신에게 더 잘 맞는 학원으로 떠났는데, 그때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급작스럽게 일이 진행되어 있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나는 남에게 내 속마음 을 보여주기보다는 나 혼자서 스스로 헤쳐나가는 강한 사람이 되는 것을 목표로 삼게 되었다. 문단 예시 3. 나의 19살은 ‘나’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해보고 고민해야 했던 때였다. 대학을 가기 위해 자기소개서를 써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자기소개서를 쓰려고 하니 첫 번째 문항 ‘자 신이 살아온 성장배경과 이것이 삶에 준 영향’에서부터 막혔다. 인생의 굴곡도 없었고 살면서 잊을 수 없는 사건도 없었고 도저히 막막하기만 했다. 그때 담임 선생님과 자기소개서를 계기로 나에 관한 이야기를 하게 되었다. 그 문항에 도저 히 쓸 것이 없다는 내게 선생님은 ‘말도 안 된다. 네가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네가 감추는 것이다’라고 하셨다. 그런데 그 말을 듣고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선생님과 헤 어지고 눈물에 대해 생각해 봤다. 내가 흘린 눈물은 아마 내가 감추고 있었던 무엇인가를 건 드렸기 때문이었다. 우리 가족이 살던 곳은 서울 변두리였다. 학교 쪽은 도시적인 느낌이었지만 우리 집은 시골 같은 농촌이었다. 농촌의 환경에서 사는 부모님의 모습, 내게 ‘해준 것이 없다’는 불만을 갖게 한 부모님에 대한 원망. 내가 숨기고 싶었던 것은 그것이었다. 문단 예시 4. 나는 활발하고 사교성이 좋아 보이는 성격이다. 그러나 사실 나는 소심하고 애정을 바라는 성격이다. 누군가에게 말로 드러내지는 않아도 속으로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하고, 타인을 신경 쓰느라 내 주장을 펴지 않고 숨기기도 한다. 겉으로 씩씩하고 밝아 보이는 나의 이면의 모습 은 이렇게 늘 남의 애정과 호감을 바라고 있었다. 무게 중심이 늘 타인에게 가 있다 보니 상대방이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나는 끊임없이 상처 받았다. 상처를 받으면서도 또 누군가 옆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바보같은 바람을 계속 가졌다. 이 성격 때문에 늘 진이 빠지고 힘들었다. 이런 내 모습을 들키지 않았으면 했고 남들처럼 조 금은 무심하게 쿨하게 살고 싶었다. 하지만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 성격이 없어지면 과연 ‘나’일까? 대답은 ‘그렇지 않 다’였다. 남을 늘 신경 쓰는 성격 덕분에 나는 사소한 만남에 기뻐했고,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나의 약함으로 인해 남의 결핍을 이해할 줄 알게 되었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