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loaded by 최훈

인간심리의 이해-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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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심리의 이해
이 희 영(편)
ocu
2022
[
1장. 심리학의 기초개념
1.
2.
3.
4.
5.
6.
심리학의
심리학의
심리학의
심리학의
심리학의
심리학의
역사
정의
목적
영역
연구방법
관점
2장. 정신분석적 인간 이해
례]
1
1
2
3
3
6
10
14
1. 기본가정
15
2. 성격이론
17
3장. 행동주의적 인간 이해
28
1. 기본 가정
2. 고전적 조건 형성
28
29
3. 조작적 조건 형성
33
4. 강화
4장. 인본주의적 인간 이해
36
1. 기본 가정
2.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설
3. 자아실현
36
36
41
5장. 인간 발달
44
1. 발달의 개념
44
2.
3.
4.
5.
44
46
48
53
발달심리학의 목적
발달의 원리
인지 발달
애착: 사회성 발달의 기저
6. 부모양육태도
6장. 성격
57
60
1. 성격의 정의
60
2. 성격이론
61
3. 성격 검사
69
7장. 심리검사
1.
2.
3.
4.
심리검사의 개관
심리검사의 기능
심리검사의 요건
지능과 지능검사
71
71
73
76
80
8장. 사회 행동
92
1. 사회 지각
92
2. 대인 매력
3. 사회적 영향
4. 집단 영향
9장. 이상 행동
1. 이상행동의 의미
2. 이상행동의 설명 모델
3. 이상행동의 분류
10장. 심리치료
96
99
103
106
106
107
110
122
1. 정신분석치료
122
2. 행동치료
3. 인간중심치료
4.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127
134
143
11장. 직업심리
1. 직업의 의미와 중요성
2. 직업선택
3. 직업세계의 이해
151
151
152
155
제 1 장
심리학의 기초 개념
1. 심리학의 역사
2. 심리학의 정의
3. 심리학의 목적
4. 심리학의 영역
5. 심리학의 연구방법
6. 심리학의 관점
1. 심리학의 역사
심리학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심리학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심리학이 어디서 왔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심리학의 역사를 알아보아야
한다. 심리학이란 사람이 존재하기 시작한 그 옛날부터 있었다. 하지만 독자적인 학문
영역으로 분리되어 심리학이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다. 에빙하우스
(Ebbinghaus, 1850-1909)는 심리학의 역사를 “심리학의 과거는 길지만 그 역사는 짧
다.”라고 표현했다. 이 말은 인간이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관심을 가지고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알고 이해하고자 했던 과거(past)는 길지만, 철학에서 분리되어 과학적으로 심리
학을 연구하기 시작한 심리학의 역사(history)는 짧다는 의미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 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아 그렇지
아마도 우리의 조상들은 왜 사람이 지금 하는 대로 행동을 하는지, 무엇이 사람이 서로
다르게 행동하도록 만드는지에 대해 궁금해 했을 것이다. 천사와 악마가 우리 몸속에
살면서 우리의 행동을 지시한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다. 체액이 사람의 성격과 정서에
영향을 준다고 믿기도 했었다. 인간행동의 원인에 대한 흥미와 추측은 오랜 역사를 가
지고 있다. 하지만 과학적으로 행동을 연구하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모든 학문의 근원을 고대 그리스의 철학에 두는 것과 같이 심리학의 기원도 거기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에는 수학, 과학, 예술을 비롯한 대부분의 학문이 철학에 속해 있었
다.
심리학도
예외가
아니다.
심리학의
역사는
빌헬름
분트(Whilhelm
Wundt,
1832-1920)가 독일의 라이프치히 대학교에 세계 최초로 심리학 실험실을 설치한 1879
년을 기점으로 하여 철학적 심리학과 과학적 심리학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철학적 심
리학은 철학에서 분리되기 이전의 심리학을, 과학적 심리학은 철학에서 분리된 후의 심
리학을 말한다. 철학적 심리학과 과학적 심리학의 차이는 연구 영역보다는 연구 방법에
- 1 -
있다. 즉, 철학적 심리학은 사변적(思辨的), 주관적 방법을 사용하는 반면, 과학적 심리
학은 관찰과 실험에 기초한 과학적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2. 심리학의 정의
심리학의 정의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심리학의 연구주제와 대상이 바뀜에 따라 변해
왔다. 심리학의 정의는 크게 심리를 강조하는 정의와 행동을 강조하는 정의, 인간과 인
간사 전체를 강조하는 정의로 구분해 볼 수 있다.
1) 심리학은 마음의 이치를 따지는 학문
심리학(心理學)은 한자어가 의미하는 바와 같이 마음의 이치를 따지는 학문이다. 인간
의 마음(심리, 정신)을 체계적으로 연구함으로써 마음(심리, 정신)의 구조를 알고, 더 나
아가 인간의 마음(정신)이 어떻게 작용하고 기능하는지를 알아보려는 학문이 심리학이
다. 심리학을 과학적인 학문으로 발전시키는 데 이정표 역할을 한 빌헬름 분트(Wundt)
는 인간의 내적인 경험과 의식을 강조하면서 심리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심리학은 자연과학의 주제를 이루는 외적인 경험의 대상들과는 달리
내적인 경험(감각, 감정, 사고, 의욕 등)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2) 심리학은 행동을 다루는 학문
심리학은 순수하게 심리와 심리 과정만을 연구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심리학의 궁
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심리만을 알고 이해하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 전체를 알고
이해하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심리 이외의 다른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구
성되어진 존재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행동이다. 인간의 내부 심리 속에서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느끼는지를 연구하는 것은 과학의 원칙에 위배된다. 그래서 누
구나 눈으로 볼 수 있고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행동을 연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대
두되었다. 이런 입장에서 행동주의 심리학을 창시한 존 왓슨(John Watson)은 심리학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다.
『심리학은 인간 행동을 주제로 삼는 자연과학이다.』
- 2 -
3) 심리학은 마음과 행동을 다루는 학문
오늘날 심리학은 인간의 내부 심리와 행동을 과학적으로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정의된
다. 이렇게 볼 때 심리학은 내용적인 면에서 볼 때 『심리학』이라는 표현보다는 『인간
학』이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
3. 심리학의 목적
심리학은 도대체 왜 존재하는가? 이 물음은 심리학을 알고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이라
면 누구나 한 번쯤 해봄직하다. 마치 사람이 왜 태어나고 존재하는지를 궁금해 하듯이
심리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심리학이란 학문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해
할 것이다. 심리학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다.
1) 학문적 목적
(1) 기술 : 인간의 심리와 행동 기술
(2) 설명 : 인간의 심리와 행동 설명
(3) 예측 : 인간의 심리와 행동 예측
(4) 통제 : 인간의 심리와 행동 통제
2) 궁극적 목적
심리학의 궁극적 목적은 인간과 사회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4. 심리학의 영역
심리학은 연구 목적에 따라 기초심리학과 응용심리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초심리
학은 이론심리학이라고도 하며, 인간의 심리와 행동의 이해에 초점을 둔다. 기초심리학
분야는 생리심리학, 발달심리학, 사회심리학, 성격심리학, 지각심리학, 인지심리학, 실험
심리학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응용심리학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기초심리학의
연구결과를 현실 장면에 활용함으로써 심리학이 인간 복지와 인류 문명에 기여할 수 있
도록 하는 심리학의 활용 분야다. 응용심리학에 속하는 분야로는 임상심리학, 상담심리
학, 산업 및 조직심리학, 광고심리학 등을 들 수 있다.
- 3 -
1) 기초심리학
▪ 생리심리학
행동, 사고, 감정의 생물학적·생리적 기초를 다루는 심리학 분야로 생물심리학, 바이
오심리학, 정신생물학이라고도 불리며, 신경과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리심리학에서
다루는 주제로는 감각, 지각, 학습, 언어, 정신장애, 중독, 스트레스, 수면과 기억 장애
등을 들 수 있는데, 오늘날에는 두뇌의 기능과 개인의 정신 경험 및 행동과의 관련성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있다.
▪ 발달심리학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모든 발달적 변화의 양상과 과정을 연구하는 심리학 분야로
종래에는 주로 아동기와 청년기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오늘날에는 성인기와 노년기를 포
함한 전 생애를 연구 대상으로 한다.
▪ 성격심리학
성격의 형성 과정과 성격 유형 및 성격의 개인차를 연구하는 심리학 분야로 발달심리
학 및 사회심리학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 사회심리학
타인에 의해서 개인의 행동과 정신과정이 영향을 받는 방식을 다루는 심리학 분야로
집단행동, 사회지각, 대인매력, 리더십, 비언어적 행동, 순응, 공격성과 편견 등과 같은
주제를 연구한다.
▪ 지각심리학
사람이 외부 환경의 자극과 정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가를 연구하는 심리학
분야이다.
▪ 인지심리학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지각하며 기억하고 배우는지 등과 같은 정신 과정을 연구
하는 심리학 분야로 사람들이 정보를 어떻게 획득하고, 처리하고, 저장하는지에 초점을
둔다. 신경과학, 철학, 언어학을 포함한 타 학문 분야와 관련이 있다.
▪ 학습심리학
학습과 기억의 문제를 다루는 심리학 분야이다. 학습심리학은 인간을 연구하기 위해
동물실험을 하고, 그 결과를 일반화시켜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추론하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지만 직접 인간을 대상으로 연구하기도 한다. 과거에는 주로 동물 실험을 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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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의 원리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나 근래에는 인간의 기억 과정에 더 많은 관
심을 가지고 있다.
▪ 실험심리학
하나의 독자적인 학문분야라기보다는 실험을 중심으로 하는 심리학 연구에 기초적인
연구방법론을 제공해 주는 분야이다. 실험심리학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하는 데
가장 기초가 되는 도구와 기법을 제공해 주는 분야다. 좁은 의미의 실험심리학은 지각,
생리, 학습 심리학 분야를 지칭하지만 넓은 의미의 실험심리학은 성격, 사회, 발달심리
학 등과 같은 실험적인 방법을 적용하는 대부분의 심리학 분야를 말한다.
2) 응용 심리학
▪ 임상심리학
개인이나 집단이 겪는 심리적인 문제를 이해하고,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임상심리학자들은 우울장애, 불안장애, 성격장애, 섭식장애 등 정신건강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를 보이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심리학의 각 분야에서 개발된 이론들을 개인
이나 집단의 상황에 적용하고 효과를 알아보는 연구를 수행한다.
▪ 상담심리학
임상심리학과 아주 유사한 심리학 분야로 개인이나 집단이 겪는 심리적인 문제를 이
해하고, 평가하고, 치료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임상심리학과의 차이는 대상에 있다. 즉,
임상심리학은 정신과적인 문제를 가진 사람들 즉 환자를 주 대상으로 하는 반면 상담심
리학은 일반인을 주 대상으로 한다.
▪ 산업 및 조직심리학
산업 및 조직 심리학은 심리학적 원리를 조직에 적용하는 심리학 분야이다. 이 분야
는 산업 측면과 조직 측면의 두 가지 측면으로 구성되어 있다. 산업 측면은 개인과 직
무를 매치시키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과 관련되는데, 이를 인사 심리학이라 부르기도
한다. 산업심리학자들은 근로자의 특성을 평가하고 그것을 근거로 이들이 가장 잘 수행
할 것 같은 직무와 이들을 매치시킨다. 산업 및 조직 심리학의 조직 측면은 조직이 어
떻게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주는 지를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둔다. 개인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진 조직 구조, 사회적 규준, 관리 스타일과 역할 기대와 요인들
을 이해함으로써 산업 및 조직심리학자들은 조직에 득이 됨과 동시에 개인의 수행과 건
강을 증진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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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심리학
종래에는 산업심리학의 한 영역으로 다루어졌으나 광고 분야가 확대되고 광고의 역할
이 증가됨에 따라 최근에 독자적인 하나의 영역으로 자리매김을 하였다. 광고심리학은
광고를 심리학의 원리를 통해 이해하고 접근함으로써 광고의 효율성과 광고의 질적 향
상을 도모하고자 하는 심리학 분야이다.
▪ 건강심리학
어떤 심리적·행동적 요인이 신체 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 가를 다루는 심리학
분야로 건강과 심리 작용과의 관계, 스트레스 등에 관심을 갖는다.
이상에서 살펴본 분야 외에도 심리학에는 학교심리학, 범죄심리학, 환경심리학, 군사
심리학, 스포츠심리학, 종교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가 있다. 2020년 현재 한국심리학회
에는 임상, 상담, 산업 및 조직, 사회 및 성격, 발달, 인지 및 생물, 문화 및 사회문제,
건강, 여성, 소비자 광고, 학교, 법, 중독, 코칭, 측정평가 심리학회 등 15개의 산하학회
가 있다.
5. 심리학의 연구방법
심리학은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연구하는 데 있어 과학적 연구방법을 지향한다. 심리
학에서 과학적이라는 말은 자연과학에서 사용하는 방법론을 엄격하게 사용한다는 의미
가 아니다. 그 보다는 인간의 심리와 행동을 이해·예측·통제하기 위한 자료 수집과 처리
시, 개인의 주관적인 추측이나 상식적인 막연한 방법을 아닌 체계적인 방법을 지향한다
는 뜻이다. 아래에서는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자료 수집 및 정리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이에 앞서 먼저 과학 활동의 일반적 절차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관 찰
문제의 발견
새로운 문제의
가설 설정
발견
일반화
원리, 법칙
가설 검증
고찰 및 결과
[그림 1] 과학 활동이 이루어지는 과정
출처: 박천식(1999). 심리학-재미있는 심리여행, 교육과학사. p. 24
- 6 -
과학적 지식은 과학적 연구를 통해 획득된다. 과학적 연구는 주어진 현상 내의 많은
변인 들 중 특정 변인에 주목하여 그 변인의 특성이나 관계가 어떠한지를 기술하고, 왜
그러한 관계가 성립되는지를 설명하며, 설명을 통해 보편타당한 지식 체계, 즉 이론을
정립함으로써 주어진 현상에 대해 구체적으로 예언하고, 나아가 현상을 통제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과학적 연구는 반드시 따라야 할 정해진 절차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
만 대개 문제 발견 → 가설 설정 → 자료 수집 → 자료 분석 및 해석 → 연구보고서 작
성의 순서를 따른다. 심리학이 과학적 학문이라고 할 때 과학적이라는 말은 연구대상에
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방법이 과학적이라는 의미가 크다. 심리학에서 사용하는
자료수집 방법은 다양하나 크게 실험법, 관찰법, 조사법, 검사법, 사례연구법으로 구분
해 볼 수 있다.
1) 실험법
실험법이란 연구자가 통제된 조건에서 어느 한 변인을 의도적으로 조작하고 그 변인
이 다른 변인에 어떤 영향을 주는 지를 알아보는 방법이다. 실험은 한 변인의 변화가
다른 변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행해지는데, 여기서 실험자가 다른 변인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 의도적으로 변화시킨 조건 또는 사상을 독립변인이라 하고,
독립변인의 조작의 영향을 받는 변인을 종속변인이라 한다. 그리고 종속변인의 변화가
독립변인의 처치효과에 의해서만 나타난 결과라는 것을 보장하기 위하여 다른 변인들
(종속변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모든 변인)은 일정하게 통제되어야 하는데, 이 변인을
가외변인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실험에서 연구자는 독립변인을 처치한 집단과 처치하지
않는 집단을 비교하는데, 전자를 실험집단이라 하고 후자를 통제(또는 비교)집단이라 한
다.
실험법이 심리학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예를 하나 들어 보자. 가령
폭력적인 TV 프로그램이 유아의 폭력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는 연구를 수행
한다고 하자. 피험자는 5세 남녀 아동 10명이라고 하자. 실험자는 전체 피험자 10명 중
반은 실험집단에 또 다른 반은 통제집단에 할당했다. 통제집단에 있는 아동에게는 5분
짜리 비폭력 비디오를 보여주었고, 실험집단에 있는 아동에게는 폭력 비디오를 5분 동
안 보여주었다. 비디오 시청이 끝난 후 아이들의 행동을 관찰하였다. 이러한 실험을 통
해 폭력 비디오 시청이 폭력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지 여부를 알 수 있다.
실험연구의 목적은 어느 두 이론적 변인간의 인과관계를 확립하는 것이다. 실험연구
에서는 실험조건의 계획적인 조작과 통제가 얼마나 완벽하게 이루어졌는가 하는 것이
실험의 성패를 좌우한다. 실험법의 가장 중요한 장점은 변인들 간의 인과관계를 밝힐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실험법으로 관심이 있는 모든 문제를 연구할 수는 없다. 왜
냐하면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독립변인을 의도적으로 조작할 수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
이다.
- 7 -
2) 관찰법
심리학자들이 수행하는 많은 연구는 동물이나 사람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것
에서부터 출발한다. 관찰 연구에서는 연구자가 관찰되고 있는 사람을 방해하지 않으면
서 행동을 조심스럽고 체계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한다. 관찰법은 연구의 초기 단계에서
종종 사용되는데, 행동을 설명하기에 앞서 행동을 잘 기술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 때문
이다. 관찰법은 통제 유무에 따라 자연관찰법과 실험실 관찰로 구분할 수 있다.
자연관찰법은 자연스런 환경에서 발생하는 행동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고 기록하는 방
법이다. 제인 구달과 다이엔 포시 같은 생태학자들은 야생에서 유인원과 다른 동물을
연구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한다. 만약 우리가 폭력적 TV 프로그램 시청의 영향을 알고
싶다면, 폭력적 TV 프로그램을 시청한 사람들에게 가서 그들을 관찰하면 된다.
이 방법에는 많은 장점이 있다. 첫째, 자료 수집이 직접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응
답자의 기억에 의지할 필요가 없다. 둘째, 사람들은 자신이 연구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
르기 때문에 자신이 좋게 보이도록 의도적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셋째, 자연적 환경에서
관찰되기 때문에 피험자들이 하는 행동이 인위적인 것이 전혀 가미 되지 않은 행동이라
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자연적 관찰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
다. 첫째, 연구자는 사건이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둘째, 상황을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간의 관계에 대해 알 수 없다. 셋째, 관찰자 편향에 의해 관찰이 왜
곡될 수 있다.
행동을 연구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자연 상황이 아닌 실험실에서 관찰하는 것이다.
실험실 관찰을 사용하는 연구자는 통제를 하고 반응을 측정하기 위해 정교한 장비를 사
용할 수 있다. 형태주의 심리학자인 쾰러는 원숭이가 문제를 어떻게 푸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주의 깊게 관찰했다. 그는 천장에 바나나를 매달아 놓고 바닥에는 의자와 나무,
끈을 놓아두었다. 배고픈 원숭이가 바나나를 어떻게 따서 먹는지가 쾰러의 관심사였다.
나무 하나로는 바나나를 딸 수 없고, 나무를 끈으로 잇고, 의자를 이용해야만 바나나를
딸 수가 있었다. 원숭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나무를 끈으로 잇고, 의자에 올라 천장에
달려 있던 바나나를 따 먹었다. 쾰러는 이 관찰을 바탕으로 유명한 통찰학습을 발견하
게 되었다. 실험실 관찰은 연구자와 특별한 실험 장치로 인해 피험자가 자신이 대개 하
던 방식과 다르게 행동을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실험실에서 이루어진 관찰에 기초하여
내려진 결론을 실험실 밖으로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3) 조사법
설문지와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 태도, 견해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질문함으로써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방법을 조사법이라고 한다. 만약 여러분 중에
- 8 -
선호하는 대선 주자에 대한 질문을 받아본 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조사법
을 사용한 연구에 참여한 것이다. 조사는 전접[연구자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구 대상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개 표본[연구자가 실제로 연구하는 전집의
일부]를 대상으로 이루어진다. 잘 수행된 조사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조사를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집을 대표하는 표본을 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지만
대표성이 있는 표본은 정확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 반면 적절한 표집 방법을 사용하지
않은 조사는 의문스러운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조사법은 짧은 시간에 많은 사람
들로부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조사법과 관련된 하나의 문제
는 조사에 응한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
이다.
4) 검사법
심리검사는 현대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중요한 연구 도구로 개인의 성격 특성, 정서
상태, 적성, 흥미, 능력, 가치 등을 측정한다. 대개의 경우 심리검사는 사람들이 여러 질
문에 답할 것을 요구하며, 피험자가 응답한 숫자에 기초하여 하나 내지는 그 이상의 전
체 점수를 구한다. 어떤 검사는 피험자가 알고 있는 신념, 감정 또는 행동을 측정한다.
어떤 검사는 무의식적 느낌이나 동기를 재도록 설계되어 있다. 여러분들은 아마 지능검
사, 성취검사, 직업적성검사와 같은 검사를 한번은 해보았을 것이다. 수많은 심리검사가
산업체, 교육기관, 연구 등에서 사용된다. 검사는 개인으로 하기도 하고 집단으로 하기
도 한다. 이들 검사는 사람들 간의 차이를 측정하기도 하고 한 개인내의 차이를 측정하
기도 한다. 잘 구성된 심리검사는 단순한 자기 평가보다 자신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
을 줄 수 있다. 조사법과 마찬가지로 검사법도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며, 검사를 실시하
고 해석하는 데에도 많은 훈련이 요구된다.
5) 사례연구법(case study, case history)
이 방법은 소수 몇 사람(간혹 단 한 사람) 또는 단일 사상의 효과를 심층적으로 연구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사례연구법은 임상가들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나, 연구
자들 또한 이러한 방법을 사용한다. 언어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자기 아이의 언어 발달
에 대한 상세한 기록을 하면서 연구를 시작한다. 사례 연구는 후속 연구를 위한 풍부한
가설의 원천일 수 있다. 사례연구법은 다른 연구방법보다 개인에 대해 좀 더 자세한 그
림을 그려준다. 나아가 사례연구는 개인에게 초점을 두기 때문에, 인간행동에 대해 일반
화하기를 원하는 심리학자들에게는 유용성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사례연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은 연구자가 결론을 도출하고자 하는 대부분의 다른 사람과 다를 수 있다.
- 9 -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례연구법은 실제적 또는 윤리적 문제 때문에 다른 방법으로 자
료를 수집하기 어렵거나 흔하지 않은 현상을 연구하고자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
다. 예를 들어, 생물심리학자는 두뇌가 어떻게 조직화되어 있느냐에 대한 단서를 얻기
위해 뇌 손상을 입은 환자를 연구할 수 있다. 특이한 사례는 가끔 인간 기능에 대한 일
반적인 질문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례연구는
가설의 검증이라기보다는 가설을 개발할 수 있는 자원이다. 이런 이유로 사례연구법은
일반적으로 심리학자들이 이론과 가설을 개발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위에서 살펴보았듯이,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개
발해왔다. 최고의 연구방법이라는 것은 없다. 각 방법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목
수가 하나의 연장으로 집을 지을 수 없듯이, 심리학자들도 인간행동을 한 가지 방법으
로만 이해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모든 연구방법이 사용된다. 완벽한 연구방법은
없다. 하나의 문제를 연구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방법을 사용할 경우 우리는 연구 결과
에 대한 더 큰 확신을 얻게 된다.
6. 심리학의 관점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심리현상을 이해하고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 또는 접근 방
법을 택하고 있다. 오늘날의 심리학의 관점은 아래와 같이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이러한 관점은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이 없으며, 설명의 강조점이 다를 뿐이
다. 따라서 각 관점은 상호보완적이며 모두 중요하게 사용되고 있다.
1) 정신분석적 관점
이 관점은 언어, 방법, 수용할 수 있는 증거의 기준에 있어 다른 관점과 매우 다르다.
인간에 대한 정신분석 이론은 내적 힘, 갈등, 본능 에너지와 같은 개인 내의 무의식적
역동을 강조한다. 그들은 인간에 대해 정신내적 견해를 가지고 있으며 마음의 내적 기
제를 강조한다. 역동은 물리학에서 나온 개념으로 외적 힘 또는 내적 힘의 행위 하에서
의 시스템의 움직임과 균형을 말한다. 프로이트는 19세기 물리학에서 에너지 보존 법칙
의 아이디어를 빌려왔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어떤 시스템 내에서의 에너지는 이동하거
나 변형될 수 있지만 전체 에너지의 양은 같다. 프로이트에게 있어 심리 에너지(정신적,
정서적 과정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 예를 들어 생각하기, 꿈꾸기, 걱정하기 등)
는 신체 에너지의 한 유형이다.
프로이트는 주장한다. 의식은 빙산의 일각이다. 눈에 보이는 일각 아래 무의식이 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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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있다. 그 무의식에는 숨겨진 소망, 야망, 열정, 죄책감을 주는 비밀, 말할 수 없는 갈
망, 소망과 의무간의 갈등이 있다. 이런 보이지 않는 힘이 행동에 의식보다 훨씬 더 강
한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프로이트는 믿는다. 프로이트의 아이디어는 많은 추종자들이
자신의 이론을 개발하는데 영감을 주었다. 프로이트의 추종자들은 무의식적 역동의 중
요성에 대한 믿음을 공유했지만 정신분석이론의 어떤 측면에 있어서는 견해를 달리했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정신분석이라는 용어보다는 정신역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2) 행동주의적 관점
1913년 심리학자 존 왓슨[John Watson, 1878-1958]은 『행동주의자가 본 심리학』이
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이 논문에서 그는 심리학이 과학이 되려면, 마음과 의식
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리학자는 내성을 연구방법으로 사용해서는 안
되며 행동을 설명함에 있어 정신상태, 마음, 정서 같은 용어를 거부해야 하고, 관찰할
수 있고 직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것(환경에서 실제 일어나고 있는 행동이나 사상)을
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왓슨은 학습의 기본 법칙으로 인간과 다른 동물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다고 믿었다. 후일 스키너(Skinner, 1904-1990]) 자전거 타기, 옷 입기 등
과 같은 자발적 행위에 행동주의적 접근을 확대했다. 스키너는 행위 결과가 그것이 다
시 발생할 확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처음에 행동주의는 심리학자들을 흥분시켰고 미국 심리학계를 주도했으며 이러한 경
향은 1960년대 초반까지 계속되었다. 행동주의적 관점은 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주었
다. 행동주의 기법은 사람들이 담배를 끊고 체중을 줄이고, 보다 나은 학습 습관을 획
득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측면에
도움을 주었다. 사회학습기법은 사람들의 자기 확신,
동기, 성취 등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었다. 정확성과 객관성에 대한 행동주의 관점의
주장은 심리학을 발전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3) 인본주의적 관점
인본주의적 관점은 1950년대 당시 심리학을 지배하고 있던 정신분석과 행동주의에
대한 반발로 시작되었다. 이 관점은 인간 행동이 무의식적 힘에 의해 결정된다는 정신
분석적 견해와 인간 행동이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행동주의적 견해를 모두 거
부한다. 대신에 인본주의적 심리학은 개인의 잠재력에 초점을 두고 성장과 자기실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인본주의 심리학의 기본 신념은 인간은 생득적으로 선하며, 인간이
경험하는 정신적․사회적 문제는 이러한 자연적인 경향에서 일탈한 결과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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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지적 관점
1950년대와 60년대 동안, 심리학에서 인간 마음의 작동에 대한 새로운 강조가 예기
치 않은 일로 인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컴퓨터의 발달은 과학자들로 하여금 문제 해
결, 비공식적 피드백과 다른 정신 과정을 연구하도록 장려했다. 그 결과로 인지심리학이
태동했다. 인지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언어를 사용하고 도덕규범을 획득하고, 정
서를 경험하며, 집단에서 행동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머릿속에 어떤 일
이 일어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관점의 가장 중요한 기여 중의 하나는 사람의 설명과 지각이 그들의 행위와 느낌
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끊임없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세상과 우리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이해하려고 한다. 우리의 아이디어가 항상 현
실적이거나 합리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리의 행위와 선택에 영향을 준다. 인지심리학자
들은 사람들은 어떻게 자신의 행동을 설명하고, 문장을 이해하며, 지적 문제를 해결하
고, 추론하며 의견을 형성하고 사건을 기억하는지를 연구한다.
5) 생물학적 관점
처음 심리학을 공부하기 시작한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은 심리학자들이 행동이나 사
고뿐만 아니라 유전자, 호르몬, 신경세포 등에 관심을 갖는다는 것을 발견하고는 놀란
다. 그러나 심리학에 대한 생물학적 관점은 초기부터 중요한 관점이었다. 빌헬름 분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책도 도서명이 『생리심리학의 원리』이다. 분트와 대부분의 초기 연구
자들은 심리학이 해부학과 생리학에 확고한 기반을 두기를 원했다.
생리심리학을 뒷받침하는 기본 아이디어는 모든 행위, 느낌, 사고는 신체 사상과 관
련이 있다는 것이다. 생물심리학자들은 지각, 기억, 행동을 만들어 내기 위해 신체 사상
이 어떻게 외적 환경에서 발생하는 사상과 상호작용하는가를 알고 싶어 한다. 생리심리
학은 마음과 신체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을 가진다. 사람들은 종종 인간 행동에 대한 설
명은 생리적이거나 심리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신체와 마음간의 상호작용이 얼마나
복잡한지 잘 모른다. 생물학적 관점은 신체를 모르고서는 우리 자신을 알 수 없다는 유
용한 메시지를 우리에게 전달해 준다.
위에서 현대 심리학의 주요 다섯 가지 관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심리학의 중요 관점
은 각각 심리학자들이 묻는 질문과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보의 종류에 영향을 준다. 예
를 들어 『분노』와 같은 연구 주제를 관점에 따라 어떻게 달리 연구하는지에 대해 살펴
보자. 정신분석학적 관점을 취하는 연구자들은 감정 폭발을 무의식적 호전성에 대한 출
구로 볼 것이다. 행동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연구자들은 어떤 외적 요인이 화를 내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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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 행위를 하게 하는지를 연구할 것이다. 인본주의적 관점을 취하는 학자는 자신의
관점에서 분노를 경험하고 표현하는 것이 갖는 의미를 이해하기를 원할 것이다. 인지적
관점을 취하는 연구자들은 좌절스러운 상황에 대한 우리의 지각이 어떻게 우리의 분노
강도에 영향을 주는지, 분노가 우리의 사고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연구할 것이다. 생
물학적 관점을 취하는 연구자들은 얼굴에 홍조를 띄는 것과 같은 신체적 상태를 유발하
는 두뇌 회로를 연구할 것이다.
정신분석적, 행동주의적, 인본주의적, 인지적, 생물학적 관점은 분노를 매우 다르게
기술하고 설명한다. 그러나 이것이 서로 모순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섯
가지 관점을 사용함으로써, 우리는 어떤 하나의 관점에 제공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분노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상이한 관점은 서로에 대해 상보적일 수 있다는 이
러한 중요한 점은 모든 학문 분야에 해당된다. 각 관점은 유용하다. 그러나 어떤 한 관
점이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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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 장
정신분석적 인간 이해
1. 기본가정
1) 정신결정론
2) 무의식적 동기
2. 성격이론
1) 성격구조
2) 성격발달
3) 불안과 방어기제
【프로이트의 생애】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는 1856년 5월 6일 지금은 체크슬로바
키아의 영토가 된 오스트리아의 모라비아라는 작은 마을에서 유태인 아버지와 어
머니의 일곱 남매 중 맏이로 태어났다. 프로이트가 4살이 되었을 때 그의 가족은
경제적인 이유로 비엔나로 이사하였고 프로이트는 비엔나에서 삶의 대부분을 보냈
다. 프로이트는 어려서부터 학업성적이 뛰어났고, 1873년에 비엔나 대학교 의과대
학에 입학하여 1881년 26세 때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1886년에 4년간 사
귀어 오던 마르타 베르나이즈와 결혼하여 슬하에 6남매를 두었는데, 그 중 막내가
후일 아동정신분석가로 명성을 떨친 안나 프로이트였다.
의과대학 재학 중 그는 비엔나 대학교 생리학 실험실의 책임자이자 19세기의 위대한 생리학자 중
한 사람이었던 브뤼케 교수의 지도하에 생리학을 공부하면서 그의 급진적인 견해에 매료되었다. 또
한 그는 『에너지는 변형될 수는 있어도 파괴될 수는 없으며, 따라서 에너지가 체계의 한 부분에서
사라지면 그것은 반드시 체계의 다른 부분에 나타난다』라는 헤름홀츠의 에너지 보존 법칙에 영향을
받았다.
프로이트는 1884년 브로이어와 관계를 맺으면서 정신분석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고, 1885년에
는 프랑스 파리로 건너가 당시 히스테리 최면술 연구로 명성을 얻고 있던 샤르코와 함께 최면을 연
구하였다. 샤르코와의 만남은 프로이트가 신경학자에서 정신병리학자로 전환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
가 되었다.
프로이트는 1902년까지 정신분석의 이론과 실제를 향상시키는데 관심을 기울였는데, 1909년에 홀
의 초청으로 미국 클라크 대학에서 강연한 후 그의 명성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프로이트는
매우 창조적이고 열정적으로 일에 몰두하여 하루에 무려 18시간이나 연구에 전념하는 경우도 자주
있었다. 이러한 집필의 결과로 정신분석에 관련된 그의 전집은 총 24권이나 된다.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 그는 수십 번의 수술을 받았으며 끊임없는 고통 속에서 살다가 1939년 런던에서 생을 마감하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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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기본 가정
정신분석적 관점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 하나의 프로이트의 전통적 관점이고 다
른 하나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그 기원을 두고 있으나 몇 가지 중요한 측면에서 견
해를 달리하는 소위 신 프로이트 이론이다. 신 프로이트 이론은 아들러의 개인심리학,
융의 분석심리학,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등 다양하다. 본 장에서는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에 대해 살펴본다. 정신분석학은 프로이트 자신의 치료경험 및 자기 분석과 광
범위한 임상관찰을 토대로 한 성격 발달에 대한 이론이자 인간 본성에 관한 철학이며
심리 치료의 한 방법이다. 정신분석학은 인간에 대해 정신결정론과 무의식적 동기라는
두 가지 개념을 기본적으로 가정하고 있다.
1) 정신결정론(Psychic Determinism)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서는 인간을 결정론적인 존재로 본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
간의 어떤 행동도 우연히 일어나는 것은 없으며 모두 심리적 원인을 가진다고 가정한
다. 즉, 실언, 꿈, 환상이나 망각, 선택, 소망, 성공을 위한 노력, 어떤 행동의 반복, 타
인에 대한 적대적인 행동, 소설 집필, 그림 그리기 등 모든 행동은 어떤 원인으로 설명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은 사고, 감정, 행동의 숨겨진 원인을 찾아내고 인간의
초기경험이 인간의 본성에 영향을 주어 성인의 성격을 형성하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자 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의 행동은 무의식적 동기와 생물학적 욕구 및 충동,
그리고 생후 약 5년간의 생활경험에 의해 결정된다.
2) 무의식적 동기(Unconscious Motivation)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의식수준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프로이트는 세 가지의 의식 수준(의식, 전의식, 무의식)을 제안했다. 의식은 한 개
인이 현재 각성하고 있는 모든 것(감각, 지각, 경험, 기억 등)을 말하는데, 프로이트는
의식은 우리의 정신생활의 한 작은 부분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았다. 전의식은
부
분은 아니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의식 속으로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나 감정들로 정신세계에
서 무의식과 의식영역을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친구의 전화번호나 여러분이
봤던 영화의 제목을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전의식으로부터의 정보를 의식으로 가져오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무의식은 개인이 자신의 힘으로는 의식으로 떠올릴 수 없는 생
각이나 감정들로 무의식 속에는 자신이나 사회에 의하여 용납될 수 없는 감정이나 생각
혹은 충동들이 억압되어 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모든 정신 과정이 무의식으로부터 기
원한다고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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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심리학은 의식을 연구하는데 몰두하고 있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환경과
접촉할 때 인간이 경험하게 되는 것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무의식은 비판적이고 과학
적인 분석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프로이트는 무의식은 성격의 일부
분으로 반드시 연구해야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프로이트는 빙산을 예로 들어 무의식이
중요함을 설명한다. 빙산의 대부분이 수면 아래에 있듯이 인간 성격의 대부분도 의식
수준 아래에 있다. 즉, 프로이트는 성격의 이 영역에 인간 행동의 중요한 인과적 요인
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반드시 무의식을 밝혀야 한다
는 것이다.
[그림 2] 마음의 지형학적 모델
출처: 권석만(2012). 현대 심리치료와 상담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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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학지사. p. 58
2. 성격 이론
1) 성격 구조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의 성격은 원초아(id), 자아(ego) 및 초자아(superego)의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각 요소는 자체로 고유의 기능과 요소를 갖고 있지만, 인
간의 행동은 거의 언제나 이 세 가지 요소간의 상호작용의 결과이다. 이 세 가지 요소
는 우리의 신체 속에 존재하는 실체가 아니라 성격 기능의 세 가지 측면을 나타내는 명
칭이다.
(1) 원초아(원욕)
원초아는 성격의 가장 원초적인 부분으로 신생아가 지니고 있는 최초의 상태이다. 원
초아는 선과 악을 구분하지 못하고, 실세계에서 실현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구분
하지 못하며, 억제할 수도 없다. 프로이트는 모든 에너지는 원욕으로부터 나온다고 믿었
다. 그러므로 원욕은 성격의 엔진이다.
원욕은 인간의 본능이 존재하는 곳이다. 인간은 출생시부터 삶의 본능(eros)과 죽음의
본능(thanatos)을 가지고 있다. 삶의 본능은 개인과 종족의 생존을 유지 발전시킨다. 배
고픔, 목마름과 성적 충동은 생의 본능이 가지고 있는 특성들이며, 이런 본능은 에너지
를 가지고 있다. 삶의 본능이 가지고 있는 에너지를 리비도(libido)라고 한다. 삶의 본능
의 여러 측면 중 프로이트가 가장 관심을 가졌던 부분이 성이기 때문에 이 리비도란 용
어는 흔히 ‘성 에너지’와 같은 뜻으로 쓰이기도 한다.
죽음의 본능은 죽음에 대한 소망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인간은 죽
음을 지향하는 경향성(즉 무생물의 상태로 복귀하려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죽음에 대한 소망을 심리적인 형태로 나타나게 하는데, 이는 자살의 경우에서
처럼 직접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경주용 자동차 운전자, 산악인 등 매우 위험한 활동
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간접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삶의 본능은 죽
음에 대한 소망이 직접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방해한다. 프로이트는 죽음의 본능이 가지
고 있는 에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명칭을 붙인 적이 없으나, 일반적으로 파괴적 에
너지라고 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사람들이 현재 행동을 하도록 하는 가장 강력한 두 가지 충동
(drive)은 성적 충동과 공격적 충동이다. 이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충동이며 원욕에 내재
하는 삶의 본능과 죽음의 본능을 대표하는 것이다.
원초아는 쾌락의 원리를 따른다. 쾌락 원리의 목적은 원하는 것을 즉각적으로 만족시
키는 것이다. 충족되지 못한 욕구는 긴장 상태를 유발한다. 따라서 사람은 자신의 욕구
를 즉각적으로 만족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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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자아(ego)
갓 태어난 신생아는 쾌락만을 추구하나 항상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 그
결과 불편과 욕구불만을 경험하게 된다. 이런 긴장에 대해 이드가 반응하는 것을 일차
적 과정(primary process)이라 한다. 자신이 추구하는 어떤 대상에 대한 심상(image)
을 형성하여 만족(내적 긴장 감소)을 얻으려고 한다. 그러나 일차적 과정을 통해서는 배
고픔, 목마름, 성적 충동에 의해 야기된 긴장을 만족스럽게 방출할 수 없다. 참된 만족
을 얻으려면 현실세계와 접촉해야 한다. 이런 접촉으로 인해서 성격의 두 번째 요소인
자아가 형성된다.
자아는 행동을 통제하며 반응할 환경의 특징을 선택하고 어떤 본능을 어떤 방법으로
만족시킬 것인지를 결정하기 때문에 성격의 집행자라고 불린다. 원초아와 자아의 근본
적 차이는 전자는 마음의 주관적 실재만을 아는 반면, 후자는 마음속의 것과 외계에 있
는 것과를 구별하는 것이다. 원초아는 완전히 주관적이지만 자아는 객관성을 추구한다.
자아의 주요 목표는 적절한 물체나 활동이 발견될 때까지 원욕 에너지의 해소를 지연하
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명심할 것은 자아의 목적이 원초아의 욕망을 영구적으로 막
는 것이 아니라 원초아의 욕망이 적절한 때 현실적인 방식으로 만족되도록 하는 것이라
는 것이다.
자아는 현실 원리에 따라서 현실적이고 논리적 사고를 하며 환경에 적응한다. 현실원
리는 행동은 내부에서 일어나는 욕구나 욕망에 의해 통제 된다기보다는 외부 세계의 상
태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는 아이디어이다. 만약 어떤 행위의 위험이 매우 높으면 욕
구를 충족시킬 대안을 고려할 것이다. 긴장을 즉각적으로 줄일 안전한 방법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욕구의 만족을 더 안전한 후일로 미룰 것이다. 현실적 사고 능력은
자아가 욕구 만족을 위한 행동 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이 제대로 작동하겠는지 여부를
검증한다. 이러한 과정을 현실 검증이라고 부른다.
쾌락 원리와 현실 원리 다시 말하면 원초아와 자아가 서로 어떻게 갈등하게 되는가를
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쾌락 원리는 욕구가 지금 충족되도록 명령한다. 현실원리는 지
연을 촉진한다. 쾌락원리는 사람들이 내적 긴장 상태에 주목하도록 하는 반면 현실원리
는 환경에 주목하도록 한다.
프로이트의 이론에서는 강한 자아가 건강한 성격의 기초이다. 즉, 프로이트는 성격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강한 자아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프로이트는 건강한 정신
건강의 지표로 사랑할 수 있는 능력과 일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준거를 제시했다. 본능
적 에너지가 사회적으로 수용될 수 있도록 방출(승화)되는 것이 사랑과 일이다.
(3) 초자아(superego)
성격은 마지막 요소는 초자아이다. 초자아는 부모와 사회의 가치를 구체화하는 것이
다. 초자아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결정한다. 초자아는 쾌락보다는 완성을 향해 노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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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초자아에 있는 규칙의 정확한 패턴은 부모에 의한 보상과 처벌로부터 나온다. 부모
의 사랑과 애정을 얻기 위해서 아동은 부모가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키게 된다. 고
통, 벌, 거부를 피하기 위해 아이는 부모가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하는 것을 피한
다. 다른 권위적인 인물이 초자아의 발달에 부차적인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프로
이트는 초자아가 대개 부모로부터 나온다고 믿었다.
초자아는 두 개의 하위 체계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보상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처벌하는 것이다. 행동을 보상하는 초자아의 측면을 자아 이상(ego ideal)이라 부른다.
부모가 승인하거나 가치를 주는 것은 무엇이나 자아 이상으로 통합된다. 그러므로 자아
이상은 자아가 반드시 추구해야 하는 탁월성의 기준을 제공한다. 자아 이상은 기준에
맞는 행동에 대해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함으로써 보상한다. 초자아의 부정적
인 측면은 양심이다. 부모가 승인하지 않거나 처벌하는 것은 무엇이나 양심으로 통합된
다. 양심은 나쁜 행위와 생각에 대해 스스로가 죄책감을 느끼게 만듦으로써 벌을 가한
다.
초자아는 도덕원리를 따르며 서로 관련된 세 가지 기능을 한다. 첫째, 초자아는 사회
에서 비난받을 원초아의 충동을 지연시키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금지시키고자 한다. 둘
째, 초자아는 자아가 이성적인 고려가 아니라 도덕적인 고려에서 행동하도록 강제한다.
셋째, 개인이 사고, 말, 행위에서 절대적인 완벽성을 갖도록 지도한다.
일반적으로 볼 때 원초아는 성격의 생물학적 구성요소이고, 자아는 심리학적 구성요
소이며, 초자아는 사회적 구성요소로 생각할 수 있다. 원초아, 자아, 초자아라는 구조적
개념은 사람들의 성격에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때로는 충동적으
로 행동하고픈 경험을 하거나 매우 원초적이며 적대적이거나 성적이어서 자신들을 놀라
게 하는 감정과 생각을 하는 수가 있다(이드의 작용). 또 사람들은 자신의 욕구를 충족
시키기 위해 물리적 환경과 사회적 환경을 가장 잘 조화시키는 방법을 찾으려고 하기도
한다(자아의 작용). 또 도덕적 사고에 의한 영향을 받아서 여러 가지 가치판단을 하기도
한다(초자아의 작용). 프로이트에 의하면, 원초아, 자아, 초자아가 균형을 이룰 때 건강
한 성격이라고 한다. 원초아가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관심을 기
울이지 않고 자기만족에만 몰두하고, 자아가 너무 강한 사람은 극단적, 이성적, 실용적
이며, 초자아가 지나치게 강한 사람은 성인과 같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은 모든 행동
에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
2) 성격발달
프로이트의 성격발달에 대한 아이디어는 대개 자신의 임상 경험에 기초한 것이다. 프
로이트는 유아기 경험이 성인의 성격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었다. 성
인기의 어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동기의 어려움을 검토해야 한다. 성격은 5세까지
거의 완성되고, 이후 점점 안정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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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이트는 성격발달을 일련의 단계를 거쳐 진행되는 것으로 보았다. 각 단계는 그
단계 동안 리비도가 방출되는 신체 부위를 반영한다. 즉, 심리발달은 아동이 성숙해감에
따라 리비도가 신체의 어떤 부위에서 표현되느냐에 달려있다고 믿었다. 이런 이유로 발
달 단계를 심리성적 발달 단계(psychosexual development stage)라 불렀다.
(1) 구강기(oral stage)
구강기는 출생에서부터 대략 18개월까지의 기간이다. 이 기간 동안 영아는 입과 입술
을 통해 외부세계와 접촉하고, 성적 만족도 그 부위에 집중된다. 입이 긴장 감소(예, 먹
기)와 즐거운 감각(예, 빨기)의 원천이다. 구강기는 또한 자신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타
인에게 완전히 의존하는 시기이다.
이 단계에는 두 하위단계가 있다. 첫 하위단계(대략 생후 6개월간)는 구강합병단계
(oral incorporative phase)로 이 기간 동안에 아기는 특히 무력하고 의존적이다. 이
시기에 적절한 만족을 얻지 못하면 자신과 타인, 그리고 주변세계에 대한 불신감을 갖
게 되고, 결국 남과 접촉하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외부세계로부터 고립된 나머지 타
인과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없게 된다.
치아가 나기 시작하면서부터 시작되는 구강기의 두 번째 하위 단계는 구강가학단계
(oral sadistic phase)이다. 물거나 씹음으로써 성적 쾌감을 얻는다. 이 기간 동안, 영
아는 젖이나 젖병을 떼고 음식을 물거나 씹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생기는 성인 성격
특성은 이 시기에 새롭게 획득한 능력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이 시기에 발생한
사건이 누가 후일 따지길 좋아하는 사람이 되느냐 마느냐 그리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누가 신랄한 풍자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지를 결정한다. 일반적으로 이 단계는
한 사람이 언어적으로 얼마나 공격적이 되느냐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 항문기(anal stage)
항문기는 18개월에 시작해서 3살까지 계속된다. 이 시기에는 항문이 핵심 성감대이
고, 성적 쾌감은 아동이 배변을 볼 때 일어나는 자극으로부터 나온다. 이 시기에 발생
하는 주요 사건은 배변훈련의 시작이다. 많은 아이에게 있어 배변훈련은 생애 처음으로
내적 충동의 만족에 외부 제약이 체계적으로 가해지는 것이다. 배변훈련을 통해 아이들
은 자신이 원하는 시기와 장소에서 항상 대변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모든 것을 위
한 적절한 시기와 장소가 있다는 것을 배운다.
이 단계에서 어떤 성격 특성이 생기는가 하는 것은 부모와 보호자에 의해 배변훈련이
어떻게 이루어지느냐에 달려있다. 부모와 보호자가 취할 수 있는 두 가지 일반적인 방
향이 있다. 하나는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아동이 배변을 보도록 강제하고 성공했을 경
우 아낌없이 칭찬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이 방법은 배설 과정에 주목을 하며 종종 보
상이 뒤따른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이는 옳은 시간과 장소에 무언가(여기서는 대소변)를
만들어 내는 것의 가치를 확신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생산성 및 창의성과 관련된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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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의 성격 특성의 기초를 제공해 준다.
배변훈련의 두 번째 방법은 보다 억압적이다. 칭찬과 보상보다는 처벌, 조롱과 창피
를 강조한다. 이러한 방식은 아동이 어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두 가지 성격 패턴을 낳
는다. 만약 아이가 대소변을 참으면, 항문 보유적 성격 특성(anal retentive traits)이
발달한다. 항문 보유적 성격 특성은 고집이 세고, 인색한 경향을 말한다. 만약 아이가
부모가 가장 원치 않을 때 배설을 하는 등 반항적으로 반응하면, 항문 폭발적 특성
(anal expulsive traits)이 발달한다. 항문 폭발적 성격 특성이란 지나치게 지저분하고,
잔인하고 파괴적이고 호전적인 경향을 말한다. 항문기에 고착된 사람은 모든 것을 갖고
있으려 하고 깨끗함과 말끔함에 강박적이다. 또한 그들은 정반대로 엉망진창이고 지저
분하다.
(3) 남근기(phallic stage)
남근기는 3세에 시작해서 5세까지 계속된다. 이 단계에서는 쾌감의 원천이 성기로 옮
아간다. 이 시기는 또한 성기를 만짐으로써 생기는 쾌감을 알아감에 따라 대부분의 아
이들이 생애 처음으로 자위행위를 시작하는 시기이다. 처음 일어나는 성적 욕망은 본질
적으로 완전히 자기 색정적(autoerotic)이다. 즉, 성적 쾌락이 온전히 자기 자극에 의해
발생하고 만족된다. 그러나 남자 아이가 어머니에게 관심을 가지고 여자 아이가 아버지
에게 관심을 갖게 됨에 따라 점진적으로 리비도가 반대 성의 부모를 향해서 이동하기
시작한다. 이와 동시에 아이는 다른 성을 가진 부모의 애정을 두고 서로 경쟁함에 따라
같은 성의 부모에게 호전적이 된다.
자신의 어머니를 소유하고 아버지를 대체하고픈 남자 아이의 열망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외디푸스 왕(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했던)의 이름을 따서
외디프스 콤플렉스(oedipus complex)라고 한다. 여자 아이의 열망은 엘렉트라 콤플렉
스라고 한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 모두 이 단계를 어머니를 사랑하고 아버지에 대해
서는 분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나 여자 아이의 애정은 아버지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이동으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에 대한 발달 패턴이 달라진다.
먼저 남자 아이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부터 살펴보자. 남자 아이의 경우 주요 변
화는 어머니에 대한 최초의 사랑이 강력한 성적 욕망으로 변환되고 아버지에 대한 가벼
운 분개는 호전성과 증오로 강화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버지에 대한 아이의 경쟁심과
질투심은 극대화되고 아버지가 가족을 떠나거나 심지어 죽었으면 하고 바란다. 그러한
생각은 강한 죄책감을 유발한다. 동시에 남자 아이는 어머니를 향한 자신의 성적 감정
때문에 아버지가 자신을 보복할 것이라는 생각에 위협을 느낀다. 즉 그는 아버지가 자
신의 욕정의 원천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의 성기를 거세할 것이라 두려워하게 된다. 프
로이트는 이런 두려움을 거세 불안(castration anxiety)이라 명명했다.
이러한 거세 불안이 남자 아이로 하여금 어머니에 대한 자신의 욕망을 억압하고 아버
지의 권위를 수용하도록 하며 아버지와 동일시하도록 한다. 그리고 이러한 동일시의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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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를 통해 남자의 성역할을 학습하게 되고, 부모의 가치를 내면화함으로써 초자아가 발
달하게 된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초자아는 외디푸스 콤플렉스의 유산이다.
모든 남자아이가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잘 해결하지는 않는다.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
과 분노가 계속 유지되어 나중에 모든 권위적 인물에까지 일반화될 수도 있으며 매우
강렬한 거세 불안은 극단적으로 수동적인 사람(엄청난 욕구불만과 불안에 직면했을 때
아예 포기하는 사람)이 되게 할 수도 있다. 만약 아버지가 나약하고 복종적인 반면 어
머니가 강력하고 지배적인 성격을 가진 경우에는 동성애적적 성욕이 발달할 수도 있다.
즉, 아버지가 아니라 어머니를 동일시할 때 그럴 가능성이 있다.
여자 아이의 경우, 남근기의 갈등은 좀 더 복잡하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여자 아이
는 아버지와의 새로운 사랑 관계를 위해 어머니와의 사랑 관계를 포기한다. 이러한 이
동은 여자 아이가 성기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발생한다. 여자 아이는
자신이 성기가 없는 것은 어머니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어머니를 비난하기 때문에(어머
니도 성기가 없다는 것을 발견한 후에 특히 더 그러함)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철회한
다. 이와 동시에 여자 아이의 애정은 아버지로 향한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자신이 아주
흥미롭게 생각하고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성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여자 아
이는 성적 결합을 통해 아버지가 자신의 성기를 자신과 나누거나 아버지가 자신에게 성
기에 해당하는 상징물인 아기를 제공해 주기를 소망하게 된다. 프로이트는 이러한 감정
을 남근 선망(penis envy)이라 명명했다. 남근 선망은 남자 아이의 거세 불안에 해당하
는 현상이다. 남자 아이와 마찬가지로 정서적 갈등은 동일시의 과정을 통해 해결된다.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의 경우처럼 명확하고 완전하게 갈등을 해소시켜 주는 거세에 대
한 강렬한 불안이 없기 때문에 여자아이는 남자아이처럼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완전히
해소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여자아이들은 남자아이들처럼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통해
중요한 결과(초자아의 발달)를 얻지 못하기 때문에 남자아이들과 똑같이 강력한 초자아
를 발달시키지 못하게 된다. 이러한 점이 여성의 성격 특성 즉 정의에 민감하지 못함이
나 생활의 요구에 마지못해 복종하는 것 등을 설명해 준다(여성운동가에 의해 많은 비
판 받음). 정신분석이론에 따르면, 건강한 성격을 가지기 위해서는 외디푸스 콤플렉스를
상당히 긍정적이고 적절한 방식으로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4) 잠복기(latency period)
남근기가 종결될 무렵에 아이는 비교적 조용한 기간인 잠복기로 들어간다. 이 기간은
대략 6세에서 성적, 공격적 욕구가 덜 적극적이 되는 십대 초반까지이다. 이러한 욕구
의 약화는 부분적으로 신체 내부의 변화의 결과이고 부분적으로 아이의 성격에 있어 자
아 및 초자아의 출현의 결과이다. 본능적 충동으로부터 자유스러워진 아이는 자신의 관
심을 본질적으로 지적이거나 사회적인 특성을 지닌 다른 것을 추구하는 쪽으로 바꾼다.
따라서 잠복기는 새로운 갈등에 직면하고 새로운 특성이 만들어지는 시기가 아니라 아
이의 경험이 확대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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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가 되면 아이는 진정이 되고, 학교를 가고, 친구를 사귀고, 자신감을 개발하
며, 적절한 행동에 대한 사회적 규칙을 배운다. 앞 단계에서 일어났던 “정신적 경험과
혼란”은 억압된다. 이런 이유로 모든 아이들은 생의 초기로부터 어떤 것도 기억하지 못
하는 소아기억상실을 경험하게 된다.
(5) 성기기(genital stage)
잠복기가 끝나가는 무렵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성적 욕구가 다시 강화된다. 즉, 성기
에 의한 성욕이 되살아난다. 하지만 지향하는 방향이 이전 단계와 다르다. 자기중심적인
만족을 추구하던 앞 단계와 달리, 사춘기는 이성간의 관계를 추구하며 상호간의 만족을
추구한다. 이전의 이기적인 특성은 성적 파트너에 대한 애정과 책임감으로 변하게 된다.
프로이트는 이 기간이 사춘기로부터 노인기까지 연장되는 것으로 보았다. 모든 사람이
이 성숙한 단계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기본 성격은 위에서 살펴본 심리성적 발달 과정에서의 경험에 의해 결정된다.
처음의 세 단계가 특히 중요하다. 발달 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하려면 각 발달단계에서
적절한 양의 만족을 얻어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만족을 얻거나 만족이 너무 적은 경우
심리성적 발달의 각 단계에서 고착될 수 있다. 고착이란 리비도의 에너지가 이전의 심
리성적 단계에 집중되어 다음의 발달단계로 이행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지나치게 많은 만족을 얻게 되면 다음 단계로 진보하는 것을 꺼리게 되고, 만족이 너
무 적은 경우에는 욕구불만으로 인해 다음의 발달이 지체된다. 모든 사람은 성인이 되
어도 최소한의 고착현상을 보여준다. 과식, 지나친 흡연, 수다, 과도한 음주, 손가락 물
어뜯기 등은 구강기에 고착된 행동들이다. 인색, 고집, 청결과 정돈에 대한 결벽증적 태
도 등은 항문기 동안 엄격한 배변훈련의 결과로 나타나는 고착 현상이다.
고착과 밀접하게 관련된 개념이 퇴행이다. 심리성적 발달 과정에서 좌절을 경험하게
되면 발달 초기의 보다 만족스러웠던 시절의 행동양식을 나타내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퇴행이라 한다. 퇴행 행동의 예로 동생이 본 아동이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응석을 부리
는 것, 학교에 처음 입학한 아이가 첫 날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으로 우는 것, 갓 결
혼한 신부가 처음으로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 안전한 친정집으로 되돌아가는 것 등을
들 수 있다. 고착이 강할수록 스트레스 상황에서 퇴행행동을 보일 가능성은 더 커진다.
3) 불안과 방어기제
(1) 불안
여러 심리성적 발달단계를 성공적으로 통과해서 성숙하고 잘 적응된 성인으로서 기능
하는 사람의 자아는 잘 발달되어 있다. 이런 사람의 자아는 강하며, 현실과 원초아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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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초자아의 요구에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도
때로는 일시적인 불안으로 고통을 받기도 한다. 이런 불안은 보통 모든 인간들이 겪는
일상적인 불안이라고 받아들여지는 것들이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불안 때문에 매우
심각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자아에 대한 절박한 위협을 경고해 주는 기능을 하는 불안
은 자아가 약할 때 더 커지게 된다.
정서적 균형을 이루면서 삶을 영위해 가는 우리의 능력은 욕구충족의 과정에서 맞게
되는 여러 가지 압력들에 대처해 나가는 자아의 능력에 달려있다. 한정된 에너지를 사
용하는데 있어 원초아, 자아, 초자아 사이의 갈등이 통제를 넘어서게 될 때 불안이 발
생한다. 프로이트는 불안을 원천에 따라 세 가지 종류 즉 현실적 불안, 도덕적 불안, 신
경증적 불안으로 분류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 현실적 불안이다. 현실적 불안은 현실 세계에서의 위협이나 위험
때문에 나타나는 불안이다. 개가 물려고 한다거나, 차가 충돌하려 한다거나 할 때 갖게
되는 두려움이다. 현실적 불안은 객관적인 현실에 그 뿌리를 두고 있고 다른 두 종류의
불안이 유발되는 기초를 제공한다. 도덕적 불안은 도덕적 규범에 위배되는 일을 하거나
생각할 때 생기는 두려움이다. 도덕적 불안은 양심의 두려움으로 초자아가 강하면 강할
수록 이것을 경험을 가능성이 크다. 불안의 마지막 유형은 신경증적 불안이다. 이 불안
은 수용할 수 없는 원욕적 충동이 통제를 벗어나 처벌을 받을 행위를 하도록 할 때 생
기는 두려움이다. 이 불안은 원욕적 충동과 욕구에 대한 두려움에서 연유하는 것이 아
니라 결과로 따라올 처벌에 대한 두려움에 연유한다. 사람들은 종종 충동적 행동으로
인해 벌을 경험하기 때문에 이 유형의 불안은 현실에 어느 정도 근거를 가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 불안과는 달리 위험의 원천이 궁극적으로는 내부에서 나온다. 따라
서 다루기가 더 어렵다.
(2) 방어기제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자아가 강한 사람은 위협을 주는 주위 환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고, 본능적 충동을 통제해서 건설적인 방향으로 방출할 수 있으며, 이전에
학습한 가치관과 규범을 고려할 수 있는 사람이다. 만약 자아가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
게 수행한다면, 사람은 어떤 불안도 겪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의 자아도 완벽하게
기능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안을 겪는다.
불안이 생겼을 때, 자아는 다음 두 가지 방법 중 한 가지를 사용한다. 한 가지 방법
은 위협을 의식적인 방법으로 보다 잘 다루기 위해 합리적인 문제 중심 대처 노력을 하
는 것이다. 이 반응은 현실적 불안을 다루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두 번째 방법은 방어
기제를 사용하는 것이다. 방어기제(defense mechanism)는 극도의 불안을 다루는 자아
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자아가 불안을 이성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통제할 수
없을 때 불안하거나 붕괴의 위기에 처한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인간이 사용하는 수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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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한다. 모든 방어기제는 무의식적으로 작용하며, 이런 저런 방식으로 현실을 거부 또는
왜곡해서 지각하도록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사람은 모두 방어 기제를 사용한다. 따라서 방어기제 사용 유무로 정상 행동과 비정
상 행동을 구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상 기능과 비정상 기능간의 구분은 방어 기제
가 사용되는 정도에 달려있다. 프로이트에 의하면, 방어기제는 자아를 불안으로부터 보
호해 주고 실생활의 요구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준다. 하지만 불안을 방어하기 위해 방
어기제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것은 자기 징벌적 행동(예, 과다하고 비현실적인 두려움),
정서적 증상(예, 과다한 불안) 또는 신체적 증상(예, 복통)을 특징으로 하는 신경증
(neurosis)을 가져올 수 있다.
많은 이론가들이 다양한 방어기제를 제안했다. 아래에서는 이 분야의 가장 영향력있
는 연구자 중의 한 사람인 안나 프로이트와 현대 정신역동적 심리학자에 의해 확인된
주요 방어기제 중 몇 가지를 제시하였다.
① 억압(repression)
억압은 가장 기본적인 방어기제이다. 사실 프로이트는 종종 억압과 방어를 상호 교환
적으로 사용했다. 억압은 위협적이고 수용할 수 없는 생각, 기억, 충동 등이 의식화되지
않도록 봉쇄된다. 예를 들어, 아동기 때 자신이 한 무서운 경험을 기억할 수 없는 여성
은 그것에 대한 자신의 기억을 억압하고 있는 것이다. 억압은 당신이 의식적으로 죄스
러운 비밀을 누설하지 않고 꾹 참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수용할 수
없는 감정과 사고를 무의식에 감추어 그것을 알아차리지 조차 못하도록 하려는 마음의
노력을 말한다. 정신분석적 관점에서 보면, 자신이 꾼 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거나
큰 위기를 경험한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그것을 억압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억
압된 내용은 무의식 속에 남아 현재 그 개인의 행동의 동기로 작용하기도 하고 꿈, 농
담, 말의 실수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② 투사(projection)
투사란 자신이 수용할 수 없는 충동, 태도, 행동 등을 타인이나 환경의 탓으로 돌리
는 것을 말한다. 예컨대, 자기 아버지를 싫어하는 소년은 자신이 의지하고 있는 누군가
를 싫어하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 것이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가 자신을 미워한다
고 결론내면서 자신의 감정을 자신의 아버지에게로 투사한다. 시험 준비를 충분히 하지
못하여 만족할만한 성적을 받지 못한 학생이 시험문제의 잘 못으로 그 원인을 돌리는
것도 투사 행위이다.
③ 부정(denial)
위협적인 현실에 의해 압도될 때, 사람들은 종종 부정이라는 방어기제에 의지한다.
부정은 현실에서 일어났던 위협적이거나 외상적인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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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는 것을 말한다. 아들이 전쟁에서 죽었다는 것을 믿으려 하지 않고 아들이 여전히 살
아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어머니를 생각해 보라. 교수 연구실 문에 게시되어 있는 유인
물에서 확인한 자신의 성적을 믿으려 하지 않으려는 대학생을 생각해 보라. 부정은 억
압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대처할 수 없다고 느끼는 무언가를 의식하지 않도록 막아준다.
그러나 부정과 억압은 위협의 원천이 다르다. 부정은 외부 세계에서 발생한 무언가를
의식하지 않도록 해주는 반면 억압은 내부 세계에서 발생한 무언가를 의식하지 않도록
막아준다.
④ 반동형성(reaction formation)
수용할 수 없는 충동의 발산을 막는 한 가지 방법은 그것과 반대되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반동형성에서는 무의식적 불안을 야기하는 감정이 의식 차원에서 반대로 표현
된다. 위협적인 성적 충동에 사로잡혀 있던 사람이 정반대로 포르노그라피를 맹렬하게
비판한다거나,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기 두려워하는 여성이 자신이 남
편을 사랑한다는 믿음에 의식적으로 매달리는 것이 그 예이다. 표현된 감정이 진짜인지
그 반대인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반동형성에서는 대개 감정을 과도하게 표현한다. 내
남편을 사랑하냐고? 물론이지! 남편에 대해 단 한번도 나쁜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어.
내 남편은 완벽해!
⑤ 합리화(rationalization)
합리화는 자신의 행동이나 자신이 성취하지 못한 목표에 대해 그럴듯한 변명이나 구
실을 붙여 자신의 실패와 자존심의 상실로 야기되는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 하
는 것이다.
이솝우화에서 포도를 딸 수 없었던 여우가 포도가 실 것이라고 말하는 것
은 합리화의 고전적인 예이다. 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에 지원했으나 합격하지 못한 사
람이 “나는 진정으로 의사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어”라고 말하거나, 데이트 신청을 거절
당한 사람이 “저 여자는 그렇지 매력적이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도 합리화의 예이다.
⑥ 전위(displacement)와 승화(sublimation)
자신의 감정(대개 분노나 성적 갈망)을 그러한 감정을 느끼는 실제 대상이 아닌 사물
이나 동물 또는 다른 사람에게로 돌리는 것을 말한다. 실제 대상이 직접적으로 직면하
기에 너무 위협적이라고 지각할 때 사람들은 전위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직장 상사에
게 화가 난 사람이 그 화를 상사에게 표현하지 못하고 개를 발로 차거나 가족에게 신경
질을 낼 수 있다. 강한 성적 충동을 느낀 사람이 그 충동을 문학 작품으로 표현할 수
있다. 전위가 미술 작품이나 발명과 같이 문화적으로 또는 사회적으로 유용한 목적 달
성에 사용될 때 그것을 승화라고 부른다. 프로이트는 성적·공격적 에너지는 문명과 생존
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적절하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대치 또는 승화될 수 있고 또한 그
렇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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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지성화(intellectualization)
지성화는 이성적 또는 철학적 설명에 지나치게 의존함으로써 정서와 충동을 무의식적
으로 통제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늙는 것이 두렵지 않아.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
이 다 늙는 거니까.”라고 말하면서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인정하기를 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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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장
행동주의적 인간 이해
1. 기본 가정
2. 고전적 조건형성
3. 조작적 조건형성
4. 강화
1. 기본 가정
행동주의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전통적으로 사용해 왔던 내적 동기,
욕구, 충동 등과 같은 개념들을 거부하고 겉으로 표출된 행동 그 자체를 중요시 하며,
미국의 심리학자 왓슨(John, B. Watson, 1878~1958)에 의해 시작된 심리학의 한 학파
이다.
왓슨을 비롯한 행동주의자들은 심리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정신과정과 감정이 아
닌 객관적이고 관찰 가능한 행동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행동주의적 관점은 환경
이 제공하는 자극이 유기체 내부에 들어가서 어떤 과정을 거치는 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어서 ‘검은 상자 접근(black-box approach)이라고도 한다. 단지 유기체에 들어가는
자극과 유기체 내부(검은 상자)를 통해 나오는 행동(반응)만을 관찰의 대상으로 보았다.
행동주의 이론에서는 인간을 선하다거나 악한 것으로 보지 않고, 선과 악의 가능성을
모두 지닌 존재로 보며, 주위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따라 선하게도 될 수 있고 악하게도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행동주의자들은 인간의 행동이 자연현상과 마찬가지로 일정한 법칙성을 지니고 있다
고 가정한다. 따라서 인간의 행동을 지배하는 법칙을 밝혀낼 수 있다면 인공위성의 궤
도를 예언하고 수정할 수 있듯이 인간의 행동도 예언하고 수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제 아래 행동주의자들은 대부분의 인간 행동을 학습된 것으로 보며, 학습
원리를 통해 인간의 행동을 파악하려 한다. 행동주의자들은 고전적 조건형성(classical
conditioning)과 조작적 조건형성(operant conditioning)의 원리로 인간 행동을 설명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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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전적 조건형성
1) 파블로프(Pavlov)의 조건반사
2) 고전적 조견형성과 관련된 현상
①일반화: 일단 특정의 조건자극에 대하여 조건 형성된 조건반응은 원래와 유사한 자
극에 대해서도 조건반응을 일으킨다. 예)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②변별: 일반화가 유사한 자극에 대해 비슷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면, 변별은 두개
이상의 자극을 변별 혹은 구분하는 능력이다. 예) 개와 늑대
③소거: 조건 형성된 반응이 오랫동안 무조건 자극과 함께 제시되지 않아 조건 형성
된 반응이 사라지게 되는 현상
④자발적 회복: 소거가 진행되는 동안 휴식을 가진 후 조건반응의 강도가 부분적으로
회복되는 것.
3) 어린 엘버트(Albert) 연구
20세기 초반 행동주의 심리학자 왓슨은 고전적 조건형성의 원리를 처음으로 인간행동
에 적용했다. 이런 이유로 그를 행동주의 심리학의 창시자라 부른다. 그는 고전적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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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성이 심리학을 행동에 대한 객관적 과학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적 유용성을 지녔다는
것에 감명을 받았다. ‘공포’와 같은 인간의 감정적 반응들에 있어서 고전적 조건형성의
역할을 탐구하기 위해, 왓슨과 그의 연구 보조자였던 레이너(Rayner)는 생후 11개월 된
유아 엘버트를 대상으로 실험을 설계했고, 이 실험이 행동수정의 기원이 되었다.
[공포반응의 조건형성]
▖1단계 : 조건형성 전
흰 쥐
(중성 자극)
→
특정반응을 보이지 않음
→
공포 반응
(무조건 반응: UCR)
▖ 2단계 : 조건형성 도중
흰 쥐 + 굉음
(짝지음)
▖3단계 : 조건형성 후
흰 쥐
(조건자극)
공포 반응
(조건 반응)
→
연구자들은 중성자극으로 실험용 흰 쥐를 사용했다. 처음에 엘버트는 그 쥐를 무서워
하지 않았다. 조건형성 전에 그 쥐를 봤기 때문에 엘버트는 쥐에게로 다가가기도 하고
만지기도 했다. 왓슨과 레이너는 엘버트가 흰 쥐를 바라보고 있는 동안 뒤에 조용히 숨
어서 쇠붙이와 망치를 부딪쳐 소리를 냈다. 이 예기치 못했던 큰 소음에 대한 엘버트의
반사적 반응은 공포 피하기 반응(울고, 피하려고 기어가는 등)이었다. 왓슨과 레이너는
흰 쥐를 보고 있는 것이 공포 회피 반응을 일으킬 때까지, 흰 쥐를 보고 있는 것과 예
기치 못한 큰 소음을 몇 차례 짝을 지었다. 겨우 7번의 짝짓기 만에 조건형성이 일어났
다.
왓슨의 제자 중 하나인 메리 존스(Mary Jones)는 조건형성으로 가지게 된 공포 반응
은 다시 조건형성을 통해 제거할 수 있다고 주장했고 피터(Peter)라는 세 살짜리 아이
가 토끼에게 갖고 있던 공포를 다시 조건 형성함으로써 제거했다.
『나에게 12명의 건강한 아기를 맡겨라. 그들을 양육할 나만의 특별한 세계가 있다.
나는 그들을 내가 선택한 어떤 유형의 전문가, 즉 의사, 변호사, 예술가...로 만들 수
있다.”『심리학에 대한 행동주의 관점,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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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상생활의 적용
고전적 조건형성은 긍정적인 감정 반응을 발달시키는 데도 사용될 수 있다. 예를 들
어, 고전적 조건형성은 특정 상품에 대한 긍정적 태도와 감정을 조건 형성시키는 데 목
적을 둔 광고에 사용된다. 마이클 조던이나 타이거 우즈라는 유명 인물에 나이키 상품
을 짝지은 것은 좋은 예이다.
3. 조작적 조건형성
동물로 하여금 소리에 대해서 침을 흘리게 하거나 아동이 거리에서 차를 무서워하도
록 파블로프 식으로 조건 형성시킬 수 있다. 그렇지만 코끼리에게 뒷발로만 걷게 가르
치거나 아동에게 어른을 보고 인사를 하도록 가르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조작적
조건형성이 이러한 행동을 설명하고 가르칠 수 있게 해 준다.
조작적 조건화는 열심히 공부하는 것과 같이 행위를 하거나 조작하는 상황과 관련이
된다. 조작적 조건화는 이제 동물 훈련, 아동 훈련, 지체아의 부상 방지 훈련, 자폐아의
사회행동 학습 등과 같은 많은 다양한 상황에 적용되고 있다.
1) 스키너(Skinner)의 조작적 조건화
스키너는 문제상자나 미로보다 훨씬 더 동물행동을 관찰하기 쉬운
단순한 실험상황을 고안했다. 즉, 스키너 상자(skinner box)에서는 쥐
가 레버를 누르면 구석에 있는 먹이통에서 먹이 알이 나오도록 되어
있다. 실험동물이 비둘기일 경우에는 레버 대신에 부리로 쫄 수 있는
원반이 벽에 붙어 있다. 동물의 반응은 누가 기록기나 컴퓨터로 기록
된다. 실험자는 동물이 이 상자 속에서 하는 여러 가지 행동 중 레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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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기나 원반 쪼기에 대해서만 먹이를 줌으로써 그런 반응들의 빈도를 높이는 것이
다. 스키너는 동물의 이런 반응을 그것이 환경에 어떤 조작을 가하는 것이라는 의미
에서 조작행동(operant behavior)이라고 불렀다. 따라서 도구적 조작형성의 또 다른
용어가 조작적 조건형성이다.
스키너는 선행하는 조건자극이 조건반응을 유발한다는 고전적 조건형성을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복잡한 행동은 단순히 특정자극에 대해 조건화된 반사
적 반응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오히려 인간에게 있어서 중요한 행동은 방출되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 반응이라고 믿었다. 그는 반응적 조건형성에서 강조하는 수동적인 유
기체보다는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유기체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또 그는 반
사적인 자극-반응 관계를 강조한 왓슨과는 달리 조작적 조건형성을 강조했다.
2) 강화(Reinforcement)
(1) 의미
강화란 어떤 반응이 일어날 확률을 증가시키기 위해 자극과 자극 또는 반응과 자극을
짝짓는 것으로 스키너의 행동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어떤 행동이 강화를 받으
면 그 행동은 더욱 강해진다. 즉 장차 그와 유사한 상황에서 그런 유형의 행동이 다시
나타날 가능성이 증가된다. 그러나 반드시 동일한 행동이 반복된다는 뜻은 아니다. 즉
그런 효과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유사한 행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어
떤 특정의 행동이 아니라 비슷한 유목에 속하는 모든 행동들이 강화된다.
강화와 보상은 구분해야 한다. 강화 받은 행동은 더 강력해지지만 보상을 받는 행동
은 강해 질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스키너는 어떤 것이 실제로 행동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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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때만 그것이 강화물이 된다고 했다. 즉 강화물은 그 효과에 의해 정의된다. 강화의
개념에서는 행동을 강하게 하는 효과가 명확하게 존재하지만 보상의 개념에는 그런 효
과가 반드시 수반되는 것은 아니다. 표창장, 돈 등의 보상은 그 후에 나타나는 행동을
강화하기도 하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2) 강화물(reinforcer)
강화물이란 이전에 발생했던 반응의 가능성을 증가시키는 자극을 말하며 강화자극이
라 불리기도 한다. 강화물은 일차 강화물과 이차 강화물로 구분할 수 있다. 일차 강화
물은 음식이나 물과 같이 본래부터 강화물로서의 특성을 지닌 것을 말한다. 여기서 원
래 강화물의 특성을 지녔다는 것은 강화는 자극의 강화적 특성이 학습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차 강화물은 본래부터 강화의 속성을 지는 것은 아니지만 학습을 통
해 강화적 속성을 획득한 강화물로서 대부분의 강화물은 여기에 속한다. 이차 강화물은
예는 돈, 좋은 성적, 칭찬 등이다.
대부분의 정적 강화물은 다소 겹치기는 하지만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로 분류될 수
있는데, 소모할 수 있는, 활동, 조작하는, 소유하는 그리고 사회적인 강화물이 그것이다.
소모할 수 있는 강화물은 사탕이나, 과자, 과일, 음료수와 같이 먹거나 마실 수 있는 품
목들이다. 활동 강화물의 예로는 TV보기, 줄넘기하기 등이 포함된다. 조작하는 강화물
로는 퍼즐 맞추기, 자전거 타기, 인터넷하기 등이 있고, 소유하는 강화물로는 좋아하는
옷, 장난감 등이 있다. 사회적 강화물로는 안아주기, 칭찬하기, 고개 끄덕여 주기, 미소
짓기 등이 해당된다.
(3) 강화 유형
강화에는 두 가지 기본 유형이 있다. 한 유형은 정적강화(positive reinforcement)이
다. 정적강화는 반응 후에 전형적으로 즐거움을 초래하는 자극이 주어짐으로써 반응을
강하게 만든다. 배고픈 동물에게 먹이는 정적 강화물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서 주의 끌
기, 인정, 그리도 돈은 정적 강화물이다.
다른 유형은 부적강화(negative reinforcement)이다. 부적강화는 혐오 자극을 감소
시키거나 제거함으로써 반응을 강하게 만든다. 아스피린 복용은 두통을 감소시킨다. 담
배를 피우면 니코틴 중독자의 고통이 감소한다. 이 모든 결과는 부적 강화를 제공하여
그 행동이 반복될 가능성을 증가시킨다. 여기서 한 가지 유념할 사항은 처벌과 부적강
화의 구별이다. 처벌은 혐오 자극을 가하는 것이라면 부적 강화는 혐오 자극을 제거하
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유념해야 할 것은 강화에 사용되는 ‘정적’, ‘부적’이란 단어가 일
반적으로 쓰이는 의미와 다르다는 것이다. ‘정적’이란 단어는 자극이 제시되는 것을 의
미한다. 반대로 ‘부적’이란 단어는 자극이 제거된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정적 강화에
서는 자극이 제시되고, 부적강화에서는 자극이 제거된다. 정적강화나 부적강화나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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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행동의 발생빈도를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다른 점은 정적강화는 바람직
한 행동을 함으로서 어떤 바람직한 것(예, 칭찬, 휴식)을 얻게 되고, 부적강화는 바람직
한 행동을 함으로써 어떤 불쾌 자극(꾸중)을 피할 수 있다는 것이다.
(4) 강화계획
강화는 행동을 형성하는 이상의 역할을 한다. 강화는 형성된 행동을 유지하기도 한
다. 어떤 행동들은 방출될 때마다 강화를 받는다. 이를 연속(계속) 강화라고 한다. 연속
강화계획으로 유지된 행동은 더 이상 강화가 제공되지 않을 때 매우 빨리 사라진다. 그
러나 모든 반응에 대해 항상 강화를 주지 않는 강화계획에 의해 유지되는 행동은 소거
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강화계획이란 강화물을 얼마나 많이, 얼마나 자주, 그리고 언제 사용하는가의 문제를
계획하는 것 다시 말하면, 강화가 일어나는 특정 패턴 혹은 규칙을 뜻한다. 특정 행동
이 일어날 때마다 항상 강화가 주어지지 않을 경우, 이를 간헐(부분) 강화계획이라고 하
며 이런 강화계획에 의해 유지되는 행동은 연속적 강화계획에 의해 유지되는 행동보다
소거에 대한 저항력이 더 크다. 흔히 매우 저항력이 있는 행동은 이런 간헐적 강화계획
에 의해 형성된다.
간헐적 강화계획은 두 가지 유형 즉, 간격 계획과 비율 계획으로 나누어진다. 이는
다시 고정간격(fixed interval; FI)계획과 변동간격(variable interval; VI)계획으로 나누
어 볼 수 있다. 이를 조합하면 부분 강화계획은 아래와 같이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① 고정간격 강화계획: 정해진 시간이 지난 후에 강화를 준다. 예) 월급
② 변동간격 강화계획: 가변적인 시간간격 후에 강화를 준다. 예) 메일 체크
③ 고정비율 강화계획: 일정한 수의 반응 후에 강화를 준다. 예) 30개 조립 후 수당
④ 변동비율 강화계획: 예측할 수 없는 수의 반응 후에 강화를 준다. 예) 낚시
간헐적 강화계획의 다른 유형으로는 제한시간이 있는 강화계획, 지속기간 강화계획이
있다. 전자는 일정 시간 동안만 강화물이 제공되는 것을 말하는데, 백화점 세일이 여기
에 해당한다. 후자는 일정 시간동안 수행을 했을 때 강화물을 제공하는 것이다. 피아노
한 곡을 다 연주했을 때 강화물을 제공하는 것이 여기에 해당한다.
(5) 일상생활의 적용
▪ 미신행동
실제로는 특정 반응과 우연한 강화 사이에 아무런 인과가 없는데, 인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잘못된 연합을 학습한다. 스키너는 이런 식으로 조건화된 반응을 미신행동이라
고 했으며 인간의 행동은 대단히 미신적이라고 보았다. 예) 기우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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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형(shaping)
유기체에게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반응(행동)을 학습시키는 것. 점진적 접근법이라는
절차를 통해서 가능. 예) 돼지와 쇼핑카트
▪ 토큰 경제(token economy)
적절한 행동을 하면 토큰을 받고, 이 토큰을 나중에 영화를 보거나 구내 매점을 이용
하는 것과 같은 유쾌한 활동과 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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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4 장
인본주의적 인간 이해
1. 기본 가정
2. 매슬로우(Maslow)의 욕구위계설
3. 자아실현
1. 기본 가정
인본주의 심리학은 정신분석과 행동주의 심리학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되었다. 정신분
석은 주로 인간의 본능적 욕구에 지배된다는 점에서, 행동주의는 단순한 동물행동의 연
구결과를 복잡한 인간에게 적용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러한 두 입장
을 비판하면서 심리학의 제 3세력인 인본주의가 탄생되었다.
인본주의는 인간을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잠재력을 실현하고 긍정적으로 자신의 삶
을 변화시킬 능력을 가진 자율적 존재로 본다. 인본주의적 입장의 심리학자들은 개인이
자신과 자기 주변의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해석하는지에 따라 행동이 달라진다고 보
았다. 이런 점에서 이 접근은 현상학적 이론이라고도 한다.
현상학적 이해를 강조하는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스스로 자기의 행동을 책임지는 것으
로 보며, 자신의 통제 밖에 있는 힘에 의해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에 의
해서 행동이 지배된다고 본다. 따라서 개인의 내적 생활과 경험이 인간이해의 초점이
된다. 이 입장을 취하는 대표적인 학자로는 아브라함 매슬로우와 칼 로저스 등을 들 수
있다.
2. 매슬로우의 욕구위계설
매슬로우(Maslow)는 일반적으로 인본주의 심리학의 창시자 및 정신적 지주로 여겨진
다. 매슬로우의 이론은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건강한 사람들의 성격에 관한 연구를
바탕으로 형성되었다. 그는 심리학이 인간의 병리적인 측면보다 건강한 본성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인간의 건강한 면을 이해해야 비로소 정신적으로 병
든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 매슬로우의 신념이었다.
매슬로우는 인간 각자는 자신의 잠재력을 발달, 성장시키고, 완성시킬 수 있는 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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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 욕구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보았다. 매슬로우는 인간이 균형
을 유지하거나 좌절을 회피하는 것에만 관심이 있다기 보다는
성장에 더 많은 관심이 있다고 생각했다. 매슬로우의 주요 공헌
은 욕구(동기)가 어떻게 위계적으로 조직되는가에 대한 분석과
건강한 성격에 대한 기술을 바탕으로 인간의 자아실현의 중요
성을 강조한 점이다.
1) 기본 가정
매슬로우에 의하면 인간은 자신의 행동을 활성화시키고 이끄는 다섯 가지 욕구(즉,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감과 사랑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를 타고난다고
한다. 욕구는 그 자체로서 본능적이며 우리는 출생하면서부터 이러한 욕구로 무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행동은 선천적인 것이 아
니며 학습에 의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행동은 사람마다 매우 큰 차이를 보이게 된
다.
욕구위계에서 아래에 있는 욕구는 그 위의 욕구가 충족되기 전에 충족되어야 하며,
중요한 것은 모든 욕구가 동시에 생기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어느 한 시기에는 하나의
욕구만이 우세하게 된다.
2) 다섯 가지 욕구
① 생리적 욕구(Physiological needs)
모든 욕구 중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한 욕구가 유기체의 생존과 유지에 관련된 생
리적 욕구이다. 즉,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음식, 물, 공기, 수면, 성 등에 관한 생
리적 욕구가 다른 욕구에 비해서 가장 기본적이고 강력하다.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못한다면 다른 욕구들이 차단될 수 있다. 생존 그 자체가 매일 매일의 관심사인 사람들
에게 있어서는 이 욕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② 안전 욕구(Safety needs)
질서 있고, 안정적이며, 예언할 수 있는 세계에 대한 유기체의 요구가 안전 욕구이다.
안전 욕구의 만족을 위해 안전, 안정성, 보호, 질서, 그리고 공포와 불안으로부터의 자
유가 요구된다. 매슬로우는 안전 욕구가 유아와 신경증을 보이는 성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믿었다. 매슬로우는 조직과 질서가 전혀 없는 완전한 허용과 자유는 아이의
안전 욕구를 위협하기 때문에, 아이로 하여금 근심과 불안전을 일으킨다고 생각했다. 물
론 아이에게 자유가 주어져야 하지만 그들이 대처할 정도의 제한이나 제약이 있어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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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기본적으로 모든 인간은 생리적 욕구 다음으로 안전욕구를 우선적으로 갈망한다.
③ 소속감과 사랑의 욕구(Belonging and love needs)
생리적 및 안전 욕구가 적절하게 충족되면 소속감과 사랑 욕구가 생겨난다. 개인은
다른 사람과의 친밀한 관계, 특별한 친구 관계, 연인 관계를 맺기를 원하며 특별한 집
단에 소속되기를 원한다. 매슬로우는 과학기술이 발달된 현대사회에서 소속감 및 사랑
의 욕구가 충족되기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였다. 사랑욕구는 사랑을 주
거나 받는 욕구를 말하는데, 이러한 욕구는 다른 사람과 친밀하고 따뜻한 관계 속에서
충족될 수 있다.
④ 존중 욕구(Esteem needs)
개인이 소속감과 사랑 욕구를 충족하면 다음으로 존중 욕구를 갖게 된다. 매슬로우는
인간이 두 가지 존중 욕구, 즉 자신으로부터의 존중과 타인으로부터의 존경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자아존중을 이루기 위해 개인은 유능감, 자신감, 숙달, 성취,
독립, 자유 등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자아존중의 욕구를 충족시킨 사람은 자신의 힘,
가치, 적절함에 대해 확신을 가진다. 반면에 자아존중의 결여된 사람은 자신이 남보다
못하다고 생각하고 자신을 구제불능이라 여긴다. 따라서 이런 사람은 용기를 잃게 되어
여러 가지 문제에 맞설 수 있는 확신을 잃게 된다. 참된 자아존중은 자신의 능력과 경
쟁력에 대한 현실적인 판단 위에 기초해야만 한다고 매슬로우는 지적하였다. 사회적 지
위와 명성, 그리고 훌륭한 평판은 노력하지 않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유능감
과 숙달로 인해 얻어지는 것이다.
⑤ 자아실현 욕구(Self-actualization needs)
발달의 마지막 단계이며 최고의 단계로서의 자아실현은 자신의 잠재력과 능력을 인식
하고 충족시키는 것을 말한다. 앞에서 언급한 네 가지 욕구가 충족되었다 하더라도 자
신의 잠재력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은 불만족스럽고 불안할 것이며 좌절감을 맛볼 것
이고 결국에는 다른 어떠한 욕구도 충족시키지 못하게 될 수 있다.
모든 인간은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잠재력을 충족시킬만한 자아실현의 기회를
갖는다.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많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사회와 자기 자
신의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둘째는 욕구위계에서 하위에 있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에만 집착해서는 안 되며, 셋째는 가족 및 타인들과 친밀감을 느끼며, 남과
사랑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도 자신의 강점과 약점, 선악에
대한 현실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 인지적 욕구(Cognitive needs)와 심미적 욕구(Aesthetic nee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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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슬로우가 타고난 욕구로서 제안했던 또 다른 욕구가 알 욕구와 이해할 욕구에 해당
하는 인지적 욕구와 미적으로 기쁨을 느끼는 심미적 욕구이다. 인지적 욕구의 주요한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지적 욕구는 유아기 후반과 초기 아동기에 나타나며 아동의 자연적 호기심으
로 표현된다.
둘째, 인지적 욕구는 타고난 욕구이기 때문에 가르쳐줄 필요가 없다. 그러나 사회는
학교 및 부모교육을 통해 아동의 자발적 호기심을 억제하려고 시도한다.
셋째, 인지적 욕구가 충족되는 것이 실패하면 개인에게 해로우며 성격의 충분한 발달
과 기능을 해칠 수 있다.
넷째, 알 욕구가 이해할 욕구보다 더 강력하다.
다섯째, 개인이 알고 이해할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그의 자아실현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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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욕구의 특성
① 욕구위계에서 하위에 있는 욕구가 더 강하고 우선적이다. 즉 하위에 있는 욕구일
수록 강도와 힘이 세고, 우선순위가 높다. 상위에 있는 욕구일수록 반대로 강도와 힘이
약하고 우선순위가 낮다.
② 욕구위계에서 상위의 욕구는 인생의 나중에 나타난다.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
는 유년기에, 소속과 존중의 욕구는 청년기에 나타나며 자아실현의 욕구는 인생의 중반
에 접어들기 전까지는 나타나지 않는다.
③ 욕구위계에서 상위의 욕구는 생존을 위해 덜 필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욕구의 만족
은 지연될 수 있다. 즉 상위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하더라도 하위의 욕구를 충족시키
지 못했을 때처럼 즉각적인 비상사태나 위급한 반응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하위의 욕구를 결핍욕구(deficit or deficiency needs)라고 부른다. 결핍 욕구는 유기체
내에 있는 부족한 어떤 것을 충족시키려는 욕구를 말한다. 불만족 혹은 좌절감 때문에
현재 상태를 변화시키려는 욕구가 결핍 욕구이다. 결핍 욕구의 대표적인 예로는 기아,
고통, 공포 등을 들 수 있다.
④ 욕구위계에서 상위의 욕구는 생존을 위해 덜 필요하지만, 상위의 욕구가 충족되었
을 때 갖게 되는 성취감은 보다 건강한 삶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성장 욕구(growth
needs)라고 한다. 성장 욕구는 유기체가 일차적으로 현재 상태에서 즐거움과 만족을 느
끼면서 긍정적으로 가치 있는 목표를 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 욕구는 기본적 욕
구가 충족된 후에 나타나는, 개인의 독특한 삶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지향된 자아실현
욕구이다. 즉 성장 욕구는 정의, 선, 미, 질서, 조화, 완전, 자기충족 등과 같은 타고난
가치에 대한 욕구로 우리의 삶을 풍부하게 한다.
【결핍 사랑과 성장 사랑】
결핍 사랑은 타인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기 때문에 타인을 사랑하는 것이
다. 이러한 사랑은 이기적 관심에서 비롯한 사랑이다. 개인이 이러한 방식으로 충족
되면 될수록 이러한 종류의 사랑은 강화된다. 결핍 사랑은 자존감, 혹은 섹스를 위
한 욕구, 고독의 두려움 등에서 비롯된다.
성장 사랑은 타인의 성장을 위한 사랑이다. 성장사랑을 가진 사람은 비소유적이며
이기적인 자기만족보다 타인의 행복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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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어떤 욕구는 위계의 다음 욕구가 중요하게 되기 이전에 충분히 만족될 필요가 없
다. 매슬로우는 욕구 위계에서 위로 올라갈수록 각 욕구의 만족 비율이 낮아진다고 보
았다. 예를 들어, 생리적 욕구에서 85%의 만족감을 갖는 사람은 안전의 욕구에서는
70%, 사랑과 소속감의 욕구에서는 50%, 자아존중에서는 40%, 그리고 자아실현의 욕구
에서는 10%의 만족감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3. 자아실현
1) 자아실현자의 특성
매슬로우는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들의 연구로 유명하다. 그는 자아실현적인 삶을 영
위한 자신의 친구나 동료로부터, 그리고 널리 알려진 역사적 인물(예, 링컨, 아인슈타인,
간디)로부터 발견할 수 있었던 훌륭한 특성을 확인하였다. 즉 매슬로우는 인류의 정점에
있었던 가장 훌륭하고 건강한 사람들에 대한 특성을 연구하여 자신의 성격이론의 기초
를 마련하였다. 자아실현을 이룬 사람들을 많이 찾지는 못했지만, 그는 발견된 소수의
자아실현자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이들이 공통된 특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
였다. 이러한 자아실현자들에게서 발견되는 공통된 특성은 다음과 같다.
⑴ 현실의 효율적 지각
자아실현자는 자기 주변의 세계 및 사람들을 명확하게 객관적으로 지각할 능력을 가
진다. 자아실현자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며 선입관에 치우쳐 상황을 파악하지 않는다.
⑵ 자신, 타인, 자연의 수용
자아실현자는 자신의 강점뿐만 아니라 약점까지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
였으며, 실패한 일에 대해서도 지나친 부끄러움이나 죄책감을 갖지 않는다. 또한 다른
사람이나 일반적인 사회의 약점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수용한다.
⑶ 자발성, 단순성, 자연성
자아실현자의 행동은 지극히 개방적이고 솔직하고 자연스럽다. 그는 생각과 이상에
있어 주관이 뚜렷하며, 그의 행동은 인습에 사로잡혀 있지 않다.
⑷ 자신 외의 문제에 초점
자아실현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한 사명감을 갖으며, 자신 밖의 일이나 자신의 범위를
벗어나는 일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다. 자아실현자는 열심히 일하면서, 큰 기쁨과 흥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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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한다. 자아실현자는 자신이 하는 일이나 방향이 성장가치에 집중되어 있다.
⑸ 초연함 및 사적 자유 욕구
자아실현자는 때로는 고독을 느끼며 그러한 고독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사적인 자유를
즐긴다. 자아실현자는 독립적이고 자율적이기 때문에 때론 홀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
면서 사색하며, 타인의 지지 및 애정에 매달리거나 요구하지 않는다.
⑹ 인식의 신선함
자아실현자는 주위의 세계를 늘 새로움, 놀라움, 경외심을 갖고 받아들이고 경험하는
능력이 있다.
⑺ 신비 혹은 절정경험
자아실현자는 강렬한 무아경, 놀라움, 경외심, 즐거움의 경험을 한다. 이러한 경험을
하는 동안 그는 극도로 확신에 차고, 명확하고 강력한 힘을 느끼며, 경험은 강화되고
그 강도가 절정에 달하게 된다.
⑻ 사회적 관심
자아실현자는 성격의 구성요소로서 보편적으로 갖추는 동정과 공감을 보여 주는 사회
적 관심을 가진다. 자아실현자는 타인을 마치 자신의 형제처럼 대한다(이태석 신부).
⑼ 깊은 대인관계
자아실현자의 우정은 보통 사람들의 우정보다 매우 강하며 심오하다. 또한 자아실현
자 주위에는 종종 찬양자나 제자들이 모여든다.
⑽ 민주적 성격구조
자아실현자는 지극히 관대하여 모든 사람들을 받아들이며 인종적이거나 종교적 혹은
사회적 편견을 갖지 않는다.
⑾ 창의성
자아실현자는 자기 분야에 있어서 창의성과 독창성을 갖고 있으며, 모든 활동 속에서
적응력이 있고 자발적이며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⑿ 문화화에 대한 저항
자아실현자는 자발적이고 독립적이며 자부심이 매우 강하다. 결과적으로 그는 일정한
틀에 맞춰 생각하라고 강요하는 사회․문화적인 압박에 자유스럽게 저항한다. 자아실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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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엄격한 격식과 요구에 따르기보다 자신의 개성에 따라 행동한다.
2) 자아실현에 이르는 행동
① 어린애와 같이 완전히 몰두하고 집중하라.
② 확실하고 안전한 방법에 집착하기보다 새로운 것을 찾아라.
③ 경험을 평가하는 데 있어 자신의 느낌을 소중히 하라.
④ 정직하고 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라.
⑤ 자신의 견해가 대부분의 다른 사람과 달라 다른 사람들로부터 소외되는 경우 그것
을 수용하라.
⑥ 결정한 것은 무엇이든지 열심히 하라.
⑦ 자신의 단점을 찾아내려고 하고 그것을 고치려고 노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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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5 장
인간 발달
1. 발달의 개념
2. 발달심리학의 목적
3. 발달의 원리
4. 인지발달
5. 사회성 발달 : 애착
1. 발달의 개념
발달은 인간의 생명이 시작되는 수정의 순간에서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전 생애를
통해 이루어지는 모든 변화의 양상과 과정을 의미한다. 발달적 변화의 과정에는 신체․운
동기능, 지능, 사고, 언어, 성격, 사회성, 정서, 도덕성 등 인간의 모든 특성을 포함된다.
인간의 전 생애에 걸친 발달과정에는 어떤 특징이 양적으로 증대되고, 기능이 유능해지
며, 구조가 더욱 복잡해지는 긍정적인 변화와 더불어 양적으로 감소되고, 기능과 구조가
쇠퇴하는 부정적인 변화가 함께 포함된다.
종래에 발달심리학은 주로 아동기와 청년기를 대상으로 하였으나, 근래에는 성인기와
노년기를 포함하여 전 생애를 연구 대상으로 한다. 발달심리학의 이와 같은 생애발달적
관점을 강조하여 흔히 생애발달심리학이라 지칭한다. 인간발달은 생애발달적 접근을 갖
는 발달심리학의 다른 명칭이다.
2. 발달심리학의 목적
발달심리학 연구의 목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발달심리학의
목적은 사람의 연령이 변화함에 따라 여러 영역에 있어서의 심리적 특성이 변화해가는
양상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는 데 있다. 아동이 최초로 어휘를 사용하게 되는 나이는 몇
살인가? 인간의 공격성은 연령의 변화에 따라 증가 또는 감소하는가? 노년기에는 정말
기억력이 감퇴하는가? 등 수많은 발달현상에 관한 의문에 대답해줄 수 있는 발달심리분
야의 연구 자료들은 현상기술 연구의 대표적인 예가 된다.
현상기술 연구 자료는 여러 심리적 특성이 정상적으로 발달하는가의 여부를 확인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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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있게 하는 규준(norm)을 제공해 준다. 규준이란 어떤 심리적 특성의 발달에 있어서
특정 연령집단을 대표하는 전형적인 행동양식 또는 수행수준을 의미한다. 앞에서 예를
든 3세 아동이 사용하는 평균 어휘 수에 관한 자료는 언어발달상 3세 아동의 규준이 된
다. 일반적으로 규준은 연령집단을 잘 대표해줄 수 있는 표집에서 얻은 평균치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규준은 특정 연령단계에 있는 개인의 발달수준의 정상성 여부를 판단하
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5세 아동의 신장과 체중의 규준과 비교함으로써 특정 5세 아동
의 신체적 발육의 정상 여부를 판단하듯이, 심리적 특성의 발달에 관한 많은 현상 기술
연구 자료는 각 연령단계에 있는 개인의 심리적 특성의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의 여부를 진단하는 주요 자료가 된다. 따라서 다른 연구에서도 그러하듯이 발달
심리 분야의 연구에서 얻은 자료의 표집의 대표성은 현상기술 연구의 가치를 결정하는
주요 기준이 된다.
발달현상 기술은 크게 두 가지로 접근할 수 있다. 가장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은
성장 시기 또는 연령별로 발달단계를 구분하고 각 단계의 발달적 특징을 기술하는 것이
다. 발달심리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연령별 단계가 설정되어 있는데, 출생 이전
의 태아기, 출생 후부터 약 2세경까지의 영아기, 2세부터 6-7세경까지의 유아기 또는
입학전 아동기, 6-7세경부터 12-13세까지의 아동기, 12-13세경부터 22-23세경까지의
청년기, 대개 40세까지의 성인전기, 40대에서 60-65세까지의 성인중기 또는 중년기,
60대 이후의 성인후기 또는 노년기의 구분이 대표적이다.
보다 근래에는 영아기 내에서 출생 후 약 1개월까지를 신생아기로 세분하기도 하며,
입학 전 아동기를 2-4세까지의 걸음마기와 유아기로 구분하기도 한다. 아동기를 학동기
로 지칭하기도 한다. 청년기 또한 청년초기 또는 사춘기와 청년후기로 구분하기도 한다.
현재 국내에서나 서구에서 출간되고 있는 많은 발달심리학의 저서들은 이러한 연령별
현상기술 접근의 구성을 따르고 있다.
발달현상을 기술하는 또 하나의 방법은 심리적 특성별로 발달의 영역을 나누어 진술
하는 것이다. 신체․운동발달, 지각발달, 인지발달, 언어발달, 기억발달, 성격발달, 사회성
발달, 정서발달, 도덕성발달 등은 대표적인 발달 영역이다.
발달심리학 연구의 또 다른 목적은 기술된 현상의 기저 과정을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
다. 다시 말하면 발달심리학은 무엇이, 왜, 어떻게, 발달적 변화를 일으키는가의 물음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한다. 만일 현상기술 연구를 통해 2세와 4세간 아동의 언어능력에 급
격한 증가가 있으며, 노년기에 실제로 기억력의 감퇴가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왜
이 시기에 그러한 변화가 일어나며, 어떠한 요인들이 어떠한 과정을 통해 그러한 변화
를 일으키게 되는가에 대해 탐색하는 것이 발달기제 연구이다.
현상기술 연구가 실증적인 자료를 통해 발달양상을 보여주는 것과는 달리 발달기제
연구는 그러한 현상을 일어나게 하는 보다 근원적인 요인과 과정에 대한 이론적 추론을
필연적으로 포함한다. 예를 들어 2세와 4세 사이에 급격하게 언어발달이 일어나는 이유
는 생득적 이론, 학습이론, 인지발달이론 등 여러 이론적 관점에서 각각 달리 설명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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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 발달현상기술 연구와 더불어 발달기제 연구는 인간의 발달과정을 보다 깊이 이해
하기 위한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발달기제 연구는 각 연령단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다 바람직한 발달적 변화를 촉진시킬 수 있는 요인과 과정을 찾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다.
3. 발달의 원리
인간의 발달은 수많은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복잡한 과정이나 발달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거기에는 어떤 공통된 원칙 또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를
발달의 원리라 한다. 인간 발달 현상에서 발견되는 보편적이고 일반적인 원리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종합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발달은 개체와 환경과의 상호작용의 산물이다.
인간은 유기체와 그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의 끊임없는 상호작용의 결과로서 발달한
다. 인간 발달의 어떤 측면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유전적 특징이나 환경 중 어
느 하나에 의해 더 많은 영향을 받으나 발달의 어떤 측면도 유전 또는 환경 중 어느 하
나에 의해 전적으로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아동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유
전인자는 환경에 의해 그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위가 제한되며, 환경의 영향 또한
아동이 지닌 유전인자의 본질에 의해 제한된다. 그러면 유전적 요인과 환경 요인 중 어
느 요인이 발달에 더 중요한가? 이것은 오랫동안 관심과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아직까지 명확히 알려진 게 없다. 왜냐하면, 유전과 환경은 거의 언제나 상호작용하기
때문에 발달에 미치는 그것들의 효과를 분리하거나 상대적 기여도를 분명히 밝히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2) 발달에는 일정한 순서와 방향이 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가지고 있는 유전 인자와 자신이 속한 환경에 따라 다양한 속
도로 발달하나, 여러 가지 발달 측면이 나타나는 순서와 방향은 일정하며 이 순서와 방
향은 결코 바뀌지 않는다. 발달이 일정한 순서로 진행된다는 것은 어떤 발달단계에서
나타나는 변화의 양상은 이전의 단계에서 이루어졌던 변화의 내용에 기초하여 이루어진
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원리는 신체적, 인지적, 사회·정서적 측면을 포함한 모든
발달 영역에 적용되며, 양적 발달과 질적 발달 모두에 적용된다.
발달의 순서와 방향은 상부에서 하부로의 발달, 중심에서 말초로의 발달, 일반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로의 발달의 세 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발달이 상부에서 하부
로 진행된다는 것은 발달이 머리에서부터 발로 진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발달
경향은 신체운동 발달에서 쉽게 발견되는데, 태아의 경우 머리나 뇌가 몸통이나 다리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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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더 먼저 발달한다는 사실은 이 원칙의 한 좋은 예이다. 발달은 또한 중심(몸통)에서
말초 방향(손이나 발)으로 진행된다. 이러한 이유로 아동은 신체의 중심에 가까운 팔을
움직이다가 차차 손목, 손가락을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달은 일반
적인 것에서부터 구체적인 것으로의 순서로 진행된다. 일반적인 것에서 구체적인 것으
로의 발달 양상의 예로 신생아의 정서는 전체적인 흥분상태에서 사랑, 미움, 분노, 공
포, 질투 등과 같은 구체적인 것으로 점차 분화되기 시작한다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
다.
(3) 발달에는 개인차가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인간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순서에 따라 발달한다. 그러나 발달
의 속도, 유형 및 결과에는 개인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이러한 차이를 발달의 개인
차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아이는 신장이 크고, 어떤 아이는 신장이 작으며, 어떤 아
이는 내성적이나 어떤 아이는 외향적이다. 이러한 개인차 때문에 이 세상에는 똑같은
아동이 하나도 없으며, 모든 아동은 각자 독특하다. 그러므로 각 아동을 완벽하게 기술
하기 위해서는 아동 수만큼의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개인차는 개인 간 차이와 개인내 차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초등학생을 보면 같은
반에 있는 아동이라 해도 키가 10cm 이상 차이가 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이와 같
이 한 아동이 같은 발달단계의 다른 아동과의 차이를 개인 간 차이라 한다. 한편 어떤
아동의 경우 지적 능력은 또래 아동에 비해 뛰어나나 운동능력은 뒤쳐질 수 있다. 이처
럼 한 아동이 보이는 여러 발달 영역에서의 차이를 개인내 차이라 한다. 이러한 발달상
의 개인차가 일어나는 이유는 다양하게 설명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선천적인 유전적
요인과 후천적인 환경간의 상호작용에 있어서의 차이로 설명된다.
(4) 발달의 각 측면은 상호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발달을 설명할 때 학자들은 인간 발달을 신체적, 정서적, 지적, 사회적 발
달 등과 같이 몇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다룬다. 이렇게 발달을 몇 가지 측면으로 분리
시켜 다루는 것은 발달의 각 측면들이 각기 독립적으로 기능하기 때문이 아니라 설명의
편의상 그렇게 할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신체, 언지, 정서 등의 발달의 제 영역들
은 각기 독립적으로 발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서로 영향을 주고받
는다. 다시 말하면, 이들 발달 영역들은 상호간의 발달을 촉진시키거나 지체시키면서 상
호 영향력을 주고받는다.
일반적으로 한 발달 영역이 발달하면 다른 영역도 함께 발달하고, 반대로 한 측면의
발달이 늦으면 다른 측면의 발달도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인간발달의 제 영역
들은 한 유기체 안에서 아주 밀접히 관련되어 있고 상호작용하며 발달하기 때문에, 발
달의 어느 한 측면만이 강조되어서는 안 되며 발달의 모든 측면이 조화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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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인지발달 :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
인지발달은 발달심리학의 중요한 영역으로 연구되어 왔으며 대표적인 인지이론가
는 장 피아제(Jean Piaget, 1896-1980)이다. 피아제는 1896년 스위스의 한 작은 마
을에서 태어났다. 피아제는 10세 때 공원에서 본 참새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으며,
고등학교 시절 연체동물에 관한 연구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10대 중
반에 제네바에 있는 박물관의 관장이 되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거절한 적이 있으
며, 21세인 1918년 동물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피아제는 프랑스 파리에 있는 비네(Binet) 연구소에서 아동용 지능
검사 제작에 관여하면서 어린이들의 오답과 실수는 일정한 유형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고, 아동들의 사고체계는 전적으로 어른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발견은 아동의 정신세계의 독
특성과 사고의 질적 변화를 전제로 하는 그의 인지발달단계이론을
형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1) 기본 개념
피아제의 인지발달이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에 제시되어 있는 개념에 대한 이해
가 요구된다.
(1) 인지
일반적으로 사고 능력 또는 지적 능력을 의미한다. 피아제 이론에서 인간의 지적 능
력이란 개인이 주어진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따라서 인
지발달을 이해하는 것은 곧 인간의 지적 능력이 환경과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어떻게 변
화되어 가는가의 과정과 그 변화의 양상을 아는 것이다.
(2) 도식(스키마)
도식은 사물이나 사건 또는 사실에 대한 전체적인 윤곽이나 개념을 말한다. 기본적인
반사를 갖고 태어난 유아는 반사 행동의 반복을 통해 도식을 형성해 나간다. 예를 들어
빨기 반사를 갖고 태어난 갓 난 아기는 젖을 빨음으로써 빤다는 것에 대한 도식을 지니
게 되고 이것이 계속 기억 속에 남아서 반복하게 된다.
처음에 조잡하게 형성된 도식은 물리적, 사회적 환경과 상호작용을 하면서 보다 복잡
한 형태로 구조화되는데 이 때 이 구조화된 도식을 인지구조라 한다. 피아제에 의하면
인간은 태어날 때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몇 개의 반사 기능만을 갖고 있다. 이 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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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을 바탕으로 마치 생물체가 환경에 순응하기 위하여 자신의 신체구조를 바꾸어가듯
이 인간도 환경과의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통해 끊임없이 자신의 인지구조(cognitive
structure)를 재구성해 나간다.
(3) 동화, 조절, 적응
인지구조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동화와 조절 과정을 반복하면서 차츰 복잡해지고
정교화되는데, 적응(adaptation)이란 동화와 조절을 반복하면서 복잡한 사회 환경에 보
다 적절한 인지구조를 발달시키는 과정을 말한다. 여기서 동화(assimilation)란 기존의
도식으로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을 말하고, 조절(accommodation)은 기존의 도
식으로 환경에 적응할 수 없을 때 새로운 도식을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도시에서 자란 아동이 어머니와 함께 시골을 가던 중 소를 보고 “엄마, 저기 개가 지
나가”라고 말한다고 할 때, 엄마는 “저것은 개가 아니고 소야”라고 대답할 것이다. 이
아동은 발이 네 개이고 털이 난 짐승은 『개』라는 도식을 지니고 있다. 이 기존의 도식
에 새로운 물체인 『소』를 끌어 들여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 동화이다.
그러나 어머니로부터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지적 받으면서 아동은 이미 지니고 있던 도
식과 새로운 물체와의 사이에 차이를 인식해 나가면서 기존의 도식을 변용해 나가야 한
다. 소는 개보다 크고 빨리 달리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도식에 변용을 한다. 이와
같은 도식의 변용이 피아제의 조절이란 개념이다.
2) 인지발달단계
아동이 기존의 도식이나 구조의 부적합을 느끼고 인지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평형화
과정을 거치게 되면 결과적으로 항상 이전의 도식이나 구조보다는 보다 정교한 상위의
도식이나 인지구조가 형성된다. 피아제는 이처럼 새로이 형성되는 인지구조는 이전의
구조와 질적으로 상이하다고 믿는다. 이러한 인지구조의 질적 변화를 크게 묶어보면 인
간은 일생동안 네 개의 상이한 통합 구조를 갖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인지발달단계이
다. 피아제의 인지발달단계는 4단계(감각운동기, 전조작기, 구체적 조작기, 형식적 조작
기)로 이루어지며, 각각의 단계는 새로운 추리 및 사고 능력을 수반하기 때문에 이전
단계보다 더 진전된 것으로 해석된다. 피아제는 모든 사람이 동일한 4단계를 거친다고
믿었지만, 그 진행속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고 한다.
(1) 감각운동기(sensorimotor stage : 0~2세)
감각운동기는 피아제의 인지발달 단계 중 가장 첫 번째 단계이다. 이 단계 동안 유아
는 감각 경험(청각과 시각 같은)을 운동 행위(입에 넣기와 쥐기)와 관련시킴으로써 환경
과 상호작용하고 환경을 학습한다. 예를 들면, 5개월 된 철수는 장난감 강아지를 보고
손을 뻗어 그것을 쥐어 입으로 가져간다. 이것은 동화의 다른 예이다. 즉, 철수는 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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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의 사물을 먹는 것이라고 믿는다.
피아제는 출생에서 2세 사이에 일어나는 중요한 인지 발달적 변화의
하나로서 대상영속성 개념(concept of object permanence)의 발달을
들고 있다. 대상영속성 개념이란 우리 자신을 포함하는 모든 대상들이 독
립적인 실체로서 존재하며, 대상이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였을
때, 시야에서 그 대상이 사라지더라도 다른 장소에 계속 존재한다는 사실
에 대한 지식을 의미한다. 이 개념은 대개 7-8개월경에 획득된다.
(2) 전조작기(pre-operational stage : 2~7세)
아동이 약 2세가 되면 전조작기로 들어간다. 이 시기는 사고의 논리적
인 조작이 가능하지 않아 전조작기라 부른다. 이 시기 아동의 사고 특징은 아래와 같
다.
① 보존개념
보존개념이란 물체의 배열이나 외형이 변해도 물체의 양이나 수가 변화하지 않는다고
보는 개념이다. 피아제의 보존개념 실험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실험이 액체/비커 문제이
다.
전조작기 아동이 보존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주된 이유는 가역성(reversibility)에 대
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가역성이란 변형된 것의 상태를 다시 되돌려 놓음으로써
변형 이전의 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는 개념이다. 성인인 우리들은 긴 비커의 액체를 짧
은 비커에 다시 부음으로써 처음 상태로 쉽게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
나 전조작기 아동은 이러한 가역성 작용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 보존개념의 획득 시기
는 연령에 따라 달리 나타나는데, 수, 길이, 액체, 양의 보존개념은 6-7세에 넓이, 무게
는 8-10세에 부피는 10-12세에 획득된다.
② 자기중심성
전조작기 아동들은 모든 현상의 한 가지 측면만 고려할 수 있을 따름이어서 두 개 이
상의 측면을 동시에 고려하여 이를 통합하는 조작적 사고가 결여되어 있다. 피아제는
이러한 전조작적 사고의 한계를 중심화라 부른다. 사고의 중심화 경향은 전조작기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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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의 거의 모든 특성에서 나타나지만, 자기중심을 통해 가장 잘 살펴볼 수 있다.
자기중심성(egocentrism)이란 타인의 생각, 감정, 지각, 관점 등이 자신과 동일한 것
으로 가정하는 전조작기 사고의 특징을 의미한다. 피아제의 연구 중에서 전조작기 자기
중심적 사고를 가장 명료하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이 시기 아동의 시각적 조망과 언어
에서이다.
▪ 자기중심적 시각 조망
아동의 시각 조망(visual perspective)의 자기중심성은 피아제의 유명한 세 산 모형
실험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위의 그림과 같이 세 개의 산의 모형이 있는 판의 좌석 중간에 4세 유아가 앉아있다
고 가정하자. 자신이 앉아있는 자리에서 이 산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느냐고 물으면 대
부분의 유아는 조망 A를 바르게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좌석 D에 인형을 하나 갖다
두고 좌석 A에 앉아있는 유아에게 만일 네가 인형이 있는 자리에 앉아서 산을 보면 이
산이 어떻게 보이겠느냐고 물으면 대부분의 유아는 조망 D를 선택하지 못하고 여전히
조망 A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전조작기 유아는 자신의 위치에서만 사물을 이해
할 뿐 타인의 위치에서 보이는 사물의 모습을 추론하지 못하는 사고의 한계를 보인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유아는 차츰 다른 자리에서 보는 산의 모습이 자기가 보는 산의
모습과 다를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게 된다. 최초에 유아는 다른 위치에서 보는
산의 모습이 다른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게 된다. 피아제는 이를 탈 중심화라 지칭한다.
탈 중심화가 된 아동이라도 다른 자리에서 보는 산의 모습이 어떠한가를 정확하게 추론
해내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타인의 시각에서 보는 조망을 정확하게 추론해내는 조망수
용능력(perspective taking ability)은 7-8세 이후의 아동기에 가서야 획득된다.
▪ 자기중심적 언어
자기중심적 언어는 듣는 사람이 자신이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는가의 여부를 고려하
지 않은 채 자신의 생각만을 전달하는 전조작기 특유의 의사소통 양상을 뜻한다. 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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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심적 언어는 조망수용능력의 결핍으로 인해 나타나는 의사소통능력의 한계이다. 피아
제의 저서 『아동의 언어와 사고』에 제시되어 있는 5세와 6세 아동의 대화를 예로 들어
보자.
P : 어제 대단했어.(자신이 본 비행기시범이 대단했음을 뜻함)
J : 파란 것이 있었어. 많이 있었는데 전부 한 줄로 갔어(자신이 본 비행기 편대를
뜻함)
P : 나는 어제 자동차를 타고 갔어. 차에서 보니 빈차들이 많이 지나갔어.
(비행기 편대에 의해 연상된 것임)
J : 나는 그걸 그리고 싶어.(비행기를 그리고 싶다는 뜻임)
피아제는 이와 같이 자기중심성으로 인해 의미 전달이 어려운 유아기 특유의 대화 형
태를 집단적 독백(collective monology)이라 부르고 있다. 피아제가 아동의 전체 언어
중 자기중심적 언어가 차치하는 비율을 연령별로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7세부터 자기중
심적 언어는 급격히 감소하여 사회화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③ 물활론적 사고
모든 사물이 생명과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 전조작기 사고를 말한다. ‘해가 지면
나무도 누워서 잠을 잔다.’
‘인형이 놀아주지 않으면 심심하잖아’ 와 같은 생각이 물활
론적 사고의 예들이다.
④ 인공론적 사고
존재하는 모든 현상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믿는 전조작기 사고를 의미한다.
‘해는 사람이 공중에 던져 올린 작은 공이 커져서 된 것’ ‘호수는 어른들이 파서 그 속
에 물을 넣은 것’이라는 설명은 이러한 사고의 예에 해당된다.
(3) 구체적 조작기(concrete operational stage : 7~12세)
이 단계가 되면 앞선 단계의 사고 특성에서 벗어나게 된다. 즉, 이 시기가 되면 보존
개념을 획득하게 되고, 탈중심화 현상이 일어나며, 인공론적 및 물활론적 사고를 점차
하지 않게 된다. 이 시기의 아동들은 구체적 대상들(물리적으로 존재하는)에 대해 많은
논리적 정신적 조작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구체적 조작기에 있는 아동들은 여전히
물리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나 상상적인 상황들 간의 관계성을 이해하는 데 어려
움을 겪는다. 상상적 혹은 가설적인 상황에 대해 사고할 수 있는 능력은 다음 단계에서
획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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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형식적 조작기(formal operational stage : 12세 이후)
이 시기가 되면 아동은 성인 수준에서 사고할 수 있고 추상적인 개념도 이해할 수 있
으며 가설을 정해서 체계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모든 변인을 고려하여 체계
적으로 검증하여 가설이 맞는지 확인하는 것은 형식적 조작기의 핵심적 특징이다. 또한
이 시기가 되면 처음으로 도덕적, 정치적, 철학적인 생각과 가치 문제 등을 이해하기
시작한다.
5. 애착: 사회성 발달의 기저
유아가 경험하는 최초의 사회적 관계(그들과 최초의 양육자와의 관계)는 이후 형성하
는 대인관계의 중요한 기초가 된다.
1) 애착의 기원
애착(attachment)은 유아가 자신의 주요 양육자(대개는 어머니)에게 갖는 특별한 정
서적 유대관계를 말한다. 프로이트는 아이가 어머니를 특별하게 느끼는 것은 어머니가
아이의 생리적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에릭슨도 이 시기에 수유 욕구
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이 후 세계에 대해 느끼는 기본적인 신뢰감의 기초가 된다고 주
장하였다. 이처럼 오랫동안 발달심리학자들은 유아가 영양분의 욕구를 만족시켜주는 사
람에게 애착하게 된다고 보았다. 즉 애착형성에 있어 정신분석학적 입장은 유아의 신뢰
형성과 애착의 뿌리가 생물학적 욕구 충족에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할로우(Harlow)
의 대리모 실험은 애착의 뿌리가 생물학적인 욕구 충족에 있지 않음을 보여준다.
1950년대에 위스콘신 대학교 심리학자인 해리 할로우(Harry Harlow)와
마가렛 할로우(Margret Harlow)는 자신들의 언어 연구를 위하여 원숭이를
키웠다. 새끼 원숭이의 경험을 동일하게 하고 질병을 차단하기 위하여 출생
직후에 어머니로부터 격리시키고 위생 처리된 개별 우리에서 사육하였는데
여기에는 얇은 무명으로 만든 유아용 담요가 들어있었다. 놀랍게도 새끼 원
숭이들은 담요에 강한 애착을 보이게 되었다. 빨래하기 위하여 담요를 가지고 갔을 때
원숭이는 몹시 불안해하였다.
할로우 부부는 담요에의 애착이 영양분 공급과 연합된 대상에서 애착이 유래한다는
생각과 상충된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 그렇다면 이것을 어떻게 설득력 있게 보여줄 수
있었는가? 할로우 부부는 영양분 공급의 위력을 담요의 접촉위안과 대비시키기 위하여
두 마리의 인공 원숭이 어미를 만들었다. 하나는 나무 머리를 가지고 있는 철사 실린더
였고, 다른 하나는 보풀보풀한 천으로 둘러싼 실린더였다. 우유병을 부착함으로써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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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모이든 영양분 공급과 연합시킬 수가 있었다.
할로우 부부의 실험 결과는 많은 심리학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즉 원숭이들은 편안
함을 제공하는 천 대리모를 압도적으로 선호하였는데, 심지어는 젖을 주는 대리모로부
터 우유를 먹을 때조차 그러하였다. 요약하자면 새끼 원숭이는 대부분의 시간을 천으로
된 어미 위에서 보냈다. 원숭이들은 분명히 천 어미를 더 사랑하게 된 것이다. 할로우
는 애착 형성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생물학적 욕구 충족이 아닌 접촉 안정
(contact comfort: 육체적 접촉과 안정감)이라고 결론지었다.
2) 애착 이론
(1) 기본 가정
애착이론의 기본적 원리는 영국 심리학자 존 볼비(John Bowlby,
1907-1990)가 구성하였다. 애착 이론은 특별한 사람과 친밀한 정서적
유대를 찾고, 형성하고, 유지하려는 인간의 경향성을 개념화하고 인간
발달에 있어 애착관계의 역할을 설명하려고 한다. 애착이론은 영아와
부모간의 애착 관계의 질에는 개인차가 있고 애착관계의 질은 영아의
발달에 많은 영향을 준다는 아이디어에 기초하고 있다.
(2) 애착 형성
애착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특별한 사람들과 강한 정서적 유대를 맺고 유지하려는 경
향을 소유하고 있다. 진화 과정의 결과로, 영아는 특히 스트레스 상황에서 보호자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행동 예를 들면, 울기, 안기기, 미소 짓기, 따라가기, 부르기와 같은
행동을 보여주는데 이런 행동을 애착 행동이라 한다. 애착행동의 목적은 영아와 애착
인물 간에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고 그럼으로써 안전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애착은 생후 처음 몇 달 동안 서서히 형성된다. 6-8개월 사이에 이루어지는 낯가림은
유아에 대한 애착의 증거이다. 영아의 애착 행동은 일차적 보호자(대개 부모)로부터 다
양한 반응을 끌어내는데 영아의 애착 행동에 대한 일차적 보호자의 반응의 질이 영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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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간의 정서적 유대의 질에 있어 개인차를 대체로 결정한다. 즉, 만약 애착 인물이
아이가 애착 신호를 보낼 때 곁에 있고 애착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영아는 안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할 가능성이 많으나, 만약 애착 인물이 아이가 애착 신호를 보낼 때
곁에 없거나 그 신호에 일관되게 반응하지 않으면, 불안전한 애착
관계를 형성할 가능
성이 많다는 것이다. 안전한 애착관계는 영아가 확신을 가지고 환경을 탐색할 수 있게
하는 안전기지(secure base)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즉, 어머니와 애착형성이 잘 이
루어진 아이일수록 새로운 것을 탐색하는 모험에 더 적극적이었다. 따라서 애착은 어머
니에 대한 의존성을 증가시키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자율성을 높여준다.
애착 행동은 처음에 어떤 특정 인물로 향하지 않지만, 영아가 일차적 보호자와 타인
을 구별할 수 있는 인지 능력을 발달시킴에 따라, 애착 행동은 한 명 또는 소수의 구체
적인 인물 주위로 조직화되고, 일차적 보호자와의 지속적인 상호작용은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념과 기대의 형태로 내적으로 표현되는데, 아이들이 자신과 보호자에 대해 가지
게 되는 이러한 신념과 기대를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이라 한다. 자
신과 타인에 대한 모델은 일단 형성되면 지속되면 경향이 있고, 평생을 통해 새로운 삶
의 경험에 대한 지각과 해석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아이의 후속 발달에 영향을 준다.
(3) 애착 유형
애착 이론의 기본 원리는 볼비에 의해 형성되었으나, 볼비의 이론을
검증가능하게 만든 사람은 에인스워스(Mary Ainsworth, 1913~1999)였
다. 볼비의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서 에인스워스는 자신들의 부모와 잠깐
헤어진 후 다시 만났을 때 보여주는 영아의 반응을 관찰하는 방법인 『낯
선 상황(Strange Situation)』이라고 불리는 것을 개발했다. 이 실험실
상황에서 보여주는 영아의 행동에 대한 관찰에 기초하여 에인스워스는
안정 애착(secure attachment), 불안정 회피 애착(insecure-avoidant attachment),
불안정 양가 애착(insecure-ambivalent attachment), 이렇게 3가지 유형의 애착 관계
를 발견하였다.
에인스워스에 의하면, 안전하게 애착된 영아는 부모와 다시 만났
을 때 그들에게 가까이 가서 접촉하려하거나 상호작용하려 한다.
이와는 달리, 불안-회피 애착 관계로 분류된 영아는 부모와 다시
만났을 때 부모를 회피하거나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회피하려고 한
다. 불안-양가 애착으로 분류된 영아는 부모와 다시 만났을 때, 그
들과 접촉하려는 행동과 접촉을 회피하려는 행동을 동시에 보인다.
약 2/3(60~65%) 정도의 아기들이 안정 애착을 가지고 나머지 1/3
은 불안정 애착(불안정 회피 20%, 불안정 양가 10~15%)을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러한 비율은 문화마다 차이가 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대다수의 유아들이 안정 애착을 형
성하게 된다는 것이 밝혀졌다. 이후의 연구를 통해 애착의 네 번째 형태인 불안정 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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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착(insecure-disorganized attachment)이 더해졌다. 불안정 혼란 애착은 어머니가
나가고 돌아올 때 유아가 혼란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는 상황에 압도된 것처
럼 보이며 혼란스럽게 행동하고 그 상황을 일관된 방법으로 극복해 가지 못한다.
개인이 갖는 애착 유형의 이러한 차이는 양육자의 행동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
는데, 아기가 필요로 할 때 양육자가 항상 곁에 있고(available), 적절하게(sensitive) 반
응해 주면 아기는 양육자와 안정 애착을 보이는 반면 그렇지 않는 경우에는 불안정 애
착을 형성하게 된다.
여기서 한 가지 기억해야 할 것은 형성된 애착유형은 지속성이 있으나 그렇다고 변화
할 수 없다거나 불안정 애착은 이후에 극복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가정환경이 변함에
따라 상호작용도 다르게 되고 애착유형도 바뀌게 된다.
(4) 애착의 영향
형성된 애착 유형은 이후의 발달에 있어서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애착은 정서발달과
사회성 발달뿐만 아니라 인지발달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애착이 정서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실험적으로 검토한 유명한 연구가 할로우 등(1977)
의 사회성 박탈 실험이다. 이들은 갓 태어난 새끼 원숭이를 어미 원숭이에게서 뗀 뒤 3
개월간 다른 원숭이와 접촉할 수 없는 상자 속에 분리시켜 양육하였다. 이러한 생후 첫
3개월간의 사회성 박탈은 새끼 원숭이에게 큰 정서적인 충격을 남겼다. 분리 성장한 원
숭이를 다른 원숭이가 있는 상자 속에 다시 넣었을 때 이들은 다른 원숭이와의 접촉을
피하고 두려워하며 얼굴을 파묻고 몸을 웅크리는 등 정서적 불안과 공포를 드러내었다.
원숭이의 사회성 박탈 실험 결과는 유아의 애착과 정서발달과의 관계에 그대로 유추되
고 있다. 애착 형성시기에 장기간의 출타, 입원 등으로 애착 대상과 떨어지거나 간헐적
으로 낯선 사람에게 맡겨진 유아는 정상적으로 성장한 유아에 비해 낯선 상황에서 보다
높은 불안을 갖는다.
영아기에 형성된 애착의 질은 성장 후 아동의 또래관계와 상관이 있다. 서롭(Sroufe)
등은 12개월에 안정 및 불안정 애착으로 식별된 아기를 3세 6개월까지 추적하여 관찰
하였다. 안정적으로 애착이 형성된 3세 6개월의 유아는 불안정 애착 형성 유아에 비해
또래 아이에게 더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이고, 놀이 장면에서 주도권을 가지며, 또래와
의 상호작용이 많고, 덜 공격적이었다. 교사들도 안정애착 유아를 자아존중감이 높고,
공감적이며, 사회적 기술이 높고, 친구가 많은 아이로 평가하였다. 또한 또래 사이에서
도 보다 인기가 있는 아이로 평가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그 후에 다른 연구들에 의해서
지지되었으며, 초등학교 시기에도 지속되었다.
서롭은 같은 아동을 11세까지 추적 관찰하였다. 이 연령에서도 안정 애착 아동은 불
안정 애착 아동에 비해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며 더 밀접한 우정관계를 가졌다.
학교 상담교사도 이들을 보다 자신감이 있고, 자아존중감이 높으며, 사회적으로 유능하
고 성인에 덜 의존하는 아동으로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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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애착형성이 인지발달에 미치는 지속적인 영향에 관한 연구 자료는 사회성 발달
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자료에 비해 충분하지 못하지만, 제시된 자료들은 논란의 여지
없이 애착형성이 인지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7,259명의 아동을 출생부
터 성인이 될 때까지 추적 조사한 영국의 대규모 연구에서 보면, 아버지가 양육에 적극
관여한(나들이, 책 읽어주기, 자녀교육에 관심 기울이기 등 포함) 아동들의 학업성취가
우수한 경향이 있었다.
아이를 엄마가 하루 종일 데리고 있는 경우와 보육기관에 맡기는 경우 어느 것이 아
이의 성장에 도움이 될까? 연구 결과는 보육기관에 맡기는 것이 나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아이하고 같이 하는 시간의 양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상호작용의 질이 중
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루 종일 아이하고 있으면서 부대끼고 아이에게 부정적인 반
응을 보이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도 알차게 보내는 것이 더욱 좋다고 볼 수 있다. 짧
은 시간이라도 강도 높은 애정을 전하기 위해서는 함께 있는 동안 아이들 세계에 흠뻑
빠져드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는 어쩌면 자기를 사랑하고 자기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
는 것만으로도 충분한지 모른다.
6. 부모 양육 태도
1) 권위주의적 태도 (authoritarian styles)
권위주의적 부모는 자녀에게 무조건 복종을 하도록 요구하며, 요구는 많이 하지만 자
녀에 대한 반응은 거의 하지 않는다. 자녀가 복종하도록 하기 위하여 신체적 처벌도 사
용하는데, 부모가 정한 규칙이나 규율에 대한 설명은 거의 하지 않고 그 규칙을 절대적
으로 지켜야 한다고 강요한다.
권위주의적 부모들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① 절대적 기준을 정해 놓고 그에 따라 자녀의 행동과 태도를 형성하며 통제하고 평가
하려 한다.
② 전통이나 일, 질서유지와 복종에 중요한 가치를 둔다. 자녀에게 무조건 복종하도록
원하며 부모가 정한 규칙이나 규율에 대한 설명은 거의 하지 않고 그 규칙을 지킬 것을
강요한다.
③ 자녀가 부모에 대해 말대꾸하거나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④ 자녀의 개별성, 자립성, 자율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러한 부모의 자녀는 사회성과 인지적 발달이 뒤떨어지고 특히 남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친다. 권위주의적 부모의 자녀는 위축되고, 부정적인 자아 존중감을 가지며 또래관계
에서 주도적 역할을 못 하고 두려워하며, 불안해하고 염려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외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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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공격성 수준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2) 민주적 태도(authoritative styles)
민주적인 부모는 자녀에 대한 요구와 반응성이 모두 높은 경향이 있다. 아동의 발달을
이해하고, 아동의 관점에서 사물을 보며 아동의 신호에 적절하게 빨리 반응한다. 권위가
있으면서도 애정적으로 자녀를 대하며, 합리적인 방법으로 자녀의 자율성의 한계를 설
정한다. 민주적인 부모는 다음과 같은 특성들을 가지고 있다.
① 분명한 기준을 세워 놓고 있으며, 자녀에게 성숙한 행동을 기대한다.
② 규칙을 강조하고 필요할 때는 벌을 주기도 한다.
③ 자녀가 독립성을 갖도록 격려하고, 자녀의 개성을 격려한다.
④ 자녀의 견해를 잘 들어주고 부모 자신의 견해를 표현한다. 서로 대화를 주고 받기
때문에 개방적인 의사소통이 된다.
⑤ 부모와 자녀의 권리가 모두 인정된다.
민주적인 부모의 자녀는 책임감이 강하고 유능하며 독립적이고 자아 존중감이 높다.
3) 허용적 태도(permissive styles)
허용적 부모는 자녀를 하나의 인격체로 대해야 한다고 믿으며, 부모란 권위를 지닌 존
재가 아니기 때문에 자녀의 자율성을 전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허용적 부모
는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①자녀가 스스로 행동을 통제하고, 스스로 결정하게끔 허용한다.
②자녀가 먹고, TV 보고, 잠자는 시간 등에 대해 거의 정해진 규칙이 없다.
③좋은 태도를 보이거나, 해야 할 일을 하는 것과 같은 성숙한 행동을 거의 요구하지
않는다.
④가능한 한 통제나 제한을 피하고, 거의 벌을 주지 않는 편이다.
⑤충동적이거나 공격적 행동조차도 관대하게 받아들인다.
허용적 태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자녀에게 거의 요구를 하지 않
는 반면 따뜻하고 반응적이다. 두 번째 유형은 자녀들의 행동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
할 수 없기 때문에 자녀에게 무심하고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두 번째 유형에 비해
첫 번째 유형의 자녀들은 성인이 되었을 때 더 잘 적응해 나가는 경향이 있었으나, 기
본적으로 허용적 부모의 자녀는 충동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책임감과 독립심이 결여되는
편이다.
4) 과잉보호적 태도(overprotective styles)
현재 우리나라는 가정경제의 윤택함과 자녀수의 감소 및 잘못된 자녀교육 개념으로 인
하여 과잉보호적 양육태도가 늘고 있다. 과잉보호적 태도는 부모가 자녀에게 익애, 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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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섭, 밀어붙이기, 어리광을 받아주는 것 등과 같이 자녀의 연령이나 발달정도에 맞지
않게 보호하거나 도와주는 태도를 말한다.
과잉보호하는 부모의 자녀는 인내심이 없고, 자기중심적이고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얻
으려고 하고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경향이 있다.
자녀의 양육태도와 자녀의 특성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 1> 부모의 양육태도와 자녀의 특성
부모의 양육태도 유형
자녀의 특성
갈등을 일으키고 화를 잘냄
수동적으로 공격함
권위적 양육태도
스트레스에 약함
부정적인 자아존중감
우울하고 불행해 함
활기차고 붙임성 있음
자립적임
민주적 양육태도
호기심이 많음
스트레스에 잘 대처함
성취지향적임
충동적이고 공격적임
반항적임
허용적 양육태도
자립심과 자제력이 낮음
성취지향성이 낮음
인내심이 없고 화를 잘 냄
자기중심적임
과잉보호적 양육태도
항상 사람들의 주목을 얻으려고 함
열등감과 과도한 의존심, 욕구불만을 가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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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6 장
성격
1. 성격의 정의
2. 성격 이론
1) 유형론
2) 특성론
3) 신정신분석이론
4) 사회학습이론
3. 성격 검사
1. 성격의 정의
성격이란 용어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용어이다. 일반 사람들은 성격이란 말
을 통해 무엇을 지칭하고자 하는 것일까? 이성 친구를 친구에 처음 소개한 후에 소개자
는 반드시 친구에게 묻는다. “그 사람 어때?” 이때 흔히 하는 대답이 “응, 성격 괜찮
아!”이다. 부부간의 이혼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이유 중의 하나가 성격이 안 맞아서 헤
어진다는 것이다. 이렇게 성격이라는 말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사용되는 용어이
다.
결혼 5년차인 이모(32·회사원) 씨 부부는 잦은 부부싸움으로 파경 위기를 맞아 부부클리
닉을 찾았다. 인성검사 결과 아내는 활달하고 주변으로부터 주목받기를 좋아하는 성격이었
고, 남편은 조용하고 튀는 것을 싫어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다. 결혼 전에 두 사람은 서로
성격 차이를 알고 있었지만 성격이 달라야 생활이 더 활기차고 재미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실제 생활은 정반대였다. 아내는 말도 없고 답답한 ‘돌부처’와 사는 것 같다는 느낌
에다 시댁과의 갈등까지 겹쳐 우울증에 빠지고 말았다.
서울대 사회심리연구실과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지난달 부부 280쌍을 대상으로 결혼
만족도를 조사 분석한 결과 성격, 가치관, 결혼조건에 대한 생각 등이 비슷한 커플일수록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10일 밝혀졌다. 국내 심리학계에서 ‘심리적 궁합’에 대한 연구가 이
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조사에서 결혼만족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넓
은 의미의 성격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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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격(personality)이라는 말은 라틴어 페르소나(persona)에서 유래하였는데, 여기서
페르소나는 배우가 무대에서 쓰는 가면이나 탈을 뜻한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다른
사람에게 준 인상이나 가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가면 뒤에 숨겨 있는 것, 즉 타인
과 구별할 수 있는 인상 전체를 뜻하는 말로 사용하게 되었다.
성격이라는 개념과 자주 비교되는 개념으로 기질(temperament)과 품성(character)
이 있다. 여기서 기질이란 유전적 소인으로 인해 태어날 때부터 가지게 되는 개인 고유
의 특성을 말하는 것으로 감정적이고 충동적인 기질, 활달하고 사고적인 기질, 활발하고
적극적인 기질과 같은 특징을 말한다. 이에 비해 품성이란 사회적으로 바람직하게 여겨
지는 특성을 말하는 것으로 우리가 흔히 성격이 좋다 라든가 성격이 나쁘다 라든가 할
때 사용하는 개념이다. 이 품성에는 사회적 판단이 개입된 것으로서 한 사회 시스템 내
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특성을 주로 지칭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성격이란 이를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태어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 뿐 아니라 자라
면서 학습을 통해 획득한 것, 개인이 가지고 있는 긍정적인 특성과 부정적인 특성 모두
를 포함해서 어느 한 개인을 다른 사람과 구별시켜 주는 것을 지칭하는 개념이다.
성격은 많은 학자들에 의해 다양하게 이루어져 왔으며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대답
은 찾기 어려우나, 성격 정의에 공통적으로 포함되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첫째는 독
특성이다. 성격에는 개인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성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성격이
개인마다 다르다는 것을 뜻한다. 성격이 좋고 나쁜 것을 떠나서 사람마다 독특한 나름
대로의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타인과 구별된다는 뜻이다. 둘째는 안정성이다. 즉 성격은
시간과 여러 상황에서 비교적 안정적이고 일관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러한 차원에
서 성격을 정의하면, 성격은 “다른 사람과 자신을 구분해주는 비교적 지속적이고 안정
적인 개인의 사고 및 행동양식”으로 정의할 수 있다.
2. 성격이론
성격 이론은 개인의 성격을 구분하고 범주화하여 사람들의 성격 차이를 밝히고, 그러
한 성격의 차이를 나타내는 특징이 무엇이며, 왜 그러한 성격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
해 설명한다.
1) 유형론
개인의 성격을 구분하기 위한 시도는 고대 그리스시대부터 있어 왔고, 우리나라의 경
우에도 인간의 체질을 소음인, 소양인, 태음인, 태양인으로 나눈 조선시대 이제마의 체
질론에서 그 기원을 찾아볼 수 있다. 히포크라테스는 체액의 유형에 따라 개인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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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이 나누어진다고 보고, 담즙질, 점액질, 황즙질, 우울질로 개인의 특성을 나누었다.
쉘던은 개인의 신체적 특성이 개인의 성격을 결정짓는다고 보고 내배엽형(뚱뚱한 체형–
성격이 느긋하고 사교적), 중배엽형(근육질의 체형–힘이 넘치고 경쟁적이고 자기주장
적), 외배엽형(마른 체형–내성적이고 자의식 강함)으로 사람을 구분하였다. 혈액형을 가
지고 성격유형을 나누려는 시도도 이에 해당된다.
배우자 선택에도 혈액형은 기준
일본의 심리학자 ‘오무라 마사오’교수가 한 여자대학 1학년의 심리학 강좌시간에 여러 가지
증거를 제시하면서 혈액형과 성격은 관련성이 없다는 내용의 강의를 했다. 그리고 학기말에 질
문을 해 보니까 “나는 아직도 혈액형별 성격분류를 믿는다”고 대답한 학생이 344명 중 168명
(48.9%)이나 되었다. 이렇듯 혈액형별 성격분류는 강력한 힘을 가졌다. 일본 하마마츠 의과대
학 명예교수인 다카다 박사는 아무리 확실한 증거를 제시하더라도 혈액형에 대한 신념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는다고 했다.
우리나라 결혼정보회사 듀오에 중매를 신청하는 미혼여성 중에서 특정 혈액형은 제외시켜달
라는 비율이 20∼30%에 달한다. 주로 B형이지만 AB형을 피하는 여성도 가끔 있다. 그러나
혈액형과 성격 사이의 관련성을 찾을 수 있는 단서는 어디에도 없다. 단순히 재미로 또 상대방
과의 대화를 열어나가는 자료로 활용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인종, 외모, 성별과
같이 자신의 노력으로 바꿀 수 없는 선천적인 그 무엇으로 인간의 성격이나 능력을 결정짓는
것은 위험천만한 생각이다.
남들이 다 믿으면 내 성격이 바뀐다
‘당신은 외향적이고 붙임성이 있어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심한 면이 있다’는 말을 들었을 때 ’
아니오’ 라고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또 ‘당신은 냉정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정이 많아서 누가 부탁하면 거절 못하는 사람이다’는 평가에 대해 단호히 'NO'라고 대답할 사
람이 있을까?
이렇게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일반적인 성격특성을 자신에게만 해당되는 말로 받아들이는 경
향을 ‘버넘효과(Barnum effect)’라고 한다. 점쟁이들이 얼렁뚱땅하는 말을 자신의 속을 꿰뚫어
보고하는 말이라 믿는 것이 그 경우이다. 성격에 관해서 혈액형 별로 모호하게 얘기해도 사람
들이 모두 자신의 특성을 설명하는 것으로 착각하는 것도 버넘효과 때문이다. 우리나라나 일본
처럼 사회 전체가 혈액형별 성격분류를 믿게 되면 자신의 성격이 그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이
것은 '자기충족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cy)'효과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서울시 강서구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선생님이 한 학생에게 발표를 시켰더니 자신
은 소심한 A형이어서 남들 앞에서 발표를 잘 못한다고 했다. A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감수
성 강한 한 학생의 성격을 변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일본 오차노미즈 여자대학의 강사인 사카모토씨는 혈액형과 성격과의 관계가 나이에 따라
변화하는지 조사했다. 그런데 B형의 사람이 B형성격의 특성을 알게 되면 나이를 먹으면서 점
차 B형처럼 되어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혈액형별 성격분류를 믿는 사회분위기가 작용한 결
과다.
출처 : 최면에 걸린 한국인의 혈액형 믿음 - 오마이뉴스(오기현 기자)
2006년 8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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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특성론
심리학자들은 성격을 몇 가지 주요 차원에서의 차이로 설명하고자 하였다. 성격을 기
술하고 분류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차원을 ‘특질 또는 특성(trait)’이라고 하는데, 특질이
란 각 개인을 구분해주는 비교적 안정적인 기본적 속성을 말한다. 사람들이 개인차를
보이는 이유는 그 사람에게 어떤 특질이 얼마나 많이 있느냐로 설명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향적인, 외향적인 성향도 하나의 특성이다. 이러한 특성 이론에서
주장하는 성격이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성격’에 대한 개념과 가장 유사할 것이
다.
인간의 성격을 기술하기 위해서는 어떤 특성이 중요하며 또 몇 개의 특성이 타당한지
에 대해서는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다. 올포트(Allport), 카텔(Cattell) 등의 학자들이 인
간의 성격을 기술할 수 있는 다양한 특성에 대해 연구하였다.
올포트는 성격을 모든 사람이 가지는 공통특성과 한 개인의 독특한 특
성인 개인적 성향(personal disposition)으로 구분하였다. 개인적 성향은
다시
주특성(cardinal
traits),
중심특성(central
traits),
이차특성
(secondary traits)으로 구분하였다. 주 특성은 영향력이 매우 커서 개
인의 행동 전반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극소수의 사람에게만 나타
난다. 예를 들어, 스크루지는 ‘인색하다’는 특성으로 그 사람의 대부분의 행동을 기술할
수 있다. 중심특성은 각 개인의 행동과 생각에 영향을 미치는 특성이다. 타인의 성격을
기술할 때 사용하는 특성으로 개인마다 5~10개 정도를 보유한다. 우리가 흔히 타인의
성격이 어떠하다고 말할 때 사용하는 것이다(내성적, 활달한, 친절한). 예를 들어, “내
친구는 내성적이고, 착하고, 차분한 편이야.”라는 식으로 그 개인의 성격을 말할 수 있
을 것이다. 보통 한 개인은 평균 7~8개의 중심특성으로 설명된다. 이차적 특성은 뚜렷
하지도 않고, 덜 일반적이며, 일관성은 적으나 개인을 특징지어 주는 것을 말한다. 예컨
대, 음식에 대한 기호, 굉장히 지배적이고 독단적인 사람이 경찰관 앞에만 서면 복종적
으로 변하는 태도와 같이 특정 상황에서만 나타나는 성향을 말한다.
카텔은 특성을 표면특성과 근원특성으로 가정하였다. 표면특성은 겉
으로 드러나는 행동 특성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남의 부탁을 잘
들어주고, 도움이 필요한 친구들 잘 도와준다. 이러한 표면적인 특성을
보고 우리는 그 사람을 친절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표면특성은 상황의
영향을 받아 쉽게 변할 수 있지만, 근원특성은 개인의 성격의 핵심이
되는 특성으로 일관적이고 안정적이다.
특성의 종류와 수에 대해서는 여러 학자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해왔지만, 다양한 성
격의 특성 중에서 가장 기본적인 특성에 대한 어느 정도의 합의가 이루어져 5개의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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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인을 구조화하였다. 이 5개의 차원을 5요인 모형(five-factor model)이라고 한다. 다
섯 요인은 외향성(extraversion), 신경증(neuroticism), 성실성(conscientiousness), 친
화성(agreeableness), 개방성(openness)으로 사람의 성격을 다섯 개의 차원으로 설명
하고 있다.
외향성은 사교적이고 활동적인지 내성적이고 조용한지의 정도를, 신경증은 정서적으
로 안정되어 있는 정도를, 성실성은 믿을만하고 조심성이 있는 정도를, 친화성은 타인을
따뜻하게 대하고 배려하는지 냉소적이고 적대적인지의 정도를, 개방성은 새로운 생각이
나 경험을 수용하고 호기심이 많은지 관습적이고 보수적인지의 정도를 의미한다. 이 5
요인 모형의 보편성은 이미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나라를 통해서 그 타당성이 입증되
었다.
3) 신정신분석이론
(1)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
에릭슨(Erikson)은 인간행동의 기초로서 이드(id)보다는 자아를 강조하
고 또 자아가 형성되는 심리사회적 환경을 중시하여, 인간의 발달은 전
생애를 통해 개인이 경험하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개인 내적인 요인이 결
합되어 진행된다고 보았다. 에릭슨의 심리사회적 발달이론은 청소년기까
지가 아니라 전 생애를 통한 발달이라는 점과 자아를 성격의 중심적 구
조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프로이트의 이론과 구분된다.
에릭슨은 우리가 가지고 있는 사회적 성격은 우리가 일상생활을 통해 경험하는 사회
적 상호작용과 선택의 산물이라고 보았다. 에릭슨은 인생의 발달 과정을 8단계로 구분
하고 각 단계마다 해결되어야 할 사회적 발달 문제가 있어서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
가 성격 발달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각각의 단계는 그 단계와 연관된 두 가지의
문제에 따라 이름이 붙여졌다. 각 단계의 해결은 대립하는 문제의 한쪽 측면으로 결론
이 남으로써 이루어진다.
① 신뢰감 대 불신감(0~1세)
유아가 출생 후 가장 먼저 만나는 사람은 어머니다. 이때 어머니가 유아의 욕구에 어
떻게 반응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에 대한 유아의 신뢰 여부가 결정된다. 어머니가 유아에
게 친밀감을 주고 지속적으로 일관된 행동을 보여 주면 유아는 자신과 어머니의 관계에
대한 신뢰를 갖게 되고, 이 신뢰는 외부 세계에 대한 확신이 생기도록 한다. 반면 어머
니가 친밀감을 주지 않고 일관된 행동을 보여 주지 않으면 어머니에 대한 불신감과 외
부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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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자율성 대 수치심(2~3세)
유아가 2세가 되면 주변 사물에 대한 탐색 행동이 증가하고 자신이 직접 사물을 살펴
보고 건드려 보고 싶어 한다. 이때 부모가 유아의 이런 행동을 격려하고 관심을 가져
주면 유아는 자율성을 갖추기 시작한다. 반면 부모의 간섭이나 과잉보호를 받는 경우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수치와 의심의 감정이 발달하게 된다.
③ 주도성 대 죄책감(4~5세)
아동이 4~5세경이 되면 이미 형성된 자율성을 토대로 스스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그것을 실천에 옮기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따라서 주도성을 지닌 아동은 계획을 세우
며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성취하려고 한다. 그러므로 부모는 권위를 완화시켜 아이의
흥미 있는 계획에 아이와 같은 입장에 참여함으로써 이러한 과정을 도와줄 수 있다. 그
러나 아동에게 스스로 일을 완수할 기회를 주지 않게 되면 자신에 대한 죄책감을 갖게
된다. 반면 아동이 이런 위기를 극복하면 주도성을 갖추게 된다.
④ 근면성 대 열등감(6~12세)
초등학교 시기가 되면서 아동은 공식적인 교육을 받게 되고 사회에서 요구하는 모든
기초적 기술을 배우게 된다. 이때 이 모든 기술을 잘 습득하는 아동은 자신감을 갖게
되어 근면성이 발달하지만, 동료에 비해 뒤떨어지는 아동은 열등감을 갖게 된다. 이 시
기에는 개인적인 관심, 독립적인 사회생활 등을 포함하여 완전히 기능하는 어른이 되기
위해 필요한 기술을 배워야 한다. 이 시기에는 아동에게 많은 영향을 미치는 교사의 역
할이 중요하다. 즉, 교사는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는 말과 행동을 가능한 자주 사
용해야 한다.
⑤ 정체감 대 역할 혼란(청소년기)
청소년기는 발달 단계상 가장 중요한 단계이다. 이 시기에는 ‘나는 어떤 사람인가?’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등 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아정체감이 확고하게 정립될 수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역할 혼란 상태에 빠져
진학 및 직업 선택에 곤란을 가져올뿐더러 무기력감과 혼란 속에서 부모의 기대와는 전
혀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청소년기에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것이 앞으로 자신의 인
생을 보다 만족스럽게 사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는 자아정체감의 확립이 무엇
보다 중요하다.
⑥ 친밀감 대 고립감(성인 초기)
공식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20대의 성인은 보다 폭넓은 대인관계를 갖는 시기다.
이 시기가 되면 직장생활을 시작하게 되고,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결혼도 하여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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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남고 친하게 지내고 서로 사랑을 주고받는 친밀한 인간관
계를 형성해야 한다. 이때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이전의 위기를 성공적으
로 해결하고 정체감을 확립해야 한다. 이 정체감이 형성되어야만 친밀감을 획득하게 되
고, 다른 사람과 친숙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반면 이런 친밀한 인간관계가 형성되
지 못할 때는 다른 사람에게서 소외되어 고립감을 경험하게 된다.
⑦ 생산성 대 침체감(성인 중기)
생산성은 다음 세대를 돌보고 길러감으로써 자신의 존재가치를 확장하고자 하는 중년
기 성격 발달 특성을 의미한다. 생산성은 여러 측면에서 발달될 수 있다. 자녀를 낳아
기르고 교육하는 희생적인 과정을 통해 부모역할 생산성이 발달한다. 과업 생산성은 자
신이 지닌 기술과 능력을 과업을 통해 다음 세대에 전수함으로써 획득될 수 있다. 생산
성은 단순히 자녀를 낳아 기르고 과업을 수행하는 것만으로 획득되는 것은 아니며, 그
러한 과정 속에서 자신이 쏟는 열정과 희생이 타인 속에서 결실을 맺는 것을 보는 기쁨
이 수반되어야 하는 특성이다. 생산성의 확립에 실패하면 침체감에 빠져든다. 침체감에
빠져든 성인들은 부모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며, 자신이 속한 집단의 지도자 역할
이나 지역사회에서 전반적인 어른의 역할 수행이 원만하지 못하다. 침체감은 자신의 필
요성과 요구에서 헤어나지 못하여 다음 세대나 사회전반의 요구에 응할 수 있는 여유를
찾지 못할 때 나타나는 특성이다.
⑧ 자아통합 대 절망감(노년기)
노년기가 되면 자신의 지난날의 인생과 성취의 결과에 대해 회고하고 반성하게 된다.
노인은 신체적 쇠퇴와 사회적 상실에 대처해야 하며 다가오는 죽음에 대해서도 생각한
다. 이 시기에 자신의 인생을 돌이켜보아 스스로 만족스러웠다고 느끼게 되면 자아통합
감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자신의 인생이 후회스럽고 실패의 연속이었다고 생각된다면
절망감에 빠지게 된다.
(2) 아들러(Adler, 1870~1937)
아들러는 모든 사람들은 자라면서 열등감을 겪게 되는데, 이러한 열
등감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인간의 행동을 동기화시킨다고 제안하였
다. 심리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이러한 열등감에 대처하는 방식을 알고
스스로 노력해서 열등감을 극복하고 자아존중감을 발달시킨다. 열등감
이 더 나은 성장을 위한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심한 열등감에 빠지게
되면 자기파괴적이고 병리적인 성격을 형성하게 된다. 심한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은 타인을 사랑하지 못하고, 무관심하거나 자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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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치하게 생각하거나 타인에 대해 불신하기도 한다.
신체의 결함, 과잉보호, 무관심과 거부, 부모의 지나친 기대 등이 개인을 이러한 심한
열등감에 빠지게 한다고 주장하였다. 아들러는 또한 우월감에 대해서도 제안했는데 자
신의 능력에 대해 지나치게 과장되게 믿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자만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이다.
아들러는 또한 개인이 자라난 사회적 환경이 성격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였
다. 가장 중요한 사회적 요인은 가족으로 출생순위, 부모의 교육 수준, 부모의 태도와
가치관 등도 성격에 영향을 준다고 보았다. 출생순위에 따라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성격
차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첫째 아이
첫째 아이가 처하는 사회적 조건은 폐위된 왕에 비유될 수 있다. 즉 세상의 모든 권
위와 칭송을 한 몸에 받다가 어느 날 갑자기 폐위된 왕의 신세가 바로 첫째 아이의 신
세라 할 수 있다. 이런 사회적 조건으로 인해 책임감, 배려심 같은 긍정적 요소가 발달
되기도 하지만 부정적 요소로 자신감 상실, 미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 보수적이며 규
칙을 중시하는 성향을 나타낸다.
② 둘째 아이
둘째가 처하게 되는 사회적 조건은 태어나자마자 모든 것(애정, 관심 등)을
형제들과
나누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 인한 긍정적 결과로 이들은 적응력이 강하고, 야심적이
고, 공동체 지향적이다. 그러나 부정적인 결과로 반항적이며 질투가 심하고, 항상 이기
려 하고 추종자가 되기를 거부한다.
③ 막내 아이
막내가 처하게 되는 사회적 조건은 따라야 할 모델이 많고, 여러 사람에게서 많은 애
정을 받고, 애정을 나누기는 해도 쉽사리 대우 받는 지위에서 밀려나지는 않는다는 것
이다. 때로는 지나친 애정을 받기도 한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긍정적 결과로 이들은
항상 많은 자극과 많은 경쟁 속에 성장하게 되고 형제를 앞지르고자 하는 욕구가 강하
다. 부정적인 결과로 막내는 누구에게나 열등의식을 가질 수 있고 과잉보호로 인한 부
적응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④ 외동 아이
이들이 처하는 사회적 조건은 부모의 애정을 독차지하는 존재라는 것으로 표현할 수
있다. 특히, 남자아이의 경우 아버지와 경쟁하려 하고 부모들의 지나친 애정을 받게 되
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나타나는 긍정적 결과로 이들은 자부심이 강하고 자기중심
적이며 독립적으로 일을 추진하려는 성향을 나타낸다. 부정적인 결과로는 공주병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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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병의 증후로 인해 유아독존적일 수 있으며, 남들과 경쟁을 피하려 하고 항상 자신
이 옳은 듯이 행동하려는 경향을 나타낼 수 있다.
4) 사회학습(인지)이론 : 반두라(Bandura, 1925~ )
행동주의자들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요인이 외부의 환경에 있다고
주장하였다. 개인이 살아오면서 학습한 방식대로 어떤 자극에 반응하며,
이러한 반응의 차이가 곧 개인의 성격이 된다고 주장한다. 반두라는 인간
의 성격이 행동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단순한 자극에 대한 반응과 같은 기
계적 관계 외에 인간의 인지과정이 간과되었다고 주장하였다. 자신의 행
동을 검색하고 평가하고 규제하는 인지적 과정이 중요하다고 보았다. 즉
인간 행동은 개인 내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간의 상호작용에 의해 결정된다는 입장을 취
한다.
그리고 개인이 직접 경험하고 강화받은 행동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동을 통해서도 학
습이 된다고 보았다. 즉 관찰학습(보보인형실험) 또는 모델링을 통해서도 행동 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 관찰학습을 통해 학습한 행동이 강화받게 되면 이후에도 계속 나타
나게 되며, 강화받을 것인지 처벌받을 것인가에 기초하여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
반두라는 이런 관점에서 자기효능감(self-efficacy)이라는 개념을 제시하였다. 자기효
능감은 특정 상황에서 자신이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자기가치에 대한
판단을 의미하는 자아존중감이나 자신에 대한 전반적인 지각을 나타내는 자신감과 구별
된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자신감 있고, 더 높은 목표를 정하며,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이 성공할 것으로 기대한다. 반면 자기효능감이 낮은 사람은 실패를 기대하기
때문에 도전을 피하고 어려움이 있으면 쉽게 포기하며, 우울하고 불안해한다.
반두라는 개인이 자기효능감을 얻게 되는 근원을 4가지로 들었다. 첫째는 과거의 실
제 경험이다. 특히 과제가 어려웠는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노력에 의해 과제를 달성하였
고, 이런 성공의 이유를 내부에서 찾을 수 있을 때 자기효능감이 커지게 된다. 둘째, 대
리 경험을 통한 경험이다. 같이 공부하는 동년배가 성공적으로 과제를 수행해 내는 것
을 보면 자기효능감이 커지게 된다. 수영이나 스키, 다이빙 등의 스포츠에 대한 강습을
받을 때 흔히 볼 수 있는 경우다. 셋째는 좋아하는 사람이나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의
언어적 설득이다. 시험에 실패하여 실의에 빠져 있을 때 교사나 부모가 해 주는 격려와
지원은 자기효능감을 키워 주는 근원으로 생리적 각성을 들 수 있다. 불안할 때 식은땀
이 나고 가슴이 울렁거리면 더더욱 불안감이 증가하게 된다. 따라서 적절한 이완훈련을
통해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과제에 대한 지나친 집착을 억제함으로써 평온하고 냉정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자기효능감을 키워 주게 된다. 이와 같은 자기효능감의 차이도
개인 간의 성격 차이를 나타내는 근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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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격 검사
우리는 처음 어떤 사람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고집이 세게 생겼다.’ ‘순진하게 생겼
다.’ ‘얼굴에 심술이 다닥다닥 붙었다.’ 등 첫인상을 보고 겉모습으로만 그 사람을 평가
한다. 그러나 그러한 견해는 다분히 주관적이고 개인의 경험에 의해 나온 것이다. 따라
서 성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려면 편견 없이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정확
한 성격검사가 필요하다. 여기서는 관찰법, 질문지법, 투사법 세 가지를 중심으로 알아
본다.
1) 관찰법
관찰법은 말 그대로 일상생활이나 혹은 상담 상황을 관찰하여 개인의 성격을 파악하
는 방법이다. 예를 들면, 유치원이나 심리치료 상황에서 일방경을 통하여 아동의 놀이
장면을 관찰하는 것이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몸짓이나 표정을 자주 짓는지, 어떤
버릇을 가지고 있는지 등의 관찰을 통하여 아동의 성격을 이해하기위한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우리가 주위의 사람들에 성격을 파악하는 데 가장 손쉽게 쓰이는 방법이다. 그러
나 이러한 관찰법은 관찰기준이 명료하지 않은 경우, 평가자의 경험이나 고정관념, 후광
효과(halo effect)에 의해 주관적인 판단을 하기 쉽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2) 질문지법
관찰법의 주관적인 경향을 보완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질문지법이다. 관찰법이 타인의
관찰에 의해 성격이 규정되는 데에 반해, 질문지법은 개인이 질문지 내용을 읽고 자신
이 느끼는 감정이나 행동을 자기보고형식으로 대답하는 것이다. 이러한 질문지법에는
MBTI와 MMPI가 대표적이다.
MBTI는 Myers-Briggs Type Indicator의 머리글자만 딴 것으로 융의 성격유형이론
을 근거로 개발한 성격유형검사이다. 이 검사는 모두 95문항으로 구성되어 4가지 척도
의 관점에서 인간을 이해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는 E(외향)-I(내향), S(감각)-N(직
관), T(사고)-F(감정), J(판단)-P(인식) 중 각 개인이 선호하는 4가지 선호지표를 알파벳
으로 표시하며 총 16가지 유형으로 나타날 수 있다. MMPI는 개인의 태도, 정서, 신체
적 증상 등을 알아보는 약 550개의 문항으로 되어 있으며, 이는 임상장면에서 내담자의
성격장애를 진단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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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투사법
질문지법이 내담자의 반응을 이것 아니면 저것, ‘예’ 아니면 ‘아니요’로 제한하는데 비
해, 투사법은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여 과장하거나 저항하지 않는 자
신의 모습을 알게 한다. 투사법은 내담자가 그림을 보고 상상하여 이야기할 수 있도록
그림을 제시하고, 그 그림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통해 성격을 추정하는 것으로 로르
샤흐검사(Rorschach Test)와 주제통각검사(TAT) 등이 있다.
로르샤흐검사는 복잡한 잉크얼룩으로 만들어진 10개의 카드를 보여 주고 얼룩이 무엇
을 나타내는지 혹은 무엇을 닮았는지를 대답하게 한다. 주로 위치나 내용, 반응 결정
요인(모양, 색, 명암 등)을 중심으로 해석한다. 주제통각검사는 생활의 한 장면을 묘사한
20장의 카드로 되어 있는데, 전후 내용을 알 수 없는 그림을 보고 상상한 후 떠오르는
생각과 그 느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내담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 내용을 분석하여 욕
구를 파악하는 것이 이 검사의 목적이다. 이 검사는 개인의 욕구, 동기, 대인관계 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투사법은 질문지법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신 채점방식이 객관적이지 못하므로 관찰법
처럼 검사자의 주관이나 고정관념이 반영되기 쉽다. 그러므로 좀 더 피검자의 성격을
올바르고 객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과 오랜 경험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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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7 장
심리검사
1. 심리검사의 개관
2. 심리검사의 요건
3. 지능과 지능검사
1. 심리검사의 개관
사람마다 지문이나 얼굴이 서로 다른 것처럼 사람들은 어떤 특성에서 개인 간에 차이
가 난다. 개인 간이 차이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면 그 개인에 대해 많은 것을 이해
하고 예언할 수 있다. 그래서 고유한 특성에서 개인차를 측정하는 것은 무엇보다 유용
한 심리적 과제처럼 보였다. 예컨대, 어느 학과에 진학하여 공부하는 것이 좋은지, 어떤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지와 같은 개인의 진단 및 지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개인적 특성의 개인차와 그 측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1) 정의와 유형
심리검사란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측정을 통하여 인간의 어떤 내적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과정을 말한다. 심리검사는 측정되는 특성에 따라 또는 구조화의 여부에 따라 몇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우선 측정되는 특성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하나는 인지적 속성을 측정하
는 검사로 일종의 능력검사를 들 수 있다. 능력검사는 문제를 풀어 정답을 구하게끔 구
성되어 있고, 그 정답을 다른 피검자에 비해 얼마나 잘 수행했느냐에 따라 비교 평가된
다.
인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는 검사의 범위나 검사의 내용에 따라 지능검사, 적성검
사, 성취검사로 나누어진다. 지능검사란 일반적인 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검사이다. 적성
검사는 어떤 사람이 어느 분야에 소질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여러 가지 과제에서
얼마나 잘 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다. 적성검사는 여러 가지 특수 지능을 포함하여 알
아보는 일반적성검사와 특수한 영역에서 대해 알아보는 특수적성검사가 있다. 성취검사
는 현재 상태나 미래의 가능성을 알아보는 지능검사나 적성검사와는 달리 지금까지 이
루어낸 정도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성취검사의 대표적인 예로써 학교에서 보는 중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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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 기말고사를 들 수 있다. 사회에서 많이 사용하는 TOEIC이나 TOEFL도 영어에 대
한 성취검사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인간의 정의적 속성을 측정하는 것으로 일종의 취향 및 성격검사를 들
수 있다. 정의적 속성을 측정하는 검사는 특정한 사항에 대한 자신의 감정이나 흥미,
태도 등을 측정하기 때문에 정답이 없고 문제에 대한 자신의 판단과 결정을 따라 측정
된다.
인간의 정의적 특성을 알아보는 검사로는 성격검사, 흥미검사, 태도검사 등이 있다.
성격검사는 어떤 사람의 성격을 알아보는 것으로 MBTI, MMPI 등이 있다. 흥미검사는
개인이 얼마나 특정 분야에 흥미를 느끼는지 알아보는 것으로 직업선호도 검사, 스트롱
흥미 검사 같은 것이 있다.
심리검사는 도구의 구조화 여부에 따라 크게 객관적 검사와 투사적 검사로 구별할 수
있다. 객관적 검사는 검사과제가 구조화되어 있고 채점과정이 표준화되어 있으며, 해석
의 규준이 제시되어 있는 검사를 말한다. 객관적 검사는 개인마다 갖고 있는 공통적 특
성이나 차원을 기준으로 하여 피검자의 상대적인 위치를 비교하고 평가한다.
이에 비해 투사적 검사는 검사 과제가 비구조화 되어 있고 모호한 검사 자극에 대해
피검자가 자극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피검자의 욕구, 갈등, 성격과 같은 개인의 독특성에
대한 정보를 평가하려는 목적을 가진 검사이다.
2) 측정방법
심리적 속성을 측정하는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연과학이나 의학에서 사용하는 검
사와 차이가 있다. 자연과학에서 실시하는 검사나 의학에서 실시하는 검사는 검사도구
나 시약과 검사하고자 하는 속성간의 관계가 직접적이고 분명하다. 산도에 반응하는 리
트머스 시험지를 어떤 용액에 넣고 시험지의 상태를 파악하면 그 용액의 산도를 정확하
게 측정할 수 있다. 산도를 측정하는 시약과 산도간의 관계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심리적 속성 예를 들어, 성격검사의 경우에 사람의 성격과 성격검사에 사용된
문항 간의 관계가 직접적이지 않다. 따라서 그 검사가 성격을 얼마나 정확하게 측정했
는지 명확하지 않다. 따라서 검사를 통하여 얻은 결과를 가지고 내적 상태를 추론하고
행동을 예측하는데 제한적이다. 이런 심리검사의 특성은 심리적 속성이 지니는 추상성
과 복잡성이 기인되며, 이런 속성 때문에 검사결과에 대한 일반화에 신중해야 된다.
지극히 추상적이고 복잡한 심리적 속성을 측정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유형의 심리검
사들이 개발되었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구조화된 과제이다. 구조화된 과제는 측정하
고자 하는 속성을 나타낸다고 가정되는 과제들을 사용하여 심리적 속성을 측정하는 것
이다. 지능검사가 구조화된 과제를 통하여 실시하는 대표적인 검사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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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심리검사의 기능
심리검사에는 여러 가지 기능이 있지만 그중 대표적인 기능으로는 분류, 진단과 치료
계획, 자기이해증진, 프로그램 평가, 과학적 탐구의 다섯 가지 기능을 들 수 있다. 이
다섯 가지 기능들은 때로는 중복되기도 하고 때로는 구분이 어려울 때도 있다.
1) 분류의 기능
심리 검사의 분류기능은 피검자를 여러 가지 범주 중의 한 범주에 할당하는 것을 말
한다. 피검자를 할당하는 것 자체가 검사의 목적은 아니고 어떤 종류의 처치를 할 것인
지를 결정하는 기초가 된다. 따라서 분류는 대학에서 특정 학생을 합격시킬 것인지 아
닌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분류에는 몇 가지 다양한 형태가 있는데 배
치, 선별, 선발, 자격검정 등이 있다. 때로는 한 가지 종류의 분류 다음에 다른 종류의
분류가 뒤따르기도 한다. 예를 들면, 취업지원자를 선발해서 특정부서에 배치하는 것이
다.
배치는 피검자를 개인의 욕구나 수준에 적합한 각기 다른 프로그램에 할당하고 분배
하여 저마다의 자리에 두는 것을 말한다. 한 예로 학교에서 일제히 배치고사를 실시해
서 학생들을 성적에 따라 우열반에 배치하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군대에서
신병을 훈련 프로그램에 배치할 때 검사를 이용할 수 있으며, 기업체에서는 신입사원의
근무부서를 결정할 때 검사를 활용하기도 한다.
선별은 특별한 필요가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것을 말한다. 한 예로, 취업 시험에서 1
차 면접자를 가려내기 위한 서류전형을 들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발달장애아를 가려
내기 위해 아동을 대상으로 간단한 체크리스트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별검사의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개인을 잘못 분류하는 일이 종종 있다. 따라서 선별검사에 의해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부가적인 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공간 지
각이 뛰어난 아동을 확인하기 위해 모든 초등학생들에게 10분짜리 지필검사를 실시한
다. 그러고 나서 상위 10%에 해당하는 학생들만 가려내서 좀 더 정밀한 검사를 실시한
다.
선발은 대학에서 특정 학생에게 입학을 허락할 것인지 아닌지 또는 기업체에서 특정
지원자를 고용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즉, 대학에서 일정 수의 학생
들을 선발해서 합격시키거나 기업체에서 신입사원을 모집할 때 심리검사를 실시해서 그
결과에 따라 회사에 필요하거나 적합하다고 판정된 사람만을 선발하는 것이다.
자격검정은 일정 기준에 달하는 자격이 있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의사자격고시
나 운전면허시험 등이 그 예가 된다. 또 다른 예로, 대부분의 대학에서 졸업시험이나
졸업논문을 통과한 학생들에게만 졸업장을 수여한다. 이때의 검사들은 학생들이 졸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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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적인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고 있는지를 검정하기 위한 것이다. 아주 낮은 비율의
지원자가 선택되는 선발의 개념과는 달리 자격검정은 이론적으로는 일정 기준에 달하는
모든 지원자가 다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자격검정이나 선발에는 둘 다 모두 합격/불
합격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자격고시에 합격시킨다는 것은 어떤 특전을 베푸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격검정은 특정 영역에서 최소한의 기술 또는 실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선발 또는 특정 대학을 다니거나 취업을 하는 것과 같은 특전을 가진다는 면
에서 자격검정의 개념과 유사하다 볼 수 있다.
2) 진단과 치료계획
심리검사의 또 다른 기능은 진단과 치료계획이다. 진단은 검사가 가장 빈번히 사용되
는 분야 중 하나로 한 개인의 비정상적인 행동의 근원이 무엇인지 밝혀내고, 그 행동패
턴을 진단체계 내에서 분류하는 것이다. 진단은 보통 비정상적 행동을 치료하기에 앞서
우선적으로 실시된다. 심리검사는 비정상적 행동을 진단하고 그에 따른 치료계획을 세
우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는 검사를 이용하여 아
동의 잠재적 학습 문제를 밝혀내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교정교육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임상장면에서는 지능검사가 정신지체를 진단하는데 있어서 절대적인 역할을
하며, 성격검사는 정서문제의 정도나 본질을 진단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사실
MMPI같은 검사는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데 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되었
다.
진단은 단순히 분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적절한 진단은 단순한 분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특정 치료의 강점과 약정에 대한 정보와 최선의 치료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어떤 아동이 학습장애 진단을 받았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만으로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 이에 더하여 그 아동이 독해력 수준은 평균 이하이고, 주의가 산
만하며, 기본발음 교정이 필요하다는 사실까지를 알아야지만 제대로 된 치료계획을 세
울 수 있다.
3) 자기이해증진
심리검사는 또한 자기이해에 대한 신뢰할 만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심리검사는 본질
적으로 개인을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심리검사로부터 받은 피드백이 한 개
인의 직업선택이나 인생행로를 바꿀 수도 있다. 물론 심리검사가 언제나 자기이해증진
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반드시 검사결과가 아니더라도 자신에
관한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머리가 좋다고 생각하는 아동이
지능검사 결과 자시의 IQ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알고 별로 놀라지 않는다거나, 건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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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검사결과 자신의 공간지각능력이 뛰어나다는 사실에 별로 놀라지 않을 지도 모른다.
독해력이 빈약한 청소년이 학습장애 진단을 받고서 그리 놀라지 않는 것도 같은 경우이
다. 심리검사가 대중화되면서 사람들은 객관적인 자기이해와 보다 효율적인 자기성장과
자아실현을 위해 심리검사를 받는 경향이 있다. 이런 목적으로 심리검사를 실시하고 활
용하는 기능을 심리검사의 자기이해증진의 기능이라고 한다.
4) 프로그램 평가
심리검사의 또 다른 기능은 교육적 또는 사회적 프로그램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이다.
즉, 프로그램의 효과를 평가하여 그 프로그램의 활용 여부 또는 부분적인 수정이나 보
완을 위한 결정에 이용된다. 예를 들어, 1965년에 시작된 미국의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
은 취학 전 빈곤아동에게 언어, 보건, 정서 등 다방면에 걸친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
해 빈곤의 악순환을 끊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아동보육프로그램이다.
수십억 달러가 투자된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은 아동발달에 정확하게 어떤 영향을 미
쳤는가? 미국의회는 이 프로그램이 빈곤아동들의 학력을 신장시켰는지에 관해서 알아보
기를 원했다. 그러나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기관에 따라 그 효과는 천차만
별이므로 프로그램의 효과를 한마디로 단정하기 쉬운 일이 아니다. 심리검사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보다 객관적인 대답을 제공할 수 있다.
5) 과학적 탐구
지금까지 심리검사의 선발, 진단, 프로그램 평가와 같은 일상적인 문제에 이용하는
실질적인 기능에 관해 알아보았다. 이와 같은 경우 검사는 개인이나 프로그램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을 돕는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목적을 갖는다. 그러나 검사는 또한
행동연구의 이론적 측면이나 응용적인 측면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3. 심리검사의 요건
인간의 심리적인 행동을 한 개인이 갖고 있는 고유한 특성으로 간주하면서, 그 고유
한 특성의 개인차에 대한 관심이 심리검사라는 측정도구의 접근법을 낳았다. 심리검사
는 그 과정이 객관적이고 타당한 방법일 때 의미가 있다. 한 개인이 갖는 심리적 특성
은 자연과학에서 어떤 물체의 길이를 잰다든지, 무게를 단다든지 하는 것과 같이 직접
적으로 물체의 특성을 파악하고자 하는 것과는 달리 직접적인 관찰이 불가능하므로 간
접적인 방법인 심리검사를 통하여 그 특성을 알게 된다. 이때 주요한 문제는 만약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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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가 심리검사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되면 측정하고자 하는 본래의 목적에 충
실할 수 없기 때문에 그러한 심리검사는 차라리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그래서
검사를 통해서 나오는 측정치는 그 심리검사가 어떠하냐에 따른 측정치의 신뢰도와 타
당도의 문제를 반드시 논의해야만 한다.
1) 신뢰도(Reliability)
(1) 개념
검사를 선택하는데 있어 고려해야 할 하나의 중요한 준거는 신뢰도이다. 검사의 신뢰
도란 검사에서 얻은 점수가 얼마나 믿을 수 있느냐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 즉, 검사점
수가 측정하는 사람에 따라, 검사 실시시기에 따라, 또는 검사문항의 표집에 따라 어느
정도 안정성이 있느냐 또는 일관성이 있느냐를 의미한다. 예들 들어, 피검자는 어떤 상
황에서는 다른 상황에서와는 달리 더 성실하게 검사에 응할 수도 있고, 더 피로를 느낄
수도 있고, 더 불안해할 수도 있고, 질문내용을 더 잘 알 수도 있고, 단순히 더 잘 추측
할 수도 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한 개인의 점수는 상황에 따라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
을 것이다. 사실, 한 개인이 같은 목적을 가진 서로 다른 검사에서 꼭 같은 점수를 받
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 양식에서 얻은 점수와 다른 양식에서 얻은 점수간의 차 또는 한 상황에서 얻은 점
수와 다른 상황에서 얻은 점수간의 차이는 측정 오차라고 불리는 것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 측정 오차는 검사 점수의 신뢰도를 감소시킨다. 무엇이 측정되던지 간에, 측
정 결과는 어느 정도의 오차를 포함하기 마련이며, 이 오차 때문에 모든 검사는 100%
믿을 수 없다. 이러한 오차들이 작용할 때 검사점수를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느냐 또는
어느 정도 일관성이 있느냐 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를 신뢰도 계수라 한다. 신뢰도
계수는 신뢰도의 정도에 따라 0에서 1까지의 값을 갖게 되는데, 0은 전혀 믿을 수 없다
는 것을 의미하고, 1은 검사가 100% 믿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개의 경우 신뢰
도는 0과 1사이의 어떤 값을 갖게 되는데, 신뢰도가 어느 정도 되어야 한다는 절대적
기준은 없지만, 연구 목적인 경우는 .60, 개인 진단 목적인 경우는 .90이상을 요구하는
것이 보통이다.
(2) 유형
검사의 신뢰도를 추정하는 방법은 검사를 한번만 실시하느냐 혹은 두 번 실시하느냐
를 기준으로 구분해 볼 수 있는데, 2회 실시에 의한 검사 신뢰도 추정방법으로는 검사재검사 신뢰도와 동형검사 신뢰도가 있으며 1회 실시에 의한 검사 신뢰도 추정방법으로
는 반분 신뢰도와 문항내적 합치도가 있다.
① 검사-재검사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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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재검사 신뢰도는 시간을 달리해서 같은 집단에게 같은 검사를 두 번 실시하여
얻은 검사 점수간의 상관계수를 산출함으로써 신뢰도를 추정한다. 이 방법은 동일한 검
사를 다른 두 시기에 실시함으로서 시간 변화에 기인하는 오차는 포함하나 문항표집에
따른 오차는 포함하지 못한다는 단점을 갖는다. 이 방법으로 신뢰도를 추정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검사 실시 시간 간격에 유의해야 한다. 검사 실시 시간 간격이 너무 짧으면
(예컨대 1~2일 정도의 시간 간격), 피검자가 검사문항을 기억하여 동일하게 반응하게
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에 신뢰도 계수가 사실 이상으로 높게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일
반적으로 두 검사의 실시 시간 간격은 1주일에서 한 달사이가 적절하다.
② 동형검사 신뢰도
동형검사 신뢰도는 두 개의 동형검사를 동일 집단에게 실시한 후 얻은 두 동형검사의
점수간의 상관 계수를 산출함으로써 신뢰도를 추정하는 방법이다. 동형검사 신뢰도는 2
차 검사 실시 때 같은 검사가 아닌 동형 검사를 실시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검사-재검
사 신뢰도와 유사하다. 동형검사 신뢰도는 문항표집에 따른 오차와 검사 실시 시기에
따른 오차를 모두 고려한다는 장점이 있으나, 검사-재검사 신뢰도와 마찬가지로 연습의
효과가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제한점을 갖는다. 또한 동형검사 신뢰도는 두 개의 검
사가 문항의 범위, 난이도, 수, 지시내용, 시간제한 등을 포함한 모든 면에서 동일하다
는 것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완전히 동등한 두 개의 검사를 제작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③ 반분 신뢰도
반분신뢰도는 하나의 검사를 한 집단에게 실시 한 후 전체 검사 문항을 양분하고, 이
분할된 두 부분을 독립된 검사로 간주하여 그 두 부분의 점수 간 상관을 계산하는 방법
이다. 단일 검사를 단 한번 실시한다는 점에서 반분신뢰도를 내적일치도(internal
consistency)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방법으로 신뢰도를 산출하는데 있어 해결해야 할
한 가지 중요한 문제는 검사 문항을 어떻게 양분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문항을 나누는
방법은 다양하나 일반적으로 문항을 홀수와 짝수로 나누는 방법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④ 문항내적 합치도
이 방법은 모든 검사 문항에 대한 반응의 일관성에 기초하고 있다. 반분신뢰도에서
나누어진 두 부분을 각각 독립된 검사로 보는 것과 유사하게, 문항내적 합치도에서는
검사 문항 하나하나를 독립된 하나의 검사단위로 보아 각 문항간의 상관을 종합하여 문
항의
동질성을
검토하는
방법이다.
문항내적
합치도를
구하는
방법으로는
Kuder-Richardson 20 (KR 20)과 Cronbach's alpha가 많이 사용되는데 전자는 검사
문항에 대한 선택지가 두 개(예들 들면, 정(正)․오(誤))로 구성되어 있는 검사에 사용되고
후자는 선택지가 여러 개로 구성되어 있는 검사에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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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타당도(Validity)
(1) 개념
타당도는 검사의 평가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타당도란 한 검
사가 측정하고자 하는 것을 얼마나 잘 측정하고 있느냐와 관련되며, 검사점수로부터 도
출된 어떤 추론이 적절한지, 의미 있는지, 유용한지와 관련된다. 따라서 검사가 어느 정
도 타당하냐 하는 것은 검사 그 자체가 아니라 그 검사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다시 말하면, 검사는 어떤 목적을 위해서는 아주 타당하나 어떤 목적을 위
해서는 전혀 가치가 없을 수도 있다. 예들 들어, 지능검사는 지능을 측정하는 데는 타
당하지만 성격을 측정하는 데는 전혀 타당하지 않을 것이다.
(2) 유형
타당도는 검사의 어떤 측면을 강조하느냐 또는 타당화의 자료를 어떻게 수집하느냐에
따라 내용타당도, 준거타당도 및 구인 타당도의 세 범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① 내용타당도
내용타당도란 검사에 표집된 문항이 전체 내용을 대표하고 있는 정도와 관련된다. 다
시 말하면, 내용타당도는 검증하고자 하는 영역의 중요한 측면들이 검사 문항에 적절한
비율로 포함되어 있는 정도를 말한다. 내용타당도는 성취검사의 타당도를 검증하고자
할 때 특히 중요한데 성취검사가 어느 정도 타당한가 하는 것은 대체로 검사 문항이 얼
마나 사려 깊게 선정되었느냐에 달려있다. 성취검사의 타당화는 종종 전문가의 판단에
의존하나 비전문가도 검사 문항을 직접 검토해 보거나 검사의 개발절차에 대한 매뉴얼
을 살펴봄으로써 검사의 내용타당도를 검증해 볼 수 있다. 즉 내용타당도는 판단적이지
수량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용타당도와 흔히 혼동되는 개념으로 안면타당도라는 것이 있다. 안면타당도는 어떤
검사가 무엇을 측정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느냐와 관련이 있지 그 검사가 실제로 무엇을
측정하고 있느냐와 관련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엄격한 의미에서 안면타당도는 타당
도가 아니다. 그러나 안면타당도는 때때로 피검자의 검사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어
검사점수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검사 선택과정에서 고려해야 한다.
② 준거타당도
많은 검사는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사용된다. 준거타당도란 하나의 검사점수와 하나
또는 그 이상의 준거점수와의 상관을 통해 타당도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준거가 미래의
행동이냐 현재의 행동이냐에 예언타당도와 공인타당도로 구분된다.
▪예언타당도: 대학수학능력 검사 점수가 대학 입학 후의 학업성적을 얼마나 잘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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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지를 알아본다거나 입사시험 점수가 입사 후의 업무성과를 얼마나 잘 예측해 주는
가를 알아보는 것과 같이 피검자의 현재의 검사점수가 미래의 행동을 어느 정도 정확하
게 예측하느냐를 밝히는 것이다. 만약 대학수학능력 검사 점수와 대학성적간의 상관이
높게 나타난다면 대학수학능력 검사는 대학성적을 예언하는 데 타당한 검사라 할 수 있
을 것이다. 이와 같이 예언 타당도는 피검자에게 검사를 실시한 후 어떤 준거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그 검사 점수와 준거 점수 사이의 상관 계수를 계산함으로써 타당도
를 추정한다.
▪공인타당도: 공인 타당도는 예언타당도와 마찬가지로 현재 검사 점수와 준거 점수
간의 상관을 통해 타당도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예언타당도와는 다음 두 가지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첫째 예언타당도는 행동의 준거가 미래에 있는 반면 공인타당도는
행동의 준거가 현재에 있다. 다시 말하면, 예언타당도를 위한 준거는 검사를 실시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나야 얻을 수 있으나 공인타당도를 위한 준거는 검사를 실시하는 시점에
서 바로 얻을 수 있다. 둘째, 예언타당도의 준거의 성질은 예언이라는데 있지만 공인타
당도의 준거의 성질은 공통된 요인이 있느냐의 여부에 있다. 결국 공인타당도의 목적은
준거를 주어진 검사로 대체할 수 있느냐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
다.
③ 구인타당도
구인타당도에서 구인(construct)이란 의미는 한 이론을 구성하고 있는 체계 속에서의
상호관계를 가지고 있는 구성개념을 말한다. 예들 들면, 추리능력, 공간지각능력, 독해
력 능력 등과 같은 지적특성이나 사회성, 내향성 등과 같은 성격특성이 구성개념의 좋
은 예들이다. 그러므로 한 검사의 구인타당도란 검사가 측정하고자 하는 어떤 심리적인
특성을 재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구성타당도는 지적 특성이나 성격 특성과 같은 복잡
한 행동 패턴을 측정하고자 할 때 특히 유용하다. 구인타당도는 요인분석을 통하여 검
사의 요인구조를 밝히거나, 다른 변인들과의 상관을
분석하거나, 실험적 방법에 의하여
검사의 측정요인을 설명하는 방법으로 검증될 수 있다. 구인타당도의 증거를 축적하기
위한 과정은 상기의 방법을 통해 구인의 의미가 분명하게 드러날 때가지 지속된다.
3) 표준화와 규준
심리검사는 인간 행동 표본에 대한 표준화된 측정도구이다. 수검자가 심리검사에서
보인 반응은 수검자의 전체 행동 중에서 일부 표본에 해당된다. 바로 이 점이 심리검사
가 안고 있는 한계이다. 심리검사는 환경부가 한강, 영산강, 낙동강의 수질검사를 하기
위해서 소량의 강물을 채취하여 분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행동이라는 강물의 표본을
채취(표집)한다. 강물 전체를 검사할 수 없듯이 인간의 모든 행동을 검사할 수 없다.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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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된 소량의 강물이 강물 전체를 대표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표본행동도 사람
들의 전체적인 행동 특징을 나타내지 못할 가능성이 항상 존재한다. 따라서 심리검사의
결과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 해석해야 한다.
표준화된 검사의 실시와 점수화는 동일한 절차가 사용된다. 모든 수검자는 동일한 지
시, 동일한 질문, 동일한 시간을 부여받는다. 따라서 이러한 절차를 통해 얻어진 점수들
은 의미 있는 비교가 가능하다. 예를 들면, 대입수학능력고사를 서울에서 본 사람이든
여타 지역에서 본 학생이든 동일한 검사내용과 동일한 검사절차를 따르게 된다.
검사의 표준화에는 검사점수의 체계화를 위한 검사규준의 계발이 포함된다. 규준
(norm)은 모집단을 대표할 수 있도록 선정된 사람들로 구성된다. 검사규준은 심리검사
에서 특정 개인의 점수가 다른 사람의 검사점수와 비교하여 어느 곳에 위차하고 있는지
를 알려준다. 심리검사에서 규준이 필요한 이유는 심리검사 점수를 상대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키나 몸무게와 같은 물리적인 변인의 개개 측정값은 그 자체로
서 절대적인 의미가 있으므로 다른 사람들의 키나 몸무게 값이 없어도 해석이 가능하
다. 그러나 성취검사를 제외한 모든 심리검사는 개개의 점수만으로는 그 점수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이는 심리적 속성에 대한 절대 영점의 상태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
러므로 심리적 속성은 측정값을 상대적으로 해석하여 의미를 찾는다. 예를 들면, 어떤
사람이 ‘창조성 면에서 평균수준이다.’ ‘사무적 능력 면에서 평균을 조금 넘는 수준이
다.’ 혹은 ‘불안 측면에서 평균 이하이다.’와 같은 방식으로 획득한 원점수를 해석하는
것이다. 이러한 해석은 검사규준을 바탕으로 나온 것으로 검사규준은 검사점수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검사규준을 정하는 한 예로 백분위 점수를 들 수 있다. 검사에서 받은 원점수를 가지
고 그 점수 아래의 점수를 받은 사람들의 백분율로 바꾸어 백분위 점수로 환산한다. 만
일 40개 항목의 공격성을 재는 검사에서 26점이라는 원점수를 받았다고 가정해 보자.
즉 26개의 질문에서 공격적 성향을 나타내는 방향으로 답변을 한 것이다. 이 26점이라
는 점수는 검사규준을 참조하여 가령 백분위 점수 82에 해당된다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무의미한 것이다.
4. 지능과 지능검사
1) 지능의 의미
지능은 심리학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는 주제 중의 하나이다. 지능은 개인의 지적 능
력을 포괄적으로 지칭하는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지능에 대한 정의는 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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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학자들 간에 의견의 일치가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이며 아직까지도 학자들 간에 논쟁
이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지능은 우리가 수시로 사용하는 용어이지만 그것을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어떤 심리학자들은 지능이 인지 능력을 측정함으로써 가장 잘 정의
될 수 있다고 믿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전적으로 인지 능력만으로 지능을 정의한다는
것은 너무 협소한 정의가 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
지능의 정의와 관련한 한 가지 큰 논쟁점은 지능을 보편적인 단일 능력인가 아니면
여러 가지의 특수 능력인가 하는 점이다. 어떤 사람은 과학에 재능이 있고, 다른 사람
은 인문학에 수월성을 보이며, 또 다른 사람은 운동, 예술, 음악, 도는 춤에 재능을 가
지고 있는 것을 여러분은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아주 단순한 수학 문제에도 쩔쩔 매
는 유능한 예술가나 문학적 적성은 전혀 없는 뛰어난 수학자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
아래에서는 이 문제와 관련된 몇 가지 이론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1) 스피어먼(Charles Spearman, 1863-1945)의 지능의 2요인 이론
영국의 심리학자 찰스 스피어먼(Charles Spearman, 1863-1945)의 이
요인 이론은 지능이 두 개의 요인 즉 일반 요인과 특수 요인을 가지고 있
는 것으로 가정한다. 일반 요인(general factor: g 요인)은 여러 인지 과제
들에 공통이 되는 요인을 나타내며, 특수 요인(specific factor: s 요인)은
어떤 특수한 영역의 과제를 수행하는 데 고유하게 작용하는 능력을 말한
다. 스피어먼은 g요인 혹은 일반 정신 능력이 개인의 정신 에너지를 나타
내는 것으로 믿었다. 그 후 100여 년이 지나 g요인은 지능을 정의하고 측정하는 데 있
어 주요 요인이 되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현재 사용되는 지능검사가 측정하는 것은 g
요인이라고 보았고, 이는 스피어먼의 g가 현대적 의미의 IQ(Intelligence Quotient) 점
수로 변환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2) 서스톤(Louis Thurstone, 1887-1955)의 기본정신능력
서스톤은 스피어먼과는 달리 구체적인 정신능력(스피어먼의 s요인 같
은 능력)이 더 중요하다도 주장하였다. 서스톤이 제시한 7가지 기본정
신능력은 언어 이해, 언어유창성, 기억, 귀납적 추론, 공간적 시각화,
수, 지각속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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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길포드(James Guilford, 1897~1987)의 지능구조설
길포드는 스피어먼과 서스톤의 지능 모형이 모두 한계가 있어 불완
전하다고 주장하면서 지능구조설을 제시했다. 그는 『지능의 세 얼굴』
이라는 논문에서 인간의 지능에는 세 개의 필수적인 차원인 내용, 조
작, 결과가 있다며, 3차원의 입방체 구조인 3차원 모형을 제시했다.
그는 한때 지능이 120개의 독특한 요인들로 구성된다고 제안했었고,
좀 더 최근에는 지능 구조에서 내용차원으로 설정했던 도형, 상징, 언
어, 행동의 4개 요소를 수정하여 도형요소를 시각적 내용과 청각적 내용으로 바꾸어서
총 150개의 지능요소를 제시하였다. 더 나아가 길포드는 조작 차원 중 기억을 기억부호
화와 기억보유로 분류하여 180개의 요소로 지능을 다시 정의하였다.
(4) 스턴버그(Robert Sternberg, 1949~ )의 삼원 지능이론
스턴버그는 3가지 유형의 지능을 제안했다.
(1) 성분(요소, 분석)적 지능
새로운 지식을 획득하고 이를 논리적 과제 해결에 적용하는 분석적
능력을 지칭한다. 이 지능은 전통적인 지능지수와 성취검사의 성공과 가
장 밀접하게 관련된 정신 능력을 말한다. 따라서 이러한 능력이 있는 사
람은 일반적으로 시험 성적이 우수한 학교 우등생이다. 스턴버그에 따르면, 전통적인 지
능검사는 단지 성분 지능을 측정한다.
(2) 경험적(창의적) 지능
새로운 상황에서 발휘되는 직관력과 통찰력 및 새로운 과제를 효과적으로 다루는 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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력을 말한다. 경험 지능이 뛰어난 사람은 비록 학교에서 우등생은 아니지만 매우 창의
적인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경험 지능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고, 색다르
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다룰 수 있다. 경험 지능의 다른 측면은 평범한 일상적인 과
제를 더 능률적이고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창조적인 방법을 발견하는 것이다.
(3) 맥락(상황, 실용)적 지능
주어진 환경과 좋은 조화를 이루는 능력을 말하며, 스턴버그는 이를 실용 지능이라고
도 하였다. 이러한 지능의 소유자는 자신의 환경에 잘 적응하는 경향성을 보이며, 일상
의 문제해결능력, 실제적인 적응 능력 및 사회적 유용성에서 높은 능력을 보인다. 이
지능은 전통적인 지능검사에서 얻어지는 지능지수와 학업성적과는 무관하며 정규적인
학교교육을 통해서 길러지지도 않으며 일상의 경험들에 의해 획득되고 발달한다.
(5) 가드너(Howard Gardner)의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이론
이 이론은 1983년 가드너가 『Frames of Mind』라는 그의 저서에서
제창한 이론이다. Gardner는 인간의 지능을 ‘특정 문화권에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문화적 산물을 창조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하였다.
즉 다중지능 이론에서 제시하는 지능이란 사회 속에 직면해 있는 문제
를 해결하는 지적 능력으로 풍부한 환경과 자연스런 상황에서 그 문화
권이 가치를 두고 있는 산물을 창조하는 능력으로 후천적으로 길러지는 역동적이고 변
화가능한 능력이며 실제적인 문제해결능력을 말한다. 즉, 개인의 지능은 단일한 문제해
결 능력이 아니라 여러 지능의 집합으로 보아야 하며 인간능력의 다양성은 여러 지능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프로파일에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MI이론에서 제시하는 지능
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언어 지능
언어와 관련된 활동에 민감하고 언어를 효과적으로 구사하는 능력이다. 즉 읽기, 쓰
기, 말하기에 필요한 단어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능력과 언어의 실용적 영역을 조작하
는 능력을 말한다. 이 지능에는 구문론 즉 언어의 구조, 음성학 즉 언어의 소리, 의미론
즉 언어의 의미, 그리고 언어의 실용적 차원 혹은 실제 활용 등을 통제하는 능력이 포
함된다. 이 지능을 강점으로 가진 사람들로는 작가, 아나운서, 개그맨 등을 들 수 있다.
② 공간 지능
시각적, 공간적 세계를 정확하게 지각하고 공간적 능력이 작은 영역부터 넓은 영역까
지 다루고 있는 상징체계를 재배열 또는 재구조할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지능에서는
색깔, 선, 모양, 형태, 공간과 이러한 요소들 간에 존재하는 관계에 대한 감수성이 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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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다. 또한 추상적인 것을 구체화하는 시각화능력 시각적이고 공간적인 아이디어를 기
하학적으로 표현하는 능력 자신을 어떤 공간상에 적절하게 위치시키는 능력 등이 포함
된다. 이 지능을 강점으로 가진 사람들로는 건축가, 그래픽 디자이너, 항해사, 비행사
등을 들 수 있다.
③ 논리수학 지능
숫자, 명제, 규칙 등의 상징체계를 통하여 그와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으로써
주어진 문제를 논리적으로 분석하며 과학적 방법을 통하여 수학적 조작으로 문제를 탐
구하는 능력이다. 논리적 또는 수리적 유형에 민감하며 유형들을 구별할 수 있으며 연
속적으로 이루어진 추론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이다. 이 지능을 강점으로 가진 사람들로
는 연구원, 투자분석가, 발명가, 법률가 등을 들 수 있다.
④ 신체운동 지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자신의 몸 전체 또는 손과 같은 신체의 일부를 사용하는 능
력이다. 더불어 자신의 신체 동작을 통제하고 물건을 능숙하게 다루는 능력도 포함한다.
이 지능에는 자극에 대한 촉각적 능력뿐만 아니라 협응, 손재주, 힘, 유연성, 속도 등과
같은 특정한 신체 기술이 포함된다. 이 지능을 강점으로 가진 사람들로는 운동선수, 기
술자, 물리치료사, 댄서 등을 들 수 있다.
⑤ 음악 지능
멜로디, 리듬, 소리와 같은 음악적 상징체계에 민감하며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적 양
식을 이해하고 작곡하며 감상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음악적 표현 양식을 지각하고 변별
하고 변형하고 표현하는 능력이다. 이 지능에는 어떤 음악의 리듬 음조 혹은 멜로디 음
색 혹은 음정에 대한 민감성이 포함된다. 이 지능을 강점으로 가진 사람들로는 가수,
작곡가, 음악가, 지휘자 등을 들 수 있다.
⑥ 대인관계 지능(인간친화지능)
다른 사람의 기분, 기질, 동기, 바람 등을 구별하고 처한 상황에 맞게 적절하게 반응
할 수 있는 능력이고 타인과 효과적으로 작업을 하면서 협업을 잘 할 수 있는 능력이
다. 이 지능에는 얼굴표정, 목소리, 몸짓 등에 대한 민감성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기분
감정 의도를 읽을 수 있는 단서들을 구분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그런 단서들에 대해
효과적으로 잘 대응할 수 있는 능력 등이 포함된다.
⑦ 자기성찰(개인이해) 지능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자신이 가지는 능력, 재능, 욕구, 감정 등을 잘 다루어 효율적
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자신이 가진 내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능력이고 자신이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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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있는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이다. 또한 이 지능은 삶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다른 지능들을 활성화시키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이 지능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 자기내면의 기분, 의도, 동기, 기질, 욕구 등에 대한 이해 능
력뿐만 아니라 자기 통제와 자기관리 능력과 자존감을 유지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포함
된다.
⑧ 자연친화(이해) 지능
최근에 추가된 지능으로써 자신이 살아가는 환경에서 동물과 식물 등 자연에 대한 관
심, 인식, 분류에 탁월한 능력을 가진다. 과거 이 지능은 논리수학지능과 공간지능에 일
부 포함되었으나 지금은 하나의 지능으로 인정된다. 이 지능을 강점으로 가진 사람들로
는 식물학자, 원예가, 농부, 수의사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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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능검사
(1) 지능검사의 발전 배경
인간의 지능 혹은 정신능력에 관한 개념이나 이론의 발전은 정신능력을 측정하기 위
한 방법, 도구, 검사의 발전과 병행되어 왔다. 때로는 정신능력이나 지능에 관한 이론의
발전에 앞서서 측정도구 및 검사가 발전되어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인간의 정신
능력에 관한 이론은 측정방법이나 검사도구의 개발 없이는 그 대상을 규명하기 어렵다.
이러한 실제적인 필요와 더불어 그 당시 사회적 시각이 인간의 정신능력을 진화론과
유전론적 관점에서 파악하려 했다. 이것이 갈톤의 지능에 관한 유전론적 연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그는 개인차에 관심을 두면서부터 어떤 가계들은 다른 가계들보
다 더 우수하다는 가정을 하였다. 그는 1884년 런던 박람회에 구경 온 9,000명의 관람
객들에게 머리의 크기, 반응시간, 폐활량 및 손아귀의 힘과 같은 것을 재는 한 검사를
실시하여 우수한 사람과 열등한 사람 간에 차이를 추정하였다. 그러나 저명한 과학자들
도 머리 크기는 일반 사람들과 구별되지 않음을 발견했다.
이와 같이 갈톤이 지능을 측정하려고 의도한 검사는 지능을 양화하는 방법이어서 타
당한 것으로 보이진 않지만, 그는 심리검사의 신뢰도, 타당도 추정에 중요한 역할을 하
는 상관계수를 창안하였으며, 인간의 지능에 관한 검사들을 개발하려고 시도한 첫 번째
사람으로서 평가된다.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능검사에 크게 기여한 사람은 프랑스 심리학자인
비네(Binet)로, 그가 만든 검사는 오늘날 지능검사의 기초가 되고 있다. 1881년에 프랑
스 정부는 비네에게 정규학교 교과과정을 이수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갖지 못한 학습
지진아들을 찾아낼 수 있는 검사 개발을 의뢰했다. 그는 정신연령이라는 개념을 도입하
여 생활연령과 비교함으로써 지적 지능을 알아보고자 시도하였다는 점에서 지능검사 발
전에 크게 공헌하였다.
(2) 지능검사의 종류
지능검사는 분류의 기준, 목적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측정
목적인 개인의 일반적 평균 수준을 측정하는 것이 목적인 일반지능검사와 특수한 정신
능력을 독립적으로 측정하려는 특수지능검사로 분류한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대부분의
검사는 일반지능검사이며, 특수지능검사는 후에 적성검사로 발전되어 간 것이다.
검사의 실시방법에 따라서는 개인검사와 집단검사로 구분된다. 개인지능검사는 주로
진단용 검사로서 많이 쓰인다. 이는 검사자와 피검사자가 마주앉아 한사람씩 실시하므
로 검사장면의 통제가 용이하여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게 하기 때문에
개인의 지능을 비교적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실시가 복잡하여
검사실시를 위해서는 고도의 훈련 및 기술이 요구되며, 또한 검사시간도 오래 걸린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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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집단지능검사는 여러 사람을 단시간에 실시할 수 있기 때문에
그 경제성이 장점인 반면, 검사장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오차 요인을 통제하
기 곤란하지 때문에 그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검사의 시행방법에 따라서는 지필검사와 동작검사로 나눌 수 있다. 대부분의 집단검
사는 지필검사로서 이 방법에 의하면 한꺼번에 여러 사람이 검사를 받을 수 있으며, 검
사의 채점도 비교적 용이하다. 반면에 도구를 사용하는 동작검사는 주로 개인검사에 많
이
이용된다.
여기에서는
대포적인
검사인
비네(Binet)
지능검사,
스탠퍼드-비네
(Stanford-Binet) 지능검사, 웩슬러(Wechsler) 지능검사, 카우프만 아동용 지능검사,
그리고 집단지능검사를 소개한다.
① 비네(Alfred Binet, 1857-1911)의 지능검사
지능의 측정은 19세기 후반 영국의 심리학자 갈톤(Galton)에 의해서
최초로 시도되었지만 현재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지능검사에 크게
기여한 사람은 프랑스 심리학자인 비네(Binet)로, 그가 만든 검사는 오
늘날 지능검사의 기초가 되고 있다. 비네는 프랑스 교육부로부터 정상
적인 교육으로는 교육효과를 얻을 수 없는 아동을 가려낼 수 있는 검사
개발을 위탁받고 시몽(Simon)과 함께 1905년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지
능검사를 최초로 개발하였다.
비네-시몽 검사는 정신수준 즉 정신연령으로 아동의 점수를 나타낸다. 한 아동의 정
신연령은 그 생활연령(chronological age)의 아동에게서 볼 수 있는 정신능력을 그 아
동이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정신연령이 6세인 아동은 검사에서 실제 나이가 6세
인 아동과 흡사한 수행을 보인다. 실제 연령보다 낮은 정신연령을 갖고 있다고 판명되
면 그 아동은 낮은 지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론된다. 비네-시몽 검사는 미국 스텐포
드 대학의 터만(Terman)에 의해서 개정되어 1916년 스탠포드-비네(Stanford-Binet)
검사로 출간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0년판을 전용신이 번안하여 고대-Binet 검사를
제작하였다. 스텐포드-비네 검사는 지능에 대한 비네의 초기 개념에는 충실했으나, 지
능검사의 결과는 스턴(Stern)이 제안한 지능지수 개념을 수용하여 점수화하였다. 지능지
수(IQ)는 아동의 정신연령을 생활연령으로 나눈 값에 100을 곱한 것이다. 즉, IQ = 정
신연령/생활연령x100
생활연령에 대한 정신연령의 비율을 지능검사 점수로 채택함으로써 연령이 다른 아동
을 서로 비교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9세의 정신연령을 가진 12세 아동과 6세의
정신연령을 가진 9세의 두 아동은 동일하게 3년이라는 지체를 보이고는 있지만 어느 아
동이 지적으로 보다 우수한지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IQ는 나이와 상관없이 모든 아
동을 동일한 척도 상에 위치시켜 정신연령과 생활연령이 동일한 경우에 100이 되게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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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웩슬러(David Wechsler, 1896~1981) 지능검사
뉴욕의 벨레브 병원의 임상심리학자로 있던 웩슬러(Wechsler)는 수천
명에 이르는 성인 내담자의 심리적 특성을 측정하는 책임을 맡고 있었
다. 그는 스탠포드-비네 검사가 원래 아동용으로 만들어진 검사이기 때
문에 자신의 목적에는 잘 맞지 않음을 발견하고 성인의 지능을 측정할
수 있는 검사제작에 들어갔다. 결국 1939년에 성인을 위한 지능검사인
웩슬러 성인용 지능검사(Wechsler Adult Intelligence Scale: WAIS)를 완성하였으며,
후속 연구를 통해 아동용과 유아용 웩슬러 지능검사도 제작하였다.
웩슬러 성인용 지능검사는 두 가지 면에서 혁신적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첫째, 웩슬러
가 지능검사에 비언어적 추리를 요구하는 문항을 포함시킴으로써 스탠포드-비네 검사에
비해 수검자의 언어적 능력에의 의존도를 낮추었다는 점이다. 또한 언어적 능력과 비언
어적 능력을 명확히 구분하기 위하여 전체 IQ 이외에 언어성 IQ와 동작성 IQ를 분리하
여 산출하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데, 그 구성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언어성 지능을
재는 상식, 이해, 산수, 공통성, 숫자, 어휘의 6개 하위 검사와 동작성 지능을 재는 바
꿔 쓰기, 빠진 곳 찾기, 토막 짜기, 차례 맞추기, 모양 맞추기의 5개 하위검사 등 총 11
개의 하위검사가 그것이다.
둘째, 웩슬러는 정신연령의 개념에 입각한 비네식의 지능지수 산출방식을 버리고 정
상분포에 기초한 새로운 점수체계를 도입하였다는 점이다. 이 새로운 점수체계는 이후
의 거의 모든 지능검사에 의해 채택되었는데, 오늘날 지능지수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
는 이유도 비네의 정신연령이라는 개념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웩슬러식의 편차 IQ를 의
미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용신, 서봉연, 이창우(1963)가 WAIS(1955)를 번안하
여 한국웩슬러지능검사(K-WAIS)를 제작하였고, 그 후 개정된 WAIS-R(1981)의 한국판
을 염태호 등(1992)이 제작하였다.
③ 카우프만(Nadeen Kaufman, 1944 ~ ) 아동용 지능검사
K-ABC(Kaufman Assessment Battery for Children)는 미국의 앨
라배마 대학교 교수이며 웩슬러의 제자이기도 한 카우프만(Kaufman)
부부가 2.5세~12.5세 아동의 지능을 사정하기 위해 만든 종합지능검사
이다. K-ABC는 심리학적, 임상적 사정과 학습 장애나 그 외의 다른 장
애아의 심리교육적 평가를 위시하여 교육계획과 교육정치, 소수집단 아
동의 사정, 취학 전 아동의 사정, 신경심리학적 사정 및 연구 활동을 위
한 도구로 사용하기 위해 만든 검사이다. K-ABC는 특히 장애아의 인지능력을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언어성 척도는 4세~12.5세까지의 난청이나 언어장애 아동의
인지능력을 사정할 목적으로 팬터마임(무언극)을 하듯 검사자가 손짓 또는 몸짓으로 과
제를 제시하고, 아동에게 언어적 반응을 요구하지 않고, 동작반응을 요구하는 과제로 구
성된 하위척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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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집단지능검사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개인지능검사가 개인의 정신능력, 정신결함 등을 보다 정밀하
게 진단하려는 임상적 목적에서 출발했던 반면, 집단지능검사는 일시에 많은 피험자의
정신능력을 변별하기 위한 간편성과 경제성 때문에 발달되었다. 집단지능검사의 시초는
제1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심리학회가 제작했던 군대-알파(Army-a) 검사와 군대-베타
(Army-β) 검사를 들 수 있다. 검사의 측정내용은 대부분 스탠퍼드-비네 검사, 웩슬러
검사에서 다루어진 내용으로, 언어, 수리, 추리능력 요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⑤ 우리나라의 지능검사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최초의 지능검사는 정범모(1955)의 간편지능검사이다. 다음 해
일반지능검사 Ⅰ, Ⅱ, Ⅲ이 정범모에 의해 제작되어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다. 간편지능
검사(중, 고등학교용)와 일반지능검사(초등학교용)는 일반지능검사라는 명칭으로 초등학
교 상급용, 중학교용, 고등학교용 A, B형으로 개정되었다. 이 일반지능검사는 개인의 일
반지능을 추정하려는 검사로서 5개의 소검사[어휘적용, 언어추리, 산수추리, 수열추리,
도형추리]로 구성된 필답식 집단지능검사이다. 지능진단검사 가, 나(이상로, 1967)는 서
스톤의 지능 다요인설에 입각하여 7개의 하위검사[지각속도, 공간지각, 추리력, 수리력,
기억력, 언어개념, 언어유창성]로 구성되었는데, 1975년에 나온 개정판에는 재표준화 과
정에서 수리력 검사를 20문항으로 줄였고 언어유창성 검사를 제외했다. 이 검사는 필답
식 집단기능검사이나 개인검사로도 사용할 수 있다.
황정규와 김순택이 제작한 지능종합검사(중학교용, 고등학교용)는 서스톤의 지능 다요
인설을 바탕으로 구성된 필답식 집단지능검사이다. 지능종합검사는 크게 4개의 소검사
(언어, 추리, 공간, 추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소검사는 2~3개의 하위요인을 포괄하도
록 되어 있다. 객관식 선다형이며 각 문항마다 답지가 5개씩으로 되어 있는 점이 특징
이다.
3) 지능결정인자로서의 유전과 환경
지능이 유전의 결과물인가 아니면 환경의 결과물인가의 문제 즉, 지능결정에 있어 천
성과 양육(nature-nurture)의 문제는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이 각각 지능 발달에 얼마
나 기여하는지의 문제이다. 1900년대 초에는 지능이 유전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에 천
성과 양육 문제에 대한 대답이 ‘천성’에 치우쳤다. 1950년대에 와서는 심리학이 양육과
환경 요인을 강조한 행동주의에 의해 주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그 대답은 ‘양육’으로
변하였다. 현재는 천성과 양육이 모두 지능에 기여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천성-양
육 문제에 대한 이러한 현대적 입장은 형제 간 IQ 점수 그리고 이란성 및 일란성 쌍생
이의 IQ 점수들을 비교한 연구 결과에 기초해 있다. 갈톤에 의해 촉발된 이 논쟁은 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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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도 계속되고 있다.
(1) 쌍생아 연구
최근까지 발표된 10,000명의 쌍생아와 형제를 대상으로 수행된 지능 연구는 100편
이상이며, 이런 연구로부터 나온 공통적인 결과는 일란성 쌍생아(.85)가 이란성 쌍생아
(.60)보다 IQ 점수가 더 유사하다는 것이다. 또한 이란성 쌍생아의 IQ 점수는 형제(.45)
보다 더 유사하다.
이런 연구 결과에 기초하여, 연구자들은 유전 요인과 환경 요인이 지능에 각각 약
50% 정도씩 기여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자들은 유전 요인이 지능에 미치는 영향은
아동기에 가장 크게 나타나지만, 경험이 증가함에 따라 그 영향력이 점차 감소된다고
믿는다. 그러나 80세 이상 된 240명의 쌍생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유전 요인이 지능
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전 생애에 걸쳐 안정적이며, 경험이 증가해도 변하지 않는다
는 것을 발견하였다. 지능에 대한 유전 요인의 영향이 고정되어 있지 않거나 결정적이
지 않은 이유는 그것이 지능에 50% 정도만 기여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50%는 환경 요
인으로부터 나온다.
(2) 입양아 연구
제한된 사회․교육적 기회를 가진 하류층 아동이 상류층 가정에 입양되어 풍부한 사회․
교육적 기회를 받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연구자들은 만약 환경 요인이 지능발달
에 영향을 미친다면 환경적 기회를 풍부하게 제공함으로써 IQ 점수가 향상되어야 한다
고 가정하였다. 프랑스의 한 연구 집단은 하류층 부모에 의해 아기의 양육이 포기되어
중·상류층 가정에 입양된 생후 6개월 아동들을 연구하였다. 연구자들은 입양 아동의 평
균 IQ가 유사한 하류층 부모에서 태어나 계속 그 부모 밑에서 양육된 아동들보다 14점
이 더 높았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이 외에 입양 아동은 학교에서 비교 아동들보다 4배
이상 더 성공적으로 적응하였다. 이 연구 결과는 환경 요인을 풍부하게 해 줌으로써 지
능발달과 학교 수행이 향상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와 유사한 연구로,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미국의 흑인 아동들이 중류층 이상의 백
인 및 흑인 가정에 입양된 경우, 그 아동의 IQ가 열악한 환경에서 계속 자란 아동들보
다 10점 이상 더 높게 나타났다. 추적 연구에서 연구자들은 입양되어 청소년이 된 아동
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보다 더 높은 IQ 점수를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연구
자들은 입양아 연구 결과로부터 환경 요인이 지능발달에 기여한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3) 상호작용 : 천성과 양육
현재 연구자들은 지능의 발달에 유전과 환경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지에 대한 논의
보다는 지능과 환경 사이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많은 학
자들은 유전에 의해서 지능 잠재력의 상한선과 하한선이 정해지고 그 잠재력의 범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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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환경적 요인에 의해 개인이 실제 나타내는 지능의 정도가 결정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지능의 범위를 반응범위라고 부른다. 즉 반응 범위란 특질, 능력 혹은 IQ 점수
가 환경 요인과 상호작용하여 증가되거나 감소될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낸다. 이러한 가
정에 의하면 아무리 환경이 이상적일지라도 넘을 수 없는 개인 IQ의 상한선이 있고 또
한 가장 최악의 환경에서도 더 이상 내려갈 수 없는 개인 IQ의 하한선이 있다는 것이
다. 다시 말하면 지능의 발달은 키의 성장과 비슷하다. 키가 중간이 되는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라난다면 평균보다 작은 키가 되고 풍요로운 환경에서
자라난다면 평균보다 큰 키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영양을 잘 공급한다고 해도
키가 작은 유전인자를 가진 사람은 어느 정도 이상의 키는 될 수가 없다. 반응범위 모
형에 따르면 지능발달을 자극하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잠재적 IQ범위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반대로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란 아동은 반응 범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것이다. 이 반응범위는 IQ척도 상에서 20-25점 정도의 간격으로 추정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략 90-110 정도의 반응 범위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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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8 장
사회 행동
1. 사회 지각
2. 대인 매력
3. 사회적 영향
4. 집단 영향
사람들은 혼자서 사는 것이 아니라 여러 사람과 더불어 살아간다. 그래서 심리학은
개인이 혼자서 어떻게 살아가는가를 밝히고자 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다른 사람과 어
떻게 어울리며 살아가는가도 이해하고 설명하고자 한다. 이것은 주로 사회심리학 분야
에서 다루게 된다. 사회심리학 분야의 주제는 크게 사회 지각, 대인 매력, 사회적 영향,
집단 영향으로 나눌 수 있다.
1. 사회 지각
사람의 사회행동은 외부의 자극을 어떻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시작된다. 이를 위해 우
리는 먼저 그 사람이나 상황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한다. 그리하여 그 사람이나 상황의
동기, 성격, 배경 등을 나름대로 판단하여 우리의 행동을 결정한다. 다른 사람에 대한
지각, 즉 대인지각뿐만 아니라 사회상황에 대한 지각을 포함하여 사회지각이라 한다. 예
컨대, 타인의 모습이나 언행을 보고 그의 인간성을 판단하거나, 언행의 배후 동기를 추
리하는 것 등이 사회지각과정의 주요한 예들이다.
사회지각을 연구하는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자극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행동
이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가령, 내 앞에 서있는 사람이 나에게 사기꾼으로 보이
느냐 안 보이느냐에 따라 그를 대하는 나의 행동이 달라진다. 실제 그러하냐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사회 지각에서 다루어지는 문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타인
의 성향에 관한 인상이 어떻게 형성되는가에 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1) 인상형성
(1) 인상형성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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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사람을 만나거나 보게 되면 첫눈에 본 그 사람의 모습
이나 언어, 또는 행동을 보고 거의 즉각적으로 그 사람의 성향에 대하여 전반적인 인상
을 형성하게 된다. 사람들은 이처럼 매우 제한되고 단편적인 정보에 근거하여 타인에
대한 인상을 형성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의 성향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다 파악했
다는 식으로 생각을 하는 것이 보통이다. ‘척 보면 한눈에 어떤 사람인지 바로 알 수
있지.’라는 말을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듣는 말인데, 이것이 곧 사람들이 매우 제한
된 정보에 기초하고 있으면서도 매우 전반적인 인상을 형성하는 일반적인 경향성을 잘
대변해 주는 말이다.
이렇게 한번 형성된 인상은 일관성이 유지되는 경향이 강하다. 웬만해서 바뀌지 않는
다. 그래서 일단 인상이 형성되고 나면 원래의 인상과 맞지 않는 진짜 정보가 들어오더
라도 무시되거나 원래 인상에 맞게 왜곡된다. 그래서 첫인상이 중요하다. 좋아하는 사람
의 단점은 그것 자체가 인간적인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싫은 사람이 갖고 있는 장점
은 제격에 맞지 않은 돼지 목에 걸린 진주목걸이로 보는 것이 바로 인상의 일관성 유지
경향을 나타내 주는 한 예이다.
(2) 인상형성의 단서
우리가 인상형성을 하는 데에는 몇 가지 단서가 있다. 첫 번째는 그 사람의 옷차림이
다. 가장 눈에 잘 띄기 때문이다. ‘옷이 날개’라는 말도 있듯이 옷에 따라 그 사람에 대
한 인상이 달라진다. 1960년 닉슨이 대통령 선거에서 케네디에게 진 것은 TV토론회 때
회색 옷을 입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감색 옷을 입은 케네디가 한결 젊고 깔끔한
인상을 줬다는 것이다.
옷보다 더 뚜렷한 단서로는 용모, 표정, 몸가짐, 목소리 등이 있다. 용모는 우리의 생
각 이상으로 사람에 대한 인상과, 더 나아가 그에 대한 행동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미국의 한 심리학자는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 데 외모가 55%,
음성이 38%라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 두 가지를 빼면 나머지는 7%밖에 되지 않는
다.
인상형성의 간접적인 단서로는 제삼자가 말하는 대상인물의 성격 특성, 행동 특성,
또는 대상인물에 대한 제삼자의 의견이나 평가가 있다. 이러한 간접적 단서에 의해 인
상이 형성되는 경우는 보다 더 복잡한 과정이 포함되게 되는데, 제삼자로부터 대상인물
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경우, 그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제삼자와 대상
인물과의 관계, 자신과 대상인물과의 관계, 자신과 제삼자와의 관계 등의 사항들도 고려
하여 인상을 형성하게 되기 때문이다.
(3) 인상형성과정: 정보의 통합
한 인물에 대한 여러 가지 대인지각의 단서들을 동시적으로 접하게 될 때, 이러한 정
보들 중에는 상반되는 내용이 들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경우 사람들은 이런 상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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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여 통합된 인상을 형성하게 되는가? 이에 대한 몇 가지 실증
적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중심특성
우리는 한 사람의 특성에 대한 여러 정보를 접할 때 모든 정보를 똑같이 중요시하지
않는다. 주어진 정보를 활용하여 인상 형성을 할 때,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중심 특성과
부정적인 정보, 그리고 첫 번째 정보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인상 형성을 할 때 개인
의 전체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정보가 있는데, 전체 인상을 결정짓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치는 특성을 중심 특성이라 한다.
인상 형성을 할 때 범문화적으로 발견되는 기본적인 세 가지 차원이 있다. 첫째는
‘좋다-나쁘다’로 대표되는 평가 차원이다. 이 차원은 어떤 개인이 좋은 사람인지 나쁜
사람인지를 평가하는 것이며, 앞으로 좋아하여 접근할 것인지 싫어하여 회피할 것인지
를 판단하는 차원이다. 둘째는 ‘강하다-약하다’로 대표되는 능력 차원이다. 셋째는 ‘적
극적이다-소극적이다’로 대표되는 활동성 차원이다. 인상 형성을 하는 데는 평가 차원
의 영향이 압도적으로 강하다. 우리가 모르는 사람을 처음 만났을 때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가 싫어하는가, 또 얼마나 좋아하고 얼마나 싫어하는가가 인상의 대부분을 좌
우한다는 말이다.
【애쉬(Asch)의 실험】
한 집단의 피험자들에게 가상 인물의 성격을 묘사하는 특성을 주고 그 사람에 대한 인상
을 평가하게 하였다. 제시된 특성은 「지능이 높다」「재주가 있다」 「근면하다」「온화
하다」「단호하다」「실용주의적이다」「조심스럽다」등이었다. 다른 집단의 피험자들에게
는 「온화하다」를 반대말인 「냉정하다」라는 말로 바뀌어서 제시하고 인상을 평가하게
하였다. 그 결과는 두 집단 간의 인물평가가 현저하게 차이가 남을 보여 주었다. 즉, 「온
화하다」라고 한 경우는 그 사람을 관대하고 유쾌하며, 인간적인 사람으로 평가하였음에
비해, 「냉정하다」라고 한 경우는 그 반대의 인상이 형성되었다. 다른 특성을 반대말로 대
치하고(예, ‘지능이 높다’를 ‘지능이 낮다’로)특성 목록을 제시했을 때 두 조건에서 평가된
인상은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결과는 「온화하다」와「냉정하다」라는 특성이 여러 가지 특성 중에서 인상형성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특성임을 보여 주고 있다.
② 초두 효과(primacy effect)
대상인물에 대하여 상반되는 정보가 순서적으로 제시되는 경우 앞에 제시되는 정보가
뒤에 제시되는 정보보다 인상형성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처럼 먼저 주어진 정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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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주어진 정보보다 인상형성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현상을 초두 효과라고 한
다.
【애쉬의 실험】
애쉬는 가상적인 인물에 대해 여섯 가지 단어를 제시하는 순서를 달리하여 어떻게 인상
이 형성되는가를 살펴보았다.
․집단 1: 똑똑하다→부지런하다→충동적이다→비판적이다→고집스럽다→샘이 많다
․집단 2: 샘이 많다→고집스럽다→비판적이다→충동적이다→부지런하다→똑똑하다
연구 결과 집단 1은 가상인물에 대하여 긍정적인 인상을 형성한 반면 집단 2는
가상인물에 대하여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하였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처음 제시되는 정보에 대해서는 많은 주의를 기울이지
만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에 대해서는 주의를 덜 기울이는 경향이 있고, 일단 어떤 정보
에 의해 인상이 형성되면 그 다음에 접하는 정보는 그 인상과 일치하도록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초두 효과는 어떤 사람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할 때 특히 중요하
다. 인상은 쉽사리 바뀌지 않는다. 그러므로 낯선 사람을 처음 만나게 되면 그날 기분
이 좋지 않더라도 좋은 인상을 주도록 애써야 한다.
③ 마이너스(부정성) 효과
어떤 사람이 좋은 특성과 나쁜 특성을 함께 가지고 있을 때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은
중간이 되지 않는다. 나쁜 점이 인상에 미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다. 즉, 비슷한 정
도의 절대 평가 값을 갖는 특성으로서 좋은 것 하나와 나쁜 것 하나가 동시에 제시된
경우에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중간 정도의 인상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좋지 않은
쪽으로 인상이 기울어진다. 이런 마이너스 효과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에 대하여 칭찬은
잘해도 단점은 말하지 않는 사회적 통념 속에서 부정적인 평은 훨씬 더 중요하고 신뢰
할 만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④ 고정관념: 인상형성시의 왜곡 또는 편향
인상은 주어진 정보에만 근거하여 형성되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누구든지 자기 나
름대로의 틀을 가지고 있다. 인상형성에 관해 단서가 주어지면 그것을 기점으로 하여
각 개인이 갖고 있는 사람에 대한 평가의 틀이 상기되어 그것을 매개로 하여 일정한 방
향으로 인상이 형성되는 수가 많다. 이렇게 형성된 인상은 그 내용이 왜곡되거나 편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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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인상형성에 있어서 중요한 하나의 틀이 ‘고정관념(stereotype’이다. 고정관념이란 어
떤 부류의 사람들은 어떠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일종의 믿음인데, 대개 합당한 근거
가 없이 형성된 것들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흔히 성별, 인종, 직업, 외모, 특정학교, 지
역 등에 대한 고정관념들이 많다. 고정관념은 불행히도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고정관념
때문에 첫인상이 영향을 받으며, 또 고정관념에 들어맞지 않는 정보는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정관념은 계속된다. 왜곡된 고정관념을 근거로 하여 어떤 집단 전체
를 나쁘게 보는 것을 편견이라고 한다.
2. 대인 매력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사회지각의 한 산물로서 사
람들은 상대방에 대하여 호감이나 반감을 갖게 된다. 우리는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친밀감을 느끼고 호감을 가지는 것일까? 호감은 친교관계로 발전하게
만들고, 반감은 적대적 행동을 하게 만든다. 아래에서는 대인매력이 일어나게 만드는 조
건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알아본다.
1) 근접성
물리적으로 가까이 있을수록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쉽다. 근접성은 호감을 일으
키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우리가 어떤 사람과 거리상으로 가까이 살고 있거나 함께 일
하고 있다면 그와 친구가 될 가능성은 커진다. 실제로 193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 시에
결혼신청서를 낸 5천 쌍에 대한 분석에서 3분의 1의 부부들이 서로 5구역 이내에 살고
있었음이 밝혀졌다. 또 대학 기숙사의 연구에서도 바로 옆방의 학생들이 두 방 지나서
사는 학생들보다 더 친하게 지냈다.
근접성이 호감을 일으키는 이유 중의 하나는 친숙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파리에 있
는 에펠탑이 처음 건립되었을 때 파리 시민들은 아름다운 파리의 풍광을 해치는 끔찍한
괴물이라고 성토하였지만, 오늘날 에펠탑은 파리의 명물로 시민들의 사랑을 받는 상징
물이 되었다. 이렇듯 매일 익숙하게 접하는 대상에 대한 친숙성은 호감을 낳는다. 사람
을 자주 접하게 되면 그 사람의 생활습관이나 기호 등을 잘 알게 되므로, 그 사람의 행
동을 잘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떤 사람에 대해 행동의 예측이 가능하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더 안심이 되고 긴장을 풀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을 더 좋아하게 된다.
제이욘스(Zanonc, 1968)의 단순 노출 효과는 특정 대상을 자주 접할수록 그 대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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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친숙성을 갖게 되고 호감을 가지게 되는 현상을 잘 설명한다. 새로운 자극을 자주
접촉하게 되면 대체로 호감이 증가되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단순노출효과에도 예외는 있다. 특정 자극 대상을 자주 접해서 그 대상에 대한 친숙성
과 호감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최소한 그 대상에 대한 감정이 중성적이어야 한다. 처음
부터 부정적 감정을 가진 사람을 자주 접촉하게 되면 오히려 더 싫어하게 될 수 있다.
2) 유사성 혹은 상보성
유유상종이라고 사람들은 자신과 태도, 가치관, 취미 혹은 사고방식 등이 비슷한 사
람을 좋아한다. 한 연구에서 기숙사에 묵을 학생들에게 미리 태도와 가치를 묻는 척도
에 응답하게 한 다음, 이를 근거로 룸메이트를 배정하였다. 어떤 방은 서로 유사한 태
도를 가진 사람끼리, 다른 방은 서로 유사하지 않은 태도를 가진 사람끼리 룸메이트가
되도록 방을 배정하였다. 한 학기가 지난 후 어떤 사람들이 서로 친구가 되었는지 살펴
본 결과, 사귀기 전에 유사한 태도를 가졌던 사람들이 친구가 되었다.
친구뿐 아니라 연인이나 배우자를 선택할 때에도 유사성 원리가 적용되는데, 배우자
들은 외모, 성격, 사회적 배경, 학력, 종교 등에서 서로 많은 공통점을 지닌다. 사람들이
자신과 유사한 태도와 특징을 지니는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는 이유를 사회비교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사람들은 자기 생각의 타당성을 다른 사람과의 비교를 통해 검증하는
데, 유사한 사람들은 서로 간의 비교를 통해서 각자가 지니고 있는 생각, 믿음, 태도가
옳다는 느낌을 서로 지지함으로써 보상이 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대부분 서로 유사한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자신과 대조적이
며 자신이 갖고 있지 못한 특성을 지닌 사람에게 호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를 상보성
이라 한다. 예를 들어, 내향적인 여자는 활달하고 외향적인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고, 외
향적인 남자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의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는 경우이다.
3) 상호성
사람은 나를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우리들 대부분은 긍정적 평가를
받는 것을 좋아하고 부정적 평가를 받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이다. 서로 초면인 대학생
들에게 5분 동안 서로를 소개하게 한 후, 두 명씩 짝을 지었다. 그런 후에 짝이 될 상
대가 자신을 좋아하거나 싫어한다고 믿도록 만들었다. 이후 짝끼리 서로 상호작용하도
록 했을 때, 상대가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한 사람은 상대에게 호감 행동을 더 많이
표현했지만, 상대가 자기를 싫어한다고 믿는 사람은 상대에게 호감 행동을 덜 표현했다.
사람들은 이런 식으로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받은 호감을 되돌려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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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개인적 특징들
(1) 신체적 매력
‘미모는 단지 껍질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하지만 실제로 대인관계에서 신체적 매력이
미치는 영향은 크다. 우리는 신체적으로 매력 있는 사람을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좋
아한다. 외모는 특히 이성 관계에서 호감을 갖게 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대학
생들에게 컴퓨터를 통해서 무작위로 데이트 상대를 선정해주었다. 그 결과, 남녀가 서로
좋아하고 데이트를 계속하게 만든 유일한 결정요인은 지능이나 그 외에 다른 특성이 아
니라 신체적 매력이었다. 신체적 매력은 여성들보다 남성들이 이성 관계에서 상대의 매
력을 평가할 때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이다.
신체적으로 매력적인 사람들이 인기가 있는 이유를 후광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
는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유능한 사람을 좋아한다. 잘생긴 사람은 후광효과로 인해 그
러한 좋은 특성을 갖추고 있으리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결국 호감을 더 많이 받게 된다
는 설명이다.
【후광 효과(halo effect)】
어떤 사람에 대해 ‘좋은 사람’, ‘호감이 가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형성되고 나면,
그 사람은 또한 매력적이고, 지적이고, 관대한 사람이라고 보게 된다. 즉 하나의
특성이 좋으면 다른 특성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
지다. 하나가 나쁘면 모두가 나빠 보인다. 이것을 후광효과라 한다. 후광은 부처
님 머리 뒤쪽에 있는 빛을 말한다. 후광효과는 특히 겉모습으로 나타나는 다른 사
람의 인상을 형성할 때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래서 잘생긴 사람은 공부도 잘하
고 능력도 뛰어나며 말도 잘하고 인격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 성격 특성
사람들은 어떤 성격을 지닌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낄까? 사람들은 성실하고, 정직하
고, 진실하며, 신뢰할 수 있으며, 온정적이고, 유능한 사람을 좋아하고, 거짓말을 많이
하고, 매너가 나쁘며, 동정심이 없고, 이기적인 사람을 싫어한다.
(3) 유능성
사람들은 대체로 유능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너무나 완벽한 사람보다는 가끔 실수를
하는 유능한 사람을 더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대학생들에게 네 자극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을 묘사하는 녹음테이프의 내용을 듣고 이들의 인상을 평가하도록 하였다. 네 인물
은 거의 완벽한 사람, 거의 완벽하지만 실수를 저지를 사람, 평범한 사람 그리고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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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실수를 저지른 사람이었다. 인상 평가 결과, 평범한 사람의 경우에는 실수를 저
지를 사람보다 실수를 저지르지 않은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한 반면에, 실수가 없
었던 유능한 사람보다 실수를 저지른 유능한 사람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하였다. 이 실
험은 사람들이 유능한 사람들을 좋아하나 너무 완벽하기보다는 다소 허점을 보이는 사
람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함을 시사한다. 이 현상을 실수 효과라 한다.
3. 사회적 영향
우리는 의식하든 의식하지 않든지 간에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여기서는
개인의 사고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사회적 상황들에 대해 알아본다. 이러한 사
회적 상황들에 대한 연구는 사회적 영향이라는 주제로 연구되어 왔다. 사회적 영향 연
구에서는 타인과 사회적 힘이 어떻게 사람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본다.
1) 동조(conformity)
많은 사람들이 특정 행동을 한다는 이유로 그 행동을 따라하는 현상을 동조라고 한
다. 집단 내에서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특정 입장을 지지하는데, 그들의 의견은 명
백하게 틀린 것이고 나의 의견이 정답이라고 생각할 때, 여러분의 다수의 압력에 굴복
해서 그들의 틀린 답에 동조하는가, 아니면 꿋꿋하게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는가? 애쉬
(Asch, 1955)는 다음과 같은 실험을 통해서 이런 상황에서 개인의 동조 행동을 연구하
였다.
한 명의 실험참가자가 7~9명의 다른 사람들(실험 도우미)과 함께 실험에 참여한
다. 실험자는 이들에게 수직 선분이 하나 그려진 카드와 수직 선분이 세 개 그려진
카드를 보여주면서(아래 그림 참조), 세 개의 수직 선분 중에서 어느 것이 다른 카드
에 있는 수직 선분과 길이가 같은 것인지 판단하라는 지시를 한다. 각자 자기 순서
에 말을 하는데, 실험참가자는 마지막에 말하도록 하였다. 정답은 명백하지만, 모든
실험도우미들은 실험자의 지시에 따라 미리 정해 놓은 하나의 오답을 말했다. 그 결
과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실험참자가들 중 약 35%가 오답에 동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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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쉬의 동조실험 사진과 표]
우리가 동조하는 이유는 때때로 애매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를 모를 때,
타인들의 행동이 중요한 정보원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 가서 양식을
처음 먹어 보는 사람은 남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따라한다. 이러한 유형의 동조
를 정보적 영향이라고 한다. 또 다른 이유로는 집단이나 타인들로부터 인정받고 거부당
하지 않기 위해서 집단의 규범이나 행동에 동조한다. 예를 들어, 평소에 편한 옷차림을
즐겨 입던 사람도 예식장이나 교회에 갈 때는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해서 옷차림에 신
경을 쓴다. 이러한 유형의 동조를 규범적 영향이라고 한다.
2) 응종(compliance)
동조가 타인의 명백한 요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남을 따라하는 것을 말한다면, 응종
은 타인의 요구나 요청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행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응종이란
타인의 부탁을 좇아서 부탁하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생각이나 행동을 하는 것을 말
한다. 사회심리학자들은 타인이 자신의 요구에 응하도록 만들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밝혀내었다. 그 중 대표적인 두 가지만 살펴보자.
먼저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foot-in-the-door technique)’이다. 작은 요구에 응
종하는 사람은 그 다음에 제시되는 보다 큰 요구에도 응종하는 경향이 있다. 이 기법의
법칙을 간단히 말하면 작은 요구에서 시작하여 점차 더 큰 요구로 나아가라는 것이다.
이 기법과 관련된 전통적인 연구에서 연구자는 많은 고객의 집에 전화를 걸어 그들이
사용하는 비누 제품에 관한 몇 가지 질문에 대답해 줄 수 있는지를 물었다. 며칠 후에
는 똑같은 사람이 질문에 대답한 사람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5~6명 정도의 사람을 회
사 재고 조사를 위해 당신의 집으로 보내도 되겠냐는 질문을 했다. 그 재고 조사는 약
2시간 정도 소요되고 조사를 위해 당신 집의 서랍, 수납장, 옷장을 모두 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 결과 큰 요구만 받은 사람은 22%만 허락한 반면, 이전에 한번 작은 부탁을
받고 허락했던 사람들은 53%나 그 요구를 받아드렸다.
다음은 ‘면전의 문 기법(door-in-the-face technique)’이다. 이 기법은 앞에서 살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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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간에 발 들여놓기 기법’과 상반된다. 이 기법은 크고 거절될만한 비합리적인 요구
에서 시작되고 그 뒤에 첫 번째 요구보다 더 합리적이고 작은 요구를 제시함으로써 응
종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사람들은 들어줄 수 없는 큰 요구를 받았을 때 상대의 면전에
서 문을 닫아 버리는 것처럼 그 요구를 딱 잘라 거절한다. 그러나 두 가지 요구를 받았
을 때는 더 작은 요구에는 응해 주려고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친구가 당신에게 여행
을 떠나 있는 한 달 동안 자기 애완동물을 봐 달라고 요구했다고 상상해 보자. 아마 당
신은 정중히 거절할 것이다. 그러나 첫 번째의 큰 요구를 받은 후에 친구가 이번 주말
동안만 자기 애완동물을 봐 달라고 요구한다면 아마 당신은 그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
다.
3) 복종(obedience)
복종이란 권위를 가진 사람의 명령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권위에의 복종은 사회 질
서의 유지와 사회의 효과적인 기능을 위해서 필요한 것이지만 권위에 대한 맹목적인 복
종은 사회에 커다란 불행을 초래할 수도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의 유대인
수용소에서 일어난 유대인 재소자에 대한 간수의 가혹 행위나 월남전에서 있었던 미군
의 양민 학살 사건(수백 명의 죄 없는 아이와 여성 그리고 노인들을 죽였던 베트남의
마이 라이 대학살) 등은 권위에 대한 복종이 빚어 낸 참극의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
다.
1960년대 초반에 밀그램(Stanley Milgram)은 예일대학교에서 사람들이 어느 정도로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가면서까지 권위에 복종하는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을 설계하였
다. 연구의 목적은 처벌이 학습에 미치는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거짓 지시를 주고 두
명의 피험자가 실험실에 들어오면 제비뽑기를 하여 ‘선생’과 ‘학생’의 역할을 무작위로
배정해 주었다. 그러나 사실상 그 두 명의 피험자 중 한 사람은 실험자의 조수로서 그
조수가 항상 ‘학생’ 역할을 맡고, 실제 피험자는 ‘선생’ 역할을 맡도록 조작해 두었다.
‘선생’이 할 일은 ‘학생’이 암기해야 하는 단어 쌍들을 큰 소리로 읽어 주고 그 단어 쌍
들을 제대로 암기하는지 확인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학생’은 옆방에 앉아서 단어 쌍을
학습하는데, 몸을 의자에 묶고 양팔에는 전극을 붙여 놓았다. ‘선생’은 학생이 오답을
말할 때마다 책상 위에 있는 장치의 단추를 눌러서 ‘학생’에게 전기쇼크를 주는데, 한번
틀릴 때마다 전기쇼크의 강도를 한 단계씩 높이도록 지시를 받았다. 전기쇼크는 가장
낮은 것이 15V이고 가장 높은 것은 450V나 되었다. 단추 밑에는 ‘약한 쇼크’ ‘강한 쇼
크’ ‘매우 강한 쇼크’ ‘위험: 극히 강한 쇼크’ 등과 같이 전기쇼크의 강도를 표시해 놓았
다. ‘선생’과 ‘학생’은 인터폰으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고 서로 상대방을 볼 수
는 없었다. ‘선생’이 단추를 누르는 경우 ‘학생’은 실제로 전기쇼크를 전혀 받지 않지만
고통을 받는 것처럼 소리를 내게 되는데, 이것 역시 미리 녹음되어 있는 소리 중에서
각 전기쇼크의 강도에 해당되는 것을 틀어 주는 것이었다. 이 실험의 목적은 ‘학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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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해서 오답을 할 경우 ‘선생’이 어느 정도의 강도까지 전기쇼크를 높일 것인가를 보
는 것이었다. ‘학생’이 전기쇼크를 멈추어 달라고 벽을 치면서 소리를 지르면 ‘선생’은
실험자에게 어떻게 할 것인지를 묻는데, 이때 실험자는 ‘선생’에게 실험을 계속 진행하
도록 요구했다. 실험 결과를 보면 40명의 피험자, 즉 ‘선생’ 중에서 65%인 26명이 최고
강도인 459V까지 강도를 높였다. 이때 피험자들은 땀을 흘리고 입술을 깨물며 매우 고
통스러워하면서도 실험자의 지시에 따라 최고로 강한 쇼크를 ‘학생’에게 주었다.
상기 결과는 사람들이 어느 정도로 자신의 의사에 반해 가면서까지 권위에 복종하는
가를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는 우리가 행동할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실제로 하는 행동
간의 차이는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적인 압력에 의해 설명할 수 있다. 그
상황에 처하지 않았을 때 우리는 자신이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
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그 상황이 닥치면 말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방식으로 행
동할 수도 있다. 상황이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존스타운 집단 자살
남아메리카 가이아나에 위치한 존스타운에서 짐 존스가 이끄는 913명의 미국 시
민들이 한꺼번에 집단 자살했다. 이들은 인민사원 기독교회라고 알려진 사이비 종교
신도들이었으며, 이 중에는 276명의 어린이도 포함되어 있었다. 존스는 1972년 침
체에 빠져 있던 인민사원 기독교회의 본거지를 샌프란시스코로 옮겨, 인종 통합을
유도하고 자선 활동도 매우 활발하게 펼쳤다. 그러나 다시 한 번 부흥을 맞이하면서
스캔들이 잇따랐고, 결국 인민사원 기독교회는 조세 포탈 혐의로 당국의 수사를 받
는 처지가 되었다. 이에 존스는 가이아나의 정글 일대를 임대하고 존스타운을 건설
하는 것으로 맞섰다.
가혹한 강제노동과 불충분한 배식으로 교회 내에서 반발이 일어났다. 존스는 약
물, 협박, 그리고 야만적인 처벌로 교회 내의 불평분자들을 다스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탈출을 기도한 일부 신도들이 살해됐다는 루머도 있었다. 이를 들은 미 하원
의원 레오 라이언은 조사에 착수했고, 언론, 정부, 신도 가족들의 대표들을 이끌고
존스타운을 방문했다.
그 이후에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보도마다 엇갈리지만, 일부 신도들이 라이언과
함께 탈출하려 한 듯하다. 그러나 일행이 인근 비행장에 다다랐을 때, 괴한의 공격
을 받았고 라이언 외 4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신도들 대부분은 순순히 줄을 서서
바륨과 시안화물을 섞은 죽음의 칵테일을 마셨다. 소수의 신도들만이 탈출에 성공했
고, 일부는 그 와중에 총에 맞아 죽었다. 일개 종교 집단 교주가 이만한 영향력을
휘둘렀다는 사실에 미국은 경악했고, 다른 국가들에서도 신흥 종교를 불신하는 경향
이 생겨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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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집단 영향 : 집단은 우리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
우리는 태어나고 성장하면서 다양한 집단에 속하게 되고 그로 인해 좋든 싫든 자신이
속한 집단의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서는 집단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
고자 한다.
1) 사회적 촉진
사람은 혼자서 일을 할 때보다 집단 속에서 일을 할 때 과제 수행의 능률이 더 증진
된다. 트리플렛(Triplett)은 사이클 경주자들의 기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수가 혼자서
달린 경우보다 옆에 경쟁자가 있어서 함께 달렸을 때 기록이 더 좋다는 것을 발견하였
다. 이 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는데, 그 결과 같은 과제를 하는 사람이 곁에서 함께
과제를 수행하거나, 곁에서 그냥 지켜보는 사람이 있으면 작업 수행 능률이 촉진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현상을 사회심리학에서는 사회적 촉진이라고 부른다. 이러한
사회적 촉진이 일어나는 이유는 타인의 존재가 사람의 긴장도를 높이고, 이것이 과제
수행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후속 연구에서 타인의 존재가 오히려 작업 수행 능률을 저하시키는 경우도 발
견되었다. 이를 사회적 억제(social inhibition)라고 한다. 그렇다면 언제 촉진이 일어나
고, 언제 억제가 일어나는가? 그것은 수행 과제의 난이도에 의해 결정된다. 수행 과제
가 간단하거나 익숙할 경우에는 타인이 옆에 있으면 과제 수행의 능률이 오르지만, 복
잡하거나 생소한 과제인 경우에는 능률이 오히려 저하된다.
2) 사회적 태만
사회적 태만은 사람들이 공통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함께 노력을 기울이는 경우
에 관찰된다. 여러분은 개인 과제를 할 때와 집단 과제를 할 때 수행 행동에 차이가 있
는가? 사람들은 개인적 책임이 주어져 있는 일을 할 때보다 집단에서 공동목표를 위해
서 일을 할 때 노력을 적게 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처럼 혼자 수행할 때보다 집단으로
수행할 때, 노력을 절약해서 개인별 수행이 저하되는 현상을 사회적 태만이라고 한다.
사회적 태만이 일어나는 이유를 보면, 집단의 공동목표를 위해 일하는 개인은 집단적
활동 속에서는 자신의 개인적 기여가 확인되지 않기 때문에, 집단 수행에 대한 책임을
덜 느끼게 된다. 즉, 집단 수행에 대한 책임감이 집단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분산되기
때문에, 사회적 태만이 일어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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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관자 효과 : 키티 제노비스 사건
이 사건은 1964년 미국 뉴욕에서 키티 제노비스(Kitty Genovese)라는 여성이 끔찍
하게 살해된 사건이다. 어느 늦은 밤, 한 괴한이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키티
를 그녀의 아파트 바로 앞에서 공격했다. 키티는 도와 달라고 비명을 지르며 칼을
휘두르는 괴한과 사투를 벌였고, 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그녀의 도와 달라는 간청을
듣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얼마나 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이 공격 사건을 목격했는지
에 관해서는 정확하지 않지만 뉴욕 타임즈는 38명이라고 보고하였다.
많은 아파트 주민들을 본 괴한은 도망을 쳤다. 하지만 아무도 나서서 도와 주지 않
는 것을 알고는 다시 돌아와 그녀를 계속 폭행했다. 둘의 격투는 약 35분간이 계속
되었고, 괴한은 끝내 칼로 그녀를 찔러 살해했다. 이 사건에서 이해하기 힘든 것은
그 사건을 지켜보고 있던 아파트 주민들 중 어느 누구도 키티의 도와 달라는 비명에
응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심지어 경찰을 불러 주지도 않았다. 38명이나 되는 사람들
이 그 살인 사건을 목격했지만 어느 누구도 경찰을 부르지 않은 것이다. 살인자는
도망가고 키티가 죽고 한 후에야 누군가가 경찰을 불렀다. 목격자들이 경찰에 빨리
연락했다면 키티는 죽지 않았을 수도 있다. 왜 그랬을까? 언론에서는 이 사건을 대
도시의 무관심이라고 비판했다. 사회심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키티가 도움을 받
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무관심이 아니라 책임감의 분산에 의한 사회적 태만으로 보
인다. 이들에 의하면, 사람들이 긴급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 장소 주변에 많은 사람
들이 있는 것보다 오직 한 사람이 있을 때 도움을 받을 확률이 더 크다.
3) 몰개인화(몰개성화)
몰개인화(deindividuation)는 개인의 익명성이 보장되는 집단 속에서 개인적 정체감
이 최소화되어 공격적이거나 비일상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을 말한다. 집단행동에서
의 책임감은 집단 구성원 모두에게로 분산된다. 몰개인화된 사람들은 자신이 절제해야
함으로 별로 느끼지 못하고, 도덕적 가치를 잊은 채 생각 없이 임의대로 행동할 수 있
다.
몰개인화에 대한 유명한 연구에서 4명의 대학생으로 구성된 집단의 실험참가자들
에게 학습 실험에서 학습자(실제로는 실험 도우미)가 학습의 오류를 범할 때마다 전
기충격을 주도록 요청하였다. 집단의 한 조건에서 실험참가자들은 헐렁한 흰 실험복
을 입고 자신의 정체를 남들이 알 수 없게 얼굴을 가리는 두건을 쓰고, 이름도 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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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않았다(몰개인화 조건). 다른 조건의 실험참가자들은 자신의 옷을 그대로 입고 이
름이 쓰인 명찰을 달도록 했다(개인화 조건).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 실험참가자들은
학습자가 오류를 범할 때마다 전기충격을 주었다(실제로 학습자가 전기충격을 받지
는 않지만, 실험참가자들은 충격을 받는다고 믿었다). 결과를 보면, 몰개인화된 실험
참가자들이 개인화된 경우보다 두 배나 많은 전기충격을 주었다.
실험에서 몰개인화 조건은 개인의 익명성을 보장해주고 공격을 증가시켰다. 정체감의
상실은 때때로 집단 속에서 개인들이 나타내는 폭력적이고 반사회적인 행동의 원인이
된다는 생각을 지지해 준다.
4) 집단의사결정
집단은 개인보다 더 나은 결정을 하는가? 집단은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이르기 위해
구성원들의 지식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 답은 조건적이다. 심리학자들은 집단과정이 의
사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두 가지 중요한 양식인 집단극화와 집단사고에 대해 연구
해왔다.
집단극화(group polarization)는 어떤 주제에 대해 개인적으로 결정할 때 보다 집단
의사결정을 할 때 더 극단적인 되는 경향을 말한다. 예를 들어, 집단 구성원들의 전반
적 의견이 보수적이라면, 집단토의를 통해 보다 더 극단적인 보수주의 쪽으로, 모험적인
쪽이라면 집단토의를 통해 더 큰 모험 쪽으로 결정을 하게 된다. 집단극화가 일어나는
원인은 집단 구성원들이 이미 문제에 대해 같은 의견을 지지하는 더 많은 정보를 얻게
되기 때문에 기존의 입장이 더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집단사고(group think)는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사고 유형으로 의사결정 과정에서 집
단조화를 이루려는 욕구가 현실적인 평가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우를 말한다. 즉, 집
단 의사결정 과정에서 각 구성원이 집단의 분위기와는 다른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
해서 결국 비합리적인 집단 결정을 내리는 현상을 집단사고라 한다.
예상 가능했던 진주만 공습을 예상 하지 못했던 일이나 쿠바 피그만 침공 작전의 실
패, 챌린저 우주선 대참사 등은 집단사고와 관련되어 현실 속에서 빚어진 잘못된 결정
들의 대표적인 예이다. 제니스(Janis)에 따르면, 집단사고는 집단의 응집력이 높은 경우,
집단이 외부 영향을 받지 않는 경우, 집단 내에서 찬반양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체계적인 절차가 없는 경우, 집단의 리더가 지시적이고 특정한 결정을 분명하게 선호하
는 경우에 더 잘 일어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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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9 장
이상행동
1. 이상 행동의 의미
2. 이상 행동의 설명 모델
3. 이상행동의 분류
1. 이상행동의 의미
이 장에서는 사람들의 이상행동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이상행동이 정상행동
과 어떻게 구분되는지를 알아보고 이상행동에 대한 관점을 살펴본다. 그런 다음 정신장
애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에 대해 살펴본다.
1) 이상행동의 준거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자신이나 다른 사람들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
다. 보통 사람들은 이 같은 행동을 하는 사람을 ‘또라이’, ‘사이코’, 또는 ‘변태’라고 부
른다. 전문가들은 정신질환, 정신장애, 심리장애, 정신병, 신경증 등의 용어로 이러한 행
동을 지칭한다. 그러면 이상행동이란 무엇인가? 이상과 정상을 구분하는 것은 그리 쉬
운 일이 아니다. 무엇을 이상행동이라고 정의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심리학자 간에도
이견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상행동 여부를 판단하는 준거로 다음과 같은 기준이 있다.
(1) 개인적 기준
이 기준은 이상행동의 판단을 개인의 주관적인 준거에 따르는 것이다. 즉, 주관적으
로 불안하고 우울하며 식욕이 없고 잠이 오지 않는 등의 심리적․생리적 증상을 느끼면
이상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 기준은 개인의 주관적 주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점에
서 가장 인본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정신
장애의 경우 정상으로 분류할 수 있는 오류가 발생한다.
(2) 통계적 준거
이 기준은 개인의 행동이 통계적 수준에서 어느 정도 이탈되어 있느냐에 따라 이상
행동 여부를 규정한다. 즉,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나타나지 않는 행동을 특정 개인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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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든지, 대부분의 사람이 보여 주는 행동을 특정 개인만은 하지 않아 통계적으로 이
탈되어 있다면 그의 행동을 이상행동으로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도, 살인 등의 죄
를 짓고도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든지, 비슷한 환경에서 특정 개인만이 커다란 불안이
나 공포를 느끼는 경우가 해당된다. 그러나 이 통계적 기준은 단지 평균 범위에서 벗어
난 소수로 분류되었다고 해서 이상으로 분류되는(이상이 아니더라도) 문제가 있다.
(3) 사회문화적 준거
이 기준은 개인의 행동이 사회적 관습이나 규범에서 매우 이탈되는 경우를 이상으로
보는 것이다. 즉,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의 문화적 규범에 따라 행동하지 못할 경우 이
상행동으로 분류하게 된다. 따라서 한 사회에서 정상으로 간주되는 행동일지라도 다른
사회에서는 이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동성애가 이상으
로 간주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정상으로 인정되고 있다. 이 사회문화적 기준은 한 사
회의 구성원 대다수가 공유하고 있는 준거가 그 기준이 되므로 모든 사회 구성원이 쉽
게 동의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회가 가지고 있는 관습과 규범은 시대와 문화권에 따
라 크게 다를 수 있다.
(4) 전문적 기준
이 기준은 전문가의 임상심리학적, 정신의학적 판단을 이상행동의 준거로 삼는 것이
다. 즉, 임상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 같은 전문가가 관찰과 각종 검사를 통해 이상행동에
대한 객관적인 진단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장면에서는 전문적 진단 기준에
완전히 일치하는 이상 행동자를 관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경우 진단자 간의 진단
기준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오류가 생길 수 있다.
2. 이상행동의 설명 모델
이상행동을 설명하는 이론은 이상행동의 의미를 이해하는 틀을 제공해 준다. 이 틀은
기본적으로 심리학에서 인간을 이해하는 특과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어떤 틀을 가지
고 행동을 이해했는가에 따라 이상행동에 대한 진단에서부터 치료적 접근법까지 여러
면에서 차이를 가져오게 된다. 이 절에서는 이상행동을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 중에서
크게 다섯 가지에 대해서만 설명하고자 한다.
1) 정신분석적 모델
정신분석적 모델에서는 이상행동을 자아(ego)의 기능이 약화되어 원초아나 초자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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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동을 적절히 조절하거나 방어하지 못해 나타난 것으로 본다. 원초아는 본능을 즉각적
으로 충족시키고자 하는 쾌락원리를 따라 기능한다. 초자아는 사회의 이상과 가치를 내
면화시켜 양심이나 도덕에 따라 행동하도록 기능함으로써 두 힘은 항상 갈등 상태에 있
게 된다. 자아의 기능은 현실원리에 기초하여 원초아와 초자아의 갈등으로 인해 생긴
긴장 상태를 현실에 맞게 조정하고 해소하는 것이다.
정신분석적 모델에서의 이상행동이란 자아의 기능이 약화되거나 손상되어 원초아의
충동이나 초자아의 충동에 의해 행동이 영향을 받는 경우를 말한다. 그중에서 원초아의
욕구가 강해 자아가 불안을 느끼는 경우는 신경증적 불안이라고 하고, 초자아의 욕구가
강해 자아가 불안을 경험하는 것은 도덕적 불안이라고 한다. 인간은 이러한 불안을 해
소하기 위해 방어기제를 사용하게 되는데 이 방어기제의 양상이 적응적이지 못할 때 성
격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적응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2) 행동주의 심리학적 모델
행동주의 심리학적 모델에서는 이상행동이 조건화에 의해 학습된 것으로 가정한다.
정신분석적 모델에서처럼 무의식적 동기에 의해 이상행동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행동
이나 습관이 형성될 때에 부적응적인 방향으로 강화를 받거나 부적응적인 자극과 연합
된 경험을 했기 때문에 이상행동이 형성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파블로프의 고전적 조건화 이론에서는 인간의 행동이 무조건자극과 조건자극의 연합
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본다. 처음에는 아무런 의미를 가지고 있지 못하던 중성자극 또
는 조건자극이 인간이 본능적으로 공포나 불안을 경험하는 무조건 자극과 연합이 되면
조건자극에 대해서도 공포나 불안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상행동 역시 이러한 연합과정
이 복잡한 단계를 거쳐 일어난 결과로 본다.
스키너의 조작적 조건화 이론은 인간이 자발적으로 우연히 한 행동에 대해 보상이나
처벌과 같은 강화가 주어지면, 그 후에 그 반응의 발생빈도가 증가하거나 감소한다고
가정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이 적응적인 행동을 하거나 이상행동을 하는 것은 그러한
행동이 일어난 순간에 주어진 강화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 모델에서는 행동을 기능적
인 측면에서 분석하기 때문에 어떤 선행사건에 의해 결과적으로 어떤 행동이 나타나게
되었는지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즉, 이상행동의 선행자극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게 해주고, 자극과 반응 및 결과 간의 관계를 파악함으로써 이상행동을 유발한 자
극의 제거나 심리적 개입의 목표를 정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3) 인본주의 심리학적 모델
인본주의 심리학적 모델에서는 인간의 자유의지, 존엄성 및 세계에 대한 주관적인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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험을 강조한다. 또한 인간이 자아실현을 향한 능동적 힘을 가졌다고 할 수 있다. 인간
이 정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인간의 자유의지가 올바로 발휘될 수 있고 스스로가 자
신을 존중할 수 있으며, 자신이 이상으로 생각하고 있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상행동은 이러한 욕구들이 충족되지 못하고 자아실현이나 성장을
향한 경향성이 좌절되는 상황에 처했을 때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한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삶에 의미와 만족을 주는 일련의 선천적 욕구들이 충족되지 못하
면 자아실현의 기회가 주어지지 못하고 좌절된 기본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동기화될
뿐, 궁극적인 자아실현이 어렵게 된다고 보았다. 따라서 자신의 체험을 확장하고 풍부한
삶을 살고자 하는 성장 동기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적어지기 때문에 우울이나 불안과
같은 정서적인 문제를 보이거나 자신에 대한 가치관을 상실하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로저스도 인간은 선천적으로 유기체를 실현하고 유지, 향상시키려는 자아실현 경향성
이 있다고 보았다. 부적응 행동은 이러한 욕구가 좌절되어 체험을 자기구조 속에 받아
들이지 못하고 괴리가 생길 때 나타나는 것으로 보았다. 자기와 체험사이에 불일치가
많음 많을수록 우울감이나 무가치감이 더 크게 나타난다고 보았다.
4) 생리학적 모델
생리학적 모델은 질병 모델이나 의학적 모델이라고도 불린다. 이 모델에서는 개인의
생리학적 이상에 의해 이상행동이 나타난다고 본다. 즉, 뇌나 중추신경계 및 내분비계
등의 생물학적 요인에 변화가 생기거나 손상이 있어서 행동에 문제를 일으키는 것으로
가정한다. 이 모델은 이상행동을 병적인 것으로 보며 적응적인 행동과는 질적으로 다른
범주에 속한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이상행동을 개인이 보이는 증상에 따라 분류하고 이
를 토대로 진단을 내린다. 정신분열증이나 우울증의 경우에는 뇌의 신경전달물질의 많
고 적음에 따라 설명한다. 주의력 결핍-과잉 활동장애에 대해서도 뇌의 각성 수준이 낮
기 때문에 자극을 추구하는 행동이 나타나게 되고, 이것이 주의 집중을 어렵게 하거나
지나친 활동성을 유발한다고 본다.
이 생리학적 모델의 단점은 인간의 이상행동을 심리적인 원인보다 생물학적인 원인으
로 설명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마음이나 정신의 문제를 생물학적인 원인으로 환원한다
면 인간의 존엄성이나 자율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사회문화적인 영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인본주의적인 입장과는 대치되는 입장이다.
5) 통계학적 모델
통계학적 모델이란 사람들의 성격 특질이나 행동양식이 정상인지, 이상인지를 정상분
포의 개념으로 설명하고자 하는 방법이다. 성격특질을 측정하게 되면 대부분의 정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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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사람들은 평균값 주위에 분포하게 되지만,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평균과는 거
리가 떨어진 양 끝에 분하게 된다. 즉, 이상행동을 보이는 사람들은 이러한 통계조사
결과, 극단적으로 점수가 높거나 낮게 나타난다. 불안이라는 개념의 경우, 불안이 지나
치게 높으면 불안장애나 강박장애일 가능성이 있고, 지나치게 불안이 적은 사람은 반사
회적 성격장애자일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통계학적 모델이 가지고 있는 단점은 IQ와 같은 경우에는 극단적인 점수에 대
해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IQ가 낮으면 정신지체로 볼 수 있지만 IQ가
높으면 천재나 수재라고 하지 아상한 사람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통계학적 모
델에서는 이상행동의 발달에 관련된 변인이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3. 이상행동의 분류
이상행동은 그 증상이 매우 다양하게 표출된다. 이렇게 다양한 이
상행동을 의미 있게 유형별로 분류하는 것은 이상행동을 이해하고
치료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론적인 연구를 발전시키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현대 과학적인 입장에서 이상행동을 체계적으로 분류
한
사람은
독일의
정신과
의사인
크레펠린(Emil
Kraepelin,
1856~1926)이다. 그의 분류방식에 근거하여 오늘날의 체계화된 정신
장애 분류 체계가 발전되었다.
1) 이상행동의 분류체계
오늘날 널리 통용되고 있는 의학적 입장의 분류 체계로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세
계보건기구(WHO)에서
인정하는
『국제질병분류(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 ICD)에 포함되어 있는 정신장애 분류 체계로, 1992년에 제 10판이 발행되어
이를 ICD-10이라고 부른다. 다른 하나는 미국정신의학회(APA)에서 만든 『정신장애진단
및 통계편람(Diagnostic & Statistical Manual for Mental Disorders: DSM 』으로서
2013년에 제 5판이 나와 이를 DSM-5라고 부른다.
2) 정신장애의 유형
DSM-5는 다양한 심리장애를 크게 20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있으며 각 범주는 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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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장애로 세분되고 있다. DSM-5에서는 장애가 흔히 발생하는 발달단계를 고려하여
이른 시기의 발달과정에 나타나는 정신장애 범주부터 먼저 제시하고 있다. 즉, 유아기나
초기 아동기에 흔히 진단되는 신경발달장애로 시작하여 주로 성인기에 진단되는 장애를
뒷부분에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각 장애의 주요한 특성을 간략히 살펴봄으로써
DSM-5에서 제시되고 있는 다양한 장애들에 대한 전반적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신경발달장애
신경발달장애(neuro-developmental Disorders)는 중추신경계, 즉 뇌의 발달 지연
또는 뇌 손상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정신장애를 포함하고 있다. 심리사회적 문제보다
는 뇌의 발달장애로 인해 흔히 생의 초기부터 나타나는 아동기 및 청소년기의 정신장애
를 포함하고 있다. 신경발달장애는 다음과 같은 6가지 하위 장애로 분류되고 있다: (1)
지적 장애, (2) 의사소통 장애, (3) 자폐 스펙트럼 장애, (4)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
(5) 특정 학습장애, (6) 운동 장애.
지적 장애(intellectual disability)는 지능이 비정상적으로 낮아서 학습 및 사회적 적
응에 어려움을 나타내는 경우를 뜻한다. 좀 더 구체적으로, 표준화된 지능검사로 측정된
지능지수(IQ)가 70 미만으로 현저하게 낮은 지능을 보이는 경우로서 지적 발달 장애
(intellectual development disorder)라고 불리기도 한다.
의사소통 장애(communication disorder)는 의사소통에 필요한 말이나 언어의 사용
에 결함이 있는 경우이다. 지능수준은 정상적이지만 언어사용에 문제가 나타나게 되는
데, 하위 장애로는 언어 장애, 발음 장애, 아동기-발생 유창성 장애(말더듬), 사회적 소
통장애가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autism spectrum disorders)는 사회적 상호작용과 의사소통에
서 장애를 나타낼 뿐만 아니라 제한된 관심과 흥미를 지니며 상동적인 행동을 반복적으
로 나타내는 장애를 뜻한다. 이러한 장애는 증상의 심각도가 다양한 수준으로 나타날
수 있으며 DSM-5에서는 장애의 심각도를 세 수준으로 평가한다.
주의력 결핍/과잉행동 장애(attention-deficit/hyperactivity disorder)는 주의집중의
어려움과 더불어 매우 산만하고 부주의한 행동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자신의 행동을 적
절히 통제하지 못하고 충동적인 과잉행동을 나타내는 경우에 진단된다. 이러한 장애를
지닌 아동은 주의력 결핍형, 과잉행동형, 두 가지 혼합형의 세 하위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특정 학습장애(specific learning disorder)는 정상적인 지능을 갖추고 있고 정서적
인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능수준에 비하여 현저한 학습부진을 보이는 경우를 말
한다. 이러한 장애를 지닌 아동들은 흔히 읽기, 쓰기, 산술적 또는 수리적 계산과 관련
된 기술을 학습하는 데 어려움을 나타낸다.
운동 장애(motor disorder)는 나이나 지능수준에 비해서 움직임 및 운동능력이 현저
하게 미숙하거나 부적응적인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경우로서 여러 하위유형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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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구분된다. 발달성 운동조정 장애(developmental coordination disorder)는 앉기,
기어 다니기, 걷기, 뛰기 등의 운동발달이 늦고 동작이 서툴러서 물건을 자주 떨어뜨리
고 깨뜨리거나 운동을 잘 하지 못하는 경우를 뜻한다. 정형적 동작장애(stereotypic
movement disorder)는 특정한 패턴의 행동을 아무런 목적 없이 반복적으로 지속하여
정상적인 적응에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를 말한다. 틱장애(tic disorder)는 얼굴 근육이
나 신체 일부를 갑작스럽게 불수의적으로 움직이는 행동을 반복하거나 소리를 내는 부
적응적 행동을 의미한다. 이러한 틱장애에는 다양한 운동 틱과 음성 틱이 1년 이상 지
속적으로 나타나는 뚜렛 장애(Tourette' s disorder), 운동 틱이나 음성 틱이 1년 이상
나타나는 만성 운동 또는 음성 틱장애(chronic motor or vocal tic disorder), 운동
틱이나 음성 틱이 1개월 이상 1년 이내 지속되는 일시적 틱장애(provisional tic
disorder)가 있다.
(2)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
조현병 스펙트럼 및 기타 정신병적 장애(Schizophrenia Spectrum and Other
Psychotic Disorders)는 조현병을 비롯하여 그와 유사한 증상을 나타내는 심각한 정신
장애를 포함하고 있다. 조현병 스펙트럼 장애는 망상, 환각, 혼란스러운 언어, 부적절한
행동, 둔마된 감정이나 사회적 고립을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일련의 정신장애를 의미한
다. 증상의 심각도나 지속기간에 따라서 다양한 하위유형으로 구분된다. 경미한 조현병
증상이
성격의
일부처럼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조현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 다른 적응 기능은 비교적 온전하지만 망상을 특징적으로 나타
내는 망상장애(delusional disorder), 정신분열 증상이 2주 이내로 짧게 나타나는 단기
정신병적 장애(brief psychotic disorder), 정신분열 증상이 2주 이상 6개월 이내로 나
타나는 조현 양상 장애(schizophreniform disorder), 정신분열 증상이 6개월 이상 지
속되는 조현병(schizophrenia), 정신분열 증상과 양극성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조현정
동장애(schizoaffective disorder)로 구분된다. 이 밖에도 약물이나 신체적 질병으로 인
해 나타나는 정신병적 장애를 포함하고 있다.
(3) 양극성 및 관련 장애
양극성 및 관련 장애(Bipolar and Related Disorders)는 기분의 변화가 매우 심하여
기분이 고양된 상태와 침체된 상태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일련의 장애를 의미한다. 양
극성 장애(bipolar disorder)는 조증 증상과 더불어 우울증 증상이 주기적으로 교차되
면서 나타나는 장애로서 조울증(manic-depressive illness)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조증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그 심각도에 따라서 조증 삽화와 경조증 삽화로 구분된다. 조
증 삽화(manic episode)는 과도하게 들뜬 고양된 기분을 나타내며 자존감이 팽창되어
말과 활동이 많아지고 주의가 산만해져서 일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경우를 뜻하는 반
면, 경조증 삽화(hypomanic episode)는 조증 증상이 경미하게 나타나는 경우를 의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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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양극성 장애는 조증 삽화가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제1형 양극성 장애(bipolar Ⅰ
disorder)와 우울증과 더불어 경조증 삽화만 나타나는 제2형 양극성 장애(bipolar Ⅱ
disorder)로 구분된다. 이 밖에도 조증 상태와 우울증 상태가 경미한 상태로 2년 이상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순환감정 장애(cyclothymic disorder)가 있다.
(4) 우울장애
우울장애(Depressive Disorders)는 우울하고 슬픈 기분을 주된 증상으로 하는 다양
한 장애를 의미한다. 우울상태에서는 일상생활에 대한 의욕과 즐거움이 감퇴하고, 주의
집중력과 판단력이 저하되며, 체중과 수면패턴이 변화할 뿐만 아니라 무가치감과 죄책
감, 그리고 죽음이나 자살에 대한 사고가 증가한다. 이러한 우울장애의 하위유형에는 심
각한 우울증상이 나타나는 주요 우울장애(major depressive disorder), 경미한 우울증
상이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지속성 우울장애(persistent depressive disorder), 월경 전
에 우울증상이 나타나는 월경전기 불쾌장애(premenstrual dysphoric disorder), 불쾌
한
기분을
조절하지
못하는
파괴적
기분조절곤란
장애(disruptive
mood
dysregulation disorder)가 있다.
(5) 불안장애
불안장애(Anxiety Disorders)는 불안과 공포를 주된 증상으로 하는 장애로서 불안이
나타나는 다양한 양상에 따라 여러 가지 하위유형으로 구분된다. 불안장애의 하위유형
으로는 미래에 경험하게 될 다양한 상황에 대해서 과도한 불안과 걱정을 나타내는 범불
안장애(generalized anxiety disorder), 특정한 대상(예: 뱀, 개, 거미)이나 상황(예: 높
은 곳, 폭풍)에 대한 공포를 지니는 특정 공포증(specific phobia), 특정한 장소(예: 쇼
핑센터, 극장,
운동장, 엘리베이터, 지하철)에 대한
공포를 지니는
광장
공포증
(agoraphobia), 다른 사람 앞에서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심한 불안과 공포를 느끼는
사회불안장애(social anxiety disorder), 갑작스럽게 엄습하는 강렬한 불안과 공포를 주
된 증상으로 하는 공황 장애(panic disorder)가 있다. 이 밖에도 DSM-5에서는 중요한
애착 대상과 떨어지는 것에 대한 심한 불안을 나타내는 분리불안장애(separation
anxiety disorder)와 특수한 사회적 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말을 하지 않는 선택적 함묵
증(selective mutism)이 불안장애의 하위유형으로 포함되었다.
(6) 강박 및 관련 장애
강박 및 관련 장애(Obsessive-Compulsive and Related Disorders)는 강박적인 집
착과 반복적인 행동을 특징적으로 나타내는 일련의 장애를 포함하며 DSM-5에서 처음
으로 독립된 장애범주로 제시되었다.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는 불
안을 유발하는 부적절한 강박사고(예: 성적이거나 불경스러운 생각, 더러운 것에 오염될
것에 대한 생각)에 집착하면서 불안을 완화시키기 위한 강박행동(예: 손 씻기, 확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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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돈하기, 숫자세기)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장애이다. 이 밖에도 강박 관련 장애로는
신체 일부가 기형적으로 이상하게 생겼다는 생각(예: 코가 비뚤어짐, 턱이 너무 긺)에
집착하는 신체변형 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 불필요한 물건을 과도하게 수집
하여 보관하는 저장장애(hoarding disorder), 자신의 머리털을 반복적으로 뽑는 모발
뽑기 장애(trichotillomania 또는 hair-pulling disorder), 자신의 피부를 반복적으로
벗기는 피부 벗기기 장애(excoriation disorder 또는 skin-picking disorder) 등이 있
다.
(7) 외상 및 스트레스 사건 관련 장애
외상 및 스트레스 사건 관련 장애(Trauma and Stressor-Related Disorders)는 충
격적인 외상 사건(예: 교통사고, 전쟁, 건물 붕괴, 지진, 강간, 납치)이나 스트레스 사건
을 경험한 이후에 부적응 증상을 나타내는 다양한 경우를 포함하며 DSM-5에서 처음으
로 독립된 장애범주로 제시되었다. 외상 사건을 경험하고 나서 그러한 사건에 대한 기
억의 침투 증상과 더불어 회피적 행동이 1개월 이상 나타나는 경우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라고 하며, 유사한 증상이 1개월 이내로 나타나
는 경우에는 급성 스트레스 장애(acute stress disorder)라고 진단한다. DSM-5에서는
아동이 부적절한 양육환경(애착형성을 어렵게 하는 양육자의 잦은 변경, 정서적 욕구를
좌절시키는 사회적 방치와 결핍)에서 성장한 경우에 나타나는 부적응 문제의 두 가지
유형, 즉 반응성 애착장애와 탈억제 사회관여 장애를 이 장애범주에 포함시키고 있다.
반응성 애착장애(reactive attachment disorder)는 5세 이전의 아동이 정서적으로 위
축된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회피하는 경우를 지칭하는 반면,
이와 반대로 탈억제 사회관여 장애(dis-inhibited social engagement disorder)는 아
동이 처음 본 어른에게 부적절하게 과도한 친밀함을 나타내거나 낯선 사람을 아무런 주
저 없이 따라가려 하는 경우를 뜻한다. 이 밖에도 분명하게 확인될 수 있는 심리사회적
스트레스 사건(실연, 사업의 위기, 가족갈등, 새로운 학교로의 진학, 결혼, 직장에서의
좌절, 은퇴
등)에
대한 반응으로
부적응적인 감정과
행동을 나타내는
적응장애
(adjustment disorder)도 이 장애범주에 포함되었다.
(8) 해리장애
해리장애(Dissociative Disorders)는 의식, 기억, 자기정체감 및 환경지각 등이 평소
와 달리 급격하게 변화하는 장애를 의미한다. 이 장애범주에는 세 가지 하위유형, 즉
자기의 과거를 전부 잊어버리거나 특정 기간 동안의 기억을 망각하는 해리성 기억상실
증(dissociative amnesia), 한사람의 내부에 두 개 이상의 독립적인 정체감과 성격을
지니고 있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dissociative identity disorder), 평소와 달리 자신과
주변 현실에 대해서 매우 낯설거나 이상한 느낌을 받게 되는 이인증/비현실감 장애
(depersonalization/derealization disorder)가 있다. 이러한 해리장애는 충격적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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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을 경험한 후에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9) 신체증상 및 관련 장애
신체증상 및 관련 장애(Somatic Symptom and Related Disorders)는 원인이 불분
명한 신체증상을 호소하거나 그에 대한 과도한 염려를 나타내는 부적응 문제를 의미한
다. 이러한 장애는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의 복합적 영향에 의해서 시작되고 악
화될 수 있다. 신체 증상 장애(somatic symptom disorder)는 한 개 이상의 신체적 증
상에 과도하게 집착함으로써 심각한 고통과 일상생활의 부적응을 초래하는 경우를 의미
하며 증상의 심각도에 따라 세 수준으로 구분된다. 질병 불안 장애(illness anxiety
disorder)는 실제로 건강에 큰 문제가 없음에도 자신의 몸에 심각한 질병이 있다는 생
각에 집착하며 과도한 불안을 나타내는 경우로서 건강염려증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전
환 장애(conversion disorder)는 신경학적 손상을 암시하는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이
상을 나타내는 경우를 의미한다. 허위성 장애(factitious disorder)는 신체적 또는 심리
적 증상을 의도적으로 만들어 내거나 위장하여 병원에서 환자로 치료받기를 원하는 경
우로서 이러한 증상으로 인하여 아무런 현실적인 이득(예: 경제적 보상, 법적 책임의 회
피 등)이 없음이 분병하며 다만 환자 역할을 하려는 심리적 욕구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
될 때 이러한 진단이 내려진다. 이 밖에도 신체적 질병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
는 다양한 심리적 요인들(예: 치료 불순응, 심각한 신체장애의 무시)도 이 장애범주에
포함되고 있다.
(10) 급식 및 섭식장애
급식 및 섭식장애(Feeding and Eating Disorders)는 개인의 건강과 심리사회적 기
능을 현저하게 방해하는 부적응적인 섭식행동과 섭식-관련 행동을 의미하며 다양한 하
위장애를 포함하고 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anorexia nervosa)은 체중증가와 비만에
대한 극심한 두려움을 지니고 있어서 음식섭취를 현저하게 감소시키거나 거부함으로써
체중이 비정상적으로 저하되는 경우를 뜻한다. 이 장애는 여자 청소년에게서 흔히 나타
나며 체중이 현저하게 감소하여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해도 이를 인정하지 않고 음
식섭취를 거부하여 결국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신경성 폭식증(bulimia nervosa)은 짧
은 시간 내에 많은 양을 먹는 폭식행동과 이로 인한 체중증가를 막기 위한 구토 등의
보상행동이 반복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장애를 지닌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이 먹는
것보다 훨씬 많은 양의 음식을 단기간(예: 2시간 이내)에 먹어 치우는 폭식행동을 나타
내며 이럴 때는 음식섭취를 스스로 조절할 수 없게 된다. 이렇게 폭식을 하고 나면 체
중증가에 대한 두려움으로 심한 자책을 하게 되고 스스로 구토를 하거나 이뇨제, 설사
제, 관장약 등을 사용하는 등 부적절한 보상행동을 하게 된다. 폭식장애(binge eating
disorder)는 신경성 폭식증과 마찬가지로 폭식행동을 나타내지만 보상행동은 하지 않으
며 흔히 과체중이나 비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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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 및 섭식장애에는 아동기에 흔히 나타나는 부적응적인 급식 장애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식증(pica)은 먹으면 안 되는 것(종이, 천, 머리카락, 흙, 벌레)을 습관적으로 먹
는 경우를 뜻하며, 반추장애(rumination disorder)는 음식물을 반복적으로 되씹거나 토
해내는
행동을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
회피적/제한적
음식섭취
장애
(avoidant/restrictive food intake disorder)는 지속적으로 먹지 않아 심각한 체중감
소가 나타나는 경우에 진단된다.
(11) 배설장애
배설장애(Elimination Disorders)는 아동기나 청소년기에 흔히 진단되는 장애로서 대
소변을 가릴 충분한 연령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리지 못하고 옷이나 적절치 않
은 장소에서 배설하는 것을 말한다. 배설장애의 하위유형으로는 5세 이상의 아동이 신
체적인 이상이 없음에도 옷이나 침구에 반복적으로 소변을 보는 유뇨증(enuresis)과 4
세 이상의 아동이 대변을 적절치 않은 곳(옷이나 마루)에 반복적으로 배설하는 유분증
(encopresis)이 있다.
(12) 수면-각성 장애
수면-각성 장애(Sleep-Wake Disorders)는 수면의 양이나 질의 문제로 인해서 수면각성에 대한 불만과 불평을 나타내는 다양한 경우로서 10가지의 하위 장애로 구분된다.
자고자 하는 시간에 잠을 이루지 못하거나 밤중에 자주 깨어 1개월 이상 수면부족상태
가 지속되는 불면장애(insomnia disorder), 충분히 수면을 취했음에도 졸린 상태가 지
속되거나 지나치게 많은 잠을 자게 되는 과다수면 장애(hypersomnolence disorder),
주간에 갑자기 근육이 풀리고 힘이 빠지면서 참을 수 없는 졸림으로 인해 부적절한 상
황에서 수면상태에 빠지게 되는 수면발작증(narcolepsy), 수면 중 자주 호흡곤란이 나
타나
수면에
방해를
받게
되는
호흡
관련
수면장애(breathing-related
sleep
disorder), 야간근무로 인해 낮에 수면을 취해야 하는 경우처럼 평소의 수면주기와 맞
지 않는 수면상황에서 수면에 곤란을 경험하게 되는 일주기 리듬 수면-각성 장애
(circadian rhythm sleep-sake disorder)가 있다.
수면 중에 잠자리에서 일어나 걸어 다니거나 자율신경계의 흥분과 더불어 강렬한 공
포를 느껴 자주 잠에서 깨어나는 비REM 수면-각성 장애(non-REM sleep arousal
disorder), 수면 중에 무서운 악몽을 꾸게 되어 자주 깨어나게 되는 악몽장애
(nightmare disorder), REM 수면 기간에 소리를 내거나 옆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움직임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REM 수면 행동장애(REM sleep behavior disorder),
다리에 불쾌한 감각을 느껴 다리를 움직이고자 하는 충동을 반복적으로 느끼는 초조성
다리 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 약물의 중독이나 금단증상으로 인해 심각한 수
면장해가 나타는 물질/약물 유도성 수면 장애(substance/ medication-induced sleep
disorder)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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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성기능 장애
성기능 장애(Sexual Dysfunctions)는 원활한 성행위를 방해하는 다양한 기능장애를
포함하고 있다. 남성에게 나타나는 성기능 장애로는 최소한 6개월 이상 성적인 욕구를
지속적으로 느끼지 못하는 남성 성욕감퇴 장애(male hypoactive sexual desire
disorder), 성적 활동을 하는 동안에 발기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발기 장애(erectile
disorder), 성행위 시에 너무 일직 또는 자신이 원하기 전에 사정을 하게 되는 조루증
(premature ejaculation), 성행위 시에 사정이 되지 않거나 현저하게 지연되는 지루증
(delayed ejaculation)이 있다. 여성에게 나타나는 성기능 장애로는 성적 활동에 대한
관심이 현저하게 저하될 뿐만 아니라 성행위 시에 성적인 흥분이 적절하게 일어나지 않
는 여성 성적 관심/흥분 장애(female sexual interest/arousal disorder), 여성이 성
행위 시에 절정감을 경험하지 못하는 여성 절정감 장애(female orgasmic disorder),
성행위 시에 생식기나 골반에 현저한 통증을 경험하는 생식기-골반 통증/삽입 장애
(genito-pelvic pain/penetration disorder)가 있다.
(14) 성 불편증
성 불편증(Gender Dysphoria)은 자신에게 주어진 생물학적 성과 자신이 경험하고
표현하는 성 행동 간의 현저한 괴리로 인해서 심한 고통과 사회적 적응곤란을 나타내는
경우를 의미한다. 성 불편증을 지닌 사람은 다른 성이 되고자 하는 강렬한 열망을 지니
거나 반대 성의 의복을 선호하거나 반대 성의 역할을 하고자 하는 등의 다양한 행동을
나타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체적으로는 남성임에도 남자라는 것과 남자의 역할을 싫
어하여 여성의 옷을 입고 여성적인 놀이나 오락을 좋아하는 등 여자가 되기를 소망하며
이들 대부분은 성전환수술을 원한다. 이러한 장애는 아동에서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에서 나타날 수 있다. 성 불편증은 아동의 경우와 청소년 및 성인의 경우
로 나누어 각기 다른 진단기준에 의해 평가된다.
(15) 파괴적, 충동통제 및 품행장애
파괴적,
충동통제
및
품행장애(Disruptive,
Impulse
Control,
and
Conduct
Disorders)는 정서와 행동에 대한 자기통제의 문제를 나타내는 다양한 장애를 포함하고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회적 규범을 위반하는 부적응적 행동들이
이에 해당된다. 적대적 반항장애(oppositional defiant disorder)는 어떤 사람과의 상호
작용에서 화를 잘 내고 논쟁적이거나 도전적이며 앙심을 품고 악의에 찬 행동을 나타내
는 경우에 진단되며, 품행장애(conduct disorder)는 난폭하고 잔인한 행동, 기물파괴,
도둑질, 거짓말, 가출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사회적 규범을 위반하는 행동을 지
속적으로 나타내는 경우로 청소년들이 흔히 나타내는 비행행동이 이러한 품행장애에 해
당된다. 성인의 경우 사회적 규범이나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동양상을 반복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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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내는 반사회적 성격장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도 이 장애범주의 한 하
위유형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 밖에도 공격적 충동이 조절되지 않아 심각한 파괴적 행
동으로 나타나게 되는 간헐적 폭발성 장애(intermittent explosive disorder), 남의 물
건을
훔치고
싶은
충동을
참지
못해
반복적으로
도둑질을
하게
되는
도벽증
(kleptomania), 불을 지르고 싶은 충동을 조절하지 못해 반복적으로 방화를 하게 되는
방화증(pyromania)이 여기에 속한다.
(16)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
물질-관련 및 중독 장애(Substance-Related and Addictive Disorders)는 술, 담배,
마약 등과 같은 중독성 물질을 사용하거나 중독성 행위에 몰두함으로써 생겨나는 다양
한
부적응적
증상을
(substance-related
포함
하고
disorders)와
있다.
이
장애범주는
비물질-관련
크게
물질-관련
장애
장애(non-substance-related
disorders)로 구분된다. 물질 관련 장애는 물질 사용 장애(substance use disorders)
와 물질 유도성 장애(substance-induced disorders)로 구분되며, 물질 유도성 장애는
다시 특정한 물질의 과도한 복용으로 인해 나타나는 부적응적 증상군을 뜻하는 물질 중
독(substance intoxication), 물질복용의 중단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부적응적
증상군을 뜻하는 물질 금단(substance withdrawal), 그리고 물질 남용으로 인해 일시
적인
심각한
중추
신경장애를
나타내는
물질/약물
유도성
정신장애
(substance/medication-induced mental disorders)로 구분된다.
이러한 물질 관련 장애는 어떤 물질에 의해서 장애가 생겨나느냐에 다라 10가지 유목
으로 구분된다. 물질 관련 장애를 유발할 수 있는 물질로는 알코올, 카페인, 대마계의
칸나비스, 환각제, 흡입제, 아편류, 진정제・수면제 도는 항불안제, 흥분제, 타바코, 기타
물질(예: 스테로이드, 코르티솔, 카바 등)이 있다. 다라서 물질별로 구체적 진단이 가능
하며 예컨대, 알코올 관련 장애는 알코올 사용 장애, 알코올 중독, 알코올 금단, 알코올
유도성 정신장애 등으로 구분되어 진단될 수 있다.
비물질 관련 장애로는 도박 장애(gambling disorder)가 있다. 도박 장애는 12개월
이상의 지속적인 도박행동으로 인해 심각한 적응문제와 고통을 경험하는 경우에 진단된
다. 도박 장애의 주된 증상으로는 쾌락을 얻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돈을 걷는 도박의 욕
구, 도박에 집착하며 몰두함, 도박을 하지 못하면 안절부절못함, 도박을 숨기기 위한 반
복적인 거짓말 등이 있다.
(17) 신경인지장애
신경인지장애(neurocognitive Disorders)는 뇌의 손상으로 인해 의식, 기억, 언어,
판단 등의 인지적 기능에 심각한 결손이 나타나는 경우에 진단되며 주요 신경인지장애,
경도 신경인지장애, 섬망 등으로 구분된다. 주요 신경인지장애(major neurocognitive
disorder)는 주의, 실행기능, 학습 및 기억, 언어, 지각-운동, 사회적 인지를 포함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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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기능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저하되는 경우를 의미하는 반면, 경도 신경인지장애
(minor neurocognitive disorder)는 유사한 인지기능의 저하가 경미하게 나타나는 경
우를 뜻한다. 이러한 신경인지장애는 알츠하이머 질환, 뇌혈관 질환, 충격에 의한 뇌 손
상, HIV 감염, 파킨슨 질환 등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섬망(delirium)은 의식이 혼미해
지고 주의집중 및 전환능력이 현저하게 감소하게 될 뿐만 아니라 기억, 언어, 현실판단
등의 인지기능에 일시적인 장애가 나타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섬망은 물질 사용이
나 신체적 질병과 같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나타날 수 있다.
(18) 성격장애
성격장애(Personality Disorders)는 성격 자체가 부적응적이어서 사회적 기대에 어긋
난 이상행동을 지속적으로 나타내는 경우를 말한다. 특정한 계기로 인해 발생하는 임상
적 증후군과 달리 성격장애는 어린 시절부터 점진적으로 형성되며 이러한 성격특성이
굳어지게 되는 성인기(보통 18세 이후)에 진단된다. DSM-5는 A, B, C의 세 군집으로
분류되는 10가지 유형의 성격장애를 제시하고 있다.
A군 성격장애(cluster A personality disorder)는 기이하고 괴상한 행동특성을 나타
내는 성격장애로서 세 가지 성격장애, 즉 편집성 성격장애, 분열성 성격장애, 분열형 성
격장애가 이에 속한다. 편집성 성격장애(paranoid personality disorder)는 타인의 의
도를 적대적인 것으로 해석하는 불신과 의심을 주된 특징으로 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
을 부당하게 이용하고 피해를 주고 있다고 왜곡하여 생각하고 친구의 우정이나 배우자
의 정숙성을 자주 의심하며 자신에 대한 비난이나 모욕을 잊지 않고 가슴에 담아두어
상대방에게 보복하는 경향이 있다. 분열성 성격장애(schizoid personality disorder)는
감정표현이 없고 대인관계를 기피하여 고립된 생활을 하는 경우를 뜻한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는 사람을 사귀려는 욕구가 없으며 생활 속에서 거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타
인의 칭찬이나 비난에 무관심하며 주로 혼자 하는 활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다. 분열
형 성격장애(schizotypal personality disorder)는 친밀한 인간관계를 불편해하고 인지
적 또는 지각적 왜곡과 더불어 기괴한 행동을 나타내는 경우를 뜻한다. 심한 사회적 불
안을 느끼며 마술적 사고나 기이한 신념에 집착하고 언어적 표현이 상당히 비논리적이
고 비현실적일 뿐만 아니라 기괴한 외모나 행동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B군 성격장애(cluster B personality disorder)는 극적이며 감정적이며 변화가 많은
행동이 주된 특징으로서 다음과 같은 4가지 성격장애가 이에 속한다. 반사회성 성격장
애(antisocial personality disorder)는 사회적 규범이나 타인의 권리를 무시하는 행동
양상을 뜻하며 거짓말, 사기, 무책임한 행동, 폭력적 행동, 범법행위를 나타내고 이러한
행동에 대해서 후회나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경향이 있다. 연극성 성격장애(histrionic
personality disorder)는 과도하고 극적인 감정표현을 하고 지나치게 타인의 관심과 주
의를 끄는 행동이 주된 특징이다. 이런 성격을 지닌 사람들은 항상 사람들 사이에서 주
목받는 위치에 서고자 노력하고 외모에 신경을 많이 쓰며 자기 자신을 과장된 언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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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내는 경향이 강하다. 경계선 성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는 대인관
계, 자기상(self-image), 감정 등이 매우 불안정한 것이 특징이고 남들로부터 버림받지
않으려는 처절한 노력을 하며 대인관계가 강렬하지만 불안정한 양상을 나타낸다. 이런
성격에 소유자는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분명한 개념이 없으며 만성적으로
공허감과 분노감을 경험하고 매우 충동적인 행동을 나타내며 자살이나 자해적 행동을
하기도 한다. 자기애성 성격장애(narcissistic personality disorder)는 자신이 대단히
중요한 사람이라는 응대한 자기상을 지니고 있어서 다른 사람으로부터 찬탄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반면, 자신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며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능
력이 결여되어 있는 특성이 있다.
C군 성격장애(cluster C personality disorder)는 불안과 두려움을 지속적으로 경험
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회피성 성격장애, 의존성 성격장애, 강박성 성격장애가 이에
속한다. 회피성 성격장애(avoidant personality disorder)는 타인으로부터 부정적 평가
를 받는 것에 대해 과도하게 예민하며 사회적 상황에서 지나치게 감정을 억제하고 부적
절감을
많이
느껴
대인관계를
회피하는
성격특성을
보인다.
의존성
성격장애
(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는 타인으로부터 보살핌을 받고자 하는 과도한 욕구
를 지니고 있어서 이를 위해 타인에게 지나치게 순종적이고 굴종적인 행동을 통해 의존
하는
성격특성을
보인다.
강박성
성격장애(obsessive-compulsive
personality
disorder)는 질서정연함, 완벽함, 자기통제, 절약에 과도하게 집착하며 지나치게 꼼꼼하
고 완고하며 사소한 것에 집착하는 성격특성을 보인다.
이상의 성격특성이 지나치게 경직되고 다양한 삶의 장면에 광범위하게 나타나서 사회
적 또는 직업적 적응에 현저한 문제를 야기하는 경우에 성격장애로 평가될 수 있다. 또
한 이러한 성격특성이 흔히 사춘기 이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여 오랜 기간 지속되는 것
이 일반적이다.
(19) 성도착 장애
성도착 장애(Paraphilic Disorders)는 성행위 대상이나 성행위 방식에서 비정상성을
나타내는 장애로서 변태성욕증이라 하기도 한다. 인간이 아닌 대상(예: 동물, 물건)을 성
행위 대상으로 삼거나, 아동을 비롯하여 동의하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성행위를 하거
나, 자신이나 상대방이 고통이나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성행위 방식이 이에 포함된다.
이러한 성도착증의 하위유형으로는 다른 사람이 옷을 벗고 있거나 성행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몰래 훔쳐봄으로써 성적 흥분을 느끼는 관음 장애(voyeuristic disorder), 자신
의
성기를
낯선
사람에게
노출시킴으로써
성적
흥분을
느끼는
노출
장애
(exhibitionistic disorder), 원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몸을 접촉하여 문지름으로써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적 피학 장애(sexual masochism disorder), 상대방에게 고통이나 굴
욕감을
느끼게
함으로써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적
가학
장애(sexual
sadism
disorder), 사춘기 이전의 아동(보통 13세 이하)을 상대로 한 성행위를 통해 성적 흥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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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 느끼는 아동성애 장애(pedophilic disorder), 무생물인 물건(예: 여성의 속옷)에 대
해서 성적 흥분을 느끼는 성애물 장애(fetishistic disorder), 이성의 옷으로 바꿔 입음
으로써 성적 흥분을 하는 의상전환 장애(transvestic disorder) 등이 있다.
(20) 기타 정신장애
기타 정신장애(Other Mental Disorders)는 개인에게 현저한 고통과 더불어 사회적,
직업적 기능의 저하를 초래하는 심리적 문제이지만 앞에서 제시한 정신장애의 진단기준
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다양한 경우를 포함한다.
3) 정신장애의 진단 기준 : 강박성 성격장애(예)
아래 8개 중 4개 이상 충족 시 강박성 성격장애로 진단한다.
① 사소한 세부 사항, 규칙, 목록, 순서, 시간계획이나 형식에 집착하여 일의 큰 흐름
을 잃게 된다.
② 과제의 완수를 저해하는 완벽주의를 보인다.
③ 일과 생산성에만 과도하게 몰두하여 여가 활동과 우정을 희생한다.
④ 도덕, 윤리, 가치문제에 있어 지나치게 양심적이고 고지식하며 융통성이 없다.
⑤ 닳아빠지고 무가치한 물건을 감상적 가치가 없는 경우에도 버리지 못한다.
⑥ 자신이 일하는 방식을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타인에게 일을 맡기거나 같이 일하려
하지 않는다.
⑦ 자신과 타인 모두에게 구두쇠처럼 인색하다. 돈을 미래의 재난에 대비해서 저축해
두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⑧ 경직성과 완고함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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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0 장
심리 치료
1. 정신분석치료
2. 행동치료
3. 인간중심치료
4.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앞에서 심리적 장애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등을 살펴보았다. 이
러한 장애들은 그 원인이 무엇인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질 수 있다. 만일 이상행동
이 신체적 원인 때문에 발병하는 것이라면 약물치료 및 정신외과적 치료 등의 의학적
치료가 우선적으로 선택될 것이다. 그러나 그 원인이 심리적인 것이라면 심리학적 입장
에서 이상행동을 치료하는 심리치료 기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심리치료란 심리학적 방
법을 적용하여 심리적 장애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말한
다. 심리치료는 이상행동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이론적 입장에 따라 각기 다른 기법을
사용한다. 여기서는 일반적으로 널리 적용되고 있는 정신분석치료, 행동치료, 인본주의
치료, 인지치료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 정신분석치료
1) 치료 목표
정신분석적 치료의 목표는 무의식적 갈등을 의식화시켜서, 개인의 성격구조를 재구성
하는 데 있다. 정신분석에서는 의식되지는 않으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갈등이 해소되
지 않으면, 심리적 긴장상태로 남아 있거나 심한 경우에는 여러 가지 증상으로 나타난
다고 본다. 이 무의식적 갈등 및 불안정의 배경을 언어표현을 통해 의식화(자각)시키면,
긴장 때문에 묶여 있던 에너지가 그만큼 자아 기능에 활용됨으로써 개인의 의식 및 행
동과정이 원활하게 될 것이다.
언어표현 및 자각이라는 통제가능한 의식화과정을 통해 억압된 내면감정과 긴장이 발
산됨으로써 통제 불능이었던 불안 및 갈등적 심리가 약화 또는 진정된다는 것이다.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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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말하면, 무의식적 기능의 원초아의 억압(또는 압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의식적 기능인
자아의 힘을 강화(즉 원초아 지배적 성격구조에서 자아 주도적 성격구조로의 변화)시킨
다는 의미에서 정신분석에서는 ‘성격구조의 재구성’이라는 말을 쓰고 있다. 요컨대 정신
분석치료는 무의식적 내면 세계의 의식화작업이며, 그 치료적 목표는 적응적이고 문제
해결적인 자아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 있다고 말할 수 있다.
2) 치료 과정
정신분석치료의 과정은 ① 시작 단계 ② 전이의 발달단계 ③ 훈습 단계 ④ 전이의 해
결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1) 시작 단계
최초의 면담기간에 내담자의 문제가 파악되고 이에 근거하여 과연 정신분석을 필요로
하는 것인지 어떤 지를 결정하게 된다. 예컨대, 가정환경, 아동기의 발달사 등을 들 수
있다. 이와 같은 내용들을 포함하는 면 대 면의 면접과정을 끝내고 나서 상담자는 내담
자를 안락의자로 옮겨서 정신분석 과정을 시작한다.
(2) 전이의 발달단계
분석의 과정에서 내담자와 분석가 사이에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어 분석의 과정이 발
전되어 가는 과정에서 어떤 시점에 이르게 되면 내담자는 자신의 무의식적인 갈등의 문
제들을 표출하게 되는데, 그 때 그 갈등과 관계되는 어떤 중요한 인물에 대한 내담자의
정서적 반응이 분석가를 향하여 나타나게 된다. 그리하여 이 때 내담자에게 있어서 분
석가는 내담자의 무의식 속에 잠겨 있던 갈등과 관련되어 있는 인물이 어머니일 때는
어머니로, 아버지일 때는 아버지로, 또는 애인이나 교사일 때는 애인이나 교사로 의미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전이(transference)라 한다. 내담자는 전이 현상의
과정에서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기억들과 억압된 무의식적인 환상들을 지금 여기에서
무의식적으로 재연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전이의 분석은 정신분석 기법의 초석이 되는 것이다. 이 분석은 내담자로 하
여금 현실과 환상을, 그리고 과거와 현재를 분별할 수 있게 도와주고 어린 시절의 무의
식적인 환상적 소망들의 욕구나 충동을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또한 전이
의 분석은 내담자로 하여금 그가 어떻게 잘못 지각하고 있고, 또한 잘못 해석하고 있으
며, 과거에 매어서 현재의 상황에서 어떻게 잘못 반응하고 있는가를 현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다.
그 결과로 내담자는 이제 자신의 충동과 불안이 비현실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고,
성숙되고 현실적인 수준에서 적절한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전이의 분석
은 내담자가 겪고 있는 갈등의 성질에 대한 통찰을 가져온다. 이와 같은 변화의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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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무의식적인 과정이다. 이러한 전이 현상이 분석가의 편에서도 나타나는 수가 있다.
이를 역전이라 한다. 이것은 내담자에 대한 분석가의 싫은 감정이나 혹은 지나친 애착
이나 관여 때문에 갖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정신분석과정을 방해한다.
(3) 훈습(working through) 단계
훈습 단계와 전이분석은 동시에 일어나고 또 연속되는 것이다. 내담자의 갈등에 대한
한 두 번의 통찰 경험은 행동변화를 가져오기에는 불충분한 것이다. 그리하여 전이의
분석은 여러 번 그리고 여러 면에서 계속되어야만 한다. 전이의 분석에 따른 내담자의
문제에 대한 통찰은 훈습 과정을 통해서 계속 심화되고 공고화된다. 훈습은 반복과 정
교화 그리고 확충하는 활동들로 이루어지는 과정이다. 즉, 훈습을 통해서 내담자는 그
결과로서 자신의 억압된 감정이나 충동을 이해하고 이해하는 바를 느끼게 되고, 그 결
과로서 현실을 부정하기보다는 직면할 수 있게 되며, 보다 성숙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반응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 그리하여 훈습을 정서적 재교육이라 불리기도 한다.
(4) 전이의 해결단계
전이의 해결은 분석의 종결단계를 의미한다. 즉 내담자와 분석가가 애초에 설정한 분
석의 주요 목표가 성취되고 전이가 잘 이해되어 모두가 만족스럽게 되면, 이제 더 이상
분석할 필요가 없게 된다. 전이의 해결이란 분석가에 대한 내담자의 무의식적이고 신경
증적인 애착을 해결하는 것이고 할 수 있다. 전이의 해결단계, 즉 종결의 단계에서는
매우 현저한 여러 가지의 전형적인 특징들을 보인다. 가장 특징적이고 극적인 것은 내
담자가 상담을 청하게 된 원인이었던 증상들이 놀랍게도 약화된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
다. 둘째로 나타나는 흥미로운 특징은 지금까지 억압되어 있던 기억들이 나타나서 상담
의 초기에 이루어졌던 해석이나 재구성을 확고히 하고 정교화시켜 준다. 마지막으로 종
결의 단계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내담자와 분석가 모두가 더 이상의 분석의 필요성을 느
끼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3) 주요 기법
정신분석치료에서 무의식적 갈등이나 충동을 의식화하는 방법으로는 자유연상, 꿈의
해석, 전이 해석, 저항 해석 등이 있다.
(1) 자유연상
자유연상은 내담자에게 맨 처음 머리에 떠오르는 것을 말하게 하는 기법이다. 이때
아무것도 염두에 두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생각나는 것을 말하게 한다. 즉, 그런 내
용은 사소하다거나 유치하다거나 불필요하다거나 하는 식의 의식적인 검열 과정 없이
자연스럽게 흘러나오도록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내담자 자신도 모르게 감추고 있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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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이나 갈등의 원인이 드러나게 된다.
자유연상을 하는 동안 보통 내담자는 긴 안락의자에 눕고 치료자는 그 옆이나 뒤에
앉는다. 내담자의 감정이나 주의를 분산시켜 기억과 사고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서이다.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가능한 한 마음을 텅 비우고, 아무리 고통스럽고 꺼림직
하고 혹은 우스꽝스럽고 사소한 것이라도 떠오르는 대로 남김없이 모두 이야기하라’고
지시한다. 내담자가 자유연상을 하는 동안 치료자는 연상의 계열이나 흐름을 살펴서 무
의식 속에 억압되어 있는 주요 자료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내담자에게 설명해 줌
으로써 무의식적 심리과정을 점차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 꿈의 분석
무의식적 자료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유연상 이외에 꿈의 분석도 매우 중요시된다.
꿈의 내용은 보통 상징적이거나 왜곡되어 있지만 대개는 내담자의 문제를 아주 잘 나타
내 준다. 그러므로 내담자가 꿈을 꾸었을 때는 그것을 잘 기억하도록 하여 치료에 활용
한다. 즉, 해석 과정을 통해 꿈에 보인 상징의 의미, 꿈속에 나타난 의미의 가능성,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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밖의 내담자의 상태 등을 깨닫도록 해 준다.
수면 중에는 방어가 약화되므로 억압된 욕망과 감정이 의식표면에 떠오르게 된다. 꿈
의 분석은 이러한 꿈의 속성을 이용하여 무의식적 자료를 발굴하고 정리함으로써, 내담
자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세계와 문제영역에 대한 통찰을 얻도록 도와주는 중요한 절차
이다. 프로이트는 ‘꿈은 무의식에 이르는 왕도’라고 했다. 그만큼 꿈속에는 무의식적 소
망과 욕구 및 공포가 표현되기 때문이다. 자아가 용납할 수 없는 욕구는 위장되고 상징
적 형태로 꿈속에서 표현된다. 따라서 꿈의 내용에는 꿈에 나타난 그대로의 현재몽과
그 현재몽이 상징하고 있는 잠재몽의 두 가지가 있다. 자아가 의식하기에는 너무나 고
통스럽고 위협적인 잠재몽을 덜 고통스럽고 비위협적인 현재몽으로 바꾸는 작업을 꿈의
작업이라고 한다. 따라서 치료자의 임무는 현재몽 속에 상징적으로 감추어진 잠재몽의
정체를 밝혀내는 것이다.
(3) 전이의 분석
내담자가 과거의 중요한 인물에 대해 느꼈던 감정을 치료자에게 느끼게 되는 것을 전
이라고 한다. 전이단계는 정신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고비이다. 정신분석적 치료자들은
내담자에 대해 중립적이고 객관적이며 비교적 수동적인 자세를 취함으로써 내담자의 전
이를 유도한다. 정신분석이론에 따르면, 전이에 대한 해석은 어렸을 때의 주요 정서적
갈등까지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즉 치료자의 해석으로 전이감정이 해소되면, 내
담자는 과거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나게 되며 보다 정서적으로 성숙한 인간이 될 수 있
다.
(4) 저항의 해석
치료의 진전을 방해하고 치료자에게 협조하지 않으려는 내담자의 무의식적 행동을 저
항이라고 한다. 이를테면 약속을 어긴다거나 특정한 생각․감정․경험들을 털어놓지 않는
것도 저항의 한 형태이다. 내담자가 저항하는 이유는 자신의 억압된 충동이나 감정을
알아차렸을 때 느끼게 되는 불안으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내담자
의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치료자가 이를 지적해 주어야 한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보이는 가장 큰 저항에 내담자의 주의를 환기시킨 다음, 내담자가 수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면서 해석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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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행동치료
행동치료는 학습의 원리를 적용해서 심리적 장애를 교정하는 치료기법이다. 이 기법
에 따르면 모든 장애 행동은 정상적인 행동과 마찬가지로 학습에 의해서 습득되며, 따
라서 치료법도 다름 아닌 학습 원리에 의한다. 그리고 무엇을 치료하느냐의 측면에서도
행동치료는 정신분석과 차이가 있는데, 정신분석에서는 치료를 무의식적인 갈등이나 경
험을 의식화하여 통찰하는 것으로 보는 데 반하여 행동치료에서서는 겉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나 장애행동을 없애거나 바람직한 적응행동을 습득하도록 한다. 그래서 행동치료
라는 용어 대신에 행동수정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1) 치료 목표
행동치료에서는 내담자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도 바람직한 행동과 마찬가지로 학습
된 행동으로 보기 때문에 상담목적은 잘못 학습된 행동을 소거시키고 보다 효과적이고
바람직한 행동을 새롭게 학습하도록 내담자를 돕는 것이다. 이렇게 하기 위해 이 상담
에서는 잘못 학습되었다고 생각되는 행동의 소거와 바람직하고 효과적이라고 생각되는
행동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 조건을 찾아내거나 이러한 조건을 조성하려고 노력한다. 행
동치료는 근본적으로 치료의 대상을 행동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증상요법(症狀療法)이
라고 할 수 있다.
2) 치료기법
행동치료는 치료를 개발한 이론적 기초에 따라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구분하는데,
고전적 조건형성 이론을 적용하는 행동치료기법으로는 체계적 둔감화와 혐오치료가 있
고,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을 적용하는 기법으로는 강화와 벌이 있다. 행동 치료의 근거
는 “모든 행동은 그 행동의 「앞」또는 「뒤」에 일어나는 사상의 영향을 받아 동기유발된
다”는 것이다. 이것은 아래와 같이 표시될 수 있다.
A
Antecedents
선행조건(앞)
B
→
Behavior
행동
C
→
Consequences
후속결과(뒤)
행동치료는 행동을 직접 변화시키기 보다는 그 행동에 선행하는 조건 또는 후속하는
조건을 변화시킴으로써 행동의 맥락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엄격한 말하면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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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보다 행동이 일어나는 맥락을 고친다는 말이 된다. 행동 「앞」에 일어나는 것이
그 행동을 하게 하는 자극이 되며, 행동 「뒤」에 일어나는 것이 그 행동을 더 빈번히 발
생하게 하거나 발생을 방지하거나 진행 중인 행동을 유지하거나 하는 동기가 된다.
(1) 고전적 조건형성 이론에 기초한 기법
① 체계적 둔감법(systematic desensitization)
공포 및 불안을 제거하는데 사용되는 기법으로 월페(Wolpe)의 상호제지(reciprocal
inhibition)의 원리에 입각한 방법이다. 여기서 ‘상호제지의 원리’란 “불안과 상반되는
반응이 불안을 야기하는 자극이 있는 데에서 일어나게 하여 불안 반응을 부분적으로 또
는 완전히 억압한다면 불안을 야기하는 자극이 그 힘을 잃고 만다는 것.”을 말한다.
이 기법은 불안을 일으키는 자극을 가장 약한 정도의 자극에서 출발하여 가장 강한
자극을 제시함으로써 자극의 불안 야기력을 감소해 나가는 방법인데, 체계적 감감법에
내포된 세 가지 요소는 근육 이완훈련, 불안위계표 작성, 체계적 감감이다. 구체적인 절
차는 첫째, 불안을 유발하는 자극을 분석하여 불안의 정도에 따라 불안위계목록을 만들
고, 둘째, 근육이완훈련을 시킨 다음, 셋째, 내담자가 이완상태에 도달하면 불안위계목
록 중 가장 적게 불안을 야기하는 장면부터 상상시킨다. 이런 상상 장면에 대해 내담자
가 불안을 일으키면 치료자는 다시 이완상태로 유도하여 불안을 느끼지 않게 될 때까지
이완시키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이런 식으로 불안위계목록의 가장 밑에 있는 자극에서
부터 가장 위에 있는 자극에 이르기까지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가장 불안이 심한 자극
장면을 상상할 때에도 내담자가 불안을 느끼지 않게 되면 이 치료절차는 끝나게 된다.
② 혐오치료(aversive therapy)
혐오치료는 문제행동을 혐오 자극과 짝지어서 문제행동의 빈도와 강도를 감소시키는
방법이다. 이 치료에는 다양한 혐오 자극이 쓰이고 있는데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전
기 충격이 사용된다. 즉,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전기충격과 적절히 연결시킴으로써 점
차 그 행동에 대한 혐오반응이 생겨 결국 행동이 수정된다. 예를 들어, 조건형성의 과
정에서 술잔에 손을 데기만 해도 강한 전기 충격을 준다든가 하면 혐오를 일으키는 전
기 충격이 음주행동과 연관된다. 그러면 나중에는 술 생각만 하면 전기 충격이라는 불
쾌한 경험이 떠오르기 때문에 술 마시는 것과 관련된 생각이나 행동을 기피하게 되어
마침내 음주행동이 치료된다. 이 기법은 알코올중독, 흡연 등의 치료에 매우 효과적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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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조작적 조건형성 이론에 기초한 기법
가. 바람직한 행동을 증가시키는 방법 : 강화
① 강화의 경험성
강화자극은 그것이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느냐 하는 실제적 관점에서 규정되
어야 하며 효과적인 강화자극을 선택해야 한다. 강화자극이 어떤 이에게는 정적인 영향
을 주나 어떤 이에게는 부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아무리 좋은 강화자극을 제공하였더
라도 그것이 행동을 증가시키지 못하면 강화자극이 될 수 없다. 그러므로 어떤 것이 강
화가 되고 벌이 되는지는 추측으로 결정할 수 없다. 다시 말하면, 어떤 이의 반응을 증
가시키거나 약화시킨다는 확신이 서기 전에는 추측으로 보상이냐 벌이냐를 결정할 수가
없다.
② 강화의 즉시성
강화는 증가시키고자 하는 행동이 발생하면 즉각적으로 주어져야 한다.
③ 강화의 일관성
강화제공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내담자를 대하는 사람들이 일관적이고 예측할 수
있는 대로 반응할 때 그 내담자는 자기가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에 대해서 자신을 가지
게 되고 덜 불안하게 된다. 만약 동일한 행동이 어떤 때는 강화를 받고 어떤 때는 벌을
받는다면 그것은 내담자에게 혼란을 가져다주고 불안하게 한다.
④ 강화의 충분성
강화의 양은 행동변화를 위해서 필요한 만큼 충분하게 주어져야 한다. 일반적으로 어
떤 새로운 행동을 형성하거나 증강시키고자 할 때 강화를 자주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새로운 행동을 증강하고자 할 때, 그 행동과 상반되는 행동에 대해서 주어지던 강화에
비해 빈도가 높고 강도가 높은 강화를 제공하여야 상반되는 부적응 행동이 감소되고 그
대신 바람직한 행동이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⑤ 강화의 점진성
변화시키고자 하는 행동을 계획된 단계에 따라 점진적으로 접근해 가야하며 내담자가
한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쉽게 옮겨 갈 수 있어야 하며, 매 단계마다 강화가 주어져야
한다. 하나의 목표 행동에 이르기까지에는 많은 행동의 단계가 있다. 여러 가지 낮은
단계의 행동을 무시하고 최종 목표행동을 직접 형성하려고 하면 실패하기 쉽다. 그러므
로 최종 목표행동에 이르는 여러 단계의 행동을 계열화함으로써 한 단계에서 쉽게 다음
단계로 옮겨가다 보면 마침내 목표행동에 도달되게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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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감소(제거)시키는 방법
① 벌
특정 반응이 일어난 후 불쾌자극을 주는 것. 벌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냐 나쁘냐에 관
해서는 논란이 많다. 벌의 효과는 일시적이나 벌은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제거하는데
효과가 가장 빠르다. 벌을 사용할 때 몇 가지 유의해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첫째, 벌의 기준은 확실하고 명확해야 한다. 어떤 행동을 하면 어떤 벌을 받게 된다
는 것을 사전에 명백히 해 두어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벌을 주는 사람이나 벌을 받는
사람 모두가 행동에 대한 일정한 지침을 갖게 되며, 엉뚱한 도피행동을 낳지 않고 행동
을 체계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둘째, 치료자는 그릇된 행동을 벌하는 동안에도 내담자
의 바람직한 상반행동을 찾아 반드시 강화해 주어야 한다. 셋째, 치료자는 벌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나타내면 점차 벌 대신에 다른 정적강화의 방법으로 대치할 지침을 세워야
한다. 벌은 언제나 마지막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② 타임-아웃(Time-Out)
벌의 일종으로서 내담자가 부적응 행동을 한 다음에 받게 되는 정적강화의 기회를 차
단함으로써 그 행동이 강화되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실제로 타임-아웃이란 그릇된
행동을 하는 내담자를 일시적으로 다른 장소에 잠시 격리시켜 두는 방법으로 이루어진
다. 타임-아웃을 활용할 때에는 다음 두 가지 조건이 필수적이다.
첫째, 문제행동이 발생하는 장소(예; 학교)에는 그 문제행동을 강화하고 있는 요소가
있다는 확증이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내담자가 그 장소를 떠나기 싫어 할 만큼 그
곳이 내담자에게 재미있는 곳일 때에만 타임-아웃이 효과를 낼 수 있다. 예컨대 공부하
기가 싫어서 연필만 굴리고 있는 학생이 있다고 하자. 학생들이 웃어주지도 않고 교사
도 관심이 없다고 하자. 교실 안에는 그의 행동을 강화해 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
부하기 싫은 학생을 타임-아웃 장소에 보내면 오히려 그의 연필 굴리는 행동을 강화하
는 결과만 될 뿐 벌의 효과는 없을 것이다.
둘째, 내담자가 일시 격리되어 있을 장소(예; 복도, 빈 방 등)에는 강화 자극들이 없
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쫓겨 난 사람을 재미있게 해 줄 것이 아무 것도 없는 곳이어야
한다. 만일 타임-아웃 장소에서 재미있는 것이 있으면 쫓겨난 것이 오히려 더 재미있게
된다. 즉 타임-아웃은 이 내담자에게 아무런 벌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그 내
담자의 그릇된 행동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될 수 있다. 예컨대 동생과 싸우는 아이를
벌하기 위하여 장난감이나 TV등이 있는 방에 가두어 둔다면 벌이되기는커녕 동생과 싸
운 형의 행동이 오히려 강화되어 그런 행동이 감소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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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반응 대가(response cost)
벌의 일종으로 어떤 부적응 행동을 할 때마다 휴식시간, 용돈, 칭찬 등 특권을 깎아
가는 방법이다.
④ 상반행동의 강화
문제행동의 발생을 소멸시킬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는 그 문제 행동에 상반되는 다
른 행동을 적절히 강화하는 방법이다. 상반행동이란 문제 행동과 반대되는 다른 바람직
한 행동을 말한다. 상반 행동을 강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문제 행동을 감소시킨다는 것
이 이 기법의 기본 전략이다. 예컨대, 학급에서 교사의 허락 없이 자리를 자주 뜨는 학
생이 있다면 자기를 뜨는 행동 그 자체를 소멸시키려 하기 보다는 그 아이가 자리에 얌
전히 않아 있을 때 강화해 주는 것을 말한다. 또 제멋대로 지껄여대는 학생이 있다면
그런 행동을 직접 고치려 하는 것보다는 그 학생이 학습지향적인 행동을 할 때 강화하
는 것이 좋다. 무단결석을 자주하는 학생을 처벌하기보다는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는 학
교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적절한 행동을 벌로 다스리기
보다는 그와 상반되는 행동을 찾아 강화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⑤ 소거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의 발생률을 소멸시키기 위하여 사용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
은 그런 행동이 더 이상 강화될 수 없도록 이제까지 주어지던 강화를 중단하는 일이다.
그러면 그 행동의 발생률이 낮아지다가 결국 없어지는 데, 이런 현상을 소거라 한다.
내담자가 부적절한 행동을 할 때 치료자가 신경을 쓰면 그런 행동이 더 심해지는 경우
가 있다. 치료자가 신경을 써주고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그만큼 내담자를 유쾌하게 하
는 일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행동에 대해서 모른척하는 것이 소거이다.
소거의 기법은 내담자들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수정하는 데 큰 성과를 얻고 있으
나 때로는 치료자 혼자서 내담자의 그러한 행동을 소멸하려고 애를 써도 별 효과를 거
두지 못할 수 있다. 예컨대 치료자는 어떤 내담자의 부적절한 행동을 소거하려고 계속
무시해 버리지만, 다른 사람들이 그 내담자의 행동을 강화하는 수가 있다. 어떤 학생이
우스꽝스런 행동을 보고 교사는 그것을 소거하기 위해 못 본 척해 버리지만 급우들이
그의 행동을 재미있어 하거나 웃어준다면 그 학생의 행동은 결코 수정되지 않을 것이
다. 이런 경우에는 치료자뿐 아니라 다른 모든 사람들이 함께 그의 행동을 무시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내담자들의 문제행동을 소거하고자 할 때 유의해 두어야 할 일이 있다. 즉, 소거과정
의 초기에는 내담자의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이 더 자주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사실이
다. 예컨대 어떤 학생이 수업 중에 자꾸 장난을 친다고 하자. 교사는 그 행동이 교사의
관심을 끌기 위한 소행이라고 판단되어 그 행동을 무시하여 소거시키려고 계획했다. 이
경우 처음에 이 학생은 아마 그전 보다 더 자주 더 심하게 장난을 칠지도 모른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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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
아마 이제부터 어떤 행동을 얼마나 자주, 어떻게 강화해야 하느냐 하는 의혹에 빠질
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어떤 바람직한 행동을 육성하려고 할 때 초기에는 그
런 행동을 자주, 그런 행동이 일어날 때마다 매번 강화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어느 정
도 행동이 강화되었다고 판단되면 점차 간헐강화를 시도하여 가끔씩 강화하는 것이 효
과적이다. 즉 간헐강화를 통하여 소거 저항을 높일 수도 있고 강화를 경제적으로 활용
할 수 있다. 반대로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소거시키고자 할 경우에는 그 행동이 간헐
강화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어떤 행동을 소거시키려고 계획하였다면
끝까지 그이 바람직하지 못한 행동을 무시할 필요가 있다. 소거 초기의 증가현상에 좌
절되어 다시 그릇된 행동에 관심을 주고 관여하기 시작한다면 소거에 대한 저항을 높이
는 결과를 낳기 때문이다. 일관성 있게 부적절한 행동이 다시 강화될 수 없도록 모든
강화의 길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3) 행동수정 절차
(1) 행동의 선정과 정의
실제로 행동수정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습득시켜야 할 행동(악화 또는 제거시켜야 할
행동)을 선정해서 객관적 용어로 정의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행동을
효과적으로 수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행동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서술적 용어로 정의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행동의 선정과 정의는 눈으로 관찰한 최종 행동의 기술
에서 끝내는 것이 좋으며, 정의된 내용만 보고도 두 명 이상의 독립된 관찰자에 의해서
동일한 하나의 행동으로 관찰 기록될 수 있어야 한다. 행동수정의 목적은 내담자 행동
그 자체이기 때문에 분석적 용어로 정의된 행동은 구체저이고 관찰가능하고 측정이 가
능한 행동으로 세분화되어야 한다. 세분화한다는 말은 정의된 행동을 구체적인 작은 행
동으로 나눈다는 말이다.
(2) 행동의 기초선 측정
행동의 정의가 행동수정의 방향과 목표를 지시해 주는 것이라면 행동의 기초선 측정
은 행동수정의 시발점을 가리켜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행동의 기초선 측정이라 함
은 실제 행동수정에 들어가기 직전까지의 행동이 얼마나 빈번하게 또는 오랫동안 일어
나고 있느냐를 측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정의 결과는 수정작업이 끝난 후 내담자의
행동에 얼마만큼의 변화가 일어났느냐를 알기 위한 기준이 되기도 한다. 기초선에는 크
게 두 가지가 있다. 그 첫째는 행동의 빈도를 측정하는 것으로 수업시간에 장난치는 행
동이 몇 번인가 또는 밤에 얼마나 자주 소변을 보는가 등이다. 둘째는 어떤 행동을 얼
마나 오랫동안 지속하는가 하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으로 측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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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행동수정 기법의 적용
기초선을 설정해서 정의된 행동의 강도(빈도 또는 지속시간)를 측정하고 나면 이제부
터는 정적강화, 부적강화, 벌 또는 소거 등 행동수정의 기법들을 적용하여야 한다.
(4) 행동수정 효과의 검증
행동의 변화를 목적으로 하여 시작한 행동수정은 행동변화가 확인되면 행동수정을 끝
내게 된다. 즉 습득시켜야 할 최종행동을 정의하고 세분화하여 그 행동들의 변화과정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하였기 때문에 행동수정가는 언제 수정활동을 끝내야 할
지 분명히 알 수가 있다. 아울러 행동수정의 효과를 검증해 봄으로써 행동변화가 강화
조작 때문에 나타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시간경과로 일어난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
다. 행동수정의 효과를 검증해 보기 위해서는 행동수정 기법이 적용되기 이전, 즉 기초
선 측정시 또는 그 이전의 자연상태로 되돌아가서 내담자의 행동에 어떤 변화가 오는지
를 알아본다. 이것을 반전이라고 한다. 반전을 하면 대개의 경우 수정된 행동이 원상태
로 되돌아가는 것을 볼 수 있고, 그렇다면 수정기법의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
게 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실험이 아닌 한 반전을 할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5) 행동의 일반화
어떤 행동이 획득된 뒤에 그 행동이 내담자의 생활환경에 확대되어 유지되지 않으면
수정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다. 따라서 후속 관찰을 할 필요가 있다. 만
일 습득한 행동이 일반화되지 않는다는 증거가 있으면 필요에 따라 내담자의 생활환경
내에서 강화조작을 재생시켜야 한다. 적응행동의 일반화를 위해서는 행동수정을 끝내기
전에 습득된 행동을 고착시킬 필요가 있다. 수정된 행동을 고착시키기 위해서는 간헐강
화를 적용하여 소멸에 대한 저항을 강하게 하면 된다.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적
응 행동의 강화회수를 점점 줄여나가면 된다. 행동수정 시에 적용하던 강화자극을 광범
위한 중립자극과 미리 연결시킴으로써 환경이 변한 뒤에도 내담자가 가정이나 지역사회
에서 강화를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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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간중심치료
인간중심치료는 칼 로저스(Carl Rogers, 1902~1987))에 의해 발전된
인본주의적 심리치료로서 긍정적인 인간관계에 기초하고 있다. 인간중
심치료는 인본주의 심리학의 관점을 심리치료에 구체화 한 것으로 정신
분석과 행동치료가 지배하던 1960년대의 심리치료 분야에 커다란 기여
를 하였다. 인간중심치료의 발전과정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될 수 있다.
그 첫째는 비지시적 치료(nondirective therapy)의 단계로서 내담자에
대한 공감적 이해를 강조하는 Rogers의 독자적인 이론이 생성되기 시작한 단계이다.
둘째는 내담자중심치료의 단계로서 기법보다 사람 자체를 중시하면서 성격과 심리치
료에 대한 이론 체계를 발달시킨 시기이다. 마지막은 인간중심치료의 단계로서 개인
심리치료를 넘어서 부부상담, 집단상담, 정치적 변화에 이르기까지 치료적 적용범위를
확대시킨 것이다.
1) 주요 개념
(1) 인간관
인간중심치료는 인본주의 심리학의 긍정적인 인간관에 근거하고 있다. 그의 인간관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① 인간은 근본적으로 합리적이며 사회적이고 발전적이고 현실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존재이다
② 인간은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어떤 힘에 의해 이끌리는 피조물이라기보다는 미래
의 목적과 자기지시적 목적으로 지향된 에너지를 가진 존재이다.
③ 인간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
한 인간 발달은 고정된 것이 아닌 되어가고 있는 진행 중의 단계로 본다.
(2) 실현 경향성
로저스에 의하면 인간의 행동은 유일하고 기본적인 동기인 실현경향성에 의해 동기화
된다. 실현 경향성이란 인간이 자신의 고유한 가능성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경향을 말한다. 인간은 자신을 유지시키면서 잠재력을 건설적인 방향으로 성취하
려는 선천적인 성향을 지니고 있다. 마치 장미가 스스로 아름답고 탐스러운 꽃을 피우
는 방향으로 나아가듯이, 인간도 자신의 잠재력을 펼치며 성장과 성숙을 향하여 나아간
다. 평생을 지속하는 이 과정은 인간 생활에 있어 가장 중요한 목표이다. 실현 경향성
을 구속하는 유일한 요인은 바로 개인이 속해 있는 환경이다. 자양분과 수분 그리고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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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한 보살핌이 부족할 때 장미가 꽃을 피울 수 없듯이 인간도 실현 경향성을 지원하는
호의적 여건이 주어지지 않으면 건강한 성장을 이루기 어렵다.
(3) 현상적 장
개인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살아가고,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자신이 경험
하고 지각한 장에 대하여 반응한다. 현상적 장은 개인이 변화하는 세계를 지각하고 경
험하는 심리적 공간으로서 개인의 사적이고 주관적인 경험세계를 의미하며 경험적 장이
라고도 한다. 이러한 주관적인 경험세계의 중심은 개인이다. 이러한 현상적 장은 개인에
계만 알려질 수 있는 사적인 세계이다. 로저스에게 있어서 현상적 장은 세상이 개인에
게 경험된 것으로서 개인이 반응할 수 있는 유일한 현실이다. 로저스는 이 경험적 또는
현상적 장을 그 개인의 실재 세계로 보고 있다. 따라서 개인의 행동은 외적 현실에 의
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관적 현실 즉 현상적 장에 의해 결정된다.
현상적 장은 그 사람 자신에게만 알려질 수 있는 그 개인의 내적 참조(준거)체제
(internal frame of reference)로서 모든 판단과 행동의 근거가 되며, 행동의 이해는
그 개인의 내적 준거체제를 관찰함으로서만 가능한 것이다. 인간중심치료에서는 내담자
의 내적인 경험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내적 참조체계인 현상적
장, 즉 개인의 경험세계는 공감적 추론에 의하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에게 알려질 수 없
다. 따라서 개인의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의 내적 참조체계를 이해하는 것이 필
수적이다.
(4) 유기체적 가치화 과정
자아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각 개인은 로저스가 말하는 유기체적 가치화(평가) 과정을
갖게 된다. 자기를 유지시키거나 향상시키는 것으로 지각된 경험들은 긍정적으로 평가
되고 계속적으로 추구된다. 이와는 반대로 자아 보존이나 증진을 부정하거나 반대하는
것으로 인식된 경험들은 부정적으로 평가되어 피하게 된다. 유기체적 평가 과정은 인간
으로 하여금 모든 경험을 그들의 기본적 자기실현 경향성을 용이하게 하거나 또는 방해
한다는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따라서 자연히 자아실현을 경험하게 해주는 것은 접근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회피한다.
자아실현은 생리적인 영향보다는 사회적인 영향력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므로 자아실
현은 경험이나 학습에 의하여 도움을 받을 수도 있고 또는 방해될 수도 있다. 여기서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자아실현이란 완전의 최종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이 동
기를 포기해도 좋을 만큼 완벽한 자아실현은 결코 이룰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
아실현은 죽을 때까지 지속되는 과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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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아와 자아개념
자아는 로저스의 성격이론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아동들은 일반적으로 자기 자
신을 독특한 존재로 인식하지 못하다가 의미 있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자기 자신
이라 할 수 있는 어떤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는데 이것을 자아라고 한다.
로저스는 자아와 자아개념이라는 용어를 혼용하고 있는데, 자아개념은 현재 자신이 어
떤 사람인지에 대한 개인의 인식, 즉 자아상을 의미한다.
자신에 대한 인식이 발달하면서 아동은 타인으로부터 긍정적인 존중을 받고 싶은 욕
구도 함께 발달하게 된다. 이러한 긍정적 관심은 모든 인간에게 강력하게 작용하는 욕
구다. 아동은 이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라면 그의 유기체적 평가과정을 희생하면서
까지 아무 일이나 하려 한다. 즉, 아동은 그것이 진정 유기체의 실현 경향성을 충족시
켜 줄 수 있는 것인지 어떤 것인지 에는 상관하지 않고, 우선 다른 사람으로부터 긍정
적 관심(혹은 사랑)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하게 되고 그렇지 못할 것으로
생각되는 행동은 피하게 된다.
만일 부모가 자녀에게 “말 잘 듣는 어린애”처럼 행동해야 사랑과 애정을 받을 수 있
다고 주장하면 그 아이는 어떤 경험의 좋고 나쁨을 자기의 유기체적 반응에 따라 평가
하지 않고 부모의 “말 잘 듣는” 이미지에 따라 평가하기 시작한다. 따라서 아동은 실제
의 자기가 되려하지 않고 다른 사람들이 그에게 요구하는 사람이 되려는 경향을 보인
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아동은 “조건적인 긍정적 관심(가치의 조건)”을 학습하게 된다.
아동에게 부과된 가치의 조건은 아동이 완전히 기능하는 사람이 되어 가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준다. 이것은 아동에게 현재의 자기나 앞으로 되고자하는 자기를 찾고 그렇게
되고자 노력하기보다 타인이 세운 기준에 맞추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만일 네가 이런
짓을 한다면 또는 이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더 이상 너를 사랑하거나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라는 말을 하는 것처럼 아동에게 나쁜 것이 없다고 로저스는 생각한다. 어떠한
사람도 완전히 가치의 조건을 피할 수는 없지만 로저스는 구체적인 어느 개인의 행위에
부여된 가치와는 무관하게 긍정적 관심을 주거나 받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이것
은 어떤 개인을 조건 없이 있는 그대로 수용하거나 존경하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에 성
숙하고 있는 개인이 무조건적 긍정적 관심만 경험하게 되면 충분하게 기능할 수 있는
건전한 성격을 발달시킬 수 있다.
(6) 부적응
개인이 자신의 유기체적 경험을 자아개념과 일치하는 것으로 받아들여 통합할 때 건
강한 심리적 적응이 이루어진다. 그러나 개인은 실현 경향성에 따르는 유기체적 욕구와
가치의 조건을 획득하려는 자기존중 욕구 사이에서 갈등을 겪게 된다. 로저스에게 있어
서 부적응이란 자아와 유기체의 현실적 경험 간의 불일치를 말하며, 이러한 불일치로
인하여 개인은 긴장과 내적 혼란을 경험하게 되며, 이것이 심리적 문제의 원인이 된다
고 본다. 자아구조와 경험 간의 갈등이 의식되어 체계화된 자아구조가 분해될 위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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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음을 알려주는 위협에 대한 정서적 반응이 불안이다. 심리적으로 아주 건강한 사람일
지라도 이러한 불안을 경험한다.
대부분의 사람은 보통수준의 불안에 대처하는 적절한 방어수단을 가지고 있다. 그러
나 어떤 경험이 보통 이상으로 자아구조와 불일치하거나 혹은 부조화의 경험이 자주 발
생하면 개인의 일상생활에 심각할 정도로 방해를 받을 수 있다. 이러한 부조화 상태에
있는 사람을 신경증이라고 말한다. 만일 개인의 자아개념과 그의 경험 간의 부조화가
심각하여 자아가 위협적 경험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없게 되었을 때 성격파탄과 정
신병리가 생긴다.
2) 상담 원리, 목표 및 기법
(1) 치료목표
인간중심치료는 내담자가 직면한 문제의 해결뿐만 아니라 내담자의 심리적 성장을 목
표로 한다. 로저스에 따르면, 심리치료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내담자의 성장을
촉진함으로써 현재와 미래의 문제에 더 잘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심리적 성장
을 위해서는 내담자가 자신의 경험을 좀 더 잘 지각하고 인식하여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잘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하거나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
키기 위해서 타인지향적인 위선적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적 욕망과 경험에
귀를 기울이며 자기주도적인 진실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삶의 태도를 지
니게 되면 내담자는 현실을 더 정확하게 인식하여 자신의 문제를 더 효과적으로 해결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덜 방어적인 태도를 나타내게 된다.
인간중심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내담자가 충분히 기능하는 인간이 되도록 돕는 것이
다. 이러한 궁극적인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는 상담 과정에서 개인으로 하여
금 방어적 행동을 하게 하는 가치조건들의 해체를 도와서 유기체적 경험에의 개방성을
증대시킬 수 있도록 돕고, 그 결과로 자아 혹은 자아개념과 유기체의 경험 간의 일치의
정도를 높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특정 문제의 해결이나 특정 행동의 변화를 상담의 목적으로 설정하지 않는다. 이 보
다는
내담자의 성장과정을 도움으로써 내담자가 현재 대처하고 있는 그리고 미래에 대
처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 보다 잘 대처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접근에
서는 상담자들이 어떤 특정의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관해서보다는 내담자가 개
인적 성장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관계성을 어떻게 제공하느냐를 문제 삼는다. 적절한
관계성만 조성되면 자신의 문제들에 대처해 갈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을 발견해 낼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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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기본 원리
인간 중심 상담의 기본 원리는 “If ~then~”(만일 ~이라면, ~이다)이라는 가설 형
태로 표현될 수 있다. 즉, 만약 상담자의 태도에서 진실성, 무조건적 긍정적 배려, 공감
적 이해 등의 조건이 존재하면 그로 인해 내담자에게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3) 상담 기법
인간 중심 상담에서는 상담자의 지시적인 태도, 권위적인 입장을 거부하고 내담자와
의 신뢰 관계를 중시하므로 상담 기법보다는 상담자의 태도와 철학을 중시한다. 상담자
의 태도에서 나타나야할 적절한 조건들로서 로저스는 다음 세 가지를 들고 있다.
① 진솔성, 솔직성 또는 일치성(genuineness, realness, congruence)
상담자가 내담자와의 관계에서 매순간 경험하는 자신의 감정이나 태도를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인정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솔직하게 표현하는 상담자의 태도를 말한다. 상담
자의 진실한 태도는 내담자와 더불어 탐색함이 없이 순수한 인간적 만남을 가능하게 하
고 내담자의 개방적인 자기 탐색을 촉진, 격려하게 된다. 상담자가 상담관계에서 자신의
권위나 체면에 매이지 않고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혹은 표현하면 할수록 그 만
큼 내담자가 건설적인 방향으로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고 본다.
② 무조건적 긍정적 존중(관심, 배려, 수용; unconditional positive regard)
상담관계에서 상담자가 내담자를 구별하거나 비교하거나 선택하는 과정으로 평가․판
단하지 않고 내담자가 나타내는 어떤 감정이나 그 밖의 행동 특성들도 그대로 수용하며
그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존중하는 태도를 말한다. 내담자가 어떤 상태에 놓여 있는 존
재이든 간에 그를 향한 무조건적인 긍정적이고 수용적인 태도를 경험하고 있을 때, 치
료적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따뜻하고 수용적이어야 한다. 상담자는 이러한 자세를 말로 전
달할 뿐 아니라, 음성의 억양과 비언어적 단서, 특히 얼굴 표정으로 전달하여야 한다.
상담자는 “너를 이해하고 너를 장래성이 있는 학생으로 보고 있다. 내가 어떤 면에서는
너와 의견이 다르지만, 그래도 너를 인격적으로 존중한다.”는 뜻을 말로나 행동으로 내
담자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담자가 내담자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내담
자를 거부하는 것은 구별되어야 한다. 즉 내담자의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내담자를 하나의 인격체로서 존중할 수 있는 것이다.
③ 정확한 공감적 이해(accurate empathic understanding)
상담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호작용하는 동안에 발생하는 내담자의 경험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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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들 그리고 그러한 경험과 감정들이 상담 과정에서 내담자에게 갖는 의미를 민감하
게 그리고 정확하게 이해하려고 하는 노력을 말한다. 즉, 공감적 이해란 자신이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거의 같은 내용과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정
확한 공감적 이해는 내담자로 하여금 있는 그대로의 자신에게 보다 더 가깝게 접근해
갈 수 있도록 격려하고 보다 깊이 있게 그리고 강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도와서 내담
자 자신 내에 존재하는 자아와 유기체적 경험 간의 불일치성을 인지하고 해결할 수 있
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이해 방법에 진단이나 평가 같은 방법은 포함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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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소통기술】
1. 의사소통의 의미
1) 의사소통의 중요성
(1)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 인간의 삶에서 말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단적으로
나타내 준다.
(2) 의사소통을 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깨어 있는 동안
70~80%의 시간을 어떤 형태로든 의사소통을 하면서 보낸다.
(3) 한번 이루어진 의사소통은 되돌릴 수 없다.
2) 의사소통에 대한 오해
(1) 의사소통능력은 저절로 발달하는 자연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의사
소통능력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효과적으로 증진시킬 수 있다.
(2) 무엇을 말하는가 보다는 어떻게 말하는가가 중요하다. 말하는 내용보다는 방법이
중요하다 것을 의미한다.
3) 상호의사소통을 방해하는 대화
(1) 일방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말투: 명령, 지시, 경고, 위협, 설교, 충고 등
(2) 심리적 좌절감을 불러일으키는 말투: 비판, 우롱, 진단, 비교, 잔소리 등
2. 효과적인 의사소통기술
1) 의사소통의 기본 원칙을 지켜라
(1) 대화는 차례를 지켜 해야 한다.
(2) 대화는 참여자들이 번갈아서 적절한 정도로 해야 한다.
(3) 대화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주제와 관련이 있어야 한다.
2) 상대방이 말할 때 주목하라
말하는 사람의 얼굴표정과 몸짓에 주의를 기울이고 관심어린 태도로 그 사람의 말과
표정, 몸짓을 통해 표현하는 모든 것을 듣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알아
보면 다음과 같다.
(1) 마주보고 앉아라.
(2) 개방된 자세를 취하라.
(3) 상대방 쪽으로 약간(15도 정도) 몸을 기울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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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연스러운 눈길을 보내라.
(5) 적절한 음성적 반응을 보여라.
3) 쌍방적 의사소통을 하라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화자와 청자가 함께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쌍방적 의사소통’이 필요하다. 즉 화자도 이야기를 하지만 청자 또한 의문이 가거나 불
분명한 화자의 의사소통내용에 대하여 질문을 하거나 확인함으로써 정확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해서 ‘일방적 의사소통’의 상황에서는 그
러한 질문과 확인이 어려우므로 정확하고 효과적인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기가 쉽지 않
다.
4) 공감적으로 반응하라
자신이 직접 체험하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감정을 거의 같은 내용과 수준으로 이해하
는 것이다. 공감적 이해 능력에는 두 가지 요소 즉 감수성 차원과 의사소통 차원이 있
다. 감수성 차원이란 상대방이 한 말이나 얼굴표정, 제스처 속에 숨겨져 있는 중요한
감정이나 생각을 민감하게 알아차리는 것이다. 의사소통 차원이란 내가 상대방의 감정
과 생각을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적절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다.
5) 나-전달법(자기주장적)으로 표현하라
(1) 소극적 표현
너무 수줍거나 체면 또는 앞으로 닥칠 위협이 두려워 상대방의 기분에 맞추어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
(2) 공격적 표현
남의 감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지나치게 충동적이고 공격적으로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
을 표현하는 것
(3) 자기주장적 표현
상대방의 인격과 권리를 존중하면서도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
▖너-전달법
①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평가나 비평을 하는 대화방식
② 『너는 ~하다』의 표현 방식
예) 일 처리를 잘 못하는 학생에게, ‘길동이! 그렇게 밖에 못해’
③ 이 표현방식은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강요하거나 공격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첫째, 상대방은 반감을 갖고 방어적으로 대처하거나 저항을 하게 된다.
둘째,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의도를 약화시킨다.
셋째, 상대방의 마음에 상처를 주어 인간관계를 파괴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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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전달법
① 상대방에 대한 자신의 감정과 생각 등을 표현하는 대화방식
② 네가 ~하니까 나는 ~하게 느낀다(생각이 든다)의 표현 방식
) 길동아, 여러 번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으니 너한테 많이 실망이 된다.
③ 이러한 방식으로 표현하면
첫째, 상대방에게 개방적이고 솔직하다는 인상을 준다.
둘째, 상대방에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전달하기 때문에 상호간의 이해가
증진된다.
셋째, 상대방이 자발적으로 행동을 변화시키게 된다.
6) Do 언어를 사용하라
(1) Be 언어
① 상대방의 문제행동을 지적해 준다기보다는 그 행동을 전반적인 성격특성이나
인격으로 확대시켜 표현하는 말
② 예) 자주 지각하는 직원에게 ‘김 선생, 나이 값 좀 하세요.’
③ 구체적인 문제 행동이 무엇인지 명백하게 전달되지 않고 하나의 행동을 전반적인
특성으로 일반화함으로써 상대방은 자신의 인격이 평가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되고
상호간에 감정이 손상될 우려가 있다.
(2) Do 언어
① 상대방의 문제가 되는 행동을 구체적으로 가리켜 표현하는 말이다.
② 예) 자주 지각하는 직원에게 ‘김 선생, 지각을 자주 하네요’
③ 문제 행동을 평가나 비판없이 구체적으로 지적해주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의
어떤 행동이 잘못된 것인지를 인식하고 태도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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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합리적 정서행동치료
(Rational Emotive Behavior Therapy: REBT)
앨버트 엘리스(Albert Ellis, 1913~2007)에 의해 1955년에 개발된 합리
적 정서행동치료는 인지적 요인의 중요성을 강조한 최초의 치료이론이다.
이 이론은 인간의 세 가지 심리영역인 인지, 정서, 행동이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인지가 핵심이 되어 정서와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강조
한다. REBT는 현재 가장 널리 적용되고 있는 대표적인 인지행동치료 중
하나이다.
1955년에
엘리스는
자신의
치료적
접근을
‘합리적
치료
(Rational Therapy)’라고 명명하였으나, 1961년에는 정서적 측면의 중요
성을 강조하기 위해 ‘합리적 정서 치료(Rational Emotive Therapy)’라고 이름을 바꾸
었으며, 1993년에는 자신의 치료기법에 행동적 측면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 공식적 명칭을 ‘합리적 정서행동치료)로 바꾸게 되었다.
1. 주요 개념
1) 인간관
REBT에서는 인간이 선천적으로 합리적이고 올바른 생각을 할 수도 있고, 비합리적이
고 왜곡된 생각을 할 수도 있는 잠재성을 가진 불완전한 존재라는 가정에 기초한다.
즉, 즉, 인간은 자기를 보호하고 행복을 누리고 사고하고 말하고 사랑하며 다른 사람과
친분을 맺고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자아를 실현하는 경향성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스
스로를 파괴하고 일을 뒤로 미루고 실수를 반복하고 허황된 미신에 빠져들고 참을성이
없고, 완벽하려 하며, 자기를 비난하고, 자신의 성장 가능성을 회피하려는 경향성도 가
졌다고 본다.
① 인간은 인간 그 자체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인간이 주어진 한계와 운
명을 완전히 극복하고 초월하며, 전지전능하게 될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다.
② 현실적으로 모든 인간은 죽는다. 그리고 죽은 후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므로 인간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인생의 한계와 궁극적으로 자기가 죽는다는
사실을 수용하고, 살아있는 동안에 인생을 의미있게 보내는데 최선을 다하는 것이
좋다.
③ 실제로 모든 인간의 주된 생의 목적은 행복한 상태로 생존하는 것이다. 즉 불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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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통과 불안에서 비교적 해방된 상태에서 생존하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어떤
사람들은 죽음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볼 때 생존과 행
복을 지향하려는 타고난 경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목적에 흥미를
느끼며 사는 것이 현명하고 타당할 것이다.
④ 행복 또는 쾌락을 선택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60세 이상 살
기 때문에 단기간의 쾌락보다는 장기간에 걸친 쾌락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현
명하고 합리적일 것이다.
⑤ 인간의 가치는 자기이외의 그 무엇에 의해 절대적이고 완전히 주어진 것이 아니
다. 즉, 인간은 부분적으로나마 가치를 선택할 수 있다. 우리의 행동이 어느 범위
까지는 자기 이외의 그 무엇에 의해 결정되어지기도 한다. 그 이유는 우리가 어느
범위에서는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할 수밖에 없는 강력한 생물학적, 사회적 경향성
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이론은 인간이 스스로의 힘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제약이 있지만 부분적으로나마 자유의지에 따른 통제가 가능한 선택도 할 수
있음을 받아드린다. 따라서 이 이론은 융통성 있는 결정론을 지지하는 입장이며
절대적인 결정론은 받아드리지 않는다.
2) 기본 원리: ABCDE 이론
엘리스의 REBT이론의 핵심은 ABCDE의 원리로 간단히 도식화할 수 있다. ABCDE는
상담의 과정에 있어서도 중요한 치료절차로 이용된다.
B(비합리적 신념체계)
A (선행사건)
C (결과)
연속적으로 시험에 떨어지다니, 나는
연속하여 입학시험에 떨어졌다.
극심한 우울증과
얼마나 무가치한 인간인가! 난 견딜
→
수 없어
경향성
→
↓
D (논박)
내가 연속적으로 시험에 떨어졌다고 해서 반드시 무가치한 인간인가?
계속 시험에 떨어진 사실이 반드시 참을 수 없는 것인가?
계속하여 시험에 떨어진 것은 실망스럽고 섭섭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내가 무가치하고 죽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야. 난 극복할 수 있어.
↓
E( )
, 섭섭함의 수준에 머무름. 그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하는 생각을 돌릴 수 있다.
- 144 -
자살
▪ A(Activating Event, 선행사건) : 개인에게 정서를 유발하는 어떤 사건, 행위 또
는
현상을 의미한다. 예) 낙방, 실직, 이별
▪ B(Belief, 신념체계) : 어떤 사건이나 행위 등과 같은 환경적 자극에 대해서 개인이
갖게 되는 태도 또는 사고방식을 가리킨다. 신념체제에는 합리적 신념과 비합리적
신념이 있다.
▪ C(Consequence, 결과) : 선행사건에 접했을 때 비합리적 태도 내재 사고방식을
가지고 그 사건을 해석함으로써 느끼게 되는 정서적 결과를 말한다. 예) 불안
▪ D(Dispute, 논박) : 자신이 가지고 있는 비합리적인 신념이나 사고에 대해서 도전
해 보고 과연 그 생각이 사리에 맞고 합리적인지 다시 한번 검토해 보도록 상담자
가 촉구하는 것을 말한다. 상담자는 논리적인 원리들을 제시하여 내담자의 그릇된
신념들을 논박하여 내담자가 자기패배적인 생각을 포기하도록 도와준다.
▪ E(Effect, 효과) : 내담자가 가진 비합리적인 신념을 철저하게 논박함으로써 합리
적인 신념으로 대치한 다음에 느끼게 되는 자기 수용적인 태도와 긍정적인 감정의
결과를 지칭한다. 논박의 효과에는 논박을 통하여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인지
적 효과와 바람직한 정서로 바뀌는 정서적 효과 및 바람직한 행동을 나타내는 행
동적 효과의 세 가지가 있다.
3) 비합리적 신념
엘리스에 의하면 정서적 장애란 비합리적 신념의 결과이다. 어린 시절 중요한 타인들
에 의해 학습된 비합리적 신념은 지속적인 자기 암시와 자기 패배적인 내적 언어를 통
해 적극적으로 주입된다. 즉, 비합리적 신념의 지속성은 타인에 의해서 라기 보다, 자신
의 반복적인 사용과 이에 대한 미신적 사고를 굳혀가는 데서 비롯되었고, 이러한 비합
리적 신념은 자신의 요구와 선호를 절대적 요구와 명령들로 상승시키는 경향이 강하다.
이러한 비합리적 신념은 비논리적, 비현실적인 부적절한 감정과 역기능적 행동의 결과
를 낳게 된다. 엘리스가 요약한 대표적인 비합리적 신념은 아래와 같다.
(1) 사람 관계와 관련된 비합리적 사고
① 알고 있는 모든 중요한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인정받고, 이해받아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다.
②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의지해야만 하고 의지할 만한 강한 누군가가 있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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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어떤 사람들은 나쁘고 사악하며 따라서 비난받고 처벌받아야만 한다.
(2) 세상일과 관련된 비합리적 사고
① 완벽한 능력이 있고 성공을 해야만 가치 있는 사람이다.
② 일이 뜻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이는 무시무시하고 끔찍한 일이다.
③ 인간의 문제에는 완벽한 해결책이 있고 만약 그 해결책을 발견할 수 없다면 이는
끔찍한 일이다.
(3) 운명과 관련된 비합리적 신념
① 행복이란 외부 사건들에 의해 결정되며 우리는 통제할 수 없다
② 인생에서 어려움에 부딪치기보다는 피해가는 것이 더 낫다.
③ 위험하거나 두려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을 늘 생각하고 있어야 한다.
④ 과거의 일들이 현재의 행동을 결정하며 과거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다.
4) 상담의 목표, 과정과 기법
(1) 상담의 목표
내담자가 보이는 문제행동의 제거에 두기보다는 문제행동의 배후에 있는 핵심적인 자
기패배적 신념을 극소화시키고 삶에 대하여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가치관을 갖게
하는 데에 있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목표들은 다음과 같다
① 자기관심(self-interest): 자기 자신에게 완전히 빠져버리지 않으면서도 근본적으로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무조건 희생적이지 않다.
② 사회적 관심(social interest): 건강한 사람은 소외된 실존을 택하지 않고 사회집단
에서 다른 사람과 효과적으로 어울려 사는데 관심을 가진다.
③ 자기지향(self-direction):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행동이나 지
지를 좋아할 수는 있으나 그런 지지를 매번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 책임을 느끼며 자신의 문제를 독립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④ 관용(tolerance): 성숙한 인간은 모든 인간이 실수를 하며 완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자신과 타인의 실수를 인정한다.
⑤ 유연성(flexibility): 건강한 사람은 사고가 유연하며, 변화에 개방적이고 무수히 다
양한 사람들과 사상과 사실을 허용하고 수용 가능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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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불확실성의 수용: 정서적으로 성숙한 사람은 인간이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가진
세계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나, 어떤 절대적인 확실성은 있지 않다는 것을 인
정한다. 비록 어떤 질서는 좋아하지만 이런 질서나 확실성이 결여되었을 때 불평
하며 요구하지는 않는다.
⑦ 창조적인 것에 대한 전념: 건강한 사람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일상적인 일 뿐만
아니라 최소한 한두 가지 정도의 창조적인 일에 몰두하며 관심을 가지고 있다.
⑧ 과학적 사고(scientific thinking): 성숙한 사람은 객관적이고 이성적이다.
⑨ 자기수용(self-acceptance): 건강한 사람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것 자체를 기뻐하
며 끊임없이 삶을 즐기고 행복과 기쁨을 창조할 수 있는 능력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다. 자기의 외적인 성취나 다른 사람들이 그를 어떻게 생각할 것인가에 가치
를 두기 보다는 자기 자신의 삶을 위하여 최선을 다한다.
⑩ 모험실행(risk taking):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모험을 할 수 있다. 자기가 인
생에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곰곰이 생각해 보고 모험을 시도하며 인
생을 개척한다.
⑪ 반유토피아주의(non-utopianism): 성숙하고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이 세상에
서 자신이 얻고자 하는 모든 것을 다 얻을 수 없으며 모든 고난을 완전히 회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2) 상담의 과정
① 상담관계 수립: 무조건적이며 긍정적이며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한다.
② 부적절한 정서 및 행동 확인: A로 인하여 야기된 C를 알아본다.
③ 성격의 ABC이론: A-B-C 이론을 가르쳐 준다.
④ 비합리적인 생각 확인 : 상담자는 내담자가 미처 몰랐던 비합리적 생각을 찾도록
도와준다.
⑤ 비합리적 신념 논박 : 논리성, 유용성, 현실성의 준거에 입각한다.
⑥ 합리적 생각 확인: 비합리적 신념에 대응되는 합리적 신념을 찾는다.
⑦ 합리적 생각 적용: 통찰을 행동으로 옮기도록 격려한다. 이 때 다양한 숙제를 부
과한다.
⑧ 합리적 인생관 확립: 내담자가 합리적 생각에 의거해 삶을 살아가도록 조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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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념검사
각 문장을 주의 깊게 있고 여러분이 평소에 생각하는 바에 비추어 그 내용에 어느 정도
동의 또는 반대하는지에 따라 아래 내용을 참고하여 적당한 숫자에 O표 하시오.
1
전혀 그렇지 않다
2
그렇지 않다
3
4
5
보통이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1. 남들로부터 인정을 받는 것이 나에게는 중요하다.
1 2 3 4 5
2. 다른 사람들로부터 존중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반드시 그래야 할 필요는 없다.
1 2 3 4 5
3. 나는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 주기를 바란다.
1 2 3 4 5
4. 다른 사람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나는 나 자신을 좋아한다
1 2 3 4 5
5. 다른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면 그것은 나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의 문제이다.
1 2 3 4 5
6. 나는 남에게 인정받는 것을 좋아하지만 그것이 나의 진정한 욕구는 아니다.
1 2 3 4 5
7. 나는 사람들이 나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 가에 상당한 관심이 있다.
1 2 3 4 5
8. 종종 얼마나 많은 사람이 나를 인정하고 수용해 줄 것인가에 대해 걱정한다.
1 2 3 4 5
9. 남으로부터 비판받는 것이 싫지만 그것 때문에 당혹스러워 하지는 않는다.
1 2 3 4 5
10. 무엇이든 실패하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1 2 3 4 5
11. 내가 잘 할 수 없는 일은 피해 버린다.
1 2 3 4 5
12. 다른 사람이 나보다 더 잘하는 일에 대해 경쟁하려고 신경 쓰지 않는다.
1 2 3 4 5
13. 성공하는 것이 좋지만 반드시 성공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1 2 3 4 5
14. 내가 하는 모든 일에 성공하는 것이 나에게는 아주 중요하다.
1 2 3 4 5
15. 나는 어떤 일을 잘하든 못하든 간에 일 자체를 즐긴다.
1 2 3 4 5
16. 어떤 일에서 나보다 다른 사람이 더 낫다는 사실이 나를 괴롭힌다.
1 2 3 4 5
17. 실수를 하면 나는 당황스럽다.
1 2 3 4 5
18. 나는 종종 사소한 일에 대해서도 매우 성이 난다.
1 2 3 4 5
19. 내가 잘해 낼 수 있는 없는 일을 한다고 해서 두렵지 않다.
1 2 3 4 5
20. 나쁜 사람은 나쁜 결과를 당해야 한다.
1 2 3 4 5
21. 너무나 많은 나쁜 사람들이 그들이 받아야 할 벌을 피하고 있다.
1 2 3 4 5
22. 도덕적이지 못한 것은 강력히 처벌받아야 한다.
1 2 3 4 5
23. 다른 사람의 나쁜 행위를 비난하지 그 사람을 비난하지는 않는다.
1 2 3 4 5
24.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선하다.
1 2 3 4 5
25.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 모두에게 똑같은 일이 닥친다는 것은 부당하다. 1 2 3 4 5
26. 나는 대개 나에게 잘못한 사람에게 다시 한 번 더 기회를 준다.
27. 행위가 나쁠지라도 사람은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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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3 4 5
1 2 3 4 5
28. 나는 일어난 일들을 보통 초연하게 받아드린다.
1 2 3 4 5
29. 나는 좌절했다고 해서 당황하지는 않는다.
1 2 3 4 5
30. 내가 좋아하지 않는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종종 괴로움을 느낀다.
31.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대개 나는 그것들의 모습 그대로를 인정한다.
32. 어떤 일이 나를 괴롭히면 나는 그것을 무시한다.
1 2 34 5
1 2 3 4 5
1 2 3 4 5
33. 나는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그런 후에는 그 일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 1 2 3 4 5
34. 나는 인생을 아주 쉽게 살아간다.
1 2 3 4 5
35. 나는 책임지는 것을 싫어한다.
1 2 3 4 5
36. 나는 다른 사람들이 실수하는 것에 대해 좀처럼 당황하지 않는다.
1 2 3 4 5
37. 자기가 마음먹기만 하면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행복해질 수 있다.
1 2 3 4 5
38. 사람들은 상황 자체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들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의해 괴로움을 느낀다.
39. 문제를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덜 행복해질 것이다.
1 2 3 4 5
1 2 3 4 5
40. 아무것도 그 자체만으로 당황하게 되지는 않는다.
단지 자신이 그것을 어떻게 해석 하느냐에 달려 있다.
1 2 3 4 5
41. 달갑지 않은 일일지라도 부딪쳐 헤쳐 나가야 한다.
1 2 3 4 5
42. 아주 오랫동안 슬픔에 잠겨 있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1 2 3 4 5
43. 자기 불행은 자기가 만드는 것이다.
1 2 3 4 5
44. 나는 나를 괴롭히는 어떤 것들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
1 2 3 4 5
45. 나는 미래의 예기치 않은 위협에 대해서는 거의 불안을 느끼지 않는다. 1 2 3 4 5
46. 나는 종종 걱정거리가 있으면 마음이 거기서 떠나지 않는다.
1 2 3 4 5
47. 나는 운에 맡기고 모험하는 것을 견딜 수 없다.
1 2 3 4 5
48. 나는 미래에 대해 거의 불안해하지 않는다.
1 2 3 4 5
49. 나는 미래에 일어날 어떤 일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한다.
1 2 3 4 5
50. 나는 죽음이나 핵전쟁과 같은 문제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는다.
1 2 3 4 5
51. 갖가지 힘든 상황에서도 해야 할 일을 계획하는 나 자신을 종종 발견한다.
1 2 3 4 5
52. 나는 대개 중요한 결정들을 미루곤 한다.
1 2 3 4 5
53. 나는 내 문제에 직면하는 것을 피한다.
1 2 3 4 5
54. 나는 대개 가능한 빨리 결정을 한다.
1 2 3 4 5
55. 맘에 내키지 않는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기엔 인생이 너무 짧다.
1 2 3 4 5
56. 나는 일을 거의 미루지 않는다.
1 2 3 4 5
57. 나는 내키지 않는 하찮은 일을 하기가 어렵다.
1 2 3 4 5
58. 사람들은 극복해야 할 문제가 있고 그것에 대해 도전을 할 때 가장 행복하다.
1 2 3 4 5
59. 필요하다면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도 한다.
1 2 3 4 5
60. 나는 중요한 결정을 할 때 권위 있는 사람에게 자문을 구한다.
1 2 3 4 5
61. 사람들은 자신이 갖고 있지 않는 외부의 힘을 필요로 한다.
1 2 3 4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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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내가 매우 의존하는 사람들이 있다.
1 2 3 4 5
63. 나는 내 힘으로 일어서길 원한다.
1 2 3 4 5
64. 내 문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직면할 수 있는 사람은 나 자신밖에 없다.
1 2 3 4 5
65. 나는 다른 사람이 내 일에 대해 결정 내려주는 것을 싫어한다.
1 2 3 4 5
66. 나는 남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쉽다고 생각한다.
1 2 3 4 5
67.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는 것을 싫어한다.
1 2 3 4 5
68. 나는 다른 사람이 나의 행복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줄 것을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을 안다.
1 2 3 4 5
69. 타고난 천성은 변화시킬 수 없다.
1 2 3 4 5
70. 과거의 영향을 극복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1 2 3 4 5
71. 내가 과거에 다른 경험들을 가졌더라면 더 나은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1 2 3 4 5
72. 과거의 경험이 지금 나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1 2 3 4 5
73. 우리는 저마다 개인의 과거사에 얽매여 있다.
1 2 3 4 5
74.
것이 당신의 인생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다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 1 2 3 4 5
75. 사람의 근본은 결코 변화할 수 없다.
1 2 3 4 5
76. 나는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다.
1 2 3 4 5
77. 어떤 일을 하든지 올바른 방법이 있다.
1 2 3 4 5
78. 어떠한 것에도 완벽한 해결책은 없다.
1 2 3 4 5
79. 모든 문제에는 정확한 해결책이 있다.
1 2 3 4 5
80. 어떤 일에 대한 이상적인 해결책은 드물다.
1 2 3 4 5
81. 완벽한 해결책보다 실용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 낫다.
1 2 3 4 5
82. 나는 원칙대로 일을 다뤄야 한다고 생각한다.
1 2 3 4 5
83. 이상적인 환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1 2 3 4 5
나의 신념 요약
1. 인정에 대한 욕구
6. 과잉불안염려
2. 개인적 완벽성
7. 문제 회피
3. 비난 경향성
8. 의존성
4. 파국화
9. 무기력
5. 정서적 무책임감
10. 완벽한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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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 장
직업 심리
1. 직업의 의미와 중요성
2. 직업선택
3. 직업세계의 이해
1. 직업의 의미와 중요성
1) 직업의 의미
우리는 대개 일(work)을 하면서 일생을 보낸다. 따라서 일은 우리 삶의 핵심적 위치
를 차지한다. 『직업(職業)』이라는 단어는 『직(職)』과 『업(業)』의 합성어로 되어 있다. 여
기서 『직(職)』은 다시 두 가지의 뜻을 가지는 데 하나는 직무라는 관직적인 뜻이 있고,
또 하나는 직분을 맡아 한다는 개인의 사회적 역할의 뜻이 있다. 한편 『업(業)』이라는
말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전념하는 일이라는 뜻과 자기 능력의 발휘를 위하여 어느
한 가지 일에 전념한다는 두 가지의 뜻이 있다. 따라서 ‘직’과 ‘업’의 합성어로서의 ‘직
업’이란 용어는 사회적 책무로서 개인이 맡아야 하는 직무성과 생계를 유지하거나 과업
을 위하여 수행하는 노동 행위의 이중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볼 수 있다.
2) 직업의 중요성
배우자와 직업이 정해지면 개인의 인생은 다 정해졌다고 한다. 이처럼 직업은 개인에
게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와 가치를 가질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진
다. 직업의 중요성을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첫째, 직업은 생계유지를 가능하게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있어서는 의식주의 해
결이 가장 우선적인 요건이며, 이를 위한 재화를 획득하기 위하여 많은 사람들이 직업
에 종사하고 있다. 즉, 직업을 수행하는 대가로 수입을 얻게 되고, 그것으로 본인과 가
족의 생계를 유지하고 경제 활동을 영위하게 된다.
둘째, 직업은 자아실현의 기회를 제공한다. 사람들은 각자의 소질과 재능 그리고 역
량을 마음껏 발휘하려는 욕구를 가지고 있다. 즉, 자아실현을 열망하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기의 존재에 대한 의의를 깨닫고 긍지를 지니며 자기의 존재를 인정받을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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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있다. 그러므로 자아를 실현한다는 것은 곧 인생의 보람이라 할 수 있다. 직업은 이
러한 자아실현을 가능하게 한다. 사람들은 직업을 통해서 각자의 자아를 실현할 수 있
는 것이다. 각 개인이 타고난 소질과 습득한 기량은 직업을 통하여 비로소 발현되기 때
문에 자아실현은 대부분 직업 활동을 통해서 이룰 수 있다.
셋째, 현대사회에서 직업의 갖는 중요한 가치 중의 하나는 사회적 역할 분담이다. 직
업을 가진다는 것은 현대사회의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분업 관계 속에서 분담된 기능의
어느 하나를 맡아 사회적 분업 단위의 직분을 수행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사회
적 동물이다. 즉,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므로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필연적으로 어
느 사회에 소속하게 마련이다. 특히 인간이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사회에 소속하여
일정한 사회적 역할을 분담해야 하고, 각자에게 분담된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때에만
사회는 유지될 수 있다.
2. 직업선택
1) 직업선택 시 고려 사항
올바른 직업선택을 위해서는 세 가지 요소가 고려되어야 한다. 첫째, 자기 자신에 대
한 올바른 이해이다. 여기서 올바른 이해란 더욱 정확한 이해, 객관적인 이해를 의미하
는 것이다. 오늘날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를 제대로 설정하지 못하는 이유 중의 하
나는 자신의 흥미, 가치관, 능력, 성격, 적성 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
다.
둘째,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이다. 산업혁명 이래 세계는 급속하게 산업화되었고, 이에
따라 직업의 전문화, 고도화가 급속하게 진전되었다. 이제 선진국에는 2~3만개 가량의
직업이 존재하게 되었고, 우리나라에도 앞으로 이에 버금가는 다양한 직업 종류가 존재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장래성 있는 그리고 자기에게 맞는 직업을 선택
한다는 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일과 직업의 세계에 대한 객관적인 정보와 이에 대한
체계적인 탐구 없이 직업을 선택한다는 것은 무모한 일이다.
셋째, 직업선택이라는 것은 수많은 크고 작은 어떤 ‘결정’의 산물이다. 따라서 이러한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잘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자기에게 적합한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고 그렇지 못할 수도 있다. 아무리 훌륭한 능력과 정보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적절히 활용해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의사결정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올바
른 직업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 152 -
2) 홀랜드(Holland)의 직업선택이론
(1) 기본 가정
홀랜드의 이론은 다양한 성격 특성과 이에 상응하는 직업 간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두
며 다음과 같은 가정을 기초로 하고 있다.
첫째,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실형(Realistic), 탐구형Investigative), 예술형(Artistic),
사회형(Social), 진취형(Enterprising), 관습형(Conventional)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
다.
둘째, 직업 환경도 위의 여섯 가지 유형 중 하나로 분류될 수 있다.
셋째, 사람들은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발휘하고 자신의 태도와 가치를 표현하며,
자기에게 맞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직업 환경을 추구한다.
(2) 직업 성격 유형
위에서 언급한 여섯 가지 유형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첫째, 현실형은 손 기술을 사용하거나 기계를 다루는 일을 선호하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행동하며 즉각적인 결과가 도출되는 일을 선호하며, 눈에 보이지 않거나
모호한 결과를 도출하는 일에는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대표적인 직업은 엔지니어,
운전사, 비행기 조종사, 각종 기계 조작원 등이다.
둘째, 탐구형은 지적이고 분석적이며 과학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일을 선호하고,
문제해결이나 탐구, 지식의 적용 및 창출에 관심이 많으며, 다른 사람들 앞에 나서서
활동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공간에서 연구 활동에 전념하는 것을 좋아한다. 대학교수,
연구원 등이 대표적인 직업이다.
셋째, 예술형은 틀에 박힌 관습적인 일을 싫어하고, 독창적이고 이상적인 방식을
선호하며, 규칙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나 기한에 맞추어 해야 하는 일 또는 통제를
받으며 해야 하는 일은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선호하는 직업은 음악가, 화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이다.
넷째, 사회형은 사회적 활동에 관심이 많고, 다른 사람을 돕고 이해하며 협동하는 것
을 중시하며, 기계나 장치를 다루거나 혼자 수행하는 일보다는 다른 사람과 접촉하면서
함께 일하는 것을 더욱 더 좋아한다. 선호하는 직업으로는 상담가, 성직자, 간호사, 교
사, 사회기업가 등이다.
다섯째,
진취형(기업형)은 사람들을 지도하거나 상품을 판매하는 일처럼 자신이 기획
한 것을 실행하고 성취하는 일을 선호하며, 타인을 설득하여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거
나 자신이 의도한대로 타인을 이끄는 일에 매력을 느낀다. 선호하는 직업으로는 정치인,
경영인, 사업가 등이다.
여섯째, 관습형은 자료나 문서를 기록하고 정리하는 규칙적인 일을 선호한다. 예술적
이거나 창의적인 일 혹은 매 순간 다른 방식으로 처리해야 하는 임기응변적인 일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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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를 느끼지 못하며 반복적으로 진행되는 일을 철저하고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에 더
욱 더 매력을 느낀다. 출판사 편집자, 사무원, 자료 정리원 등이 대표적인 직업이다.
(3) 주요 개념
홀랜드의 이론을 명확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아래 개념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① 일치도
개인의 성격 유형과 개인이 현재 몸담고 있거나 소속되고자 하는 직무 환경이 서로
부합하는 정도를 말한다. 개인의 성격 유형과 직업 환경의 유형의 부합 정도가 높을수
록 일치도 높다. 홀랜드는 자신이 분류한 6가지 성격 유형 간 및 성격 유형 내의 관계
를 나타내기 위해 RIASEC이라는 육각형 모형(hexagonal model) 제시하였다.
② 변별도
개인의 프로파일에서 유형별 상대적 명확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준다. 홀랜드의 여
섯 가지 성격 유형에서 개인이 특정 분야에 뚜렷한 흥미를 보이는 경우, 그 분야와 관
련된 성격 유형의 점수는 다른 유형에 비해 현저히 높게 나타난다. 가장 좋은 변별도는
한 가지 유형에 점수가 집중된 경우이고, 가장 낮은 변별도는 모든 유형에 점수가 고루
분포된 경우이다. 일반적으로 변별도는 세 자리로 이루어진 홀랜드 코드의 점수 중 가
장 높은 점수와 가장 낮은 점수의 차이로 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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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일관도
개인의 성격 유형 또는 환경 유형이 서로 얼마나 유사한가를 말하는 것이다. 유형들
간의 유사성을 알아보는 데는 육각형 모형이 유용한데, 육각형 모형에서 인접해 있는
유형은 멀리 떨어져 있는 유형보다 일관도가 높다. 일관도가 높다는 것은 성격 특성,
흥미, 가치 등에 있어 공통점이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관도를 알아보는 가장 간
단한 방법은 홀랜드 코드 첫 두 문자를 사용하는 것. 높은 일관도는 첫 두 문자가 육각
형에 인접할 때 나타나고(예 : RI 또는 SE). 중간 정도의 일관도는 다른 문자가 코드의
첫 두 문자 사이에 있을 때 나타나며(예 : RA 또는 SC), 낮은 일관도는 코드의 첫 두
문자가 이들 둘 사이에 낀 문자에 의해 나누어질 때 나타난다(예 : RS 또는 AC).
3. 직업세계의 이해
1) 직업의 구조
1969년, 대한민국 최초로 직업사전이라는 것이 발간될 당시 직업사전에 수록된 직업
명 수는 3,260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숫자는 1986년이 되면서 8,900여 개로 늘어았
다. 2012년 들어 직업명 수는 9,298여 개로 늘어났고, 이 수는 곧 만개를 넘어섰다.
2018년 말 기준으로 대한미국의 직업 수는 1만 2145개에 이른다. 이 12,145개는 본직
업과 관련 직업만을 더한 숫자로, 유사직업까지 합하면 직업명 수는 16,442개로 늘어난
다. 그렇다면 이렇게 다각적으로 변화하는 직업세계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가장 기초적인 접근방법은 직업세계의 구조, 즉 직업분류체계를 파악하는 것이다.
한국표준직업분류(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Occupations)는 대한민국 통
계청에서 통계조사를 목적으로 각종 직업을 분류한 통계 자료다. 국제표준직업분류
(ISCO)에 기초해서 수입을 위해 개인이 하는 일(경제활동)을 그 수행되는 일의 형태에
따라 체계적으로 유형화했다. 한국표준직업분류는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 세분류, 세세
분류의 5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사회가 변화해가면서 직업이 변동, 생성, 소멸하기 때문
에 내용을 보완하기 위해 직종별 직업사전의 개정판이 계속 발간되었는데, 1966년 발간
이후 여러 번에 걸쳐 개정해 온 결과 오늘날에 이르렀다. 마지막 개정은 2018년도에 있
었으며, 이게 바로 제7차 한국표준직업분류이다. 제7차 한국표준직업분류는 항목별 대
분류 10개, 중분류 52개, 소분류 156개, 세분류 450개, 세세분류 1,231개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분류 10개는 ① 관리자 ②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 ③ 사무 종사자 ④ 서비스
종사자 ⑤ 판매 종사자 ⑥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⑦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 ⑧ 장
치ㆍ기계 조작 및 조립 종사자 ⑨ 단순노무 종사자 ⑩ 군인 등으로 분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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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직업정보원
(1) 인쇄물
진로정보는 진로탐색, 진로계획, 진로 선택 등 모든 진로발달과정에서 중요하다. 특히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사회에서는 자신이 필요한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수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진로정보원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진로정보는 다양한 형태로 존
재하는 데 가장 일반적이고 전통적인 형태의 자료가 인쇄물이다. 진로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대표적인 인쇄매체는 직업사전이다. 중앙고용정보원에서 발행하는 『한국직업사전』
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직업사전이며,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전체 직업에 대한 개괄적
설명을 제공한다. 한국직업사전은 모든 직업을 대한 정보를 제공하기 때문에 각종 직업
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를 알고자 하는 경우 참고할 수 있는 자료는 『한국직업전망』이다.
한국직업전망은 진로탐색이나 진로선택 등에 필요한 직업정보를 제공하기 위하여 1999
년부터 격년으로 발간되고 있다. 2019한국직업전망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17개 분야
의 200개 직업을 선정하여 관련 정보(하는 일, 근무환경, 되는 길, 적성 및 흥미, 종사
현황, 수입, 직업전망, 관련 정보처, 관련 직업 등)와 향후 10년간의 일자리 전망에 관
한 종합적인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2) 웹사이트
최근에는 단순히 직업정보만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을 활용하여 종합적인 진
로정보를 제공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직업능력개발
원의 커리어넷(CareerNet)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중앙고용정보원에서 운영하는 고용정보
안전망인 워크넷(Work-Net)이다.
①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커리어넷(CareerNet)
커리어넷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인터넷을 통하여 다양한 진로정보를 제공하기 이
하여 1999년 12월 교육인적자원부의 국고보조금을 받아 개설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기
본적으로 직업사전, 학과정보, 학교정보, 자격정보, 진로지도자료, 사진 및 동영상을 제
공하고 있는데, 각 영역에서는 직업이나 학과, 자격 등을 검색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② 중앙고용정보원의 고용안정 정보망 워크넷(Work-Net)
워크넷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구인자와 구직자를 연계시켜 줌으로써 기존에 취업 알선
기관의 고용안정 기능을 강화하도록 한 것이다. 1999년 4월 1일에 개통한 워크넷은 노
동부의 지방노동관서, 시․군․구 취업알선센터 그리고 노동부와 독립적으로 운영되던 중
소 기업청, 경총 등의 취업정보망을 상호 연계하여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고용안정 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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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워크넷에서는 인터넷을 통해 신청된 구인․구직 자료를 각
취업알선기관의 전문상담원들이 신뢰성 등을 파악하는 인증절차 후 즉시 등록하여 처리
할 뿐만 아니라 일자리 정보를 업․직종별, 지역별, 산업단지별 등으로 구분하여 제공함
으로써 전문적인 취업알선 서비스가 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개인과 기업을 유기적으
로 연결시키면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진로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일자리 정보와 함께 직업심리검사, 직업사전, 직업전망, 학과정보 등의
직업정보, 고용동향, 인재정보 등의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여 취업 및 직업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3) 변화하는 직업 세계의 특징
(1) 평생직장에서 평생직업으로의 전환
-평균 근무 연수(대기업 평균 10.9)의 단축
-직장 변경의 일상화
(2) 전문 인력(지식 노동자)에 대한 수요 증가
-
나름대로 해석하고 이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해 낼 수 있는 사람
-지식기반사회의 도래: 정보화 시대의 진전으로 지식이 주도하는 세상 도래
개인과 사회 발전에서 지식이 핵심적인 역할 수행
-기술 환경의 변화: 기술의 고도화, 지능화, 복잡화, 자동화 현상으로 인해 단순 작업이
나 기능 위주의 숙련공에 대한 수요 감소
-고학력 사회
(3) 삶의 질을 높이는 직업 비중의 증가
-생활수준의 향상과 생활방식의 변화
-양에서 질로의 소비 패턴 변화
-대량생산 체제에서 고품질 소량생산 체제로의 변화
-주 5일제 근무의 확대
-건강, 여행, 레저에 대한 관심 증가
-3D 업종 기피
-생존을 위한 일보다는 자신의 개성을 중시하는 일 추구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 변화 - 하나뿐인 지구를 지키자/자연환경의 상품화
(4) 인터넷의 도입에 의한 직무내용의 변화
-전통적인 직장 개념의 변화
-전자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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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자기 사업
(5) 잡 노마드(Job nomad)
-직업(job) + 유목민(nomad)
-해외/외국/다국적 기업 취업
4)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위기직업과 유망직업
1. 위기 직업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 감소가 우려되는 직업의 특징은 인공지능이나 자동화
에 의해 대체가 용이할 정도로 정형화되고 반복되는 업무를 주로 수행한다는 것이다.
특정 사이트의 내용을 보고 음란물을 포함하고 있는지를 판단하는 일, 환자의 폐 사진
을 보고 암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일, 조립되는 제품의 상태를 보고 불량품 여부를
판단하는 일 등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은 일이다.
위기 직업의 두 번째 특징은 해당 직업의 업무를 인공지능이나 자동화하는데 소요되
는 경비가 사람을 사용할 때 예상되는 인건비보다 더 저렴하다는 점이다.
위기 직업의 세 번째 특징은 인공지능이 사람보다 더 뛰어나게 잘 할 수 있는 업무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 등이 인간을 대체했을 때 인간보다 더 뛰어난 수행
을 보여야만 인간의 일자를 대체할 수 있다.
이런 직업의 예로는 콜센터 직원, 생산 및 제조관련 단순종사원, 출납창구사무원, 증
권중개인, 물품이동장비조작원, 번역가(통역가) 등을 들 수 있다.
2. 유망직업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사물인터넷, 클라우드, 드론, 모바일, 자율주행자동차, 가상현
실, 로봇, 생명공학, 인공지능 등의 첨단기술의 발전이 가속화 될 것이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기술을 적용하고 활용하는 첨단 분야에서 일자리 기회가 많이 생길 것이다. 이
런 직업의 예로는 사물인터넷전문가, 인공지능전문가, 빅데이터전문가, 가장현실전문가,
3D프린터 전문가, 드론전문가, 생명과학연구원, 정보보안전문가, 소프트웨어개발자, 로
봇공학자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어려운 사람을 돌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
는 직업이 유망할 것이다. 첨단과학이 발달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상대적으로 소외
되고 어려운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으므로, 이들을 돌보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분야에
서 일자리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즉, 복지, 공공의 안정, 삶의 질 향상, 날로 다양
해지는 개인의 욕구 충족과 관련된 분야에서 새로운 일자리 기회가 더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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