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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 사치아트(Saatchi Art) 선정 국내작가 경험을 중심으로 이진우 (경희대학교 문화예술경영연구소 학술연구교수)
초록
본 연구는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을 통한 신진미술가의 작품 가치화 과정에 관
한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본 논문은 부르디외의 문화자본론에 대한 이론적 탐구를
토대로, 사치아트란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의 사례연구를 진행했다. 본 연구는
사치아트에 의해 선별된 국내 작가 7인과의 인터뷰 내용을 주요 자료로 삼고, 해당
플랫폼에 대한 직접 관찰 및 다양한 이차자료의 문헌검토를 통해 부가적인 자료를
수집했다. 분석 결과, 사치아트는 큐레이션을 통해 선별된 작가의 작품 가치를 암
묵적으로 보증하고 인정함으로써, 해당 작가의 상징자본 형성에 기여하고 있음을
포착했다. 또한, 본고는 이 같은 작가의 상징자본 형성의 기저에는 해당 플랫폼의
창립자와 큐레이터가 축적한 상징자본의 보증이 위치함을 논하였다. 본 연구는 오
프라인 미술계 기반의 미술품 가치에 관한 기존 예술경영학적 논의를 온라인으로
확장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
주제어
온라인 미술시장, 미술품 가치화, 문화자본론, 사치아트, 신진 미술가
* 이 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B5A07093067)
I. 서 론
온라인 미술시장은 데이터를 집계하기 시작한 시기인 2013년부터 2017년도까지
가파른 성장세(약 20%)를 보였다(Hiscox, 2019; McAndrew, 2018). 하지만, 2018년
도 세계 미술시장 매출 감소에 상응하여 온라인 미술시장도 연간성장률(9.8%)이
둔화했고(Hiscox, 2019), 심지어 2019년에는 온라인 미술시장의 총매출이 2018년
대비 2% 정도 감소하였다(McAndrew, 2020). 한편 Hiscox(2020)의 보고서는 2019
의 성장률을 4%라고 보고하고 있다. 온라인 미술시장에 관한 Hiscox(2020)와
McAndrew(2020)의 보고서는 수치상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McAndrew의 집계
가 미술품뿐 아니라 골동품(Antiques)의 거래 내역을 포함하는 것에서 기인한다.
온라인 미술시장의 감소세는 해당 시장의 위기라기보단, 이 시장이 팽창 및 확산
기를 지나, 성숙기에 접어들었음을 시사한다(Lee & Lee, 2019).
하지만, 온라인을 통한 미술품 거래는 2020년을 기점으로 급성장의 국면을 맞이
할 것으로 보인다(Hiscox, 2020). 해당 시기에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의 영향
으로 인한 문화예술의 비대면 및 온라인 향유가 일반화되었고(한국문화관광연구원
코로나미래전략TF, 2020), 미술품 거래도 이 흐름에서 예외이진 않다. 예를 들어,
아트지(Artsy.net)란 이차 미술시장 중심(갤러리 단위로 참여)의 온라인 플랫폼은
2020년 코로나 19가 심각해진 이후, 그전과 비교하여 판매를 위한 작품 수가 3배
정도 증가했고 작품을 판매하기 위해 신규로 해당 플랫폼에 가입한 갤러리의 수가
대폭 증가했다고 보고하고 있다(Canvas, 2020). 온라인을 통한 미술품 경매의 경우
소더비, 크리스티, 필립스사의 2020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도보다 49% 감소했지만,
온라인을 통한 매출은 497% 증가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최선희, 2020).
온라인을 통한 미술계의 다양한 변화는 학계의 관심 및 분석이 요구되지만
(Alexander & Bowler, 2014), 특히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에 초점을 맞춘 선행
연구는 많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국외에서 해당 분야의 탐구는 카이어(Khaire,
2015)의 연구가 선도적이며, 이는 주로 미술품의 이차거래를 유도하는 온라인 플랫
폼들의 매개자 기능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최근, 한 연구진은 카이어 연구의 논점
을 일차거래를 유도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장하여, 온라인 미술시장의 사용자가
190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해당 플랫폼의 미술품 가치 생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분석을 진행하였다(Lee &
Lee, 2019). 국내에서는, 온라인 플랫폼의 비즈니스 모델의 유형화 연구(정종은,
2017)와 블록체인 기술의 미술시장 적용 가능성(문성림·안형준, 2019)에 관한 연
구 등이 선행되었다.
사실 온라인이란 환경은 신진 미술가1)에게 기존의 화상 및 갤러리와 같은 매개
인력을 거치지 않고, 소비자에게 자신의 작품을 노출하고 판매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였다. 온라인 통해 구현된 환경적 요인은 기존 미술시장 생태계에 정형화되어있
던 작가의 성장 궤적(Mclntyre, 2004)에 극명한 변화를 유발하고 있다. 그런데도 온
라인 미술 시장에서 신진 미술가에게 초점을 맞춘 연구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
다. 이에, 본 논문은 신진 미술가를 연구의 중심으로 여기고,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을 통해 어떻게 그들의 작품이 가치화되는지 알아보는 것에 그 목적이 있다.
본 연구는 작가의 작품 가치화 과정에 관한 탐구를 위해 부르디외(Bourdieu,
1986)의 문화 자본론에 주목했다. 부르디외(Bourdieu, 1986)는 사회구성원이 가질
수 있는 자본을 경제자본에만 한정하지 않고, 문화자본, 사회자본, 상징자본과 같은
새로운 형태의 자본을 제시하며 자본의 축적 정도에 따른 행위자 간의 계층적 구조
에 대하여 연구했다(최샛별, 2006; 현택수, 2003). 해당 개념을 토대로 한 미술계
관련 국내연구는 한국 미술계의 통시적 변화(신혜영, 2018; 전영백, 2009) 및 한 명
의 유명 컬렉터가 축적한 자본의 영향을 바탕으로 특정 예술가 집단의 정당화(이선
미, 2011)를 사회 구조적으로 분석한 것이 있다. 하지만, 신진 미술가의 자본형성
및 온라인의 환경적 맥락에서 문화자본론의 적용은 미진하다. 이에, 본 연구는 오
프라인 미술계 맥락에서 신진작가가 형성하는 자본에 관해 이론적으로 살핀 후, 온
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예술가의 문화자본, 사회자본, 상징자본을 형성하는 것에
어떤 요소들이 작용하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인 사치아트(Saatchi Art)에 대한
사례연구를 수행하였다. 사치아트는 미술시장의 매개 인력을 배제하고 신진작가와
소비자의 직거래를 유발하는 플랫폼이다. 해당 플랫폼은 성사된 거래마다 30%의
1) 본 연구에서 신진작가는 예술가 커리어별 5단계로 구분한 김혜인(2014)의 범주화 중, 신진 작가 및
유망작가를 포함한다. 즉, 본 논문에서 신진작가는 작품을 이제 막 선보이기 시작하거나, 예술네트
워크 형성 및 작품 인정 혹은 활동이 활성화가 시작된 이를 지칭한다.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191
수수료를 작가에게 부과하는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다. 해당 웹 사이트는 작가의
경력, 작품의 크기와 장르 등에서 제한을 두지 않고, 누구나 자신의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현재 이 웹 사이트 내에는 9만 명가량의 다국적 신
진작가의 120만여 개의 현대미술품이 등록되어 있다(Leafgroup.n.d). 본 연구는 문
헌검토, 직접관찰, 그리고 총 7명의 작가와 이메일 인터뷰2)를 통해 자료를 수집하
고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였다.
II. 이론적 배경
현대미술은 그것의 외적인 측면으로만 가치를 판단하기는 어렵다(김도은·이진
우, 2018; 단토, 2004). 이에 예술의 수용자는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해석하고 정당
화해주는 존재들이 요구한다(Rodner & Kerrigan, 2014; 이진우, 2020; 페리, 2018).
단토(Danto, 1964)는 이를 ‘예술계’라고 칭하고 수용자들이 예술을 예술로 받아들일
수 있는 분위기가 비평가를 중심으로 조성된다고 주장하였다. 베커(Becker, 1982)
는 단토가 강조한 비평가는 예술계의 일부분이며 실체적인 요소들인 출신학교, 큐
레이터, 화상, 갤러리스트, 미술관 등의 매개자들의 집합적인 행위를 강조하였다.
즉, 작품의 가치는 예술가를 포함한 가치생산에 참여하는 행위자와 제도에 의해
구성된다(현택수, 1998). 베커가 실체적 행위자의 집합적 행위 강조한 데 비해, 부
르디외(1996)는 사회적 관계가 발현되는 공간을 예술의 장이라고 지칭하고, “마르
크스주의적 계급 구분에 베버주의적 지위 문화를 접목”(최샛별, 2006: 124)하여, 행
위자 간의 경쟁 및 투쟁과 계층적 관계를 강조했다. 특히, 부르디외(1996)는 예술
의 장 내의 행위자는 자신의 위치를 유지 및 향상하려는 과정에서 경쟁과 투쟁이
발현되며, “그 위치는 [행위자의] 축적된 자본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신혜영, 2018:
92)고 주장한다. 부르디외(2006)가 논하는 사회 구성원이 소유한 자본은 이전 학자
와 달리 경제적 측면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즉, 부르디외의 자본 개념은 사회구성
2) 애초에 본 연구자는 예술가와 대면을 통한 심층면담(in-depth interview)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본
연구가 진행되는 시기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의 악화로 인해, 비대면 인터뷰로 연구방법을 선
회했음을 밝힌다.
192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원이 외부적으로 축적하는 화폐와 같은 경제 자본 외, 행위자의 주관적 관계기반의
사회자본(김동일, 2016), 인정 기반의 상징자본, 타 자본과 연관성을 가진 문화자본
을 포함한다. 이후, 본 논문은 예술가가 축적한 해당 유형의 자본을 형성하는 요인
을 미술 생태계 맥락에서 개념화하고자 한다.
1. 문화자본(학력자본)
부르디외(Bourdieu, 1986)는 문화자본의 세 가지 상태를 제시했다. 문화자본은
개인의 아비투스(habitus)와 연관하여 사회화 과정을 통한 취향이나 태도 등이 개
인에게 체화된 상태, 이를 바탕으로 문화적 개체를 향유하는 객관화된 상태, 그리
고 학위 등으로 예시화되는 제도화된 상태로 존재한다(Bourdieu, 1986).
미술가에게 있어, 대학교육은 작가의 문화자본 형성에 기여한다. 미술 관련 전공
은 작가에게 기초 전문지식을 제공하는데, 대학의 잠재 예술가는 아무리 뛰어난 재
능을 가진 사람이라도 대학의 교육을 통해 기술적 숙련이 전업 미술가가 되기 위해
요구되며(Rodner & Thompson, 2013), 대중의 시선을 대학을 통해 선험하기도 한
다(손튼, 2011). 잠재 예술가는 대학 과정을 마침으로써, 해당 교육과정을 통해 축
적한 기초 전문지식에 사회적 정당성을 부여한 제도화된 상태(institutionalized
state)의 문화자본(Bourdieu, 1986)인 학위를 획득한다. 한편, 부르디외(2006: 14)는
학력자본이란 개념도 제시하였는데, 이는 학교란 공간을 토대로 형성된 제도화된
상태의 문화자본은 매우 중첩되는 개념으로, “학교제도에 의해 주어지는 학력 및
그것에 부수되는 다양한 개인의 능력이나 사회적 가치의 총체”를 의미한다.
미술가의 학력자본은 해당작가 작품의 가치형성에 영향을 미친다. 부르디외
(Bourideu, 1986)는 사회 속에 존재하는 암묵적 계급과 그것의 재생산 구조에 관한
논의 중, 일정 조건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자본 (혹은 사회자본)의 경제 자본으로서
의 전환 가능성에 대하여 언급하였다 (최샛별, 2006). 이 같은 논의에서, 특정 예술
학교 출신의 작가란 제도화된 문화자본은 해당작가의 미술품 ‘가치 신호’(Preece,
Kerrigan & O’Reilly, 2016)역할을 하며 경제자본으로 전환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한
다. 국내에서도 엘리트 대학 출신 여부가 작가의 작품의 질과 가치를 일정부분 담
보한다(최영신·현은정, 2018). 최단비, 정태영, 신형덕(2013)은 국내 미술시장에서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193
는 상위 대학 졸업이 작품의 판매측면에서의 긍정적 영향과 신진작가의 경우 작가
의 출신학교는 작가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임을 실증했다.
2. 사회자본
사회자본은 인맥이라는 개념과 근접하여 이해될 수 있으며, “상호적 친분과 안면
등 다소 제도화된 관계들의 지속 가능한 네트워크의 소유와 관계하는 실제 혹은 잠
재적인 자원의 총체”를 의미한다(Bourdieu, 1986: 248). 국내에서 사회 자본은 “연
줄이라는 한국 사회의 뿌리 깊고 고질적인 사회문제”(최샛별, 2006: 125)와 관련하
고 있다. 미술 생태계도 이 같은 논의에서 예외이진 않으며, “[사회적] 네트워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영향력은 인재 중심의 산업인 문화예술 분야에서 작가의 역량으
로” 여겨지기에 미술가의 작품 가치에 관여한다(최영신·현은정, 2018: 148).
신진작가는 대학을 통해 두 가지 범주의 사회자본을 형성한다. 첫째는 대학교수
를 매개로 한 예술계의 주요 인력과의 관계 형성을 기반으로 한 자본이다. 미술 생
태계에서 일정 부분의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교수는 예비작가인 학생의 작품이 예
술계에서 눈에 띌 기회를 마련한다(톰슨, 2010). 예를 들어, 영국 현대 미술가 데미
안 허스트(Damien Hirst)가 골드스미스에 재학 중 기획한 프리즈(Freeze) 전시는
해당 학교 교수인 마이클 크랙 마틴(Michael Craig-Martin)에 의해 예술계 주요 인
사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Preece, Kerrigan & O’Reilly, 2016). 비록 교수가 매개하
지 않더라도, 예비 작가는 전시 형식을 띤 인적 네트워크 형성공간인 대학졸업전시
를 통해 미술계의 매개 인력과 관계를 형성하기도 한다. 둘째, 신진작가의 제도화
된 문화자본인 학력은 선·후배의 대학동문이라는 연대감을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
혹은 사회자본을 형성하는 것에 기여한다. 특히, 1960~ 1970년대 국내 미술계는 홍
익대와 서울대를 필두로 미술대학을 중심으로 한 연계망과 이 같은 학연을 기반으
로 한 협회가 작가의 사회자본 형성에 주요 요소로 기여했다(전영백, 2009).
한편 미술가는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 혹은 창작스튜디오의 입주를 통해
사회자본을 형성한다. 아티스트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바탕으로 그 수가 증가하였으며, 국공립 및 민간기업이 운영하는 창
작 공간은 100개소가 넘는다(한지원·전인수, 2016). 해당 프로그램은 작가에게 창
194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작공간의 제공을 통해 작가의 자생력을 키우고, 해당 작업실을 매개로 동료작가,
큐레이터, 비평가, 미술 행정가, 문화 정책가 등과 같은 예술계 내 전문가와의 관계
형성이란 목적성을 띠고 있다(양건열, 2004). 실제, 비교적 젊은 예술가들은 레지던
시 프로그램을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수단으로 판단하고 있다(김혜인, 2015).
3. 상징자본
상징자본은 경제, 문화, 사회 자본들의 사회적인 인정과 연관된 것으로, 해당 행
위자가 속한 사회집단 내의 “명예나 위신”(현택수, 1998: 26) 등의 형태로 표출된
다. 상징자본은 경제, 문화, 사회 자본보다 상급에 위치하며, 앞서 언급한 문화자본
의 제도화된 형태인 미술가의 학력은 타 행위자에 의해 인정을 통해 상징 자본으로
여겨진다. 또한, 미술가들의 인맥(사회자본)도 타인의 인정과 관계하기 때문에 상
징 자본으로서 여겨지기도 한다. 상징자본은 “...이 자본을 사용하는 행위자에게 존
경의 대가로 신뢰(신용대부)를 허락하며, 그럼으로써 일정한 특권을 부여한다”(김
성재, 2019: 106). 신진 미술가가 상징자본을 형성함으로써 얻게 되는 특권은 그들
작품의 예술적 가치의 정당성을 인정받는 것과 동시에 작품 판매를 통해 그들의 경
력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점에 있다.
전영백(2009)은 국내 미술계 내에서 작가의 상징자본의 형성은 수상이란 제도적
장치를 통하며, 수상제도가 작가에게 사회적 특권을 수여하고 작가 간의 위계서열
을 형성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그는 1960년대 국전에서의 수상경력은 미술가의
상징자본 형성을 위한 핵심적인 수단이라고 칭하고 있으며, 국전의 상징자본과 해
당 시대의 사회자본(출신 대학을 기점으로 한 동문으로 형성된 협회)과의 긴밀한
관계성을 면밀히 검토하였다 (전영백, 2009). 이 같은 논의는 비단 국내 미술시장
에만 한정된 것은 아니다. 즉, 영국 현대 미술가를 위한 수상제도인 터너상(Turner
prize)은 수상자에게 미술계 내의 명예(상징자본)를 수여하여, 비교적 빠른 성공
(hastened success)을 담보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Penet & Lee, 2014).
한편, 김혜인(2014: 36)은, “예술가가 신진작가로 데뷔해 가치형성과정을 통해 자
신의 커리어를 형성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다양한 주체 및 기관이 영향을 미치
게 됨”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해당 매개 인력(주체 및 기관)이 가치형성과정에 영향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195
을 미치는 이유는 매개인력이 축적한 상징자본과 관계한다. 브루디외(1999: 227)에
따르면,
“...예술상인은 예술가의 생산물들을 가지고 사업을 하면서 예술가의 노동을 이용
하는 자이다. 그는 예술적 생산물을 전시회나 출판, 또는 공연을 통해서 시장에 내놓
음으로써 그 생산물에 중요한 인정을 보장한다...상인은 작가에게 자기가 축적해 놓
은 자신의 상징적 자산을 보증으로 제공해 준다...”
즉, 매개 인력의 상징 자본이 그들이 지지하는 작가에게 담보되어, 현대 미술가
(특히, 신진작가)의 창의적 생산물인 현대미술품의 정당화 및 가치화에 기여한다.
예를 들어, 현대 미술가 카우스(KAWS) 작품의 가치화와 유명 갤러리에서의 해당
작가의 전시는 긴밀한 관계성을 가지며(이진우, 2020), 바스키아(Basquiat)가 동료
작가들과 차별화된 이유도 다양한 매개자가 축적한 상징자본의 영향에 관한 논의
에서 자유롭진 않다(김도은·이진우, 2018).
III. 연구 방법
建构主义的研究范式试图理解社会成员所构成的世界
,判断研究参与者的主观经验及视角是社会和历史形
成的
본 논문은 정성적 사례연구를 수행했으며, 특히 구성주의적 연구 패러다임을 바
탕으로 한 로버트 스테이크(Robert Stake, 1995)의 사례연구 방법론을 참조하고 있
다. 구성주의적 연구 패러다임은 사회 구성원이 이루는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며,
연구 참여자의 주관적 경험 및 시각이 사회적· 역사적으로 형성되었다 판단한다
(크레스웰, 2020). 이에, 본 연구의 사례인 사치아트에 분석은 총체적이고 해석적이
며(Yazan, 2015), 해당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경험은 사회적 관계 속에서 형
성되었다고 여기고 있다. 본 연구가 사치아트를 사례로 선택한 이유는 연구자가 연
구목적에 상응하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사례를 의도적으로 선택하는 목적 표
집(purposeful sampling, Merriam, 1998)에서 기인한다. 더불어 이 연구는 사치아
트를 도구적 사례(스테이크, 2000)로 여기고, 사치아트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온
라인 환경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에 대하여 살펴보고자 한다.
196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본 사례연구는 문헌검토, 직접관찰 및 인터뷰를 통해 자료를 수집했다. 먼저 문
헌검토는 사치아트와 관련 기사, 논문 및 해당 플랫폼의 정식발행자료 등의 2차 자
료를 통해 진행되었으며, 이를 통해 사례 자체에 대한 질적 이해(김영천, 2017)를
돕고자 하였다. 둘째, 직접관찰은 사치아트의 예술가 노출 방식, 인터페이스 도구,
큐레이션 시스템의 이해를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저자는 3개월 동안 사치아트에 주
기적으로 방문하여 직접관찰을 수행하고 추후 분석을 위해 현장일지를 작성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7명의 국내 신진작가와 이메일 인터뷰를电子邮件 통해 자
료를 수집했다. 연구의 잠재적 참여자는 일차적으로 사치아트에 등록된 작가 중 해
당 플랫폼의 큐레이션 시스템에 의해 선정되어 소개된 미술가(전체 작가 수 대비 1
%)로 여과한 뒤, 이 중 국내 작가로 인터뷰 대상자를 한정했다. 이 같은 연구 참여
자 선정은 “연구자의 이론적 관심과 부합하는 사례를 선택하는 이론적 표집”(김
혜경, 2018: 215)을 바탕으로 하며, 총 15명의 잠재적 연구 참여자 중 참여 의사를
밝힌 7명의 작가와 이메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선정된 연구 참여자의 평균 나이는
36세이고 해당 응답자의 작가경력은 평균 7년이었다.
표 1. 인터뷰 대상자 목록
작가A
작가B
작가C
작가D
작가E
작가F
작가G
나이
34
30
38
35
40
38
38
성별
여
남
남
여
남
남
남
경력기간
8년
5년
8년
7년
9년
8년
7년
최종학력
학사
석사
석사
학사
박사
학사
석사
본 연구의 인터뷰 질문은 이론적 배경을 바탕으로 설계되었고, 이 질문은 사치아
트에 대한 문헌검토와 직접관찰을 통하여 구체화 되었다. 인터뷰 질문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첫 번째 부분은 인터뷰 대상자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부
분으로 작가 나이, 성별, 작가경력, 최종학력 등의 요소가 고려되었다(표 1). 두 번
째 질문 카테고리는 오프라인에서 작가의 작품 가치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특히,
작가의 학력자본)가 온라인에서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마지막 질문 문항들은 사치아트에 의한 선정 이후 응답자가 경험한 작품 판매량 혹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197
은 경력의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마련되었으며, 이는 사치아트가 작가 명성(상징자
본) 및 네트워크(사회자본) 형성에 미치는 영향과 해당 영향의 원인에 대한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본 연구의 방법론인 이메일 인터뷰는 시공간의 제약이 없고, 동시에 다수와 인터
뷰를 진행할 수 있으므로 속도와 유연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김영천, 2017). 하
지만, 이메일 인터뷰는 대면 인터뷰보다 참여자에 대한 부가정보(제스처, 표정 등)
가 부족하므로 참여자의 답변을 오해할 여지가 있다(Meho, 2006). 이에, 본 연구자
는 참여자와 단발성 이메일 교환보다는 다중 이메일 교환, 즉, 참여자의 답변을 일
차적으로 취합한 후 후속 질문을 통해 답변의 의도를 명확히 하였다. 연구윤리 측
면에서, 본 연구는 참여자 모집 시 인터뷰 응답자의 권리를 명확히 주지시켰다. 또
한 정보제공자 보호를 위해 인터뷰에서 발췌한 내용을 기술 시, 작가의 익명성 보
장을 위해 작가의 이름 대신 작가 A, 작가 B 등으로 표기했음을 밝힌다.
수집된 자료는 직접 내용 분석(direct content analysis, Hsieh & Shannon, 2005)
표 2. 분석 결과
하위코드
중심코드
중심주제
신진작가의
출신학교와 작품 가치
학력자본의 영향
동료작가 및 외부 매개
인력과의 네트워크
형성
사회자본의 형성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
작가의 인정
상징자본의 형성
사치아트가 축적한
명성과 작품의 가치화
상징자본의 전이
신진작가 경력성장 측면에서 출신학교의 영향
작가의 출신학교가 미술시장에서 작품판매에 미치
는 영향
온라인 환경에서 학력과 작품 가치의 관계성
사치아트를 매개로한 동료작가와 소통
사치아트에 노출을 통한 전시 기회 획득
사치아트 선정 후 외부 갤러리의 연락을 통한 계약
체결 혹은 인적 네트워크 형성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시스템의 선정 시기와 작품
판매량의 관계성
큐레이터가 선정한 작품의 판매수요 변화
찰스 사치의 명성과 작가가 사치아트를 선택한 이
유의 관계성
사치아트의 브랜드 파워
작품의 가치화와 레버카윌슨(큐레이터)의 명성
198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을 적용하여 본고의 이론적 배경과의 관계성을 포착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는 수집
된 자료의 구조적 분석을 위해, 부르디외(1999)의 자본개념을 통해 네 가지 중심
주제를 설정하였다. 인터뷰 응답자들의 의견은 의미 단위로 묶어 하위코드로 구조
화하고, 구조화된 하위코드를 학술적인 언어로 표현하는 동시에 중심코드로 범주화
하였다(송남은·류우희·장웅조, 2020). 해당 중심코드를 제시된 중심주제 내에서
해석하여 온라인 환경에서 신진 작가 작품의 가치화 과정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IV. 연구 결과 및 논의
1. 온라인 예술시장과 사치아트
인터넷 속도 및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잠재 구매자의 미술품 감상의 한계를 극복
에 기여와 함께(Velthuis & Curioni, 2015), 현대 소비자들은 전자상거래를 통한 다
양한 품목의 구매 경험을 통한 전자상거래의 익숙함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2010
년을 기점으로 온라인 미술 거래 플랫폼들의 증가 및 온라인 미술시장의 활성화를
기인했다(정종은, 2017). 온라인 미술시장의 활성화는 미술시장을 이루는 소비자와
유통자에게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먼저, 소비의 측면에서는 매체의 특성상
소비자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이 미술품에 관한 다양한 정보의 접근 및 공유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을 가진다(Horowitz, 2012). 이와 같은 예술 소비 환경의 변화에
따라, 김혜인(2016)은 예술시장의 활성화 진흥방안을 제안하고, 이 중 작은 시장의
육성 차원에서 온라인 미술거래 플랫폼에 대한 지원 방안을 고려하였다. 또한, 문
화체육관광부(2014)는 ‘국민의 미술에 대한 접근성 제고’ 측면에서 온라인 디지털
미술시장의 활성화 유도의 필요성에 대하여 인지하고 있다.
유통의 측면에서 온라인을 통한 미술품 거래는 크게 세 가지 형태를 보인다. 첫
째는 경매형으로 온라인을 통한 미술품 경매를 주로 하는 플랫폼들이 이에 해당한
다. 해당 형태의 플랫폼은 기존의 2차 시장의 미술품 거래를 주도한 경매회사가 독
자적인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시장에 진입하고 이 플랫폼들에서 나오는 매출이 온
라인 미술 시장의 매출 총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한편, Paddle8으로 대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199
표되는 오프라인의 기반을 가지지 않고 온라인으로만 경매를 진행하는 신생플랫폼
도 이에 해당한다. 온라인 미술품 거래의 두 번째 유형은 중개형이다. 이는 가상의
공간을 기존의 딜러와 갤러리 등에게 제공하여, 기존의 시장 매개자들이 소속작가
의 정보공유를 통해 향후 거래를 유도하는 유형과 플랫폼 내에서 작가와 소비자 간
의 직접거래를 유도하는 유형으로 나뉠 수 있다. 마지막 형태는 신생 형이다. 작품
대여 및 공동소유(정종은, 2017),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 활용(문성림·안형준,
2019)과 같은 오프라인 미술시장에서 없었던 새로운 유형의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유통 매체들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본 논문의 사례인 사치아트는 중개형에 속하며, 소비자와 예술가의 미술품 직접
거래를 유도하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2020년 1월 기준으로 해당 사이트에는 110개
국의 9만4천 명의 신진작가가 등록되어있고, 140만 점에 가까운 작품의 이미지가
올라와 있다(Leafgroup.n.d).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 중 8위(Hiscox, 2019)에
위치해있고, 온라인 미술품 거래의 일차시장 플랫폼 중에는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사치아트는 매출 측면에서 2016년 이후 연평균 약 35%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9년
에 1,58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하였다(Leafgroup, 2020).
사치아트는 미술품 전자상거래 플랫폼이다. 플랫폼은 “양면 시장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사업모델”로 정의될 수 있는데(이승훈, 2019: 16), 사치아트는 판매자인 예
술가로 이루어진 한 축의 시장과 소비자로 구성된 다른 한 축의 시장을 동시에 포
섭하고 있다. 등록된 작가는 사치아트 홈페이지 내에서 개별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으며, 이곳을 통해 자신의 개인정보(학력, 전시경력 등) 및 작품 관련 내용(이미
지, 재료, 가격 등)을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다. 한편, 소비자 역시 개별 웹 사이트
를 가질 수 있으며, Following 기능을 통해 관심 있는 작가의 활동내용에 대한 소
식을 자동으로 업데이트 받을 수 있다. 작품 구매의 과정은 일반적인 전자상거래의
전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소비자가 작품 구매 시 사치아트는 작품 매매가의
30%를 작가에게 수수료로 청구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2. 사치아트를 통한 신진작가의 자본 형성
사치아트는 온라인의 기술적 장점을 토대로 시공간적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게,
200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예술가와 소비자를 연결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적 이점은 사치아트로 하여금 미술
품의 국제 거래를 유발케 하며, 이는 수치상으로 110개국 기반으로 활동하는 작가
의 작품 중 일부가 80여 개국에 있는 컬렉터에 의해 구매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Leafgroup, 2019). 본 연구에 참여한 작가들의 경험도 이와 다르지는 않다. 특히
작가 B의 경우, 국내에 국한되어 있던 작품 구매 수요가 사치아트를 통해 전 세계
컬렉터들을 대상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창출될 것으로 여겨지는 국내에서 국제미술시장으로 작품 판로의 확대는 몇몇 작
가들(작가C, E, F)에게 사치아트란 플랫폼을 선택한 이유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한
편, 사치아트을 통한 작품 판매수익은 경력 초기 단계에 있는 신진 미술가에게 기
존 오프라인 미술시장 시스템에 의존하지 않고, 경제적 동력을 마련하는 “일종의
우회로 역할”[작가 C]을 하고 있다. 작가 D 역시 사치아트에 의한 선정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의 주목을 유발하고, 이는 “전업 작가로 활동할 수 있는 초석을 다
져주었다”라고 생각한다.
1) 학력자본의 영향: 신진작가의 출신학교와 작품 가치
오프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미술가의 작품 가치는 제도적으로 승인된 상태의
문화자본 중 하나인 작가의 학위(출신학교)와 밀접한 관계성을 가진다. 이는 신진
미술가가 생산하는 현대 미술품이 그것의 외적인 면에서 불확실한 가치를 가지기
에(단토, 2004), 작품의 수용자가 여타의 부수적인 요소에 의존하여 미술품 가치를
가늠하기 때문이다(이진우, 2020). 부수 요소 중, 작가의 출신학교는 개인의 개별
능력과 사회적으로 승인된 가치를 간접적으로 나타내기에(부르디외, 2006), 해당
작가의 작품가치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최단비·정태영·신형덕, 2013). 본 연구
에 참여한 작가도 자신의 출신학교가 경력 성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
을 인지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한 후, 작가 스스로가 작업을 홍보하거나
전시를 하는 것 자체가 엄청 어려워요. 운이 좋게 인맥을 통해서 전시하거나 아니면
공모전 같은데 참여를 하거나 레지던시에 참여해서 선정 작가가 되거나 하는 방법 등
이 있는데 선정되기도 쉽지 않고 출신 학교나 인맥을 통해서 선정되는 경우도 있고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201
레지던시는 참가자 자체가 이미 경력이 있는 분들이나 외국에서 5년 이상 유학을 하
고 전시도 많이 해본 분들이 대부분이라 젊은 작가들은 선정되기가 상당히 어려워
요”[작가 F].
이와 유사하게, 작가 D도 국내 미술시장에서 미술품의 전시와 판매 측면에서 작
가의 출신학교가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편, 온라인 환경에
서의 작가 학력자본과 경력과의 관계성에 대하여, 인터뷰에 참여한 작가들은 다음
과 같이 밝히고 있다.
“국내 오프라인에선 출신학교, 나이, 성별이 작가에게 영향이 있다고 생각해요. 하
지만 온라인은 우선 작가의 학력, 나이 등, 작가의 정보보단 작품 그대로의 에너지를
먼저 보려고 하는 거 같습니다”[작가 A].
“온라인상의 활동은 활동 범위가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 넓힐 수 있고 학력보다 작
품으로 인정받고 성장해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 같습니다”[작가D].
“온라인은 인맥이나 학력 같은 걸 거의 안 보고 일단은 일반인과 미술 관계자들에
게 바로 노출이 될 수 있어서 전시나 페어에 참여 할 기회가 좀 더 쉽게 생기는 것
같아요”[작가 F].
위 작가들의 의견에서 알 수 있듯이, 온라인이란 환경은 기존 국내 미술시장에
고착화된 미술품의 가치평가 기준으로서 작가의 학력자본이 강조되진 않는다. 그
렇다면, 작가 A와 D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한 것처럼, 온라인 환경 내에서는 작품
그 자체만을 토대로 컬렉터가 미술품을 구매하고, 여타의 매개 인력이 작가와 관계
를 형성하고자 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글은 본 연구의 인터뷰 응답자
가 사치아트의 필터링 시스템에 의해 선별된 작가라는 것에 주목했다.
2) 상징자본의 형성: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 작가의 인정
사치아트는 표면적으로 작가의 필터링을 지양하고 있으며, 누구나 해당 플랫폼
에 작품을 올리는 것이 가능하다. 즉, 해당 사이트는 작품의 장터(marketplace)를
표방하고 있으며(Spiritus, 2013), 모든 작가에게 평등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에, 작
202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가의 성별, 나이, 경력, 작품의 장르 등 창작자가 해당 플랫폼에 작품을 선보이기
위한 어떤 제약조건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이 같은 필터링의 부재는 사치아트 내
에 140만 점에 가까운 작품이 존재하게 하였다. 수많은 작품 중 사치아트는 소수의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선별적으로 특정 가상공간에 노출하는 큐레이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사치아트 내에 등록된 9만 명의 작가 중, 1000여 명 미만의
작가만이 사치아트의 해당 시스템에 의해 소개되었다.
구체적으로, 사치아트는 플랫폼 내의 큐레이터를 통해 주목할 작가를 ‘One to
Watch Artist’, 작업환경에 초점을 맞춰 작가를 ‘Inside Studio’, 석사학위 졸업생을
‘Rising Stars’란 카테고리 안에 선정해서, 선정 작가의 작품과 함께 해당 작가에 관
한 짧은 글 및 작가의 인터뷰 내용을 노출하고 있다. 이 같은 선정결과는 사치아트
메인페이지에 일정 기간 노출되는 동시에 사치아트의 블로그에 아카이빙 되고 있
다. 또한, 사치아트는 소비자가 직면하는 작품의 작가가 어느 큐레이션 카테고리에
선정되어있는지 확인하는 매달 형태로 가시화된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
본 연구에 참여한 작가는 사치아트의 큐레이터 시스템에 의해 선별되어 노출된
이들로, 선별 이전과 비교하여 작품판매 측면에서 괄목할 만한 변화를 겪고 있다.
예를 들어 작가 A의 경우, 사치아트 큐레이션 시스템에 의한 소개 이전과 이후 경
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응답하고 있다.
“처음 사치 아트에 업로드하고 6개월 동안 간격을 두고 꾸준히 업로드를 했어요.
6개월 정도 되었을 때 작품이 한 점 판매되었고요, 그 후 며칠 뒤 사치 아트 메인 가
장 위에 크게 가로로 올라오는 이미지 있죠, 거기에 글 없이 이미지만 소개되었어요.
메인에 이미지만 소개된 날 그 작품이 판매되었고, 그리고 일주일 뒤에도 글 없이 이
미지만 소개되고 그날 바로 판매되었어요. 그 후에 한 달 뒤에 레베카 윌슨이 글과
함께 작품 소개를 메인에 해주고 그 후 일주일 사이에 10점 정도 판매되었던 거 같
아요. 그리고 그 후에는 꾸준히 판매되어서 최근까지도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어요”
[작가 A].
이와 유사하게, 작가 D의 경우 사치아트의 큐레이터가 선정한 작품의 80% 정도
는 판매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석사학위 졸업생 중 우수작가를 30명 선정하여 노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203
출하는 “rising stats”에 소개된 작가 B의 경우, 작품 판매에 대한 수요가 수치상으로
200% 정도 증가한 경험을 공유하였다. 본 논문은 사치아트 상에서 작가들이 언급
한 작품판매량 변화의 기저에는, 해당 플랫폼 내에서 작가가 형성하는 상징자본이
주요 역할을 한다고 본다. 상징자본은 특정한 사회적 공간(장)에서 통용되는 인정
(김동일, 2016)이라고 해석된다. 이런 범주 내에서, 사치아트의 큐레이터에 의한 작
가의 선정은 온라인 플랫폼 내에서 작가와 그들의 작품의 인정이라는 암묵적 지위
를 수여한다. 본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서 주지하듯, 작가는 이같이 형성된 작가
의 상징자본을 통해, 소비자의 신뢰 얻음과 동시에 플랫폼 내에서 특권을 얻게 된
다. 이 특권은 작품 판매란 행위를 통해 표출되며, 이 과정을 통해 작가의 상징자본
은 경제자본으로 전환된다.
3) 사회자본의 형성: 동료작가 및 외부 매개인력과의 네트워크 형성
사치아트는 플랫폼 내의 작가 개별홈페이지에서 작가에게 본인에 대한 소개 및
약력에 대한 정보 입력과 더불어, 작가가 작가와 연관된 외부 링크 (홈페이지, 소셜
미디어)를 설정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다. 이 외부링크를 매개로 작가 B는 온라인상
에서 동료와 인적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가 마련되었다고 판단한다.
“Saatchi Art 2019 Rising Stars를 통하여 친분을 맺게 된 아티스트들과 주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인 Instagram 을 통하여 소통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Saatchi Art 홈페
이지에 소개와 함께 개인 웹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이 함께 포함되어 있기 때문
입니다. 이로써 세계 여러 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작가들과 커뮤니케이션 할 기회가
생겨났습니다”[작가 B].
위의 작가 B가 언급한 내용 중 친분에 의한 구성원 간의 네트워크 형성
(Bourdieu, 1986)은 작가의 사회자본 형성에 일정부분 기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
지만, 작가 B를 제외한, 인터뷰에 참여한 6명의 작가 모두 사치아트를 통한 동료와
의 네트워크 형성 및 전시 기회 획득의 경험은 부재하다고 응답했다. 동료작가 간
인적 네트워크 형성의 어려움은 오프라인 환경에서 작가가 형성하는 기본적인 네
트워크인 학력을 바탕으로 한 유대관계를 사치아트에서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
다.
204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또한, 사치아트 내에서, 작가가 공통된 예술 스타일을 공유함으로써 얻어지는 인
적 네트워크의 형성 발견하기 힘들다. 예를 들어, 1940년대 미국에서 추상표현주의
작가들은 기존의 작품과 다른 본인들의 작품 스타일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비
슷한 작업을 하는 작가들과 응집3)하고, 정보 및 아이디어를 교환하는 직간접적인
유대관계를 형성했다(크레인, 2012). 이에 반해, 사치아트의 큐레이션에 의하여 노
출된 작가들은 작업 스타일과 방향성이 상이하기 때문에 사회적 관계 형성에 어려
움이 따른다. 비록, 작업 방향성이 유사한 작가가 사치아트 내에 존재하더라고, 해
당 작가 작품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것도 작가의 인적 네트워크 형성에 제약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작가 C는 “누구나 작품을 등록할 수 있는 만큼 전체적인 작가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여기서 네트워크를 형성하거나 전시 기회를 찾는 것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라고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며, 사치아트를 통한 동료와의 관
계 형성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사치아트의 큐레이션에 의한 선정은 예술가가 미술계의 매개 인력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에 기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작가 F의 경우 사치아트에
의한 노출 후에 뉴욕의 갤러리와 전속계약을 체결했으며, 작가 A의 경우 프랑스,
영국, 싱가포르, 미국, 인도 등 다양한 국가의 갤러리에서 연락을 받은 경험이 있었
다. 특히 작가 A는 싱가포르의 갤러리와는 2013년 이후 현재까지 관계를 맺고 있
다고 응답했지만, 갤러리들로부터의 연락이 모두 전시 혹은 계약으로 귀결되는 것
은 아니란 것을 강조하고 있다. 유사하게 작가 D의 경우, 사치아트를 매개로 한 타
딜러, 갤러리, 비평가 등으로부터의 연락에 관한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하
고 있다.
“사치아트를 통해 글로벌적으로 많은 연락을 받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중에 말레
이시아와 싱가폴에 기반을 둔 갤러리에서 전속 제안도 왔었지만 서로의 니즈가 맞지
않아서 결국은 계약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치아트를 통해 작품을 파는 것 외에 다른
곳에서 제안이 들어온 프로젝트 중에서는 관심이 가는 것들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아
무래도 해외에서 전시하고 하는 것이 작품 운송부터 시작해서 많은 제약이 있기 때문
3) 심지어 “예술가주체(The subject of the artist)”및 ‘클럽(Club)’과 같은 기구들을 조직하기도 했으며,
클럽의 경우 예술가뿐 아니라 비평가, 딜러 등이 소속되었다 (크레인, 2012: 47).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205
에 함께 일하기가 쉬운 것은 아닌 듯합니다”[작가 D].
이처럼 본 인터뷰에 참여한 작가 대다수는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시스템에 선정
후 다국적 갤러리들에게 직접적인 연락을 받고 있지만, 해외갤러리가 요구하는 전
시 참여 비(작가 E), 작품 운송 문제(작가 D), 해외 갤러리의 소속작가들의 수준(작
가 G) 등의 이유로 실제적인 협업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이 같은
작가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 연구는, 비록 작가들이 사치아트를 통해 사회적 네트
워크를 생성한다고 단정 짓긴 어려우나,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시스템에 의한 작가
소개는 작가의 예술계 내 사회자본 형성의 계기 마련에는 기여하고 있다고 해석한
다.
4) 상징자본의 전이: 사치아트가 축적한 명성과 작품의 가치화
앞서, 본 논문은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시스템에 의해 선택된 작가의 상징자본 형
성에 대해 논의 하였다. 그렇다면, 왜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시스템은 작가의 상장
자본 형성에 기여할까? 본 연구는 이 질문을 부르디외(1999)가 논의한 매개자가 작
가의 작품을 수용자에게 선보일 때, 해당 매개자의 상징자본이 작가에게 담보된다
는 논의에서 접근한다. 이에 작가와 소비자와의 매개체인 사치아트가 축적한 상징
자본에 대한 이해를 위해 사치아트의 연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사치아트는 2006년 찰스 사치(Charles Saatchi)가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하위 메
뉴인 유어 갤러리(your gallery)로부터 시작된 플랫폼이다(이지영, 2014). 사치는
광고회사를 운영하며 쌓은 부를 기반으로 컬렉터, 갤러리스트, 저자, 딜러 등 다양
한 활동을 하고 있다. 사치가 주목하거나 수집한 미술품이 타 컬렉터들에 의해 관
심이 집중될 만큼(해튼·워커, 2003), 미술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
이다. 26세부터 취미로 작품을 수집하던 사치는 광고 산업에서 엄청난 성공 후, 미
술품 컬렉터로서의 활동에 전념했다(김윤섭, 2014). 이후, 사치는 미술계 내에서 인
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테이트 미술관 및 화이트갤러리의 이사로서 활동하기도
했다. 특히, 사치는 1990년대 영국의 데미안 허스트, 트레이시 에민 등으로 구성된
신진 미술가 집단(YBAs: Young British Artists)을 미술사안에 위치시키고(이선미,
206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2011), 미술시장의 주류로 만드는 것에 이바지했다(박지영, 2014). 2015년 기준으
로 사치의 미술품 컬렉션 가치는 1억2천만 파운드를 기록하기도 했으며(김윤섭,
2014), 사치는 현재 런던에 있는 갤러리인 사치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다.
사치가 젊은 작가들의 대중적 접근성을 위해 고안한 유어 갤러리는 전자상거래
기능을 더하고 기존의 사치갤러리 웹페이지에서 독립하여, 2008년 사치온라인
(Saatchi Online)이란 새로운 이름을 가지고 온라인 미술시장에 진입했다(박지영,
2014). 2014년 Demand Media(현재 Leafgroup)는 사치온라인을 1700만 달러에 구
매 후 이름을 사치아트로 변경했다. 이는 사치아트의 현재 소유주가 해당 플랫폼의
소유권 이전에도 불구하고 플랫폼에 ‘사치’란 이름을 유지하여, 찰스 사치가 축적한
상징자본(혹은 브랜드, Lee & Lee, 2019)과 사치아트를 연관하려는 의도성을 반영
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인터뷰에 참여한 작가 대다수도 ‘사치’의 상징자본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
즉, 작가 B의 경우 사치갤러리의 명성을, 작가 D의 경우 사치갤러리가 가진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한 신뢰도를, 그리고 작가 G의 경우 사치의 인지도를 믿은 유럽과
북미 컬렉터들의 존재가 해당 작가들이 타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아닌 사치아트를
선택한 이유라고 응답하고 있다. 작가들이 이같이 응답한 이유는 작가가 사치아트
에 등록하고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해서, 이 가상공간의 상징자본을 담보 받기 위해
서이다. 하지만, 사치아트에 작품을 선보인 모든 작가가 이 같은 지위를 얻는 것은
아니다. 이는 “특정 작가의 팬이거나 전문 컬렉터가 아닌 이상, 수많은 그림 중 마
음에 드는 그림을 스스로 찾고 구매까지 이어지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며, 그렇기
에 한번 필터링 된 작가들의 검증과 소개를 일반인들이 기대”(작가 G)하기 때문이
다.
앞서 본 연구에서 살펴보았듯이, 사치아트의 필터링은 해당 플랫폼의 큐레이션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큐레이션 시스템의 중심에는 레베카 윌슨(Rebecca
Wilson)이란 큐레이터가 있다. 그녀는 미술 관련 출판업계에서 경력을 쌓아 사치갤
러리에서 2006년부터 큐레이터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술계에서 영향력을 가진
인물이다(이진우, 2019). 2008년 운영된 사치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레베카 윌슨은 2014년 해당 플랫폼의 소유권이 이전되었을 때 사치갤러리에서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207
Leafgroup로 소속을 옮겼다. 이후, 그녀는 사치아트 내에서 선임큐레이터와 부사장
(vice president)을 겸하고 있다.
사치아트가 작가의 경력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의 이유와 관련해, 작가 A는 사치
의 브랜드 측면 외에, 해당 플랫폼 내의 큐레이터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판단하며,
“레베카의 글을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실제로 많은 사람이 사치 아
트에서 제일 먼저 보는 게 레베카의 글이 아닐까 생각합니다”라고 밝히고 있다.
“컬렉터들도 사치아트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 features에 선정된 작품들이 구매율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사치아트 수석 큐레이터(레베카윌슨)에 대한 브
랜드 파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특히 레베카 윌슨이 언급하고 선정한 작품들은
70-80%는 판매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그만큼 그녀를 신뢰하는 컬렉터들이 전 세계적
으로 많다는 이야기입니다”[작가 D].
위 작가의 작품 판매 경험에서 주지하듯, 레베카 윌슨의 미술계에서의 명성(상징
자본)은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큐레이터에 의
해 선별된 작가의 작품만이 플랫폼 내 특정 공간에 노출되고 있으며, 이는 오프라
인의 미술계에서 화상 혹은 갤러리가 작가를 선별하여 전시를 통해 컬렉터의 구매
결정을 돕는 것과 유사하다. 예술계의 매개 인력은 자신이 인정한 작가의 작품을
전시의 형태로 시장에 소개하는데, 이 과정에서 해당 매개자는 이제껏 축적한 상징
자본을 전시의 수용자에게 보증으로 제공한다(부르디외, 1999). 이 같은 논의 내에
서, 본 연구는 사치아트의 필터링을 담당하는 주요 인물인 레베카 윌슨이 미술계
경력을 토대로 축적한 상징자본이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시스템에 선정된 작가에게
전이되었다고 이해한다.
IV. 결 론
본 연구는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을 통한 신진작가의 작품 가치화 과정에 대
한 이해를 목적으로 한다. 부르디외(Bourdieu, 1986)의 문화자본론에 관한 개념적
208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이해를 토대로, 본 논문은 사치아트란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이 특정 미술가의
상징자본 형성에 기여하는 것을 포착하고, 이를 해당 작가의 작품 가치화 측면에서
논하였다. 먼저, 온라인 미술품 거래 플랫폼은 작가의 사회자본 형성에 크게 기여
하지 않는다. 이는 오프라인에서 동료작가 간 유대관계를 형성하는 요소인 작가의
작업 스타일(크레인, 2012) 혹은 학력(최영신·현은정, 2018) 등의 공통분모가 사
치아트 작가에게선 없었기 때문이다. 사실, 아티스트 레지던시(양건열, 2004) 혹은
대안공간(전영백, 2009) 등의 신진작가 집단이 공간의 공유를 기점으로 한 작가의
사회자본 형성 측면에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동료작가 간 인적 네트워크의 형성
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본 연구의 참여한 작가들의 경험을 토대로, 이 글은 사
치아트란 가상의 공간을 매개로 선정된 작가 간의 네트워크 형성은 일어나지 않는
다고 본다. 한편, 응답자 대다수가 공유한 경험과 같이, 사치아트는 작가와 타 매개
인력과의 네트워크 형성의 계기 마련에는 이바지하고 있다.
이 같은 계기 마련의 중심에는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시스템을 통한 작가의 인정
(상징자본 형성)이 위치한다. 사치아트의 작가들이 생산하는 창작물인 현대미술은
그것의 가치를 외적으로 판단하기 힘들다(Danto, 1964). 오프라인 시장에서는 다양
한 매개 인력에 의해 해당 창작물의 가치가 형성되는 것에 비해(Becker, 1982), 사
치아트는 예술가와 소비자 간 직접거래를 유도하여 매개 인력이 배제돼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 관점에서 사치아트 내 작품의 가치에
대한 해석과 보증이 필요로 하게 된다. 더욱이, 작품의 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작가
의 명성 또한 사치아트의 작가의 경우 신진예술가이기 때문에 작품에 담보되기 어
려우며, 소비자가 140만 점에 이르는 많은 양의 작품도 모두 검토하긴 불가능하다.
사치아트에 업로드된 많은 수의 작품과 해당 작품이 내재한 현대미술의 특징에
도 불구하고, 인터뷰에 참여한 작가의 작품 판매량 변화가 사치아트의 큐레이션 선
정 시기와 연동하는 것은 괄목할 만하다. 이는 사치아트의 상장자본이 선택한 작가
에게 전이되는 것과 관계한다. 즉, 사치아트는 해당 플랫폼의 설립자인 찰스 사치
와 큐레이터인 레베카 윌슨이 축적한 상징자본을 바탕으로 사치아트의 큐레이션에
선정된 작가의 작품 가치를 암묵적으로 보증한다. 또한, 소비자는 큐레이션을 담당
하는 전문가의 의견에 의존하며(Lee & Lee, 2019), 이 신뢰는 작품 구매란 행위로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209
표출된다. 하지만, 이 같은 과정에서 레페카 윌슨의 미학적 성향이 수용자에게 강
요되는 상징폭력(부르디외, 2006)은 경계하여야 한다.
이 글은 미술품 가치의 “사회적 연금술”(현택수, 2001: 143)에 관한 조건을 탐구
하는 예술 사회학적 시각을 반영한 예술경영 연구들(Lee & Lee, 2016; Preece,
Kerrigan & O’Reilly, 2016; Rodner & Kerrigan, 2014; 김도은·이진우, 2018; 이진
우, 2020)과 그 궤를 같이한다. 본 논문은 미술품 가치화에 대한 오프라인 환경 내
에서 이루어진 이 같은 선행연구의 논의를 온라인 환경으로 연장하는 것에 학술적
의의가 있다. 본 사례연구는 신진미술가가 사치아트의 큐레이터에 의해 암묵적으
로 인정하고 보증되는 단계에서 작가의 상징자본 형성에 기여하고, 이것이 해당 작
가의 창작물 가치화함을 보여준다. 즉, 큐레이터에 의한 해당 작가의 작품 가치의
보증으로 인해 소비자가 해당 작품을 가치 있게 여기고 구매하게 된다. 이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작품의 가치화 과정에 참여하는 행위자들 간에 온라인상 그들이 직
면한 작품의 가치에 관한 “현실적인 환상”(김남옥, 2020: 198) 혹은 집단적 믿음인
일루지오(부르디외, 1999)가 산출되게 된다. 이는 미술품 가치의 생산에 있어서 예
술의 장(Bourideu, 1986)의 구성원들의 공모 효과가 온라인 환경에서도 유효함을
보여준다.
한편, 본 연구는 부르디외(2006)의 문화자본에 관한 논의를 지엽적으로 다루었다
는 한계점을 가진다. 본 논문은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오프라인에서 작가의 작품
가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화된 형태의 문화자본인 작가의 학력이 온라인
에서 비교적 그것의 영향이 미비하다는 것을 도출했다. 하지만, 이는 오프라인에서
생성된 작가의 문화자본의 온라인상 작가 작품의 가치에 끼치는 영향을 살핀 것일
뿐, 온라인 미술품 플랫폼을 통한 작가의 문화자본 형성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현택수(2003: 80)는 “화랑마다 고유한 아비튀스가 있어...계급, 교육, 세대,
취향, 기질 등으로 구별되고 차별되는 화가와 작품의 미적 기준을 생산, 재생산하
는 기능을 하고 있다”라고 논하고 있다. 이에, 향후 연구에서 온라인 미술품 플랫폼
선정 작가가 사회화 과정을 토대로 체화된(embodied) 미적 취향, 태도, 세대 등의
분석을 통해, 해당 플랫폼을 통한 작가의 아비투스 형태의 문화자본 형성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210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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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213
Abstract
The Valuation of Art in the Online Art Market: Based on
the Experience of the Selected Korean Artists on Saatchi
Art
Jin Woo Lee
This study aims to understand the process of valuing contemporary artworks
by young and emerging artists via online art platforms. This paper
conceptualizes Bourdieu’s theory of cultural capital, which theoretically guides
us for conducting a case study of Saatchi Art. This article mainly collected data
by interviewing seven Korean artists who were selected by our case with the
supplement information carried out direct observation and document reviews.
By analyzing the gathered data, the key finding of this research is that the
selection of artists in Saatchi Art’s curatorial program implicitly admits and
guarantees the value of their artworks. By doing so, it contributes to building
symbolic capital for the selected artists. This article also contends that such
construction of the artists’ symbolic capital results from the accumulated
symbolic capitals of the founder and curator of the online platform. The
theoretical contribution of this paper is to expand previous research on valuing
artworks in the offline art world into the online one.
Key Words:
Online art market, Valuation of artworks, Cultural capital theory, Saatchi Art, Young and emerging
artists
214 예술경영연구 2020 제56집
논문 투고일
2020. 10. 07.
논문 심사일
2020. 10. 22.
게재 확정일
2020. 11. 11.
온라인 미술시장에서 신진 미술가 작품의 가치화과정에 관한 연구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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